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07

알라딘: [전자책] 불안증폭사회 김태형 2010

알라딘: [전자책] 불안증폭사회

불안증폭사회 - 벼랑 끝에 선 한국인의 새로운 희망 찾기  epub
김태형 (지은이)위즈덤하우스2011-07-14

종이책 페이지수 308쪽

책소개

IMF위기 이후, 한국사회가 한국인의 마음을 어떻게 망가뜨려왔고 병들게 했는지, 또 오늘을 살아가는 한국인의 불안의 실체는 무엇이고 한국인들이 왜 유독 불안 요소에 취약한지를 분석한 심리학 보고서이다. 한국사회의 문제들을 한국인의 9가지 심리 코드로 분석해내는 한편, 우리 민족의 심리적 강점을 다시 한 번 일깨우고, 사람답게 살아가는 공동체 만들기를 제안한다.

한국인의 심리 상태를 한마디로 ‘불안’, 즉 생존위협에 대한 만성화된 공포라고 규정하고, 자살률이 높아지는데 출산율은 줄어드는 한국사회가 이미 멸종의 길로 들어섰다고 단언한다. 저자는 또한 IMF경제위기 이후 사회 시스템의 변화와 환경에 대해서는 다각도의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한국인의 마음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은 간과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나 혼자 이 미친 세상을 어떻게 바꿔?’라는 무력감과 독재자에 대한 향수, 역사적으로 중국, 일본, 미국에 의존하는 주류세력의 사대주의, 나라 경제를 재벌에게 맡기고 국민은 떡고물이 언제 떨어질까 기다리게 하는 트리클다운 정책, 분에 넘치는 명품 모방소비, 하급계층이 부유층을 대변하는 부자정당을 지지하는 계급배반 투표 등, 한국사회 특유의 심리 코드를 심리학자인 저자는 신랄하고도 명쾌하게 설명해내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나의 불안이 어디로부터 온 것인지 파악하고 
한국인의 운명통제 욕구가 어디서 어떻게 좌절되어 우리 사회가 이토록 분열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으며, 
병을 이기는 것은 병을 아는 데서 출발하듯, 우리 사회가 병든 원인과 결과를 철저하게 분석한다면 비로소 자기반성이 가능해지고 희망적인 대안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

목차
에필로그-위기 이후 한국인의 마음을 말하다

1장 불안과 공포에 점령당한 한국사회

*불안과 공포 - 우리는 모두 맹수에게 쫓기고 있다
그 누구도, 아무것도 믿어서는 안 된다
승자독식의 사회에서 아웃은 곧 죽음이다
국회위원 차명진의 위대한 실험
사회에 버림받느니 생을 포기하는 이유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민초들의 반란 : 더 이상 아이를 낳지 않겠다!
*좌절당한 동기와 부정적 감정-한국인의 마음은 숨을 곳이 없다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계산된 사고가 아니라 감정이다
내면의 괴물에게서 달아날 수 없다

2장 불안을 증폭시키는 9가지 심리코드

*이기심 - 모두들 이기주의자가 되니까, 행복하니?

사람이 본래부터 이기적이라고? 천만의 말씀!
능동적 탐욕과 수동적 탐욕
10억 원을 준다면 10년 감옥살이도 할 수 있어요
세상은 온통 내 밥그릇을 빼앗으려는 적들뿐
*고독 - 요즘 최신유행이 뭔지 알아? 자살이야
병든 세상에 저항하는 처절한 눈물 : 우울증
붙잡고 싶은 사람도, 붙잡아줄 사람도 없다
벼랑 끝으로 뚜벅뚜벅 걸어가는 사람들
사랑의 결합에서 사회경제적 동맹으로 : 흔들리는 가정
사랑하는 능력을 잃어버린 아동학대 공화국
아줌마 아저씨들이나 잘하세요
예비 자살자들이 공통적으로 갖지 못한 단 한 가지
한국인을 위협하는 사형선고
*무력감 -나 혼자 이 미친 세상을 어떻게 바꿔?
사람은 수동적인 운명을 거부한다
피곤한데 그냥 무기력하게 살면 안 될까?
스톡홀름 신드롬과 박정희 향수이것은 차라리 실험실에 갇힌 개의 운명이다!
꿈마저 박탈당한 한국의 젊은 세대들
*의존심 - 캥거루족과 가짜 경제대통령
‘저희’나라 잘 부탁드립니다
거지 근성을 자극하는 트리클다운 효과
헬리콥터족과 캥거루족의 합작 : 진행형 의존심
차라리 어린 시절로 돌아갈래 : 퇴행형 의존심
*억압 - 국가보안법과 정신건강은 양립할 수 없다
너희가 사회주의를 아느냐
국가보안법이 한국의 보수를 무능아로 만든다
빨간색을 금지하면 빨간색에 집착하게 된다
*자기혐오 - 남 따라 하기와 계급배반 투표
당신의 상품가치는 얼마입니까
명품 열풍의 빛과 그림자
몸은 하류층, 마음은 중산층
한국인들이 남 따라 하기에 그토록 열심인 까닭은?
자기혐오감과 계급배반 투표
*쾌락 - 성추행당과 한국 남자들의 성 문화
한국 남자는 모두 변강쇠의 후예들인가?
전 사회로 확산되는 부도덕의 동맹
돈을 주고 사는 ‘값싼’ 관계
무위도식과 한탕주의를 꿈꾸는 도시
*도피 - 이민을 가거나 혹은 미치거나
현실에서 도망쳐 나만의 세계로 :중독
예수 안 믿으면 지옥에 간다 : 사이비 종교
한국사회의 정신병동화
*분노 - 한국인의 냄비근성과 범죄율의 가파른 상승
살인자로 태어나는 사람은 없다
한국인들의 화병과 냄비근성
우리 사회의 수많은 조승희들


제3장 멸종의 길로 가는 한국인, 어떻게 멈춰 세울 것인가?

