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31

알라딘:국가의 사생활, 이응준

알라딘: [전자책] 국가의 사생활

[eBook] 국가의 사생활 
이응준 (지은이)민음사2013-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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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파일 형식 : ePub(10.6 MB)
TTS 여부 : 지원

종이책 페이지수 : 268쪽

책소개

<약혼> <내 여자친구의 장례식>의 작가 이응준이 13년 만에 내놓은 장편소설. 계간 「세계의 문학」에 전재된 후부터 '2009년의 기대작'으로 손꼽히며 주목 받은 작품이다. 작가 특유의 치밀한 분석력을 바탕으로 2011년 남북통일이 된 이후 2016년 서울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린다.

소설은 2011년 5월 9일 대한민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흡수통일하여 장장 63년간의 민족 분단을 종식시켰다는 설정 아래, 어느 전대미문의 인민군 출신 폭력 조직의 내부에서 벌어진 한 살인 사건으로 시작한다. 이 소설을 통해 작가 이응준은 통일의 음화(陰畵)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작가가 보여주는 통일 이후의 대한민국이라는 가상의 미래 공간은 범죄와 파멸이 반복되며, 음울하고 어두운 색채를 띠고 있다. 밤은 폭력으로 점철되어 있고, 통일되었으나 여전히 분단된 두 세계의 갈등은 증오로 일변하고, 그 가운데 온갖 사회악이 암약한다.


목차


국가의 사생활
작가의 말
도움받은 책들


책속에서


설계 도면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이 비밀한 공간을 대동강들은 자기들끼리 땅굴이라고 불렀다. 지하 2층은 1호 땅굴. 지하 3층은 2호 땅굴. 통일 대한민국 이남 상류층 남자들이 이북 여성 접대부들을 만끽하는 당대 최고급 룸살롱의 바로 밑에서 희대미문의 조선 인민군 출신 폭력 조직이 어느 스너프 필름에도 뒤지지 않는 리얼 잔혹극을 관... 더보기
통일 대한민국 정부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인민들의 전부를 주민등록화하는 데에 실패했다. 북한은 통일 당시 이미 국가로서의 기능이 마비된 상태였다. 난민들투성이었고, 관공서 방화가 비일비재해 아날로그가 정보 시스템의 대부분이던 처지에 공문서들이 대량으로 소실되었다. 그것을 통일 정부가 회복하고 정리해야 했지만 혼란 속에서 잘 이루... 더보기
"......우리 애들, 아무리 먹여도 살이 잘 안 쪄. 남조선 건달들은 덩치도 크고 피둥피둥한데 말이야. 그뿐인가. 여기 리 부장 말고는 암만 비싼 옷 갖다 입혀 놔도 티가 안 나. 땟국물이 빠지지 않는 거지. 그게 다 마음의 소치예요. 마음의 소치. 어려서부터 먹고 자란 게 중요하기도 하겠지만 이놈들 가슴속이 영 허전... 더보기 - 물결처럼
오남철은 클래식광이었다.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이 은은하게 흘렀다. 오남철은 대책이 없는 변종 미학주의자였는데 본래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을 요소들이 그의 괴팍한 취향과 뒤섞이면 좋고 나쁨을 따지기 힘든 희한한 양상을 드러냈다. 이를테면 개고기와 포도주처럼. 대동강 단장과 고전음악의 결합도 마찬가지였다. 오남철 안에는 상극하는... 더보기 - 물결처럼
"리 부장. 자본주의는 화내는 게 아니야. 못 본 척하는 거지. 그럼 남조선에서 즐거울 수 있어."-81쪽 - 물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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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2016년 서울. 대한민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흡수통일한 이후 5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이곳은 양심을 잃은 부패 경찰의 횡포와 이북 출신 폭력 조직의 난립, 주민등록조차 되지 않은 대포 인간을 악용한 각종 범죄, ‘레드아이’, ‘백도라지’ 등 신종 마약의 유통, 급식소에 줄을 선 통일 빈민의 증식 등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운 신세계’다.
한편, 독립운동가 이장곤의 손자이자 인민군의 영웅이었던 리강은 이북 출신 폭력 조직 ‘대동강’의 동료 림병모가 맞은 수상한 죽음의 진상을 캐기 시작한 이래로 걷잡을 수 없이 거대한 사건에 말려들게 된다.
이북에서도 가장 악명 높았던 수용소에서 지옥을 보고 돌아온, 광기어린 조직의 괴수 오남철, 그런 오남철이 지옥에서 함께 데리고 온 영험한 박수무당 장군도령, ‘대동강’의 3인자로 2인자인 리강에게 뒤틀린 증오를 품고 있는 조명도, 이북 출신 여성 전문 유흥업소 은좌를 진두지휘하는 여장부 홍혜숙, 고위층 당원의 딸이자 촉망받는 화가의 지위에서 통일 이후 순식간에 접대부로 전락한 은좌의 넘버원 서일화, 억눌린 분노를 마음에 품고 있는 평양 출신 수재 소년 김동철, 좌절된 순수를 끊임없는 변설로 위장한 거리의 마약상 이선우, 어느 날 갑자기 리강의 눈앞에 나타난 비밀의 여인 윤성희까지.
황폐한 통일 대한민국의 하늘 아래 벌어지는, 상처와 왜곡을 안은 인물들 간의 갈등과 사건의 연속. 수수께끼의 죽음을 둘러싸고 음모와 배신의 밤이 깊어지면서 점차 가공할 진실이 드러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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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이응준 (지은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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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계간 《문학과 비평》 겨울호에 <깨달음은 갑자기 찾아온다> 외 9편의 시로 등단했고, 1994년 계간 《상상》 가을호에 단편소설 <그는 추억의 속도로 걸어갔다>를 발표하면서 소설가로 데뷔했다. 2013년 1월부터 2015년 1월까지 〈중앙선데이〉에 21편의 칼럼을 연재하면서 정치·사회·문화 비평을 시작했다. 시집 《나무들이 그 숲을 거부했다》 《낙타와의 장거리 경주》 《애인》 《목화, 어두운 마음의 깊이》, 소설집 《달의 뒤편으로 가는 자전거 여행》 《내 여자친구의 장례식》 《무정한 짐승의 연애》 《약혼》,... 더보기

