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13

알라딘: 민중사의 지평에서 민주주의를 다시 본다

알라딘: 민중사의 지평에서 민주주의를 다시 본다


민중사의 지평에서 민주주의를 다시 본다 
역사문제연구소 민중사반,아시아민중사연구회 (지은이)도서출판선인(선인문화사)2023-04-30















Sales Point : 320

9.0 100자평(1)리뷰(1)

기본정보
양장본
398쪽
책소개
한·일 민중사 연구자들(한국 역사문제연구소 민중사반·일본 아시아민중사연구회)의 두 번째 공동 연구 성과이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진행된 공동 연구의 대주제는 <역사적 민주주의>로, 그 취지는 제도적 민주주의를 민중사적 지평에서 상대화·역사화하여 민주주의 내실화 방도를 강구하자는 것이었다.

공동 연구를 기반으로 3개의 부를 만들고, 여기에 한·일 양국 연구자의 글들을 각각 세 편씩 배치하였다. 제1부 <새로운 주체, 새로운 테마>에서는 기존 제도적 민주주의에 더해, 그 외곽에서 새롭게 대두되는 민주주의적 주체와 테마를 다룬 글들을 선정하였다. 제2부 <민주주의와 소수자 정치>에서는 민주주의라는 제도 아래서 소수자 정치가 어떤 차원에서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다룬 글들을 배치하였다. 제3부 <민주주의 경험과 기억의 민주주의>에서는 말 그대로 민주주의 경험과 기억의 문제를 다룬 글들을 모았다.

한·일 양국 연구자들 모두 각자의 민주주의 문제 상황을 진지하게 인식하고 그 난점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 책은 바로 그 흔적이며, 앞으로를 위한 디딤돌이 되길 바란다.


목차


책을 시작하며_『민중사의 지평에서 민주주의를 다시 본다』 간행에 즈음하여 (장용경)

제1부 새로운 주체, 새로운 테마

매인 몸, 식민지 여성 신체의 종속과 탈주 (장원아)
머리말 / 종속의 구조화와 차단된 선택지 / 종속 상황의 인식과 개선의 모색 / 맺음말

1980년 광주항쟁과 도시 빈민-어디서 와서 어디로 사라졌는가 (이정선)
머리말 / 1960~70년대 도시 빈민 집단 거주지의 형성 / 도시 빈민의 광주항쟁 참여 양상 / 항쟁 이후, 사라진 사람들 / 맺음말

지역 민주주의 운동 과제로서의 환경문제-도쿄 인근의 고가네이지역을 사례로 (나카지마 히사토)
머리말 / 제2차 세계대전 후의 민주주의 운동·경제성장·환경문제 / 1960~70년대 일본의 사회변동 / ‘산타마 문제 조사연구회’의 노가와 환경 보전 운동 / 맺음말

제2부 민주주의와 소수자 정치

‘재외동포’와 ‘민족자결’을 통해 본 민주주의의 범위와 주체-패전 직후의 오키나와를 사례로 (우에치 사토코)
머리말 / 오키나와와 ‘민주주의’: 선행연구로부터 / 근대 오키나와 사람들의 이동 / ‘민족자결’과 주체의 문제 / 맺음말

민주주의 국가에서 소수자 권리를 둘러싼 여러 문제-나리타공항문제의 역사에서 얻는 교훈 (아이카와 요이치)
머리말 / 연구대상의 정의 / 인문과학 및 사회과학은 나리타공항 반대운동을 어떻게 파악해 왔는가-국내외 주요 선행연구 / 산리즈카 투쟁의 전사(前史) / 지역 개황 / 각의결정 직후의 지역 동향 / 진정·청원형 저항에서 실력저지로(1967년 10월~1971년 9월) / 대립의 격화와 장기화(1971년 10월~1990년) / 대립의 역사적 근원을 찾는 대화의 시도 / 맺음말

마이너리티의 민주주의 경험-재일대한기독교회(KCCJ)의 사회운동을 중심으로 (정계향)
머리말 / 해방 후 재일조선인 교회의 재건과 에큐메니칼 운동 / 선교 방향의 변화와 북미시찰 / 1970년대 이후 KCCJ의 사회운동 / 맺음말