*우리에게는 사람답게 살 권리가 있다
우리를 미치게 하는 것들
폭주하는 사회에서 살아남는 법
더 이상 돈과 불안을 맞바꿀 수 없다
역주행을 멈추고 다시 희망으로

에필로그 - 심리학과 한국사회

한국사회에 대한 한국 심리학자들의 설명
인간을 돼지로 보는 진화심리학을 거부한다
뇌와 유전자로 사회현상을 논할 수 있는가
심리학자들이여, 고개를 들어 한국사회를 보자

---
책속에서

나는 사람에게 마음의 병을 강요하는 일차적 원인이 사회에 있다고 강력히 주장한 바 있다. 나아가 다소 도식적이기는 하지만 마음의 병을 유발하는 사회적 요인이 70퍼센트라면 개인적 요인은 30퍼센트라고까지 말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을 하고서도 나는 그동안 30퍼센트에 대한 책은 꽤 썼지만 70퍼센트에 대해서는 거의 손을 대지 못했다. 이 책은 바로 이 70퍼센트에 대한 내 첫 번째 이야기이다. 솔직히 나는 70퍼센트도 아주 유하게 양보한 최소한의 수치라고 생각한다. 일그러진 한국사회야말로 우리의 마음을 병들게 만드는 최대의 병인임을 굳게 확신하기 때문이다.
돈과 물질만 있으면 사람이 행복해질 수 있다는 저급한 미신에 계속 속아 넘어간다면, 우리의 병은 끝끝내 치료될 수 없으며 신자유주의의 유혹도 물리칠 수 없다. 우리는 너무나 많은 눈물을 흘리고서야 우리가 진정으로 원했던 것이 GDP만을 추구하는 돼지의 삶이 아니라 사랑과 정의를 실현하는 사람답게 사는 삶임을 믿기 시작했다. 부디 이 책이, 그렇게도 마음이 힘들고 아팠으면서도 그 까닭을 몰라 방황하던 한국인들에게 조금이나마 진실을 알려주고 용기를 줄 수 있다면 좋겠다. -프롤로그  접기

P. 36~37 사람이건 동물이건 간에 괴롭히더라도 어지간히 괴롭히다 말아야 하는데, 한국사회는 그 괴롭힘의 정도가 이미 임계치를 넘어선 것 같다. 느닷없이 이런 비관적인 얘기를 꺼내는 까닭은 한국인들이 생명체라면 거부해서는 안 되는 본능적 요구조차 거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익히 알려진 대로 한국의 출산율은 OECD 국가들 중 당당한 꼴찌이다. OECD 통계연보에 따르면 2008년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19명으로 2004년 이후 5년 연속 OECD 회원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2009년의 합계출산율은 1.15명(여성 한 명이 평생에 걸쳐 낳는 자녀수가 평균 1.15명이라는 의미)으로 더 낮아졌다. 게다가 더욱 심각한 문제는 혼인건수도 2008년부터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가임여성의 수도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이다.16

이런 식으로 인구가 계속 줄어들면 한국인은 결국 멸종한다는 사실을 백치가 아니고서야 모를 수가 없기에, 많은 연구자들이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도를 제시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런데 출산율 저하의 원인을 무엇으로 보느냐에 따라 그 처방전은 각기 달라질 수밖에 없다. 정부에서는 아이를 많이 낳으면 보상, 즉 경제적 혜택을 주는 방법을 주로 사용하는데, 그런 방도로는 출산율을 절대로 끌어올릴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원숭이는 바나나를 잔뜩 주면 신이 나서 새끼를 마구 낳아댈지도 모르지만, 사람이 바나나 따위를 얻어먹겠다고 자식을 낳을 리는 없기 때문이다.  접기

P. 65 ‘능동적 탐욕’이란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탐욕을 추구하는 것으로, 무한대의 이윤추구욕에 사로잡힌 자본가계급이나 마음의 병이 결합된 병자들의 탐욕이다. 반면에 ‘수동적 탐욕’이란 죽을까 봐 무서워 어쩔 수 없이 탐욕을 추구하는 것으로, 불안과 공포에 쫓겨 강박적으로 탐욕을 추구하게 되는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잘 알려진 대로 사회안전망이 잘 갖추어진 복지국가들의 국민들은 그렇게까지 게걸스럽게 탐욕을 추구하지 않는다. (중략) 반면에 한국인들은 ‘이제는 돈을 그만 벌어도 된다’는 마음의 결정을 좀처럼 내릴 수가 없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자신이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하며, 내일이 어떻게 될지 몰라 너무나 불안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인들은 자신의 생존과 미래를 지켜줄 수 있는 유일한 무기로 간주되는 돈이나 땅에 무섭게 집착한다. 부자는 부자대로, 가난뱅이는 가난뱅이대로 계속 돈 벌기에 목을 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돈 없으면 죽는다!’, ‘돈이 없으면 사람대접 못 받는다!’는 강박관념에 근거한 탐욕은 수동적 탐욕이므로, 만일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확보되면 한국인의 탐욕은 80퍼센트 이상 줄어들 것이다.  접기

P. 134~135 트리클다운 이론의 기저에는 ‘국민들은 떡고물이나 받아먹어라’, ‘국민들은 자기 주제를 파악하고 그저 일이나 열심히 하라’는 식의 국민 대중에 대한 경멸과 무시가 짙게 깔려 있다. 그래서인지 오랜 세월 트리클다운 정책의 희생자가 되어야만 했던 한국인들은 경멸과 무시에 익숙해진 피해자 특유의 심리를 가지게 되었다. 대다수의 한국인들이 ‘재벌(대기업) 없이 어떻게 경제를 살려?’와 같은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오늘의 현실은, 이미 그들이 경제건설에서 국민 대중은 아무런 역할도 할 수 없다는 비굴함과 무력감에 깊이 빠져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그것은 한국인들이 생존을 위협당하는 현재의 암울한 처지를 스스로의 힘으로 극복하려 하지 않고, 힘센 대상에게 의존함으로써 자기 문제에서 도망치려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접기
P. 186~187 하층계급이 모조리 바보 머저리들도 아닐 텐데, 왜 그들은 번번이 투표를 외면할 뿐만 아니라 투표를 하더라도 그중 상당수가 계급배반 투표를 하는 걸까? 꽤 많은 이들이 대중에게 진보정당의 정책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것을 중요한 원인으로 꼽는다. 그것은 역으로 말하면 다수의 하층계급에게 계급투표의 도식을 깨우쳐주기만 하면 계급배반 투표가 사라질 거라는 주장이다. 물론 그것도 어느 정도 맞는 소리이긴 하다. 그러나 나는 한국인들이 지금과 같은 심리상태에 머물러 있는 한, 그들에게 계급투표의 도식을 알려주더라도 계급배반 투표는 계속될 거라고 생각한다.