수상 : 2015년 무영문학상
최근작 : <[큰글자책] 작가는 어떻게 생각을 시작하는가>,<무정한 짐승의 연애>,<작가는 어떻게 생각을 시작하는가> … 총 38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한국 문학이 기다려 온 바로 그 강렬함. 이응준이 그려 낸 ‘어두운 신세계’!

대한민국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흡수통일 이후 5년,
2016년 서울, 이곳은 지옥이다

‘기린아’ 이응준이 돌아왔다. 그가 13년 만에 내놓은 장편소설 <국가의 사생활>이 그 예사롭지 않은 변화의 제일보다. 작가 이응준의 혼신이 담긴 이 선 굵은 누아르는 계간 《세계의 문학》에 전재된 후부터 2008년 12월부터 ‘2009년의 기대작’으로 손꼽히며 주목을 받았다.
특유의 치밀한 분석력을 바탕으로 이응준이 묘사해 낸 디스토피아의 풍경은 지독하게 생생하다. 통일 대한민국의 밤은 폭력으로 점철되어 있고, 통일되었으나 여전히 분단된 두 세계의 갈등은 증오로 일변하고, 그 가운데 온갖 사회악이 암약한다. 이 ‘어두운 신세계’를 완벽하게 창조하기 위해 이응준은 300여 권의 책과 논문을 참조하는 등, 강한 집중력을 통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한편, 정교한 복선과 빠른 전개를 통해 긴장감을 한순간도 놓지 않는 이야기꾼으로서의 솜씨를 마음껏 과시하고 있다.
책장을 여는 순간 밀려드는 전율과, 닫는 순간 다시 한 번 찾아오는 전율. 한국 문학은 지금까지 바로 이런 강렬함을 기다려 왔다.

