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전자책] 치유의 인문학
[eBook] 치유의 인문학
서경식,진중권,이강서,정희진,박노자,황대권,고혜경,문요한,박상훈,조국 (지은이)위즈덤하우스2016-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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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광주트라우마센터는 1980년 5월을 경험한 광주시민들의 집단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해 2012년 설립된 국내 첫 치유기관이다. 유엔 고문방지 협약은 고문피해자의 재활에 관한 국가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며, 현재 전 세계 200여 개의 재활치유센터가 운영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이런 노력이 아직 부족한 현실이다. 광주트라우마센터는 각종 상담 및 원예, 예술 치유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국가폭력 트라우마 국제회의, 심리치유워크숍 등 국가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인권증진 활동을 해오고 있다. 현재 시민들의 정신건강 파수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치유의 인문학'은 그 노력 중 하나로 2013년부터 한 달에 한 번씩 이 시대 대표적 지성들을 초청해 일반 대중 대상으로 진행해오고 있는 인문학 강좌이다. 우리 사회와 인간의 내면에 잠재된 폭력과 이기심을 들여다보고, 치유가 필요한 이 시대에 우리가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 것들은 무엇인지 이야기 나누는 과정을 선사하고 있다. 그 중 주목할 만한 강연을 가려뽑아 엮었는데, 진중권, 서경식, 박노자, 박상훈, 조국, 고혜경, 정희진, 이강서, 황대권, 문요한 등 10명의 인문학자들이 이 시대의 아픔과 치유에 대해 갖고 있는 다채로운 인문학적 사유를 읽을 수 있다.
목차
프롤로그
_ 인문학에서 ‘치유’의 힘을! (강용주)
1. 상처를 잊게 하는 게 힐링인가
_ 내가 내 인생의 주체가 되는 때를 기다리며 (진중권)
2. 폭력과 기억의 싸움
_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멈추지 말아야 한다 (서경식)
3. 타자에 대한 폭력, 우리 안의 폭력
_ 우리는 평화지향적 노력을 하고 있는가 (박노자)
4. 정치가 우리를 구원할 수 있을까?
_ 냉소하고 절망하기 전에 해야 할 일 (박상훈)
5. 양극화를 넘어 경제 민주화로
_ 사회권 침해, 더 이상 참지 않아야 한다 (조국)
6. 기억과 망각의 갈림길에서
_ 꿈이 들려주는 세월호 이야기 (고혜경)
7. 분노는 평화의 자원이다
_ 치유는 어루만짐을 넘는 새로운 인식 (정희진)
8. 온 세상을 다 얻는다고 해도 혼을 잃으면 무슨 소용인가
_ 위험천만한 시대를 사는 법, 헬레니즘 시대의 윤리 (이강서)
9. 내 손에서 생산 수단 놓는 순간, 비극은 시작된다
_ 생태 위기 벗어날 유일한 길, 흙으로 돌아가자 (황대권)
10. 가장 중요한 것은 길에 있다
_ 생각 과잉의 현대인, 여행자 삶 살아야 (문요한)
접기
책속에서
P. 44 힐링과 멘토링의 시대, 상처 받은 수많은 사람들이 거기에서 치유를 받는 시대가 나쁘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연 이것이 제대로 된 것인가’ 돌아보는 것입니다. 그저 상처를 망각하게 해 주는 것이 힐링이 아닙니다. 상처를 정면으로 마주하게 하고, 혼자 해결할 수 없음을 인식시키는 것, 그것이 진정한 힐링이요, 멘토링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보다 훨씬 정의롭고 평화로운 방법으로 지금의 난관들을 헤쳐 나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는 스스로 그 방법을 떠올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그저 박정희 정권 시절의 고도성장만 떠올리며 옛 방식을 예찬할 뿐이죠. 그러다 보니 문제는 그대로 남아 있고, 이 풀리지 않은 문제가 주는 스트레스는 고스란히 우리들, 그리고 우리의 다음 세대들이 짊어지게 되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다들 힐링과 멘토링에 목말라 하는 것 같습니다.
_ 상처를 잊게 하는 게 힐링인가 … 접기
P. 53 지진 직후 일본에서는 그때까지의 문명관이나 가치관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고 사회시스템의 문제점을 밝혀내 변혁할 것, 즉 ‘갱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일정 부분 확산되었습니다. 그러나 사고 후 9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2011년 연말에, 당시 민주당 정권의 노다 수상이 ‘사고 수습’ 선언을 한 무렵부터 경제지상주의가 부추긴 허위 가득한 ‘미래 지향’, 죄 많은 망각의 공기가 급속히 일본 사회를 뒤덮었습니다. (…)
필요한 것은 ‘정신적 케어’가 아니고 원인규명, 진상해명, 책임자 처벌, 사죄, 보상 등의 근본적인 대응입니다. 이렇게 무책임한 체질 속에서는 국가범죄는 반복될 것이며, 그 희생자나 관계자는 계속 고통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_ 폭력과 기억의 싸움 … 접기
P. 104 페리클레스는 이렇게 결론 내립니다. “우리 아테네에서는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을 그저 자신의 일에만 신경 쓰는 사람이라고 말하지 않고, 공동체를 위해서는 아무것도 하는 일이 없는 인간이라고 부른다.” (…)
모두 다 정치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정치적 열정을 가진 적지 않은 사람이 있어야 공동체가 좋아진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틀림없는 사실이지요. 정치에 참여해서 행복해지기란 어렵습니다. 인간의 행복은 역시 사적인 삶에 있죠. 사생활의 즐거움 없는 행복이란 있기 어렵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적 생활의 행복도 5분의 1정도 되는 사람들이 공동체를 책임 있게 이끄는 과업을 감당해줬기에 가능했습니다.
