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보수화’, ‘우경화’란 무엇인가 : 한국과 관련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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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보수화’, ‘우경화’란 무엇인가 : 한국과 관련하여 >
1. 일본의 ‘보수화’ 또는 ‘우경화’의 개념·전개양상 및 내용
우경화란 사회적 기류가 보수적으로, 우익세력으로 변화하는 것을 뜻한다. 여기서 우익은 '오른쪽 날개'라는 뜻으로 정치적으로는 보수적 정파를 뜻한다.
좌익은 '왼쪽 날개'라는 뜻이지만 급진적 정파를 뜻한다. 즉, 예를 들어 역사인식에서 우경화란, 일본이 과거 침략 역사를 정당화하거나 미화 경향이 강화되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아베 정권의 재등장 이후 우경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지적은 있지만, 우경화는 단지 특정 일본 내각의 정치적 전략과 정책에서만 오는 일시적 현상은 아니다. 이에 현재 가속화되고 있기까지의 전개양상 및 내용을 시기별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경화의 전개양상 및 내용으로는 첫 번째로, 1870년대 전후로 일본정치에서 강력하게 대두된 조선에 대한 공략론인 ‘정한론’이다. 당시에는 ‘우경화’라는 용어가 사용되지 않았으나, 이는 일본 과거침략의 역사의 시작이므로 ‘우경화의 뿌리’가 된다고 볼 수 있다.
두 번째, 1945년 미국의 대일 점령정책은 일본을 아시아의 반공국가로 구축하기 위하여, 전환정책인 개혁으로부터 정치경제의 안정화를 위한 보수국가로 탈바꿈시켰다. 천황제주권론은 전후일본의 정치체제 하에서는 소위 ‘천황제 민주주의’라는 잡종적인 형태를 띠게 되었다. 1948년 이후, 미국의 대일경제부흥정책으로 인하여 일본은 자본주의 성장 속에서 보수정권이 구축됨으로써, 전후민주주의는 미일안전보장체제하에서 보수화의 방향으로 기울어 갔다.
세 번째, 1982년 11월 성립된 나카소네 정권 이후, 오늘의 보수우경화가 일본사회 내에서 주요사조로 부상할 수 있었다. 나카소네는 ‘전후정치 총결산’이라는 구호아래 국내적으로는 자민당 장기집권의 위기를 타개하려 시도하였고, 국제적으로는 전후 패배의식을 탈피하고 세계 제2위의 경제력을 바탕으로 군사력을 강화하여 국제정치에 적극적으로 개입함으로써 정치대국화를 달성하고자 했다. 또한 야스쿠니 신사를 공식참배하고 천황을 미화하는 신교과서가 채택되어 각 학교에서 히노마루, 기미가요가 강요되었으며 천황과 자위대의 접촉이 빈번해졌다. 나카소네는 일본의 사상을 근간으로 한 ‘대중민주주의’를 주장하였으며, 국민적 결집을 위해 천황제의 강화를 주장하였다. 또한 그는 GNP의 1% 한도를 초과하는 등 방위력 증강정책에 힘을 쏟았다.
네 번째, 냉전종식 이후 일본의 외교 전략은 21세기를 향하여 경제대국에서 정치대국으로 발돋움하는 것이었다. 이에, 1990년부터 시작된 일본의 보수우경화 추세는 국제 및 국내정치 변동, 경제의 침체 및 금융위기 등으로 인한 일본인의 불안심리와 맞물리면서 더욱 확대되고 있다. 1994년 후지오카 교수 등이 ‘일본인이 잊어온 국가의식과 역사적 자신감을 회복하자’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열린 도쿄 전범재판이 일본인의 자존심을 빼앗아 범죄인으로 여기며 살아가게 했으나 전후 일본인들은 ‘스스로를 학대하며’ 노력한 결과, 이제 선진국들을 따라잡았다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후지오카 교수 등 자유주의 사관에 동조하는 지식인들은 1997년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를 결성하고 우경화 운동의 방향을 제시하기 위하여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제작하였다. 더불어, 한일합병에 대해서는 일본의 한반도 지배는 일본이 의도적으로 추진한 것이라기보다는 19세기 말 이후 동아시아에서 전개된 ‘역사적 패기’와 한국의 ‘자기관리능력의 결핍’이라는 해괴한 주장을 하였다.
다섯 번째, 2001년 4월 등장한 고이즈미 총리는 나카소네와 정책 노선에서 유사한 점이 많은 인물이다. 헌법개정, 신사 참배, 집단적 자위권 등은 이미 나카소네가 일관되게 주장해 왔던 노선이다. 나카소네는 고이즈미 총리의 ‘후견인’을 자처하고 나서며 자신이 못다 이룬 꿈의 실현을 고이즈미 총리를 통해서 실현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보였다. 마지막으로, 현재 일본 아베 정부는 2012년 말 출범하면서부터 침략을 부정하는 역사 퇴행적인 발언하고, 집단적 자위권 인정, 고노 담화 수정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이후 아베 정권의 총리를 포함한 각료 및 정부 관련인사들의 위안부 강제동원 부정, 야스쿠니 신사 참배, 독도의 날 행사 강행, 집단적 자위권 행사 주장 등 우경화 정책으로 한국과 중국의 정부 및 국민들의 감정을 연일 자극해오고 있다. 이렇게 아베 정권의 우경화 정책은 집권한지 약 6년이 경과한 현재에도 그 강도를 더해오고 있다.
