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24

대동 콘체른의 경륜 - 광업조선 제2권 제5호(1937. 6. 1)


Sejin Pak
24 December 2016 ·



대동 콘체른의 경륜 - 광업조선 제2권 제5호(1937. 6. 1)

남호(南湖) 이종만 씨와 씨의 소유였던 영평 금산의 현황을 작년도 본지 11월호 지상에 소개하였던 바 있어 씨에 대한 인상은 독자 제현의 뇌리에 남아있을 것이려니와 최근 세상이 놀랄만한 씨의 아름다운 쾌거와 웅대한 경륜을 높이 칭송하는 각 신문의 보도 소동으로 세간에 던진 파문은 적지 아니하여 씨의 인도애에 불타는 씨의 숭고한 인격과 원대한 포부, 경륜을 더욱 뚜렷하게 인식하고 있을 것이나 씨와 같은 위대한 인간과 씨가 던져준 바의 광대한 사업을 맞이한 우리 광업계에 있어 씨의 정신과 콘체른의 대강을 다시 한 번 더 씹어봄도 무의미한 도로가 아니 될 것이라고 생각하여 씨의 콘체른을 다시 전망하는 동시 이에서 씨의 산 교훈을 얻어 보았으면 한다.

부분과 전체는 항상 연대적 존재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부분은 그 속한 바 전체의 속성과 범주를 유리하여서는 존속할 수 없는 것이며 전체는 이에 포괄된 부분의 존재를 무시하여서는 또한 성립, 존속할 수 없으므로 부분과 전체의 관계를 맺고 있는 개인과 사회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또한 이 철칙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고로 이 연대성에 대한 인식이 결여된 사회와 개인은 벌써 그 자멸의 길을 스스로 이끌고 있음이요, 이와 반대로 공(共)의식이 확립된 그곳에는 그 사회의 발전과 개인의 향리를 초래하는 원천이 될 것이다. 고로 우리들의 사회적 생활을 함에 있어서 상호부조 공존공영의 실천적 성과를 나타낼 수 있도록 사회적 기구와 경제적 조직을 구성해야 할 것인바 이렇게 함에 있어서 뿐 인간생활의 최대의 행복과 평화를 초래케 할 수 있고 이 사회로 하여금 지상낙원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그러나 현세에 있어서 당연히 있어야 할 이 인식이 결여되었으므로 각자의 이익추구에만 국한되어 노자(勞資)의 불합(不合)과 지주와 소작인 간의 반목질시 등 상호 갈등으로 사회의 정의와 인도(人道)는 찾아볼 바가 없어 사회는 끝없이 쇠퇴하고 인간은 여지없이 타락되어 이 문제의 해결은 세계적으로 중대한 과제로 되어 있다.

이제 여기에 소개하려는 우리 이종만 씨는 이 당면한 중대 문제의 해결방법을 그의 과거 오십 평생을 통하여 거듭 연구하여 오던 바 “이해의 질곡에서 벗어나 일하는 사람은 모두 다 같이 살자.”그렇기 위하여서는 “먼저 정(情)과 정이 결합되어 한 마음이 되자.”라는 인생관과 사회관에서 얻은 바의 신념을 실천을 통하여 산 표본을 세워 잔인 암흑화한 이 사회에 봉화를 들어주며 우선 12만원을 투하여 종래에 관계한 씨의 경영광산의 종업원에게 위로금으로써 분배하였고, 또 55만원이라는 거액을 투하여 피폐에 헤매는 조선 농민들에게 그들의 생명선인 경작지를 주며, 광산조합을 설치하여 이중삼중으로 착취를 당하고 있는 조선의 광산 노동자에게 삶의 길을 개척해주기 위하여 자기 소유인 800여 광구를 해방하여 지하에서 그들이 캐낸 보물을 그들에게 할당하기로 하였다고 한다.
씨의 인간적 정열의 발로가 어찌 적다고 할 것이며 사리(私利)에 주구(走狗)가 되어 몰락과정에 허덕이는 이 사회에 선양(宣揚) 시사해 준 공존공영의 사회정의를 어찌 우리는 재음미하지 않으리오. 천하의 자본가, 기업가가 모두 이런 정신을 가졌다면 노자(勞資) 상극과 소작(小作) 쟁의가 어찌 이 사회를 어지럽게 할 것인가.
씨의 경륜은 조선사회의 노자(勞資)간의 문제에 있어서 뿐 아니라 널리 세간에 대하여 큰 교훈을 몸소 주고 살아있는 모범을 보여주고 있으니 어찌 감복하지 않을 것이랴. 고결 원만한 그 인격은 그 경륜은 우리 사회에 던져준 서광이 클 것을 믿고 바라는 바이다.

