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전자책] 보노보 찬가
보노보 찬가 - 정글자본주의 대한민국에서 인간으로 살아남기
조국 (지은이)생각의나무2010-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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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페이지수 200쪽
책소개
우리 자신과 사회 속에는 이미 침팬지가 너무도 많다. 이제 우리 자신과 사회 속에 움츠려 있는 보노보를 찾고 키울 시간이다. 침팬지의 속성과 침팬지 세상의 원리를 정확히 직시하는 보노보, 침팬지의 공격에 대해서는 정당방위로 받아칠 수 있는 실력을 갖춘 보노보, 이와 동시에 보노보적 법.제도.문화를 구상하고 모색하는 보노보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보노보들의 즐거운 어울림과 신나는 연대가 필요하다.(-들어가는 말 중에서)
목차
첫머리에
들어가는 말: 대한민국이라는 ‘정글’에는 더 많은 ‘보노보’가 필요하다
제1장 ‘정글자본주의’의 시대, 진보의 길 찾기
1. ‘악마의 맷돌’이 돌고 있다
2. 자본 앞에서 초라해진 ‘법 앞의 평등’
3. ‘촛불’의 경고와 진화
4. 진보의 진보를 위한 고언
5. 오바마로부터 무엇을 배울 것인가
제2장 형벌권의 과잉과 남용은 안 된다
1. 형법은 사회통제의 최후수단
2. 사형만은 안 된다
3. ‘촛불’에 대한 보복을 멈춰라
4. 간통에 대한 ‘주홍글씨’의 낙인을 거두어라
5. 격리와 억압 중심의 행형은 이제 그만
제3장 이 땅의 소수자를 위하여
1. 소수자의 인권을 보호하라
2. 우리 안의 인종차별주의
3. 성적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
4. 양심에 따라 병역과 국기에 대한 경례를 거부하는 사람들
5. 시혜나 동정이 아닌 인권의 주체, 장애인
6. 아동과 청소년의 인권
7. 여성에 대한 폭력을 근절하라
8. 한센병 환자와 HIV/AIDS 감염인
맺음말을 대신하여: “불환과이환불균”
접기
책속에서
문제는 비판을 넘어 무슨 대안이 있는가이다. 대안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진보의 꿈이 재구성되어야 한다. 소수파인 진보진영은 날카로운 ‘가치전쟁’을 벌임으로써 주도권을 잡고 세를 늘릴 수 있다. 특히 미국을 ‘꿈의 나라’처럼 여겨왔던 한국사회에서 미국식 세상이 아닌 다른 세상이 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한스 페터 마르틴과 하랄트 슈만이 말한 “늑대의 법칙”이 아닌 다른 사회적 원리에 기초한 사회운영모델을 탐구하고 제시하여, 보수정당과 구별되는 비전을 분명히 해야 한다. - 본문 중에서 접기
우리 사회에는 외국인 노동자, 혼혈인, 난민, 성적 소수자, 양심적 병역거부자, 한센병 환자, HIV/AIDS 감염인, 장애인, 수인 등의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가 있다. … 이들에게는 단일민족의 혈통과 문화를 더럽히는 놈, 이단종교에 빠져 병역을 기피하고 국기에 대한 경례도 거부하는 놈, 성도착에 빠져 질병을 퍼뜨리는 놈, 범죄를 일삼고 법과 질서를 파괴하는 놈 등등의 왜곡된 딱지가 붙고 차가운 시선이 던져진다. 나아가 감금, 처벌, 추방되기도 한다. - 본문 중에서 접기
저자 및 역자소개
조국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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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했다. 같은 대학교 법학과에서 형사법을 전공하며 박사과정을 수료한 후,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자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위하여』(개정1판, 책세상, 2007), 『형사법의 성편향』(제2판, 박영사, 2004), 『절제의 형법학』(제2판, 박영사, 2015),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전면개정판, 박영사, 2017) 등이 있고, 역서로는『인권의 좌표』(명인문화사, 2010)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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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형사법의 성편향>,<위법 수집증거 배제법칙>,<앞으로 어떤 세상이 올 것인가> … 총 49종 (모두보기)
SNS : http://twitter.com/patriamea
출판사 제공 책소개
정글자본주의가 지배하는 한국사회에 더 많은 보노보를 위하여!
진보적 법학자 조국의 또 다른 세상을 향한 진언
‘승자독식의 침팬지 세상’에서 ‘평화와 조화의 보노보 세상’으로
우리 자신과 사회 속에는 이미 침팬지가 너무도 많다. 이제 우리 자신과 사회 속에 움츠려 있는 보노보를 찾고 키울 시간이다. 침팬지의 속성과 침팬지 세상의 원리를 정확히 직시하는 보노보, 침팬지의 공격에 대해서는 정당방위로 받아칠 수 있는 실력을 갖춘 보노보, 이와 동시에 보노보적 법.제도.문화를 구상하고 모색하는 보노보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보노보들의 즐거운 어울림과 신나는 연대가 필요하다. 「들어가는 말」 중에서
저자 조국 교수는 《한겨레》, 《한겨레21》, 《경향신문》, 《위클리 경향》, 《시사IN》 등의 매체를 통해 세상일에 개입했고, ‘서울방송’에서 주관하는 대통령과의 대화에 출연해서 ‘어심(御心)’을 불편하게 하고 ‘역린(逆鱗)’을 건드리는 발언도 하였다. 국가인권위원의 한 사람으로 정부에 의한 인권침해와 차별을 지적하고 시정권고를 내리는 데 일조하기도 하였다.