제3부 민주주의 경험과 기억의 민주주의

민주적인 대동세상을 향하여-홍성담과 광주자유미술인협의회를 중심으로 (이나바 마이)
머리말 / 광주민중항쟁 전야-광자협 결성 / 광주민중항쟁과 문화선전대 / 판화운동과 광주시민미술학교 / 광주의 작가-목격자들 / 광자협에서 시각매체연구소로 / 오월 판화집 『새벽』 / 맺음말-민주주의에 대한 메시지

오키나와의 역사 경험과 민주주의 정치문화 (다카에스 마사야)
머리말: 한국의 독자들에게 / 개요 / 선행연구 정리 / 선거로부터 오키나와 정치를 생각한다 / 맺음말

해방이후 민주화 운동과 동학농민전쟁-포섭과 저항의 이중주 (홍동현)
머리말 / 해방직후 민주국가 건설운동과 민주혁명으로서 ‘동학혁명’-저항 기억의 소생 / 1960~70년대 박정희의 한국적 민주주의와 ‘동학혁명’-저항 기억의 포섭 / 1980년대 민주화운동과 민중 주체로서의 ‘동학농민혁명’-저항 기억의 회생 / 맺음말: 100주년 이후 국가에 위탁해 버린 저항 기억

책을 마치며_민주주의를 생각하는 한일 민중사 연구의 길 (김아람)
민중사의 지평 / 민주주의, 민중사로 어떻게 볼 것인가? / 민중사의 지평에서 다시 볼 수 있는 민주주의
접기


책속에서


P. 1 이 책 『민중사의 지평에서 민주주의를 다시 본다』는 한·일 민중사 연구자들(한국 역사문제연구소 민중사반·일본 아시아민중사연구회)의 두 번째 공동 연구 성과이다. (...) 주제 이름 <역사적 민주주의>에서 짐작하듯, 그 취지는 제도적 민주주의를 민중사적 지평에서 상대화·역사화하여 민주주의 내실화 방도를 강구하자는 것이었다. (장용경) 접기
P. 54 제한된 역사적 자원으로는 당사자의 목소리에 닿을 수 없다고 전제한다면 그들의 입장은 신비화되고 접근 불가능한 것이 되며, 다른 이들은 도저히 그 경험을 알 수 없다는 무관심을 만들어낼 수 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나아가기 위해서는 부분성을 지닌 주체들의 복수의 맥락 간의 연결에 주목하고, 이들이 처한 세계에 대한 인식과 경험이 이어지고 있으며 과거와 현재가 그리고 우리와 그들이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연관성을 성찰해야 할 것이다. 제국주의, 자본주의, 가부장제의 조건이 모두 얽힌 식민지 조선의 현실에서, 성산업 종사 여성이 처했던 종속은 간단히 ‘해방’될 수 있는 조건은 아니었다. 그러한 조건에 대한 자각과 대응이 역사적으로 연속된 것을 더욱 직면할 필요가 있다. (장원아) 접기
P. 88~89 광주청문회를 본 경주자활근로대 정학구는 1989년 신문에 투고하여 “억울하고 약하게만 살아온 그들”의 희생에 “아무도 관심 돌리지 않고 생사조차 확인할 길 없는 무정한 현실에 비통함”을 토로했다. 힘 있는 집단의 희생이 새로 밝혀졌다면 철저하게 진상을 밝히라는 목소리가 높을 것인데, 연고자 없는 넝마주이의 희생에 대해서는 이 사회가 너무나 무관심하다는 비판이었다. 같은 도시 빈민의 일원으로서 정학구는 국가 폭력에 의한 희생 너머에 있는 빈민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을 직감적으로 짚은 것이다. 1989년 6월에는 광주항쟁 이후 사망한 부상자 가운데, 병원 치료가 빨랐으면 치료 가능했을 부상자도 “갱생원 등을 전전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우도 많았다”는 보도도 나왔다. 어쩌면 사회적 무관심이 도시 빈민의 행방을 추적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실마리일지도 모른다. (이정선) 접기
P. 100~101 환경문제가 세계사적 과제로 대두된 1960~70년대에 이미 기존의 민주주의 운동으로 환경문제에 대응할 수 있을지 여부는 역사학적 논의의 대상이 되었다. (...) 이 문제를 고찰하는 의의는 단순히 민주주의의 역사적 재검토에 국한되지 않는다. 인류 전체의 존속을 위해 민주주의가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할지 현재를 사는 우리들이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계기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자주적으로 실천하는 운동의 의의를 재확인하고 이러한 관점에서 ‘정치’ 그 자체를 다시 생각하는 것, 이것이 이 글의 과제이다. (나카지마 히사토) 접기
P. 118 야자마 히데지로는 환경문제에 주목하게 된 계기에 대해, (...) “생각해보면 이 강 아래쪽에는 강물을 생명수로 삼고 살아가는 몇 백만의 시민들이 있습니다. 섬뜩했습니다. 이것이 다마가와(多摩川)를 오염시키고 도쿄만을 죽음의 바다로 만들어버릴 것이라 생각하니 한 점에 지나지 않는 노가와의 원천이 갖는 의미가 상당히 크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라는 말도 남겼다. (...) 어떤 의미로는 감성적인 인상을 중심으로 보다 큰 세계를 구상해 나가는 상상력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렇듯 물을 매개로 보다 큰 세계로 이어진다는 논리를 조사연구회에서는 ‘물길의 사상’이라 규정했다. 여기에 학생운동 등이 강조하던 ‘자본주의’, ‘제국주의’ 등의 개념은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에도 주목하고자 한다. (나카지마 히사토)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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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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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역사문제연구소 민중사반 (지은이)
저자파일
신간알리미 신청