■ 본격 누아르의 한국적 진화형,
필름의 릴처럼 숨 가쁘게 돌아가는 절망의 풍경
<국가의 사생활>은 빠르다. 나아가 그 속도는 가속된다. 트랙을 달리는 카메라처럼, 타락한 서울의 밤거리와 명멸하는 룸살롱의 불빛, 어두운 범죄 조직의 내부를 속속들이 포착하면서 숨조차 쉴 수 없을 정도의 빠르기로 사건이 전개된다. 전력질주에 대비한 초반의 차분한 호흡에서 절정으로 치닫는 후반의 짧은 호흡으로 이행되는 전체 구성은 기존의 한국 문학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흡인력과 긴장감을 작품에 부여하고 있다. 시인으로 등단하여 소설가와 영화 각본가?감독으로 활동한 이응준은, 이 작품에서 시인의 밀도 높은 언어로 소설가의 잘 짜인 세계를 초단위의 속도로 돌아가는 영화적 감각 아래 완성해 냈다. 뉴욕아시안아메리칸국제영화제, 파리국제단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영화「Lemon Tree」(40분)의 각본 및 감독을 담당했던 작가의, 영상 키드로서의 일면이 유감없이 발휘된 부분이다.
그러나 <국가의 사생활>의 미덕은 단순히 속력뿐만이 아니다. 빠르면서도 한 장면 한 장면 정확한 컷을 포착하는 영화 필름처럼, 각 장면의 풍경은 놀라울 정도로 선명하고 강렬하다. 이와 같은 각 신(scene)의 완성도를 위해 작가는 웬만한 연구자 이상의 노력을 쏟아 광범한 자료 조사와 정밀한 세계관 구축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렇게 묘사된 통일 대한민국의 놀라운 사실감 역시 이 작품의 명백한 미덕 중 하나다. 우리 모두가 마음속에 한 번은 그려 보았을, ‘만일 내일 통일이 된다면?’이라는 비현실적인 질문에 대한 이응준의 가장 어둡고 현실적인 비전은 한동안 후유증을 감수해야 할 정도로 강력하다.
“장르는 사고의 틀일 뿐, 감옥은 아니다. 이용해야 할 도구다.”라는 작가의 언명 그대로 탁월하게 잘 짜인 사회 추리극의 흡인력과 분단국가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체내에 각인된 예리한 문제의식을 영리하게 이종 교배한 작품. 이응준의 이번 시도는 한국 문학계에 강렬하고 ‘아주 새로운’ 색채를 더하는 데 성공했다.

■ 다시, ‘광장’으로…….
우리 시대 통일 문학을 새로 개척한 이응준의 야심찬 노선 변경
존재의 신산함과 은폐된 추억을 고독의 언어로 고백하던 작가 이응준이 마침내 전혀 다른 언어로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했다. <국가의 사생활>은 서정적인 문체와 젊은 상상력으로 청년의 방황을 그려 온 작가의 전작들과는 완전히 노선을 달리하고 있다. 이 작품이 바라보는 지점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아닌 사회, 그중에서도 분단된 현재의 대한민국이 배태하고 있는 걱정스러운 미래이며, 여전히 성찰적이지만 어조는 전에 없이 간명하고 자신감에 차 있다. 그가 거리로 나온 것이다.
나아가 오늘의 대한민국을 오늘의 작가가 오늘의 언어로 진단했다는 의미에서, 이응준의 이번 작품은 ‘새로운 통일 문학의 전범’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국가의 사생활>에 짙게 드리운 이른바 ‘근 미래 가상 통일’의 음영은 엄연히 바로 지금 이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의 확대와 심화로, 기존의 통일 문학이 주로 조명했던, 과거에서 현재로의 소급을 뛰어넘어 현재에서 미래로의 전망이라는 새로운 비전이 제시된 것이다. 이 비전은 비록 스산할 만큼 어둡지만 오늘의 내일이라는 점에서 우리에게 가장 의미 있는 풍경일지도 모른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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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후에 정말 이리 될 것인가? 정부는 뭘하는 거냐!!!
눈썹개 2011-02-16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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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과 캐릭터는 진부하지만, 상상력만큼은 꼭 필요하고 가치있다는 것은 인정!
라훌라 2010-10-07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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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후 혼란기을 틈차 국가전복의 꿈을 꾸며 조폭무리의 이야기, 국가의 개인을 방치
파스 2009-05-25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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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적 상상력, 탐난다.
은하은수 2013-06-13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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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작가는 그가 참고한 자료들의 한계로부터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캐릭터들이 전형성 안에 갇혀 있는 느낌을 받았다. 서사 전개의 완급이 적절히 조절되지 못한 것도 작품의 흠. 좋아하는 작가인데, 아쉽다. 그도 궁극적으로는 큰 그림 그리기에 실패한 것일까?
인간의과도기 2015-10-28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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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사생활(양장본)

