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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 아이덴티티와 젠더 (나쓰메 소세키로 읽는 근대)
원서명 ナショナルアイデンティティとジェンダ― - 漱石·文學·近代
저자 박유하
역자 김석희
출판사 문학동네
발행일 2011년 7월 8일 발행
도서소개
일본근대문학을 확립한 대문호이자, 1984년부터 2004년까지 이십 년간 천엔권에 초상이 쓰일 정도로 일본인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작가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 1867~1916). 일반 대중 사이에서의 인기는 물론이거니와 "하루에 세 편씩 논문이 나온다"는 이야기가 회자되던,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누린 작가가 바로 나쓰메 소세키다. 박유하 교수는 일본의 대표적인 근대 "문호"로 사랑받아온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 읽기를 통해 한국에서도 적지 않은 독자를 확보한 소세키 문학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음을 지적한다.
저자소개
게이오 대학 문학부 국문학과(일본문학) 졸업 후 와세다 대학교 문학연구과에서 일본근대문학을 전공하고 「일본근대문학과 내셔널 아이덴티티」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세종대학교 일어일문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저서로 『반일민족주의를 넘어서』 『화해를 위해서―교과서·위안부·야스쿠니·독도』, 일어 저서로 『내셔널 아이덴티티와 젠더―소세키·문학·근대』 『좌담회 쇼와문학사 5』(공저) 『문학의 어둠·근대의 침묵』(공저) 『동아시아 역사인식논쟁의 메타히스토리』(공저) 등이 있다. 역서로 가라타니 고진의 『일본근대문학의 기원』,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 오에 겐자부로의 『만엔원년의 풋볼』 『인생의 친척』 『아름다운 애너벨 리 싸늘하게 죽다』 등이 있다.
목차보기
한국어판 서문
서장 모더니티로서의 내셔널 아이덴티티
제1장 소세키의 문명관
제2장 소세키적 개인주의―「현대일본의 개화」와 「나의 개인주의」
제3장 두 개의 "시골"―『풀베개』와 『도련님』
제4장 소세키와 제국주의
제5장 개인주의의 방향―『그후』와 『문』
제6장 여자의 부정(不貞)과 국가―『행인』
제7장 개인주의의 파탄―『마음』
제8장 국가의 말―모리 오가이의 『무희』
제9장 메이지 이데올로기의 희생자들―"친일"파와 학도병들의 죽음에 이르는 사상
제10장 공모하는 표상―야나기 무네요시와 해방 후 한국의 자기구축
종장 근대를 넘어서
최초 발표 지면
편집자 리뷰
일본의 국민작가, 나쓰메 소세키를 해부하다!
일본근대문학을 확립한 대문호이자, 1984년부터 2004년까지 이십 년간 천엔권에 초상이 쓰일 정도로 일본인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작가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 1867~1916). 일반 대중 사이에서의 인기는 물론이거니와 ‘하루에 세 편씩 논문이 나온다’는 이야기가 회자되던,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누린 작가가 바로 나쓰메 소세키다. 박유하 교수는 일본의 대표적인 근대 ‘문호’로 사랑받아온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 읽기를 통해 한국에서도 적지 않은 독자를 확보한 소세키 문학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음을 지적한다.
박유하 교수는 『도련님』 『풀베개』 『그후』 『문』 『마음』 『행인』 등 나쓰메 소세키의 대표작을 통해 소세키가 영문학자에서 소설가로 변해가는 과정과 서양에 대한 그의 ‘모방성의 욕망’을 읽어나간다. 박유하 교수는 소세키가 백여 년 전 가을, 만주와 조선을 여행하며 쓴 기행문에서 일본의 제국주의를 ‘발전’으로 간주하였고, ‘더러운’ 중국인과 조선인에 대한 차별감정을 감추지 않았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일본의 우익주의자들이 ‘근대 진보 지식인’으로 소세키를 존경하고 있고, 마음에 등장하는 ‘국가를 위한 죽음’을 칭송한다는 사실을 비판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소세키의 문제점이 소세키나 일본에 한한 것이 아닌, 한국사회에서도 애국심과 국가주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문제점임을 지적하며 『내셔널 아이덴티티와 젠더』의 의의를 확립한다.