저자가 진단하는 한국은 정글자본주의가 지배하는 사회이다. 여기서 제목에 보노보라는 생소한 동물이름을 사용한다. ‘파니스쿠스(paniscus)’라는 종명(種名)을 가진 보노보(bonobo)는 아프리카 콩고의 밀림지대에서 새로이 발견되었는데, 이는 ‘트로글로디테스(troglodytes)’라는 종명을 가진 침팬지와 구별되는 영장류 동물이다. 보노보는 엄격한 수직적 서열을 만들지 않으며 상당히 평등한 문화를 유지하고, 무리 내 병자나 약자를 소외시키거나 구박하지 않고 그들을 보살피고 끌어안는다. 이러한 보노보의 행태와 문화는 남녀 평등과 ‘여성적인 것’의 가치를 중시하는 페미니즘의 정신, 사회·경제적 불평등 해소를 지향하는 자유주의를 제창한 존 롤스(John Rawls)의 정의론(正義論), 공존·돌봄·협력·소통의 경제 패러다임을 제창한 칼 폴라니(Karl Polanyi)의 사상, “전쟁이 아니라 연애를 하자”(Make Love, Not War)라는 1960년대 반전평화운동의 슬로건 등을 이미 실천하는 듯하다. 그리하여 이러한 보노보의 행태와 문화는 전 세계 영장류학계는 물론, 인류학계, 사회학계, 여성학계에 크나큰 충격파를 던졌다. 이처럼 보노보의 행동양식이 정글화되고 있는 한국사회에 여러 시사를 던진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으로, 저자는 민주, 인권, 공정, 평등, 연대, 복지 등 진보의 가치를 보노보를 통하여 우회적으로 강조하였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1년 반에 대한 저자의 진단과 대책을 담은 이 책은 무엇보다도 사회의 정글화에 대한 비판이며, 자발적으로 타올랐던 촛불에 대한 헌사이고 송가(頌歌)인 동시에, 낡은 깃발에게 성찰과 혁신을 요구하는 호소이고 고언이다. 저자에게 촛불은 침팬지에 맞선 보노보의 상징적 성격으로 다가온다. 낡은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보노보식의 저항으로 또 다른 세상을 꿈꿀 수 있고, 꿈꾸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깊은 바람이기도 하다.
‘정글자본주의가 지배하는 한국사회에서 진보의 새길을 찾자
문제는 비판을 넘어 무슨 대안이 있는가이다. 대안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진보의 꿈이 재구성되어야 한다. 소수파인 진보진영은 날카로운 ‘가치전쟁’을 벌임으로써 주도권을 잡고 세를 늘릴 수 있다. 특히 미국을 ‘꿈의 나라’처럼 여겨왔던 한국사회에서 미국식 세상이 아닌 다른 세상이 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한스 페터 마르틴과 하랄트 슈만이 말한 “늑대의 법칙”이 아닌 다른 사회적 원리에 기초한 사회운영모델을 탐구하고 제시하여, 보수정당과 구별되는 비전을 분명히 해야 한다. 「본문」 중에서
저자는 먼저 현 상황의 위기적 국면들을 다각적으로 진단한다. 한국사회는 극도로 정글화되고 있으며, 자본의 질서로 표현되는 ‘악마의 맷돌’이 자본의 이윤추구를 위하여 인간과 자연을 포함한 세상의 모든 것을 으깨고 갈아 상품화시키는데, 현재 한국사회에서 이 맷돌은 통제되기는커녕 점점 더 빨리, 더 거칠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노동상황은 더욱 열악해져 비정규직은 나날이 늘어가고, 청년실업 또한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구조는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복지환경 또한 갈수록 열악해졌다. 이러한 현실을 이명박 정부의 급격한 우향우정책이 더욱 가속화시킨다는 것이 저자의 진단이다.
저자는 이러한 현실 속에서 진보진영의 역할을 제시한다. 한국사회에서 진보정당은 구색을 맞추는 정도에 지나지 않으며 대안세력으로 평가받지 못하는 현실이다. 진보진영은 이런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직시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저자는 진정한 대안을 위해 진보의 꿈이 재구성되고, ‘가치전쟁’을 벌일 것을 제안한다. 사회주의라는 이름하에 행해진 ‘비사회주의’ ‘반사회주의’적 이론과 실천을 성찰해야 하며, ‘교조주의’를 넘어 폭넓고 다양한 방식을 수용해야 한다.
게다가 진보진영은 현재의 상황을 ‘계급배반’으로 개탄할 것이 아니라, 10, 20년 미래의 장밋빛 비전을 제시하기 전에 바로 지금 여기서 서민대중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방책, 서민대중이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방책을 내놓고, 그들이 이 방책의 실현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야 한다. 이것 없이 서민층은 ‘우파 프롤레타리아’가 되어 ‘계급배반’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또 진보진영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인권운동이다. 혁명과 전쟁과 폭정을 겪은 인류는 국경을 넘어 반드시 실현되어 할 「세계인권선언」.「경제적.사회적 및 문화적 권리에 관한 규약」.「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규약」 등의 인권규범을 만들었다. 이러한 인권규범들은 기준에 반하거나 미치지 못하는 국가체제를 비판.부정하는 근거를 제공한다. 물론 그것을 제대로 구현하는 나라는 소수이지만, 국제인권규범은 상당한 의미와 힘을 가지고 있기에 힘겹게 성취한 정치적 민주화를 지키고 나아가 사회.경제적 민주화를 이루어야 하는 한국 진보진영을 위한 나침반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입장이다. 이러한 국제적 기준의 규범에 대한 정확한 인지와 분석 그리고 활용을 통해 진보운동은 그 근거를 제대로 찾을 수 있으며, 더욱 풍성하게 전개해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형벌권의 과잉과 남용은 안 된다: 형법은 사회통제의 최후수단