때는 앞으로 몇 년 뒤~ 갑자기 통일이 된 대한민국, 그 혼란 속에 지하세계에 여전히 땅굴을 파고 들어가서는 총질에 칼질에 적의 심장을 먹고 귀를 모으는 식인귀 짓을 하는 이북 조폭 놈들... 그리고 머리에 똥 차고 배에 기름 찬 이남의 모리배들 이 녀석들이 지들끼지 지랄하는 이야기이다.

우선 통일 후 대한민국이란 소재가 매우 久態依然 한데도 불구하고 이야기 임에도 풀어가는 데 쉽지 않다는 점에서 이 작품을 주목할 만하다. 통일조국이라는 아이디어는 2000년 이전에 20세를 살아본 이들에게는 매우 당연하게 우리 '모두의 소원'이 었기 때문에 소재적 참신성이 매우 적다. 그러다 통일 후 사회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남북한의 분명한 차이에서 올 양 집단의 분리와 괴리에 대해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이북 사람들이 가치관에 대해서 자세히 파악해야 한다. 저자는 책의 말미에 소개 했듯이 이를 위해 많은 북한 관련 서적들을 탐독했다. 90년대 이후 북한 관련 서적이 많이 해금되고 연구되었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서 보듯이 아직 공산당이니 주체사상이니 하는 주제는 맘 놓고 파고들 소재는 아니다.

아무튼 이 작품은 통일 직후 서울 외곽에 위치한 최고급 유흥업소 '은좌' 지하에서 일어나는 북한 임민군 출신들의 폭력조직인 '대동강'들의 부조리한 음모와 몰락을 통해 과연 국가와 사상이라 것의 가치가 있는 것인지 이야기 하는 것 같다. 일반 인들은 몰라도 흡수통일이 된 이북 동포들에게는 통일조국은 눈보라 치는 벌판에 발가 벗겨진 상황보다도 못한 상태일 것이다. 이남과 이북은 이미 돌이킬 수 없이 벌어져 있고 이제 통일은 아무리 계산기를 두드려 보아도 양쪽에 극심한 충격을 줄 것이다. 독일이 통일이 된지 10년이 되어 가지만 기저에 깔린 문제들은 여전한 것처럼 아니 사회주의 국가중 가장 두 번째로 부유하고 개혁성향의 동독과 서방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건강하고 단단한 사회를 가지 서독의 경우가 그러할 진데 상상할 수 없이 피페하고 속을 알 수 없이 굳게 닫힌 이북과 겉만 번지르르하지 내부의 불화의 씨가 산재한 이남에 만났는데 정상일 수가 없을 것이다. 작품에서 말한 이상적인 방향(장자의 하늘을 나는 새의 비유)으로 가겠지만 그 동안의 그 새는 엄청나게 높고 세찬 폭풍우와 파도를 날개 밑으로 박차야 할 것이다.

서평을 쓴 이의 말에서 잘 표현 되어 있듯이

국가라는 것이 공 생활에만 집착하여 각 국가 구성원의 사생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국가는 사적인 문제에서만은 면죄부를 가진것으로 착각하겠지만 그 것은 '방임'과 '방조'이지 결코 그 죄 값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런 의미에서 국가도 사생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동강 조직의 보스인 '오'의 말 처럼 자본주의가 '못 본척하기' 만한다면 또는 보고 싶은 것만을 본다면 그 방임으로 인한 타락한 사생활에 대한 책임은 언제가 국가의 구성원이 개인들에게 하나 하나 그 댓가를 물을 것이고 구성원들이 칼을 막는 상황에서 국가는 그 것의 구경꾼 만일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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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 2009-10-14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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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준이란 이름을 모르고 읽었더라면



이응준.