내셔널 아이덴티티 감각의 뒷받침에는 언어나 혈통의식, 문화가 동원된다. 그 가운데 내셔널 아이덴티티 형성에 가장 크게 기여한 분야는 바로 문학이다. 다른 예술 분야와 비교해서 ‘문학’은 “모국어 신화에 의존해 언어 습득이나 사고방식, 관습의 이해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가장 폐쇄적인 ‘배제의 체계’”다. 바로 이 문학을 기반으로 박유하 교수는 “‘근대일본’이 ‘일본근대문학’을 만든 것이 아니라, ‘일본근대문학’이 ‘근대일본’을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그는 워싱턴 어빙의 『스케치북』과 『내셔널 리더』를 통해 메이지의 청년들이 서양 문체를 내면화하고 새로운 표현과 새로운 ‘문학’을 꿈꿔가는 과정을 읽어간다. 그리고 바로 이 시기, 자기 존재의 의미를 내셔널 아이덴티티 속에서 발견하고자 했고 ‘서양’과는 다른 일본만의 ‘고유’함을 찾으려고 고심한 작가로 바로 나쓰메 소세키를 꼽는다. 저자는 소세키의 이와 같은 ‘자기본위’ 사상이 높이 평가되었고, 교과서에 그의 작품이 수록되면서 집단 기억을 형성하여 마침내 소세키가 20세기 일본의 정신적인 중심에 존재하게 되었다고 보았다. 다시 말해, 박유하 교수는 소세키를 ‘만들어진 근대문학의 아버지’로 인식한다.
이 책에서는, 이 같은 문제의식에 입각해서, 나쓰메 소세키를 중심으로 하는 근현대 ‘일본’의 ‘문학’ 텍스트를 대상으로, 내셔널 아이덴티티의 형성과 거기에 수반되는 여러 문제점을 밝히고자 한다. 그 시도는 결과적으로 소세키 비판이 되겠지만, 이 책의 관심은 소세키 비판 자체보다도 오히려 동시대가 필요로 했던 ‘소세키’ 독법이 후대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는 데 있다. 또한 여전히 강렬한 민족주의적 사고를 재검토하는 데 있다. -26쪽
일본과 한국, 나아가 동아시아라는
거대한 시간과 공간 속에서 나쓰메 소세키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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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소세키의 문명관」부터 2장 「소세키적 개인주의」와 3장 「두 개의 ‘시골’」에서는 소세키가 런던 유학 시절에 남긴 일기와 메모, 이 시기의 체험과 사상이 남긴 훗날의 강연 「나의 개인주의」와 「현대일본의 개화」를 토대로 그가 ‘서양’이라는 타자를 만나 경계의식을 품고 ‘일본인’이라는 주체를 만들어나가는 모습을 분석했다. 작가 소세키의 탄생에 있어 영국 체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원체험이다. 그는 런던(서양)에서 접한 새로운 문물에 대해 “긴자 경치보다 50배”라는 식의 일본과 ‘비교’하여 받아들였다. 자신의 노란 피부, 작은 키 같은 외형은 물론이고 청결, 교양 같은 문명화된 모습까지 서양의 모습을 통해 늘 일본을 뒤처져 있는 존재로 인식하고 이에 근대적 열등감을 내면화한 소세키는 이를 서양 혐오와 ‘정신’을 통한 저항 내셔널리즘으로 은폐한다. 그리고 “뭔가 남을 위해 국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 같다고 어렴풋이 생각”하여 결국 ‘국가를 위하여’ 작가가 된다. 서양에 대한 비뚤어진 열등감이 작가 소세키를 탄생의 기반이었다는 점에서 결국 작가 소세키의 등장은 일본근대 출현과 맞닿아 있다.
