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31

중국이 민주화 될 것이라는 믿음의 근원

 손민석

중국이 민주화 될 것이라는 믿음의 근원에는 시장경제의 도입 이후에 나타나는 불평등이 사회적 갈등으로 전화되어 정치체제의 불안정성이 권위주의적 정체가 견딜 수 없는 지경으로까지 커진다는 가정이 있다. 당연하게도 이 가정은 하나의 가정일 뿐이다. 반대로 시장경제의 도입에 따라 불평등이 극대화되더라도 인민들이 그것을 감내할 수 있다면, 감내하게 하는 어떤 기제 혹은 인민들의 태도가 있다면 충분히 불평등의 심화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권위주의적 정체가 유지될 수 있다. 특히나 중국과 같이 거대한 규모의 경제에서는 불평등이 심화되어도 여전히 경쟁이 유지되는 영역이 넓을 수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고 본다.


 나는 중국 일당독재 체제가 단순히 불평등의 심화에 따른 사회적 불안정성의 증대에 의해 무너지지는 않으리라 본다. 되려 이러한 사회경제적 차원에서 도출되는 불만은 유무형의 억압과 포섭을 통해 충분히 중국 공산당이 제압할 수 있으리라 보고 오히려 이데올로기적 차원에서의 위기는 내셔널리즘의 발흥에서 나오지 않을까 싶다. 사회주의 이념의 공동화空洞化 이후 반일반서구 내셔널리즘과 유교 등을 새로운 지배 이데올로기로 동원하려는 중국 공산당의 시도 자체에서 몰락의 계기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이런 점에서 한국의 권위주의적 정체의 쇠퇴는 주요한 예시를 제공해줄 수 있다. 즉 동원을 위한 내셔널리즘의 발흥이 체제 몰락의 기제로 작동하는 모순이 발현되어야 비로소 무너지지 않을까 싶다. 


 주변국으로서의 한국이 주의해야 할 지점은 권위주의적 정체 자체보다는 그 이후의 내셔널리즘이 발흥한 중국의 민주주의 정체가 아닐까 싶다. 15억의 내셔널리즘이 지니는 파괴력을 생각하면 전율할 수밖에 없다. 이 지점에서 한국이 미리 중국 시민사회와 접합점을 이루며 무언가를 좀 시도했으면 좋겠는데.. 어디까지 가능할지 모르겠다. 일본과의 연합이 무산된 상황에서 한국이 동아시아의 자유민주주의를 선도한다는 식의 이데올로기와 어떻게 접점을 만들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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