왜 그런가? 한국인들의 계급배반 투표가 주로 한국인들의 부정적인 심리에 단단히 발을 붙이고 있어서이다. 그런 부정적인 심리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게 바로 자기혐오감이다. 자신이 흑인이라는 사실을 싫어하는 사람은 흑인들하고 어울리지 않는다. 또한 자기의 못생긴 얼굴을 혐오하는 사람은 못생긴 사람들하고는 놀려 하지 않는다. 자기 자신과 똑같은 사람을 보게 되면 애써 외면해왔던 스스로에 대한 혐오감이 상기되고 증폭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종적 열등감을 가진 흑인은 백인들 무리에 끼려고 안달을 하고, 못생긴 자신의 외모를 탓하는 사람은 미남, 미녀의 뒤꽁무니를 부지런히 쫓아다니는 것이다.  

---
저자 및 역자소개
김태형 (지은이)

심리학자. 심리연구소 ‘함께’ 소장. 고려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임상심리학을 공부했다. 주류 심리학에 대한 실망과 회의로 학계를 떠나 사회운동에 몰두하다가 중년에 이르러 다시 심리학자의 길로 돌아왔다. 기성 심리학의 오류와 한계를 과감히 비판하고 ‘올바른 심리학’을 정립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2005년부터 활발한 연구, 집필, 교육, 강의, 상담을 통해 연구 성과를 대중에게 소개하고 있다. 대학 시절 역사학자 강만길의 《분단시대의 역사인식》을 접하면서 민족과 통일 문제에 주목하게 되었고, 줄곧 북쪽 사회와 사람들에게 관심을 기울여왔다. 분단이 한국인들의 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트라우마 한국사회》를 썼고, 2017년부터는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싸우는 심리학》 《트라우마 한국사회》 《불안증폭사회》 《가짜 자존감 권하는 사회》 《감정의 안쪽》 《누구에게나 어린 시절의 상처가 있다》 등이 있다. 접기
최근작 : <월북하는 심리학>,<혐오 시대 헤쳐가기>,<그들은 왜 극단적일까> … 총 52종 (모두보기)
---
출판사 제공 책소개

누가, 왜 우리를 불안과 공포로 내몰고 있는가?
-멸종의 길에 들어선 한국사회와 미쳐가는 한국인에 관한 최초의 심리 보고서

오늘의 한국인은 단군 이래 최악의 불안과 우울, 무기력과 분노를 경험하고 있다. G20 정상회담 주최, GDP 증가, 경제규모 세계 10위권 도달, OECD 가입 등 갖가지 성공적인 지표 이면에는 한국인의 어두운 그림자를 알려주는 통계가 도사리고 있다. 행복지수는 세계 50위권에 불과하고 OECD 국가 중 남녀 소득 격차, 국채 증가율, 세부담 증가율, 저임금 노동자 비율, 근로 시간, 노동유연성(해고의 용이성), 산재 사망자, 비정규직 비율, 이혼율, 자살률, 사교육비 비중 등이 1위인 대한민국. 이 보고들이 말해주는 것은 우리가 여전히 생존을 위협당하며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에 대해 심리학자 김태형은 신간 『불안증폭사회』(위즈덤하우스 刊)에서 한국인의 심리 상태를 한마디로 ‘불안’, 즉 생존위협에 대한 만성화된 공포라고 규정하고, 자살률이 높아지는데 출산율은 줄어드는 한국사회가 이미 멸종의 길로 들어섰다고 단언한다. 저자는 또한 IMF경제위기 이후 사회 시스템의 변화와 환경에 대해서는 다각도의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한국인의 마음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은 간과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저자는 한국인의 병든 마음의 일차적 책임은 한국사회에 있다고 주장한다. 즉 마음의 병을 유발하는 사회적 요인은 아무리 양보해도 70퍼센트 이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간의 (저자를 비롯하여) 심리학자들과 사회학자들은 자살 및 범죄 등 사회의 이상 징후에 대해 당사자의 이상 심리와 일탈로 해석하고 개인 책임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뿐, 우리 사회가 책임져야 할 70퍼센트에 대해서는 침묵해왔다. 왜일까? 문제를 개인의 탓으로 돌려버리는 편이 훨씬 쉽기 때문이다! 『불안증폭사회』는 이 사회적 책임 70퍼센트에 관한 첫 번째 이야기다.
문제를 정확하게 진단해야 병을 극복할 수 있는 법. 이 책은 IMF위기 이후, 한국사회가 한국인의 마음을 어떻게 망가뜨려왔고 병들게 했는지, 또 오늘을 살아가는 한국인의 불안의 실체는 무엇이고 한국인들이 왜 유독 불안 요소에 취약한지를 분석한 심리학 보고서이다. 이 책은 또한 한국사회의 문제들을 한국인의 9가지 심리 코드로 분석해내는 한편, 우리 민족의 심리적 강점을 다시 한 번 일깨우고, 사람답게 살아가는 공동체 만들기를 제안한다.

대한민국은 불안공화국이다!