4장 「소세키와 제국주의」에서는 『만주·한국 이곳저곳』을 중심으로, 아시아를 향한 소세키의 시선을 분석하고, 소세키의 제국주의적 감성에 대해 지적했다. 소세키는 『만주·한국 이곳저곳』에서 “한 사람을 보아도 더럽고, 두 사람이 몰려 있으면 더더욱 봐주기 괴롭다. 이렇게 많이 몰려 있으면, 더욱더 꼴사납다”와 같은 발화를 통해 중국, 조선과는 차별화되는 일본을 확립하여 제국주의 담론을 모방한다. 「만한시찰」에서는 “역시 일본인은 믿음직스러운 국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따라서 어디에 가든 어깨가 으쓱해지고 기분이 좋습니다. 이에 반해 중국인이나 조선인을 보면 대단히 불쌍해집니다. 다행히도 일본인으로 태어났으니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라고 하며 당시 일본 식민지인 만주나 조선에서 일본인이 벌인 일련의 ‘활동’을 ‘문명’의 이식으로 해석했다. 박유하 교수는 이런 점을 통해 소세키가 그동안 전쟁이나 국가주의, 그리고 문명을 비판해왔다고 평가되었지만 오히려 ‘일본’이 그 수행 주체가 될 때는 비판보다는 긍정적인 입장을 취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5장 「개인주의의 방향」에서는 『그후』와 『문』을 통해 공동체의 ‘규범’에 대한 도전으로서 개인주의가 시도되면서도, 동시적으로 그와 같은 일탈에 대한 단죄도 준비되고 있었다는 사실, 그 배경에 이성애주의에 근거한 근대국민국가의 질서사상이 존재했음을 밝힌다. 5장에서 불륜으로 맺어진 부부를 단죄한 소세키는 6장 「여자의 부정과 국가」에서는 아내의 부정을 의심하며 고민하는 남편을 전면에 내세우면서(『행인』) 자기를 잊고 절대적 초월적 자아를 완성하는 일을 지향하는 정신주의가 필연적으로 죽음의 사상으로 이어짐을 지적한다. 7장 「개인주의의 파탄」에서는 메이지 정신이 현대를 비판하는 것은 과거(전통)에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시도이며, 국가를 위한 죽음이 개인, 혈연으로 이어진 신체적인 아버지가 아니라 정신적 아버지인 국가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마음』 읽기를 통해 보여준다. 8장 「국가의 말」에서는 잠시 소세키에서 벗어나 모리 오가이의 『무희』에서 볼 수 있는, ‘사랑’=‘사적 공간’의 감정을 배제하고 ‘일’이라는 ‘공적 공간’을 우선시하면서 ‘국가의 사람’이 되어가는 남성들의 양상을 읽어간다. 이 같은 구체적인 소설 텍스트 읽기를 통해 박유하 교수는 이제까지 개인의 영역인 ‘근대적 자아’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받아들여진 메이지 문학을 내셔널한 ‘근대적 자아’의 추구로 받아들인다.
9장 「메이지 이데올로기의 희생자들」에서는 메이지 지식인들이 만들어낸 국가공동체적 자아의 사고에 동시대 일본인은 물론이고 식민지 조선인들까지도 구속됐음을 보여준다. 박유하 교수는 식민지 말기의 한국문학과 『들어라, 해신의 소리』의 분석을 통해 종주국뿐 아니라 식민지 국가의 남성들도 ‘국민되기’의 욕망을 공유하고 있었음을 밝힌다. 또한, 국가=천황을 위한 죽음(국민되기의 완성)이 남성에게만 가능한 행위로 간주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개인주의나 효행주의는 낡은 전통으로 치부되어 배제하는 모순과 혼란이 있었음을 밝혔다. 10장 「공모하는 표상」에서는 조선을 얌전하고 유순한 ‘여인’으로 바라보며, “한국예술의 진정한 특징이 한(恨)의 미(美), 비애나 애상의 미”라는 식으로 이별, 슬픔 등을 한국의 특색으로 받아들인 야나기 무네요시의 분석이 실은 제국주의를 유지시키는 담론이었음을 비판한다.
종장 「근대를 넘어서」에서는 오늘날 소세키 평가를 굳건히 하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한 보수 평론가 에토 준 분석을 통해 소세키가 국민작가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고찰한다. 박유하 교수는 “소세키 텍스트에 나타나는 외부에 대한 저항의식과 내부에 대한 강한 소속의식이, 소세키를 ‘국민작가’로 만들었다”고 하며 에토의 소세키론을 통해 서양에 대항할 수 있는 ‘일본문학’을 욕망한 소세키의 텍스트가 필연적으로 국가 이데올로기의 일단을 담당하게 되었다고 보았다. 다시 말해, “‘문명’=교육의 세례를 받은 ‘일본’ ‘도회지’ ‘엘리트’ ‘남성’ 중심주의적 발상에 근거한 담론을 통해, ‘아시아’ ‘시골’ ‘무교육’ ‘여성’의 영역을 차이화”하는 소세키의 텍스트가 일본의 국민작가, 일본의 국민문학을 창출하는 데 기여했다고 본다.
