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26

알라딘: [전자책] 오직 독서뿐 : 허균에서 홍길주까지 옛사람 9인의 핵심 독서 전략

알라딘: [전자책] 오직 독서뿐 : 허균에서 홍길주까지 옛사람 9인의 핵심 독서 전략

[eBook] 오직 독서뿐 : 허균에서 홍길주까지 옛사람 9인의 핵심 독서 전략 - 허균에서 홍길주까지 옛사람 9인의 핵심 독서 전략  epub
정민 (지은이)김영사2013-06-07
오직 독서뿐 : 허균에서 홍길주까지 옛사람 9인의 핵심 독서 전략
종이책 페이지수 408쪽,

책소개

입으로만 흉내 내는 앵무새 공부, 읽는 시늉만 하는 원숭이 독서를 뛰어넘어 삶을 송두리째 바꾸는 핵심 독서 전략을 배운다. 허균, 이익, 양응수, 안정복, 홍대용, 박지원, 이덕무, 홍석주, 홍길주. 그들은 어떻게 살아 숨 쉬는 독서를 통해 책의 핵심을 꿰뚫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견해를 정립했을까? 어떻게 의표를 찌르는 글쓰기와 기적 같은 학문적 성취를 완성했을까? 마흔 권이 넘는 책을 쓴 인문학자 정민이 오늘날 독서를 송두리째 바꿔놓는다.

독서 담론에도 필자마다 개성적 시각들이 돋보인다. 허균의 글은 중국 명대의 청언淸言에서 골라낸 내용이다. 문인의 아취가 느껴진다. 양응수의 글은 <성리대전性理大全>에서 독서에 관한 격언만 골라서 편집했다. 책 읽는 자세를 다잡게 만든다. 이익의 글은 독서하는 사람이 빠지기 쉬운 함정과 위험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안정복의 글은 생생하고 구체적이다. 예시가 실감난다.

홍대용은 독서의 단계를 꼼꼼하게 설정해서 친절하고 설명했다. 박지원의 글은 맛난 비유와 핵심을 찌르는 가르침으로 가득하다. 이덕무는 따뜻하면서 엄격하고, 친절하지만 매섭다. 그는 특히 어린이 독서에 관심이 많았다. 홍석주의 글은 묵직한 깊이가 있다. 공부하는 사람이 새겨 명심해야 할 말이 많다. 홍길주는 일상의 예시를 통해 의표를 찌르는 예지가 빛난다.

인터넷 시대가 될수록 독서의 소중함은 더 절실해진다. 어려서부터 손가락을 움직여 지식을 얻지만 깊은 사유의 힘을 얻을 수 있는 길은 오직 독서뿐이다. 귀 밝고 눈 맑은 젊은이의 예지는 게임으로는 결코 습득되지 않는다. 빨리 가고 싶은가? 속도를 늦춰라. 서두를수록 목표에서 멀어진다. 책을 통해서만 생각은 깊어진다.


목차
서문

책을 읽는 까닭 : 교산 허균

책은 마음을 지켜 준다
책은 밥이고 옷이다
독서하기 좋은 때
한 가지 뜻으로 한 책씩 읽어라
마음으로 읽어라
꼭 필요한 책은 숙독해야
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은 소리

의문과 메모의 독서법 : 성호 이익

읽으나 마나 한 독서
독서와 벼슬길
책 보관은 공경을 담아
보이지 않는 독서의 힘
잊기 전에 메모하라
깊이 생각하고 의문을 제기하라
의문을 품어라
역사책을 읽는 법
역사책 속의 성공과 실패
공부의 바른 태도

옛 성현의 독서 아포리즘 : 백수 양응수

독서의 쓸모
문맥을 살펴라
독서에서 기쁠 때
줄줄 외워 깊이 생각하라
본래의 뜻을 구하려면
마음을 비우고 기운을 가라앉혀야
덩달아 하지 마라
모르면 물어라
물러서서 살펴보라
스스로 판단하라
잠깐 내려놓기
기억력을 높이려면
욕심을 버려라
종이를 벗어나 몸으로 깨달아라
핵심을 파악하려면
의심하는 것이 공부다
거친 마음을 버려라
독서와 집 구경
자세히 보라
가까운 데서 찾으라
써먹을 궁리
긴장과 이완
강약의 조절
노소의 차이
역량과 나이에 따라
꾸준함이 총명을 이긴다
『논어』와 『맹자』의 독법
욕심은 독이다
공부하는 사람이 지켜야 할 세 가지
용맹한 장수와 가혹한 재판관처럼
두 부류의 병통
숙독과 정사精思, 그리고 의문
포정이 소를 잡듯

바탕을 다지는 자득의 독서 : 순암 안정복

많이 읽고 널리 보라
만 번 독서의 힘
양천상의 독서기
내가 읽은 책과 읽은 횟수
아전인수의 독서
잡서를 경계하라
독서와 의문
자득과 겸손
얕게 읽고 낮춰 보라
스스로 터득하라
독실한 마음, 독실한 공부
사견을 눌러라
하학상달下學上達
구양수의 독서분일법讀書分日法

독서의 바른 태도와 방법 : 담헌 홍대용

초학들의 책 읽는 방법
책 읽기의 자세
외우는 방법
책 보는 마음가짐
세 단계 독서
뜬생각과 의문
뜬생각을 다스리는 법
의문의 중요성
의문을 깨치려면
책 읽기의 못된 버릇
옛것을 내게 비춰 보라
이의역지以意逆志 독서법
천하의 쓸모없는 재주
무한히 즐거운 일
자각해서 노력해야
먼 길을 가려면
배움을 좋아하는 사람
독서에 임하는 자세

독서는 깨달음이다 : 연암 박지원

읽기 싫어요!
지렁이의 책 읽는 소리
오늘 아침 나는 책을 읽었다
시간을 허비하면 안 되네
가장 책을 잘 읽은 사람
마음을 읽어야지
오직 독서뿐
책을 열심히 읽어야 할 때
독서의 좋은 방법
새벽의 복습과 점검
새벽의 새 일과
선비의 보람
능히 잘 읽는 사람
책을 잘 읽는다는 말의 뜻
부끄럽지 않은 일
실용이 먼저다
독서의 해악
독서와 천착
하루도 그만둘 수 없는 일
책의 기운

