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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 올림 - 황대권의 신앙 편지
황대권 (지은이)시골생활(도솔)2007-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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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9,500원
기본정보
반양장본
269쪽
책소개
<야생초 편지>의 지은이로 널리 알려져 있는 황대권이 고문수사와 무기형 선고로 만신창이가 되어 시작한 신앙 생활 동안 그를 돌봐준 디냐 자매님과 주고받은 편지를 모아놓은 서간집. 역경에 처한 한 인간이 신앙을 매개로 어떻게 두 발로 다시 서게 되는지의 과정이 담겨있다.
가톨릭에 입문하게된 계기에서부터 행동하는 신앙인으로 살고자 노력하는 모습, 진리에 대한 고민, 재소자들의 신앙생활 모습, 그리고 건강에 대한 메시지 까지 신앙과 생활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언뜻 보이는 제1세계 중심의 기독교의 오만과 독선에 대한 비판 또한 날카롭다.
한 개인으로서 입은 상처와 분노가 신앙으로 통해 사랑과 (다른 방식의 분노를 담은) 용서로 변해가는 모습 속에서 우리는 신앙이 우리 자신에게 어떤 의미를 가져야 하는지, 그리고 이 세계와 나 사이의 어떤 매개체가 되어야 하는지를 곱씹어 볼 수 있다.
목차
1장 신앙의 멘토를 만나다 _ 1989년에서 1990년 디냐 자매에게 보낸 편지
대철 베드로입니다. 그냥 바우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사실 제가 편지를 쓰는 것은 자매님의 깊은 신앙심에 이끌렸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자매님의 인자하면서도 초롱초롱한 눈매가 신앙에 대해 서슴없이 여쭈어 보고픈 느낌을 갖게 합니다.
디냐 자매를 만나다 | 새로 태어난 형제 |두려운 남의 눈 |민주 투사가 된 어머니 |격려의 힘 |성서 퀴즈대회 | ‘무대포’ 할머니 |내 본명은 유대철 베드로 |로메로 주교 |믿음의 시작 |서로 섬기기 |이기주의에 대해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일치의 비밀 |성물 전시회 |속 썩이던 형제의 이감
2장 징벌방 피정_ 1991년 디냐 자매에게 보낸 편지
저로선 영세 후 처음 맞이하는 피정이었습니다. 귀중한 경험을 하였습니다. 밖에서 작업하고, 공부하고 할 때는 하고 있는 일 때문에 미처 느끼지 못한 것이었는데, 방안에 가두어 놓고 아무 것도 없이 맨 몸뚱이로 하루 종일 앉아 있으니 인간의 본능이 꾸역꾸역 기어 나옵니다. 식욕, 성욕, 명예욕....... 마구 먹고 싶고, 삿된 생각들이 시도 때도 없이 떠오르고, 잊어야만 할 사람이 눈앞에 아른거리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세상의 누구 하나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는 소외감에 떨어야만 했습니다.
소년 대인수 |다시 독방으로 |영원의 미소 |감방에 흐르는 눈물 |조선의 걸프전 |사랑이라는 암호 |김성자 이냐시오 수녀님 |제국주의는 악이다 |허병섭 목사님 |교리 경시대회 |서로 사랑하는 공동체 |죄의 연대성 |죽기 전에 죽으면 죽을 때 죽지 않는다 |징벌방 피정 |열 명의 깡패보다 한 명의 운동권이 더 위험하다 |내 마음속의 삼팔선 |하느님 감사합니다 |성가 경연대회
3장 사랑은 몸으로 _ 1992년에서 1993년 디냐 자매님에게 보낸 편지
병태 형제가 종교방을 떠나고 나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저는 그의 정신세계에 접근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스스로 의도하지도 않았고 때로는 경계하였건만 학력이 만든 벽과 사회적 위상의 차이를 저는 그다지 훌륭하게 극복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참으로 예수님 닮기란 얼마나 어려운지요!
성가 34장 |분노 |대부가 되다 |미덕과 미련 |사랑을 하되 구체적 대상에게 구체적으로 할 것 |갑작스런 죽음 |오딜 수녀님 |사랑하는 O O 에게 |관계를 통한 신앙 |중년의 문턱에 들어서며 |엄격한 자기관리 |사랑을 떠나서 남을 탓할 수도 욕할 수도 없다 |대자가 된 니콜라오 형제
4장 왕바랭이 함정 _ 1994년 디냐 자매님에게 보낸 편지
어렸을 때 ‘뚝방길’이나 논두렁을 걷다가 곧잘 누군가가 장난질한 풀매듭에 발이 걸려 넘어진 일이 생각납니다. 이렇게 넘어지고 나면 저도 분풀이로 그 언저리에 몇 개의 풀매듭을 더 만들어 놓고 그 자리를 떴지요. 이때부터 성질이 고약했나 봅니다. 이 매듭에 사용된 풀이 바로 왕바랭이였습니다.
