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초 편지 - MBC 느낌표 선정도서 | 야생초 편지 2
황대권 (지은이)도솔2002-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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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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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100자평(22)리뷰(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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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8쪽
152*223mm (A5신)
403g
책소개
13년 2개월 동안 복역한 양심수 황대권의 야생초 사랑 이야기. 그는 감옥에 자그만 화단을 두어 야생초들을 키우는 데서 단순한 취미가 주는 기쁨 이상의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한다.
흔히 감옥 속에서 쓴 글이라면 연상되는 것과 달리, 이 책의 편지들은 소박하다. 자신의 얘기보다도 야생초나 감옥 주위 동식물을 관찰한 얘기를 꼼꼼히, 그림과 함께 기록한 마음 편안한 관찰기다.
여동생에게 보내는 연작 편지의 형식을 띤 이 편지들은 하나마다 하나씩의 야생초(때로는 사마귀나 비둘기 같은 동물도 섞이지만)를 소개한다. 야생초를 보며 떠올린 생각들, 야생초의 쓸모에 대한 소개와 감탄, 그리고 양심수의 정처없는 심정이 혼합된 부드럽고도 굳센 글이다.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리고 그 솜씨가 너무나 놀라운 야생초 그림들은 책의 정취를 더하는 중요한 요소. 재생지로 만든 지면에 파스텔톤의 색깔을 포인트로 가미한 글씨가 귀엽기까지 하다.
목차
추천의 글 / 이해인
편집자 노트 / 나무선
1. 안동교도소에서 1 (92~93년)
내 작은 야생초밭 1995.5.14
생쥐란 놈들이 1992.6.1
사회참관 1992.6.12
홍콩 영화 1992.6.28
인재를 당한 내 꽃밭 1992.8.15
며느리밑씻개 - 며느리년 똥 눌 때나 걸려들지 1992.8.19
스타펠리아 - 자라고 영그는 데는 다 때가 있다 1992.8.25
참외꽃의 애잔함 1992.9.14
달개비 - 참으로 희한한 꽃 1992.9.17
이 풀더미를 한 평만 떼어다 1992.9.26
들풀모듬 1992.10.17
제비꽃 - 어릴 적 오랑캐꽃이라 불렀던 1993.5.15
모듬풀 물김치 1993.5.31
풀과 꽃이 만발한 교도소 1993.8.28
그리운 얼굴들 - 요료법 1 1993.9.22
야초차에 탐닉하다 1993.11.21
2. 안동교도소에서 2 (94년)
씨앗 1994.4.8
끈기를 가지고 행하되 조화와 균형 속에서! 1994.5.13
야생초들은 귀중한 옥중 동지 1994.6.1
한밤의 콘서트 1994.6.7
꽃밭이 아니라 완존히 똥밭 1994.6.23
강도와 교도관 1994.6.30
강아지풀 - 고 작은 털북숭이 속에 1994.7.9
뻗어라, 오이 덩굴 1994.7.13
닭의덩굴 - 무슨 덩굴이 좋을까? 1994.7.17
오줌은 최고의 생수 - 요료법 2 1994.6.26
딱지꽃 - 나를 다스리는 꽃 1994.7.29
녹두 - 겉모습은 콩과 식물 중 가장 보잘것없으나 1994.8.2
주름잎 - 아무도 보아 주지 않는 저 작은 꽃을 피워 내기 위하여 1994.8.4
방가지똥 - 그래도 난 여름이 좋다 1994.8.8
여뀌 - 하나씩 떼어놓고 보면 참 예쁜 풀 1994.8.9
거미 - 날씨가 더울수록 활개치는 동물 1994.8.14
루드베키아 - 생명력과 보존력이 뛰어난 서양 꽃 1994.8.17
황금 - 花開半 酒微醉 1994.8.22
까마중 - 작고 동그란 '시꺼멈' 속에 조물주의 완전하심이 다 들어 있다 1994.8.23
3. 안동교도소에서 3 (94)
목표물을 향한 무한한 인내심 - 사마귀 생태에 관한 첫 번째 보거서 1994.8.25
매듭풀 - 먹을 수도 없는 게 자라기는 억시게 잘 자라는 풀 1994.8.26
땅빈대 - 흰피를 뚝뚝 흘리며 울부짖는 1994.8.27
정글의 법칙 - 사마귀 생태에 관한 두 번째 보고서 1994.8.29
수까치깨 - 연약하면서도 끈질긴 풀 1994.8.31
돌콩 - 우리가 먹는 콩의 원조 1994.9.2
왕고들빼기 - 야생초의 왕 1994.9.6
마 - 우리 낭군 정력제 1994.9.9
괭이밥 - 맛이 시큼털털 1994.9.13
쇠비름 - 가장 완벽한 야생 약초 1994.9.15
중대가리풀 - 교도소를 대표하는 풀 1994.9.21
비름 - 나의 주식 1994.9.26
명아주 - 어릴 적 동네 할아버지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 1994.9.29