<광산조합>
이제 씨의 콘체른의 대강(大綱)을 들춰보자. 이상과 같은 정신 아래 광주(鑛主)와 노동자 간의 상극되는 점을 어떻게 하면 없이 할 수 있으며 어떻게 하면 평화한 가운데에서 생산의 능률을 형성시켜 일하는 사람들이 다 같이 잘 살 수 있고 나아가 이 사회의 부(富)를 증진시킬 수 있을까,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큰 의도 밑에서 짜낸 것이 소개하려는 ‘대동광업조합’이니 그 강령을 들어보면

1. 노자(勞資)협조의 근본정신을 달하기 위하여 자본가와 노동자가 공동으로 이익을 분배하려는 것
2. ‘광부 즉 광주’라는 관념과 사실 밑에서 집단적 광구(鑛區)의 종합적 탐광을 통하여 경영의 합리화를 도모하려는 것
3. 광산조합은 중앙지에 중앙조합을 두고 광구 현지에는 각각 지방조합을 두어 통제적으로 하려는 것

등 모두 새로운 의도와 방식 밑에서 출발한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본다면

<조합원>
이 씨 소유 광구인 함남 장진군 400구, 평북 초산군 200구, 자성군 78구, 태산군 13구, 강계군 40구, 경북 의성군 11구, 함남 정평 영흥군 14구, 서천군 6구, 갑산군 3구, 함북 무산군 30구, 회령군 10구, 경남 울산군 광구 등 800 여 광구를 중심으로 지하 부원(富源)을 개발하되 그 기금은 동 조합의 모체인 대동광업주식회사의 조달금으로써 충당하고 이 광구에 종사하는 광주와 노동자는 누구를 막론하고 조합원이 될 수 있고 분광(分鑛)업자는 준회원으로 한다는 바로 이 조합 중에는 광주, 일반 종업원, 노동자가 모두 다 포함되었고 조합에는 각 지방조합이 있고 전체를 통할하는 중앙조합이 있는 바 그 중앙조합에서는

<노동복권(福券)>을 발행한다. 그 복권은 1구좌 금액을 5원으로 하여 1복권, 10복권, 100복권을 기명식으로 하되, 6개월 이상 근속한 조합원에게 5원 복권 2 구좌씩, 특히 공로있는 조합원에게는 수시로 급여하게 되어 있다.

<이익분배>
결산기에 가서 제 상각비, 상여금, 중앙조합분담금을 공제하고 잔금 중에서 중앙자경(自經)광구적립금으로 10분의 2를 공제한 순 이익금은 그 반을 광주에게 그 반을 노동자에게 분배하는 것으로, 이 조합의 중요한 특색은 그 조합원인 노동자의 임금은 보통 노동자 임금과 조금도 다름이 없이 평소에 지불하고 그 위에 이익금까지 분배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광주에 분배한다고 함은 동 광산의 직접 소유 광구에 있어서는 별 문제이겠으나 그 외에도 광산은 좋으나 자본과 경험과 기술이 없거나 또는 부족한 광산으로 이상과 동일한 조건 밑에서 개발을 희망하는 산도 얼마든지 채굴하여갈 의향이므로 이 때 있어서는 해당 광권자(鑛權者)에게도 배분이 있을 것이다.