1986년 창립된 사단법인 역사문제연구소의 연구반으로서 2005년 가을에 결성되었다. 역사문제연구소의 한·일 민중사 연구 교류를 담당할 단위로서 시작하여 차차 독자적인 반으로 성장했다. 민중사반 반원들은 다양한 전공과 연구주제를 가지고 있지만, 역사적 사실과 사건을 ‘민중’이라는 회로를 거쳐 본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한다. 반원들은 집합주체인 ‘민중’뿐만 아니라 ‘민중’ 내부의 관계를 상대화하려고 노력하였고, 최근에는 마이너리티와 ‘지역’이라는, 새로운 주체와 장소 그리고 테마를 방법으로 삼은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민중사반은 ‘새로운 민중사’에 대한 고민을 담아 『민중사를 다시 말한다』(역사비평사, 2013)를 출간하였고, 아시아민중사연구회와의 연구 교류를 『민중경험과 마이너리티: 동아시아 민중사의 새로운 모색』(경인문화사, 2017)으로 정리하였다. 반 내 연구팀인 사북팀은 『1980년 사북: 항쟁과 일상의 사회사』(선인, 2021)를 간행하였다. 접기

최근작 : <민중사의 지평에서 민주주의를 다시 본다>,<민중 경험과 마이너리티>,<민중사를 다시 말한다> … 총 3종 (모두보기)

아시아민중사연구회 (アジア民衆史研究会) (지은이)
저자파일
신간알리미 신청

1990년 발족하여(당시 명칭은 아시아민중운동사연구회) 현재에 이른다. 동아시아지역에서의 민중사의 국제적인 상호연구를 목적으로 한다. 학술지 『アジア民衆史研究』 간행을 비롯하여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창립 당시부터 역사문제연구소와 교류를 이어나가고 있다. 한·일 민중사 공동 연구 결과로 『日韓民衆史研究の最前線―新しい民衆史を求めて』(有志舍, 2015)를 간행하였다.

최근작 : <민중사의 지평에서 민주주의를 다시 본다>,<민중 경험과 마이너리티> … 총 2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이 책의 중요한 인식 관심의 하나는 한국의 민주주의가 제도적이고 절차적인 민주주의를 넘어 새로운 주체 및 테마로 그 경계를 확장해야 할 때라는 인식이었다. 최소한 이것들이 문제로서 대두되었다는 점,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는 정도에 따라 한국 민주주의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라는 점을 확실하게 인식하는 것은 중요하다.
다른 하나의 관점은 소수자 정치의 구체적 양상에 대한 인식이었다. 앞서 새로운 주체·테마가 제도적 민주주의의 확장에 시선을 두었다면, 소수자 정치는 소수자의 자기 결정권과 그것의 다수자와의 관계성에 더 큰 관심을 두었다.
마지막 인식 관심은 과거의 경험 재현과 관련된 민주주의 문제이다. 과거에 대한 모든 기억이 민주주의적인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과거에 대한 기억이 정치화되어 있는 지금이야말로 과거에 대한 민주주의적 재현이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를 물어야 할 시점이다.
한·일 양국 연구자들 모두 각자의 민주주의 문제 상황을 진지하게 인식하고 그 난점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 그리고 이 책은 바로 그 흔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한·일 민중사 연구자들의 공동 연구 성과
민중사의 지평에서 민주주의를 어떻게 역사화하고 확장할 것인가?