심리학자가 분석하는 불안 증폭의 9가지 심리 코드

심리학자인 저자는 오늘의 한국사회를 한국인의 불안을 증폭시키는 9가지 심리 코드로 설명한다. 이기심, 고독, 무력감, 의존심, 억압, 자기혐오, 쾌락, 도피, 분노가 그것이다. 치솟는 자살률, 성범죄율, 사이비종교의 확대와 각종 중독 등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다양한 사건, 사고, 병적 징후는 이 9가지 심리 코드로 나타나며 이러한 사건들은 다시 한국인에게 부정적 감정을 야기하여 우리 사회에 불안을 증폭시키는 요인이 된다.
특히 이 가운데 무력감과 의존심, 자기혐오는 생존을 위협당하는 현 상황을 바꾸기 위해 한국인 스스로 일어날 의지마저 박탈하고 있다. ‘나 혼자 이 미친 세상을 어떻게 바꿔?’라는 무력감과 독재자에 대한 향수, 역사적으로 중국, 일본, 미국에 의존하는 주류세력의 사대주의, 나라 경제를 재벌에게 맡기고 국민은 떡고물이 언제 떨어질까 기다리게 하는 트리클다운 정책, 분에 넘치는 명품 모방소비, 하급계층이 부유층을 대변하는 부자정당을 지지하는 계급배반 투표 등, 한국사회 특유의 심리 코드를 심리학자인 저자는 신랄하고도 명쾌하게 설명해내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나의 불안이 어디로부터 온 것인지 파악하고 한국인의 운명통제 욕구가 어디서 어떻게 좌절되어 우리 사회가 이토록 분열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다. 병을 이기는 것은 병을 아는 데서 출발하듯, 우리 사회가 병든 원인과 결과를 철저하게 분석한다면 비로소 자기반성이 가능해지고 희망적인 대안을 만들어갈 수 있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vs. 외상후 성장
위기 이후 한국인의 선택은?

IMF경제위기는 한국인에게 거대한 쓰나미와도 같았고, 이후에도 우리는 그 생존위협이 언제든 되풀이될 수 있다는 불안 속에 살아가고 있다. 한국사회는 IMF 때 길거리로 내몰린 사람들을 보호해주지 않았고 오히려 신자유주의 경제발전 노선을 채택하여 국민들을 무한경쟁 속에 방치함으로써 한국인의 트라우마를 악화시키고 공포를 만성화시켰다. 그때부터 한국인은 자기 자신 말고는 그 누구도, 그 무엇도 믿을 수 없다는 처절한 교훈을 떠안은 채, 승자독식 원리에 지배당하고 있다. 승자독식, 즉 악의의 경쟁은 서로가 서로를 죽이려는 경쟁이다. 이기는 극소수의 사람이 패배하는 다수의 몫을 털어가는 우리 사회는 ‘개평도 없는 싹쓸이’, 즉 피눈물도 없는 도박판으로 변모했다. 한국의 소득불평등이 OECD국가 중 ‘최고속’으로 악화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승자독식의 원리는 또한 ‘오광이나 판쓸이’ 혹은 ‘로또 당첨’에 대한 환상과 투기 심리를 불러일으키고 경쟁에서의 낙오가 죽음을 뜻하는 공포감을 조성하였다. 그리하여 저자는 한국인이 혹독한 IMF위기와 신자유주의의 광풍에 휩싸인 결과, 흠씬 두들겨 맞고 푹 삶아져 보신탕집 식탁 위에 오른 개 신세가 되었다고 비판한다.
저자는 이러한 한국인의 심리 상태를 IMF경제위기라는 크나큰 정신적 외상을 겪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로 본다. IMF위기가 크나큰 외상으로 각인된 것은, 위기 자체가 공포였다기보다 위기 상황을 개인의 힘으로는 전혀 통제할 수 없었던 무력감 때문이었다.
그러나 정신적 외상을 입은 후에 오히려 마음이 더 튼튼해지고 성숙해지는 이들도 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외상후 성장’이라고 한다. 저자는 한국인들이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에서 벗어나 외상후 성장으로 현재의 고통을 승화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아무리 큰 정신적 외상이라도 반만년의 역사 속에서 계승·발전되어온 우수한 민족적 특성을 단번에 뭉개버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한국인 고유의 심리적 강점에 주목하며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도 이 책을 집필한 주요 동기다.

더 이상 돈과 불안을 맞바꾸지 않겠다
우리에게는 사람답게 살 권리가 있다!

국회의원 차명진은 최저생계비로 한 달 나기 캠페인에 참여해 최저생계비 6,300원으로 ‘황제의 식사가 부럽지 않게’ 세 끼를 먹고도 문화생활과 이웃돕기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증명하였으나 세간의 웃음거리만 되고 말았다. 사람이 돼지라면 사료만 먹고도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돼지가 아닌 인간이기에 최저생계만으로는 생존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다.
돈과 물질만으로 사람이 행복해질 수 있다는 믿음은 신자유주의가 심어놓은 허상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사람은 특히 한국인은 육체적 생명보다 사회적 생명을 중시한다. 과거 일제시대 애국자들이 죽음을 두려워 않고 독립운동에 헌신할 수 있었던 것도 육체적 생명보다 사회적 생명을 소중하게 여긴 까닭이다. 사회에서 소외되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하기도 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삐뚤어진 명품 열풍과 사교육비의 증가 등 많은 한국사회의 문제들도 자신이 속한 집단의 기준에 자신을 무리하게 맞추려는 욕구에서 비롯된다.
우리 민족은 반만년 이상 한 강토에서 독자적인 언어와 문화를 공유하면서 살아온,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사회집단이다. 그러다 보니 한국인들의 공동체의식은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 아주 강하다. 동학농민운동이나 독립운동과 같은 반외세 저항운동, 4·19혁명이나 5·18 민주화운동 같은 반독재 민주화운동, IMF사태 때의 금모으기 운동, 월드컵 때의 길거리 응원, 태안반도 기름유출 사건 직후의 전 국민적 자원봉사 등은 한국인이기에 가능한 공동체의식의 발로였다. 이 말을 거꾸로 하면 한국인들은 집단으로부터 배제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 훨씬 더 크게 느낀다는 의미가 된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무한경쟁의 사회, 국민의 삶의 질과 여가, 건강에 무심한 사회는 극소수의 승자와 패배한 다수로 양분될 것이고 이는 곧 우리 사회 전체의 붕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지극히 사회적인 것이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다
-다시 일어나 희망으로 가는 길