박주가리 덩굴 - 꼬독꼬독, 말랑말랑한 하얀 솜뭉치의 맛 1994.10.16
국화 없는 가을은 없다 1994.10.25
4. 대구교도소에서 (94~96년)
대구교도소로 이감 1992.12.10
Kwon Field 1995.4.6
초피나무 논쟁 1995.5.3
함박꽃에 얽힌 논쟁 1995.5.5
뽕방 아이들 1995.5.28
나팔꽃 명상 1995.6.7
과식을 하더니 기어코 - 모기 이야기 1995.7.17
옥담 아래 뜀박질 1995.11.4
양파계란부침 1995.11.22
무위에 의한 학습 1996.7.26
문신 1996.8.23
조뱅이, '좆뱅이 치다' 1996.8.29
관찰력 1996.8.31
사람을 생긴 그대로 사랑하기 얼마나 어려운지 1996.9.3
5. 대전교도소에서 (97년)
대전교도소로 이감 1997.6.27
위대(胃大)한 청개구리 1997.7.3
수크령 - 가을 들판의 왕자 1997.9.16
두감쑥차 1997.10.13
가을 운동회 1997.10.17
비둘기의 자식 사랑 1997.11.16
십전대보잼 1997.12.28
뿌리내리기 / 황대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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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이런 생각을 해 본다. 무릇 정성과 열심은 무언가 부족한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만약 내가 온갖 풀이 무성한 수풀 가운데 살고 있는 데도 이런 정성과 열심을 낼 수 있었을까?
이런 점에서 삭막한 교도소에서 만나는 상처투성이 야생초들은 나의 삶을 풍요롭게 가꾸어 주는 귀중한 '옥중 동지'가 아닐 수 없다.-69쪽 - 그린스니수
다도의 형식과 조건을 갖출 수 없는 곳에서라도 성(誠)과 정(情)으로써 다도를 즐길 수 있노라고. 이런 말이 있다. 배고픔이야말로 최고의 식욕이라는. 거친 음식일지라도 배가 고플 때는 아주 맛있게 느껴지는 법. 이와 마찬가지로 정갈치 못한 물과 재료로 끊인 차일지라도 갈급한 자에겐 그것이 최고의 차인 걸 어쩌리!-66쪽 - 봄맞이꽃
풍요로운 생활환경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것이지만, 열악한 생활환경에서도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풍요로운 삶을 꾸려 나갈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삭막한 교도소에서 만나는 상처투성이 야생초들은 나의 삶을 풍요롭게 가꾸어 주는 귀중한 '옥중 동지'가 아닐 수 없다.-76쪽 - 봄맞이꽃
내가 야생초를 좋아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내 속의 만을 다스리고자 하는 뜻도 숨어 있다. 인간의 손때가 묻은 관상용 화초에서 느껴지는 화려함이나 교만이 야생초에는 없기 때문이지. 아무리 화사한 꽃을 피우는 야생초라 할지라도 가만히 십 분만 들여다 보면 그렇게 소박해 보일 수가 없다.-102쪽 - 봄맞이꽃
평화란 절대적 평온, 정지, 무사, 고요의 상태가 아니라, 내부적으로 부단히 움직이고 사고하는 '동적평형(動的平衡)' 상태라는 것이지. 사회가 평화롭다, 두 사람 사이가 평화롭다고 할 적에는, 내부적으로 부단히 교류가 이루어지고 대화가 진행되어 신진대사가 잘 되고 있다는 뜻이 된다.-109쪽 - 봄맞이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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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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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대권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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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5년 서울에서 나서 경복고등학교와 서울대 농대를 나왔다. 그 이후 미국 뉴욕 소재 사회과학대학원(NEW SCHOOL FOR SOCIAL RESEARCH)에서 제3세계 정치학을 공부하던 중 국가기관의 조작에 의한 간첩단 사건에 연루되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른 살부터 마흔네 살까지 13년 2개월의 감옥생활 동안 나를 치유하고 어루만져준 것은 사소한 물건이나 벌레, 풀 같은
것들이었다. 예전 같으면 잘 주목하지 않았던 그들이 신령스러운 존재, 나와 똑같은 생명을 지닌 존재로 다가온 것이다. 그 이후 나는 감옥 안에 야생초 화단을 만들고 100여 종에 가까운 풀을 심어 가꾸며 감옥을 투쟁의 장소가 아니라 존재를 실현하는 곳으로 삼았다.