_ 정치가 우리를 구원할 수 있을까 … 접기
P. 195 아직 많은 숙제가 남아 있습니다. 진상규명도 필요하고, 아직도 남아 있는 시신 수습도 해야 하고, 예를 갖춘 장례도 필요하고, 트라우마로 고통을 겪는 산 자들의 치유 작업도 필요하고, 또다시 이런 일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사회 구조 재정비도 필요합니다. 이 와중에 제일 희망적인 소리가 ‘나는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요?’였습니다. 나로부터 변화를 시작하고 원인도 나로부터 찾는 것이 성숙의 첫걸음입니다. 큰 변화는 언제나 책임 있고 성숙한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서 이루어 낼 수 있습니다.
나의 작은 의식의 변화가 세상을 바꾸는 첫걸음이자 또 지름길임을 함께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여러 길들이 있겠지만 꿈이 그 한 가이드라인이 되어 줄 것입니다. 대파국이라는 본래 의미처럼 이 비극적인 사건을 계기로 한 사람 한 사람이 깨어나는 꿈을 꾸어 봅니다.
_ 기억과 망각의 갈림길에서 … 접기
P. 201 분노, 상처, 고통은 ‘감정’이 아니라 ‘인지’ 작용입니다. 감정으로써 분노를 언설하는 것은 감정과 이성을 나누는 이분법의 산물입니다. ‘분노는 감정이고 대화는 이성이다’ 식의 사고방식은 아마도 분노에 대한 가장 일반적이면서도 잘못된 인식일 것입니다. ‘분노 = 폭력’이 아닙니다. ‘어떤 상황에서 누구의 분노’인가가 가장 본질적인 논쟁의 주제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정하는 과정 자체가 이미 정치적인 행위입니다. 분노를 이성적 판단을 상실하고 생각을 잃은(?) 상태로 본다면, 분노는 ‘문제적인 개인의 문제 행동’일 뿐이게 됩니다. 분노의 원인에서 사회적 맥락을 제거하고 탈정치화시키는 것이지요. 이때 억울한 사람들은 더욱 분노하게 되고 이른바 ‘한’이라는 ‘사유’가 몸에 새겨지게 됩니다. 다시 강조하면, 분노는 인식 과정이고 그 ‘해결’(치유)은 고통스러운 현실에 대한 다르게 해석하기의 과정, 인식의 교정, 새로운 앎의 과정입니다. 치유는 ‘어루만짐’을 넘는, 새로운 인식입니다.
_ 분노는 평화의 자원이다 … 접기
저자 및 역자소개
서경식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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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1년 일본 교토에서 재일조선인 2세로 태어나 1974년 와세다대학 문학부 프랑스문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도쿄케이자이대학 현대법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6년부터 2년간 성공회대학에서 연구교수로 머물며 한국의 다양한 지식인, 예술가들과 교류했다. 1995년 『소년의 눈물』로 일본 에세이스트클럽상을 받았고 2000년 『프리모 레비로의 여행』으로 마르코폴로상을 받았다. 2012년에는 민주주의 실현과 소수자 인권 신장에 기여한 공로로 제6회 후광김대중학술상을 받았다. 저자는 1970년대 ‘재일조선인 유학생 간첩단 사건’으로 알려진... 더보기
수상 : 1995년 일본 에세이스트클럽상, 1995년 마르코폴로상
최근작 : <책임에 대하여>,<나의 영국 인문 기행>,<나의 서양음악 순례 2 (큰글자도서)> … 총 47종 (모두보기)
진중권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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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독일로 유학을 떠나 베를린자유대학에서 언어구조주의 이론을 공부했다. 2008년부터 기술미학연구회와 함께 “인문학이라는 올드미디어는 이미지와 사운드라는 뉴미디어와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새로 정의해야 한다”라는 구상 아래 다양한 기획을 해왔으며 이와 연계된 교육·연구·저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대학교수, 문화비평가, 시사평론가, 시대의 부조리에 독설을 날리는 우리 시대의 대표논객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그이지만 스스로는 “미학자로서 좋은 책을 내는 것이 삶... 더보기
최근작 : <미학 스캔들>,<춤추는 죽음 2>,<진중권의 테크노 인문학의 구상 (큰글자도서)> … 총 163종 (모두보기)
SNS : http://twitter.com/unheim
이강서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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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학교 철학과 교수, 뮌헨대학교 철학박사, 서양 고대철학 전공
최근작 : <치유의 인문학>,<죽음을 생각한다는 것>,<생각하고 토론하는 서양 철학 이야기 (전4권 세트)> … 총 11종 (모두보기)
정희진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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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학 연구자이며 문학박사이다. 다학제적 관점의 공부와 글쓰기에 관심이 있으며, ‘시네필’이다. 저서로는 『혼자서 본 영화』, 『페미니즘의 도전』, 『아주 친밀한 폭력-여성주의와 가정폭력』, 『낯선 시선-메타젠더로 본 세상』, 『정희진처럼 읽기』가 있다. 이외에도 50여 권의 공편저를 썼다.