생활의 습관, 독서의 발견 : 아정 이덕무

첫 권만 때 묻은 책
통째로 읽어라
다만 책을 읽을 뿐
독서의 세 가지 효용
독서의 유익한 점 네 가지
청명한 기운
책을 펴면 부끄러워
『논어』의 위력
열다섯 살의 마음가짐
독서를 귀하게 여기는 까닭
맹랑한 사람
소득 없는 독서
독서의 표준
베껴 쓰기의 위력
모르면 찾아라
좋은 내용은 함께 나눠라
규모와 체재를 먼저 살펴라
책에 대해 해서는 안 될 행동
한 권을 끝까지 집중해서 읽어라
책을 아끼는 태도
적은 분량을 깊이 읽어라
어린이에게 글을 가르칠 때 주의해야 할 점
가르침을 받는 바른 자세
빨리 읽지 마라
독서만이 능사가 아니다

안목과 통찰 : 연천 홍석주

독서와 학문
집중해서 읽어야
글을 외우는 묘방
가장 무서운 건 소인
안목을 갖추면 글쓰기가 변한다
평생 가장 사랑한 글
배움은 정밀하고 거친 것을 가리지 않는다
독서는 그 시대를 고려해야
마음을 보존하는 방법
잠자리의 생각
꿈에 만난 성현
말의 함정에 빠지지 말라
평소의 연습이 중요하다
옛 책의 다섯 가지 등급

사색과 깨달음의 독서 : 항해 홍길주

자기에게서 돌이켜 구하라
깨달음이 있어야
독서의 다섯 등급
『논어』를 제대로 읽은 사람
독서의 효과
일상과 독서
책의 선택
읽은 책 다시 읽기
모든 것이 책이다
내 것으로 만들어야
옛글을 읽는 자세
독서와 활용
독서의 횟수
남의 글 비판하기
부분과 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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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이제 일상은 비탈길을 굴러 내려오는 수레와 같다. 속도를 스스로도 제어하지 못한다. 어떻게든 충돌 없이 평지까지 도달할 수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세우려 들면 그 순간에 뒤집어지고 만다. 삶은 그래서 요행의 연속이다. 운 좋게 성공해도 한순간에 어찌 될지 알 수 없어 불안하다. 세상은 무섭지 않는데, 나와 맞대면하는 것이 두렵다. 화려한 스펙도, 남이 선망하는 학력도 내 자신 앞에서는 안 통한다. 맛난 음식을 탐하는 사이, 혈관이 막히고 소화기관에 깊은 병이 들었다. 차를 타고 더 빨리 더 빨리 하는 동안 근육이 굳어 제 발로는 걷지도 못하게 되었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는가?
처방은 무엇인가? 오직 독서뿐! 책 읽기를 통해서만 우리는 우리의 삶을 구원할 수 있다. 책만 읽으면 될까? 된다. 어떻게? 그 대답은 옛 선인들이 이미 친절하게 다 말해 두었다. 왜 읽고, 어떻게 읽고, 무엇을 읽을까? 여기에는 안내자가 필요하다. 이 책은 허균, 이익, 양응수, 안정복, 홍대용, 박지원, 이덕무, 홍석주, 홍길주 등 아홉 분 선인의 글 속에서 독서에 관한 글을 추려 내 옮긴이의 생각을 덧붙인 것이다. 모아 놓고 읽으니 반복되는 얘기가 있다. 소리 내서 읽는 낭독의 위력, 정독의 한 방편으로 권장되는 다독의 효과, 의심과 의문을 통해 확장되는 생산적 독서 훈련 등이 그것이다. 한결같이 강조하고, 예외 없이 중시했다.
-<서문> 중에서   접기
지식의 바다는 가없다. 드넓은 바다에서 마냥 허우적거리기만 해서는 노력해도 거둘 보람이 적다. 무작정 읽어 치우는 독서는 별 도움이 안 된다. 한 권의 책을 읽을 때마다 얻으려는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옳다. 역사책에서는 치란흥망의 자취를 읽고, 경전에서는 성현의 마음자리를 본다. 실용서에서 얻을 것은 정보다. 경전을 실용서 읽듯 해서는 안 되고, 역사책을 경서 읽듯 할 것도 없다. 서로 얻어야 할 내용이 다르고, 목표도 같지 않기 때문이다. 책을 제대로 읽은 사람과 무작정 읽은 사람은 어떤 문제가 주어졌을 때 금세 구분된다. 문제 앞에서 허둥대며 수선만 떤다면 여태까지 그의 독서는 죽은 독서다. 상황 속에서 비로소 위력을 발휘해야 제대로 한 독서다.
-허균, <한 가지 뜻으로 한 책씩 읽어라> 중에서   접기
독서란 비유컨대 집 구경과 같다. 만약 바깥에서 집을 보고 나서 ‘보았다’고 말한다면 알 길이 없다. 모름지기 안으로 들어가서 하나하나 보아, 방은 몇 칸이나 되고, 창문은 몇 개인지 살펴야 한다. 한 차례 보고도 또 자꾸자꾸 보아서 통째로 기억나야 본 것이다.

讀書者譬如觀此屋. 若在外面見有此屋, 便謂見了, 卽無緣識得. 須是入去裏面, 逐一看過, 是幾多間架, 幾多窓?. 看了一遍, 又重重看過, 一齊記得, 方是. 「독서법」

집 구경은 겉만 보아서는 알 수가 없다. 속속들이 들여다보아야 비로소 분명하게 안다. 교통도 봐야 하고, 위치와 규모도 살펴야 한다. 다른 집과 견줘도 본다. 비싸다고 좋은 것이 아니고, 싼 맛에 덜렁 살 수도 없다. 꼼꼼히 살펴 이거다 싶어야 사는 것이다. 책 읽기도 다를 게 없다. 이리 저리 뜯어보고 하나하나 따져 보아, 책을 덮고 나서도 성성하고 생생해야 책 한 권을 온전히 읽었다 할 수가 있다.
-양응수, <독서와 집 구경> 중에서   접기
섣불리 의욕만 넘쳐 덤벼들면 제 발에 제가 걸려 넘어진다. 공부는 기본기가 중요하다.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삐딱하게 보아 문제의식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본기가 없이는 망발을 하게 만다. 특히 선현의 말씀을 공부할 때는 더 낮추고 더 겸손하지 않으면 안 된다. 평상심으로 읽어야지 시비를 걸겠다는 마음으로 읽으면 심술이 삐뚤어진다. 덮어놓고 큰소리 치고 제 주장만 내세우려 들면 몹쓸 사람이 된다. 얕게 보는 것은 대충 보는 것이 아니다. 낮춰 보는 것은 우습게 보는 것과 다르다. 아무것도 아닌 말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거나, 그저 지나가는 말을 대단한 말로 착각하지 말라는 뜻이다. 공부에 호들갑이 심하면 사람이 경박해진다.
-안정복, <얕게 읽고 낮춰 보라> 중에서   접기
책 속에는 글쓴이의 생각이 담겨 있다. 그것을 읽고 생각하는 것은 나다. 나와 글쓴이 사이에는 시간과 공간의 큰 단절이 놓여 있다. 아전인수 격으로 내 멋대로 생각하면 자칫 엉뚱한 샛길로 빠져 길 잃고 헤맨다. 나와 너, 지금과 옛날 사이에 소통의 경로를 뚫어야 한다. 그는 왜 이렇게 표현했을까? 이 말 속에는 어떤 감춰진 맥락이 있나? 궁극적으로 무슨 말이 하고 싶었던 걸까? 하나하나 눈금을 맞추고 눈높이를 조정하면 한 순간에 핀트가 딱 맞아 흐릿하던 사물에 초점이 딱 잡힌다. 기쁘고 좋다. 옛사람이 내 안으로 들어와 그와 내가 하나가 된 것이다. 푸닥거리 하던 무당이 접신의 경지에 들면 날이 시퍼런 작두 위를 펄펄 뛰면서 죽은 사람 목소리를 낸다. 다시 정신이 돌아오면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도 모른다. 책 읽기는 일종의 접신의 경지다. 말투나 흉내 내고, 시늉이나 하자고 들면 너 따로 나 따로의 외곬으로 빠진다. 너와 내가 만나고 지금과 옛날이 하나가 되어야 독서의 위력은 비로소 막강해진다.
-홍대용, <이의역지以意逆志 독서법> 중에서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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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정민 (지은이)