1998년 출소 후 앰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 국제사면위원회)의 초청으로 유럽으로 건너가 영국의 슈마허 대학과 임페리얼 대학에서 생태디자인과 농업생태학을 공부했다. 귀국 후 ‘생태공동체운동센터’를 만들어 공동체 운동을 전개하고, 2004년 실상사 도법 스님과 이병철 귀농운동본부 대표를 만나면서 ‘생명평화운동’에 투신한다. 그동안 ‘생명평화결사’에서 교육위원장, 운영위원장 등을 지냈고, 지금은 전남 영광에서 ‘생명평화마을’을 일구는 한편 ‘탈핵 및 에너지전환운동’에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
2002년 《야생초 편지》를 출간하여 MBC 느낌표, 《동아일보》《문화일보》《세계일보》《조선일보》《중앙일보》 등에서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저서로 《백척간두에 서서》《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민들레는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는다》《빠꾸와 오라이》《바우 올림》《고맙다 잡초야》, 역서로 《생태공동체 가비오타스 이야기》, 공저로 《세계 어디에도 내 집이 있다》 등이 있다. 접기
최근작 : <치유의 인문학>,<민들레는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는다>,<고맙다 잡초야> … 총 23종 (모두보기)
Editor Blog
2005년 한국의 아름다운 책 100 교양부문 l 2005-09-15
2005년 10월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주빈국관 내 '오늘의 책' 코너에 전시될 한국의 아름다운 책 100종 중 교양부문입니다.
북플 bookple
몸의 깨달음, 몸의 확장 그런데 그건 책 얘기이고, 사실 감옥에 들어가면 제일 먼저 맞닥뜨리게 되는 게 뭐냐 하면 한 평 짜리 방에서 생활하는건데요, 아무 것도 할 것이 없는 방안에 혼자 딱 앉아 있으면 마주치는 게 뭐냐 하면 자기 몸입니다. 자기 몸밖에 갖고 놀 게 없어요. 기억하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김남주 시인이 쓰신 시 중에 이런 시구가 있습... 더보기
appletreeje 2012-01-18 공감 (12) 댓글 (0)
시간의 다리를 건너 다시 읽어도, 여전히 `여기`에서 살아 숨쉬는 책이다. 저자가 사랑하는 야생초들을 통해 `생명`과 `사람살이`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해준다. 더불어 야생초그림과 함께 정답고 재밌다
appletreeje 2012-01-18 공감 (15) 댓글 (0)
연말이 되어가면 그동안 무심했던 이들에게 책 한권을 선물해볼까 싶은 생각이 들어 그동안 읽은 책 중에 어떤 책이 좋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물론 읽은 책이 그리 많지 않아서 - 이건 단순히 읽은 책의 권수를 따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방면으로 다양하게 책읽기를 하지 못한 입장에서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책이란 각자의 취향과 호불호가 강하기때문에... 더보기
chika 2010-11-25 공감 (11) 댓글 (1)
9.1
시간의 다리를 건너 다시 읽어도, 여전히 `여기`에서 살아 숨쉬는 책이다. 저자가 사랑하는 야생초들을 통해 `생명`과 `사람살이`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해준다. 더불어 야생초그림과 함께 정답고 재밌다
appletreeje 2012-01-18 공감 (1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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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빛 삭막한 감옥 안에서 핀 초록빛 들풀이야기, 자연이야기, 사람사는 이야기
자하(紫霞) 2010-12-20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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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기대없이 읽었지만 정말 괜찮은 책이었다. 야생초 그림도 좋았고 글도 좋았다. 가장 좋았던 것은 너무 많은 걸 가지고 누리며 살면서도 아둥바둥하는 내자신을 깨닫고 잠시나마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수 있다는 점일것이다.
f.s 2016-04-10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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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초를 사랑하게 만드는 책.