한국사회를 비판하고 문제를 지적하는 한편 저자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폭주하는 한국사회에서 당당하게 살아남는 법’을 제시하고 있다. 바꿔 말하면 개인이 각자의 자리에서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 점검하고 바꾸어나가야 할 대안이다.
가장 핵심적인 대안은 공동체를 재건하는 것.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거나 두세 명이 뜻을 모아 독서모임조차 만들지 못하는 현실이지만, 개인적인 분투만으로는 병적인 사회의 파상공세를 이겨내기도, 역공격을 가하기도 어렵다. 저자는 현재의 한국사회에서 가장 시급한 해결책은 파편화된 개인이 고립된 상태를 벗어나는 것이라고 말한다. 지극히 사회적인 것이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라는 말처럼, 한국사회의 문제가 곧 한국인의 생존을 위협하고, 동시에 한국인의 고통과 불행이 한국사회를 벼랑 끝으로 밀어내고 있다. 개개인이 당장의 생존을 걱정하기보다 사람답게 사는 길을 고민하고, 힘을 모아 건강한 공동체를 조직함으로써 사회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악영향을 함께 이겨낼 때 우리 사회는 차츰 역주행을 멈추고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접기

---
마이리뷰


공감
   
대한민국, 지금 행복합니까? 새창으로 보기


  살얼음 위에 서 있는 대한민국 

세상에는 불안과 공포는 항상 존재한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마주치게 되는 상황에 따라 막연한 불안감이나 두려움이 생기게 된다.

만약에 당신이 얇게 얼린 살얼음 위를 걷는다고 상상해봐라. 

살얼음 위에 발을 밟는 순간, 얼음덩어리가 깨지면서 당신은 물 속에 빠지게 된다. 

당신이 예전에 살얼음 위에 걷다가 물에 빠졌다거나 혹은 살얼음 위에 한 번도 걷지 않았더라도 살얼음 위에 걷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식하게 된다. 

사자성어 중에서 ' 여리박빙 ' (如履薄氷) 이라는 말이 있다. 살얼음을 밟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아슬아슬하고 위험한 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살얼음을 밟게 되면 조그만 충격에도 쉽게 깨지고 만다. 

지금 우리나라 사회가 살얼음 위를 걷고 있다. 

서민들은 자고 나면 터지는 비윤리적인 범죄 사건에 불안해하고 나날이 오르는 물가에 시달린다. 경제성장률은 호전되고 있으며 상승될거라고 매스컴에서는 장밋빛 희망을 선전하고 있지만, 가계 살림은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실업과 취업난은 몇 년째 이어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북한의 연평도 도발 이후 국가 안보에 대한 불안 심리도 확산되고 있으며 전국을 덮쳐버린 구제역은 또 한 번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 발전, 성장 ' 을 이룩하겠다는 MB의 신년 포부는 좋다. 하지만, ' 발전 ' 에 눈이 먼 나머지 내부 사회에서 절망의 목소리들이 생겨나고 있는지 인지를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일이다. 우울증에 걸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그들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 절망의 짐들을 떠안게 된 대한민국은 사회가 언제 무너져내릴지도 모르는, 살얼음 위를 그렇게 걷고 있었던 것이다. 

작년, G20 정상회담 이후에 좋아진 대한민국 이미지에다가 최근 소말리아 해적 소탕 이후로 또 한 번 ' 대한민국 ' 이라는 이름을 전 세계로부터 강력한 인상을 심어줌으로써 기세등등한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정작 ' 대한민국 ' 사람들의 마음은 그리 행복하지 않은게 현실이다.


  불안장애에 이르는 병 

우리나라는 높은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느끼는 경제 행복감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다.  세계 국가별로 행복지수를 산출하는 통계에서는 우리나라는 상위권에 유지하는 일이 거의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보다 경제력이 부족한 아프리카나 개발도상국들은 행복지수에 상위권에 랭크되는 반대의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결국, 행복은 경제성장순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유독 국가별 통계에서 자랑스럽게 1위를 하는 것은 바로 ' 자살률 ' 이다. 자살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자살 충동을 부르게 하는 개인적인 심리 문제 혹은 개인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이 두 가지 원인으로 인해 사람들은 ' 불안' 이라는 감정을 형성하게 된다.

불안이란 자기에게 닥칠 위험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미래의 가능성으로서 존재하고 있어 자기에게 해가 될까봐 두려워하는 감정을 뜻한다. 즉, 우리 앞에 보이지 않거나 맞닥뜨리지 않은 위험 요소 때문에 두려워하는 것이다.  하지만, 불안이라는 인간의 원초적인 감정이 지나치게 과하게 되면 ' 불안장애 ' 까지 이르게 될 수 있다.  불안장애를 가진 이들에게는 불안해 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도 불안해 하거나 정도 이상으로 지나치게 불안하는 모습을 보인다. 또, 닥치지도 않을 위험을 걱정하고 최악의 사태만을 상상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 대중들의 현재 심리는 ' 불안 ' 이라고 말하기보다는 ' 불안장애 ' 정도에 이르는 아주 위험한 수준이다. 

일년에 한 번씩 치르는 수능시험날이 되면 꼭 수험생 한 명은 자살하게 된다. 기대한만큼 원했던 성적이 나오지 않아서 절망에 빠지다가 건물 옥상으로 향하고 만다.  앞으로의 생활고를 견디기 힘든 나머지 자신이 낳은 핏덩어리인 자식을 매정하게 버린다거나 혹은 죽음이라는 최악의 선택을 하게 된다.  구제역의 여파가 사라지지 않게 되자, 대중들 사이에서는 일명 ' 구제역 괴담 ' 이라는 유언비어가 퍼져나가고 있다. 

이렇듯, 우리나라는 보이지 않는 대상으로 인해 지나치게 불안해거나 극단적으로 과대망상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심각한 증상은 자기 파멸을 향하는 지름길이다. 