최근작 : <경계 없는 페미니즘>,<벌새>,<미투의 정치학> … 총 56종 (모두보기)
박노자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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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오슬로 국립대학교 한국학과 교수.
한국 고대사와 불교사 등을 연구했고 지금은 근대사, 특히 공산주의 운동사에 몰입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당신들의 대한민국』(1·2) 『우승열패의 신화』 『주식회사 대한민국』 등이 있다.
최근작 : <전환의 시대>,<한국지성과의 통일대담>,<러시아 혁명사 강의 (리커버 에디션)> … 총 87종 (모두보기)
인터뷰 : 이중의 타자, 박노자 교수와의 e-만남 - 2002.07.31
황대권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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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5년 서울에서 나서 경복고등학교와 서울대 농대를 나왔다. 그 이후 미국 뉴욕 소재 사회과학대학원(NEW SCHOOL FOR SOCIAL RESEARCH)에서 제3세계 정치학을 공부하던 중 국가기관의 조작에 의한 간첩단 사건에 연루되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른 살부터 마흔네 살까지 13년 2개월의 감옥생활 동안 나를 치유하고 어루만져준 것은 사소한 물건이나 벌레, 풀 같은
것들이었다. 예전 같으면 잘 주목하지 않았던 그들이 신령스러운 존재, 나와 똑같은 생명을 지닌 존재로 다가온 것이다. 그 이후 나는 감옥 안에 야생초 화... 더보기
최근작 : <치유의 인문학>,<민들레는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는다>,<고맙다 잡초야> … 총 23종 (모두보기)
고혜경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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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학 박사이자 그룹 투사 꿈작업가.
현재 치유상담대학원대학교에서 꿈과 융 심리학 그리고 개인의 신화와 집단의 꿈을 가르친다. 오클랜드 창조영성대학원에서 제레미 테일러 박사를 만나 꿈 세계를 접한 후 좀 더 깊이 꿈 말을 이해하기 위해 미국 퍼시피카대학원에서 신화학으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오랜 기간 꿈 일기를 작성해오면서 꿈이 가진 놀라운 힘을 느꼈다. 꿈 공부 후 한국에 돌아와 지금까지 그룹 투사 꿈작업과 워크숍을 이끌며 이 땅에 꿈 친구를 늘리는 데 열정을 쏟고 있다.
지은 책으로 《선녀는 왜 나무꾼을 떠났을까... 더보기
최근작 : <꿈이 나에게 건네는 말>,<치유의 인문학>,<꿈에게 길을 묻다> … 총 23종 (모두보기)
문요한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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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의사이자 작가. 사람은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일생을 통해 사람으로 되어간다고 본다. 그렇기에 사람의 변화와 발전 가능성에 주목한다.
정신과의원을 운영하다 이 시대 정신의학의 과제는 ‘고통의 치유’를 넘어 ‘마음의 수양’과 ‘삶의 성장’에 있음을 깨닫고, 2007년에 마음훈련 교육기관 ‘정신경영아카데미’를 설립하였다.
2014년 안식년 여행을 통해 몸의 감각이 깨어난 이후로 그의 주된 관심은 ‘몸’으로 향했다. 현재 심리학적 관점에서 몸에 대해 공부하고 있고, 몸과 마음의 통합을 위한 ‘치유 걷기’와 ‘몸챙김(b... 더보기
최근작 : <이제 몸을 챙깁니다>,<관계를 읽는 시간>,<치유의 인문학> … 총 23종 (모두보기)
SNS : //facebook.com/yohan.mun.9
박상훈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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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정치에 대해 꾸준히 강의하고 글을 쓰는 정치학자이다. “좋은 정치가란 좋은 정치학자와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며, 좋은 정치학자 역시 좋은 정치가의 고민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실제 정치의 현장 가까이에서 정치학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다. 그런 이유에서 저자가 개척하고자 하는 길은 ‘실천으로서의 정치’와 ‘학문으로서의 정치학’이 중첩되는 영역에 있다고 볼 수 있다 .
대학에서는 경영학을 전공했으나, 인간과 사회에 대한 관심 때문에 대학원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게 되었다. “한국의 민주화는 왜 지역주의 정당 체계로... 더보기
최근작 : <청와대 정부>,<민주주의의 시간>,<정치가 우리를 구원할 수 있을까> … 총 36종 (모두보기)
조국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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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했다. 같은 대학교 법학과에서 형사법을 전공하며 박사과정을 수료한 후,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자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위하여』(개정1판, 책세상, 2007), 『형사법의 성편향』(제2판, 박영사, 2004), 『절제의 형법학』(제2판, 박영사, 2015),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전면개정판, 박영사, 2017) 등이 있고, 역서로는『인권의 좌표』(명인문화사, 2010)가 있다.
접기
최근작 : <형사법의 성편향>,<위법 수집증거 배제법칙>,<앞으로 어떤 세상이 올 것인가> … 총 49종 (모두보기)
SNS : http://twitter.com/patriamea
출판사 제공 책소개
시대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아야 상처가 반복되지 않는다
_ 대한민국 대표 인문학자 10인의 광주트라우마센터 강의
국가의 폭력과 상처는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 광화문 집회에서 한 가수가 이런 말을 했다. “현재 대통령으로부터 정신적인 폭행을 당하는 느낌입니다. 마음이 아픕니다.” 국가적인 폭력은 현재 진행형이다. “한 번 일어난 사건은 또 일어날 수 있다. 이것이 우리가 말하고 싶은 핵심이다”라고 했던 프리모 레비의 말처럼, 상처는 계속되고 있다. 《치유의 인문학》은 이 사회 대표 지성 10인으로부터 어떻게 하면 시대적 아픔을 치유하고 상처가 반복되지 않도록 할 수 있는지 듣고 생각해보는 시간을 권하는 책이다.
