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22

소태산의 평화사상 원영상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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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태산의 평화사상
Jung-Bin Park’s Conceptualization of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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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s 원영상
 Issue Date 2016 
Citation 통일과 평화, vol.8 no.2, pp. 5-44 

Abstract


본 논문은 원불교의 창시자인 소태산의 평화사상을 논한 것이다. 본 논고에서는 먼저 소태산의 평화사상의 근본을 그의 깨달음의 내용인 일원상의 진리에 있다고 보고, 그 구조를 분석하였다.


첫째, 우주만유의 본원, 제불제성의 심인, 그리고 일체중생의 본성으로 보고 있는 일원상 진리의 근원성이다. 즉, 모든 진리적 근원을 일원상의 진리로 상징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세계 모든 현상이 서로 소통된다는 원융회통성이다. 일원상 진리가 내포하는 불이(不二)의 세계에서는 이원적 대립이 지양(止揚)된다는 점이다.
셋째, 일원상의 진리가 현실에 구체적으로 나타나는 상태인 원만성이다. 즉, 모든 존재가 부처와 같이 완전한 존재자로 구현되고, 동시에 모든 존재로부터 존중받고 갈등이 사라진 평화세계를 말한다.


이러한 깨달음의 내용은 원불교의 전신인 불법연구회를 조직하는 사상적 기반이 되었다. 또한 인간과 사회의 고통의 원인인 근대문명의 한계를 목격한 소태산은, 이 교단을 통해 그 해법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그는 문제의 핵심을 전통의 해체와 자기 분열적 증상이라고 판단하고, 이를 바로잡아 줄 정신문명을 바로 세우기 위해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라는 기치를 내걸었다.


종교적 방식의 평화 건설을 지향한 것이다. 소태산의 평화사상은 중도와 중용, 상생과 조화, 관용과 섭취불사로 살펴볼 수 있다. 중도는 깨달음에서 나온 원만행이며, 중용은 무념과 무착의 경지에서 나타나는 솔성(率性)을 말한다.


사회적 현실에서는 민주성과 공공성으로 나타난다. 상생과 조화는 사회적 연기론에 입각한, 없어서는 살 수 없는 절대적인 은혜의 윤리적 관계를 말한다.


이는 구조적인 폭력에 대응 가능한 테제라고 할 수 있다. 관용과 섭취불사는 무한절대의 진리 앞에서의 신앙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즉, 대자대비심에서 발현된, 모든 존재를 포섭하는 구제행위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소태산의 평화사상은 그의 제자들이자 교단의 지도자들인 송규, 김대거, 이광정 등에게 계승되어 교단의 주요 지침이 되었다. 송규의 삼동윤리 사상, 김대거의 세계평화의 삼대요소, 이광정의 6가지 통일대도가 그 대표적인 것이다. 소태산의 평화사상에 기반한 이러한 사상들이 세계 보편적 가치나 윤리로서 정착되기 위해서는 더욱 깊은 연구가 요청된다고 할 수 있다.



This paper deals with conceptualization of peace of Jung-Bin Park, the Founding Master of Won-Buddhism. The author argues that the basis of Jung-Bin Park’s peace lies in the truth of Il-Won-Sang (One Circle Image), which is the content of his enlightenment. The first point is the nature of the truth of Il-Won-Sang which is the original source of all things in the universe, the mind-seal of all buddhas and sages, and the original nature of all sentient beings. In other words, all truth is symbolized by the truth of Il-Won-Sang. The second point is the nature of existence as being interfused and interconnected in all the phenomena in the world. It means that dualistic opposition is rejected in the world of non-duality which the Il-Won-Sang truth contains. The third point is the nature of being perfect, the state in which the Il-Won-Sang truth is presented concretely in reality. In other words, it means the peaceful world where all existence is realized as being perfect like buddhas, and at the same time, is revered by all beings so that conflicts have disappeared. These contents of his enlightenment became the ideological bases for organizing the Society for the Study of the Buddha-dharma, the previous organization of Won-Buddhism. Also, Jung-Bin Park, who observed the limit of modern civilization which were the causes of sufferings for humanity and society, wanted to suggest solutions through this Order. Understanding the key was the destruction of traditions and symptoms based on division, he put forth the slogan of, “With this Great Opening of matter, let there be a Great Opening of spirit”, to correct spiritual civilization. He aimed for peace building in a religious way. ISSN 2092-500X Language Korean URI http://hdl.handle.net/10371/98935 Files in This I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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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논문】

소태산의 평화사상

원영상 (원광대학교)

국문요약

본 논문은 원불교의 창시자인 소태산의 평화사상을 논한 것이다. 본 논고에서는 먼저

소태산의 평화사상의 근본을 그의 깨달음의 내용인 일원상의 진리에 있다고 보고, 그 구 조를 분석하였다. 첫째, 우주만유의 본원, 제불제성의 심인, 그리고 일체중생의 본성으로 보고 있는 일원상 진리의 근원성이다. , 모든 진리적 근원을 일원상의 진리로 상징화하 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세계 모든 현상이 서로 소통된다는 원융회통성이다. 일원상 진 리가 내포하는 불이(不二)의 세계에서는 이원적 대립이 지양(止揚)된다는 점이다. 셋째, 일원상의 진리가 현실에 구체적으로 나타나는 상태인 원만성이다. , 모든 존재가 부처 와 같이 완전한 존재자로 구현되고, 동시에 모든 존재로부터 존중받고 갈등이 사라진 평 화세계를 말한다.

이러한 깨달음의 내용은 원불교의 전신인 불법연구회를 조직하는 사상적 기반이 되었

. 또한 인간과 사회의 고통의 원인인 근대문명의 한계를 목격한 소태산은, 이 교단을 통해 그 해법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그는 문제의 핵심을 전통의 해체와 자기 분열적 증 상이라고 판단하고, 이를 바로잡아 줄 정신문명을 바로 세우기 위해물질이 개벽되니 정 신을 개벽하자라는 기치를 내걸었다. 종교적 방식의 평화 건설을 지향한 것이다.

소태산의 평화사상은 중도와 중용, 상생과 조화, 관용과 섭취불사로 살펴볼 수 있다. 중도는 깨달음에서 나온 원만행이며, 중용은 무념과 무착의 경지에서 나타나는 솔성(

)을 말한다. 사회적 현실에서는 민주성과 공공성으로 나타난다. 상생과 조화는 사회적 연기론에 입각한, 없어서는 살 수 없는 절대적인 은혜의 윤리적 관계를 말한다. 이는 구 조적인 폭력에 대응 가능한 테제라고 할 수 있다. 관용과 섭취불사는 무한절대의 진리 앞에서의 신앙 행위라고 할 수 있다. , 대자대비심에서 발현된, 모든 존재를 포섭하는 구제행위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소태산의 평화사상은 그의 제자들이자 교단의 지도자 들인 송규, 김대거, 이광정 등에게 계승되어 교단의 주요 지침이 되었다. 송규의 삼동윤 6❙ 통일과평화(82·2016)

리 사상, 김대거의 세계평화의 삼대요소, 이광정의 6가지 통일대도가 그 대표적인 것이 다. 소태산의 평화사상에 기반한 이러한 사상들이 세계 보편적 가치나 윤리로서 정착되 기 위해서는 더욱 깊은 연구가 요청된다고 할 수 있다.

     주제어: 소태산, 박중빈, 평화사상, 일원상, 중도, 상생, 섭취불사, 삼동윤리, 송규, 김대거.

Ⅰ. 시작하는 말

2016107일자 󰡔원불교신문󰡕에서는 성주성지에 사드는 물러가라원불교는 평화·상생이다는 표제어 아래 대한민국 국방부가 930일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부지를 경상북도 성주로 확 정한 것에 대한 원불교 교단의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 이유는 성주 가 평화의 성자로서 존중받는 원불교 제2대 종법사인 정산 송규(鼎山 宋奎, 1900~1962, 이하 정산)의 탄생지이기 때문이라고 하고 있다. 합법적 인 국가의 정책에 공식적으로 반대하는 이러한 기사는 원불교의 출현 이 래 처음 있는 일이다.1) 평화, 전쟁, 국가 등의 단어가 일시에 전 교단적 핵심 과제의 언어로 부상한 것이다.

필자 또한 이에 앞서 원불교 서울교구의 󰡔한울안신문󰡕에 이와 관련된

칼럼을 게재한 일이 있다. 폭력을 정당화하는 국가에 대한 문제를 제기 하는 동시에 국가와 종교의 대립 속에서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죽음을 무릅쓰고 관철한 역사상의 사건을 제시하며, 실천신학의 선구자인 디트

 1) 국권을 강탈당한 일본의 식민지 시기 원불교의 전신인 불법연구회는 정치에 관한 언급은 하지 않도록 하 다. 해방 후에 원불교는 국가의 정책을 교단의 공식적인 입장에서 정면으로 반박한 일은 1960년대 초 「불교재산관리법」에 관 련된 문제를 제하고 없었다.

소태산의 평화사상

리히 본회퍼(Dietrich Bonhoeffer, 1906~1945)달리는 열차에서 뒤로 뛰 어간다고 해서 그 열차를 멈추게 할 수는 없다2)고 한 말을 인용,

우리는 그 열차, 국가라는 열차, 자본이라는 열차, 그리고 욕망의 열차, 공 멸의 열차에 타고 있습니다. 이 열차를 멈추게 하지 않는 한, 지구는 더욱 위 험에 처하게 될 것입니다. 성주의 사드 배치는 결코 한 종교의 성지를 파괴 하는 것에만 국한하지 않고, 선한 모든 종교의 궁극적 가르침을 파괴하게 될 것입니다.3)

라고 주장했다. 종교적 신념하에 국가 간의 갈등으로 촉발되는 전쟁 그 자체를 부정하고자 한 것이다. 이러한 일들은 가장 최근의 일이지만, 원 불교의 교당에는 어느 사이 원불교는 평화의 종교라는 슬로건이 내걸리 고, 그 이미지는 교단 구성원의 의식 속에서 확산되고 있다. 그런데 이러 한 과정에서 원불교를 평화로 근거지우는 교의적 근원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불교를 창시한 소태산 박중빈(少太山 朴重彬, 1891~1943, 이하 소태 산)이 각고의 고행 끝에 깨달음을 얻은 1916년은 제1차 세계대전(1914~ 1918)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다. 이 세계대전으로 인해 인류는 역사 이래 최초로 과학에 의한 대량살상무기로 수천 만 명의 인명을 살상하 으며, 이에 대한 반성으로 평화에 대한 사상이 싹트기 시작한 것도 사실이다. 소태산이 1924년 불법연구회를 세운 것도 이러한 인류의 고통을 목격하 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가 열반한 해도 제2차 세계대전(1939~1945)과 그 일부로서 태평양전쟁이 진행되고 있었으며, 7 년 뒤에는 한국전쟁이 일어났다. 소태산은 세계 전쟁의 참화 속에서 일

2) Eric Metaxas 지음·김순현 역, 󰡔디트리히 본회퍼󰡕 (서울: 포이에마, 2011) 참조 할 것.

