2017-02-18

1910년, 그들이 왔다 - 조선 병탄 시나리오의 일본인, 누구인가?

알라딘: 1910년, 그들이 왔다 - 조선 병탄 시나리오의 일본인, 누구인가?

1910년, 그들이 왔다 - 조선 병탄 시나리오의 일본인, 누구인가?
이상각 (지은이) | 효형출판 | 2010-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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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론(3) 항일시대(3) 조선병탄(2) 근대사(1) 이토히로부미(1) 인물사(1) 일본근현대사(1) 일본제국주의(1) 제국주의적식민사관(1) 조선병탄시나리오(1) 조선의침략자들(1) 조선침탈(1) 중앙일보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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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쇄국정책과 권력 다툼으로 외부 정세에 둔감했던 조선은 일본의 치밀한 시나리오에 휘말려 변변히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국권을 빼앗기고 말았다. 이 책은 오백년 역사의 조선이 이토 히로부미, 단 한 사람의 힘으로 무너지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 뒤에는 수많은 일본인들이 한마음으로 조선을 침탈하기 위해 움직였다는 것이다.

정한론을 주창했던 요시다 쇼인, 정한을 평생의 신조로 삼았던 마지막 사무라이 사이고 다카모리, 전쟁과 외교, 명성황후 시해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조선 병탄에 골몰했던 야마가타 아리토모와 이노우에 가오루 등 저자는 과거를 청산하기 위해, 새로운 한일관계를 모색하기 위해 반드시 기억해야 할 일본인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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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내며
그들은 아직 변하지 않았다 5

정한을 꿈꾸다
제국에 영광! 아시아에 재앙! 19
일본 근대화의 상징_ 메이지 무쓰히토

진구황후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꿈을 이루자 39
대륙 진출을 열망한 정한론의 효시_ 요시다 쇼인