치유가 필요한 이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광주트라우마센터를 아는가? 이곳은 1980년 5월을 경험한 광주시민들의 집단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해 2012년 설립된 국내 첫 치유기관이다. 유엔 고문방지 협약(제4조)은 고문피해자의 재활에 관한 국가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며, 현재 전 세계 200여 개의 재활치유센터가 운영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이런 노력이 아직 부족한 현실이다. 광주트라우마센터는 각종 상담 및 원예, 예술 치유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국가폭력 트라우마 국제회의, 심리치유워크숍 등 국가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인권증진 활동을 해오고 있다. 현재 시민들의 정신건강 파수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치유의 인문학’은 그 노력 중 하나로 2013년부터 한 달에 한 번씩 이 시대 대표적 지성들을 초청해 일반 대중 대상으로 진행해오고 있는 인문학 강좌이다. 우리 사회와 인간의 내면에 잠재된 폭력과 이기심을 들여다보고, 치유가 필요한 이 시대에 우리가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 것들은 무엇인지 이야기 나누는 과정을 선사하고 있다. 이 책에는 그 중 주목할 만한 강연을 가려뽑아 엮었는데, 진중권, 서경식, 박노자, 박상훈, 조국, 고혜경, 정희진, 이강서, 황대권, 문요한 등 10명의 인문학자들이 이 시대의 아픔과 치유에 대해 갖고 있는 다채로운 인문학적 사유를 읽을 수 있다.
우리가 마주하고 나아가야 할 것들에 대하여
진중권은 힐링이란 주제의 상품화를 염려하면서, 상처를 정면으로 마주하게 하고, 혼자 해결할 수 없음을 인식시키는 것, 그것이 진정한 힐링이라고 말한다. 서경식은 사람들의 자각이 쉽게 망각됨을 안타까워하면서, 이런 트라우마를 겪게 하는 부당한 힘에 맞서 계속 싸워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박노자는 민주평화론의 빈약한 논리를 지적하면서, 이 사회의 탈폭력화를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질문하고 있다. 박상훈은 정치에 대해 절망하더라도 정치 없이 좀 더 나은 삶은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문제가 있다면 변화를 위한 목소리를 내길 권하고 있다. 조국은 자유권 침해는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왜 사회권 침해는 참고 있는지 지적하고, 경제 민주화를 위한 여정을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고혜경은 세월호 사건 이후 사람들의 무의식을 들여다보면서, 나의 작은 의식의 변화가 세상을 바꾸는 첫걸음이자 또 지름길임을 함께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정희진은 모든 이에게 ‘참으라’는 것은 힐링이 아니라 킬링이라고 말하면서, 치유는 어루만짐을 넘는 새로운 인식이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강서는 가장 어려웠던 헬레니즘 시대에 어떤 윤리적 노력을 했는지 들려주면서, 이 어지러운 시대에 성찰과 사유가 얼마나 필요한지 일깨워준다. 황대권은 인간의 비극은 생산수단을 손에서 놓는 순간 시작되었다고 말하면서, 흙으로 돌아갈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문요한은 여행과 변화는 우리 본성의 일부분으로 참으면 병이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한 걸음씩 넓고 깊어지길 권하고 있다.
지금의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이들의 강연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나의 인식의 지평이 확장되면서 우리 사회를 함께 치유해나가고자 하는 의욕을 다시 얻게 된다. 다양한 인문학 분야의 접점을 넘나들며 사회의 문제점을 풀어내는 저자들 덕분에 기존의 생각의 틀에 갇혀 있던 우리가 인간의 근본적인 삶을 되찾기 위해 어떤 통합적 사고를 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저자들 각각 ‘치유’에 대해 서로 다른 사유로 풀어내고 있으나, 결국 그 사유의 끝은 하나로 통하고 있다. 제대로 인식하고 변화해야 진정한 치유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
우리는 국가의 비극이 생길 때마다 거리에 나선다. 그러나 얼마 동안의 시간이 흐르면 망각의 공기가 한국 사회를 뒤덮고 만다. ‘저들은 바뀌지 않는다’ ‘과거에 얽매일 수는 없다’ ‘내 개인의 힘으로 부족하다’ 등등. 상처를 그때그때 제대로 치유하지 않으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진정한 치유란 원인과 책임을 분명히 하고 함께 변화를 위한 노력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음을 기억해야 한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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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아무것도 희망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각 꼭지의 이야기가 가슴을 쓸어 주었다. 특히나 폭력이 품고 있는 비극이 촘촘히 배어 있는 지난 시간들의 의미가 빠져나갈수 없는 인생의 비극이었다는 걸. 그래도 조금만 더 현명했더라면 하는 생각에 지구별 떠난 네게 너무나 면목이 없다.
sunday 2016-12-08 공감 (1) 댓글 (0)
Thanks to
공감
광주트라우마 센터 강의를 모은 책이지만 광주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한국 사회의 트라우마와 이를 개인의 문제로 일축하고, 쉽게 힐링을 말하는 사회를 바로 들여다보게 해 주는 책입니다. 강의 내용이 어렵지 않고 쉽게 읽힙니다.
vijin82 2018-12-29 공감 (0) 댓글 (0)
시대의 아픔과 상처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
“문송합니다.” ‘문과생이라 죄송합니다’란 말이 공공연히 통용될 정도로 인문학 전공자들의 취업난이 심각하다고 하지요. 하지만 세계적 인터넷 검색업체인 구글에서는 신입사원의 80%를 인문학 전공자로 채웠다고 합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IT와 관련한 첨단기술 전공자가 유리할 것 같지만요. 인터넷 사용자의 환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람을 관찰하고 이해하는 게 중요한데 여기에 인문학이 도움이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일까요? 구글에서는 매년 신입사원을 선발할 때 이런 질문을 던진다고 하는군요. “당신은 세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가?”