3) 원 상, “이제는 우리가 순교할 때”, 󰡔한울안신문󰡕, 2016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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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을 보냈으며, 그의 생애 후에도 전쟁은 20세기 내내 연속되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그가 얻은 깨달음을 기반으로 한 교의 체계 내

에는 인류를 위한 평화사상이 기본적으로 내재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사드문제를 통해 촉발된 원불교의 평화사상을 새롭게 정리할 필 요성이 제기되었으며, 이에 따라 소태산의 깨달음과 일생의 경험 체계인 교의를 통해 원불교의 평화사상이 무엇인지 그 구조를 종교적 차원에서 해명하고자 한다.

그런데 논의에 앞서 먼저 언급해두어야 할 것은 원불교의 정체성에 관 한 점이다. 필자의 경우, 원불교는 불교의 역사 내에서 불법승 삼보(三寶)를 개혁한 현대불교라고 본다.4) 따라서 원불교는 불교의 전통을 계승 함과 동시에 근현대 문명에 대한 불법의 대응을 구체화한 교단으로 보고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기본적 관점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Ⅱ. 일원상 진리와 근대문명 비판

1. 일원상 진리의 구조

 

일원상의 진리는 소태산이 깨달은 진리를 언어로 표명한 것이다. 원불

교의 모든 교의는 이 진리를 근원으로 하고 있다. 평화사상 또한 여기에 입각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원문은 다음과 같다.

 4) Yong-Sang Won, “Dialogue between Buddhism and Won-Buddhism: With Special

Reference to Won-Buddhism’s Buddhist Reformation”, International Journal of Buddhist Thought & Culture, Vol. 23 (2014), pp. 73~116. 대산 김대거는 원불교 입장에서 불법승에 관해 일체 불·일체 법·일체 승을 설하고 있다. 대산종사 법어 편수위원회, 󰡔대산종사법어󰡕 (익산: 원불교 출판사, 2014), p. 229. 소태산의 평화사상

일원(一圓)은 우주 만유의 본원이며, 제불 제성의 심인이며, 일체 중생의

본성이며, 대소유무(大小有無)에 분별이 없는 자리며, 생멸 거래에 변함이 없 는 자리며, 선악 업보가 끊어진 자리며, 언어명상(言語名相)이 돈공(頓空)한 자리로서 공적 지(空寂靈知)의 광명을 따라 대소 유무에 분별이 나타나서 선악 업보에 차별이 생겨나며, 언어 명상이 완연하여 시방삼계(十方三界)가 장중(掌中)에 한 구슬같이 드러나고, 진공 묘유의 조화는 우주 만유를 통하 여 무시광겁(無始曠劫)에 은현자재(隱顯自在)하는 것이 곧 일원상의 진리니 라.5)

이 일원상의 진리의 기본적인 구조에 대해서는 여래장사상 계통의 논 서인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6)의 체상용(體相用)의 논리를 통해 해석 이 이루어지고 있다. 일심·이문·삼대(一心·二門·三大)7)의 맥락으로 이루어진 본서에서 삼대는 체상용을 말한다. 체는 본체나 본질, 상은 차 별현상 혹은 덕상, 용은 작용을 의미한다. 의미론적으로는 다름이 있지 만, 신학의 성부·성자·성령의 삼위일체나 서양철학의 본질론·인식 론·가치론과 유사한 구조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일원상의 진리 구조 를 근원성, 원융회통성, 원만성의 입장에서 서술하고자 한다.

먼저 근원성은 일원상 진리가 우주 만유의 본원이자 깨달음을 얻은 제 불 제성의 심인이며, 우리 중생들의 본성이라고 하는 것을 말한다. 1 원인으로서의 근원은 종교적 세계의 본질을 형성한다. 인간과 만물의 본 질적 근원을 문화적 전통 속에서 찾아 해석해 주는 것이 종교의 역할이 라고 한다면, God·알라·((무한자·법신불 등으로 표현

5) 원불교 교서편수위원회 편, “정전(正典) 2교의편(敎義編)”, 󰡔圓佛敎全書󰡕 (익 산: 圓佛敎正化社, 1977), p. 23.

6) 마명(馬鳴)의 저술로 알려져 있다.

7) 二門은 진여문(眞如門)과 생멸문(生滅門)을 말한다. 일원상 진리와 󰡔大乘起信論󰡕과의 관계는 노권용의 起信論의 一心三大思想을 通해 본 一圓相信仰 小考”(󰡔원불교사상과 종교문화󰡕, 6, 1982)를 참조할 것.


되는 궁극적 지점이 곧 일원상의 진리라고 할 수 있다.

변선환은 일원상의 진리에 대해 에크하르트의 무상(無相)의 신 개념 과, 폴 틸리히의 God above God의 개념을 빌려, 유신론의 신을 넘은 익 명의 신, 존재자체로서의 신이라고 하고 있다. , “신의 존재론적인 근 거인 무, ○은 신과 인간의 자연이 거기에서 나와서 거기에로 들어가는 근원적인 고향, 존재론적이 현실성(die ontologische Wirklichkeit)”8)이라고 한다. 근원과 존재가 순환하는 진리적 세계관인 것이다.

다음으로는 원융회통성인데 일원상의 진리가 곧 법신불(Dharma-kāya-

buddha)로서 세계의 모든 현상이 소통됨을 의미한다. 소통의 주제자인 이 법신불의 성격은 대승불교의 대표경전의 하나인 󰡔유마경(維摩經)󰡕에 잘 나타나 있다. 불타(佛陀)가 보낸 제자인 32보살에게 생과 멸, 주관과 객관, 더러움과 깨끗함, ()과 무상(無相), 선과 불선, 죄와 복, 유루와 무루, 유위와 무위 등 모든 상대적인 것을 넘어 불이(不二)의 세계에 들 어가는 법문을 설한다.9) 원불교의 교의가 유와 무, 안과 밖, 음과 양, 과 육, 이와 사, 물질과 정신, 과학과 도학, 생과 사, 성과 속 등의 인간적 분별을 회통의 관점에서 보는 것과 상통한다.

이러한 세계관은 모든 이원적인 대립을 지양(止揚)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유마가 불신이 곧 법신이며, … 이와 같이 무량한 청정법으로부터 여래의 몸은 생기는 것10)이라고 한 것에서 알 수 있다. 불타를 비롯한 모든 성현의 인격성, 중생의 불성(佛性)은 이 불이의 법신(法身)에 귀결 된다. 그것을 원효는 일심(一心)으로 나타냈다. 소태산은 이 한 마음으로 유교, 불교, 도교를 회통시키고, 모든 종교의 진리도 포용하고자 한다.11)

8)   변선환, “一圓相의 眞理와 存在 神秘主義”, 󰡔한국종교󰡕, 4·5(1980), p. 466.

9)   鳩摩羅什訳, 󰡔維摩經󰡕 (大正藏 14, 551).

10)               鳩摩羅什訳, 󰡔維摩經󰡕 (大正藏 14, 47519). “佛身者即法身也從如是無量

清淨法生如來身.”

신규탁은 법신[1], 일심의 다른 표현인 법성(法性)이 모든 대승불교 사상의 근원이라고 보고 있다.[2]) 원불교 또한 그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원만성이다. 현실과 사회 속에서 보는 관점이다. 소태산은

일원상의 진리가 인간에 의해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상태를 원만구족(圓滿具足)과 지공무사(至公無私)로 나타내고 있다.[3]) 또한 모든 의식에서 사용되는 주송문인 일원상 서원문에서 법신불 일원상의 진리로부터 심 신을 원만하게 수호하고, 사리를 원만하게 아는 공부를 하며, 심신을 원 만하게 사용하는 공부를 하여 진급과 은혜의 위력을 얻고, 그 진리에 합 하도록 노력하자고 서원하고 있다.[4]) 이러한 일원상의 진리가 삶 속에서 구체화된 것은 불공의 논리이다. 기존의 유형한 불상(佛像)에게 올리는 기복적인 신앙을 철폐하고, 그 신앙성을 모든 존재에게 돌리고 있다. 그 것을 처처불상 사사불공(處處佛像 事事佛供)의 교의로 확립하 다.

, 모든 존재는 불성이 있으며, 그 원만 평등한 불성으로 인해 존엄하 며, 그 능력 또한 부처에 다름이 아니다. 따라서 모든 존재를 부처로 모 심과 동시에, 모든 사건 또한 불공의 마음으로 대하게 되면 현실의 모든 일은 원만구족하게 성취될 것이라고 본다. 그 근저에는 윤회와 업의 논 리, 인과, 믿음과 수행, 은혜와 정의 등의 교의가 기반이 되고 있다. 또한 원만한 사회는 일원상 진리의 교의가 구현된 정토(淨土) 세계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의 최종적인 세계는 미륵정토인 용화회상이다.[5]) 이 불국정토 는 모든 존재가 완전한 주체로서 자신의 모습을 드러냄과 동시에 모든 존재로부터 존중받고 갈등이 사라진 평화 세계를 말한다

이러한 일원상의 진리가 출현하게 된 것은 근대적 현실에 대한 소태산 의 자각에 기인한다. 깨달음에 의한 세계 해석으로서의 진리적 텍스트

(text)에는 시대와 사회라는 컨텍스트(context)의 이해가 따르고 있다

2. 근대문명에 대한 비판적 대안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라는 개교표어는 바로 근대성에 대 한 반성에서부터 시작하고 있다. 그것을 또한 소태산은 개교의 동기로 서 내세우고 있다.