' 사회 ' 가 만들어낸 만성적 불안

김태형의 <불안증폭사회>에는 우리나라 대중들의 불안 증세를 ' 만성적 ' 으로 규정하고 있다. 즉, 우리나라 특유의 불안 증세는 최근에서 비롯된 새로운 현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IMF 경제위기 이후 우리나라 대중들의 심리에 큰 변화가 있었다. 사회로부터 냉혹하게 내팽겨쳐버렸다는 정신적 상처를 얻게 되었고, 그 상처로 인해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이라는 흉터가 생기게 되었다.  그 흉터로 인해서 사람들의 마음은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병들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국가 발전과 성장을 위해 정부가 부르짖었던 ' 신자유주의 ' 사회구조 체제는 불안에 떨고 있는 대중들의 마음에 또 다른 괴물로 등장하였다.   좀 더 잘 살기 위해서는 상대방과의 경쟁이 불가피해졌고, 조금이라도 뒤쳐지게 되면 사회에서 낙오된다.  오직, 경쟁 끝에 살아남은 승자만이 최고다.  전장터 같은 사회 속에서 대중들은 ' 신자유주의 ' 괴물을 무서워하고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게다가 ' 신자유주의 ' 괴물이 양산한  이기심, 고독, 무력감, 의존심, 억압, 자기혐오, 쾌락, 도피, 분노 등은 대중들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만들어내 괴롭히고 있다. 

    김태형 씨, 당신은 ' 심리학 전문가 ' 이지, ' 정치 전문가 ' 조국이 아니에요.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불안감이 만들어낸 커다란 원인은 바로 ' 사회 ' 라고 지적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들 대다수가 우울증에 시달리고 자살률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이유가 개인의 불행한 문제탓이 아니라 잘못된 사회구조가 만들어낸 병리적 현상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국민들을 정신적인 병에 걸리게 만드는 원인을 단지 개인적인 문제로 돌리는 사회적 인식의 틀을 타파한다는 점에서는 좋은 시도이지만,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대한민국의 만성적 불안을 고칠 수 있는 방안을 협소한 시각으로 접근했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의 정신 질환을 고치기 위해서는 기존의 사회 구조에 자리잡고 있는 신자유주의의 영역들을 축소하고, 사회안전망의 확보가 절실하다고 주장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정치세력들이 조직 내부의 건전한 공동체화를 토대로 건설하느냐에 따라 대중적 지지 확보 여부가 달라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불안 증폭 사회를 개선할 수 있는 열쇠가 진보의 손에만 쥐어져 있단 말인가? 

책의 저자는 분명 심리학을 전공한 심리학자이면서도 심리학 박사가 되기 전에는 1980년대 사회운동에 몰두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지금도 사회운동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저자의 진보적인 관점 덕분에 한국사회의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낱낱이 파악했다는 점이 이 책의 커다란 장점이 되었지만, 해결 방안면에서는 오히려 독이 되고 말았다. 

이 고질적인 사회적 문제는 진보만이 해결해나가는 일이 능사가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에 있어 진보와 보수, 두 정치권이 보여준 대응과 자세는 부족했다. 보수와 진보라는 정치적 입장의 이분법을 떠나서 대립보다는 화합적인 자세를 가지면서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근거 없이 상대방을 흠집내기 위해서 의혹과 대립으로 난무하는 정치권 세력이 만들어낸 사회적 불신을 우선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불안증폭의 병의 근원을 뿌리뽑는 일이다.   무조건 불안의 원인을 ' 사회 ' 라는 개념으로 추상적으로 접근하여 정의하는 것보다는 확실하게 개선하려는 의지가 더욱 중요한 것이다. 

- 접기
cyrus 2011-01-22 공감(7) 댓글(6)
----
   
어느 게 먼저일까

이 책을 읽고 있었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윤리경영 교육을 했다. 외부강사를 초청해, 인원을 배정하여 실시한 강의는 산소가 부족한 식후 한시간 동안, 나를 꿈나라로 보내버렸다. 윤리경영을 말해야 하는 강사는, 차마 높은 분들을 씹지는 못하고, 불만에 싸인 나같은 하급 직원들에게 나비의 날개짓이 태풍을 만들 수도 있으니, 어디 잘 해보자고 말하고 강의를 마쳤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리고, 나는 그런 낙천적인 사람이 물론 맞지만, 그래도, 지뢰밭을 피하면서 하겠다는 그 강의는 공감을 불러일으키지도, 각성이나 의지를 불러일으키지도 못했다. 아무리 태풍을 일으키겠다고 나비를 끌어모으는 중인 사람이라도, 개차반같은 사람이 대장노릇을 하는데야 무슨 수로 힘을 써보겠는가 말이다.

내내 나는 불만을 똘똘 뭉쳐서는 저 사람은  왜 저런 식으로밖에 강의를 못하는 걸까, 생각했다. 읽고 있는 책이 '불안증폭사회'라서, 나는 그 사람이 회사에서 일어나는 금전사고가 피할 수 없는 0.2%의 똘아이에게 비롯되고, 적성검사는 똘아이를 감별해낼 수 있지만, 똘아이는 검사지를 외워서 쓴다고 말하는데 한숨이 났다. 경쟁을 강조하는 사회는 범죄자를 만들고, 사회는 범죄자 때문에 돈을 쳐들이고 있다는 이야기가 훨씬 더 실감나니까. 내가 다니는 직장이 바로 그 '경쟁을 강조하는 직장'이고, 내가 살고 있는 나라가 바로 '경쟁을 강조하는 사회'니까. 똘아이에 대해 말하는 저 강사는 그저, 공중에 발을 띄운 채 한시간 반을 떼운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 데다, 도대체 저런 사람이 어떻게 이런 강의를 이런 자리에서 하고 있는가, 이런 의심이 드는 거다. 3만원 짜리 배상자를 되돌려보내고, 몇억어치 상품권을 팔았다는 이야기는  윤리경영의 어떤 가치를 돈으로 치환해버리고, 문제는 개인의 것이 되고 책임은 없다. 어떤 경영서적도 리더의 가치를 그렇게 폄하하지 않고, 언제나 개인은 문제지만, 문화라는 것에 대해 말하건만, 도대체, 저 강사는 무어란 말인가 싶은 거다.