인문학이 인간에 대한 이해와 근원적인 문제, 더 나아가 인간의 사상과 문화를 탐구하는 학문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인문학으로 치유를 한다고? 그게 과연 가능할까? <치유의 인문학>을 처음 봤을 때 의문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공동저자로 소개된 10명의 인물학자들, 진중권, 서경식, 박노자, 박상훈, 조국, 고혜경, 정희진, 이강서, 황대권, 문요한. 그들의 이름에 끌렸습니다. 그들이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싶어졌습니다.
먼저 ‘광주 트라우마센터’에 대해 얘기해야겠습니다. 빛고을 광주에는 도시이름에 비해 슬픈 역사가 참 많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5.18 광주민주화운동인데요. 1980년 5월을 직접 경험했던 광주시민들을 비롯해서 국가로부터 고문과 폭력을 당한 이들을 치유하기 위해 설립된 것이 바로 ‘광주 트라우마센터’인데요. 이곳에서 정신적인 아픔과 상처를 지닌 이들을 치유하기 위해 매달 진행한 인문학 강의 중에서 일부를 수록해놓은 것이 바로 이 책, <치유의 인문학>입니다.
강의자로 나선 이들이 모두 현재 우리 사회에서 대표적인 지성으로 통하는 인문학자들이어서일까요? 내용이 어렵지 않을까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고 있더군요. 언젠가부터 ‘힐링’과 ‘멘토링’이라는 말이 지나치게 소비되다시피 하는데 진중권은 이 현상이 바로 우리 사회가 그만큼 병들어있다는 증후라고 하면서 상처를 무조건 잊고 망각하려 하기보다 그 상처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이겨내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구요. 박노자는 폭력이란 ‘인간이 근본적으로 필요로 하는 것을 위반’하는 것이라면서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폭력이 얼마나 만연해있는지 지적합니다. 박상훈은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로 우리 삶에 정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정치인이란 어떤 자질을 가져야 하는지, 정치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성장한다고 하지만 과연 대한민국에서는 굶어죽는 사람이 없습니까? 집이 없어 떠도는 사람들이 없습니까? 노숙자는 없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노숙자는 줄어들지는 않고 계속적으로 늘어나기만 합니다. 굶어죽은 사람들 같은 경우에는 통계적으로 잘 잡히지는 않지만 많은 독거노인들이 먹지 못해 죽어 갑니다. 그리고 이런 내용은 보도조차 되지 않습니다. 노인이라 해도 한 사람이 먹지 못해 죽은 사건을 보도조차 안하는 사회가 과연 탈폭력화된 사회일까요? - 80~81쪽.
조국은 선거 때면 정치인들은 저마다 ‘경제 민주화’를 외치지만 서민의 삶은 갈수록 궁핍해지는데 비해 재벌은 갖가지 특혜로 막대한 이윤을 남기고 그로 인해 빈부의 격차가 극심해지고 있다면서 ]내가 낸 세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고혜경은 세월호라는 최악의 사건이 우리의 무의식 속에서 어떻게 기억되는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면서 세월호 이후로 ‘이 땅은 더 이상 안전하지 못하다’는 것이 현실이 되어 버렸다면서 악몽 같은 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조금씩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지난 주말, 시내 중심가에서 촛불집회가 열렸습니다. 이전의 경험을 살려 간이깔개와 무릎담요를 미리 준비해갔지만 겨울밤공기는 예상보다 훨씬 차가웠습니다. 그날따라 컨디션이 좋지 않은 탓도 있지만 그보다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습니다. 줄지어 앉아 함께 구호를 외치고 촛불을 흔들고 노래를 부르는 집회 참가자들에게 폭언을 내뱉는 일부 사람들, 그들의 모습이 어쩐지 낯설지 않다는 기분이 들더군요. 수많은 사람들의 함성이, 분노가 그들에게 제대로 전해지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멈추거나 물러서고 싶진 않았습니다. 우리의 변화는 이제부터 시작이니까 말입니다.