내 신앙생활의 거울 |환경 주부 만세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불교와 기독교 |내 작은 야생초 텃밭 |똥거름 |왕바랭이 함정 |기도와 매너리즘 |사랑과 용서
5장 생활 속의 혁명가 _ 1995년 1997년 디냐 자매님에게 보낸 편지
디냐 자매님, 다시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생활 속의 혁명가가 되어야 합니다. 투사가 되어야 합니다. 온갖 잘못된 식생활과의 투쟁, 온갖 인간성을 마비시키는 외래 문물과의 투쟁, 온갖 타성에 빠진 습관과 몸놀림에 대한 투쟁 등. 마음 단단히 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이 싸움은 결코 자매님 혼자만의 싸움이 아닙니다. 작게는 자매님과 그 주변, 크게는 우리 모두의 싸움입니다.
암을 이기려면 암을 사랑하라 |병과 여성의 주권 |나를 고문한 자를 용서하라고? |자연 치유 |생활 속의 혁명가 |하느님은 나와 남을 합쳐주는 풀 |암에 걸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미래의 교회 |기도의 참맛 |기독교의 오만과 무지 |왜 나는 아내를 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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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예수님께서 로마의 국가 보안법에 걸려 정치범으로 십자가에 처형당한 사실을 알고 계시는지요. 그렇게 볼 수도 있는 것이 아니라 외형은 분명 그랬습니다. 의도야 어떠하였건 그는 로마 지배 질서에 혼란으로 몰고 왔던 사람이니까요. 영세를 받기 전 저는 단순한 정치범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의 심정을 조금은 헤아리는 그런 정치범이 되었습니다.-p44-45 중에서
우리가 몸담고 있는 이 사회는 죄의 연대성 위에 놓여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바로 죄의 현실 속에서 마치 공기를 들이마시듯이 죄를 호흡하고 있는 셈이지요. 이것이 우리 마음에 있는 일곱 가지 죄의 뿌리 -교만, 탐욕, 탐심, 게으름, 욕정, 질투, 분노-와 만날 때 죄를 범하게 되는 것입니다.-p116 중에서 접기
저자 및 역자소개
황대권 (지은이)
1955년 서울에서 나서 경복고등학교와 서울대 농대를 나왔다. 그 이후 미국 뉴욕 소재 사회과학대학원(NEW SCHOOL FOR SOCIAL RESEARCH)에서 제3세계 정치학을 공부하던 중 국가기관의 조작에 의한 간첩단 사건에 연루되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른 살부터 마흔네 살까지 13년 2개월의 감옥생활 동안 나를 치유하고 어루만져준 것은 사소한 물건이나 벌레, 풀 같은
것들이었다. 예전 같으면 잘 주목하지 않았던 그들이 신령스러운 존재, 나와 똑같은 생명을 지닌 존재로 다가온 것이다. 그 이후 나는 감옥 안에 야생초 화... 더보기
최근작 : <치유의 인문학>,<민들레는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는다>,<고맙다 잡초야> … 총 23종 (모두보기)
황대권(지은이)의 말
이 서간집은 지극히 사적이고 내용도 특정 종교에 국한되어 있지만 나름대로 보편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어 세상에 내놓는다. 역경에 천한 인간이 신앙을 매개로 어떻게 두 발로 다시 서게 되는지, 과연 시낭의 본질ㅇ느 무엇이며 신앙생활을 통해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담겨 있다.
출판사 제공 책소개
이 서간집은 역경에 처한 한 인간이 신앙을 매개로 어떻게 두 발로 다시 서게 되는지, 과연 신앙의 본질은 무엇이며 신앙생활을 통해 우리가 얻고자하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담겨 있다.
분포
8.3
설날 저녁, 고요한 시간에 이 책을 마저 읽었다. 마음이 묵직하니 좋다. ˝쇠는 쇠에 대고 갈아야 다듬어진다˝(잠언 27:17). 신앙편지이지만 사람살이에 대한 통찰의 책이다. 나도 생활 속의 혁명가가 되어야겠다.
appletreeje 2012-01-23 공감 (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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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올림
바우 황대권님의 <야생초 편지> 이후 두 번째로 만나는 그 분의 글입니다. 야생초에 대한 그 분의 특별한 사랑과 관심이 마치 소외된 계층에 대한 연민처럼 느껴졌습니다. 단순히 야생초에 대한 이야기뿐이었지만 우리가 그냥 ‘잡초’라고 부르며 무참히 밟고 뽑아버리던 야생초를 고귀한 생명으로 대하는 마음에 감동했습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생명들 중 소중하지않은 것이 하나라도 있을까요? 바우님의 편지를 읽으면서 그 분의 따스한 마음이 신앙에서 비롯되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바우님이 영세를 받고 신앙 생활을 하게 도움을 주었던 디냐 자매님과의 편지를 엮어 만들어진 것입니다. 서른 살 나이에 구미유학생간첩단 사건에 연루되어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십삼 년 이 개월 동안 감옥 생활을 하는 동안 신앙적인 소통을 하였던 디냐 자매님과의 서신입니다. 우리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깊고 깊은 사랑의 관계라는 생각이 듭니다.