한양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모교 국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조선 지성사의 전방위적 분야를 탐사하며 옛글에 담긴 깊은 사유와 성찰을 우리 사회에 전하고 있다. 연암 박지원의 산문을 다룬 《비슷한 것은 가짜다》 《고전 문장론과 연암 박지원》, 18세기 지식인에 관한 《열여덟 살 이덕무》 《잊혀진 실학자 이덕리와 동다기》 《18세기 조선 지식인의 발견》과 《다산선생 지식경영법》 《미쳐야 미친다》 《파란》 등을 썼다. 또 청언소품(淸言小品)에 관심을 가져 《일침》 《조심》 《옛사람이 건넨 네 글자》 《석복》 《습정》을 펴냈다. 이 밖에 조... 더보기
수상 : 2007년 간행물문화대상
최근작 : <한국의 다서>,<다산과 강진 용혈>,<습정> … 총 179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앵무새 공부, 원숭이 독서와 결별하라!”
허균, 안정복에서 박지원, 홍길주까지
조선 최고 지식인들의 창조적인 독서 전략과 과학적인 책 읽기 담론!

그저 읽기만 하는 것을 도능독(徒能讀)이라 한다. 입으로만 외우는 앵무새 공부, 읽는 시늉만 하는 원숭이 독서로는 삶을 바꿀 수 없다. 언론에서 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지식인들이 책 읽기를 권하며 정당들은 독서 법안 제정을 촉구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독서율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대중들은 생존을 위한 독서로 내몰리면서 정보의 바다에서 표류하고 있고 스킬만을 가르치는 자기계발서는 그 효용을 다한 지 오래다.
마흔 권이 넘는 저서를 집필한 고전학자이자 인문학자인 정민 교수는 이 책 『오직 독서뿐』에서 살아 숨 쉬는 책 읽기를 통해 책의 핵심을 꿰뚫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견해를 정립했으며, 의표를 찌르는 글쓰기와 기적 같은 학문적 성취를 완성했던 조선 최고 지식인들의 창조적인 독서 전략과 과학적인 책 읽기 담론을 보여 준다.

독서 담론에도 필자마다 개성적 시각들이 돋보인다. 허균의 글은 중국 명대의 청언淸言에서 골라낸 내용이다. 문인의 아취가 느껴진다. 양응수의 글은 『성리대전性理大全』에서 독서에 관한 격언만 골라서 편집했다. 책 읽는 자세를 다잡게 만든다. 이익의 글은 독서하는 사람이 빠지기 쉬운 함정과 위험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안정복의 글은 생생하고 구체적이다. 예시가 실감난다. 홍대용은 독서의 단계를 꼼꼼하게 설정해서 친절하고 설명했다. 박지원의 글은 맛난 비유와 핵심을 찌르는 가르침으로 가득하다. 이덕무는 따뜻하면서 엄격하고, 친절하지만 매섭다. 그는 특히 어린이 독서에 관심이 많았다. 홍석주의 글은 묵직한 깊이가 있다. 공부하는 사람이 새겨 명심해야 할 말이 많다. 홍길주는 일상의 예시를 통해 의표를 찌르는 예지가 빛난다.

조선 최고 지식인들이 취했던 독서 전략은 폭넓은 스펙트럼 속에서 창의성을 뽐낸다. 한 가지 뜻으로 한 책씩 읽을 것. 역사책에서는 치란흥망의 자취를 읽고 경전에서는 옛사람의 마음자리를 본다. 실용서에서 얻을 것은 정보다. 경전을 실용서 읽듯 해서는 안 되고, 역사책을 경서 읽듯 할 것도 없다. 의문을 품을 것. 공부는 의문을 일으키는 데서 시작된다. 왜 그럴까? 가늠해 보고 견주어 보며 흔들어 보아, 제대로 알고 똑바로 보고 분명히 살펴야 한다. 의문은 의심과 다르다. 한쪽 면만 보고 전체로 알면 의심이 생긴다. 의문을 일으켜서 의심을 제거하지 않으면, 의심에 빠져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얕게 읽고 낮춰 볼 것. 얕게 보는 것은 대충 보는 것이 아니다. 아무것도 아닌 말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거나, 그저 지나가는 말을 대단한 말로 착각하지 말라는 뜻이다. 물러서서 살펴볼 것. 선입견을 털어 내는 것이 공부의 출발이다. 지금을 버려야 새로워질 수가 있다. 공연히 잘 알지도 못하면서 고집을 세우는 것, 선입견에 붙들려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하는 것,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독서의 효과가 있다. 물러서서 살펴보라. 앞서려면 뒤쳐져라.