울지 않는 새는 울게 하라 55
정한론에 빠진 마지막 사무라이_ 사이고 다카모리

식민은 문명의 전파이다 73
일본 정신으로 미화된 무사도_ 니토베 이나조

조선은 일본의 이익선이다 93
동아시아 침략 전쟁의 선봉장_ 야마가타 아리토모

열도의 침략자들 1
당신을 나의 나라, 조선에 초대하고 싶다 117
조선 병탄의 화룡점정_ 이토 히로부미

조선의 국모를 제거하라 141
을미사변의 막후 조종자_ 이노우에 가오루

오늘부터 압록강에서 목욕하리라 159
낭인 집단 흑룡회의 우두머리_ 우치다 료헤이

복종할 것이냐 죽음을 택할 것이냐 181
식민지 무단통치의 주역_ 데라우치 마사타케

나는 정치가가 아니라 군인이다 195
일제의 요제프 멩겔레_ 하세가와 요시미치

태평양전쟁은 일본의 성전이다 215
A급 전범이 된 ‘강 개구리’_ 고이소 구니아키

열도의 침략자들 2

그윽한 찻잔 속에 비수를 숨기다 233
한국을 폄하하여 일본의 가치를 높이다_ 오카쿠라 텐신

조선인은 미개하고 포악하다 249
민주주의자와 제국주의자의 두 얼굴_ 후쿠자와 유키치

조선인도 내지인과 똑같은 대접을 받게 하겠다 269
문화정치를 내세운 노회한 정치가_ 사이토 마코토

일본과 조선은 하나다 289
한국인의 영혼을 더럽히다_ 미나미 지로

나는 신이 아니라 인간이다 301
전범의 멍에를 피한 전범_ 쇼와 히로히토

진정 그들은 한국을 사랑했을까?
이것은 조선의 막사발이다 323
조선 문화의 아름다움에 심취하다_ 야나기 무네요시

나는 일본을 위해서, 일본은 세계를 위해서 343
오직 두 개의 ‘J’만을 사랑한 종교인_ 우치무라 간조

나는 나의 길을 걷는다 361
목숨을 걸고 천황제를 거부한 아나키스트_ 가네코 후미코

살아서는 민중과 함께, 죽어서도 민중을 위해 381
고통 받는 한국인의 영원한 친구_ 후세 다쓰지

그분은 정말 조선 사람이었어요 395
조선의 흙이 되다_ 아사카와 다쿠미

고대에서 현대까지 일본사 간단 읽기

일본인, 그들은 어디에서 왔는가 410

참고도서 421
찾아보기 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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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이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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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개 : 충남 태안에서 태어난 시인, 작가, 역사 저술가. 오랫동안 동서고금의 고전을 재해석하여 옛 문헌 속에 잠들어있는 다양한 사건과 인물을 재조명함으로써 우리 민족이 겪은 성취와 실패의 역사적 교훈을 오늘에 되새기는 작업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쓴 책으로는 《한글만세, 주시경과 그의 제자들》 《조선팔천》 《조선역관열전》 《1910년, 그들이 왔다》 《이산 정조대왕》 《이도 세종대왕》 《조선왕조실록》 《고려사》 등의 역사 교양서와 《나도 조선의 백성이라고》 《어린이 왕조실록》(전5권) 등의 어린이 도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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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백년 역사의 조선이 어찌 이토 히로부미, 한 사람의 힘으로 무너졌겠는가.
치밀한 시나리오를 준비한 일본인을 묻는다.


일본에 상륙한 태풍이 은근 통쾌한 이유
일기예보에서 우리나라를 빗겨난 태풍이 일본에 상륙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기상캐스터가 싱긋 웃는다. 마치 태풍이 우리나라를 피해 외계로 날아간 듯한 표정이다. 은근 통쾌한 느낌이랄까. 부산에서 쓰시마까지의 거리는 불과 50킬로미터. 서울에서 수원 정도의 거리에 일본이 있다.
그러나 한국인은 미래의 잠재적인 적敵으로 일본을 상정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것은 식민지 시절 문화와 언어까지 말살하려 했던 극단적인 동화정책부터 그들이 행했던 압제와 횡포의 기억이 뼛속 깊이 새겨진 까닭이리라. 두 나라의 애증은 오랜 역사 속에 실타래처럼 엉켜있다. 전통적으로 일본을 야만시했던 한국의 문화우월주의, 한국을 자신의 흥망성쇠의 기준이자 대륙 진출의 교두보로 여겼던 일본의 패권주의가 빚어낸 결과다. 이러한 양국의 불편한 상호인식이 오늘날까지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음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가해자의 진심 어린 반성과 사과가 필요하다. 피해자가 먼저 손을 내밀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야 일본에 상륙한 태풍을 안타까워하는 기상캐스터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과연 그들을 아는가?
페리 제독이 흑선을 끌고 와서 함포를 쏘아대자, 벌벌 떨면서 문호를 개방했던 일본이 불과 50년 만에 청나라와 러시아를 연파하고 동아시아의 패권을 차지할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그리고 여세를 몰아 조선을 병탄하리라는 것도.
일본은 비록 외부 압력에 굴복해서 문호를 개방했지만, 적극적으로 외부 변화를 살피고 수용했다. 서구 열강에게 제 나라 일본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내치에 힘쓰는 한편, 서구 문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근대화에 성공한다.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제국주의의 세례를 받아 아시아 전역을 일본의 휘하에 두려 이웃국가들을 침략한다.
오랜 쇄국정책과 권력 다툼으로 외부 정세에 둔감했던 조선은 그들의 치밀한 시나리오에 휘말려 변변히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국권을 빼앗기고 만다. 당시 조선은 그들의 실체를 몰랐다. 수면 위에 떠있던 이토 히로부미와 을사오적만을 원망했을 뿐. 그러나 오백년 역사의 조선이 어찌 이토 히로부미, 한 사람의 힘으로 무너졌겠는가. 그 뒤에는 수많은 일본인들이 한마음으로 조선을 침탈하기 위해 움직였다.