나의 작은 의식의 변화가 세상을 바꾸는 첫걸음이자 또 지름길임을 함께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여러 길들이 있겠지만 꿈이 그 한 가이드라인이 되어 줄 것입니다. 대파국이라는 본래 의미처럼 이 비극적인 사건을 계기로 한 사람 한 사람이 깨어나는 꿈을 꾸어 봅니다. -1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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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연필 2016-12-19 공감(7)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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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 인문학] 인문학자 10인의 광주트라우마센터 강의 모음
시대가 말이 아니다. 우울하고 답답하고 좌절감을 느끼다가도, 더 이상 움츠리지 않고 함께 촛불을 밝히는 사람들의 마음에 힘을 얻는다. 그래도 단시일 내에 마무리될 것 같지는 않아서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도대체 시간이 얼마나 더 흘러야할까? 이 책《치유의 인문학》을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시대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아야 상처가 반복되지 않는다'는 말 때문이었다. 마음이 흔들렸다.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일이 일어났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아픔을 느끼지 않을 수 없으니, 어떻게 하면 치유할 수 있을까? 이 책《치유의 인문학》을 통해 발견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이 책은 진중권, 서경식, 박노자, 박상훈, 조국, 고혜경, 정희진, 이강서, 황대권, 문요한 등 대한민국 대표 인문학자 10인의 광주트라우마센터 강의를 담은 책이다. 광주트라우마센터는 5.18민주화운동을 비롯하여 국가로부터 고문과 폭력을 당한 분들과 그 가족을 치유하는 곳이다. 각종 상담 및 원예, 예술 치유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국가폭력 트라우마 국제회의, 심리치유워크숍 등 국가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인권증진 활동을 해오고 있다.
'치유의 인문학'은 2013년 7월 박노자 교수의 '타자에 대한 폭력, 우리 안의 폭력' 강의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매달 이어져 오고 있다. '폭력'과 '치유'라는 주제로 강의하는데, 결국 나와 사회를 돌아본다는 점에서 모든 강좌가 하나로 통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아무래도 치유의 힘은 우리 각자의 내면에, 그리고 우리를 연결하는 공동체에 있다는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인문학은 나와 공동체를 성찰하게 한다는 점에서 '인문학 공부는 곧 치유의 여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프롤로그 中)
직접 강의를 듣는 듯한 느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갈 수 있다.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풀어나간다는 느낌이 든다. 강의를 들으며 마음에 드는 내용 앞에서 메모를 하듯, 책을 읽어나가며 마음에 와닿는 내용 앞에서 고개를 끄덕인다.
그저 상처를 망각하게 해 주는 것이 힐링이 아닙니다. 상처를 정면으로 마주하게 하고, 혼자 해결할 수 없음을 인식시키는 것, 그것이 진정한 힐링이요, 멘토링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중권 강의 中)
10인의 강연자마다 각각의 색깔로 다른 이야기를 펼쳐준다. 먼저 책을 펼쳐들면 집중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이야기를 잘 정리해서 엮었다는 생각이 든다. 슬슬 넘기려고 했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다. 앞부터 뒤까지 물 흐르듯 술술 이어가는 이야기에 그대로 시선을 집중하고 읽어나가게 된다. 강의 하나가 끝나면 잠시 쉬어도 되겠지만, 이상하게도 곧바로 다음 장을 들춰보게 되었다.
분노는 인식입니다. 때문에 현재 우리 사회에서 통용되는 '마음을 다스린다'는 의미의 힐링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내)마음을 다스린다'? 누구(나)가 누구(나의 마음)의 마음을 다스릴 것인가? 자아의 분열이 올 뿐입니다. 분노는 분노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한 인지 반응입니다. 참거나 시간이 지나면 풀리는 문제가 아닙니다. 하지만 분노에 대한 이 시대 멘토들의 조언(?)은 가관입니다. 분노를 인식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멈춰라, 마음을 다잡아라, 마음을 잡고, 분노 이후에 벌어질 일을 생각하라, 분노를 조절하라' 등의 비문 非文이 그럴듯하게 횡행하는 것입니다. 나는 이런 극세속의 언설과 반지성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현실에 분노합니다. 이것은 억울한 사람들의 분노와 그 분노를 비난하는 기득권 세력에 굴복하는 억울한 이들을 이중으로 괴롭히는 행위입니다. (207쪽, 정희진 강의 中)
그동안 인문학을 세상과 동떨어진 것으로 생각했는데, 이 책을 보다보니 우리 사회의 모습이자 우리 삶 그대로, 그 속에서 치유의 힘을 주는 것이 인문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치유'라는 단어에 대해서도 당연시 했던 어떤 이미지와는 확연히 다르게 다각도로 생각해보았다. 이 책을 읽는 독자 또한 10인의 강연자들이 풀어내는 강연을 통해 자신만의 인문학적 세상을 그려낼 수 있을 것이다.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독자의 마음속에 어떻게 해석할지는 각자의 몫으로 남겨준다. 이 책을 읽으며 나 자신의 작은 의식 변화를 시작한다. 어렵게 첫걸음을 떼고 함께 나아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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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일라스 2016-12-10 공감(5)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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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인문학의 매력은 너무나도 많습니다.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를 건내기도 하며 지적 갈망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뜻깊은 가르침을 주기도 합니다. 인간에게 필요한 학문, 인간만이 할 수 있는 학문, 인간이기 때문에 해야 하는 학문 등 여러 가지로 정의할 수 있지만, 요즘과 같은 시국, 모든 사람들이 지친 시대적인 흐름을 바라볼 때, 치유라는 단어가 필요해 보입니다. 이 책은 제목처럼 현대인들에게 주는 교훈, 한국인이기 때문에 반드시 알고 기억해야 하는 시대적인 과제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과오를 되풀이 하지 않고 진정한 의미의 성숙과 발전, 소통과 교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당대의 지식인이라고 불리는 많은 분들이 집필에 참가하였고, 최근 계속되고 있는 최순실 & 박근혜 게이트에 대한 국민 분노, 광화문에 모이는 수많은 촛불을 반추하면서 책을 읽는다면 허전한 마음을 채울 수 있을 것입니다. 특정 사건이나 인물에 대한 의미없는 분노가 아닌, 우리가 그동안 간과했던 부분에 대한 반성과 정확하게 짚고 넘어가야 하는 이유, 정의가 왜 존재하는지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열심히 살고 정의와 법을 잘 지키지만, 반대의 누군가는 이용하거나 편법과 권력을 이용한 부정한 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 오늘 날 우리의 모습입니다.