“나 자신의 소세키론을 비롯한 수많은 소세키론 속에서, 이 책은 획기적이다. 소세키론에 존재해온, 즉 근대일본의 담론에 존재해온 모든 암묵적인 전제를 깨버렸다”라는 가라타니 고진의 『내셔널 아이덴티티와 젠더』에 대한 평가처럼, 이 책은 그동안 수동적으로 인식해온 일본의 국민작가 나쓰메 소세키에 대해 그의 작품은 물론이고, 당시의 사회·문화상, 수많은 나쓰메 소세키론을 치밀하게 분석한 소세키론의 완성이자, 소세키론을 통해 일본근대를 읽어나간 회심의 역작이다.
소세키를 포함한 ‘서양’에 대치했던 작가들이 칭송받은 것은, 그들이 ‘서양’에 대해 잘 알면서도, ‘도취’되지 않고, 저항적인 ‘자기’를 견지했기 때문이다. 일찍부터 서양에 소개되어 받아들여졌던 가와바타 야스나리나 다니자키 준이치로에 비해, 나쓰메 소세키가 20세기에 일본 국내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얻은 이유는 이와 같은 점에 있다. 즉, 소세키 텍스트에 나타나는 외부에 대한 저항의식과 내부에 대한 강한 소속의식이, 소세키를 ‘국민작가’로 만든 것이다. - 337~338쪽
■추천사
나쓰메 소세키는 지식인에서 대중, 어린이에서 노인까지 일본의 모든 계층 사람들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아왔다. 그 점에서 나쓰메 소세키는 말 그대로 ‘국민작가’다. 그 때문에 소세키론은 단순한 작가론일 수 없고, 일본의 문학 비평은 소세키를 어떻게 읽을지에 모든 것이 달려 있다.
나 자신의 소세키론을 비롯한 수많은 소세키론 속에서, 이 책은 획기적이다. 소세키론에 존재해온, 즉 근대일본의 담론에 존재해온 모든 암묵적인 전제를 깨버렸다. 박유하 교수는 여성이자 한국인이라는 이중의 타자성을 살려, 이를 해냈다. _ 가라타니 고진
박유하 교수의 연구는 문학과 역사학, 사상사와 비평이라는 오늘날 인문과학의 주요 부분을 총괄하고 있고, 그 기반을 토대로 일본과 한국 나아가 동아시아라는 거대한 시공간 속에서 구상된 작업이다. 시간적·공간적으로 지극히 다이내믹한 폭과 가능성을 지녔으며, 동시대의, 일본과 한국, 동아시아의 젊은 연구자들에게 커다란 자극을 주었다.
『내셔널 아이덴티티와 젠더』는 근대일본의 여러 텍스트와 그 텍스트가 환기하는 여러 문제를 통해, 내셔널 아이덴티티와 젠더가 어떻게 개인의 주체 형성과 타자와의 관계성에 균열과 갈등을 초래했는지를 고찰한다. 이는 (박유하 교수의 연구가) 지금까지의 문학연구의 협소한 틀을 벗어난 작업임을 증명한다.
박 교수는 나쓰메 소세키라는 정전(正傳)과 권위 있는 비평가와 학자 들이 지켜온 ‘소세키 신화’에 도전하여, 이제까지 아무도 하지 못한, 정곡을 찌르는 비판을 해냈다. 개인주의와 국가주의는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소세키적 개인주의’라는 개념으로 지적한 비판은, 단순히 나쓰메 소세키 한 사람의 문제에 한정되지 않는다. 말하자면 근대일본의 주체와 아이덴티티 구축에 기여해온 문학과 문화의 제반 담론이 지닌 함정을 파헤친 것이다. _ 쓰보이 히데토
문학 연구자가 무의식적으로 근대의 차별을 지탱하여 공범이 되고 마는 구조가 있다. 문학 텍스트와 작가, 독자의 공범관계를 비판하는 『내셔널 아이덴티티와 젠더』는 지금 요구되는 사유의 형태를 모든 독자들에게 보여줄 것이다. _ 나이토 치즈코
내셔널 아이덴티티와 젠더 (나쓰메 소세키로 읽는 근대)
원서명 ナショナルアイデンティティとジェンダ― - 漱石·文學·近代
저자 박유하
역자 김석희
출판사 문학동네
발행일 2011년 7월 8일 발행
도서소개
일본근대문학을 확립한 대문호이자, 1984년부터 2004년까지 이십 년간 천엔권에 초상이 쓰일 정도로 일본인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작가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 1867~1916). 일반 대중 사이에서의 인기는 물론이거니와 "하루에 세 편씩 논문이 나온다"는 이야기가 회자되던,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누린 작가가 바로 나쓰메 소세키다. 박유하 교수는 일본의 대표적인 근대 "문호"로 사랑받아온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 읽기를 통해 한국에서도 적지 않은 독자를 확보한 소세키 문학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음을 지적한다.
