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09

Park Yuha - 애도와 연대를 위해 현충일을 맞아, 오늘부터 짧으면 2주일, 길면 그 이상 제 맘대로...

 (17) Park Yuha - 애도와 연대를 위해 현충일을 맞아, 오늘부터 짧으면 2주일, 길면 그 이상 제 맘대로...






Park Yuha

2 hrs · 

애도와 연대를 위해



현충일을 맞아, 오늘부터 짧으면 2주일, 길면 그 이상 제 맘대로 “위안부문제 주간”으로 정하고 위안부문제와 작금의 사태에 관한 포스팅을 할 생각입니다. 가급적 하루에 한번정도 포스팅해 왔지만 이 주간 동안은 필요하면 하루에도 여러번 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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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협(‘정의연’이라는 이름으로 바꾸는 과정 자체가 문제가 많고, 이 이름의 조직 또한 남겨 놨다 하니 꼭 정의연을 써야 하는 경우 말고는 이 이름을 쓰겠습니다.)운동의 결과로 나라에서 만든 “위안부기림의 날”은 고 김학순 할머니가 ‘목소리를 낸’ 날입니다. 물론 저는 그 목소리의 가치가 아주 크다고 생각하지만, 그 ‘기림’(기억/칭송)이 정작 위안부체험과 죽음이 아니라 ‘목소리를 낸 날’에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 또한 정대협 운동의 문제를 명확하게 보여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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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란 국가에 동원되어 (간접적으로)전쟁을 지탱해야 했던 여성들의 이름입니다. 군인들처럼 전쟁터에서 죽기도 하고 부상병처럼 신체가 크고 작게 훼손되어 살아 돌아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군인의 죽음은 현충일로 기억되고 사망한 군인의 유족과 상이군인이 적게나마 나라의 ‘보상’을 받았던데 비해, ‘사기진작’이라는 이름으로 군인의 전투를 보조해야 했던 ‘위안부’는 오랫동안 잊혀졌습니다. 그들이 그렇게 처음부터 법망의 바깥에 놓여진 이유는 그녀들이 많은 경우 사회에서 천대받는 존재이자 ‘여성’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그녀들이 기억되어야 한다면 군인과 함께 기억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정작 군인들은 자신들과 같은 공간에서 그녀들이 기억되는 것을 싫어했지요. 위안부’는 ‘공식적으로’ 국가에 공헌하도록 동원된 존재가 아니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기림의 날’은 죽음을 배제합니다. 대사관 앞 소녀가 ‘소녀위안부’의 형상을 하고 있지만 실은 뒤에 적힌 문구를 통해 ‘숭고한 운동의 세월’을 ‘기리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소녀상은 수요집회 1000회를 기념해 만들어졌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위안부’는 우리 사회에서 아직 ‘올바른’ 집단기억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저 개인의 기일에 각각 기억되거나 그마저도 정대협에 의해 선별된 분만 집단기억(역사속에 위치)대상이 됩니다.



그렇다고 새로운 기림일을 만들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저자신은 실은 그런 기억작용자체의 문제를 말해 온 사람이기도 합니다. 또 군인만큼 부여된 틀과 체험이 동일하지 않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한국에서의 위안부의 기억이 발화된 ‘목소리’에만 집중되던 기간동안, 그 이면에서 수많은 또 다른 목소리들이, 발화되지 못한 채 잊혀져 갔다는 사실이 우선 기억 되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마주했던 목소리를 전달하기로 합니다. 이미 6년전에 시도했지만, 고발로 입을 틀어막히면서 중단해야 했던 작업입니다. 그렇게 해서 6년후에 나온 목소리들과 연대하고자 합니다.

어렵게 나온 새로운 목소리와 연대하되, 제 역할은 이들과 같으면서도 똑같지는 않았던 ‘고유성’을 전달하는 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위안부 문제는 물론, 현재 일어나고 있는 사태 관련해 제가 알고 있는 것을 가급적 많이 전하고자 합니다.



그런 시도가, 30년 정착된 인식과 그 인식이 만든 권력구조에 균열을 가할 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다만 ‘세계적으로’ 확대된 커다란 목소리 뒤에서 들리지 않았던 목소리들, 소외되고 상처입어 작아지고 끝내 들리지 않게 된 목소리들을 복원하는 이 시도가, 돌아가신 분들에 대한 애도이자 살아계신 ‘다른’ 목소리에 대한 연대표시임을 밝혀 둡니다.

이 작은 시도가 거친 폭압에 이겨낼 수 있을지는, 듣는 분들께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겹다 생각 마시고 들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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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이소, 김희숙 and 212 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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