사실 한국사회는 엄청난 속도감을 체험하면서 지금까지 달려왔습니다. 뜻하지 않은 해방과 한국전쟁, 그리고 분단, 독재를 경험했고 군부세력의 출현으로 많은 사람들의 인권이 유린되었습니다. 또한 민주화에 대한 열망으로 이뤄냈고,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습니다. IMF 외환위기를 국민의 힘으로 이겨냈고, 세계에서도 손에 꼽히는 신흥강국으로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런 속도감은 세계사적으로 봐도 유례없이 독보적인 면이 강합니다. 특정 누군가의 공적이 아닌 절대 다수가 다같이 노력해서 이룬 성과라서 더 값집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양면성이 있듯이 우리사회는 점점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였고, 성공과 실패, 이념의 대립, 흑백논리 등으로 규정하고 가르는 문화가 우리 내면속에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이는 치열한 경쟁을 유발하였고, 승리와 성공을 한 사람은 패배와 실패를 한 사람을 짓밟게 되는 현상, 무시해도 된다는 식의 언행 등 많은 문제를 낳았고, 이는 권력의 최상위 집단에서부터 말단에 이르기까지 뿌리깊게 형성되었습니다. 이로 인한 세대갈등, 계층갈등, 집단갈등으로 비화되었고, 여전히 대립과 갈등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누군가를 믿고 지지하는 입장에서 불신으로 가득차게 되었고, 경쟁으로 인한 지침, 자신만을 위한 이기심 등으로 차갑게 표출하였고, 현재의 우울함과 어두운 미래를 동시에 가늠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기나긴 밤과 새벽이 지나면 아침이 오듯이 언제나 정의와 희망은 살아있고, 우리가 이런 것을 포기하지 말아야 하는 것도 이런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드러내며,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 같이 교감하려는 소통의 의지, 공유하면서 문제의 인식을 정확하게 알고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또한 우리가 몰랐던 부분이나 잘못된 부분, 쉽게 지나쳤던 부분에 대한 올바른 가르침과 되짚는 모습도 매우 중요합니다. 인권이 유린된 현장이나 권력이 국민을 다치게 한 모든 사건들을 봐도 그렇습니다. 요즘과 같은 뒤숭숭한 시국일수록 더욱 단합하고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그러면서도 각자의 일과 공부에 대한 노력도 병행해야 합니다. 모든 것이 하나로 움직이는 것이 좋지만, 목적없는 방향성은 무의미하며 기대가 컸던 만큼 더 큰 실망감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그게 정치든 사회든 어떤 분야든 가리지않고 그럴 것입니다.
이런 의식의 개선과 노력, 사람들이 받은 상처나 힘듦을 돌아보며 서로가 위로해줘야 진정한 의미의 삶, 인문학, 역사, 사회, 정치, 경제 등 모든 분야가 순탄하게 돌아갈 것입니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아주 유용한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인문학이라고 학문적인 접근과 해석보다는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고, 경험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것도 의미있습니다. 지적은 탐구와 발전 만큼이나 본질에 대한 받아들임과 서로에 대한 소통과 존중도 중요합니다. 당장의 성과보다는 길게 보고, 크게 생각하는 마음으로도 많은 것을 치유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인문학을 배우는 궁극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치유의 인문학이라는 책 만큼, 이 책은 많은 부분에서 한국사회를 통찰하게 됩니다. 현재의 문제와 미래를 생각하게 하며, 우리가 간과했던 과거를 집중적으로 재조명하면서 독자들이 어떤 가치로 삶을 대해야 하는지, 타인과의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 지, 타인을 이해하는 가치가 왜 필요한 지를 알 수 있습니다. 시대의 지식인들이 펼치는 인문학의 강연. 함께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또한 하루 빨리 지금같은 혼란한 시국이 평정되고 안정화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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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kidol 2016-12-07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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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 인문학 -진중권, 서경식 외
2013년 부터 광주에 있는 광주트라우마센터에서는 한달에 한번씩 치유의 인문학이라는 주제로 월 1회 대중강연을 진행하고 있었다고 한다. 나는 이런 강연회가 있다는 사실은 커면 광주트라우마센터라는 것의 존재도 그간 모르고 있었으나 이제라도 주요 강연 내용이 책으로 출간되어 접할 수 있게되어 다행이었다. 근 3년간 진행되었으니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30회 내외의 강연이 있었을법한데 이 책에는 총 10개만 실려있다.
익숙한 이름을 가지신 몇분과 다소 생소한 몇분의 강연내용을 접하면서 종교, 사회, 생태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치유적 측면에 대해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독실한 프로테스탄트들이 세운 미국에서조차 부활절, 크리스마스 두번 정도만 교회에 가는 현실 속에서 우리나라의 종교세력들이 힘이 날마다 더 커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진중권은 서구에서는 스트레스를 사회적으로 해결하는 구조인 반면 우리는 온갖 스트레스를 개인들이 해결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사회가 발달할 수록 사람들이 이성적으로 사유하면서 세속화하는 것이 아니라 종교에 더 기대고 있다는 것. 긍정적인 측면이 없진 않겠으나 관련한 문제들이 지속적으로 불거지는 것을 보면서 좀처럼 해결이 어려울것 같아 안타까웠다는.