위와 같은 전개양상 및 내용을 통해, 일본이 왜 우경화의 길을 걷고 있는지 실체를 명확하게 알아야 과거와 같은 불행한 일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2. 일본의 변화가 ‘우경화’임을 평가할 수 있는 2가지
첫째, 일본의 우경화는 ‘정치적 일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2012년 12월 제2차 아베 정권이 등장한 이후 일본정치에 적지 않은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다. 헌법 개정 논의의 본격화는 물론 집단적 자위권의 행사를 위한 해석개헌 감행과 같은 보수우경화가 급진전되고 있다. 아베정권이 보수우경화 경향을 강화시켜 나가는 사회경제적, 정치적 기반은 다층적으로 존재한다. 여론정치, 온라인공간의 논의를 오프라인 또는 제도권 안으로 유인하는 전략, 중국에 대한 반발과 미국에의 불만을 토대로 고조되는 민족주의적 정서, 그리고 자민당 내 대외인식에서 강경파인 세와카이의 집권, 아베정권에 소속된 정치인들의 강경노선 등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최근 일본에서 ‘넷우익’의 등장은 보수우경화 경향에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다. 한일관계에 쟁점이 되고 있는 역사인식문제, 영토문제, 야스쿠니 문제 등에도 힘을 강화하고 있다. 아베정권의 보수우경화 경향에 따른 헌법 개정, 집단적 자위권 문제는 일본정치의 기본적인 틀에서 지나치게 일탈된 행위라고 볼 수 있다. 더구나 태평양전쟁에 대한 역사인식은 일본이 구성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국제사회의 기본질서에 대한 부정이라는 정치적 일탈에 해당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 둘째, 일본 사회의 전반적인 우경화는 사회경제적인 것들에 의해 나타난다. 중국에 GDP 규모 역전에 대한 불안감, 1985년부터 시작된 잃어버린 20년에 대한 좌절감, 간판 전자 기업이 세계시장에서 한국의 삼성·LG에 줄줄이 패함과 동시에 한국과의 경제력 격차 축소, 후쿠시마 원전사고 등에 대한 일본인의 불안이 결과적으로 일본사회를 우경화로 이끌어가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그들의 역사인식조차 합리화하면서 말이다.
3. 일본의 변화가 한국과 관련하여 갖는 의미
우경화는 단지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재 한국은 일부 노인층, 청년층에서 우경화 현상이 나타난다. 진보정권의 지지자들 또한 언제 우경화의 모습을 드러낼지 모르는 일이다. 예를 들어, 최근 파시즘과 유사한 현상을 보여주는 극우 사이트 일베의 등장과 현 박근혜 정권의 보수주의화와 매카시즘적 종북몰이, 2014년 후반기에는 광화문에서 단식투쟁하고 있는 세월호 유족들 앞에서 일베, 어버이연합 회원들이 폭식을 하는 등 우경화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몰락했지만 극우의 움직임을 보이는 정치인, 일반인들은 아직도 꽤 많이 존재한다.
일본은 강한 일본건설을 위해 노골적으로 보수우경화를 앞세우고 과거사문제를 뒤세우고 있다. 731부대의 마루타, 민간인들에 대한 학살, 군대 위안부와 같은 반인륜적 행위 등과 함께 얼마나 많은 한국인(조선인)들을 노동자와 위안부로 데려갔는지 정확한 수 역시 불확실하다. 이것이 양국사이에 존재하는 문제이며 이 외에도 핵무장 계획인 ‘미쓰야 작전’, 과거사에 대한 아베 등 극우 보수의 퇴행적 행보, 극우세력의 몰염치 등이 해당될 것이다. 교수님께서 수업시간에도 말씀하셨듯이 정치, 문화적으로 일본을 통해 우리의 미래를 볼 수 있다. 2에서도 언급했듯, 일본 정권뿐만 아니라 일본 국민들도 우경화의 모습을 보인다. 만약 헌법이 개정되어 군사 강국을 이루고 나면, 세계 어떤 나라보다도 일본은 자국 중심적으로 행동할 것이다. 사상은 행동을 예상하게 한다. 극우적 사상을 내세우는 국가라면, 그 행동은 더욱 자기중심적이 될 것이다. 일본의 군사 강국화는 남북통일, 독도 문제 등 사안을 갖고 있는 한국의 미래와도 직결되어 있다.
<참고문헌>
1) 박문각, <일본의 우경화>, 시사상식사전,
2) 조관자, 2014, <‘우경화’의 마법 풀기 - 내셔널리즘의 충돌과 보편 윤리의 획득>, 일본비평, 4-18p
3) 김영춘, 2015, <일본의 보수우경화와 국가안보 전략>, 통일연구원, 31
4) 홍성후, 2013, <일본 아베 정부의 보수 우경화 원인 분석: 동아시아 정책을 중심으로>, 충북대학교
5) 고선규, 2014, <일본 아베정권의 보수우경화 경향과 향후 전망>, 독도연구, 311- 336
7) 정항석, 2015, <나르시즘적 일본 보수 우경화와 한일관계>, 전북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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