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선 지음 / 경진 /
2015년 1월 30일 출간 / 176p / 정가 10,000원
우리가 일컫는 낙지와 북한에서 부르는 낙지는 다르다. 우리가 말하는 낙지는 단어 그대로 (보통 다리가 8개인) 낙지이지만, 북한의 낙지는 우리 입장에서 볼 때의 오징어(다리가 10개)를 뜻한다. 남북교역 초기에는 오징어와 낙지가 혼동되는 등 이런 언어소통의 이질성으로 인해 웃지 못 할 에피소드가 여럿 있었을 정도다. 실제로 북한에서 흔히 사용되는 단어의 뜻을 전혀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이 있다.
분단이 70년 가까이 지속되는 동안 남북간 언어 차이는 점점 심화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양자가 서로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없을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점점 이질화되어 가는 문화적 차이를 본다면 간단히 취급할 문제는 전혀 아니다. 이 책은 남북 간 언어 차이와 극복방안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언어의 본질과 사회통합 기능, 북한당국의 언어 관련 정책과 문법체계, 북한주민들의 전반적인 말투와 언어교육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그동안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 관련 연구와 도서 출판은 많이 있어 왔지만 말, 즉 언어를 소재로 한 책은 거의 없었다. 언어가 사회문화 이해의 첩경이라는 측면에서 이 책은 또 다른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통일한국을 염두에 두고 남북 간의 다양한 언어 관련 공동사업을 제안하고 있다. 전문용어 통합 사업 및 전문용어 사전 편찬, 고문헌을 비롯한 민족문화 자산에 대한 공동 번역사업, 고조선, 고구려, 발해 등의 고대국가 언어에 대한 공동연구사업, 한글 서체 개발과 자판배열 통일사업, 외국어와 한글의 번역프로그램 개발사업, 외국의 주요 작품이나 남북의 대표 작가에 대한 번역사업 등이 그 골자다.
남북 분단 70년을 맞는 현 시점에서 통일을 위해 다른 분야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언어공동체 유지를 위한 언어 이질화 방지 노력이다. 남북 공동의 언어가 민족의 언어라는 인식 하에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언어공동체를 형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 북한 말, 언어에 관심을 지닌 독자분들께 일독을 권한다.(♣)
이 책의 저자인 전영선 교수는 한양대에서 문학박사 학위 취득 후 10여 년 동안 남북간 문화 소통, 정체성 회복을 주제로 연구해온 중견학자다. 전 박사는 한양대·건국대 등에서 북한문학, 문화예술 등을 연구하면서 겨레말큰사전 편찬위 이사, 민화협 정책자문위원, 경실련 통일협회 정책위원장, 민주평통 중앙상임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북한을 움직이는 문학예술인들>, <북한의 문학과 예술>, <고전소설의 역사적 전개와 남북한의 춘향전>, <북한의 문학예술 운영체계와 문예이론>, 공저로 <북한 문학과 문예이론>, <실질적 통합단계에서의 남북문화예술 분야의 통합방안>, <김정일 문예관연구> 등이 있다.
목 차
책을 펴내며 / 4
언어는 국가다 / 11
언어는 민족이다 / 23
소통과 불통 사이에 선 남북의 언어 / 41
북한의 언어정책 / 57
북한의 언어 문법 / 87
통속적 문풍과 글쓰기 / 121
북한 언어교육의 현실과 현장 / 127
북한의 한문교육 / 137
민족어를 지키기 위한 노력 / 157
언어 통일을 위한 과제와 사업 제안 / 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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