앞으로 백 년이 지나도 기억해야 할 일본인
정한론征韓論을 주창했던 요시다 쇼인, 정한을 평생의 신조로 삼았던 마지막 사무라이 사이고 다카모리, 민주주의 계몽운동가로 행세하면서 뒤로는 제국주의에 열광했던 후쿠자와 유키치, 전쟁과 외교, 명성황후 시해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조선 병탄에 골몰했던 야마가타 아리토모와 이노우에 가오루, 친일파를 배후 조종하고 전위대로 활약했던 낭인 집단의 우두머리 우치다 료헤이, 내선일체라는 사탕발림으로 조선의 젊은이들을 전쟁터로 내몬 미나미 지로 등이 그들이다. 과거를 청산하기 위해, 새로운 한일관계를 모색하기 위해 반드시 기억해야 할 일본인이다.
그들에게서 사과를 받아내기 위해서는 그들을 기억해야 한다. 피해자가 잊어버린 과거를 굳이 들추어 사과할 가해자는 없기에. 그 첫 걸음은 조선을 강제 병합하는 데 앞장섰던 그들의 진면목을 아는 것이다. 그들은 치밀한 시나리오에 따라 조직적으로 움직여 조선을 병탄했다. 그 주역을 아는 작업은 고통스럽지만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다.
혹자는 과거의 일은 접어두고 미래를 고민할 때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그러나 이따금씩 터져 나오는 일본 역사교과서와 독도 문제를 살펴보면, 의심의 눈길을 거둘 수 없다. 역사적으로 한국인이 빈틈을 보일 때 가장 심대한 타격을 가했던 그들이었기에.
성찰하지 않고 대비하지 않는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그리고 그들은 아직 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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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 1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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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에서 우리로 인식을 확장하게 된다.  새창으로 보기
행인01 ㅣ 2010-06-19 ㅣ 공감(2) ㅣ 댓글 (0)
대한민국 역사에서 1910년은 결코 잊을 수 없는 연도다. 그해가 바로 얼마 전까지는 한일합방으로, 지금은 경술국치로 불렸던 해이기 때문이다. 한국사람 유전자에 그 해와 그 당시의 매국노들은 깊이 각인되어 지금도 일본이라면 치를 떨게 만들 정도다. 물론 일부 보수 세력이 과거를 잊고 미래로 나아가자고 선동을 하고 바람을 쏟아내지만 현재까지 그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몇 년 뒤면 어떨까? 일제 치하 35년 동안 사람들 뇌리 속에 뿌리박힌 친일사관과 문화가 현재까지 그 위세를 떨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그냥 무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서기 1910년, 경술국치, 조선 병탄 시나리오의 일본인이 누군가? 하고 저자는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내놓는다. 그 속에서 만나게 되는 일본인 21명은 낯익은 인물과 낯선 인물이 교차한다. 학창시절 역사시간에 배운 인물도 깊이가 얕아 이름과 그 놈이 나쁜 놈이다는 것 정도에 그쳤는데 이 책은 그들의 죄상을 차분하게 보여준다. 당시 일본의 시대상과 변화를 같이 그려내면서 그 인물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말하는데 이 부분이 사실 가장 매력적이다. 물론 이 시각은 한국의 것이라는 한계가 있을지 모르지만 양심적 지식인이라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그리고 최근 연구 결과를 통해 새롭게 평가한 부분은 역사가 멈춰 있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음을 알려준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처음은 정한을 꿈꾸었던 인물들이고, 다음은 열도의 침략자들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을 사랑했다고 말해지는 사람들을 다룬다. 이들 개개인의 평가는 시대와 그 나라에 따라 많이 변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결코 부정할 수 없는 것은 그들이 제국주의 욕망을 가지고,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진실보다 거짓과 폭력으로 조선을 대했다는 것이다. 일본 사람들 입장에서 근대화와 조국 번영에 큰 기여를 한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위선과 거짓과 탐욕이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저자는 바로 이 부분을 지적하고 그들을 평가한다.