책의 핵심을 파악하는 법은 매우 중요하다. 책이 처음부터 핵심을 드러내는 법은 없다. 한두 구절을 화두처럼 들고 앉아 궁리만 해서는 안 되고, 이 책 저 책 관련 내용을 있는 대로 끌어 읽어도 소용없다. 부지런히 읽고 꼼꼼히 따져야 한다. 한 번에 안 되면 두 번을 하고, 두 번으로 안 되면 열 번을 해야 한다. 여기서 막혔다가 저기서 터지고, 뚫렸다고 생각한 데서 다시 꽉 막히는 반복을 거듭하다 보면, 그 속에서 둥근 해나 밝은 달처럼 환하게 떠오르는 것이 있다. 그것이 바로 핵심이다. 독서의 마지막 단계는 몸으로 체득하는 것이다. 점검은 딴 데 가서 할 것 없이 내 자신에게 하면 된다. 하나하나 점검하고 내 자신에 미루어 ‘그랬구나!’ ‘그렇구나!’ 하며 읽을 때, 책 속의 활자가 살아나 말씀으로 변한다. 푸닥거리 하던 무당이 접신의 경지에 들면 날이 시퍼런 작두 위를 펄펄 뛰면서 죽은 사람 목소리를 낸다. 너와 내가 만나고 지금과 옛날이 하나가 되어야 독서의 위력은 비로소 막강해진다.

책 읽기에 대한 비유도 흥미롭다. 독서는 집 구경과 같다. 집 구경은 겉만 보아서는 알 수가 없다. 교통도 봐야 하고, 위치와 규모도 살펴야 한다. 다른 집과 견줘도 본다. 책 읽기도 이리저리 뜯어보고 하나하나 따져 보아, 책을 덮고 나서도 생생해야 한 권을 온전히 읽었다 할 수가 있다. 장수와 재판관의 비유도 등장한다. 용맹한 장수의 용병술은 한 치의 망설임이 없다. 전투의 가늠이 서면 곧바로 적을 무찔러 항복을 받아야만 끝이 난다. 가혹한 재판관은 옥사를 다스릴 때 인정사정이 없다. 증거를 들이대서 옴짝달싹 하지 못하게 한 후 엄하게 다스린다. 우물쭈물 대충대충 책 읽고 공부하는 것으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인터넷 시대가 될수록 독서의 소중함은 더 절실해진다. 어려서부터 손가락을 움직여 지식을 얻지만 깊은 사유의 힘을 얻을 수 있는 길은 오직 독서뿐이다. 귀 밝고 눈 맑은 젊은이의 예지는 게임으로는 결코 습득되지 않는다. 빨리 가고 싶은가? 속도를 늦춰라. 서두를수록 목표에서 멀어진다. 책을 통해서만 생각은 깊어진다. 책 안에 원하는 대답이 있다. 또한 책 읽기는 읽기는 글쓰기와 맞닿아 있다. 잘 쓰려면 많이 읽고 제대로 읽어야 한다. 한 단락 한 단락을 날마다 세 끼 밥 먹듯 새겨, 정신의 균형과 건강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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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플 bookple

   
독서를 할 때 마음가짐과 태도 등을 다시돌아 볼 수 있도록 잘 정리한 책. 곁에 두고 자주 돌아보면 좋을 것 같다.  구매
겨울호랑이 2016-02-10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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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내가 읽어왔던 책들이
모두 허무하다고 느껴졌었다
그 이유가 무얼까 속상하기만 했었는데
이 책을 보며
읽는 내내 꾸중을 듣는 것 같았다

앞으로 내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세상을 대해야되는지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된다  구매
쪼님 2016-01-24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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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명확하고 진솔한 대답을 주는 책.  구매
토토 2013-06-18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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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담긴 독서를 하라는데, 정작 저자는 마음을 담은 글쓰기를 한거같지않다. 성인들의 말씀을 인용하여 멋드러지게 해석만 하고, 저자가 말하는 비판 의심 의문을 담은 햐석은 없는거같다. 좋은말씀안에도 헛점은 존재한다. 우리에게 맞지않는 인용문은 왜 넣었는가.  구매
해지니 2014-02-04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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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나오는 선비들이 던지는 메시지는 거의 같습니다. 겸손하게 깊이 공부할 것. 공부한 것을 실천하되, 얕은 이해로 경거망동하지 말 것. 오늘날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충고입니다.  구매
스따브로긴 2013-09-20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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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오직 독서뿐 - 허균에서 홍길주까지 옛사람 9인의 핵심 독서 전략 새창으로 보기
저자는 허균, 이익, 양응수, 안정복, 홍대용, 박지원, 이덕무, 홍석주, 홍길주 아홉 분의 글에서 독서에 관한 글만 추리고 거기에 생각을 덧붙였다.

"모아 놓고 읽으니 반복되는 얘기가 있다. 소리 내서 읽는 낭독의 위력, 정독의 한 방편으로 권장되는 다독의 효과, 의심과 의문을 통해 확장되는 생산적 독서 훈련 등이 그것이다. 한결같이 강조하고, 예외 없이 중시했다."

저자가 책을 시작하며 처음부터 궁금했던 내용을 풀어 놓는다. 낭독과 다독, 생산적 독서 훈련이 바로 그것이다. 고대 선배들이 알려준 비법을 내 것으로 만든다면 나도 독서의 대가가 될 수 있겠다는 꿈을 품게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독서에 있어서 버팀목이 되어 줄 책을 만나 평생 읽고 또 읽어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중심이 잡히면 다른 책을 읽을 때도 이해와 습득 속도가 훨씬 빨라진다. 나도 버팀목이 되어 줄 책 리스트를 뽑고 최소 매년 한 번은 읽어야겠다.

이익이 인용한 현곡 조위한의 말이 와닿는다. 한때 책을 읽어도 내용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 것이 창피하기도 하고 독서에 흥미를 잃게 만들었다. 그런데, 지금은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책 한 권을 읽고 한 문장이라도 기억하면 그 책을 읽은 보람이 있는 것이다. 

"사람이 밥을 먹어도 뱃속에 계속 머물려 둘 수는 없다네. 하지만 정채로운 기운은 또한 능히 신체를 윤택하게 하지 않는가. 책을 읽어 비록 잊는다 해도 절로 진보하는 보람이 있을 것일세."

물론, 기억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좋은 문장은 메모하는 습관을 기르고 그 문장 밑에 내 생각을 한 문장이라도 적어야 한다. 특히, 책을 읽다 보면 번뜩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저자는 그 순간을 놓치지 말고 즉시 메모하라고 조언한다. 나는 예전에는 책에 포스트잇을 붙여 메모했는데 요즘에는 핸드폰 메모장을 활용하고 있다.

학문은 의문을 일으켜야 한다. 책을 읽고 질문이 전혀 없으면 책을 제대로 읽은 것이 아니다. 나도 이 책을 읽으며 앞으로 독서할 때 반드시 질문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아직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또 다른 독서의 시작이다.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가 만들어진다. 그렇다고 무작정 책 내용에 의문을 던지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일단은 겸손히 책의 내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되 계속해서 의문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답을 찾아 나서야 한다.