특히 권위주의국가는 형법을 ‘최우선수단’으로 사용하고 싶어한다. 말과 글과 행동으로 기성의 체제를 비판하고 반대하는 자를 감옥에 넣어 입을 닫게 하고 몸을 묶어버리고 싶은 것은 어느 국가의 지배력이든 가질 수밖에 없는 욕망이다. 그러하기에 세계인권선언 등 국제인권규약과 민주주의국가의 헌법은 사상의 자유와 언론.출판.집회.결사 등 표현의 자유를 위시한 각종 인권.기본권의 강한 보장을 선언한다. 그 취지는 폭력을 사용하여 체제에 임박하고 직접적 위협을 가하지 않는 이상 이러한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라는 것이다. 「본문」 중에서
형법학계에서는 형법은 사회통제의 ‘최후수단’으로 사용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즉, 형법은 불법성이 명백하고 중한 반사회적 행위에 한하여 행사되어야 하고, 그렇지 않는 반사회적 행위에 대한 제재는 법률이 아닌 사회규범이나 형법이 아닌 법률에 맡겨두어야 한다. 그리고 형법을 사용하여 제재를 가할 때도 시민에게 최소의 침해를 가져오는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 형법이라는 강한 독성의 약을 남용하면, 시민사회의 자기치유력이 떨어지고 형법 동원에 대한 내성만 높아지기 때문이다. 저자는 한국사회의 사형제, 간통죄, 형행제도를 통해 형벌권이 과잉으로 행사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사형제는 김영삼 정부의 말기의 사형집행 이후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10년 동안 집행이 되지 않아 실질적인 사형폐지 국가의 반열에 들어섰는데, 이명박 정부에서 사형집행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저자는 잔혹한 범죄에 대한 대중의 공포, 그러한 범죄를 저지른 죄인에 대한 대중의 분노는 정당하지만, 그 공포와 분노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가 사형을 선택하는 것은 도덕적 정당성 문제 외에 범죄예방과 억지의 차원에서도 효과가 없다고 주장한다. 현재 살인범을 사형에 처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게 피해자의 감정을 해소하는 방법이라 사형이 존치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근대민주주의 형법의 임무는 피해자의 감정해소를 정형화.인도주의화하는 것이며, 실제로는 사형으로 인해 피해자 가족의 고통이 해소되지 않는다. 여기서 저자는 사형제 폐지 여부를 떠나 살인범죄의 피해자 가족을 위로하고 지원하는 체계적 프로그램이 시급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기본적으로 사형제의 폐지를 주장하는 저자는 설령 바로 사형제가 존치된다 하더라도, 사형집행을 재개하지 말고 그 적용요건, 절차, 범위를 개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한다.
2008년 촛불집회와 관련된 법적용은 민주주의국가의 가장 핵심적인 기본권인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유모차부대’에게 ‘아동보호법’을 적용하라는 행태는 일종의 저급코메디에 해당하며, ‘불법집단행위에 관한 집단소송법안’은 2008년 상반기의 거대한 촛불집회.시위로 혼쭐이 난 집권세력이 촛불이 줄어들자 꺼내든 ‘막가파’식 복수극 대본이라고 지적한다. 아울러 집회.시위를 적대시하는 정책과 법률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불법’집회.시위와 이에 대한 강경진압이 격돌하는 악순환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사형제 문제와 촛불 이후 법적용 등은 현 이명박 정부가 형법을 과도하게 집행하던 권위주의정부 시절로 돌아가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러한 형법의 남용은 진정한 민주주의사회로 나아가는 데 심각한 장애요소가 될 수 있기에, 충분한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 땅의 소수자를 위하여
우리 사회에는 외국인 노동자, 혼혈인, 난민, 성적 소수자, 양심적 병역거부자, 한센병 환자, HIV/AIDS 감염인, 장애인, 수인 등의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가 있다. … 이들에게는 단일민족의 혈통과 문화를 더럽히는 놈, 이단종교에 빠져 병역을 기피하고 국기에 대한 경례도 거부하는 놈, 성도착에 빠져 질병을 퍼뜨리는 놈, 범죄를 일삼고 법과 질서를 파괴하는 놈 등등의 왜곡된 딱지가 붙고 차가운 시선이 던져진다. 나아가 감금, 처벌, 추방되기도 한다. 「본문」 중에서
세계인권선언 제1조는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과 권리에 있어서 동등하다”라고 선언한다. 제2조는 “모든 사람은 인종, 피부색, 성, 언어, 종교, 정치적 또는 그 밖의 견해, 민족적 또는 사회적 출신, 재산, 출생 및 그 밖의 지위 등에 따른 어떤 종류의 차별 없이” 이 선언의 권리와 자유를 누릴 자격이 있음을 선언한다. 이 선언은 약자와 소수자도 “나도 똑같은 사람이다! 나를 사람으로 대우해라”라고 항변할 수 있음을 선언으로 밝히고 있다. 간명하지만 인간의 이성과 양심을 울리는 말 앞에서는 어떠한 강자도 다수자도 움찔하지 않을 수 없다.
저자는 소수자와 약자의 처지와 고통에 공감하고 그들을 껴안는 것을 보노보 세상의 기본전제로 제기하면서, 우리 안의 소수자 문제의 현 상황과 문제점들 더 나아가 개선방안을 제시한다.
저자는 먼저 소수자 문제와 관련한 일반인들의 이중적 태도를 비판한다. 기본적으로 사회적 강자나 다수자가 소수자를 향하여 노골적 비난을 퍼붓지는 않으며, 배운 교육이 있으므로 공식적으로는 약자와 소수자의 인권존중과 보호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자신들의 이익이 침해되거나 불편을 초래할 때에에는 태도가 변한다. 이 순간 소수자는 ‘우리’가 아닌 ‘저들’이 되며, 나아가 ‘가짜 인간’ 또는 인두겁을 쓴 짐승으로 전락한다. 이때 인권은 강자와 다수자의 신념, 이익, 취향, 문화의 틀 내에서만 의미를 갖는 초라한 존재로 전락하며, 민주주의는 다수자의 전제(專制)로 변질한다.