21명의 일본인 중에서 두 명이 일본 천황이다. 이것은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 천황이 어떤 존재였는지 알려주고, 그들이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여러 국가에 어떤 잘못을 했는지 보여준다. 목적에 의해 신으로 군림했다가 패전으로 인간임을 선언하고 목숨과 자리를 보전한 그들을 보면 맹신과 우상에 휘둘린 일본 국민이 불쌍하게 느껴질 정도다. 물론 그 속엔 한국을 비롯한 수많은 아시아인들의 피눈물과 죽음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731부대와 관련한 최근 연구 결과는 히로히토의 거짓과 위선을 낱낱이 벗겨버린다. 이 사실이 일본 사람들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의문이지만 말이다.

첫 다섯 명은 일본이 조선을 정복하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그 중심인물들이 누군지 보여준다. 그중 ‘식민은 문명의 전파’라고 외친 니토베 이나조의 말은 최근 친일세력의 주장과 너무나도 닮아 있어 두려움마저 느끼게 만든다. 그 유명한 이토 히로부미를 지나 명성황후 제거의 선봉에 선 이노우에 가오루를 만나게 되면 그 당시의 살인자들이 단순한 야쿠자가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강제 병탄 후 역사를 왜곡하고, 국민성을 무시하고 굴절시키면서 그들이 노렸던 바를 현재의 우리 모습에서 만나게 될 때 친일 세력을 완전히 뿌리 뽑지 못한 역사의 아픔이 머리와 가슴을 아리게 한다.

마지막 장에서 다룬 한국을 사랑했다고 알려진 사람들에 대한 분석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 같다. 조선 문화에 심취한 야나기 무네요시의 연구들이 오히려 문화 통치의 일환이었다는 주장에선 그가 이룩한 업적들의 이면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기독교란 틀 속에서 조선의 구원을 찾으라고 외친 우치무라 간조의 주장은 그가 사랑했던 일본과 예수란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또 다른 방식의 통치에 대한 옹호임을 말해준다. 그 후 만나게 되는 박연의 연인 가네코 후미코와 후세 다쓰지 변호사와 아사카와 다쿠미 등의 열정과 인본주의는 감사의 마음을 가지게 하고 깊은 감동을 준다. 동시에 전후 반일감정과 반공산주의에 의해 그들의 업적이 폄하되고 무덤이 훼손된 것에선 미안함과 부끄러움을 느낀다.

이 책은 조선 병탄 시나리오를 다루지만 똑같이 우리에게 우린 과연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공정하고 인간적으로 대했는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아마 대부분 아니라고 할 것 같다. 이 땅에 온 수많은 이민자와 산업연수생들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역사를 읽고 공부하는 이유가 그 시대를 통해 현실을 알고 개선하기 위한 것임을 생각하면 그 사유의 장을 현실의 우리에게 확장하는 것도 좋은 경험과 공부가 될 것이다. 제국주의 망령을 제대로 알고 그것을 지우는 것이 일차적인 목적이겠지만 우리의 현재 모습을 제대로 파악하고 인식하는 것도 중요한 일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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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쁜처키 ㅣ 2010-06-17 ㅣ 공감(1) ㅣ 댓글 (0)

미국 페리 제독이 일본에 개항을 요구한 이후 일본은 양이론과 개국론으로 분열된다.  그리고 막부시대가 끝나고 메이지 유신이 시작되면서 서구 열강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일본제국 건설을 지향한다.  자국이 식민지가 될 것을 두려워한 것이리라.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의 지식인들은 외국으로의 유학에서 서구열강의 제국주의 정신을 답습한다.  그 결과 일본의 부국강병을 위해 그리고 일본의 한계를 뛰어 넘기 위해 정한론과 조선병탄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  제국주의적 식민사관에 눈 먼 일본은 조선을 넘어 아시아 전역을 피로 물들인다.  이 과정에서 일왕을 살아있는 신으로 숭배하고 이를 통해 일본의 군국주의를 지탱한다.  이 책 《1910년, 그들이 왔다(2010.5.31. 효형출판)》는 각종 최신 연구 자료와 서적을 통해 조선의 망국과 병탄 시기에 활약했던 주요 일본인 21명의 실체를 추적(p8)하였다.  이들은 일본이 제국주의와 군국주의를 팽창시키던 시기, 일본 중심에서 활동했던 인물들이다.