저자소개
게이오 대학 문학부 국문학과(일본문학) 졸업 후 와세다 대학교 문학연구과에서 일본근대문학을 전공하고 「일본근대문학과 내셔널 아이덴티티」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세종대학교 일어일문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저서로 『반일민족주의를 넘어서』 『화해를 위해서―교과서·위안부·야스쿠니·독도』, 일어 저서로 『내셔널 아이덴티티와 젠더―소세키·문학·근대』 『좌담회 쇼와문학사 5』(공저) 『문학의 어둠·근대의 침묵』(공저) 『동아시아 역사인식논쟁의 메타히스토리』(공저) 등이 있다. 역서로 가라타니 고진의 『일본근대문학의 기원』,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 오에 겐자부로의 『만엔원년의 풋볼』 『인생의 친척』 『아름다운 애너벨 리 싸늘하게 죽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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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 서문
서장 모더니티로서의 내셔널 아이덴티티
제1장 소세키의 문명관
제2장 소세키적 개인주의―「현대일본의 개화」와 「나의 개인주의」
제3장 두 개의 "시골"―『풀베개』와 『도련님』
제4장 소세키와 제국주의
제5장 개인주의의 방향―『그후』와 『문』
제6장 여자의 부정(不貞)과 국가―『행인』
제7장 개인주의의 파탄―『마음』
제8장 국가의 말―모리 오가이의 『무희』
제9장 메이지 이데올로기의 희생자들―"친일"파와 학도병들의 죽음에 이르는 사상
제10장 공모하는 표상―야나기 무네요시와 해방 후 한국의 자기구축
종장 근대를 넘어서
최초 발표 지면
편집자 리뷰
일본의 국민작가, 나쓰메 소세키를 해부하다!
일본근대문학을 확립한 대문호이자, 1984년부터 2004년까지 이십 년간 천엔권에 초상이 쓰일 정도로 일본인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작가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 1867~1916). 일반 대중 사이에서의 인기는 물론이거니와 ‘하루에 세 편씩 논문이 나온다’는 이야기가 회자되던,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누린 작가가 바로 나쓰메 소세키다. 박유하 교수는 일본의 대표적인 근대 ‘문호’로 사랑받아온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 읽기를 통해 한국에서도 적지 않은 독자를 확보한 소세키 문학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음을 지적한다.
박유하 교수는 『도련님』 『풀베개』 『그후』 『문』 『마음』 『행인』 등 나쓰메 소세키의 대표작을 통해 소세키가 영문학자에서 소설가로 변해가는 과정과 서양에 대한 그의 ‘모방성의 욕망’을 읽어나간다. 박유하 교수는 소세키가 백여 년 전 가을, 만주와 조선을 여행하며 쓴 기행문에서 일본의 제국주의를 ‘발전’으로 간주하였고, ‘더러운’ 중국인과 조선인에 대한 차별감정을 감추지 않았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일본의 우익주의자들이 ‘근대 진보 지식인’으로 소세키를 존경하고 있고, 마음에 등장하는 ‘국가를 위한 죽음’을 칭송한다는 사실을 비판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소세키의 문제점이 소세키나 일본에 한한 것이 아닌, 한국사회에서도 애국심과 국가주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문제점임을 지적하며 『내셔널 아이덴티티와 젠더』의 의의를 확립한다.