오랜만에 들어본 스토아학파와 에피쿠로스학파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카르페디엠이라는 메시지와 더불어 오해를 받아온 에피쿠로스학파의 메시지에 대해 이제서야 제대로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는데 최근 보았던 트렌드코리아2017에서 욜로(YOLO : You Only Live Once)라는 단어와 맞물려 생각해볼 수 있었다. 새해기도 하니 정말 삼일에 한번씩 오늘 하루만큼은 충실히 살자고 다짐을 반복하며 올 한해도 보람차게 보내야겠다고. 여기 언급된 키에르케고르의 말처럼 내 혼을 지켜가면서 말이다.
'온 세상을 다 얻는다고 해도 네 혼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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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빈 2017-01-03 공감(1) 댓글(0)
『치유의 인문학』,진중권,조국 외 8명, 트라우마 앞에서 당당해지기!
『치유의 인문학』,인문학을 통해 무언가를 치유를 하고자 하는 시도에서 반가웠다.
최근들어 서점가에 가면 인문학 콘서트, 지금 시작하는 인문학 등 인문학과 관련된 책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출판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각박한 우리 시대에 참 좋은 현상이 아닌가 한다.
이 책은 지금까지 접해왔던 인문학 책들과는 달리 인문학의 활용이라는 점에서 한치 망설임 없이 서평이벤트를 신청하여 이렇게 받아서 읽을 수 있었다.
서평에 앞서 책 표지에 '시대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아야 상처가 반복되지 않는다'라는 문구가 내 안에서 무언가를 요동치게 했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것과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은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인데, 시대의 아픔을 외면하여 상처가 반복된다면
인간의 상처에 빗대어 결국에는 그 상처는 곪고 곪아 절단을 하게되고 장애로 남게 될 것이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이러한 상황이 우리나라에서 계속해서 축적되고 있다.
개인의 상처는 병원에 가서 치료를 하면 된다. 그러나, 사회와 국가로부터 받은 상처에 대한 해결책은 없어 혼자 앓고 있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책에서는 10명의 지식인들이 광주트라우마센터(2012년 개소하여 5.18민주화운동 관련자 등 국가 폭력으로부터의 생존자와 그 가족들을 치유하기 위한 센터이다.)에서
각기 다른 주제로 강의를 한 내용들을 정리해놓았으며, 읽으면서 그동안 우리도 모르게 얼마나 많은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지 알게 되었고,
머리와 마음 속이 복잡하면서도 허탈한 감정으로 읽기가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멀리 볼 필요도 없이 지금 현 정권에서만봐도 취임 시점부터
국정원을 이용한 댓글로 부정선거 혐의, 청와대 대변인 성추문,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인사참사, 초이노믹스의 실패, 세월호 참사, 단통법 개정,
담뱃값인상, 가습기 피해, 성완종리스트, 메르스 사태, 국정원 직원 자살 미스터리, 국정교과서, 위안부 졸속합의, 백남기 농민 사망, 그리고 현재 최은실 게이트에 따른 탄핵
이 모든 사건이 불과 4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발생한 것이다.
위 사건들로 인한 피해자 역시 이루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정작 국가에서는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행위들만 일삼고 있다. 정말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성숙한 국민들은 촛불을 통한 평화 집회로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냈으며, 윗물이 탁한데 아랫물은 맑은 기이한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과 같은 시국에서는 온 국민의 분노와 그 분노를 해소하기 위한 방법과 방향이 한데 모아져서 트라우마라는 것이 끼어들 틈이 없어보인다.
그러나 구심점이 사라지고 나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는 다양한 구심점들(세대,계층,지역,경쟁 등)로 인해 서로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는 일이 되풀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을 되풀이 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에 대한 방법을 책 속의 강의 내용이 100% 만족할만한 답을 주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국민 개개인으로서 나아가야 할 방향은 알려주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국민 개개인이 노력하고, 개개인에 대한 처방이 진행되어도 결국 윗물이 맑아야 할 것이다.
내가 하고 있는 일 중에서 아동들을 대상으로 심리서비스를 지원해주는 것이 있는데, 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에 방문을 하여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 물어보면
하나같이 하는 말이 여기서 일주일에 한번 받아봤자 집에가면 결국 원상태가 되어 효과가 미비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용자 부모들은 서비스 기간의 연장만을 요구한다. 정말 아이러니할 수 없다.
예전 서태지와 아이들의 노래 '교실이데아'가사 중 '왜 바꾸지 않고 남이 바꾸길 바라고만 있을까'라는 가사가 있는데,
가정에서도 부모가 바뀌지 않고 자녀들에게만 문제가 있다고 서비스를 신청하기보다는 부모들 자신도 자신들의 양육 방식에 문제는 없는지에 대한 것이 선행되어야한다.
여담이 길었는데 즉,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국민들만의 문제로만 일삼으며 사찰, 구속, 등의 강압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하지 말고
사회에 만연한 사회문제들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통한 국정 운영을 해나가야 할 것이다.
이렇듯 '치유의 인문학'이라는 책을 읽음으로써 한국 사회에 대하여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이러한 내용들을 통한 생각들을 나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공유함으로써 좀 더 밝고 건강한 우리 사회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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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쿠슈라 2016-12-11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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