‘민중사’의 지평에서 한·일 양국의 연구자들이 교류하고 연대하며 역사를 인식한다면 어떤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까?
역사문제연구소 민중사반과 일본 아시아민중사연구회는 20여년 넘게 매년 공동워크숍을 개최하며 교류를 지속해왔다. 2010년대 후반, 두 모임은 공동연구 주제로 <역사적 민주주의>를 설정했다. 한·일 양국의 보수화, 사회경제적 양극화, 차별의 심화 등 현실의 위기를 맞닥뜨리며 민주주의를 다시 보자는 취지였다. 4년에 걸쳐 연구 발표를 진행했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주체, 새로운 테마’, ‘민주주의와 소수자 정치’, ‘민주주의 경험과 기억의 민주주의’라는 3개의 부를 만들고 9편의 글을 선정해 책으로 묶었다.
다양한 주체와 가치가 얽히고설킨 현재의 시대에, 국경을 넘으려 애쓴 공동연구 성과와 민중사의 지평을 제시하고 <역사적 민주주의>에 대한 고민을 독자들과 나누려 한다.

민주주의의 경계에 문제제기하고
소수자 정치와 역사 기억·재현의 가능성을 묻는다

1부 ‘새로운 주체, 새로운 테마’에서는, 민주주의가 제도적·절차적 차원을 넘어 새로운 주체 및 테마로 경계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며 관련 역사와 그 인식을 점검한다. 과거에 ‘민중’을 발견해왔던 인식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던 성산업 종사 여성이 지닌 복합적 정체성(장원아)·1980년 5월 광주민중항쟁에서의 빈민과 그를 둘러싼 사회적 폭력(이정선) 등 주체의 문제, 개발의 역사에서 부차적인 것처럼 생각된 환경 문제(나카지마 히사토)가 민중사에서 엄연히 존재했음을 알 수 있고, 그 속에서 민주주의 문제를 질문하게 되는 것이다.
2부 ‘민주주의와 소수자 정치’는 기존의 한·일 민중사 공동 연구(『민중 경험과 마이너리티』, 경인문화사, 2017)의 문제의식을 이어받아, 소수자 정치가 민주주의와 결부된 구체적 양상을 통해 소수자의 자기결정권 및 다수자와의 관계성을 짚는다. 특히 민족국가적 층위와 소수자 문제는 과거와 현재를 아울러 살펴야 할 중요할 쟁점이다. 아시아태평양전쟁 후 오키나와인들의 중층적 정체성(우에치 사토코), 재일조선인 사회운동사와 교회의 연결(정계향), 나리타공항 부지를 둘러싼 50년 이상의 운동으로 현재진행형인 산리즈카 투쟁의 역사(아이카와 요이치)를 통해 민주주의의 범주와 작동 방식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3부 ‘민주주의 경험과 기억의 민주주의’에서 다루는 쟁점은 기억의 전승과 공유이다. 민중 경험은 현실의 요구와 조응하며 역사로 구성되어 왔다. 3부로 묶인 글은 광주민중항쟁을 경험한 미술가들의 운동과 경계의 확장(이나바 마이), 오키나와의 미군기지 반대운동에도 불구하고 선거로 표출되는 모순적·복합적인 민의(다카에스 마사야), 동학농민전쟁의 기억을 둘러싼 권력의 포섭 및 활용(홍동현)을 다룬다. 이는 민중사가 어떤 의미로 현재에 위치하는지 물으며, 민중 운동의 기억을 문제시하고 현재와 연루된 과거의 의미에 대한 자각을 촉구한다.