내셔널 아이덴티티 감각의 뒷받침에는 언어나 혈통의식, 문화가 동원된다. 그 가운데 내셔널 아이덴티티 형성에 가장 크게 기여한 분야는 바로 문학이다. 다른 예술 분야와 비교해서 ‘문학’은 “모국어 신화에 의존해 언어 습득이나 사고방식, 관습의 이해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가장 폐쇄적인 ‘배제의 체계’”다. 바로 이 문학을 기반으로 박유하 교수는 “‘근대일본’이 ‘일본근대문학’을 만든 것이 아니라, ‘일본근대문학’이 ‘근대일본’을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그는 워싱턴 어빙의 『스케치북』과 『내셔널 리더』를 통해 메이지의 청년들이 서양 문체를 내면화하고 새로운 표현과 새로운 ‘문학’을 꿈꿔가는 과정을 읽어간다. 그리고 바로 이 시기, 자기 존재의 의미를 내셔널 아이덴티티 속에서 발견하고자 했고 ‘서양’과는 다른 일본만의 ‘고유’함을 찾으려고 고심한 작가로 바로 나쓰메 소세키를 꼽는다. 저자는 소세키의 이와 같은 ‘자기본위’ 사상이 높이 평가되었고, 교과서에 그의 작품이 수록되면서 집단 기억을 형성하여 마침내 소세키가 20세기 일본의 정신적인 중심에 존재하게 되었다고 보았다. 다시 말해, 박유하 교수는 소세키를 ‘만들어진 근대문학의 아버지’로 인식한다.
이 책에서는, 이 같은 문제의식에 입각해서, 나쓰메 소세키를 중심으로 하는 근현대 ‘일본’의 ‘문학’ 텍스트를 대상으로, 내셔널 아이덴티티의 형성과 거기에 수반되는 여러 문제점을 밝히고자 한다. 그 시도는 결과적으로 소세키 비판이 되겠지만, 이 책의 관심은 소세키 비판 자체보다도 오히려 동시대가 필요로 했던 ‘소세키’ 독법이 후대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는 데 있다. 또한 여전히 강렬한 민족주의적 사고를 재검토하는 데 있다. -26쪽
일본과 한국, 나아가 동아시아라는
거대한 시간과 공간 속에서 나쓰메 소세키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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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소세키의 문명관」부터 2장 「소세키적 개인주의」와 3장 「두 개의 ‘시골’」에서는 소세키가 런던 유학 시절에 남긴 일기와 메모, 이 시기의 체험과 사상이 남긴 훗날의 강연 「나의 개인주의」와 「현대일본의 개화」를 토대로 그가 ‘서양’이라는 타자를 만나 경계의식을 품고 ‘일본인’이라는 주체를 만들어나가는 모습을 분석했다. 작가 소세키의 탄생에 있어 영국 체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원체험이다. 그는 런던(서양)에서 접한 새로운 문물에 대해 “긴자 경치보다 50배”라는 식의 일본과 ‘비교’하여 받아들였다. 자신의 노란 피부, 작은 키 같은 외형은 물론이고 청결, 교양 같은 문명화된 모습까지 서양의 모습을 통해 늘 일본을 뒤처져 있는 존재로 인식하고 이에 근대적 열등감을 내면화한 소세키는 이를 서양 혐오와 ‘정신’을 통한 저항 내셔널리즘으로 은폐한다. 그리고 “뭔가 남을 위해 국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 같다고 어렴풋이 생각”하여 결국 ‘국가를 위하여’ 작가가 된다. 서양에 대한 비뚤어진 열등감이 작가 소세키를 탄생의 기반이었다는 점에서 결국 작가 소세키의 등장은 일본근대 출현과 맞닿아 있다.