민지 2009-05-10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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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눌 수 없는 슬픔의 감옥에서도 이런 아름다운 사고를 갖을 수 있다니, 마음의 선물
새벽별 2011-01-05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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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핀들 꽃이 아니랴
감옥 속에 핀다고 실망하지 않고, 건물 구석진 먼지 틈새에 뿌리 내리는 잡초, 잡스런 풀들, 예쁜 꽃 피우지 못해 이름도 얻지 못한 잡초들, 그 잡초들의 이야기.
지구상에 15만 가지의 풀 중 이름이 있는 것은 3천 종이란다. 14만 칠천 종의 잡초에 대한 보고서이다. 그런데 서울대 나온 농업 학자가 그저 환경에 관심을 갖는다면 당연한 학술 서적이니 우리가 읽을 리 만무하다. 그런데 벌써 리뷰를 쓴 사람만도 이백명이 넘는 것을 보면, 그가 농학자가 아닌 것이 오히려 다행일 수 있겠다. 아차. 상업적 책읽기, 느낌표 도서였단 걸 간과해선 안 되겠다.
난 재생지 책이 참 좋다. 우선 가벼워 좋고, 눈이 피로하지 않아서 좋다. 난 주로 형광등, 스탠드 아래서 글을 읽는 시간이 많아서 번득거리는 코팅지는 눈에 아주 해롭다.
인생이란 그렇게 웃기는 것이다. 그가 서울 농대를 졸업해서, 그 사회과학이 풍미하던 80년대 중반에 무사히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따 와서 어디 적당한 대학의 사회과학대학에 전임 자리라도 땄다가 해직 교수가 되고 했더라면, 지금쯤 상당한 유명인사가 될 수도 있었을 게다. 아마 환경운동가가 되진 못했을 지도 모르고. 그러나 간첩으로 살아온 십여년은 그를 농부로 만들어 버렸다. 땅에 대한, 생명에 대한 사랑을 깨닫게 하는 옥살이.
서준식의 옥중 서한을 읽고 있는데, 솔직히 지겹다. 아직 어린 나이에 지나치게 많은 글을 적고, 상당부분은 원칙적인 이야기들을 적고 있으니, 마음은 아프지만, 생경하게 느껴지는 편지들이 많다. 요즘 생각 같아선, 지금처럼 진도가 안 나가면 조만간 포기할 책으로 보인다. 그러나 같은 옥중 서한이지만, 황대권의 글은 훨씬 원숙미를 느낄 수 있다. 세상을 벗어난 자연이 그 속에 있다.
팔십년대 말에 나온 노래 중에 '어디 핀들 꽃이 아니랴'하는 노래가 있었다. 감옥 속에 핀다고 한탄하지 말고 꽃을 피우라던 노래. 그 당시 대학 다니던 우리에겐 감옥은 하나의 닫힌 미래였다.
우리가 이름도 모르는 숱한 풀들, 관목과 교목들에 대한 그의 사랑은 곧 생명에 대한 성찰에서 우러난 진심이었다. 늘 만나는 잡풀들, 그 속에 내가 있고, 내 삶이 있고, 내 세포와 혈액들이 속해있는 이 우주가 담겨 있다.
늘 '우리꽃 백가지, 우리 나무 백가지, 도감들'을 읽으면서 알고 싶은 건 많지만, 정말 이 분야는 쉽게 도전할 염이 생기지 않는다. 내가 제일 좋아하던 건, 괭이밥. 자주 보던 건데 몰라보던 녀석이어서 반가웠고, 지금도 먹고 싶은 마이산에서 먹었던 비름나물. 데쳐서 된장에 무쳐 먹으면 환상적인 맛이다.
이론으로만 환경 사랑하는 잡스런 인종들에 비하면, 그의 청순함은 오히려 눈물겹다. 감옥에 갇힌 '다른 생각'이 부른 절창. 갇혀있기에 누릴 수 있었던 호사의 극치라고 할 수 있다.