《1910년, 그들이 왔다》를 읽으면서 가장 놀라웠던 부분은 일본인들이 조선(우리나라)을 바라보는 기본적인 시각이다.  지금까지도 가끔 터져 나오는 독도영유권주장과도 같은 우익의 목소리는 일본 구석진 곳에서 들리는 소수의 의견이 아님을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한 ? 일 병탄 10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지식인이라고 불릴만한 인물들의 얼토당토않은 망언은 일본 사회에 뿌리 깊이 박힌 제국주의 정신 때문이 아닐까, 짐작하게 만든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또 놀란 점은 안중근 의사에게 저격당하여 죽은 이토 히로부미 한 사람을 조선 식민지화를 주도한 원흉으로 알고 있었는데 지금까지 완전히 잘못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막부의 붕괴로부터 시작된 일왕의 개인숭배와 군국주의의 몸통이었던 상징적인 존재 메이지 무쓰히토, 정한론과 천황숭배사상을 구체적으로 발전시킨 요시다 쇼인, 무사도를 일본 정신으로 승화시킨 니토베 이나조, 근대 일본의 군사와 정치 토대를 마련했으며 ‘일본 군국주의 아버지’라 불리는 야마가타 아리토모, 명성황후 시해의 주범 이노우에 가오루 등 조선 병탄 시나리오에 참여한 일본인은 너무나 많았다.  그러나 조선을 사랑한 일본인도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줌으로써 그들의 양심이 모두 사라진 건 아님을 보여준다.

일본은 과연 변할까.  반성과 사과 한마디 없이 아직까지도 역사 교과서 왜곡, 독도의 자국 영토 주장 등 우익의 목소리를 드높이는 일본은 뿌리부터 철저하게 잘못된 시점으로 조선을 인식하고 있는데, 과연 앞으로는 우리에게 변한 모습을 보여줄까.  나는 그들이 잘못을 깨닫게 되길 진심으로 바라지만, 그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그들의 실상을 숙지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일말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이 읽혀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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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렴급제 ㅣ 2010-06-14 ㅣ 공감(9) ㅣ 댓글 (0)
어릴 적 일본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말이 많았다. 요즘이야 뜸한 이야기지만 그 때만 하더라도 매년 8월이면 으레 나오는 뉴스중의 하나였다. 당시 나는 야스쿠니 신사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도 몰랐고 신사라는 이름이 있어 우리네 절과 비슷한 곳이라는 막연한 생각만을 가지고 있었다. 학교를 통해, 교육을 통해 이제는 확실히 알고 있다. 우리네 조상을 무참히 살해한 사람들의 위패가 있는 그곳을 말이다. 일본에 대한 막연한 미움 그것은 교육으로 인해 만들어진 감정이다. 내가 직접격지 않았어도 일본에 대한 반감은 확실히 내 마음 속에 존재 한다. 정규 교과과정의 공부라는 것은 중요한 몇 가지의 사실만을 알아가는 단계라면 이러한 책들은 세부적으로 알아가는 단계라고 생각된다. 그것은 타의에 의해 만들어진 공간 속에 자의적으로 만든 생각을 정립시키는 단계이기도 하다. 처음 이 책을 받았을 때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한 반감은 어른들이 가지고 있던 반감에 비해 사실 덜 와 닿고 있었다. 단지 일본에 대한 미움이 두루뭉술하게 단지 일본이니까. 라는 의식정도만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 사실이다.

「1910년, 그들이 왔다」일제의 만행의 모습들을 인물이라는 세부적인 사람들의 정치적 제국주의의 이데올로기를 이야기함으로서 우리가 흔히 접해보지 못한 그들이 기본 이념들을 서술하고 있다. 쇄국주의로 일관하던 우리나라에 대한 일본의 병탄, 그것은 비단 이 책에 나와 있는 16인을 비롯한 많은 인간들의 악행이지만 그들이 구심점이 되어 병탄의 주역이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각 장을 나열하면 침략 전의 그들이 가지고 있던 사상이 어디에서 비롯된 지 알 수 있는 [정한을 꿈꾸다]와 본격적인 침략의 과정이 시작된 [열도의 침략자들] 단지 일본인이라는 이유로 배척 받았지만 우리나라에 대한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 [진정 그들은 한국을 사랑했을까?]로 나뉜다.