4장 「소세키와 제국주의」에서는 『만주·한국 이곳저곳』을 중심으로, 아시아를 향한 소세키의 시선을 분석하고, 소세키의 제국주의적 감성에 대해 지적했다. 소세키는 『만주·한국 이곳저곳』에서 “한 사람을 보아도 더럽고, 두 사람이 몰려 있으면 더더욱 봐주기 괴롭다. 이렇게 많이 몰려 있으면, 더욱더 꼴사납다”와 같은 발화를 통해 중국, 조선과는 차별화되는 일본을 확립하여 제국주의 담론을 모방한다. 「만한시찰」에서는 “역시 일본인은 믿음직스러운 국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따라서 어디에 가든 어깨가 으쓱해지고 기분이 좋습니다. 이에 반해 중국인이나 조선인을 보면 대단히 불쌍해집니다. 다행히도 일본인으로 태어났으니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라고 하며 당시 일본 식민지인 만주나 조선에서 일본인이 벌인 일련의 ‘활동’을 ‘문명’의 이식으로 해석했다. 박유하 교수는 이런 점을 통해 소세키가 그동안 전쟁이나 국가주의, 그리고 문명을 비판해왔다고 평가되었지만 오히려 ‘일본’이 그 수행 주체가 될 때는 비판보다는 긍정적인 입장을 취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5장 「개인주의의 방향」에서는 『그후』와 『문』을 통해 공동체의 ‘규범’에 대한 도전으로서 개인주의가 시도되면서도, 동시적으로 그와 같은 일탈에 대한 단죄도 준비되고 있었다는 사실, 그 배경에 이성애주의에 근거한 근대국민국가의 질서사상이 존재했음을 밝힌다. 5장에서 불륜으로 맺어진 부부를 단죄한 소세키는 6장 「여자의 부정과 국가」에서는 아내의 부정을 의심하며 고민하는 남편을 전면에 내세우면서(『행인』) 자기를 잊고 절대적 초월적 자아를 완성하는 일을 지향하는 정신주의가 필연적으로 죽음의 사상으로 이어짐을 지적한다. 7장 「개인주의의 파탄」에서는 메이지 정신이 현대를 비판하는 것은 과거(전통)에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시도이며, 국가를 위한 죽음이 개인, 혈연으로 이어진 신체적인 아버지가 아니라 정신적 아버지인 국가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마음』 읽기를 통해 보여준다. 8장 「국가의 말」에서는 잠시 소세키에서 벗어나 모리 오가이의 『무희』에서 볼 수 있는, ‘사랑’=‘사적 공간’의 감정을 배제하고 ‘일’이라는 ‘공적 공간’을 우선시하면서 ‘국가의 사람’이 되어가는 남성들의 양상을 읽어간다. 이 같은 구체적인 소설 텍스트 읽기를 통해 박유하 교수는 이제까지 개인의 영역인 ‘근대적 자아’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받아들여진 메이지 문학을 내셔널한 ‘근대적 자아’의 추구로 받아들인다.
9장 「메이지 이데올로기의 희생자들」에서는 메이지 지식인들이 만들어낸 국가공동체적 자아의 사고에 동시대 일본인은 물론이고 식민지 조선인들까지도 구속됐음을 보여준다. 박유하 교수는 식민지 말기의 한국문학과 『들어라, 해신의 소리』의 분석을 통해 종주국뿐 아니라 식민지 국가의 남성들도 ‘국민되기’의 욕망을 공유하고 있었음을 밝힌다. 또한, 국가=천황을 위한 죽음(국민되기의 완성)이 남성에게만 가능한 행위로 간주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개인주의나 효행주의는 낡은 전통으로 치부되어 배제하는 모순과 혼란이 있었음을 밝혔다. 10장 「공모하는 표상」에서는 조선을 얌전하고 유순한 ‘여인’으로 바라보며, “한국예술의 진정한 특징이 한(恨)의 미(美), 비애나 애상의 미”라는 식으로 이별, 슬픔 등을 한국의 특색으로 받아들인 야나기 무네요시의 분석이 실은 제국주의를 유지시키는 담론이었음을 비판한다.
종장 「근대를 넘어서」에서는 오늘날 소세키 평가를 굳건히 하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한 보수 평론가 에토 준 분석을 통해 소세키가 국민작가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고찰한다. 박유하 교수는 “소세키 텍스트에 나타나는 외부에 대한 저항의식과 내부에 대한 강한 소속의식이, 소세키를 ‘국민작가’로 만들었다”고 하며 에토의 소세키론을 통해 서양에 대항할 수 있는 ‘일본문학’을 욕망한 소세키의 텍스트가 필연적으로 국가 이데올로기의 일단을 담당하게 되었다고 보았다. 다시 말해, “‘문명’=교육의 세례를 받은 ‘일본’ ‘도회지’ ‘엘리트’ ‘남성’ 중심주의적 발상에 근거한 담론을 통해, ‘아시아’ ‘시골’ ‘무교육’ ‘여성’의 영역을 차이화”하는 소세키의 텍스트가 일본의 국민작가, 일본의 국민문학을 창출하는 데 기여했다고 본다.