- 접기
글샘 2004-08-01 공감(19)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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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상에 잡초는 없다고
한동안 모방송프로그램에서 떠들썩하게 소개되어 유명해진 책이었지만, 어쩐지 그래서 더 읽고 싶지 않았었다. 아니 읽어보고는 싶었는데, 책표지에 노란 동그라미로 붙어 있는 "어쩌구 저쩌구 선정도서"라는 딱지가 자꾸 책으로 가려는 내 손을 막았다. 내 못되게 꼬인 심성 탓이다. 원래부터 베스트셀러 어쩌구 하는 건 그 책이 스테디샐러가 될 즈음에나 막차타는 승객처럼 책을 펼쳐보게 되는 것이다.
일단 저자의 특이한 경력이 호기심을 자극했다. 감옥에서 쓰여진 글이라니 일단 특이하지 않은가. 내가 모르는 세계의 일면을 엿보게 될 것 같았다. 아직도 책표지에 동그랗고 노란 딱지는 여전히 붙어있었지만 이미 그 프로그램이 막을 내린지 오래인지라 그 딱지의 세력도 예전만 못한 것 같기도 하고..
뭔가 비장하고 열띠고 통렬한 문장을 기대했지만 판단 착오.. 감옥에서 만난 야생초들과의 교류를 통해 생태주의자로 변화하는 모습과 야생초를 가꾸고 야생초를 즐기면서 깨달아가는 단상들이 조분조분하게 흐르고 있었다. 물론 그 안에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비판도 있고, 인간 내면의 비뚤어진 모습에 대한 일침도 있다. 그러나 그런 글들 마저도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게 할 정도의 내면의 울림을 가진 억양이다.
앞으로 길을 가다 이름모를 풀 한포기를 만나게 되더라도 예전과는 다른 느낌으로 바라보게 될 것 같다. 지금 내가 사는 아파트는 1층인데 전용 화단이 있다. 올 봄에 애들과 분꽃씨앗을 심었는데 싹이 한창 자라나올 무렵 아파트 청소 담당하시는 분들이 잡초인줄 알고 몽땅 뽑아버려 속이 상한 적이 있다. 그뿐이 아니라 야생화랍시고 사다가 심은 큰꿩의 비름도 꺾어놓고, 새로 심은 철쭉가지도 뚝 부러뜨려놓았다. 멀쩡한 건 장미나무 두그루 뿐..
이책의 저자 말대로 우리에겐 우리가 재배용이라고 딱지붙은 식물들만 남겨놓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던 거다. 그러니까 장미는 다치지 않았겠지.. 속이 상해서 내가 더이상 뭘 갖다 심어놓나 봐라하고 심술을 부렸었는데, 이 책을 읽고 마음을 고쳐 먹었다. 화려하지 않고 소박한 풀꽃들을 골라 더 심어놔야겠다고.. 뽑히면 또 갖다 심지, 뭐.. 그리고 내년엔 좀더 풀들을 잘 살펴봐야겠다. 그리고 화단에 나온 들풀 몇잎 따다가 맛도 좀 봐야겠다.
예전에 정원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멋있어 보였었다. 지구의 한 부분을 아름답게 꾸미는 사람들이니까.. 그런데 저자는 지구에서도 가장 삭막한 장소로 손꼽힐 감옥안에서 아름다운 야생초 화단을 꾸몄다. 그뿐아니라 야생초를 통해 자기자신의 삶까지도 아름다워질 수 있었다. 정말 존경스럽다.
우리도 무언가를 통해 우리의 삶을 아릅답게 만들어 갈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삶과 더 가깝게 마주 앉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감옥이 우주가 되기도 하고, 내 집이 감옥이 되기도 하는 이 오묘한 지혜를 빨리 터득해서 써먹을 수 있어야 하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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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사이 2006-11-13 공감(1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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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느낌표의 책이다.!