<자영광(自營鑛)>
여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자영광 창정(創定)’인바 그는 노동자 및 종업원 자체가 직접 광산을 경영하는 것으로 소작농에게 토지를 주어 자작(自作)하게 함과 동일한 것이다. 이 자영광 창정은 앞에 기록한 광산조합의 소정 적립금으로 새로이 임의 또는 법인의 조직으로 광산을 경영하게 하는 것으로 그 구체안은 지금 작성중이다. 이러한 의도의 사업이 대규모로 진행되기는 조선에서는 처음 되는 일로서 일대 시금석이 될 것이며 노자협조의 살아있는 모범이 될 것이니 우리는 쌍수를 들어 그 앞날을 축하하지 않을 수 없다.

<농촌사업>
씨는 다시 나날이 피폐해가는 조선 농촌의 장래를 우려한 바 있어 “밭가는 사람에게 갈아 먹을 수 있는 땅을 주자.”는 주지와 의도에서 우선 남조선과 중부와 북조선에 적당한 지대를 선택하여 경작지를 구입하여 그 땅에서 소작하는 빈농민에게 이것을 사정(査定) 대대손손 영원토록 이 땅에서 경작하도록 하되, 일 년에 토지 소출의 3할, 즉 10석이 난 토지에서 3석을 내게 하여 그것으로 또 다시 비(非)농지를 사서 또 그 부락 경작자들에게 분배하는 것인 바, 그 3할의 의무도 30개년 이내로 하고 그 연한이 지나면 그 토지의 전 수확권을 경작자가 획득하여 완전한 자작농이 되게 한다고 한다.
그 토지에 대한 공조(公租)공과(公課)는 전부 재단법인인 중앙에서 부담하나 경작자의 명의만은 중앙에서 이를 보관하여 개인 간의 매매나 저당 등 토지 이동의 폐해를 방지하여 경작자의 영구적 자작농지가 되도록 하는 대신에 자작농민은 법인의 조직체에 참여하도록 하려고 50만원의 거액을 던져 지금 그 법인 수속에 분망 중이라고 한다.
그리하여 이 부락 안에는 농민도(農民道)의 현양(顯揚), 자작(自作)정신의 수립, 협동사상의 함양과 훈련을 주는 도장(道場)이 있어 농가 경제의 갱생과 인문(人文)발달을 고도화 하는 실질적 조직과 시설을 병진하게 한다고 하니 쓰러져가는 조선 농촌의 현황에 있어서 이 얼마나 반가운 일이며 뜻 깊은 일인가.
물론 50만원이라는 금액으로써 소작농 전부에게 그 경작지를 주고자 하는 일은 상상하지 못할 바이나 어찌 개인에 한정되어 있는 부(富)만으로 그 완전을 바랄 수 있으리오. 씨의 정신과 의도, 그것만도 구급을 요하는 조선 농촌 문제해결 방법에 일대 본보기가 될 것이니 씨를 따르는 독지가가 속출하여 이같은 자작 농촌부락이 누진적으로 건설된다면 조선 농촌의 서광은 머지 않은 장래에 보여질 것이라고 믿는다.