우리는 역사적 경험 속에서 우리 자신을 ‘피해자’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다. ‘방어적 민족주의’나 ‘반만년 단일민족론’은 민족해방투쟁을 위한 사상적 기초를 제공하기도 했지만 우리 안의 인종차별주의라는 부산물을 만들어냈다. 재일교포가 받는 차별에는 분노하면서 정작 우리는 화교들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봉쇄했다는 사실에 대한 인식은 미미하다. 게다가 최근의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혼혈에 대한 인식은 매우 우려스러운 수준이라, 2007년 8월 17일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로부터 “외국인과 혼혈을 차별하는 단일민족 국가 이미지를 극복하라”는 권고 보고서의 지적을 받기도 하였다. 이러한 인종차별주의는 세계 각지에서 정치적 이유 등의 박해를 피해 한국을 찾은 난민에 대한 처우에서도 그대로 드러나 난민인정이 지극히 미미한 현실이다.
이 외에도 저자가 지적하는 ‘성적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 ‘양심에 따라 병역과 국기에 대한 경례를 거부하는 사람들’ ‘장애인’ ‘아동과 청소년’ ‘여성’ ‘한센병 환자와 HIV/AIDS 감염인’ 등의 문제는 지극히 심각한 수준이며, 아직도 한국사회가 지독한 편견과 폐쇄성에 갇혀 있다는 점을 드러낸다. 소수자에 대한 배려와 받아들임은 침팬지가 지배하는 ‘승자독식의 사회’에서 상호조화의 보노보 세상으로 가는 단초가 되며, 진정한 진보도 여기서 시작됨을 밝히고 있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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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한 내용이지만 누구라도 아주 쉽게 읽어내려갈 수 있을 듯 합니다.
zikomo 2011-05-13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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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읽어보세요
wksohn 2011-07-28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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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의 뜻...
밭고랑 2010-12-17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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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과 차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책. 작가의 열린 생각이 인상적입니다.
3light 2009-11-21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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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자가 가지고 있는 평균적인 시각...정글자본주의에서 이타적 마음을 가지면 된다?
사복 2011-02-16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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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을 뛰어넘어, 인간의 한국을 만들자!!!
노 전 대통령의 사망(서거라는 슬픈 말보단, 자연사가 아닌 명백한 변사이므로 사망으로 쓰겠다.)으로 나라가 우울했다.
그런데... 5년간 노무현 정권이 실패했던 것들이 그의 죽음으로 갑자기 번데기를 벗고 나비가 되는 모습을 보고 나는 몹시 의아하다.
그는 분명히 버블 경제 삽질 정책과 환경파괴 정책을 펼쳤고, 신자유주의에 적극 호응하는 fta를 도입하려 했으며, 학교의 사교육화를 부채질하는 실패한 대통령이었다. 그에게 실망한 사람들은 결국 되도 않은 이명박을 뽑는 악수를 두지만...
노무현 정권의 노동 정책이나 농업 정책은 뭐, 그다지 노동자 중심이거나 친환경적이지도 않았잖은가. 그런데도... 마치, 노무현 정권의 업적이 노동자 친화적, 농민의 벗인 양 미화하는 것은, 아무리 그의 죽음이 애석하대도... 과장이 심하다.
물론 노무현 정권이 노동자를 군홧발로 짓밟진 않았지만... 비정규직의 확산을 저지하려는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았고, 농업의 황폐화를 불러올 자유무역을 더 활짝 열어준 것은... 당시의 부시 미국 정권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겠지만... 그가 지금처럼 칭찬받을 만큼 잘하진 않았다고 생각한다.
삼성을 지금처럼 간이 붓도록 만든 정권은 바로 그 정권이었다.
삼성이 태안 앞바다에 시커먼 기름을 쏟아부었을 때, 아무런 준비도 없는 국민들이 '자원봉사?'란 이름으로 위험한 원유에 노출된 섬찟한 사건같은 것은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가?
참여 정부는 총체적으로 무능하고 무기력했던 정권이지만, 그랬던만큼 유시민의 복지정책은 '공'으로 남았다. 국가적 복지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던 것은 준비안된 정권의 큰 업적일 수 있다.
뭐, 참여정부가 잘하지 못한 데는... 한나라당의 딴지걸기와 온갖 권력, 금권, 언권 등을 가진자들의 담합이 시종 흔들기를 멈추지 않은 이유가 가장 크지만... 그렇다고, 지금 노무현을 하느님과 동격에 놓는 식의 모습들은... 뭔가, 좀 아니다.
서울대 교수들의 시국선언이 터졌다.(그 자리에 듣보잡 노친네들이 쌩쑈를 벌인 해프닝도 벌어졌지만... 이명박의 하수인들은 참 거지같은 꼴을 하고 있다.)
중앙대도 나왔고, 계속 이어질 조짐이다.
작년에 촛불집회에서 '이명박은 물러가라'고 했지만, 반성하고 좀 잘 하란 뜻이었다.
그렇지만... 결국 반성은 아침이슬보다 빨리 말라버렸고,
어제 피디수첩에서 보여준 일부분처럼...
국민을 섬기는 마음으로 찍어 조졌다.
벌금을 매기고, 온갖 고발과 압수, 구속을 일삼고...
아무 이유도 없이... 48시간에 가까운 구금을 한다.
나는 전두환 시절에 대학을 다니면서... 경찰서 신세를 한 댓 번 진 것 같다.
그렇지만... 한 번도 24시간을 넘긴 적이 없다.
보통 저녁 무렵에 들어 가면, 다음 날 점심 먹고는 내보내 줬다.
하긴 그 때는 워낙 대학생들의 출입이 무상해서 우리를 이틀 재워줄 공간도 없었겠지만...
맞기는 많이 맞았더랬다.
전두환 시절의 경찰에 비하면, 지금 경찰 놈들은 훨씬 잔인하다. 알아서 긴다. 이게 imf의 학습 효과인가?