 

현하 과학의 문명이 발달됨에 따라 물질을 사용하여야 할 사람의 정신은 점점 쇠약하고, 사람이 사용하여야 할 물질의 세력은 날로 융성하여, 쇠약한 그 정신을 항복 받아 물질의 지배를 받게 하므로, 모든 사람이 도리어 저 물 질의 노예 생활을 면하지 못하게 되었으니, 그 생활에 어찌 파란고해(波瀾苦海)가 없으리요.16)

여기에서 과학은 근대문명의 총체적인 상황으로 보아야 한다. 즉 근대

적 사유로부터 시작하여 근대사회구축에 이르는 근대성에 관한 문제를 대표하는 것으로서의 과학으로 보아야 한다. 서세동점의 시기, 소태산이 경험한 것은 식민지와 전쟁의 고통만이 아니라 그것의 근인(近因)인 제 국주의와 그 제국주의를 잉태한 근대문명의 한계와 그로 인한 위기적 상 황이었다. 근대문명의 총아는 과학이다.

그리고 이 과학에 대해 균형을 잡는 세계가 정신인 것이다. 이를 달리 표현하여 도학(道學)이라고 한다. 소태산은 과학과 도학을 근대문명의 축으로 본 것이다. 그렇다면 근대성의 한계는 무엇인가. 소태산은 이를

16) 원불교 교서편수위원회 편, “정전(正典) 1총서편(總序編)”, p. 21.

전통 가치의 해체와 자기 분열적 증상으로 보고 있다.

사실 자신의 깨달음을 대승경전인 󰡔금강경󰡕을 통해 확인한 후, 소태산 이 시공을 초월하여 역사상의 석가모니불에게 연원(淵源)을 댄 것은 불 교라는 전통가치의 현대적 복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조지 리 처(George Ritzer)󰡔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에서 근대적 합리성에 서 발현, 현대문명의 대표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은 패스트푸드에서 규격 화·편리성·효율성 등의 원리가 사회를 지배하는 과정은 물론 그것의 불합리성과 비인간화를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6]) 세계의 맥도날드화 는 전통의 해체 및 가치의 소멸 위에서 진행되고 있다. 동양의 근대는 이 성과 과학에 의해 전통과 단절된 위기에 있었던 것이다.

소태산은 전통 종교를 대표하는 불교의 수행관, 윤리관, 종교성, 인격 성 등에 있어 세계적인 보편윤리나 도덕으로서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 고 있다.[7]) 그리고 이를 현대적으로 전개하기 위한 결사운동체로서의 불 법연구회라는 간판을 내건 것이다. 한편으로 그것은 철저히 서양의 사상 에 대한 동양의 반격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이미 유럽의 오리엔탈리 즘이나 일본의 네오오리엔탈리즘의 이면에는 서구 근대문명 우위의 가 치관이 지배하고 있었던 것이다. 거기에서 전통의 해체나 가치의 몰락으 로 인한 인간 소외의 발생을 목격하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소태산은 물 질문명에 대해 도덕문명을 대비시키고 있다. 그는

도덕 문명은 원래 형상 없는 사람의 마음을 단련하는 것이므로 그 공효가

더디기는 하나 그 공덕에 국한이 없나니, 제생의세(濟生醫世)하는 위대한 힘 이 어찌 물질문명에 비할 것이며, 그 광명이 어찌 한 세상에 그치고 말 것이 리요.19)

라 하고, 배우거나 가르칠 것도 부처님의 도덕20)이라고 한다. 도덕은 동 양적 가치의 패러다임을 의미한다. 울리히 벡(Ulrich Beck)은 현대문명의 위험성의 요인인 합리성에 대한 과학의 독점에 대한 주장을 비판하고, 더욱이 과학의 합리성에 대해 도덕적 관점을 전제해야 한다고 봄으로써 사회적 합리성과의 긴장관계를 놓지 않고 있다. 그리고 사회적 합리성 없는 과학적 합리성은 공허하며, 과학적 합리성 없는 사회적 합리성은 맹목적이다21)고 주장한다. 도덕은 곧 사회, 정치, 경제의 전제 조건인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아담 스미스가 󰡔국부론󰡕 출판에 앞서 자율적 도 덕원리를 추구한 󰡔도덕감정론󰡕을 주장한 것은 이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소태산이

만일 현대와 같이 물질문명에만 치우치고 정신문명을 등한시하면 마치 철 모르는 아이에게 칼을 들려 준 것과 같아서 어느 날 어느 때에 무슨 화를 당 할지 모를 것이니, 이는 육신은 완전하나 정신에 병이 든 불구자와 같고, 정 신문명만 되고 물질문명이 없는 세상은 정신은 완전하나 육신에 병이 든 불 구자와 같나니, 그 하나가 충실하지 못하고 어찌 완전한 세상이라 할 수 있 으리요. 그러므로 내외 문명이 병진되는 시대라야 비로소 결함 없는 평화 안 락한 세계가 될 것이니라.22)

19)    원불교 교서편수위원회 편, “대종경 제2교의품(敎義品) 32”, p. 132.

20)    원불교 교서편수위원회 편, “대종경 제1서품(序品) 3”, p. 102.

21)    Ulrich Beck 지음·홍성태 옮김, 󰡔위험사회: 새로운 근대()를 향하여󰡕 (서울: 새물결, 1997), pp. 66~69.

22)    원불교 교서편수위원회 편, “대종경(大宗經) 2교의품(敎義品) 31”, pp. 131~132.

라고 하며 물질과 정신문명의 병진을 주장한 것은 앞의 맥락과 통하는 [8]것이다

다음으로 근대문명의 한계에서 나타나는 증세는 자기 분열적 고통과

이를 통한 대립과 상극의 발생이라고 할 수 있다. 소태산은 인간의 고통 은 욕심이 그 원인이라고 보고, 이로 인해

예의염치와 공정한 법칙은 생각할 여유도 없이 자기에게 있는 권리와 기

능과 무력을 다하여 욕심만 채우려 하다가 결국은 가패 신망도 하며, 번민 망상과 분심 초려로 자포자기의 염세증도 나며, 혹은 신경 쇠약자도 되며, 혹은 실진자도 되며, 혹은 극도에 들어가 자살하는 사람까지도 있게23)

된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한 정신수양은 분별성과 주착심을 없이하며 밖으로 산란하게 하는 경계에 끌리지 아니하여 두렷하고 고요한 정신을 양성[9])하는 것에 있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분별성은 물아(物我)의 차 별에서 나오는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외부 세계에 대한 불확실성으로부터 촉발된 데카르트의

이원론적 존재론은 근현대 사회에까지도 지속적인 향을 끼치고 있다. 스피노자, , 후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비판했지만, 과학의 발전으 로 이어진 그 그늘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대과학과는 시간적으로 앞서 설파된 대승불교의 공()과 유식(唯識) 사상은 이러한 인간의 인식의 한계를 일찍부터 돌파하기 위한 노력 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용수(龍樹)의 공사상은 불타의 연기설을 무자 성(無自性)을 통해 증명한 것이다. 또한 진리의 세계와 현상세계에 차별 이 없음을 진속이제(眞俗二諦)로써 설명했다.[10]) 세친(世親)은 유식사상 을 확립함으로써 모든 존재가 유식, 즉 오직 마음 하나로부터 발현되고 있음을 논증하고 있다. 유경무식(唯境無識)은 그 대표적인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26)

소태산은 이러한 대승불교의 가르침을 계승하고 있다. 그는 세계가 자

아분열의 단초인 개체의 욕망이 우주자연과의 분열을 낳고, 이 분열이 차별을 낳아 마침내 세계가 대립과 갈등으로 확산되어 가는 와중에 있음 을 목격했던 것이다. 평화의 근본은 이러한 자아 및 세계의 분열을 어떻 게 통합하고 치유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소태산의 근본 테제인 일원상의 진리와 현대문명에 대한 비 판적 대안을 시야에 넣고, 다음은 평화를 위한 종교적 이념을 파악해보 고자 한다

Ⅲ. 소태산의 평화사상과 종교적 의미

1. 중도와 중용

소태산이 일원상 진리의 속성으로 본 것 중의 하나는 중도와 중용이

. 그것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다음과 같은 교설이다.

일원의 진리를 요약하여 말하자면 곧 공()과 원()과 정()이니, 양성 에 있어서는 유무 초월한 자리를 관하는 것이 공이요, 마음의 거래 없는 것 이 원이요, 마음이 기울어지지 않는 것이 정이며, 견성에 있어서는 일원의

참조할 것.

26)    竹村牧男, 󰡔唯識探究: 唯識三十頌󰡕 (東京: 春秋社, 1992) 참조할 것. 진리가 철저하여 언어의 도가 끊어지고 심행처가 없는 자리를 아는 것이 공 이요, 지량(知量)이 광대하여 막힘이 없는 것이 원이요, 아는 것이 적실하여 모든 사물을 바르게 보고 바르게 판단하는 것이 정이며, 솔성에 있어서는 모 든 일에 무념행을 하는 것이 공이요, 모든 일에 무착행을 하는 것이 원이요, 모든 일에 중도행을 하는 것이 정이니라.27)

일원상 진리를 공··정과 양성·견성·솔성으로 보고, 전자에 비 추어 솔성을 무념행·무착행·중도행으로 본 것이다. 불교에서의 중도 행은 수행의 과정에서 파생된 것이다. 불타가 극심한 고행과 통상적 삶 의 긴장 관계에서 체득한 것이 중도이다. 중화, 중용 또한 근본적으로 마 음의 세계에서 발현된 것이다. 󰡔중용(中庸)󰡕에서

희로애락이 발하지 않는 상태를 중이라고 하고, 발하여 절도에 맞는 것을 화라고 한다. 중은 천하의 대본(大本)이요, 화는 천하의 달도(達道)니 중화의 덕을 극진하게 하면, 천지가 자리 잡히어 만물이 화육되는 것이다.28)

라고 하듯이 중화는 인간의 덕목 중 하나인 것이다. 소태산의 친저(親著) 이자 원불교의 핵심 경전인 󰡔정전󰡕에서는 정각정행을 깨달음을 성취하여 행하는 육근의 작용, 곧 불편불의하고 과불급이 없는 원만행(圓滿行)29) 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바로 중도행인 것이다. 결국 무념 무착의 경지에 서 행하는 일체가 중도행이 될 수 있다. 중용은 이러한 솔성(率性)이 나 타난 상태이다. 소태산은 이 솔성의 도에 대해, “천도에 잘 순응만 하는 것은 보살의 경지요, 천도를 잘 사용하여야 부처의 경지30)라고 하여 전 자를 유가의 것으로 보고, 이를 차별화하고 있다.  