“지금, 여기의 민중사”의 지평에서
민주주의를 다시 본다

역사 연구의 시각과 방법은 현실 사회의 변화와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민중 개념은 1980년대 한국의 민주화 과정 속의 시대적 산물로 등장했고, 역사 연구에서 지배에 저항하는 민중사 연구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2020년대 현재의 민중사 연구는 과거의 민중사를 치열하게 성찰하고, 새로운 관점과 방법으로 역사를 서술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사회는 변화했고, 문제의식은 다각화되었으며, 자료 범위는 확장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달라진 현실 속에서 기존의 민중상 및 역사쓰기에 대한 비판과 고민이 계승되고 구체화되어 왔다.
민주주의를 다시 보려는 민중사의 문제의식은 민주주의에 관한 전제를 정치체제로부터 탈피시키고, 사회적 문제와 일상의 삶을 포착하는 데 있다. 또한 소수자 혹은 마이너리티의 존재를 어떻게 포착할 것인지에서 나아가 역사에서 주체가 누구인지 전복적으로 사고하려는 데에 이르고 있다. 민중사의 시각에서는 민주주의를 고정적이거나 완성된 체제로 보지 않는다는 것 또한 강조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 폭력을 시야에 두면, 민주주의는 민족·국가만을 주어나 배경으로 두고 설명할 수 없다. 민중사의 시각에서는 이러한 권력 차원에서의 억압과 폭력을 더욱 치밀하게 연구하면서도 그에 동조하거나 방관했던 사회의 폭력을 함께 시야에 두고자 했다.
현실의 문제를 정치적 구조나 제도적 민주화만으로 해소하기 어려운 조건 속에서 민중사의 주체들에게서 무엇을 볼 수 있을까. 정치·사회적 폭력과 불평등까지 사방이 종속적인 상황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 속에서도 다채로운 모습으로 삶을 살아가며 때로 주체적으로 상황과 조건을 바꾸고자 애쓰기도 하고, 스스로를 공동체의 일원으로 인식하며 관계 속에서 존재하며, 혹은 고뇌하고 갈등하며 현실을 살아간 장면들을 민중사에서 발견한다. 이러한 복합적·모순적인 삶의 양태와 다양한 행보를 드러낼수록 민주주의의 실현이 결과가 아닌 끊임없는 과정임을 알 수 있다.
현재의 민중사 연구는 민중이나 민중사의 범주나 의미를 단순한 이분법이나 위계로 설명하지 않는다. 민중의 운동을 성공과 실패로 단순히 구분하지도 않고, 고정적인 민주주의의 경험이나 상징으로만 분석하지 않는다. 현실의 요구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운동은 조정되기도 하고, 예상치 않은 변화를 가져오기도 한다. 복잡할 수밖에 없는 '민중'의 위치와 의식을 탐구하는 작업을 통하여 이 책은 민주주의는 일국사적 경계 속 사건으로서의 운동이나 선거로 이룰 수 있는 목적지가 아니라, 변화하는 과정과 민중의 삶 속에서 계속 나타나고 경합했던 가치로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집필에 참여한 이들(가나다 순)
김아람 한림대학교 글로컬융합인문학·사학 전공 조교수
나카지마 히사토(中嶋久人) 와세다대학 역사관 촉탁
다카에스 마사야(高江洲昌哉) 가나가와대학 강사
아이카와 요이치(相川陽一) 나가노대학 환경투어리즘학부 교수
우에치 사토코(上地聡子) 메이카이대학 부동산학부 강사
이나바 마이(稲葉真以) 광운대학교 글로컬교육센터 부교수
이정선 조선대학교 역사문화학과 조교수
장용경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연구관
장원아 역사문제연구소 연구원
정계향 경북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전임연구원
홍동현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연구위원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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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이 2023-05-19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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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민중사가 나아갈 길