역사책을 읽을 때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는 것도 배울 수 있다. 역사를 공부할 때는 여러 책을 비교 대조하며 읽어야 한다.

"평소 역사책을 읽을 때마다 늘 의심이 생기곤 한다. 착한 사람은 너무 착하고, 악한 자는 너무 못됐다. 그 당시에는 꼭 그렇지만은 않았을 터. 역사책을 쓸 때 악을 징계하고 선을 권면하려는 지극한 뜻으로 인해 그렇게 된 것이다. 지금 사람이 그저 보아 넘길 때는 착한 사람이야 진실로 마땅하다 하겠지만, 저 악한 사람이 어찌 그토록 지독했겠는가? 실제로는 선함 속에 악이 있고, 악 가운데 선함이 있게 마련이다."

책을 읽을 때는 정신 똑바로 차리고 집중해서 읽어야 한다. 대충 읽어서는 책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소화할 수 없다. 그저 읽기만 하는 것을 도능독이라 한다. 이런 독서는 변화를 가져다줄 수 없다. 이 책이 내 평생에 읽을 수 있는 마지막 책이라는 각오로 최선을 다해 읽어야 한다. 부지런히 꼼꼼히 읽어야 책의 핵심을 제대로 이해하고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그렇다고 하루 종일 책만 읽어서는 안 된다. 책을 읽고 여유롭게 거닐며 사색하는 시간도 매우 중요하다. 이 시간을 통해 책의 내용을 정리하며 사고의 깊이를 더할 수 있다. 몰입과 이완의 반복이다. 젊어서는 다양하게 읽고 나이가 들면 주력을 정해 읽으라고 조언한다. 저자는 이를 확산과 수렴이라고 표현한다.

독서할 때 좋은 문장과 좋은 내용은 외워야 한다. 외우는 것이 좋고 유익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쉽사리 되지 않는다. 아무래도, 수첩에 베껴 쓴 다음 들고 다니며 자주 읽으며 외우려고 해야 될 것 같다. 외우고 나서 계속 되새기다 보면 더 깊은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또한 독서를 하다 좋은 내용을 알게 되면 다른 사람과 나누어야 한다. 나도 SNS를 통해 이를 실천하려고 한다. 

독서를 할 때 자세도 중요하다. 바른 자세는 잡념을 없애준다. 척추를 곧게 세우면 몸은 약간 긴장의 상태가 되고 집중이 잘 된다.

독서가 배움의 유일한 길은 아니다. 홍석주는 배움에 세 가지 길이 있다고 하는데 스승과 벗, 독서, 여행이다. 따라서 책을 보는 것만큼 좋은 스승과 대화하며 깨닫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여행을 통해 직접 몸으로 부딪히고 배우고 깨닫는 것도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항상 '반구저기' 즉 잘못을 나에게서 찾고 나를 돌아보아야 한다. 책을 읽으며 나를 돌아보며 반성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독서를 할 때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읽으면 진짜 상관없는 일이 된다. 한 줄을 읽더라도 나한테 적용하는 반구저기의 자세가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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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굴데굴 2018-09-11 공감(19)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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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을 향해 질주하는 호리지성(好利之性), 명예로운 삶을 추구하는 호명지심(好名之心). 옛 선인의 삶은 호명지심에 가깝지만, 현대인의 삶은 호리지성에 가깝다는 것은, 굳이 따지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이 시대의 최고 지성이라 할 수 있는 마이클 샌델이 ‘정의는 경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여러 개의 가치 중 하나가 아니다. 정의는 모든 사회 덕목 가운데 최상의 것, 다른 것보다 앞서고, 반드시 부딪쳐야 할 가치다.라고 하였듯이 우리의 삶에서 추구해야 하는 정의는  절대, 시대가 변한다고 해서 변하는 것이 아니며 시대를 불문하고 추구해야 할 진리이다. 여기서 서양철학과 동양철학의  전혀 다르면서도 같은 진리가 있다. 철학의 본질인 진리에 이르는 길은 같다는 점이다. 서양의 철학이 정의를 추구하기 위해 존재하였다고 한다면 동양의 철학은 정의를 추구하는 그 길목, 자신을 다스리는 데에 있다. 그리고 그 수단은 오로지 책이었다. 마이클 샌델이 정의는 철학에 답이 있다고 우회적으로 말하였지만 현대에  왜 책을 읽는가? 하는 끊임없는 물음 속에서 나는 항상 답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책이 영혼의 밥이라든지, 책을 읽으면 마음이 풍요로워진다더지 그런 상투적인 대답말고 그 이면에 숨겨진 , 책의 의미에 더 갈증을 느끼곤 하였다. 나는 몇 년을 책에 빠져 지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잠들기 전까지 책을 읽었다. 책이 시간처럼 파도처럼 내 삶을 채워가는 과정속에서도 책은 나에게 항상 물음표로 남아있었다. 나는 왜 책을 읽을까,라는 물음은 좀처럼 떠나지 않고 내 주위를 맴돌았다.






허균은[한정록]에서 ‘책은 한때라도 놓아 버리면 그만큼 덕성이 풀어진다, 책을 읽으면 이 마음이 늘 있게 되고, 책을 읽지 않으면 마침내 의리를 보더라도 보이지 않게 된다.’ 라고 말한다. 책은 마음을 다스리는 데에 있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려있다 는 말도 있지 않은가? 독서를 통해서 삶의 이치를 깨닫고 실제의 삶에서 이를 체득하는 것도 ’마음‘에 있음이다. 이 '마음'의 중요성은 책에 실려있는 허균, 안정복, 이익, 양응수, 홍대용, 박지원, 이덕무, 홍석주, 홍길주등 과거 문인이자 천재였던 이들에게서 공통분모가 된다.




 [황덕일 형제에게] 안정복이 보낸 편지에서도  ' 괴롭게 공부하고 미친 듯이 몰두해서숨 쉬고 밥 먹듯이 해서 공부가 일상이 되어야 하네. 그렇게 쌓아 가다 보면 어느 순간 가슴속에서 환한 빛이 쏟아져 나올 걸세. 그때까지 가야 하네. 중단 없이 해야 하네. 옛 선인들도 다 이렇게 공부해서 기쁜 소식을 얻은 분들일세. 라는 말에서도



홍대용의 독서법 '이의역지 (以意逆志) ‘내 뜻으로 지은이의 뜻을 거슬러 구한다.’ .