27)    원불교 교서편수위원회 편, “대종경 제2교의품(敎義品) 7”, p. 115.

28)    차상원 역해, 󰡔大學·中庸󰡕 (서울: 韓國敎育出版公社, 1985), p. 167.

29)    원불교 교서편수위원회 편, “정전(正典) 2교의편(敎義編)”, p. 53.

30)    원불교 교서편수위원회 편, “대종경 제8불지품(佛地品) 6”, p. 272.

따라서 원불교 교의에서는 중도에 입각한 구세(救世)의 자세야말로 최 선의 종교적 행위로 본다. 삼학의 작업취사 과목의 목표가 정의를 취하 고 불의를 버림31)이라는 것은 중도가 삶 속에서 구현되는 솔성의 도를 의미한다.

살생은 인과의 연쇄만이 아니라 중도적인 삶의 평정을 파괴한다. 불교

나 원불교에서 전쟁의 근원을 탐··(貪瞋痴)의 삼독심(三毒心)으로 보고, 그것의 소멸32)을 최고의 경지로 보는 것은 이처럼 내적 평화가 외 적 평화의 중심이 되기 때문이다. 󰡔정전󰡕 30계문의 최종에는 이 삼독심 이 자리하고 있으며, 그것을 넘어서야 성자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 이 삼독심의 원인은 자신에게 집착하는 것으로부터 발현된다. 그것을

벗어나는 것이야말로 해탈이며, 열반(nirvāṇa)이다. 열반의 상태는 번뇌 의 근본이라고 하는 탐욕·진에(瞋恚우치(愚癡)의 소멸 상태인 마음 의 평화를 말한다.33) 이를 적멸(寂滅), 원적(圓寂), 멸도(滅度) 등으로 부 르고 있다. 대승불교에 이르면 한 발 더 나아가 무주처열반(無住處涅槃)을 말한

. 이는 깨달음이나 열반의 세계에도 들어가지 않고, 번뇌 가득한 중생 구제를 위해 부처의 도를 구현하는 것을 말한다. 원불교 또한 이 열반에 서 무주처열반에 이르는 역사적 전개 과정을 계승하고 있다. 여기에 더 해 이 구제의 이념을 평등과 평화를 위한 현대적 실천교의인 사요(四要) 의 교리34)로서 구체화하 다

31)  위의 책, p. 49. 

32)  정봉길, “21세기 세계평화를 위한 불교도의 역할: 원불교인의 관점에서”, 󰡔원불 교사상과 종교문화󰡕, 31(2005) 참조할 것.

33)  Sir Monier Monier-Williams, English-Sanskrit dictionary, Lucknow: Akhila Bharatiya Sanskrit Parishad; [sole distributors: Munshi Ram Manohar Lal, Delhi] (1957).

nirvāņa 항목.

34)  자력양성·지자본위·타자녀교육·공도자 숭배를 말한다.

소태산의 평화적 세계에 대한 관심은, 폴 틸리히(Paul J. Tillich)가 인간

의 세계 내에 머물지 않고 세계 전체로 확장되는 종교적 관심을 언급한 것과 같은 선상에 있다. 김팔곤은 이에 대해 상대적 인간의 세계 내에서 우리의 궁극적 관심이 한정되어 버림으로써 타락해버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는 것으로 보고, “유한한 인간들의 생활이 무한한 원의 세계를 향해서 끊임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인간의 바람직한 생활이 이 룩될 수 있는 것[11])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를 절대적 윤리관과 상대적 윤 리관을 종합 통일하는 원리로서의 일원상[12])이라고 한다. 현실에서는 절 대 세계 내 자비의 구제와 사회적 정의 사이의 긴장을 의미한다이병욱은 요한 갈퉁(Johan Galtung)의 폭력에 대한 분석과 불교의 내적

평화관의 관계에 대해 현대의 문화적 폭력의 방지에 크게 기여할 수 있 으며, 직접적 폭력과 구조적 폭력의 방지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다[13])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심재룡에 의하면 불교는 보살도의 실 현을 위해 폭력을 정당화[14])하는 점도 있다고 한다. , 궁극의 종교적 가 치 구현을 위해서는 현실에서의 전쟁이나 폭력이 정의의 전쟁으로도 해 석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물론 불교는 불살생의 계율에 의거, 전쟁을 근본적으로 반대하고 있으며, 그것은 최소한의 방편[15])에 불과하다. 원불 교에서는 자리이타의 구현을 궁극적 가치로 보는 동포은에서

만일 전 세계 인류가 다 보은자가 되지 못할 때에[16], 혹 배은자의 장난으로

인하여 모든 동포가 고해 중에 들게 되면, 구세 성자들이 자비 방편을 베푸 사 도덕이나 정치나 혹은 무력으로 배은 중생을 제도하게 되나니라.40)

라고 하여 정의의 전쟁에 관해 언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앞의 방편설의 연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계문에서 연고 없이 살생을 말며라는 조항이 전쟁을 허용하는 것은 아니다. , 앞에서처럼 비평화 의 요소를 제거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 될 수는 있다

그 비평화의 요소를 김귀성은 물질에 의한 인간 정신의 노예화, 불평 등 사회, 원망의 병, 강약의 공존공 을 해치는 자리타해(自利他害)의 구 조, 제가(齊家)의 부재, 마음평화의 부재[17]) 등으로 가르침에서 추출하고 있다. 비평화를 제거하는 것이 평화라고 할 수 있으며, 이는 개인과 사회 의 정의로운 중도행이라고도 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는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것이 역사임을 목격하고 있다. 사 회적으로 이러한 모순을 해체하고 평화를 세우기 위해서는 민주성과 공 공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민주성을 시민사회의 덕성이라고 한다면, 공공 성은 평화를 위한 사회의 보편적 덕목인 것이다. 그것을 지탱하기 위한 진리와 양심에서 발하는 중도적 자각이 내재되어 있어야 한다. 내적 평 화와 사회적 평화를 일치시키기 위한 긴장을 놓지 않아야 되는 것이 다.[18]) 바로 이것이 중도, 중화, 중용의 평화적 요소가 된다.

2. 상생과 조화

이진수는 소태산 평화사상의 본질을 은()적 상생사상, 긍정적 개벽

사상, 비폭력적 진화사상, 조화적 병진사상[19])으로 분석하고 있다. 앞의 은적 상생사상은 일원의 진리세계의 현현이자 신앙의 요소인 천지·부 모·동포·법률의 사은(四恩)의 내적 성격을 말한다. 김 두 또한 원불 교의 상생정신에 근거한 통일방안으로서 은()의 사상, ‘돌리자사상, 강자약자진화상의 요법[20][21])을 들고 있다. 김팔곤도 마찬가지로 원불교 평 화의 원리로서 일원상 진리, 평화의 윤리로서 사은윤리를, 평화 실천법 으로는 강자약자진화상의 요법45)을 들고 있다.

앞에서 말하는 은혜를 󰡔정전󰡕에서는 없어서는 살 수 없는 관계[22])

고 규정하고 있다. 이 언급은 불타의 연기론(緣起論)에 의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연기론의 핵심은 무아론(無我論)과 관련, 현상의 원인을 설 명하는 불타 최고의 깨달음에 해당한다. 불타는 이 연기를 이해하는 자 는 자신과 진리적 세계를 이해하는 자와 같다고 보았다. 필자는 이 연기 사상이 대승의 과정을 거치면서 사회적인 연기론으로 전환된 것으로 본 다. 즉 실상론(實相論)적인 연기론이 인간의 눈높이에 맞춘 사회적 관계 론으로 조율된 것이다. 원불교에서는 이를 계승하여 윤리적 관점에서 은 혜의 교의로 체계화한 것이다.

이러한 가치의 핵심이 상생과 조화라고 할 수 있다. 김귀성은 소태산 의 평화교육사상은 힘의 논리에 의한 투쟁이나 정복·갈등보다는 상생 상화를 강조하는 이른바 자리이타(自利利他)의 구조, 대화를 통한 합리 적 방법을 강조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23])고 한다. 자리이타는 앞에서 도 언급했듯이 동포은의 내적 성격을 의미한다. 자리이타는 대승불교의 사회구제의 원리이기도 하다. 모든 중생이 공존하는 상생의 방법이 자리 이타인 것이다.

사실 이러한 자리이타의 윤리적 구조는 󰡔대학(大學)󰡕에서 말하는 혈구 지도(絜矩之道)[24][25])의 실천적 윤리가 보완이 될 때 종교적 윤리로서의 기 능이 완성될 수 있다. ,

윗사람에게서 싫다고 느껴진 것으로 아랫사람을 부리지 말 것이며, 아랫

사람에게서 싫다고 느낀 것으로 윗사람을 섬기지 말 것이며, 앞 사람에게서 싫다고 느껴진 것으로 뒷사람을 먼저 하지 말 것이며, 뒷사람에게서 싫다고 느껴진 것으로 앞 사람을 따르지 말 것이며, 오른쪽 사람에게서 싫다고 느껴 진 것으로 왼쪽 사람에게 건네지 말 것이며, 왼쪽 사람에게서 싫다고 느껴진 것으로 오른쪽 사람에게 건네지 말 것이니, 이런 것을 일컬어 혈구지도라고

한다.49)

는 황금률이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다. 소태산 또한 적극적인 황금률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내가 못 당할 일은 남도 못 당하는 것이요, 내게 좋은 일은 남도 좋아하나

, 내 마음에 섭섭하거든 나는 남에게 그리 말고, 내 마음에 만족하거든 나도 남에게 그리 하라. 이것은 곧 내 마음을 미루어 남의 마음을 생각하는 법이니, 이와 같이 오래오래 공부하면 자타의 간격이 없이 서로 감화를 얻으리라.50)

라고 하여 타자와의 무차별적인 관계를 언급하고 있다. 종교에서 이러한 황금률이 부정될 때, 독단이 되는 예를 성운동에서 볼 수 있다. 종교학 자인 시마조노 스스무(島薗進)20세기에 활성화된 성운동의 문제를 사회적 관계의 결핍에서 찾는다. 심지어 그는 성운동을, “타자와의 지 속적이고도 깊은 관계를 인생의 주제로는 생각하지 않는 곳에 성립하는 운동51)이라고 보고 있다. 여기에서 타자와의 관계 방식을 종교가 늘 성 찰해야 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상생은 은혜의 현실적 구현 방식이다. 상생을 공존에 의한 공 , 더불 어 살리는 길, 공생(共生)의 방식이라고도 할 수 있다. 조화는 또한 다양 성이 존재하는 형태이기도 하다.