헌법은 무시되고, 집시법, 마스크법, 온갖 듣보잡법이 판을 친다.
부자는 무죄법...은 거의 불문율이다.
휠체어 무죄법이랄까... 삼성, 현대, 한화... 요놈들은 툭하면 휠체어다. 그리곤 무죄.
서울대 법대 조국 교수가 보노보 찬가를 썼다.
자본주의란 침팬치 깡패 세계에서 보노보처럼 여성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하자는 이야기다.
그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촛불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노무현의 죽음을 통하여 국민이 깨달은 것들... 사소한 소중함들의 절실함... 같은 것들을 깨닫게 된다.
한국 사회의 정치지형이 전쟁과 권위주의를 거치면서 심하게 오른쪽으로 치우쳐 고착되어, 진보진영의 존재는 그 자체로 소중하다.(75)
아, 진중권처럼 줘까는 말도 시원하지만, 이런 애정어린 질타가 한국의 진보에겐 정말 필요하다.
민노당과 진보신당에게 정말 잘 하라는 애정을 보낸다.
당대가 이른 가장 높은 문명 감각의 정상에 서서 당대가 이른 가장 높은 현실 정치에 대해서조차 비판하는 것. 이것이 진보이며, 진보는 불리한 진실도, 불편한 진실도 모두 다 드러내고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77)
이런 것이 진보에 대한 진실한 기대다.
그냥 맘에 안 들어 해선 안 되며, 애정을 가지고, 그러나, 무식함에 대해서는 충고를 하는... 그의 글은 한없이 따스하다.
불의는 참아도, 불이익은 못 참는다.
요즘 사는 사람들의 생각이다.
이명박이 먹고 사는 생각이다.
인권운동은 불의를 못 참는데서 출발하는 운동이며, 불이익은 나누고 조정하는 운동이어야 한다.(89)
이익을 생각하기만 해서는 불의를 넘기게 된다. 새길 일이다.
기업 프렌들리 정책이 기업 범죄 프렌들리 정책으로 가는... 강부자고소영에겐 솜방망이, 국민에겐 쇠방망이인 정부를 질타하는 모습은 속이 시원하다.
그의 빗살은... 구석구석을 긁어 준다.
요즘 정국을 보고, 가슴이 답답하신 이들은...
이 책의 1,2부를 읽어볼 일이다.
그리고 3부는 법조인으로서, 그가 느낀 소수자 문제들을 적은 것이니 천천히 읽어도 좋다.
내가 리뷰를 쓰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망에 대한 과도한 미화를 앞세운 것은...
고인에 대한 추모가 싫은 것이 아니라... 그런 것들은 오히려 사태를 너무 단순하게 바라보게 하는 맹목을 만들기 때문에 삼가야 할 것이라 생각해서 중언부언 한 것이다.
이 나라가 자본주의란 침팬지들의 정글 속에서 보노보의 삶을 살아 내려면, 치열하게 스스로를 다스려야 한다. 그러기에 조국 선생의 글은 시원한 빗살이 되어 준다.
지엠 대우가 엉망이 되고, 이제 쌍용이 엉망이 된다.
국민의 삶의 질은 갈수록 엉망이 되어 버린다.
그가 이명박에게 주는 조언이 있다.
적게 주는가를 걱정하지 말고, 고르게 주는가를 걱정하라!
좌회전 깜박이를 켜고 우회전했던 참여정부와
우회전 깜박이를 켜고 급우회전의 도를 지나쳐 논길로 자동차를 마구 모는 현 정부의 작태를 보면서, 시사in이나 한겨레 21조차도 조국교수처럼 애정어린 눈길로 진보의 미래를 모색하는 글을 쓰기 어렵다. 갑갑해 하는 이들이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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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9-06-04 공감(26)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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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처럼 살기
작년 지성사에서 나온 <성찰하는 진보> 에 이어 두번째 낸 한국 사회 비평서다. 이전까지 조국 교수의 작업이 순수하게 학문적이거나 소재는 현실의 구체적인 사안을 담고 있더라도 그에 대한 법률적 해석과 지향해야 할 바를 심도있게 살피는 것이었다면, 지난 책과 이 책은 한국 사회 현실에 대한 생생한 목소리를 담고 있다. 내 맘대로 평하자면 그는 이명박 정부가 하는 짓거리에 단단히 화가 났다. 물론 이전에도 간간히 <아웃사이더>에도 글을 쓰고, 신문 칼럼란에도 짧은 글을 쓰곤 했지만, 정식으로 이렇게 현실 비평 책이 나온 적은 없었다.
수년 전 접한 조국 교수의 책,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위하여>는 이후 내 삶에 큰 변화를 가져왔을 정도로 강했다. '조국'이란 이름으로 도서 검색을 하면 수많은 책들이 쏟아지는데, 그 중 이 책이 단연코 최고라고 말하고 싶다. 그 이후부터 조국 교수에게 관심을 가졌다.
진보 진영의 일부 사람들은 조국이 동국대에서 서울대로 옮긴 사실에 대해서 좋지 않게 생각하고, 또 좀더 적극적으로 현장에서 뛰며 부대끼길 바란다. 하지만 그는 충분히 지금 강단과 현장을 오가며 할 만큼 하는 듯 하다. 조국 교수는 자신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이와 같은 시선을 느꼈는지 이 책의 맺음말 '불환과이환불균(不患寡而患不均)'을 통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나는 지역주의의 수혜지역인 경상도 지방에서 남성으로 자라나서, 입시경쟁의 승자가 되어 대학에 들어간 후 '미국 물'까지 먹고 돌아왔으며, 집값 비싼 강남 지역에 거부하면서 '학벌'의 정점이라는 대학에서 교수를 하고 있다. 침팬지 세상의 '승자'가 된 것이다. 마르크스의 유명한 정식, "존재가 의식을 규정한다"에 따르면, 나는 지금 '숭미(崇美) 보수우파'로 활약하고 있어야 할게다."
