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19

기획 - 홍문균의 북한방문기(6)“북녘 동포들에게 밝고 환한 웃음을 주세요!”

기획 - 홍문균의 북한방문기(6)“북녘 동포들에게 밝고 환한 웃음을 주세요!”

http://www.rpress.or.kr/files/planning/430pyang.jpg홍문균의 북한방문기(6)

“북녘 동포들에게 밝고 환한 웃음을 주세요!”




홍문균 목사_주은혜교회

“옥류가정교회”를 뒤로하고 남북 나눔에서 지원하여 조성된 대동강변에 있는 “두류섬 수경재배 농장”을 방문하였습니다. 꽤 넓은 여러 동의 비닐 하우스 재배농장으로 최첨단 기법을 사용하여 수경 재배한, 보기에도 먹음직한 오이들이 주렁주렁 달려서 막 커가고 있었습니다. 싱싱한 오이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색다른 기분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색다른 기분 느낀 오이농장

그까짓 ‘오이’ 몇 알 보고 웬 감탄이냐 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천만에 말씀입니다. 서울이라면 먹고 싶은 여러 종류의 과일들을 수북히 쌓인 과일더미에서 마음대로 골라잡을 수 있는 그런 과일상점이 곳곳에 허다하고 끼니마다 원하면 언제든지 싱싱한 채소를 찬거리로 구할 수 있는 가게가 동네마다 늘려 있지만 북녘에 머물었던 4박 5일 동안 저는 단 한 곳의 과일 상점이나 단 한 곳의 채소가게도 보지 못했습니다.
북녘은 과일과 채소가 아예 없는 곳처럼 보였습니다. 그런 터에 보는 ‘먹음직한 오이’니 얼마나 반갑고 달리 보였겠습니까? 달리 볼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는 남녘의 여인들이 즐겨하는 얼굴 마사지용 ‘오이’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민족통일을 위하여 밥상에 오르는 격이 다른 오이’들이기 때문입니다. 누가 먹든지 오이를 베어먹을 때 남녘 성도들의 사랑까지 한 입 가득히 베어서 먹었음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점심은 대동강변에 위치한 옥류관에서 평양냉면을 본격적으로 맛을 보았습니다. “서울 사람들은 육수 때문에 냉면을 먹고 평양 사람들은 메밀 맛 때문에 냉면을 먹는다”고 누군가가 말했습니다. 역시 음식 맛은 북녘의 맛이 순수했습니다.
미식가는 아니지만 옥류관의 냉면 맛은 일품이었습니다. 냉면 사리를 젓가락을 사용하여 육수로부터 살짝 들어올린 다음 그 위에 식초를 약간 친 다음, 냉면육수 물에 다시 살짝 담근 다음 먹게되는 방법도 흥미로웠습니다.
시장도 했지만 이미 명성이 나있는 터라 냉면을
먹기 전부터 군침이 마구돌기 시작했습니다.
죄송한 말씀이지만 냉면을 먹는 동안에는 그 독특한 맛 때문에 아무 생각도 없었습니다. 단지 그 맛에 취해 있었습니다. 저 뿐만이 아니었습니다...정말 정신들 없으시더군요...아, 세상에 그런 맛도 있다니...옥류관에서 평양냉면을 먹는 그 시간만큼은 우리 일행은 정말 행복했었습니다. 그 살 맛 나지 않는 참혹한 땅에서 말입니다.
옥류관에서의 냉면 맛을 입안 가득히 먹음은 채 일단 호텔로 돌아와 잠시 여가를 가진 뒤 저녁에 있을 송별 만찬을 위하여 정장을 하고 북한이 자랑하는 지하철을 타 볼 기회가 생겼습니다. 북한의 지하철은 약 35km 정도로 15
개의 역사가 있다고 합니다.
오르내리는 에스컬레이터의 길이만 해도 약 100여m가 되는 북한 지하철은 마치 어떤 원자폭탄이라도 충분히 방어할 지하 대피소처럼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승강장은 예상을 훨씬 뛰어 넘는 화려함으로 조성되어 있었는데 고급
스런 대리석 기둥과 유럽의 궁전에서나 봄직한 상데리아로 치장한 천장 조명은 그들이 말하는 대로 마치 “지하궁전”을 연상할 정도였습니다.
왜일까? 경제 사정이 그토록 나쁜 북한 정권이 왜 하필이면 이처럼 지하역사를 화려하게 꾸몄을까? 대내외선전용일까? 아예 전쟁이 일어나면 몇 년이라도 피신할 것을 고려한 지하 집무실일까? 정말 헷갈리는 곳이 북한 땅입니
다.
마침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는 북한 주민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한결같이 김일성 김정일 배지를 가슴팍에 달고 있는 어른부터 어린이들까지 그들 대부분은 검고 깡마른 얼굴을 하고 잔뜩 긴장된 표정들로 이 쪽을 힐끔
힐끔 눈치를 보고 있었습니다. 우린 저들 눈치를 보면서 설금설금 다가가지만 그들 모두는 우리 일행을 만나서는 안될 사람들로 여겨 조심스럽게 등을 돌렸습니다.
지하철 맨 앞 칸을 우리 일행을 위하여 비어 두었습니다. 아마도 안전을 위한 고려인 듯 싶으나 북한 주민들과의 만남을 차단시키려는 의도가 분명했습니다. 일부러 서서 뒷 칸을 보자 한 어린아이의 시선과 제 눈과 마주쳤습니다. 부끄러워 고개를 숙이는 천진 난만한 모습은 어느 어린이와도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저 아이도 점차로 체제에 순응하며 혁명의 전사로 자라겠지...
생각하니 측은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에스컬레이트를 오르내리며 스쳐 지나가는 북한 주민들을 향하여 “남녘에서 왔습니다. 반갑습니다.” 손을 흔들어 인사하자 밝은 얼굴로 함께 손을 흔들며 반가워하며 “반갑습네다. 통일합시다.” 답례하는 주민들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저들의 표정은 여전히 어둡고 생기는 없어 보였습니다.

“반갑습네다. 통일합시다.”

3백만 평양 시민들 중 일 백만이 지하철을 이용한다는 설명을 듣고서 평양 시내에 차가 없는 이유를 알 듯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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