아는 사람은 알지만 그는 10여년전 빼어난 시인으로 출발해 작가가 됐다. 천상 시인은 시인이다. 그가 쭉 쓴 소설을 다 읽진 않았지만 나름대로 탄복할 감수성과 메리트가 있는 작가라고 생각해왔었다.

그런데.............

일단 그는 장편소설이란 걸 아직 잘 모르는 게 아닌가 싶다.

통일후의 한국, 좋다. 기본만 해도 나갈 소재 아닌가. 출판사에서 아주 광고를 들이붓는 데다가 과거의 이응준 팬들을 결집하니 플라스알파도 기대해볼만 할 것이다.

그러나 이건 그의 장기가 아니다. 김진명이나 김하인같은, 자신의 독자들에게 팬서비스가 확실한, 자신의 장기에 능한 대중소설 작가와 그는 너무 많은 데서 차이가 난다.

분량부터 에러다. 그냥 무협지 읽고 가상으로 그린 미래의 모습이야, 이렇게 폄하하는 사람과 동조하긴 싫지만 나는 그의 작가적 에너지를 엉뚱한 데 썻다는 데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나는 결코 그의 골수독자도 뭣도 아니지만 ........정말 이건 아니다 싶다.

결정적으로 완성도가 뒤진다. 양이 적어도 사회학적 상상력이 이걸 커버했다면 상관없는데.......

그의 다음 장편은 더 그에 걸맞는 작품이 나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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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랄랄라 2009-06-24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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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의 사생활

남한이 북조선을 흡수통일 한 뒤 5년이 흘렀다. 북조선 사회는 겉잡을 수 없이 무너진다. 그들 세계를 구성하던 논리는 존재하지 않은 듯 사라지고 새로 생긴 땅에서 그들은 2등 구성원으로 전락하게 된다. 어쩌면 자존심 하나로 버텨왔을 나라의 국민들은 그저 고개를 숙이며 살고 있다. 주린 배를 움켜잡고 버텨왔던 한스러운 세월은 갔지만 지난 세월을 위로할 여유는 주어지지 않았다. 그들은 빠르게 사회의 밑바닥을 구성해갔다. 실제로 땅굴을 파는 이도 있었지만 사실은 삶을 내던진 격이었다. 그들에게 이곳은 현실이었고 살아남는 것은 그들이 유일하게 마주한 과제였다. 그들의 새로운 이름은 건달 혹은 화류계의 꽃- 모두 알몸을 하고 서울을 살아가고 있었다.

남한 사람들이라고 삶이 행복하겠느냐만 모두들 북조선 사람들을 깔고 앉아 서러운 자기 위안을 반복하고 있었다. 사회에서 미끄러져 내려간 모든 사람들은 불안을 품고 있다. 그 불안은 잔인하게도 인간성을 잠식해 가는데 누군가를 아래에 두어야 나의 존재가 증명되는 것인냥 존재를 조급하게 한다.

어쩌면 이 소설은 너도 나도 같은 존재라는 이해없이 이루어진 어떠한 구호도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시뮬레이션한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21세기 남한 작가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뜨거운 것을 그려보겠다던 작가의 목표는 성공한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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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주 2010-12-05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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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었다.~

단순히 통일된 우리나라를 상상해서 이야기를 풀어갔다는게 재미있을것같아서 구입하게되었다. 재미있었다. 그리고 한편에 정말 통일이 된다면 이처럼 어둠만이 존재할까?? 하고 생각하게되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난 이소설을 사회문제는 개나줘버리고 그냥 재미로 봤기 때문에 주인공과 여자분의 러브러브가 끝까지 되었으면 하는...... 아무튼 이틀만에 한번에 읽어서 주입이 잘된것같음~ 아 그리고 주인공을 계속써서 시리즈물로 나와도 될것같다는 느낌~
인내 2009-05-09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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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이후의 부작용을 그렸다고는 하지만

제목과 내용이 다소 동떨어진 느낌이랄까요? 여기서의 다루는 내용을 국가적으로 확대 하고자 하는 노력은 보이지만 다소 무리라는 생각이 드네요. 내용의 전달이 어디에 촛점을 두고 읽어야 하는지 다소 힘든 감도 듭니다. 저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저 가볍게 읽을 거리나, 호기심 정도의 글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쓰신 분께 감사드립니다.
jek3049v 2009-05-30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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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국가의 사생활

이응준 작가의 <국가의 사생활>이라는 책입니다. 2009년에 나온 책이지만 올해 종전이라는 화두가 떠오르면서 제 주변에서만 소소하게 다시 조명된 책입니다. 남한이 북한을 흡수통일한 후 북한에 여전한 차별과 새로운 편견까지 생긴 정서적 분단 상태에서 일어나는 일들인데요.