"그런데 나는 사회적으로 반대성향의 사람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스스로도 자신을 그렇게 생각한다. 나는 우리 사회가 신자유주의 또는 시장만능주의를 버리고 사회민주주의적 사회운영원리를 대폭 받아들여야 한다고 판단하고 행동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벗들은 '생래(生來)적 진보'가 아닌 자가 '의지(意志)적 진보'를 견지, 지향한다고 종종 나를 놀리기도 하는데, 이 글을 빌어 응답을 할까 한다."
그는 그가 말한대로, 그가 처한 모든 조건상 극우 혹은 보수, 우파 진영에 속해 있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그는 진보 진영의 든든한 버팀목인 법학자이며,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비롯해 - 여기에는 김두식 교수도 크게 한 몫 했다 - 사상과 양심의 자유와 인권을 위해 기여한 바가 크다. 그가 걸어온 길을 볼 때 그는 철저히 자신의 환경적 계급에 반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 그는 그 이유를 침팬지의 탐욕 유전자가 아닌 보노보의 공감 유전자에서 찾는다. "자신은 안락한 처지에 있다고 하더라도 인간은 자신과 전혀 무관한 타인의 고통에 가슴 아프기 마련"이며, "'측은지심'이라는 인간의 본성이 없다면 인류의 지속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에서 조국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이명박에게 보내는 편지, 하나는, 진보 진영에 보내는 편지, 남은 하나는, 장애인, 병역거부자, 성적 소수자, 아동, 청소년, 여성, 한센병 환자, 에이즈 감염인을 비롯한 소수자 혹은 약자를 위한 부분이다. 제 1장 ''정글자본주의'의 시대, 진보의 길 찾기'와 제 2장 '형벌권의 과잉과 남용은 안 된다'는 진보 진영과 이명박에게 보내는 메세지를 모두 담고 있으며, 제 3장 '이 땅의 소수자를 위하여'는 소수와 약자의 인권과 자유에 관한 메세지이다. 모든 꼭지 하나하나 버릴 게 없지만, 그 중 진보 진영에 보내는 조언은 다시 한번 새겨야 한다.
"진보진영은 진보의 문제는 단지 고상한 가치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서민대중에게 밝혀야 한다. 서민들의 ‘욕망’을 폄하할 것이 아니라 그 ‘욕망’을 직시하고 진보적 관점에서 재구성하여 그 충족의 전망과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민주, 인권, 공정, 평등, 복지, 연대 등의 가치는 바로 ‘밥’에 대한 문제라는 것, 즉 어떠한 방식으로 ‘밥’을 만들고 어떠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밥’을 나눠 먹을 것인가의 문제라는 것을 쉽고도 실감 있게 전달해야 한다." (p.83)
내 자신을 진보라고 말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망설여지지만, 적어도 상식적 가치 - 대한민국에선 상식을 추구하면 진보다 - 를 추구하고자 노력하긴 한다. 그러나 상식적 가치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높였지만 그것을 인간의 욕망과 연계지어 고민한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민주, 인권, 공정, 평등, 복지, 연대 모두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임은 분명하지만, 진보가 말로 그렇게 떠들어대도 사실상 선거판에서 지지율을 높이지 못하는 이유는, 현장에서 죽어라 부대끼고 뛰어다니면서도 그들로부터 외면받는 이유는, 바로 '밥', '욕망'의 문제를 간과했기 때문이다. '민주'와 '인권'과 '공정'과 '평등'과 '복지'와 '연대'라는 단어가 어떻게 밥이 되는지에 대해서, 밥을 만들기 위해서 그것들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서 제대로 말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참 어렵긴 하다. 민주, 인권, 공정, 평등, 복지, 연대가 어떻게 밥이 되는지를 설명하는 건, 선거 때 툭 튀어나와 "뉴타운 만들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것보다 확실히 어렵다. 이미지상 - 순전히 이미지만 - '뉴타운'은 바로 머리 속에 '밥'을 떠올리게 하지만, 민주, 인권, 공정, 평등, 복지, 연대는 밥으로 가기까지 한참을 돌아가야 한다. 진보가 해야 할 일은, 바로 이 경로를 단축하는 프레임을 만드는 것이다. 단지 프레임이어서는 안되고, 이러한 가치들이 바로 밥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무슨 자판기처럼 '인권'을 집어넣었더니 '밥'이 툭 떨어지는 식으로 만들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경로를 단축하는 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조국에게 기대하는 바가 많고, 바라는 바가 많아 그가 좀더 열심히 목소리를 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사실 지금도 충분하다. 환경적 계급을 배반하고 놀림감이 되면서 진심어린 충고와 조언을 하는 그가 고맙다. 조국은 '들어가는 말'에서 "대한민국이라는 '정글'에는 더 많은 '보노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침팬지에 가까운 환경에서 보노보의 '앞잡이'로 살며 더 많은 '보노보'를 위해 목소리 내는 이 보노보가 진심으로 고맙다. 세상에는 이 같은 보노보가 많아져야 한다. 침팬지가 가득한 대한민국에서 더 많은 보노보가 나타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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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9-07-02 공감(20) 댓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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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찬가
먼저 조국교수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야겠다.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법대를 나왔고 지금은 서울대학교 법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출신지역은 PK, 학벌은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 현재의 지위도 대한민국 상위 몇%에 있을게다
게다가 인물도 훤칠하다.
요즘말로 하면 엄친아이다.
대한민국의 주류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 사람이 걷고 있는 길을 보자.
사법고시는 애당초 하지 않고 처음부터 학문의 길을 걷고 있다.
그뿐인가, 사회활동은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부소장이며 국가인원위원회 인권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그가 활동한 내역을 보면 그는 대한민국 주류로부터 배신자라는 소리를 들어야만 하는 사람이다.