[정한을 꿈꾸다]에서는 막부 시대의 폐막과 함께 왕권강화를 위한 세력 다툼으로 인해 정국이 혼란스러운 때 유신을 통해 근대화를 꾀하던 일본인들을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장에서 가장 눈여겨 볼 인물은 요시다 쇼인으로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한 침략을 처음으로 주장한 사람이다. 일본이 서구열강의 침략으로 인해 받은 상처를 조선의 침략으로 인해 보상받아야 한다는 정한론은 대두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는 젊은 나이지만 많은 조선 침략의 원흉을 키워 냈고 그가 가진 이론을 그들의 제자들이 실현했기 때문에 조선 침략의 가장 중심에 서 있었던 인물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열도의 침략자들]에서는 일본이 우리나라의 침략을 행동으로 보여 주었던 인물들이 모여있다. 우리가 흔히 잘 알고 있는 이토 히로부미를 비롯해 명성황후의 살해를 주도한 이노우에 가오루 등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운 사실들을 주도한 인물들이 대거 배치 되어있다. 흔히 역사적 사실은 기억하지만 그 사실을 주도한 사람은 그렇게 기억에 남아 있지 않다. 교육을 통해 배운 역사라는 것은 전체를 말하는 것이지 세세한 사실을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가 전체적인 내용의 틀 속에서 많은 내용들을 찾아 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단지 번거롭다는 이유하나만으로 이유도 없이 아무런 근거도 모른체 나쁜 감정을 가질 수는 없다. 이 책에서 말하는 병탄의 주인공들은 단지 우리가 알고 있는 잔인한 모습의 사람들이 아니라 그들의 생각과 관념 그로인해 펼쳐진 그들의 정책들이 결국 우리가 알고 있는 조선에 대한 잔인한 만행으로 이어졌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진정 그들은 한국을 사랑했을까?]라는 장으로 넘어가면 일본인이지만 조선의 모습을 좋아 했던 사람들의 모습들을 볼 수 있다. 나쁜 놈들을 보고 난 후의 눈 정화용이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 중에서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우치무라 간조라는 인물이다. 내가 책을 통해 본 이 인물은 그다지 조선에 대한 마음은 전혀 없는 인물로서 비쳐졌다. 일본과 조선에 대한 그의 종교적인 모습으로 약간은 광신도적인 모습이 아닐까라는 생각이다. 그는 일본과 기독교적 종교에만 심취해 있는 모습이고 그러한 모습들은 조선이라는 나라에 대한 동정이 아닌 절박한 현실을 회피 할 수 있는 방법을 전파하고자 한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어떻게 보면 현실의 부정은 현실에 대한 또 다른 방법의 안주이며 이것은 아무리 노력해도 지금 상황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심리를 심어줄 수 있는 궁극의 술책은 아니였을까라는 생각을 가지기에 충분했다.

이때까지 교육이라는 것이 무섭다는 느낌을 받은 적은 없었다. 하지만 내가 받은 교육이나 그 당시 사람들이 일본에 의해 만들어진 교육들이 결국 한 사람의 이념과 가치관을 형성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작용함으로 그러한 것들로 인하여 이러한 감정과 생각들로 굳어진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교육이야말로 가장 무서운 존재로 다가온다.「1910년, 그들이 왔다」를 통해 다시 한 번 20세기 초의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한 존재에 대한 무서움을 다시 한 번 느껴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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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매니아 ㅣ 2010-06-13 ㅣ 공감(1) ㅣ 댓글 (0)
역사는 사람이 만든다. 개별 사람들을 모른다면 수박 겉핥기밖에 안 될 것이다. 이 책은 옴니버스식의 인물평전이며 주제는 불행히도 조선병탄... ㅠㅠ
고등학교 때 교과서에서 잠깐 배웠던 정한론의 뿌리가 이다지도 깊고 넓은 줄은 몰랐다. 요시다 쇼인이 주창한 정한론은 사실 그가 집대성하여 정리 주장한 것이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었다. 고래로 일본은 우리 한반도를 자신들의 팽창을 위한 제일의 발판으로 여기고 있었던 것이다. 톰크루즈 주연의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에 나오는 실제 인물인 사이고 다카모리 역시 일본인 입장에선 비장하고 멋있을진 몰라도 우리에겐 급진적인 정한론을 펼친 제국주의자일 뿐이다.