 자신의 뜻으로 옛 성인들의 뜻을 거슬러 가다보면 ‘너와 내가 만나고 지금과 옛날이 하나가 되어야 독서의 위력은 막강해진다.’ -[여매헌서]에서 볼 수 있듯이



결국, 독서는 ‘괴로움을 즐거움으로 변화시키는 마술이 곧 공부요 독서다.’



연암 박지원이 말하는 독서도 그와 다르지 않다.  독서는 그 자체로 함목적적이다. 읽어서 마음이 기쁘고, 생각이 변하며, 삶이 바뀐다. 이보다 더한 보람이 어디 있는가? .

 

‘ 세상 모든 사물이 다 책이라네. 손짓 발짓 하나하나가 다 공부요 독서인 셈이지. 헛된 지식 몇 조각 들고 나부대고 으스대면 못쓰네.’





9人의 독서에 방점은 홍석주가 [학강산필]에 쓴  ‘덮어놓고 책만 읽으라기보다는 바른 마음자리를 심어주는 것이 먼저다.책은 지금 안 읽어도 다음에 읽으면 된다. 마음은 한 번 흐트러지면 추스르기가 어렵다. 마음 밭을 황폐하게 하는 원인은 소인을 가까이 하는 데 원인이 있다.’ 이다.



‘책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 말한다면, 또 마땅히 마음자리를 살피는 것이 먼저이다.’



독서는 중요하다. 사회에는 인문학 전도사도 있고 독서 지도사, 독서 전문가등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독서가들이 정말 많다. 시중에도 그 독서의 중요성은 차고도 넘친다. 그러나, 정작 독서인구는 점점 줄어가고 있다. 호리지성에 반하기 때문이다. 당장에 눈에 보이는 이익이 없으면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시대이지만 여전히 독서는 진리에 이르는 유일한 수단으로서 존재한다.  <책은 도끼다>의 저자 박웅현은 ‘삶을 풍요로워지는 훈련’을 하기 위해서 책을 읽으라 하였고 이는  홍대용이 독서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부분과 닮아 있다. 인문학 전도사 <리딩으로 리드하라> 의 저자 이지성은 책을 미친 듯이 읽다보면 언젠가는 책에서 빛이 나는 순간이 있을 거라고 하였다. 이는  연암 박지원이 책에서 본 그 빛나는 순간, 독서의 즐거움과 닮아 있다. 정의가 변하지 않는 불변의 진리이듯 책이 전해주는 울림은 옛 선인들과 현대인들이 공통으로 느낄 수 있는 사유의 공간이다. 그 사유의 공간에서 우리는 함께 할 수 있고, 마음을 나눌 수 있다. 마치 옛 선인들과 한 자리에서 ‘너와 내가 만나고 지금과 옛날이 하나가 될 수 있는 ' 공간으로서의 초대처럼 과거와 현재를 연결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책‘을 통해서이다. 나는 우습게도 일본의 비평가이기도 한 사사키 아타루가 <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에서  책이 있는 한 인류는 멸망하지 않는다는 말을 했을 때 , 지나치게 자의적이며 비약적이라며 썩소를 날렸던 그 말을 《오직 독서뿐》의 옛 성인들에게서 느끼고 있다. 과거에서 날라 온  한 줄기 희망의 빛줄기로 인해 나는 앞으로도 쭈욱,  책을 읽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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淸隱청은 2013-08-10 공감(13) 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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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선조들이 들려주는 독서의 모든 것... 새창으로 보기







  아이가 나비 잡는 것을 보면 사마천의 마음을 얻을 수 있지요. 앞발은 반쯤 꿇고 뒷발은 비스듬히 들고, 손가락을 집게 모양으로 해 가지고 살금살금 다가가, 손을 잡았는가 싶었는데, 나비는 호로로 날아가 버립니다. 사방을 둘러보면 아무도 없고, 계면쩍어 씩 웃다가 장차 부끄럽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는, 이것이 사마천이 책을 저술할 때입니다.

('오직 독서뿐' p. 228)