이제 책으로 돌아가보자.
보노보라는 침팬지가 있다고 한다.
아프리카 콩고의 밀림지대에서 발견된 종인데 기존의 침팬지와는 다른 독특한 행동양식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침팬지는 수컷중심의 수직적 서열구조를 가지고 있고, 폭력을 동반한 치열한 내부권력투쟁과
다른 집단과의 전쟁, 성인수컷에 의한 유아살해등의 행태를 가지고 있지만
보노보라는 침팬지는 전혀 다른 삶을 보여주고 있다.
보노보침팬지는 암컷끼리의 연대가 강하고 수컷이 암컷을 지배하지 못하며
부자보다 모자관계가 더 중요한 암컷중심의 사회구조를 보여준다.
상당히 평등한 문화를 유지하며 무리내의 병자나 약자를 보호하고 다른 무리와 긴장관계가 조성되도
전쟁이 아닌 애정표현과 섹스를 나누면서 긴장을 풀고 평화를 유지한다고 한다.
조국교수가 보노보찬가라고 책 제목을 붙인 것을 보면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지 짐작이 간다.
남성중심의 단어를 보자면
권력, 투쟁, 전쟁, 수직, 서열, 상명하복, 군대등이 생각되지만
여성적인 단어를 떠올려보면
모성애, 어머니, 평화, 희생, 나눔등을 말할 수 있겠다.
88만원세대에서 우석훈교수가 언급했듯이 지금의 사회는 극렬한 투쟁의 시대임이 분명하다.
개인과 개인이 끝도 없는 경쟁을 벌여서 살아남아야 하는 사회다.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사회에서 개인과 약자는 없다.
오직 남을 밟고 올라서야만 한다.
누구나 사회적 약자가 될 수 있지만 누구도 자신은 그렇게 되지 않으리가 생각한다.
몇년전에 항공기 조종사가 노조를 결성하고 파업을 했을때 그 조종사 중 누구도 자신이
노조에 가입하고 파업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지금도 여러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람들의 생존권투쟁을 보자면 그런 이야기는 많이 들려온다.
자신은 노조는 무조건 빨갱이들이 만드는 것이고 자신에게 파업은 절대악이었다고....
책은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1장에서는 작년 촛불집회를 보내며 작가가 생각한 진보의 나아갈 길에 대해서 여러모로 언급을 하고 있다.
며칠전에 어느 진보주의자가 언급한것처럼
이명박이 이건 이래서 나쁘고 저건 저러저러해서 안된다고 할 때가 아니라
진보도 밥 먹여준다고 확실히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명박이 경제를 살리겠다 라는 프레임을 선점해서 대통령에 당선이 된 것처럼
진보도 국민들에게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명백한 프레임과 정책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의 진보는 정책부분에서 무능하다는 것이다.
우리의 정책은 좋지만 국민들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칭얼대지 말아라고 한다.
먹혀들어가지 않는 정책이라는 것이다.
2장은 형벌권의 과잉과 남용은 안된다
요즘 법집행의 과잉이 여러곳에서 보여지고 있는데 이것에 대한 경고이다.
자신의 전공이니 만큼 형법의 집행, 사형제의 폐지, 격리와 억압중심의 행형제도는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3장은 이땅의 소수자들과 소수자들이 아닌 사람들에게 보내는 글이다.
성적소수자, 인종차별주의, 양심적 병역거부자, 장애인, 여성등
우리사회에서 또는 우리사회가 지켜주고 보호해주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소수자 말고 다수자들이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말해준다.
우리 몸에 알게 모르게 숨겨져 있는 약자에 대한 우월감은 정말 무섭다.
왠지 백인에 대해서는 약해지면서 흑인과 동남아시아인들은 무시하는 행동.
군대는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 것이 좋다라고 말하면서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남자들을 무시하는 사람들
약자가 살기 좋은 사회는 모두에게 살기좋은 사회라는 말이 있다.
생각해보면 그렇다.
예를 들어보자
계단보다는 비스듬한 경사길이나 엘리베이터가 편하다.
아니 처음부터 도로의 육교를 다 없애야 한다. 도대체 육교와 지하도는 누구를 위해서 만든 것인가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만든 것이 아니라 교통의 흐름을 막지 않기 위해서 만든 것 아닌가.
자동차가 보행자보다 분명 강자임이 분명하지 않은가
자동차가 사람을 피해서 조심해서 다니면 횡단보도로 충분한데 왜 힘들게 계단을 오르내리게 육교를 만들었을까
조금 불편할 것 같은가? 당신이 운전자라면 그럴 것이다.
하지만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당신에게도 숨어있는 강자의 모습이 있는 것이다.
나도 어떤 순간에는 걸어서 다녀야 하고, 나는 차를 몰고 다니는 그 순간
나의 부모님은 노구를 이끌고, 나의 아내는 아기를 업고 힘들게 계단을 오르내리고 있다.
나만 편하면 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보자.
이제 우리사회에 필요한 것은 남성의 강력한 힘이 아니라 여성의 보듬어주는 사랑이 필요하다.
나의 부모님세대에서는 가난을 벗어나고자 남성중심의 병영식 사회구조가 필요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모두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사회가 되었다.
그리고 그 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보노보침팬지식의 사회행동양식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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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쑥언니 2009-08-30 공감(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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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
맺음말에 써있는 바와 같이 저자는 "지역주의의 수혜자인 경상도 지방에서 남성으로 자라나서,
입시경쟁의 승자가 되어 대학에 들어간 후 '미국 물'까지 먹고 돌아 왔으며, 집값 비싼 강남
지역에 거주하면서 '학벌'의 정점이라는 대학에서 교수를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지적 진보를 견지하고, 의식적으로 왼편에 서서 존재에 대한 '배신'을 계속 하고자 합니다.