느낌표의 책은 역시 헛되이 선택되는것이 아닌듯하다. 야생초편지를 구입하고, 읽어본 결과, 여러가지를 배울수 있게 되었다. 그냥 평범한 느낌과 지식뿐만아니라. 풀에 대한 생활지식까지 얻을 수가 있었다. 난 주인공처럼 풀과 꽃들을 그렇게 맛잇게 먹을 수 있는 것인지 몰랐고, 여러가지 요리를 할 수있는것도 몰랐다. 헌데 주인공은 비빔밥하나를 해도, 그위에 꽃을 얻어서 먹는다는 것은 굉장히 신기하고 낭만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거미와 사마귀에 대한 보고서 역시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였고, 무엇보다 요로법에 관한게 신기하게 들렸다. 솔직히 지금 나보고 해보라 그러면 절대 못하고 아마 앞으로도 못할 거이다. 왜냐면 난 이미 저자가 말한데로 오줌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이 머리에서 떼어낼 수 없을 만큼 깊이 박혔기 때문에.... 하지만 요로법으로 여러 질병을 퇴치할 수 있다는것은 정말 흥미거리이다. 그리고 교도서에서 이처럼 자유롭게 지낼 수 있다는 것은 나의 또다른 써프라이징한 일이다. 느낌표에서는 보통사람들이 편하게 읽고 지식을 찾을 수 있는 책을 잘 선정해주는 듯 하다. 올 식목일엔 나도 잘 자라는 강낭콩이나 심어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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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仁 2003-03-01 공감(6)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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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 얻는 삶의 깨달음,,,소중함...
이 책의 저자인 황대권 님은 진정한 야생초 매니아 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사실 이 책을 재미있게 읽지는 못했다. 물론 힘든 감옥생활을 하면서 야생초를 키우며 희망을 얻고 삶의 어떤 행복을 얻는 내용이라는 것은 짐작했지만 저자 자신과 감옥생활의 이야기는 거의 찾아 볼 수 없었기 대문이다. 저자가 사회참관을 나간다던데 청소 하는 사람들이 야생초를 치워버렸다던가 야생초를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던가 하는 모든 이야기들이 야생초와 연관이 되어 있다. 저자 자신의 옥중 생활에 대한 내용도 기대했던 본인으로는 조금의 실망이 있었다.
이미 이전에 읽은 전우익 님의 < 혼자만 잘살면 무슨 재민겨 > 라는 책과 이 책의 내용은 상당부분 닮아 있다. 전우익 님의 책은 농사를 지으며 자연과 흙, 곡식을 키우며 바쁜 도시에서 앞만 보고 달리는 사람들이 얼마나 소중한 작은 부분부분들을 잊고 살아가는가 하는 점을 보여준것이 었는데 이 책도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인위적으로 만들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우리는 점점 잃어가고 있는데 위 두 저자는 그런것들을 안타가워하고 나름대로 잘 이야기해 주는 것 같다.
이 책은 재생지를 이용한 종이에 아름다운 야생초 그림들이 책 내용과 더불어 눈을 편안하게 해 준다 뭐니뭐니해도 이 책은 매력은 저자가 그린 이쁜 야생초 그림 감상이 포인트가 아닌가 싶다. 야생초를 키우며 얻는 즐거움을 저자와 동일시하며 생각해보는것도 나름대로 이 책을 읽는 방법일 것이다.
인용:
그러고 보면 맛이란 것은 음식 자체에서라기보다 허기와 정성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적당히 배고 고프고, 임식을 만드는 정성과 먹는 정성이 합쳐지면 어떤 음식이라도 맛이 있을 거라는 거지. 그러고 보면 젋은 시절 내가 집에 있을 적에 왜 그리 밥을 먹기 싫어했는지 이해가 간다. 먹을 것을 귀한 줄 모르고 마음에 닫혀 있으면 맛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법이다. ---p.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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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콘 2004-04-30 공감(6)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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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초로 일구어 가는 자연과의 즐거운 공생
감옥은 흔히들 소외의 공간, 억압의 공간으로 상징된다. 그러나 어느날 깊은 우물물 속에서 무심히 길어 올린 두레박물이 시리도록 찬 청정수가 되어 우리 온몸을 소스라치게 깨울 때 우리는 흠칫 놀란다. 가장 어두운 곳에서 비쳐지는 밝은 미소, 가장 단절된 곳에서 이어낸 하나 되는 삶, 가장 억압된 곳에서 그려낸 자유, 가장 소외된 곳에서 얘기하는 사랑이 강한 대비가 되고, 큰 울림이 되어 우리를 쩌릿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한 청정수를 접할 때 감옥을 과연 ‘닫힌 공간’이라고 단정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 오히려 밖으로 닫혀 있기에 안으로는 무한히 열려 있을 수 있는 세계이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감옥이 성찰의 공간이 되는 것은 아니다. 어둠과 상실과 고립 속에서 격랑은 거친 물결처럼 일기 마련이고, 이를 인고의 세월 속에서 정제시킬 수 있는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성찰일 것이다. 격랑이 잦아들면 강물 바닥이 훤히 드러나며 고요를 찾게 된다. 신영복씨의 강물 바닥에는 ‘인간’이 있었다면, 『야생초 편지』의 황대권씨의 바닥에서는 ‘야생초’가 빙긋 웃고 있었다.