 정 민 작가의 새로운 책, '오직 독서뿐'을 읽다가 반가운 글을 만났다. 인용한 글이 바로 그것인데 참으로 오래만의 재회였다. 이 글은 본디 연암 박지원의 것으로 아주 오래 전 그의 문장 선집에서 첫 조우를 한 바가 있다. 그 때 이 글을 얼마나 감탄하며 읽었는지 모른다. 사마천이 책을 쓸 때의 마음을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다니 역시 당대의 최고 문장가답다는 생각을 했다. 그 때 부터 난 이런 문장을 쓰고 싶었다. 연암 박지원의 것을 내 것으로 만들고 싶어서 닥치는 대로 찾아 읽기도 했다. 하지만 당대 최고의 내공을 내 것으로 만들기란 누구나 다 알다시피 그리 쉬운 게 아니다. 비록 그 문장은 내 것으로 만들지 못하였으나 이 글에 연암 박지원이 스며놓은 그 뜻만은 내 것으로 할 수 있었다. 이 글을 읽고 크게 깨달은 바가 있어 그 때부터 책을 벗할 때마다 드러난 문장 보다는 왜 하필이면 이렇게 표현했을까를 더 생각하게 되었다. 요 몇년 사이 리뷰를 인터넷 서점에 올리고 있는데 아무래도 만인에게 공개된 곳이다보니 더러 내 리뷰에서 행한 해석을 두고 의문을 표해 오시는 분들을 만날 때가 있다. 굉장히 독특한 관점인데 어떻게 그렇게 읽을 수 있느냐를 비롯 그렇게 해석하는 근거는 무엇이냐는 질문도 받는다.(물론 자주는 아니고 거의 가뭄에 콩나듯 어쩌다이지만.) 그 때의 내 대답은 이미 예상하시는대로다. 작가가 하필이면 왜 이런 구성을 취했을까 혹은 왜 이런 표현을 굳이 쓴 것일까에 주로 천착하다보니 그렇게 해석하게 되었다고. 근거 역시 바로 거기에 있을 뿐 다른 건 없다고. 추리 소설을 보면 어떤 탐정들은 어떤 증거를 대할 경우 그 자체 보다는 왜 그게 하필이면 그렇게 놓여 있었는지 그 맥락을 먼저 따지는 경우가 있다. 내 리뷰 스타일이 바로 그와 비슷한데 그렇게 하도록 만든 것이 연암 박지원의 이 글이었던 것이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다시 음미해 보아도 여전히 좋은 문장이고 변함없이 좋은 뜻이다. '일침'에 이어 또 한 번의 옛 선조들의 좋은 글들을 모은 '오직 독서뿐'은 이렇게 엄선된 좋은 글들로 읽는 멋과 그 뜻을 음미하는 맛 모두가 좋은 책이다. 이번의 책은 주로 독서와 관련하여 조선 선비들의 글을 모았다. 그렇게 유명한 책벌레라고 소문났었던 '홍길동'의 허균, '성호사설'의 이익, '동사강목'의 안정복, '북학의'의 홍대용, 연암 박지원, 간서치 이덕무를 비롯하여 모두 9명의 내노라 하는 조선의 최고 책벌레들의 글이 여기엔 실려 있다. 책은 사람을 중심으로 그의 글들이 모여 있는 형국인데 그래서 읽노라면 저절로 저마다 다른 책에 대해 중시하는 부분을 느끼게 된다. 이를테면 허균은 주로 독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흥취를 강조하는 경향이 있고 이익은 그 자신 학자였던만큼 책을 통해 학문을 닦는 태도를 보다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글로는 처음 만나보는 백수 양응수는 좋은 독서에 대해 굉장히 구체적으로 알려주는데 어째 그 자신의 시행착오적 경험에서 우러나온 듯한 느낌이 난다. 알아주는 책벌레이자 실학자이기도 한 안정복과 홍대용은 과연 그들답게 '잡서를 경계하라'나 '책 읽기의 못된 버릇'등 아주 실제적인 독서 방법들을 알려주며 박지원은 진짜 책읽기의 고수가 비법들을 들려주는 듯하며 책읽기하면 바로 떠오르는 그야말로 명실상부 책읽기의 대표자 간서치 이덕무는 그야말로 책읽기의 오타쿠만이 할 수 있는 말들을 들려준다. 이렇게 책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나, 책의 것을 내 것으로 만드는데 있어서나 원칙이든 실제적 방법이든 새겨둘만한 참 좋은 말들도 많지만 이런 식으로 각 존재들의 개성적인 면모마저 드러나기에 더욱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요즘은 새삼 독서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어 좋은 독서에 대한 이런 저런 방법들을 알려주는 책이 참 많지만 진정한 책벌레였던 우리의 옛 선조들은 과연 어떻게 했는지 더하여 알아두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다. 옛 글이지만 거기에 녹아있는 뜻은 전혀 지금 시대에도 떨어지지 않으니 보다 현명하고도 좋은 방법을 얻고자 한다면 오히려 이 책이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여겨지기도 한다. 이것은 내 실제적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기도 한데, 사실 여기에 실린 글들 중 마음에 든 것은 기회 있을 때마다 다른 이들에게 들려준 적이 있었는데 호응이 꽤 좋았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이 책은 묵독 보다 낭독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원래 조선의 지식인들은 주로 글을 읽음으로써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비록 문장들이 한문을 풀이한 것이긴 해도 정 민 작가가 그 쪽도 염두에 두고 번역했음인지, 아니면 아예 처음부터 풀이를 해서 읽어도 그 맛이 나도록 썼음인지 그 정확한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소리 내어 읽는 맛이 제법 크다. 묵독하는 것보다 더 머리에 쏙쏙 잘 들어오는 것도 같고. 아무튼 낭독하기에 어울리는 책이다. 많은 이들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낭독하고 그 뜻을 서로 같이 나누면 더욱 뜻깊은 독서가 되지 않을까 싶다. 



 책을 읽는 사람은 점점 줄어들고 동네 서점은 망하고 출판 시장은 계속해서 불황이다. 사람들이 책을 점점 읽지 않게 된 이유에 대해 어떤 이들은 다른 재밌는 거리가 많아서라고 한다. '오직 독서뿐'에 실려 있는 옛 선인들이 들었다면 참으로 기겁할만한 소리다. 그들이 그토록 책을 많이 읽게 된 것은 당시 별 다른 여흥거리가 없어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오직 독서뿐'에는 책을 읽는 것에 대한 다양한 많은 말들이 나오지만 오직 한 가지만은 나오지 않는다. 그건 '왜 책을 읽는가?'이다. 거기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이 없다. 왜냐하면 그건 그들에게 불필요한 질문이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책을 읽음에 있어 '왜?'라는 질문은 성립되지 않는다. 책은 그저 읽는 것이니까, 아니 읽어야만 하는 것이니까. 그렇게 독서란 그들에게 필연이었다. 그러므로 읽었다. 무조건. 그것도 언제나 단정히 의복을 갖추고 바른 자세로. 아침에 일어나서는 가장 먼저 어제 읽은 것을 떠올리고 읽을 때는 그 뜻을 제대로 자기 것으로 만들 때까지 몇 번이나 암송하면서. 그렇게 읽었다. 그런 그들에게 우리는 도대체 책이 뭐라고 그렇게까지 하느냐고 묻겠지만 그러면 그들은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일단 읽어보라고. 그러면 언젠가 자연히 알게 된다고. 산이 있으니까 올라간다고 했던 한 산악인의 말과도 같이, '홍씨 맛이 나기에 홍씨라고 대답한 것 뿐이온데'라고 했던 어린 대장금의 말과도 같이 아주 단순하고도 자명하게 왜 '오직 독서뿐'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맞다. 진리는 늘 자명하다. 그 경지를 경험한 자들에게는. 그러니 '왜'라는 질문은 잠시 접어두고 그냥 닥치는 대로 읽어보는 건 어떨까? 그렇다고 그냥은 읽지말고 이 책에 실린 원칙과 방법들을 유념하면서. 그러면 자연히 알게 되리라. 독서가 왜 모든 것인지...



 독서는 순수한 몰입이다. 무엇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가치 있는 행위다. 의도를 가지고, 목적을 전제로 하는 독서로는 거둘 것이 없다. (...) 자발적 독서, 무목적의 몰입, 읽지않을 수 없어서 하는 독서만이 우리 삶을 들어올린다.  업그레이드시켜준다. (p.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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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9 2013-07-21 공감(9)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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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어떻게 해야하나? 새창으로 보기
책을 붙들고 있는 사람을 볼 수가 없다.

지난 주에 약속이 있어 지하철을 타고 가는 중,

책을 읽고 있는데 사람들이 힐끗거리고 날 쳐다보는 시선이 많았다.

이상한 인종을 본다는 듯... 그들은 다들 똑같은 걸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민 선생 책을 참 부지런히 읽는데도, 쓰는 사람을 따라가지 못한다.

덮어놓고 넘치게 읽는 걸, '남독'이라고 하는데,

또 죽자고 읽기만 하는 걸, '도능독'이라고 하는데,

정민 선생이 '다산 지식 경영법'을 몸소 실천하여 다작을 하는데, 깊이가 좀 아쉽다.