나는, 이 책의 제목이 너무 좋았다. 단독주택에 살기를 겁내는 내 자신이 한심해서, 나서 십오년이상을 한옥에 살았으면서 한옥이 너무 트였다고 느끼는 나의 태도가 너무 기이해서, 나의 이런 불안이 도대체 어떻게 생겨난 건지 궁금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고, 그래서 사회제도가 정치, 경제적 환경이 인간의 심리를 얼마나 황폐화시키는지 듣는다. 심리학자인 저자는 생활인인 내가 느끼는 불만, 불안에 대해 설명한다. 국가보안법 폐지없이는 폭력적으로 대응하는 레드콤플렉스를 없앨 수 없다고 말하고, 독재정치의 그늘아래에서 의존적인 태도를 없애기 어렵고, 지배층의 여성인식이 달라지지 않는 한 여성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기 어렵다고 말한다. 사람들을 동물로 설명하는 진화심리학은 인정욕이 시달리다 자살하는 사람들을 설명하지 못하고, 사람이 살고 있는 사회를 설명하지 않고 병든 사람의 마음을 치유할 수 없다고 말한다.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지만, 결론은 사회를 바꾸어야 마음의 병도 나을 수 있다는 것.

----
별족 2012-05-23 공감(7) 댓글(4)
---
   
사람들은 불안감 때문에 소비하고, 불안감 때문에 충성한다. 

  지금까지 나에게 보험이란 기껏해야 자동차 운전과 관련된 보험뿐이었다. 어쩌다가 어머니께서 내 이름으로 드신 보험이 전부였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내 책상에 보험 약관이 쌓이기 시작했다. 해지할 것은 해지하고 정리할 것은 정리하지만 아직도 몇 개의 보험은 유지하고 있으며, 보험료를 납부하는 것이 생활비 중 무시하지 못할 부분을 차지한다. 매번 버리는 돈 같으면서도 막상 보험을 해지하지 못하는 것은 "만의 하나"라는 막연한 불안감 때문이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다.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그렇다. 사회 생활을 하면서 가장 먼저하는 것이 자기 앞으로 상해보험 혹은 생명 보험을 드는 것이며 그것도 부족해서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해서 태아 보험을 들고, 상해보험을 든다. 텔레비전 곳곳에서는 라** 무배당보험, A으헤헷 보험 등등 많은 보험사에서 사람들의 불안감을 조장하면서 보험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광고를 보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불안해져서 보험에 들지 않고는 안될 것같은 초조함에 사로잡힐 때가 있다.

  왜 이런 광고가 넘쳐나고, 보험 한두개쯤은 필수인 사회가 되었을까? 이 책은 이러한 현상에 대하여 사회심리학적인 측면에서 분석을 하고 처방을 내리려고 시도한 책이다. 

  한국 사회는 불안함을 해소시켜주는 사회가 아니라 오히려 증폭시키는 사회다. 과거 독재 정권은 6.25라는 민족의 트라우마를 건드려 불안함을 조장함으로 자기들의 권력을 정당화했고, 공고히 했다. 불안함을 조장하여 사람들의 손해를 감수시키며, 권력에의 충성을 끌어내는 상당히 교묘하고 효과적인 매커니즘을 자주 남발하여서 일까? 사람들은 이제 왠만한 불안함에는 꼼짝도 하지 않는다. 그렇게 불안함에 면역이 된 사람들의 마음에 불안함을 불러 넣어주려면 도대체 얼마만큼 더 큰 불안감을 조장해야 하는 것일까? 

  정치권의 전매특허였던 이 방법을 시장들은 철저하게 배워 자기들의 마케팅에 이용하기 시작했고, 여기에 성공한 기업들은 거의 공짜로 막대한 금액을 모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이것으로 사업에 투자하고, 로비하고, 비자금을 만들고 하면서 그들은 대기업으로 성장하였다.(중상모략으로 들리겠지만) 대기업들은 예외없이 보험사를 끼고 금융업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다만 금산분리업이 그 앞길을 막아왔지만 조만간 무너질 것 같다. 자신들의 이익을 채워줄 소비자를 만들어 내기 위하여 기업들도 불안감을 조장하는 일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무엇으로 개인의 불안감을 증폭시키는가? 공동체를 파괴한다. 승자독식주의를 사회가 따라야할 복음으로 제시한다. 삶의 가치보다는 물질적인 가치에 모든 기준을 맞춘다. 나비의 작은 날개짓이 큰 태풍을 만들어 내듯이 이렇게 손본 별것 아닌 것들이 우리의 불안감을 한없이 증폭시킨다. 미래의 불확실성에 더하여진 사회 속에서의 네트워크의 부재는 불안의 무한 증폭을 야기시킨다. 불안감이 불안감을 부르고, 그 불안감이 또 다른 불안감을 부르고. 한없이 증폭되는 불안감은 도무지 감소하지 않는다. 그러니 기댈 곳이 없는 사람들은 보험사로 달려가 보험이라도 들어야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자기의 정치적인 이해와는 다른 보수주의 정당을 찍어 놓고 거기에 기대어 뭔가 얻을 수 있고 보호받을 수 있다는 환상을 품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것도 아니라면 사이비 종교, 혹은 광신이라는 현실 도피의 극단적인 수단을 찾을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이러한 현상이 더 심각해지기 전에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고민해야 하지 않겠는가? 협동 조합도 좋고, 동창회도 좋고, 마을 잔치도 좋다. 무엇이 되었든지 보험이 아닌 인간관계로 불안감을 해소시켜줄 방법을 찾아야 한다. 만약 그렇지않는다면 영원히 우리는 불안감 때문에 소비하고, 불안감 때문에 충성하는 불쌍한 존재를 벗어날 수 없다. 물론 그런 사회에는 희망이 있을 리 없다. 우리 사회에 과연 희망은 있는가? 공동체를 재건할 현실적인 방법은 있는가? 너무 어려운 숙제를 만난 것 같아 마음이 답답하다.