이 책의 구성은 총 4개로 나누어져 있는데 2부와 3부의 열도의 침략자들 편에선 생생한 침략의 현장을 떠올리며 분개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가 잘 아는 조선 병탄의 화룡점정 이토 히로부미, 민비시해의 주범 이노우에 가오루, 흑룡회의 우치다 료헤이, 무단통치의 주역 데라우치 마사타케... 그런데 지식인의 탈을 쓰고 교묘히 제국주의를 옹호한 후쿠자와 유키치와 오카쿠라 텐신 같은 인물들이 더욱 가증스러웠다. 특히 후쿠자와는 정한론의 새로운 방법으로 구한말 조선의 젊은 신진개혁파를 의도적으로 도와주며 조선의 분열을 꾀했다. 결국 일본의 힘에 기대어 개혁을 시도했던 갑신정변은 일본의 의도된 방관아래 참담한 실패를 하고 말았다. 외세에 기댄 자주개혁은 말 그대로 자주가 아니기 때문에 실패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4부의 ‘진정 그들은 한국을 사랑했을까’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이해하려 했던 일본인을 소개하고 있다. 소개된 다섯 명의 일본인들은 모두 처음 알게 되었을 정도로 모두 독특하며 인상적인 활동을 했던 사람들이었다. 특히 박애주의 변호사였던 후세 다쓰지와 조선의 공예품을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한 아사카와 다쿠미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조선병탄의 역사속에서 일본인을 개별적으로 알게 될수록 분노와 함께 연민의 감정도 생겼다. 그들은 왜 자신들의 좋은 점을 깨닫지 못하고 계속 제국주의적 행태로만 나아가려 하는가 라는...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일부 정치가들 때문에 그런 것일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하다못해 지금까지 일본의 평범한 국민들이 독도에 대해 무관심하여 일본의 우익들에게 발호의 기회를 주고 있는 것처럼 일반의 정치적 무관심은 결코 면죄부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 책은 우리들에게도 깊은 자성의 계기가 되고 있다. 우선 우리 내부의 친일파를 청산하지 않고서는 일본에 대해 반성을 요구하기 부끄럽기 때문이다. 끝으로 조선 마지막 총독인 아베가 일제 패망 후 조선을 떠나면서 했던 악독한 저주의 말을 되새기며 나 자신을 포함한 우리 내부의 자성을 절실히 촉구하는 바이다.

아베총독 - “우리 일본은 패했지만 조선은 승리한 것이 아니다. 장담하건대 조선 국민들이 제정신을 차려 찬란하고 위대한 옛 조선의 영광을 되찾으려면 백년의 세월이 훨씬 더 걸릴 것이다. 우리 일본은 조선 국민에게 총과 대포보다 무서운 식민 교육을 심어놓았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조선인은 서로 이간질하며 노예적 삶을 살 것이다. 보라. 실로 조선은 위대하고 찬란했지만 현재 조선은 결국 일본 식민 교육의 노예로 전락했다. 그리고 나 아베 노부유키는 다시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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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강점의 주역을 말한다. [1910년, 그들이 왔다]  새창으로 보기
rmfo ㅣ 2010-06-07 ㅣ 공감(2) ㅣ 댓글 (0)