윤구병씨는 『잡초는 없다』에서 잡초에 대한 농사철학을 얘기한 바 있다. 마늘밭을 온통 풀밭으로 바꾸어놓은 그 괘씸한 잡초들을 죄다 뽑아 던져 썩혀버렸는데, 사실은 그 풀들이 잡초가 아니라 별꽃나물과 광대나물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후회하면서 터득한 철학이다.
인간은 스스로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굳은 자가당착 때문에 폭군처럼 사물을 지배하고 절대권력자처럼 사물을 재단해 왔다. 자신이 얻고자 하는 것이 아니면 제거대상이 될 뿐이다. 그리고 사물의 가치는 인간에게 얼마나 유용한 용도를 가지고 있느냐로 재단하고 이를 기준으로 줄을 세운다.
황대권씨는 감옥 안에서 잡초를 비로소 야생초로 받아들이고 야생초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가 처음부터 그러한 것은 아니었다. 감옥에 갇힌 지 5년 동안은 억울한 간첩죄에 온몸으로 몸부림치며 지내다가 급기야 몸마저 황폐해지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그는 자연요법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는 교도소 안에서조차도 미천한 존재로 치부 받아 항상 제거의 대상이 되어야 했던 잡초에 깊은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그 관심이 거듭된 관찰을 낳으면서 점차 생태주의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특별히 허락을 받아 안동교도소 운동장 한 구석에 야생초 화단을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화단을 구분 짓기 위해 쌓아놓은 작은 돌 몇 개로는 사회의 인식을 방어하기에는 어려웠다. 교도소 구내 청소하는 사람들은 가꾸고 있는 야생초를 마구 뽑아버리기도 했으며, 같이 밭을 일구는 동료는 상추 성장에 방해가 되는 야생초를 솎아 내버리기 일쑤였다. 상추나 비름이나 명아주나 모두 같은 야채로 보이는 황대권씨 입장에서는 넘어야 할 ‘의식의 옹벽’이었다. 반면 이렇게 가꾸어낸 야생초로 만든 모듬풀 물김치, 들풀모듬 무침, 야초차, 들품모듬 잼 등은 옹벽을 넘는 전령이 되기도 했다.
황대권씨가 옥
중편지 글 사이에 그려놓은 야생초 그림은 잡초에 대한 ‘복권’ 그 자체다. 잡초가 언제 그런 섬세한 필치 속에 자신을 표현한 적이 있었던가. 황대권씨의 손 끝에서는 잡초의 미세한 떨림, 수줍은 모습, 그리고 자랑하고 싶었던 숨겨진 아름다움이 하나 하나 살아났으며, 그것은 곧 잡초의 야생초로의 복권이자 탈피를 알려주는 기쁨의 타종이 되었다.
글과 그림 속에서 살아난 야생초는 식용이나 약용이라는 실용적 의미로서만 받아들일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황대권씨는 야생초를 제대로 평가하는 것이야말로 종의 다양성을 유지시키며, 자연과 공생하면서 삶의 총체성을 회복하는 길이라고 말한다.
황대권씨가 감옥 안에서 끌어올린 야생초 사랑은 안일한 사회를 일깨우는 경종이 되었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하나의 방법으로서 ‘야생초와의 공생’을 쉽게 떠올릴 수 있게 된 것이다.감옥에서 걸어나온 야생초 사랑이 온 산야를 사랑으로 감싸, 사람과 자연의 즐거운 공생을 꾀할 것이라는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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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석평전 2003-04-28 공감(5)댓글(0)
2019-12-24
02 야생초 편지 - 황대권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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