이 책에서는 읽기에 대한 9인의 이야기를 묶었다.

조선 사람들이니, 그 독서의 틀이 한문서적들에 한정된다.

읽는 방법은 특정되지 않는다.



책이란,

1. 명도정덕의 경전

2. 경세치용의 역사실용서

3. 수사미관의 문장서

4. 계물흡문의 고증훈고서

5. 유담파적의 소설쇄기... 등으로 분류한다. (362)



홍석주의 분류인데, 조선의 책에 대한 관점을 잘 드러낸다.

홍석주가 마지막 것을 경계한 반면, 사실 독서라고 하면

현대인들은 마지막 것을 염두에 두지 않나 싶다.



경전이 사라진 시대,

역사 역시 '소설쇄기'를 통해서나 접하고,

그나마 드라마를 통해 바라보게 되는 시대.

'중고등학교 문제집'은 '실용서'에 속할 것이고,

참으로 독서의 범위가 천해지고 속된 것으로 좁혀졌다는 생각이 든다.



반구저기(反求諸己) : 자기 자신에게서 돌이켜 구한다.(맹자)



독서가 '자기 자신'과 떨어져서는 아무 힘이 없다.



그리고 책은 '먼 길을 가는 사람의 노정기' 역할을 한다.



책이란 한 부의 노정기이고,

행함이란 말에게 꼴을 먹이고 수레에 기름칠해서 노정기에 따라 몰고 또 달리는 것이다.

말에 고삐를 씌우고 수레를 손질해 두고는

몰지도 않고 달리지도 않으면서,

오직 열심히 노정기만 강론한다면,

먼 길을 가려는 계획은 끝내 무너져 이뤄질 날이 없다.(205)



공부를 하는 것은 '실천'과 떨어져서는 무용지물이다.

강을 건너는 뗏목은 수단일 뿐이다.

책은 뗏목이란 소리다.

강을 건너고 나면 뗏목은 버리는 것.

삶의 목적은 책을 읽는 데 있지 않다.



곧, 이 책은 쓸데 없는 책이다.

다만, 이정표처럼 길을 가르쳐서 사람을 헛되이 돌게 하지 않는 정도의 역할이다.



이 책에서 책을 읽는다는 일은, 공부한다는 일과 같은 의미인데,

공부할 때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放' - 마음을 내버려두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求放心' - 방심을 구하는 것이다.



두가지 다 중요하다.



가슴속에 떡덩어리처럼 딱 맺힌 것이 있게 된다.

그럴 때는 등한하게 내버려두되 생각조차 놓아버려서는 안 된다.(101)



이렇게 방심하고 있어야 할 때도 있는 법.

그렇지만 완전히 놓아버리지 않노라면, 어느 순간 문리가 확 트이는 법이다.



그렇지만 '맹자'에서 논한 바,

공부란 '방심을 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방심의 상태에서 마음을 구하는 것.



그러니, 늘 방심하도록 놔두지 말고, 정밀한 독서에 힘쓰되,

골똘히 생각해도 막혀 진전이 없을 때는 '방심'의 방법을 쓰는 것도 한 이치.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니,

골똘히 안고 마음을 담글 책을 맞으러

깊은 책장 속으로 산책을 떠나게 해주는 책이다.

다만, 책장 속에서 길을 잃는 소설 속 주인공처럼 헤매기만 해서는 곤란할 노릇.



----------- 편집 오류 하나



284. 책 꽤나 읽었다는~~, 공부 꽤나 했다는~~

  이것들은 '깨나'라는 조사로 붙여 쓰고 '책깨나, 공부깨나'라고 써야 옳다.



꽤나 【부사】 보통보다 더한 정도로.

    (예) 2월이었지만 햇살은 꽤나 따뜻했다.



깨나 【조사】 체언의 뒤에 붙어, 어느 정도 이상이나 상당한 정도임을 나타내는 보조사.

                       주로 아니꼽거나 눈꼴사납다는 투로 쓰인다.

    (예) 나이깨나 든 사람이 하는 행동이 어찌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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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13-09-30 공감(6)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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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독서뿐 새창으로 보기
책제목이 오직 독서뿐이라는 제목에서 독서에 관한 이야기라 생각하고 책을 펼쳤다

책의 목차는

허균- 책을 읽는 까닭

이익- 의문과 메모의 독서법

양응수- 옛 성현의 독서 아포리즘

안정복- 바탕을 다지는 자득의 독서

홍대용- 독서의 바른 태도와 방법

박지원- 독서는 깨달음이다

이덕무- 생활의 습관, 독서의 발견

홍석주- 안목과 통찰

홍길주- 사색과 깨달음의 독서



이렇게 총9명의 옛선조들의 독서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내용이 었다

예전에는 활자기술이 발달하지 않아 책은 무엇가도 바꿀수 없는 소중한 보물이 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책은 그렇게 까지 소중한 물건이 되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초기본이나 희귀본의 경우는 아직도 가치가 있지만 보통의 책의 경우는 단순히 한번 읽고 버리는 그냥 짐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한해에 많은 책은 발매되지만 그중 몇권만 베스트셀레라는 명칭을 얻고 관심을 받고 많은 책을 판매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른 책에 밀려 기억에서 사라진다 현대는 많은 정보와 많은 거짓으로 구성되어 많은 소비를 하라고 부추김을 받고 그에 따라 진행된다 책조차 대신할 e-book으로 변화되는 추세이고 결국 책의 용도인 읽히기 위해서라는 명제 조차 요약되어 사라지고 있다 하지만 이책의 선조들은 독서라는 명제에 대해 서로 자신들의 입장에서 독서의 중요성및 그 용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다독보다는 한권의 책을 많이 읽는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하는 허균, 기억력이 좋지 않아 계속 해서 반복해서 그 내용을 얻기 위해 책을 읽은 박지원,책을 읽는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한 사람들등 모두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한번보고 버려지는 책들 과연 한번 보고 그책의 내용을 모두 얻었다 말할수 있을까 현대는 바쁜 시대이다 저마다의 사정으로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 자기 개발서 한권 안읽은 사람은 아마도 없을것이다 하지만 시중에 돌아다니는 자기 개발서가 자신에게 얼마나 도움될것인다 자신에게 맞는 책을 자신에게 좋은 독서법으로 읽는게 가장 좋지 않을까 하고 이책은 이야기하고 있다 책을 고르는 즐거움 그리고 고른 책을 시간을 들여 읽는 즐거움 책을 읽다 밤을 새는 경험도 나쁘진 않다 잠깐의 쉬는 10분이라도 한권을 책을 한번 읽어보는것은 어떨까 다 읽지 못하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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