그것을 좀 더 인간사회에 적용한 것이 앞에서도 언급된 강자·약자

진화상의 도이다. 소태산이 최초로 설한 법어 가운데에 속하는 이 법문 은 󰡔정전󰡕에 실려 있다. 그 요지는 강자와 약자가 서로 의지해 있다는 점, 강자는 자리이타의 방법으로 약자를 진화시키는 것이 원한 강자가 되는 것, 약자는 자리타해(自利他害)를 벗어나 어떤 고난이라도 무릅쓰 고 강자로 진화해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근대 제국주의 시대 식민지와 관련한 착취자와 피착취자의 관계를 언 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것을 확대해서 본다면 요한 갈퉁이 언급한 문 화적 폭력, 혹은 구조적 폭력에 대한 대응이 가능할 것이다. 어떤 형태의

50)    원불교 교서편수위원회 편, “대종경 제2교의품(敎義品) 12”, p. 190.

51)    島薗進, 󰡔精神世界のゆくえ: 現代世界と新霊性運動󰡕 (東京: 東京堂出版, 1996)

참조할 것.

위계라고 할지라도 전체적 관점 내에서 양자의 평화로운 진화를 지향하 고 있다. 진급과 강급이 순환되는 사회적 연기론에 입각한 갈등 해소의 평화적 모색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점은 또한 다음 장에서 보듯이 보다 깊은 종교적인 방식이 필요하다.

3. 관용과 섭취불사(攝取不捨)

관용은 절대적 신앙 앞에서 이루어지는 종교적 행위이다. 불교와 원불

교는 이것을 한 존재도 버리지 않는 섭취불사로서 표현한다. 소태산의 경우, 창부(娼婦)들이 불법연구회를 출입하는 것에 대해 제자들의 불만 이 있었지만, 불법의 대자대비와 불성의 편만함에 의거하여 이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제도해야 한다고 표명한다.52) 이러한 관용은 원융 한 세계에 눈떴을 때 가능한 세계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 발 더 나아가 면 선악의 윤리와 결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선과 악은 그 어떤 것 도 절대적이지 않으므로 법신불 일원상의 진리 하에서는 선과 악의 어떤 존재도 거부될 수 없다.53)

여기에는 근대적 의미의 도덕적 요청이 개입되어 있다고도 할 수 있

. 주지하다시피 옳고 그름을 판별할 수 있는 기준으로서 흔히 칸트의 정언명령을 든다. 그는 도덕적으로 옳은 것이 있다면, 그것이 보편적 법 칙이 되어야 하고, 다른 사람을 수단으로 여겨서는 안 되며, 언제나 목적 그 자체가 되어야 한다고 한다. 칸트의 이 명제는 오늘날 평화학을 시작 으로 여전히 모든 사회적 관계의 기준이 되고 있다. 그러나 그 보편성을

52)    원불교 교서편수위원회 편, “대종경 제12실시품(實示品) 7”, pp. 328~329.

53)    일원상서원문은생어해(恩生於害)로 혹은 해생어은(害生於恩)”이라는 말은 이러한 선악의 상대성에 대한 표명이다. 원불교 교서편수위원회 편, “정전(

) 2교의편(敎義編)”, p. 25.

연장하게 되면, 결국 신을 요청하지 않을 수 없다. 불교와 원불교의 대승 정신은 이 지점에서 만난다.

기독교인이자 평화주의자인 우치무라 간조(內村鑑三, 1821~1930)가 비 전(非戰)주의에서 의전(義戰)주의로, 의전주의에서 평화주의로 사상이 변 모[26])해 가면서 마지막으로 세계 평화는, “인류의 노력에 의해 이루어지 는 것이 아니고, 그리스도 재림에 의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27][28])고 한 것 의 의미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이 점에서 이찬수가 평화학을 보는 관점 과도 상통한다. 그는

적극적 평화의 이념과 방법을 제시하고 구현을 추구하는 평화학은 하느님 의 나라를 추구하는 신학적 세계관과 다르지 않다.… 신학자의 눈에 평화학 은 세속화 시대의 신학으로 보인다. 평화학은 신학의 세속적 변용이라 함 직하다.56)

고 한다. 극단과 극단을 중화하는 데에 있어서는 포섭과 섭취불사라는 무한한 세계로부터의 신앙적 행위가 필요하다. 천황주의와 국가의 대외 전쟁을 비판하여 1911년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우치야마 구도(内山愚童) 가 모든 중생은 나의 자식이라는 불타의 가르침에 순응한 것도 이와 다 르지 않다.[29])  

평화인문학의 필요에 대해 이찬수 또한 평화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

평화인문학이 비평화의 근원을 분석하고, 전 인류의 형제자매성의 보편적 근거와 조건 및 가능성을 탐구해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58)고 한 것은 평화에 대한 종교성의 복원을 염두에 두고 한 언급으로 보인다. 이 점에서 일본 근대에 신흥불교청년회를 이끌었던 세노오 기로(妹尾義郎, 1889~1961)의 반전주의는 불법의 사회화와 다르지 않다. 소태산이 불법 연구회를 통해 문화적 폭력을 배제하기 위한 비폭력적 결사운동을 일으 킨 것은 이러한 종교적 평화의 실천을 수행하기 위한 것이다

원불교가 개벽을 사회 변혁의 논리로 도입한 것은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하느님 나라나 개벽이 적극적 평화에 대한 종교적 표현59)이라 고 하는 것으로 후대에 평가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종교의 효용성이 이 시대에도 통용되는가 하는 물음은 논쟁중이기는 하지만, 종교적 가 치를 사회화하는 것에는 여전히 가능성의 문이 열려 있다. 예를 들어 갈 등문제의 이론가이자 실천가인 하워드 제어(Howard Zehr)회복적 정 의(restorative justice)’는 종교의 사회적 필요성을 더욱 절감하게 하는 기 획이자 실천규범이다.60)  

안옥선은 불교 및 원불교에 공통된 자비의 윤리에 대해 초기불교의

자비의 의미규정에 ‘mettā()’‘karuṇā()’를 핵심 의미로 취하여, 자 비를 이롭지 않은 것과 괴로움을 제거하고 이로운 것과 행복을 가져오 려는 의도와 행동61)이라고 정의한다. 이를 체계화한 소위 보시(報施애어(愛語이행(利行동사(同事)의 사섭법(四攝法)은 대승정신의 실 천적 가르침에 해당한다. 이는 원불교의 수행 위계가 점진적으로 높아질 수록 요구되는 덕목과도 일치한다.62) 종교적 가치가 현실에서 더욱 요구

58)    이찬수, “대동에서 만나는 종교와 평화”, p. 138.

59)    위의 논문, p. 126.

60)    Howard Zehr 지음·손진 옮김, 󰡔회복적 정의란 무엇인가?: 범죄와 정의에 대한 새로운 접근󰡕 (춘천: Korea Anabaptist Press, 2014) 참조할 것.

61)    안옥선, 󰡔불교윤리의 현대적 이해: 초기불교윤리에의 한 접근󰡕 (서울: 불교시대 사, 2002), p. 244.

되는 이유는 이처럼 종교와 도덕의 긴장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다음에는 이 평화의 요소가 소태산 사후 어떻게 계승되고 있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Ⅳ. 소태산의 평화사상의 계승

1. 송규의 평화이념

정산은 소태산 사후 교단의 최고 지도자인 종법사로서 역할을 한 인물

이다. 그의 노력으로 1948년에 불법연구회를 원불교로 개명하고 독립된 교단의 체제를 갖추었으며, 1960년 초에 원불교의 교의를 식민지 전의 기본교서에 근거해 새롭게 정비했다. 특히, 소태산의 행장과 어록인 󰡔대 종경(大宗經)󰡕을 편찬하여 기본 경전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그는 앞의 일원상의 진리에 근거하여 삼동윤리(三同倫理)를 주장하고, 광복 후 혼 란한 한국의 정치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건국론을 저술했다. 삼동윤리 와 건국사상에서 정산의 평화사상을 엿볼 수 있다.

삼동윤리는 동원도리(同源道理동기연계(同氣連契동척사업(同拓事業)이다. 동원도리는 모든 종교가 하나의 근원이며, 모두가 평화 안락 한 세계를 위해 존재한다고 하는 것을 밝힌 것이며, 동기연계는 모든 인 류는 한 동포이자 형제로서 대동화합과 상생상화의 길로 진급하자는 것 이고, 동척사업은 세계의 모든 일들이 세계를 개척하는 한 가지 목표이

62) 특히 법강항마위(法强降魔位출가위(出家位대각여래위(大覺如來位)의 덕 목에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원불교 교서편수위원회 편, “정전(正典) 3 수행편(修行編)”, pp. 90~91.

므로 서로의 대립과 갈등을 지양하여 화합하자는 것이다.[30]) 종교적 사회 윤리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물로 일원상 진리의 원융회통성에 기반한 것이다.

이 삼동윤리를 김용환은 맥락화용에 근거해 세계윤리의 차원으로까지

확대 해석하고 있다.[31][32]) 이 논의의 전제는 각각의 종교적 역사를 고려한 다면, 보다 넓은 상상력과 도전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종교 간의 문 제, 종교와 정치의 관계에 대해 보다 면 한 판단기준과 관계의 재정립 이 앞서서 요청된다.