중요한 인식 관심의 하나는 한국의 민주주의가 제도적이고 절차적인 민주주의를 넘어 새로운 주체 및 테마로 그 경계를 확장해야 할 때라는 인식이었다. (...)
다른 하나의 관점은 소수자 정치의 구체적 양상에 대한 인식이었다. 우리는 여기서 두 가지 점에 초점을 맞추었다. 첫째, 에스닉적인 소수자 주체에 더 유의하였고, 둘째, 앞서 새로운 주체테마가 제도적 민주주의의 확장에 시선을 두었다면, 소수자 정치는 소수자의 자기결정권과 그것의 다수자와의 관계성에 더 큰 관심을 두었다. (...)
마지막 인식 관심은 과거의 경험 재현과 관련된 민주주의 문제이다. 한국에서는 과거 자체가 확고한 진실로서 정립해 있지 않고, 그것에 대해 진실을 규명하거나 기념하는 사업이 고도로 정치화되어 있다. - P5


한국에서 민중사가 처음 주목을 받았던 것은 1980 년대였다. 민주화의 바람을 타고 민중이 대두하면서 기득권에 입장에 쓰여진 역사를 넘어 민중(대중)의 역사로 나아갈 필요를 느꼈기 때문이리라.


일단 작년에 역사문제연구 48호를 통해 '새로운 민중사'에 대한 제안을 통해 선행 학습한 것이 이 책을 읽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새로운 민중사는 간단하게 말해서, 마이너리티에 주목한다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한일 민중사 연구자들이 2017년 이후 2020년까지 여러 차례 모임을 가지며 내놓은 결과물을 정리한 것으로 두 번째 결과물이다(첫 번째 결과물은 2015년 나왔다).
총 3부로 나뉘어져 있으며, 1부는 새로운 민중사의 '민주주의적 주체'는 어떻게 설정되어야 할 것인가에 주목한 내용이다. 핵심 키워드는 여성의 몸(식민지 여성 신체에 대한 종속), 도쿄 고가네이 지역의 환경, 광주항쟁에서 빈민들에 대하여 다루었다.
2부는 민주주의와 소수자 정치로 말 그대로 '소수'에 주목한 내용이다. 일본에서 오랫동안 단절되고 분리된 채 생활을 한 오키나와(민족 내 차별), 나리타 공항을 둘러싼 갈등(환경 vs 개발), 일본의 재일대한기독교회의 사회운동을 통한 재일조선인의 문제(민족 외 차별)를 다루고 있다.
3부는 민주주의의 역사와 기억에 대한 문제다. 광주미술인협회의 활동, 해방 이후 동학농민전쟁이 정치에 맞물리는 양상, 오키나와의 선거 운동과 민주주의에 대한 사항을 다루었다.


특히 재일 조선인 기독교 교회에 대한 사회 운동, 나리타 공항 문제의 역사, 광주자유미술인협회를 중심으로 한 민중미술운동은 잘 알지 못했던 부분이어서 새로 알아가는 즐거움이 컸던 챕터였다. 새로운 민중사가 나아갈 길과 관련한 주제만으로 따지면 1, 2부의 내용이 핵심을 파고든다는 생각을 했으나 3부는 특히 기억과 역사를 정치에 어떻게 이용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의미가 있었다.


소수자 문제와 민중사가 연결되어야 하는 이유는 보편적 인권의 문제로 봐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결국 이것을 확장시켜 나아가면 민주주의가 다수에 기반한 대의 정치에서 그쳐서는 안되고 소수자 문제를 건드려야 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소수자 문제는 결국 불평등의 문제 아니겠는가. 젠더 불평등, 부의 불평등, 환경의 불평등으로까지 나아가는 것이다. 미래를 위해서라도 우리가 민중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역사를 공부할수록 주목받지 못한 사람들의 역사를 찾아내고 발굴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그리고 국내 안에서만이 아니라 이런 국가 간 연구자들의 네트워크 교류를 통해서 다양한 연구 결과물이 꾸준히 나오는 것이 중요한 듯 하다. 물론 대중서도 꾸준히 나와주어야겠다. 이런 결과물들이 많아야 독자들의 선택지도 넓어질 것이다.


민중사의 전개로 보아 민주주의는 일국사적 경계 속 사건으로서의 운동이나 선거로 이룰 수 있는 목적지가 아니라, 변화하는 과정과 민중의 삶 속에서 계속 나타나고 경합한 가치로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민주주의를 역사적으로 보는 작업에서 민중사 관점의 중요성이 여기에 있다. - P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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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3-06-05 공감(2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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