“나 자신의 소세키론을 비롯한 수많은 소세키론 속에서, 이 책은 획기적이다. 소세키론에 존재해온, 즉 근대일본의 담론에 존재해온 모든 암묵적인 전제를 깨버렸다”라는 가라타니 고진의 『내셔널 아이덴티티와 젠더』에 대한 평가처럼, 이 책은 그동안 수동적으로 인식해온 일본의 국민작가 나쓰메 소세키에 대해 그의 작품은 물론이고, 당시의 사회·문화상, 수많은 나쓰메 소세키론을 치밀하게 분석한 소세키론의 완성이자, 소세키론을 통해 일본근대를 읽어나간 회심의 역작이다.
소세키를 포함한 ‘서양’에 대치했던 작가들이 칭송받은 것은, 그들이 ‘서양’에 대해 잘 알면서도, ‘도취’되지 않고, 저항적인 ‘자기’를 견지했기 때문이다. 일찍부터 서양에 소개되어 받아들여졌던 가와바타 야스나리나 다니자키 준이치로에 비해, 나쓰메 소세키가 20세기에 일본 국내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얻은 이유는 이와 같은 점에 있다. 즉, 소세키 텍스트에 나타나는 외부에 대한 저항의식과 내부에 대한 강한 소속의식이, 소세키를 ‘국민작가’로 만든 것이다. - 337~338쪽
■추천사
나쓰메 소세키는 지식인에서 대중, 어린이에서 노인까지 일본의 모든 계층 사람들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아왔다. 그 점에서 나쓰메 소세키는 말 그대로 ‘국민작가’다. 그 때문에 소세키론은 단순한 작가론일 수 없고, 일본의 문학 비평은 소세키를 어떻게 읽을지에 모든 것이 달려 있다.
나 자신의 소세키론을 비롯한 수많은 소세키론 속에서, 이 책은 획기적이다. 소세키론에 존재해온, 즉 근대일본의 담론에 존재해온 모든 암묵적인 전제를 깨버렸다. 박유하 교수는 여성이자 한국인이라는 이중의 타자성을 살려, 이를 해냈다. _ 가라타니 고진
박유하 교수의 연구는 문학과 역사학, 사상사와 비평이라는 오늘날 인문과학의 주요 부분을 총괄하고 있고, 그 기반을 토대로 일본과 한국 나아가 동아시아라는 거대한 시공간 속에서 구상된 작업이다. 시간적·공간적으로 지극히 다이내믹한 폭과 가능성을 지녔으며, 동시대의, 일본과 한국, 동아시아의 젊은 연구자들에게 커다란 자극을 주었다.
『내셔널 아이덴티티와 젠더』는 근대일본의 여러 텍스트와 그 텍스트가 환기하는 여러 문제를 통해, 내셔널 아이덴티티와 젠더가 어떻게 개인의 주체 형성과 타자와의 관계성에 균열과 갈등을 초래했는지를 고찰한다. 이는 (박유하 교수의 연구가) 지금까지의 문학연구의 협소한 틀을 벗어난 작업임을 증명한다.
박 교수는 나쓰메 소세키라는 정전(正傳)과 권위 있는 비평가와 학자 들이 지켜온 ‘소세키 신화’에 도전하여, 이제까지 아무도 하지 못한, 정곡을 찌르는 비판을 해냈다. 개인주의와 국가주의는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소세키적 개인주의’라는 개념으로 지적한 비판은, 단순히 나쓰메 소세키 한 사람의 문제에 한정되지 않는다. 말하자면 근대일본의 주체와 아이덴티티 구축에 기여해온 문학과 문화의 제반 담론이 지닌 함정을 파헤친 것이다. _ 쓰보이 히데토
문학 연구자가 무의식적으로 근대의 차별을 지탱하여 공범이 되고 마는 구조가 있다. 문학 텍스트와 작가, 독자의 공범관계를 비판하는 『내셔널 아이덴티티와 젠더』는 지금 요구되는 사유의 형태를 모든 독자들에게 보여줄 것이다. _ 나이토 치즈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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