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17

백승종 최시형, 조선후기의 철학적 담론을 계승 발전시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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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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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형, 조선후기의 철학적 담론을 계승 발전시키다
최시형은 모든 인간이 하늘인데 인간이 먹고 사는 것 또한 하늘이라고 주장했다. 만물이 모두 하늘이란 것이었다. 동물도, 식물도, 심지어 광물질조차도 그는 모두가 하늘이라고 하였다.
지성사적 측면에서 볼 때, 이것은 성리학에서 말하는 ‘천인합일(天人合一)’의 전통을 잇는 것이었다. 우주자연과 인간이 혼연일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또한, 그의 주장은 18세기부터 한동안 조선의 성리학계의 화두였던 ‘인물성동이론(人物性同異論)’과도 깊은 관련이 있었다. 최시형은 인성과 물성은 근본적으로 분리될 수 없다고 본 셈이었고, 그런 점에서 낙론(洛論)에 가까웠다.
혹자는 최시형에게 성리학적 배경이 전혀 없다고 주장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필자가 최시형과 조선 후기의 철학적 담론을 결부 짓는 데는 뚜렷한 이유가 있다. 어떠한 사상가도 그 자신이 속한 시대의 중요한 담론에서 유리될 수 없다는 사실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최시형을 비롯한 동학의 스승들은 조선후기의 철학적 담론을 한 발짝 더 멀리 밀고나갔다는 것이 필자의 지론이다. 이 점은 <<동학에서 미래를 배운다>>(들녘, 2019)에서도 강조한 적이 있다.
지금 여기서 필자가 강조하려는 점이 하나 있다. 그것은 최시형이 성리학적 담론을 더욱 성숙한 실천적 모형으로 발전시켰다는 사실이다. 그를 통해서 하늘에 관한 이론이 한갓 형이상학적 탁상공론에서 벗어났다. 하늘에 관한 주장은 이제 일상에서 누구나 실천 가능한 실질적인 명제로 탈바꿈하였다.
출처: 백승종, <경기도 여주 동학농민혁명의 전개 과정과 역사적 의의>(미발표)
Comments
Jongoh Ryou
장일순 선생님 책을 읽다보면 최시형 선생의 영향을 크게 받으셨더군요. 그 과정이 궁금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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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종
그분들은 서로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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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규
Jongoh Ryou 장일순 선생이 고요하게 운동할 수 있었던 것도 동학에서 생명과 인간과 신에 대해 얻은 깨침 때문이지 않을까... 싶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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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ngoh Ryou
김동규 그런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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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형
성리학과 해월 선생님의 연결 지점을 이해했습니다.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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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ungil Rho
최시형의 주장이 낙론에 가까웠다는 점에 대해 좀더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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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종
차별을 부정한 것입니다. 사물은 어느 것이라도 도덕성을 가진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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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ungil Rho
백승종 예~~ 고맙습니다~~ 호락논쟁에서 낙론의 주장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해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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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종
노승일 사실 호론보다는 훨씬 진보적이고요. 맥락은 달라도 찰스 다윈과도 결론적으로는 같은 견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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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희
묘가 아담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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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ung Kil Chang
시대의 중요함과 철학적 담론. 탁상공론이 아닌 실천사상이 이끌어 낸 동학...명징하게 잘 짚어주시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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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종
공감해주셔서 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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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규
"누구나 실천 가능한 실질적인 명제로 탈바꿈" 한 이 명제가 당시에 부조리한 현실을 뚫고 나갈 실천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겠지요? 한데 좀 답답한 것은 '오늘'의 사회에서 구체적으로 작용하는 모습, 그러니까 현실의 부조리들을 관통하는 실천의 힘으로 나타나는 모습들이 참 드물다는 것입니다. 선생님...저만의 답답함이기를 바라지만, 그리고 이건 모든 기성 종교의 문제이기도 합니다만...인식과 믿음의 논리가 삶의 실천으로 육화되는 과정이 늘 고민입니다.^^ 종교, 정치, 교육의 언어가 늘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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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의훈
우리 모두는 원하든 원치않든 이전 시대 유산의 상속자들이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성리학적 전통의 긍정적인 측면을 동학은 창조적으로 계승, 심화, 발전시켰다는 평가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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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종
잘 보셨어요. 제가 강조하는 점이 바로 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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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규
참 따뜻한 분...
최시형
제 표상입니다
제가 사는 동네는 이 분을 아직 기리지 못 하고 있어요. 안타깝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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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김식
공감합니다.한울이 하나님이라는 생각 또한 조선철학의 연결선상에서 바라보며 동학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사상이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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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nsoon Chang
"어떠한 사상가도 그 자신이 속한 시대의 중요한 담론에서 유리될 수 없다는 사실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라는 말씀은 평범하지만 귀한 말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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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ngtae Hong
위대한 어른. 장일순 선생이 평생 배우고 따르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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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un Reu
살아갈수록 그 위대성이 실감되는 인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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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아래
위대한 지도자 해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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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ngnae Kim
백프로 동의합니다. 최시형은 글을 모르는 사람이었지만, 당대의 철학 사상을 몸으로 체현한 민중적 종교인이라고 저는 보았습니다. 동학혁명이 성공했다면, 현재의 한국은 많이 다를 것입니다. 조선조말 왕권지키려고 외세를 끌어들이는 바람에 동학혁명은 무위로 돌아갔고, 나라는 곧 망했지요. 제가 현대사에서 제일 아쉬워하는 부분. 중국처럼 손문의 신해혁명이 성공해서 새로운 현대국가가 세워질수 있었든데.. 당시 조선의 지식인들은 뭐했나 싶어요. 민중이 중심이 된 동학보다, 지식인들이 중심이된 혁명이었다면 달랐을까? ..부족한 역사지식으로 떠들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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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종
공감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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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국
실천을 쉽게 말하기 전에 해월선생의 깨달음의 내용이 갖는 의의를 역사적으로나 개인의 자기화의 길 속에서 어떻게 체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백승종선생의 사상사를 보는 눈은 특별하다는 걸 "동학에서 미래를 보다"를 통해 잘 감지할 수 있엏오. 다만 내가 군말 한마디를 덧붙인다면 수운선생이나 해월선생을 종교적 신비체험, 즉 칼융이 말하는 ''원형(Arcky Type)또는 자기(Selbst)와의 만남"으로 해석하면 동학사상이 갖는 세계사상으로서의 갖는 의미까지가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 같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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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ksong Simon Park
훌륭한 사상가였으나 그를 추종하는 무리들이 그의 언행을 기록할만한 지식을 가추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그러나 사람을 하늘처럼 섬겨라는 기본사상은 기독교의 사랑의 사상을 능가하고 더욱 만물에 대한존경과 더부러 살아야한다는 생각은 어느 사상가의 길고 긴 서술보다 가슴을 울림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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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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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ksong Simon Park
동학이 그렇게 깊은 의미를 가진줄 몰랐습니다. 선생님께서 우리의 사상에 대하여 눈 뜨게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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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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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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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숙
생태계의 위기시대에 동학과 수운 해월 선생님의 사상을 공부하고 실천하는 뜻깊은 분들과 공동체가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해월 선생님과 동학에 대해 많이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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