그럼에도 이 삼동윤리는 식민지 및 전쟁의 반성과도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사상의 현실적 뿌리는 불교를 비롯한 동양의 전통에 입각해 있다는 점이다. 대동, 동원, 동근, 동포, 동기, 동척 등의 의미는 동양이 전통적으로 주장해 온 사회윤리 확립을 위한 테제 던 것이다. 그것을 일원의 진리라는 프리즘을 통해 정립한 것이다. 삼동윤리의 선언 이전에 건국론에서 이미 그것을 구현하고자 하

. 정산은 건국론에 대해, “정신으로써 근본을 삼고, 정치와 교육으로 써 줄기를 삼고, 국방·건설·경제로써 가지와 잎을 삼고, 진화의 도로써 그 결과를 얻어서 원한 세상에 뿌리 깊은 국력을 배양하자는 것65)으 로 요지를 설명하고 있다. 그 구체적 내용은 민주주의 정신, 중도주의, 시정(施政)간명, 헌법엄정, 훈련보급, 실력양성, 종교장려로 일관되게 서 술되고 있다. 김 두는 이것을 압축하여 정신주체, 자력확립, 중도주의, 훈련사상66)으로 정리하고 있는데, 종교적 덕목의 실천을 중심으로 바라 보고 있다[33]

삼동윤리 및 건국론의 사상과 더불어 정산은 평화사상을 일원주의,

공화제도, 십인일단으로 밝히고 있다.[34][35]) 십인일단은 대중의 참여를 전제로 한 다르마(Dharma)의 공동체를 의미한다. 한편, “평천하라는 정치사상의 관점에서 십인일단을 중도조화의 정치[36][37][38][39])로 보기도 한다. 또는 중도주 의69) 또는 대동주의70)에 입각한 연성공동체71)로 바꾸어 보기도 한다. 백 낙청은 이 평화사상이 19727·4남북공동성명의 자주·평화·민족대 단결3대원칙 중 평화의 원칙과 일치하고 있다[40])고 보고 있기도 하다박광수는 부드러운 종교형태’, 즉 연성 종교(軟性宗敎)[41])를 통해 한민 족의 문화가 체제 이념의 도구화가 아닌 문화 소통(cultural communication) 의 연성적 형태를 유지함으로써 민족적 정서와 감정을 공유하는 탈정치 적 유연한 문화교류가 이루어져야 한다[42])고 주장한다. 이러한 연성 종 교의 예는 마하트마 간디(Mahatma Gandhi)의 샤티야그라하(비폭력저항) 나 틱낙한(Thich Nhat Hanh)의 참여불교(Engaged Buddhism)[43])를 말하기 도 한다. 이점에서 김 두가 한국종교계의 평화통일을 위한 일들로 남북 이 다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이념 개발, 신뢰회복운동, 정부의 정보공개 및 북한바로알기 운동, 북한에 대한 상생적 자세, 경제적 지원, 공동체 의식 과 공존의식, 원불교적 차원에서는 상생보은의 도와 북한돕기 운동[44])으 로 설정한 것은 남북한 종교공동체 형성을 위한 활동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삼동윤리나 건국론의 평화사상은 앞에서 언급했듯이 대동의 사상에 서 발현된다. 이찬수는 󰡔예기(禮記)󰡕의 소강(小康)과 대동(大同)의 개념 과 요한 갈퉁의 소극적 평화와 적극적 평화를 도입, “전쟁까지는 일어나 지 않는 소강소극적 평화에 해당한다면, 세상 전반이 공적 역으로 작용하는 대동적극적 평화의 상태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45])고 한다. 남북통일과 평화의 정착을 위해서는 남북한이 공유할 수 있는 동 질적 문화체계로서 종교 및 사상에 있어서 도덕적 규범과 사회적 규범 등을 함께 만들어 가는 작업이 요구된다[46])고 할 때, 삼동윤리나 건국 론사상은 공동체 사상의 주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본다

또 한편으로 삼동윤리는 한스 큉(Hans Küng)종교 대화 없이 종교 평화 없고”, “종교평화 없이 세계평화 없다[47])고 한 것처럼, 종교간 대화 에 있어서도 중요한 테제가 될 수 있다. 김진은 쿠자누스, 바티칸 공의 회, 한스 큉에 이르는 종교간 대화의 역사를 살펴본 뒤, “소태산의 일원 사상과 문명세계론, 그리고 정산종사의 삼동윤리는 종교대화의 시대를 주도했던 그 어떤 서구이론 못지않게 인상적이다[48])이라고 하며, “정사 종사가 제시한 삼동윤리란 우리 한국종교가 제시한 지혜이자 종교 간의 해묵은 갈등과 반목을 해소하기 위한 긴급한 제안[49])이라고 본다. 이처 럼 삼동윤리가 세계시민윤리, 남북 간 혹은 종교 간 대화의 원리로 확장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평화 해결의 명제로도 자리매김할 가치가 있다 고 할 수 있다.  

2. 김대거의 평화운동

정산의 뒤를 이은 대산 김대거(大山 金大擧, 1914~1998, 이하 대산)는 정산이 진행하던 교서 편찬과 종교연합운동을 계승하 으며, 원불교의 체제를 안정적으로 발전시켰다. 그의 평화운동은 소태산과 정산의 평화 사상을 계승한 것이다.

대산은 세계평화의 3대 제언으로 심전계발운동·공동시장개척·종교 연합창설[50])을 주장했다. 1971년 원불교 반백주년 기념식에서일체 종교 와 세계 인류를 하나로 보아 세계 평화에 앞장서는 주인 될 것과빈부 의 격차, 종족의 차별 없는 평등으로 세계의 질서를 정립할 것과유구 한 민족의 전통적 슬기를 바탕하여 세계적 정신 운동을 이 땅에서 달성 할 것과국제적 종교 연합 기구를 통하여 모든 종교의 융통을 토의하 고, 진리적 종교의 신앙, 사실적 도덕의 훈련으로 종교를 생활화할 것을 강조했다.[51][52]) 이 대회에서 그는 진리는 하나, 세계도 하나, 인류는 한 가족, 세상은 한 일터, 개척하자 일원세계[53])라는 자신의 게송을 발표하 다. 그는 일원상의 진리와 삼동윤리를 구체화하여 종교연합운동(UR)을 추 진하 다. 이를 위해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의 창설과 운 에도 깊 이 관여하 으며, 국제적으로도 종교연합운동에 대한 여러 종교의 참여 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대산은 정산의 세계평화의 3개 요소에 대해 일원주의(一圓主義)의 사

상은 천하를 한 집안, 한 식구 만드는 대세계주의로, 공화제도의 체제는 낙원 세계를 건설하는 대평등 제도로, 십인일단의 교화법은 대도정법으 로 고루 교화 훈련해 내는 대원만의 교화법이라고 한다.[54]) 종교적 이념, 사회적 체제, 교화의 방식을 세계평화를 위한 기본 조건으로 확립하고자 한 것이다.

다음으로 대산은 정교동심(政敎同心)의 사상을 제시하고, 남북평화의

구축을 위해 노력했다. 그는 1979세계평화 삼대제언에서 “① 멸공 (滅共)보다 승공(勝共)으로, ② 승공보다 화공(和共)으로, ③ 화공보다 구 공(救共)으로[55][56])라는 법문을 제시했다. 후에 그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극하면 안 되는 것이다. 멸공은 벌써 진리적으로 안 된다. 그러니 멸공해

서는 안 되고 승공은 형제간에도 크게 되면 다투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긴다고 하면 그것도 안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화공(和共)을 이야기했

. 종교가에서는 그 사람들도 다 같은 인류이니 다 살려야 한다. 박 대통령 때에도 이북 지도자들과 언제 어디서나 서로 만나고 또 서로 넘나들면서 성 묘도 하자고 제의하는 것이 화공이다. 그리고 화공에 앞서서 구공(救共)해야 한다.87)

이러한 언급이 이루어진 때는 북한이 고려민주연방공화국(1980), 남한 이 민족화합민주통일(1982) 방안을 제시했던 시기이기도 했다. 이러한 통 일에 대한 방안을 종교적으로 바라보고 그 통일의 이념을 제공하고자 했 던 것이다. 앞에서 본 일원주의나 공화제도를 양 체제의 통일 원리로 보 고, 북한을 끌어안는 것을 택했던 것이다.

박광수는 대산의 화공(和共)사상은 소태산과 정산의 은과 상생의 원 리를 구체화하여 북한과의 관계 또는 공산주의 이념을 추구하는 국가들 과의 관계를 설정하 다. , 대립적 구조의 관계가 아닌 조화의 원리로 이념의 갈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 것88)이라고 한다. 소태산이 불 법에 대해 세계적 종교로서의 그 속성을 밝혔듯이, 대산도 불교를 주아 주의, 무아주의, 중도주의, 평등주의, 자비주의89)5대주의로 정리하

. 일원주의에 더하여 불교의 종교적 속성 또한 소위 구공·화공 원리 의 근본을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후에 좌산 이광정 종법사(이하 좌산)1999년도에 통일대도 6가지를

발표하 다. 그것은 대해원, 대사면, 대화해, 대수용, 대협력, 대합의 는 데, 이에 대해 길의 선택은 가장 지혜로워져야 한다90)고 하며, 남북 간 의 이성적인 대화와 평화통일에의 노력을 촉구했다. 이는 대산의 평화사 상을 그대로 계승한 것이다.

정산도 그렇지만, 대산, 좌산으로 이어지는 평화통일 사상은 레비나스 (Emmanuel Levinas)의 타자와 환대의 사상과도 관계가 있다. 레비나스는 세계를 동일자와 타자로 구분하고, 동일자는 지배자로 보는 동시에 타자

과보고를 받으신 후” (19831219). 이 또한 주성균 교무로부터 제공받았

.

88)    박광수, “한반도의 분단체제 극복을 위한 원불교의 평화사상”, 󰡔원불교사상과 종교문화󰡕, 24(2000), p. 462.

89)    대산종사법어 편수위원회 편, 󰡔대산종사법어󰡕, p. 227.

90)    이광정, 1997년 서울 대법회 법문. 󰡔한겨레신문󰡕, 20041121.

의 특성은 무한함을 밝힌다. 우리의 삶은 타자에 근거해 있다. 그러한 타 자가 우리에게 호소한다면, 우리는 응답해야 할 무한한 책임이 있다. 이 러한 응답의 소통은 곧 타자를 내 집으로 맞아들임을 의미한다. 이것이 그가 말하는 환대(hospitality)인 것이다.[57][58])

이러한 철학은 일본 근대 정토진종의 승려이자 개혁가인 키요자와 만 시(清沢満之, 1863~1903)의 무한철학을 연상시킨다. 정토사상의 절대타 력에 의거, 무한 또는 무한자에 의해 우리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리고 무 한자의 대자대비에 우리가 응답하는 것이야말로 절대타력 신앙인 것이 다.92)

원불교의 은혜 또한 법신불의 무한한 은혜의 덕상인 것이다. 레비나스 의 무조건적 환대, 키요자와의 무한대비에의 대응, 법신불의 무한한 은 혜는 우리가 본래부터 하나 던 남북한의 타자를 받아들이는 것에서부 터 시작되는 통일의 단초인 것이다. 종교와 도덕적인 노력은 이렇게 해 서 소통된다.