바우님도 한 서신에서 “사랑하는 디냐 자매님께”라고 쓰고 있습니다. 사랑한다는 말은 신앙을 통한 나눔을 뜻합니다. 서로 간의 편지를 통해 신앙의 본질과 자세를 잃지 않으려고 항상 노력하는 두 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제목처럼 신앙 편지라서 자칫 신앙과 무관한 분들에게는 지루한 종교 이야기로 치부될 수도 있겠지만 부디 그런 편견을 버리고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우리 나라를 망치고 있는 것이 이런 편견이 아닐까 싶습니다.
정치적으로 아는 것은 별로 없지만 남과 북의 정치적 대립으로 우리 머리 속에도 삼팔 선이 그어져 있지 않나 싶습니다. 내 편이 아니면 무조건 적으로 치부해버리는 현실처럼.
바우님이 감옥 생활 중에 믿은 것은 하나의 종교를 넘어선 깨달음이란 생각이 듭니다.
저는 신앙인이라고 말하기 부끄러운 신앙 생활을 하고 있지만 저의 종교관을 말하자면 종교는 믿는 수단일 뿐 신에 대한 믿음은 하나라는 생각입니다. 무얼 믿느냐보다는 어떻게 살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신이 우리에게 생명을 주고 사랑을 주었듯이 우리도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에 대해 사랑할 수 있다면, 그렇게 살 수 있다면 이 세상이 천국일 거라고 말입니다. 이 세상은 온통 자신과 다른 것에 대해 다투기 때문에 어지럽습니다.
바우님 자신도 인간으로서는 견디기 힘든 치욕적인 고문과 오랜 감옥 생활을 하면서 분노와 절망을 느꼈을 것이라 짐작했습니다. 그러나 바우님은 그들에 대한 증오심이나 복수심 따위는 애초부터 없었다고, 이상하게도 고문을 당하면서 그들이 밉기 보다는 가여웠다고 말합니다. 어쩌면 그들은 이미 사람이기를 포기한 것일 테니.
바우님이 말하는 신앙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생겨나는 온갖 감정과 일들을 ‘사랑’으로 승화시키는 것입니다. 바우님이 디냐 자매님께 보낸 편지만으로 엮여 있어서 디냐 자매님의 글은 볼 수 없지만 분명 바우님의 글처럼 따뜻함이 있을 거라 믿습니다.
종교는 신과 인간의 관계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바우님의 서신을 보며 그 분이 말하는 신앙에 공감하게 됩니다.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은 인간에 대한 사랑 없이는 불가능한 것 같습니다. 자신의 부당하고 절망적인 삶에서 희망을 끌어올리는 바우님의 모습을 보며 많이 부끄러웠고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바우님은 육체적으로 감옥에 갇혀 있을 망정, 정신과 마음은 누구보다 자유인이었습니다. 어쩌면 우리야말로 ‘자기애’, ‘이기심’이라는 감옥에 갇혀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름다운 삶에 대해 생각하게 해 준 바우님과 디냐 자매님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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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즐 2007-10-17 공감(1) 댓글(0)
우리의 삶가운데에서
정치범으로 옥게 갇혀서 여러가지 마음 고생이 많았을텐데 그러한 고통을 하나님을 만남으로 인해 하나씩 하나씩 아름답게 엮어가는 모습...참 보기가 좋습니다.
이렇게 옥에 갇혀서 생활을 한다는 것이...참.마음아픈 일일텐데...이렇게도 사는 사람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더욱 나의 삶을 감사하며 다잡게 살아가게 됩니다.
내 스스로가 만들어놓은 나의 생각의 덫을 좀 허물면서 살아야겠구나라는 생각도 들구요.
사실 저도 교회를 다니면서 여러가지 좋을 점들을 많이 발견하게 됩니다.