<광업사회>
이상과 같은 정신과 의도 밑에서 씨는 물심의 총역량을 경주하여 조선사회, 조선민중의 전폭적 발전향상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는 바 그 정신과 의도를 구현화 하고 이에 실현된 조직과 사업을 성장발전함에는 부단한 노력과 연찬이 있어야할 뿐만이 아니라 아울러 이 사업에 동력이 될 재력이 또한 긴급하고 중대한 요소의 하나이니 이 포부경륜을 달성할만한 씨의 자원은 어떠한 것인가.
여기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에 유일한 원천으로서 경이적인 함금량과 전폭적 대광맥이 그득히 깔려있는 씨의 소유인 장진 금산(金山)의 지하 부원(富源)이 있으니 이 어찌 사역자(使役者)를 위한 하늘의 도움이요 선물이라고 아니할 것인가.
이제 이 장진 금산의 전모를 엿보기로 하자. 그 연속된 광구는 총 420 광구인 바 이 산을 대분(大分)하여 소동, 삼포, 대동, 오만동의 네 개의 구로 나눌 수 있으며, 그 가운데 특히 지금 착수하여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은 소동 갱(坑)이라고 한다. 광(鑛)의 종류는 또한 금은, 연, 동, 아연 등이 모두 함유되어 그 평등 품위는 70 와(瓦)라고 하는 웅장한 함유량을 가졌고 또 광맥은 2~3 척(尺)으로부터 14 척이나 되는 전폭적 대광맥을 이루어 명실공히 조선 유일의
대금산이라고 하며 특히 소동 갱은 제1 갱도의 굴진(掘進)이 600 척, 굴하(掘하)가 60 척, 제2 갱도의 굴진은 600여 척, 굴하가 60 척, 제3 갱도의 굴진이 300 척, 굴하가 20 척으로 수갱의 금 품위는 1천 와(瓦)라는 경이적 숫자를 나타낼 때도 있다고 하니 이 금산의 장래는 실로 요원양양하다고 아니 할 수 없다.
이상과 같이 채금고가 나날이 높아감에 따라 이를 제련하기 위하여 소화 11년 10월부터 20 마력, 20 본립(本立)의 도광기(搗鑛機)를 설치하여 하루 평균 100표(俵) 이상의 제련을 하게 되었으나 원래 대량으로 산출되는 광석을 이것만으로 처리하기는 대단히 어려워 다시 50마력 2량, 20 마력 1량을 증설 공사 중이라고 한다.
소동 갱에 있어서는 자가(自家)제련으로 하루 10톤을 처리하고 흥남 제련소에 하루 화물자동차로 1대씩 운반 매광(賣鑛)하는 것이 20표, 1군(軍)에 천 원 이상 달하나 원체 체굴고가 대량이므로 산적되어 있는 광석이 현재 2,500 여 톤, 시가 40만원에 달한다고 하니 이 산의 지하 부고(富庫)를 가히 짐작할 수 있지 않은가.
800여 구의 우수한 광구를 가진 씨는 현대 과학적 수(粹)를 총집중시켜 장진 금산의 적극적 개발을 단행하기 위하여 금반 300만원(일시불입)의 주식회사를 조직하고 그 개발에 총의(總意)를 다하고 있는 바 이 금산에 대한 투자 예산액을 본다면 씨가 권리취득을 위해서든지 20만원과 도로, 건평 현재 기계설비로 인한 15만원을 내놓고 금후 다시 부유선광기 30만원, 도광기(125마력) 50만원, 전동력 20만원, 도로 5만원, 기타 건물 8만원, 기타 설비 5만원, 총합 180만원의 예산으로 착착 진행중이라고 하니 이 산의 장래는 가히 놀랄만한 것이라고 믿는다.

이상 기술한 바와 같이 이리하여 이 금산에서 얻는바 이익으로써 조선의 민중은 ‘다 같이 잘 살아보자.“는 숭고 원대한 이상과 의도로써 각종의 사회사업을 건설하여 물질적 이익을 줌에 끈질길 뿐만 아니라 상호부조, 공존공영의 정신을 선양, 훈련시켜 조선 대중의 심전(心田)개발에 노력하여 갱생의 길을 보여줌을 씨의 필생의 모토로 한다고 하니 조선사회의 서광이 보이는 듯 하여 우리는 씨의 인격과 정신을 본뜨는 동시 씨의 사업의 장래를 아울러 심축하여야 할 것이다.

- 글 이영조(광업조선 편집자)
* 이하 글 - 각 기관 정관은 생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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