- 접기
saint236 2011-01-06 공감(6) 댓글(8)
---
   
경쟁없는 사회를 만들면 우리 후손들이 행복할까요? 새창으로 보기

돌이켜보면 보릿고개를 넘어보기 위하여 온 국민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수출에 목을 매던 시절이 엊그제 같습니다. 그때는 조금만 참으면 굶주림을 면할 것 같다는 보다 현실적인 목표를 금새 이룰 것 같았고 그렇기 때문에 마음 한 귀퉁이에 걸린 불편함은 지그시 눌러둘 수 있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견뎌왔던 우리 국민이 소위 IMF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경제위기에 봉착했고, 또 그 위기를 극복한 위대한 민족이라고 스스로를 치켜세웠던 것도 기억의 한 귀퉁이에 처박혀있습니다.

아직은 글로벌경제블록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체질이 갖추어지지 못한 까닭이었는지 한방에 나가떨어졌던 우리가 카운트아웃 직전에 일어서 다시 글로벌경제블록의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버티려는 순간 이번에는 글로벌경제가 독감에 걸려 그로기 상태에 빠지는 바람에 곁다리로 녹다운될 위기에 몰렸지만, 그래도 한번 맞아본 경험이 도움이 되었는지 그중 제일 먼저 기운을 차릴 수 있었다고 자화자찬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이해합니다.

임상심리학을 전공하고 있는 김태형님은 <불안증폭사회>를 통해서 “오늘의 한국인은 단군 이래 최악의 불안과 우울, 무기력과 분노를 경험하고 있다. G20 정상회담 주최, GDP 증가, 경제규모 세계 10위권 도달, OECD 가입 등 갖가지 성공적인 지표 이면에는 한국인의 어두운 그림자를 알려주는 통계가 도사리고 있다. 행복지수는 세계 50위권에 불과하고 OECD 국가 중 남녀 소득 격차, 국채 증가율, 세부담 증가율, 저임금 노동자 비율, 근로 시간, 노동유연성(해고의 용이성), 산재 사망자, 비정규직 비율, 이혼율, 자살률, 사교육비 비중 등이 1위인 대한민국. 이 보고들이 말해주는 것은 우리가 여전히 생존을 위협당하며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마음의 병이 스며드는 일차적 원인은 사회에 있고, 그 비중은 70퍼센트 된다고 한다면 개인적 요인은 30퍼센트라고 합니다.

저자는 1장 “불안과 공포에 점령당한 사회”에서 우리 사회에 소속되어 있는 민초들이 당면하고 있는 불안과 공포는 근본적으로 1990년대 들어 서서히 밀려오던 ‘신자유주의’가 만들어낸 것이라 진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직접적인 원인 제공자로 새 정부를 겨냥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하지만 저자가 한국민의불안을 증폭시키는 9개의 심리코드로 들고 있는 이기심, 고독, 무력감, 의존심, 억압, 자기혐오, 쾌락, 도피, 분노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제 대한민국에 더 이상 안전한 평생직장 따위는 없다.(13쪽)”는 저자의 진단이 과연 옳으냐는 질문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안전한 평생직장의 개념은 적당히만 해도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을테니 치열한 경쟁 따위는 필요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슬그머니 고개를 들게 됩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10여 년 동안 우리사회는 경쟁보다는 평등을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기 보다는 지금까지 누군가 땀 흘려 수확해 곳간에 쌓아둔 재물을 모두 꼭 같이 나누어 가지겠다는 속셈이 노골적으로 드러난 기간이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우리도 선진국처럼 개인의 노력을 통해서 쌓은 능력을 바탕으로 보다 나은 조건의 직장으로 쉽게 옮길 수 있는 시스템이 자리잡는 것이 옳다는 생각을 합니다.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에 사로잡혀 외부로부터 인재영입을 배타적으로 저지하는 풍토가 개선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IMF위기 이후 한국사회가 사회안전망을 빠르게 확충하고 무한경쟁 대신 사회적 연대를 강화하는 쪽으로 경제발전 노선을 잡었더라면…(21쪽)”이라고 적은 부분도 방만하게 운영하던 회사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구조조정과정에서 임금을 줄이는 대신 인적퇴출을 통한 구조조정을 선택한 것이 누구였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발 신자유주의의 이데올로기에 기초해 만들어진 한국식 경쟁은 서로가 서로를 죽이려고 하는 ‘악의의 전쟁’이다.‘”라는 저자의 진단에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쟁없는 사회는 종국에는 침체국면을 통해서 퇴보하기 마련입니다. 돌이켜보면 우리나라가 동아시아의 헤게모니를 다투었던 시기는 아이러니하게도 고구려, 백제, 신라가 서로 견제하던 시기가 아니었습니까? 신라가 외세를 끌어들여 삼국을 통일하고서 한반도 안으로 몸을 숨기고 나서는 끝이었습니다.

저자가 한국사회에 만연되고 있다는 불안과 공포의 원인을 진단하는 과정에서 주로 인용하고 있는 사례들은 지난 정권에서 불거져 결국은 국민들의 마음이 떠나가게 했던 무수한 사건들은 역사 속에 남겨두고 현 정부 들어 부각된 사건사고들을 중심으로 하고 있어 사회병리현상이 불과 2~3년 만에 생겼다고 정리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가 인식한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는 3장 ‘멸종으로 가는 한국인, 어떻게 멈춰 세울 것인가?’에서는 인간관계를 재검토하고, 건강한 공동체를 찾아 사람이 중심이 되는 세상을 만들어가자는 어떻게 보면 손에 잡힐 것 같지만 막연한 답이 아닌가 싶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벼랑 끝에 선 한국인의 새로운 희망 찾기’라는 부제와는 달리 저자가 인용하고 있는 다양한 사례들은 어찌 보면 한국사회의 구성원들에 불안심리를 조성해서 경쟁을 피하고 소극적인 삶에 안주하도록 이끌고 있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경쟁은 개인과 사회의 발전을 이끄는 동력(動力)이지 사회를 병들게 하는 악의 축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 접기
처음처럼 2011-05-25 공감(3) 댓글(0)
---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