세상과 밀접한 관계 속에서 이익관계 속에만 있다가 교회를 가려면 여러가지 걸리는 것들도 많아요. 왠지 그 시간을 낭비하는 것 같기도 하고 꼭 가야하나 싶기도 하고...마음 가운데 믿기만 하면 되지라는 여러 가지 생각이 들지만...마음이 있는 곳에 모든 것들이 있다구....정말 내가 마음 먹기만 할뿐 아니라 내 몸을 움직이고 내가 정말 그 속에 들어갈때 또 다른 체험들을 하게 됩니다.
세상속에서 계산되어지던 모든 것들이 교회를 가고 예배를 드리다 보면 하나같이 비슷비슷하게 마치 답안지를 받은 기분이랄까요?
답안지를 보며 이 문제는 왜 틀렸을까? 내가 왜 이렇게 풀었지? 라는 생각이 들면서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사랑의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주위를 되돌아보게 됩니다...
그러한 내용들이 마음가운데 앙금과 함께 그리고 풀어가는 방법들을 고스란히 담아놓은 책이 바로 이 책이네요. 자신의 이익을 위해 들어간 것도 아니고 정의롭게 살아보고자 열심히 살다가 나와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몰려 들어간 감옥 생활속에...많은 괴로운 억울함이 있겠지만...그걸 그렇게 내팽개치지 않고 하나님 안에서 잘 다스려 내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습니다....
제가 교회를 다니는데 끝에 가서 개신교에 대한 반론을 제기 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것도 또한 우리의 삶가운데에서 숙고할 일들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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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d0034 2007-10-18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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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로 온 편지
나는 이름 모를 야생화와 들꽃들을 참으로 좋아한다. 언제부터 이들을 좋아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도 황대권님의 [야생초 편지]라는 작품을 읽은 직후부터가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정성스럽게 그린 예쁜 꽃들의 그림과 갱지에 적힌 글에서 전해져오는 풋풋함과 쓸쓸함에 가을을 느끼기도 하고 나도 야생초들에 대한 공부를 해볼까하는 엉뚱한 생각을 하기도 했다. 나에겐 온통 좋은 기억들만 남아있던 독서였기에 이런 황대권님의 새로운 책이 나왔다는 소식은 정말로 반가웠다. 책을 보고 "어라?"라는 말을 뱉어버린 이유는 이 책이 신앙생활에 대한 수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종교가 없기에 특정 종교들에 대한 거부감 같은 것은 없지만 내가 이 책을 가슴 속 깊이 읽어 낼 수가 있을지 걱정이었다. 분명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많으리라는 걱정 속에 나는 조심스럽게 황대권님과 다시 한 번 만나게 되었다.
책의 소개 글에서 알 수 있었던 것은 이 책이 그 분이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시던 시절 가톨릭이라는 종교를 받아들이시고 자원봉사자인 디냐자매님이란분께 십 년 동안 썼던 편지들을 모은 책이라는 것이었다. 십 년이라는 시간 앞에 고개가 숙여졌다. 그렇게 오랜 시간 꾸준하게 끊이지 않고 이어온 두 분의 우정의 편지는 끝없는 이야기처럼 길고도 길게 나의 친구가 되어주었다.
감옥에서 생활하다보면 그 죄가 깊던 얕던 아니면 유죄이건 무죄이건 종교생활을 하고 싶어지는 것 같다. 무언가 붙들고 싶고 용서받고 싶은 사람의 마음 때문이리라. [바우 올림]이라는 책을 통해 황대권님의 신앙생활뿐 아니라 가톨릭이라는 종교를 알아가는 기분이었다. 이 책은 전도의 목적으로 쓰여 진 건 아니지만 종교에 대한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고 있기에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단언컨대 내가 만난 것은 종교이기 이전에 사람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황대권님과 디냐자매님의 서신 속엔 그들의 삶이 녹아 있었고 그것은 생물학적인 성을 뛰어넘어 인간과 인간사이의 아름다운 우정이었다. 성별과 나이를 떠나 이토록 아름다운 인연을 맺으신 그 분들의 우정이 부럽고 질투가 났다. 그것을 엮어준 것은 종교이지만 유지시켜준 것은 종교뿐 아니라 두 분이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한 사람의 깊은 속내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것은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기회이다. 하지만 나는 [바우 올림]을 통해 한 번 더 황대권님의 만나 그 심연 속의 아픔과 삶에 대한 의지 그리고 사람과 사람사이의 살내 나는 소중한 인연의 끈을 느낄 수 있었다. 신앙편지라고 지레 겁먹고 읽지 않는 이들이 있을까 조금 걱정이 되지만 어느 곳에서나 사람의 진심은 통하는 법이기에 부디 이 책이 야생초 편지처럼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가을 황대권님의 손에서 디냐자매님의 손으로 그리고 다시 나에게로 온 이 편지는 어떤 선물보다도 고맙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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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치는다람쥐 2007-10-29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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