물론 롤링의 예처럼 가진자의 호사라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자와 같이 현 정권
그리고 서로 공생하는 보수진영의 무한 역주행을 막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지금도 곳곳에서
각자의 소리를 내며 브레이크를 걸며 보노보의 세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현 '정글자본주의'의 시대에서 진보의 역할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으며,
국가권력이 형벌권을 과잉으로 사용하고 있음을 경고하고, 책세상 문고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위하여'에 썼던 것 보다 더 확장된 소수자를 위해 해야할 일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하나 하나 옳고 바른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현 정권에 의한 이땅의 '정글화'가 더욱
가속되어 침팬지가 득세하는 야만의 세상이 도래할 수도 있지만, 이땅에는 생각보다 많은
보노보들이 "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을 잊지 않으며, 이땅의 미래를 걱정하고
또한 보노보의 세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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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an 2010-12-12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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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책일 읽다가 문득 전우익 선생의 책 제목이 생각이 났다.
"혼자만 잘살믄 무슨 재민겨?"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지나칠 정도로 경쟁에 노출 되어 있다. 어려서는 형제들과의 경쟁에, 조금 커서는 학우들과의 경쟁에, 성인이 되어서는 수없이 많은 타인과의 경쟁에 노출되어 있다. 경쟁에서 이기면 모든 것을 차지하지만 경쟁에서 지면 모든 것을 잃는 승자 독식의 체제에 너무나 친숙한 나머지 잘 살기 위해서 한없이 경쟁한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노래했던가?
"좀 더 비싼 너로 만들어 주겠어 네 옆에 앉아 있는 그애보다 더
하나씩 머리를 밟고 올라서도록 해 좀 더 잘난 네가 될 수가 있어"
무한 경쟁의 사회 속에서 남들보다 한 걸음 앞서는 것이 잘 사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음에도 결코 멈추려 하지 않는다. 물건에 등급을 메기듯이 아이들에게도 등급을 메긴다. 1등급에서부터 13등급까지! 요즘은 바뀌었는지 몰라도 등급을 메기는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 남보다 고작 1점이라도 더 얻는 것이 성공을 위한 지름길이라 생각하면서 오늘도 아이들은 박터지도록 공부에 매진한다. 그뿐이랴. 성인이 되어서는 직장에, 진급에 목을 맨다. 남보다 연봉을 더많이 받는 것이, 대기업에 들어가는 것이 성공을 위한 지름길이요, 잘 사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경쟁 속에서 전우익 선생의 이름답지 못한, 전혀 우익적이지 않은 진지한 물음은 우리에게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한다. 그렇게 잘 살려고 노력하는데 혼자만 잘 살면 무슨 재미인가?
얼마전 대기업이 해도해도 너무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오죽하면 신자유주의자의 신봉자 MB께서도 경고를 했던가? 대기업의 빵집 진출, 떡볶이와 순대 판매 진출에 대한 경고였다. 대기업이 자동차를 만들어 팔면서 국민들을 호구로 생각할지라도 애국이라는 미명하에 불평등을 감수했던 사람들도 하나같이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렇게 혼자만 다 쳐먹다가 탈난다는 국민들의 분노가 마음에 걸렸던지, 아니면 MB 가카께 밉보이고 싶지 않아서였는지 슬그머니 골목 상권에서 물러났다. 그렇지만 정말로 물러났는가? 아니다. 여전히 SSM 규제는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런 규제에 대하여 대단하신 홈플러스 임원께서는 안국 경제는 수박경제라는 둥, 겉은 파랗지만 속은 빨간 좌파 경제라는 둥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잘나신 그분들에게 묻고 싶다. 혼자만 잘 살면 무슨 재미가 있는가?
조국은 보노보 찬가를 통하여서 무한 경쟁에 몰입해 있는 한국 사회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렇게 경쟁 일변도로 나가는 것이 과연 답인가라는 질문 앞에 우리는 진지한 성찰을 해 볼 때이다. 자기 무리들도 공격해서 모든 권력을 독식하는 침팬지가 넘쳐나는 세상 속에서 작지만 공존의 의미에 대해서 태생적으로 알고 있는 보노보의 삶의 방식을 소개한다. 좌와 우로 갈리어서, 피아를 구별하면서 상대방을 찍어 내리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생각은 멀리 보지 못하는 단견이라는 그의 주장 앞에서 보수도 진보도 깊은 성찰을 해야할 것이다.
차이점 보다는 공통점을 중시하고 자신에 대한 비판도 웃어넘기며 상대를 끌어안고, 자기 정파의 이익을 먼저 양보하는 포용력과 넉넉함을 보고 싶다는 말랑말랑한 힘을 발휘하는 진보가 보고 싶다는(78p) 조국의 말 앞에서 과연 우리는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아직까지는 가야할 길이 멀어 보인다.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은 친이와 친박으로 패를 갈랐으며, 소위 진보라는 사람들도 자기 정파의 사람들에게 당선을 안겨 주기 위해서 온갖 치졸한 방법들을 동원했고, 민주통합당은 야당의 맏형이라는 간판 아래 자기 당의 이권을 위해 연합의 대상을 깎아 내리고 협박하더니 친노와 비노로 패싸움하기에 여념이 없다. 이러한 정치권을 보면서 실망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손을 놓을 수 없어서 뛰어든 저자와 시민단체 인사들의 허탈함이,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배신감이 손에 잡히는 것 같아서 더 안타까운지도 모른다.
잘 사는 것 중요하다. 경제적인 번영도 중요하고,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지만 이 모든 것에 앞서서 인간이기를 원하는 것은 더 중요하다. 우리가 사는 사회가 적자생존의 정글이 아니라 약자를 보듬어 안는 따뜻한 사회가 되는 것은 더 중요한 일이다. 2012년 한구 ㄱ사회에 더 이상 서울의 찬가가 아니라 보노보 찬가가 울려 퍼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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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2-04-23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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