 일제강점기의 역사를 읽을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과연, 나라면 어떻게 살았을 것인가" 하는 것. 역사에 이름을 남긴 이들은 두 부류다. 더럽거나 혹은 깨끗하거나... 매국노와 독립운동가. 나를 그 두 갈래의 갈림길에다 세워둔다면 나는 어떤 길을 선택하고 걸어갈 것인가.  독립운동가의 길을 가련다하고 주저없이 말하지 못하는 나는, 용기가 없는 사람이다. 나이가 든다는 건, 이것저것 따져보고 계산해보고, 어느 쪽이 나한테 더 유리한 것일까를 따지면서 살아가게 된다는 뜻일까... 좀더 어렸을 때라면 "당연히!" 독립운동가의 길을 선택하겠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제 나는 망설여진다.  안중근은 조선 침략의 원흉 이토히로부미를 저격하였지만, "안중근의 둘째 아들 안준생이 토히로부미의 맏아들 이토 히루쿠니에게 아버지의 죄를 사과하고, 조선 총독 미나미 지로의 양아들이 된다."(p139). 안중근을 칭찬하기는 쉬워도 안준생을 욕하기는 쉽지 않다.

  이 책 [1910년, 그들이 왔다.]는 조선사의 곁다리로서가 아니라 당시 일본의 입장이나 상황에서 일제강점기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 반가운 마음으로 펼쳐든 책이다. 그간 조선의 역사와 관련된 다수의 책을 펴낸, 이 책의 글쓴이는 이상각. "조선병탄 시나리오의 일본인, 누구인가"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에서 글쓴이는, 일제강점기 전후 21명의 일본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즈음의 조선역사를 공부하면서 주워들은 이름이 대부분이다. 책은 "정한을 꿈꾸다" / "열도의 침략자들1" / "열도의 침략자들2" / "진정 그들은 한국을 사랑했을까"의 네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을 통해 만난 그들은, "일본순사"의 이미지로 대표되는 악랄하고 잔인하고 피도 눈물도 없는 그런 인간들이 아니었다. 한나 아렌트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악의 평범함, 사고의 부재는 이 책에서 소개된 21인의 일본인들에게도 적용되는 것일테다. 인간 개개인으로 보자면 "몹쓸 인간"은 아닌데, 당시의 일본과 조선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개입되면서 일본 제국주의자들의 악랄함이 도드라져 보이는 것은 아닐까... 책을 읽으면서 "국가란 무엇인가"를 자주 묻게 되었다. "니토베 이나조는 20세기 초 국제적인 시각을 지닌 대표적인 교양인이자, 퀘이커 교도로서 경건한 삶을 살아간 인물로 일본에서는 오늘날까지도 위인대접을 받는다."(p86), 이광수가 "하늘이 일본을 축복하셔서 이런 위인을 내리셨는가."(p250)라고 극찬했던 후쿠자와 유키치나 하버드대학에서 철학, 경제학을 공부하고 일본문화의 수준을 과시한 오카쿠라 텐신 역시, 일본의 입장에서 보자면 나쁜 인간들이 아니다. 학문적으로 뛰어나고 개인적인 삶 역시 나무랄 데 없다. 문제는 그들의 국가관. 일본을 너무나 사랑했던(?) 것이 그들의 비극인가. 일본을 위해서 조선은, 조선인의 희생쯤은 그들의 안중에는 없었던 것일까.  몇 해 전 TV프로그램에서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며, 한국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피력하던 일본인 교수가 일본에서 한국에 대한 비난과 모멸의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느꼈던 배신감이 문득 떠올랐다.


   그러나 "그들"에 포함시키기엔 아까운, 조선인을 위해 애썼던 변호사 "후세 다쓰지" 같은 훌륭한 이름을 이 책을 알게 된 것은 고마운 일이다. 조선을 사랑했던 "아사카와 다쿠미"의 이름 역시 기억해 두어야 할 것 같다.


  지금까지 생각해보지 않았던 방법으로 역사를 볼 수 있어 내겐 꽤나 유익한 시간을 제공해 주었던 책이다. 이 책 속 대부분의 인물들이 일본을 보느라 조선을 보지 못한 우를 범했던 것처럼, 나 역시도 그간 한쪽만 쳐다봤다는 생각이 든다. 좀 더 넓게 보고 다양한 각도에서 생각할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던 책. [1910년, 그들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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