김진은 칸트가 요구한 인류의 도덕적 노력은 지상에서의 하느님 나라 의 점진적인 확대가 천상적 세계질서와 완전하게 일치하는 순간까지 무 한하게 진행하는 경우에만 가능하다[59])고 한다. 그가 말하는 상생의 신 학이 현실적으로 가능하기 위해서는 진리 주장 대신에 사랑과 책임, 특 히 자기희생을 강조해야 한다[60])고 한다. 종교는 이제 자신의 진리적 역을 고수하기보다 타자를 어떻게 포용할 것인가를 환대와 자기희생의 차원에서 검토해야 한다.

박명규가 언급하듯, 남북 관계에 있어 평화의 문화와 심성, 성의 고

조가 한국사회에서도 시급[61][62])하다는 인식이 도래하고 있다. 생태적 차원의 협력은 기본적으로 사회 구성원들의 경쟁보다 공생의 가치를 존 중할 뿐만 아니라 남북관계를 상생공 의 관계로 재조명하면서 함께 이 루는 발전 전략을 키워나가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96)고 보는 점에서 원 불교의 통일논리는 새롭게 조명 받을 가치가 있다.

Ⅴ. 맺는 말

박명규는 평화인문학의 함의에 대해 장기적이고 근원적인 평화, 사람

의 구체적 삶과 내면을 존중하는 배려, 화해와 평화가 제도만이 아니라 문화와 심성, 내면의 정체성에까지 뿌리내리는 진지한 전망을 재확인하 는 것이 필요하다[63])고 한다. 종교와 평화는 이 점에서 평화인문학의 구 체적인 필드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철학, 역사학, 사회학, 지역학, 문화학, 생태학 등 학제 간의 연구에 의해서도 평화에 대한 논의가 보다 총체성 을 지니며, 항구적이고 내구성을 지니게 될 것이다.

이미 지구를 몇 번이고 파괴할 수 있는 핵폭탄은 언제든 발사할 태세 를 갖추고 있다. 종교 또한 이미 전쟁에 깊숙이 참여하고 있으며, 현실적 으로 전쟁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최근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Yuval N.

Harari)는 인류의 다양한 종 가운데 한 때의 인지혁명을 겪은 사피엔스가 다른 모든 인류의 종을 이미 복속 혹은 멸종시켰으며, 현재는 지구의 다 른 생명체마저 절멸시키는 중이고, 마침내는 자신들마저 파멸시킬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그 파괴적인 힘은 집단을 묶는 상상력에서 나왔으며, 그 대표적인 사례가 종교, , 제국주의, 자본주의라는 것이다.

그는 󰡔사피엔스󰡕의 후기에서 우리는 친구라고는 물리법칙밖에 없는 상태로 스스로를 신으로 만들면서 아무에게도 책임을 느끼지 않는다. 그 결과 우리의 친구인 동물들과 주위 생태계를 황폐하게 만든다. 오로지 자신의 안락함과 즐거움 이외에는 추구하는 것이 거의 없지만, 그럼에도 만족하지 못한다.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는 채 불만스러워하며 무책임한 신들, 이보다 더 위험한 존재가 또 있을까[64])라고 한다. 유발 하라리가 말하는 위험한 상상의 유대는 근대 문명에서 더욱 고착화된 것 이다.

이러한 역사학자의 우려에 대해 녹색평화론은 그 대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박명규는, “녹색은 환경적 가치와 대안적 생활양식을 상징하고, 지 나친 인간중심주의나 과학주의를 비판하는 철학적 성찰을 표상한다. 또 한 녹색은 전 인류를 파멸시킬 핵 기술을 통제하려는 문명적 지향을 드 러내기도 하고, 포용과 관용, 연대와 평화를 지향하는 정치세력을 지향 하기도 한다[65])고 한다.

소태산과 원불교가 지향하는 것은 이미 개교의 동기에서 밝혔듯이 낙

원세계, 즉 평화의 세계를 이루는 것이다. 녹색평화론의 선구라고도 할 수 있는 정신개벽을 주장하며 탄생된 원불교야말로 유발 하라리의 걱정 을 앞서서 고민해 온 것이다. 과학지식의 한계와 욕망의 한계를 식민지 시기에 파악하며 대안을 제시한 것이다. “특유의 근대적 성취가 초래한 삶의 불안정성[66])이 원불교의 태동으로 연결된 것이다. “기술 문명 차원 에서 녹색과 평화를 고려할 때, 가장 핵심이 되는 쟁점은 과학기술의 양 면성일 것[67][68])이라는 점을 소태산은 이미 지적하 다. 이제는 핵만이 아 니라 유전공학, 인공지능, 지구온난화 등 더욱 많은 과학의 문제에 눈을 돌려야 할 시점에 와있다.

이러한 점에서 앞에서 언급한 평화구축을 위한 세계 보편윤리가 요청 된다. 박광수는 한국의 전통문화와 종교문화에 나타난 회통사상, 조화 와 해원상생(解冤相生)의 원리는 종교 또는 문명 간의 충돌을 극복하여, 인류에게 새로운 세계 보편윤리로 적용될 수 있으며, 전 지구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한국의 종교문화와 사상을 남북한 간에 서로 공유하고 세계의 보편적 가치로 전개되는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102)고 한다. 이찬수 또한 삶의 현장에서 대화와 협력을 통해 적극적 평화를 공 동(共働)해가는 과정 자체가 종교적이다[69])이라고 하며, 활사개공(活私開公)의 공공철학적 자세와 공공성 구조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이처럼 현대의 평화학은, 소태산이 창시한 원불교를 포함한 세계의 모든 종교적 가치를 새롭게 바라보고, 이를 통해 평화를 위한 세계 보편질서 확립의 가능성을 더욱 탐구할 필요가 있다.

접수: 2016 10 31 / 심사: 2016 11 1 / 게재확정: 2016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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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 20041121.

Jung-Bin Park’s Conceptualization of Peace

Won, Yong-Sang 

(Institute for Translation of Scriptures at Wonkwang University)

Abstract

This paper deals with conceptualization of peace of Jung-Bin Park, the Founding Master of Won-Buddhism. The author argues that the basis of Jung-Bin Park’s peace lies in the truth of Il-Won-Sang (One Circle Image), which is the content of his enlightenment.

The first point is the nature of the truth of Il-Won-Sang which is the original source of all things in the universe, the mind-seal of all buddhas and sages, and the original nature of all sentient beings. In other words, all truth is symbolized by the truth of Il-Won-Sang. The second point is the nature of existence as being interfused and interconnected in all the phenomena in the world. It means that dualistic opposition is rejected in the world of non-duality which the Il-Won-Sang truth contains. The third point is the nature of being perfect, the state in which the Il-Won-Sang truth is presented concretely in reality. In other words, it means the peaceful world where all existence is realized as being perfect like buddhas, and at the same time, is revered by all beings so that conflicts have disappeared.

These contents of his enlightenment became the ideological bases for organizing the Society for the Study of the Buddha-dharma, the previous organization of Won-Buddhism. Also, Jung-Bin Park, who observed the limit of modern civilization which were the causes of sufferings for humanity and society, wanted to suggest solutions through this Order. Understanding the key was the destruction of traditions and symptoms based on division, he put forth the slogan of, “With this Great Opening of matter, let there be a Great Opening of spirit”, to correct spiritual civilization. He aimed for peace building in a religious way.

The peace ideology of Jung-Bin Park can be explained as the Middle Way and the Mean, mutual life-giving and harmony, tolerance and buddhist works of embracing without abandoning. The Middle Way is a perfect practice which comes from enlightenment. The Mean is commanding the nature which appears in the state of no-thought and non-attachment. In social realities it is presented as the character of democracy and public concern. Mutual life-giving and harmony means the ethical relation of absolute grace, based on the theory of social dependent origination, which we cannot live without. It can be said to confront structural violence. Tolerance and buddhist works of embracing without abandoning are the faith activities toward a truthful world. In other words, they can be seen as practices of salvation to embrace all living beings which comes from the mind of great compassion and great loving-kindness.

This peace ideology of Jung-Bin Park, was passed down to his disciples and, also, leaders of the Order―Gyu Song, Dae-Geo Kim, Gwang-Jeong Lee and so on―and became principal guidelines in the Order. Gyu Song’s ideology of the Ethics of the Three fold Unity, Dae-Geo Kim’s three great principles for world peace, and Gwang-Jeong Lee’s 6 great ways of unification on Korean Peninsular are the main representatives. More profound studies are required so that these ideologies, based on Jung-Bin Park’s ideology of peace, can be settled into the world’s universal values and ethics.

Key words: Jung-Bin Park, Conceptualization of Peace, Il-Won-Sang (One Circle Image), Middle Way, mutual life-giving, buddhist works of embracing without abandoning, Ethics of the Three fold Unity, Gyu Song, Dae-Geo Kim. 원영상(Won, Yong-Sang)

원광대학교 정역원 연구교수, 한국일본불교문화학회 회장, 원불교 교무.

일본 교토(京都) 불교대학에서 일본불교연구로 박사학위 취득. 논문으로는 일본불교의 내 셔널리즘의 기원과 역사, 그리고 그 교훈”, “근대일본의 화엄사상과 국가”, “소태산 박중빈 의 불교개혁사상에 나타난 구조고찰”, “광복 후 분단체제에 대한 원불교의 대응과정 연구등이 있으며, 일본불교 및 원불교의 역사와 사상을 연구하고 있다.



[1] ) 원불교 교서편수위원회 편, “대종경 제2교의품(敎義品) 1”, 󰡔圓佛敎全書󰡕 (익 산: 圓佛敎正化社, 1977), pp. 111~112.

[2] ) 신규탁, 󰡔규봉 종 과 법성 교학󰡕 (서울: 올리브그린, 2013) 참조할 것

[3] ) 원불교 교서편수위원회 편, “정전(正典) 2교의편(敎義編)”, pp. 25~26.

[4] ) 위의 책, pp. 24~25.

[5] ) 원불교 교서편수위원회 편, “대종경 제14전망품(展望品) 1”, p. 390.

[6] ) George Ritzer 지음·김종덕 옮김,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 유토피아인가, 디스토피아인가󰡕(서울: 시유시, 2003) 참조할 것.

[7] ) 원불교 교서편수위원회 편, “대종경 제1서품(序品) 3”, p. 95. 소태산은 불법 은 천하의 큰 도라 참된 성품의 원리를 밝히고 생사의 큰일을 해결하며 인과의 이치를 드러내고 수행의 길을 갖추어서 능히 모든 교법에 뛰어난 바 있나니라라고 언급하고 있다.

[8] ) 원불교 교서편수위원회 편, “정전(正典) 2교의편(敎義編)”, pp. 46~47.

[9] ) 위의 책, p. 23.

[10] ) 김성철, 󰡔중론, 논리로부터의 해탈 논리에 의한 해탈󰡕 (서울: 불교시대사, 2004)

[11] ) 김팔곤, “平和世界 建設을 爲한 새 倫理의 摸索: 一圓相 眞理를 中心으로”, 󰡔원 불교사상과 종교문화󰡕, 1(1975), p. 231.

[12] ) 위의 논문을 참조할 것.

[13] ) 이병욱, “불교의 평화관의 재구성: 요한 갈퉁의 평화개념을 중심으로”, 󰡔大同哲學󰡕, 51(2010) 참조할 것. 이병욱은 불교의 평화관에는 연기, 자비, 비폭력, 수행문화, 불성, 자연관, 화쟁사상 등 다양한 가르침의 요소가 있다고 본다.

[14] ) 심재룡, “불교와 전쟁”, 󰡔불교평론󰡕, 5-1(15)(2003) 참조할 것.

[15] ) 이병욱은 앞의 논문에서 초기경전을 통해 이를 분석하고 있다.

[16] ) 원불교 교서편수위원회 편, “정전(正典) 2교의편(敎義編)”, p. 36.

[17] ) 김귀성, “少太山의 平和敎育思想: 最初法語를 중심으로”, 󰡔원불교사상과 종교문 화󰡕, 17·18(1994), pp. 139~146. 그는 평화교육을 강조하는 동시에 학교교 육, 가정교육, 사회교육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18] ) 이와 관련해 근대 일본불교계에서 선과 정토의 사상이 윤리적 긴장감을 놓음 으로써 오히려 전쟁에 적극적으로 협력한 점이 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종 교가 관념화될 때, 역사 이탈의 현상이 초래된다

[19] ) 이진수, “少太山의 平和思想 硏究” (원광대학교 일반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11), pp. 138~170.

[20] ) 김 두, “圓佛敎의 相生思想과 統一方案”, 󰡔원불교사상과 종교문화󰡕, 17·18(1994) 참조할 것.

[21] ) 김팔곤, “平和實現者로서의 少太山”, 󰡔원불교사상과 종교문화󰡕, 14(1991) 참 조할 것.

[22] ) 원불교 교서편수위원회 편, “정전(正典) 2교의편(敎義編)”, pp. 27~39.

[23] ) 김귀성, “少太山의 平和敎育思想: 最初法語를 중심으로”, p. 155.

[24] ) 혈구지도는 곱자로써 재는 것에 빗대어 자신의 처지를 미루어 남을 이해하고 헤아리는 것을 말한다

[25] ) 차상원 역해, 󰡔大學·中庸󰡕, p. 75. 󰡔중용(中庸)󰡕에서 공자(孔子), 자식에게 바 라는 것으로 부모를 섬기는 일, 신하에게 바라는 것으로 임금을 섬기는 일, 아 우에게 바라는 것으로 형을 받드는 일, 친구들에게 바라는 것을 먼저 베풀지 못했음을 고백했다고 한다. 혈구지도를 더욱 적극적으로 구현해야 한다는 가 르침이다.

[26] ) 정응수, “우치무라 간조(內村鑑三)非戰論의 향방”, 󰡔남서울대학교 논문집󰡕 5(1999) 참조할 것.  

[27] ) 山本泰次郎 編, 󰡔内村鑑三信仰著作全集󰡕13 (東京: 教文館, 1962), p. 122.

[28] ) 이찬수, “대동에서 만나는 종교와 평화”, 서울대학교 평화인문학연구단 편, 󰡔평 화인문학이란 무엇인가󰡕 (서울: 아카넷, 2013), p. 125.

[29] ) 원 상, “근대 일본불교의 현실참여와 아나키즘”, 󰡔일본근대학연구󰡕, 33(2011) 참조할 것.

[30] ) 원불교 교서편수위원회 편, “정산종사법어 제13도운편(道運編) 34~37”, 󰡔圓佛敎全書󰡕(익산: 圓佛敎正化社, 1977), pp. 988~991.

[31] ) 김용환, “세계윤리와 삼동윤리의 맥락화용”, 󰡔원불교사상과 종교문화󰡕, 43(2009) 참조할 것.

[32] ) 송규, “건국론”, 원불교교고총간 편찬위원회 편, 󰡔圓佛敎敎故叢刊󰡕 4권 부록 (익산: 圓佛敎正化社, 1974).

[33] ) 김 두, “󰡔建國論󰡕 사상의 재조명”, 󰡔원불교학󰡕, 1(1996), p. 233.

[34] ) 김 두, “원불교 통일노력의 상황과 平和統一思想”, 󰡔원불교사상과 종교문화󰡕,

[35] (1995), pp. 260~261.

[36] ) 金仁喆, “鼎山宗師 思想에서 본 世界平和의 三大要素”, 󰡔원불교사상과 종교문 화󰡕, 15(1992), p. 656. 정산은 종교의 귀일처는 일원(一圓)이요, 정치의 표 준은 중도(中道)”라고 하고 있다.

[37] ) 원불교 교서편수위원회 편, “정산종사법어 제13도운편(道運編) 9”, p. 980.

[38] ) 이찬수, “대동에서 만나는 종교와 평화참조할 것.

[39] ) 박광수, “한민족 문화공동체 형성 방안: 한민족 평화통일의 문화적 접근”, 󰡔원 불교사상과 종교문화󰡕, 8(2002) 참조할 것.

[40] ) 白樂睛, “統一思想으로서의 󰡔建國論󰡕”, 󰡔원불교학󰡕, 2(1997) 참조할 것.

[41] ) 연성종교는 소위 유교와 같이 교단적 조직이 없는 종교형태를 말한다.

[42] ) 박광수, “한민족 문화공동체 형성 방안: 한민족 평화통일의 문화적 접근”, p. 75.

[43] ) 위의 논문.

[44] ) 김 두, “圓佛敎의 相生思想과 統一方案”, 󰡔원불교사상과 종교문화󰡕, 17·18

(1994), pp. 19~21.

[45] ) 이찬수, “대동에서 만나는 종교와 평화”, p. 120.

[46] ) 박광수, “한민족 문화공동체 형성 방안: 한민족 평화통일의 문화적 접근”, p. 77.

[47] ) 이찬수, “대동에서 만나는 종교와 평화”, p. 142, 56) 재인용.

[48] ) 김진, “종교의 미래와 상생의 정치신학-21세기, 종교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종교의 미래와 과제”, 󰡔원불교사상과 종교문화󰡕, 55(2013), p. 133.

[49] ) 위의 논문, p. 135.

[50] ) 대산종사법어 편수위원회 편, “9동원편 9”, 󰡔대산종사법어󰡕 (익산: 원불교 출판사, 2014), p. 226.

[51] ) 원불교 교서편수위원회 편, “교사(敎史)”, 󰡔圓佛敎全書󰡕 (익산: 圓佛敎正化社,

[52] ), pp. 1157~1158.

[53] ) 위의 책, p. 1156.

[54] ) 金大擧, “1963326: 대각개교절 경축사”, 󰡔대산종법사법문집(大山宗法師法門集) 2󰡕 (이리: 원불교출판사, 1988).

[55] ) 46, 산성지 대법회 법문 초(). 이 법문은 대산종사 법문수필정리를 담 당하는 주성균 교무로부터 제공받았다.

[56] ) 대산 종사, “종로교당 청년들과 통일교에서 훈련을 마치고 온 청년으로부터 경

[57] ) 김 한, “레비나스의 타자 철학: 하이데거에 대한 비판을 중심으로”, 󰡔哲學論叢󰡕 64(2011) 참조할 것.

[58] ) 大谷大学 編, 󰡔清沢満之全集󰡕 1<宗教哲学> (東京: 岩波書店, 2002) 참조할 것.

[59] ) 김진, “종교의 미래와 상생의 정치신학-21세기, 종교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종 교의 미래와 과제”, p. 130.

[60] ) 위의 논문, p. 141.

[61] ) 박명규, “녹색평화론의 문제의식과 쟁점들”,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편,

󰡔녹색평화란 무엇인가󰡕 (서울: 아카넷, 2013), p. 33.

[62] ) 위의 논문, p. 39.

[63] ) 박명규, “왜 지금 평화인문학인가”, 서울대학교 평화인문학연구단 편, 󰡔평화인 문학이란 무엇인가󰡕 (서울: 아카넷, 2013), p. 40.

[64] ) Yuval N. Harari 지음·조현욱 옮김, 󰡔사피엔스󰡕 (파주시: 김 사, 2015), p. 588.

[65] ) 박명규, “녹색평화의 문제점과 쟁점들”, pp. 13~14.

[66] ) 박명규, “간행사”,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편, 󰡔녹색평화란 무엇인가󰡕 (서 울: 아카넷, 2013), p. 6. 박명규는, “갈퉁은 문명이 우주론의 형태로 집단적 잠 재의식을 정형화하고, 또 실재에 대한 사회문화적 부호 체계로 작동하면서 갈 등을 조장하는 문화적 폭력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런 차원을 깊이 성찰하 기 위해서는 폭력이나 갈등이 일어나는 장을 국가나 사회, 세계 같은 거시적 차원에 한정하여 상정해서는 안 되며, 개인의 내면, 가족과 집단, 학교나 시민 사회 같은 미시적 공간에까지 확대하여 고찰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될 때 폭 력 문화와 갈등을 조장하는 심성의 치유나 함양이 가능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내면적 가치에 향을 끼치는 윤리, 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종 교, 평화나 생태에 대한 철학적 사유 등을 주목하게 된다고 한다. 박명규, “녹 색평화론의 문제의식과 쟁점들”, p. 23.

[67] ) 박명규, “녹색평화론의 문제의식과 쟁점들”, p. 20.

[68] ) 박광수, “한민족 문화공동체 형성 방안: 한민족 평화통일의 문화적 접근”, pp. 77~78.

[69] ) 이찬수, “대동에서 만나는 종교와 평화”, p. 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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