북한 사람들은 자신의 살 길을 도모하고자 조직폭력배가 되거나 주민등록이 되지 못한채 대포인간으로 살아가게됩니다 북한여성들 없이는 성매매가 업소가 돌아가지 못 할 정도 여성 인권이 땅에 떨어집니다. 남한사람들은 돈을 앞세워 북한땅을 투기하고 거의 디스토피아적 세계를 보여줍니다

그 와중 조선인민군 출신의 범죄조직 ‘대동강’의 일원인 ‘리강’은 동료 ‘림병모’의 의문의 죽음을 파헤칩니다.

여러분들은 영화 신세계를 좋아하시나요? 달콤한 인생을 좋아하시나요? 네 그럼 이 책을 꼭 읽으셔야 합니다 한편의 조직물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책입니다 특히나 어깨에 힘 꽉 들어간 묵직한 영화를요

우리는 항상 북한과의 통일을 생각해보면 복지비용은 얼마 통일비용은 얼마 등등 숫자를 떠올리기 쉽잖아요 근데 이 책은 구체적인 북한사람들의 상처와 남한사람들의 불편함을 그리고 있어서 더 인상깊은 책이었어요
여러분도 익숙하실텐데 맨날 자료화면에 나오는 북한 뉴스 아나운서님 있죠? 욕없이도 신랄하게 욕해서 맨날 화제되는 그 분이 이 책 속에서 야구장에서 청소부로 일하다가 자살합니다 북한 상류층의 충격적인 죽음이죠 저는 이 구절이 너무 인상 깊었습니다. 상징적인 존재에 상징적인 죽음이니까요

반면 남한 사람들의 불편함은 이 대사를 통해 드러납니다

˝통일되고보니 북한여자는 좋은데 북한놈은 너무 싫어 그치?˝

이 대사가 모든걸 함축하고 있는데 앞서서 여성인권이 땅에 떨어졌다고 했죠, 근데 북한 남성이라는 존재는 뭘까요? 여성처럼 대놓고 성매매의 대상으로 볼 수도 없고 그렇다고 같은 선상에 두긴 싫고 정말 불편한 존재가 되어버린거죠. 이런 구체적 미래가 저에겐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흥미진진하고 영화적 재미도 있지만 한번 읽어보시고 통일 이후 사람들에 대한 생각을 해보는것도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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쌔랭 2019-12-14 공감(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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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과 부조리가 판치는 뻔뻔한 우리사회에 대한 경종 

이야기의 배경은 남한이 북을 흡수통일한지 다섯 해가 지난 2016년4월10일을 전후한 수일간으로 하고 있다. 북조선출신 지하단체의 일원인‘병모’란 청년의 의문의 죽음으로 시작하는, 미스터리(mistery)한 전개로 추리소설의 긴장감도 조성한다. 그럼에도 통일 이후의 한반도라는 상황을 통한 사회의 전반적인 발생가능 한 문제제기라는 주제의식을 지향하고 있어, 작가 후기의 말처럼‘센’이야기가 되어 가볍게 읽을 수만은 없다.  

이처럼 통일 이후의 혼란을 야기하는 다양한 사회요인들을 매개로하여 작품을 구성하고 있지만, 북조선 장교출신의 주인공‘리강’을 비롯해 서울시내 한복판에‘광복빌딩’이란 거점을 둔 북조선출신의 통일한국파괴단체 단원들의 심리적 내면세계를 통해 오늘의 우리사회를 조명하려하고 있다. 북한의 정체성에 대한 자기 비판적 목소리도 표현되고는 있으나, 흡수의 주체자인 남한사회의 무능과 불신, 부패와 부조리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어, 포용자의 한계성이 더욱 크게 부각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선우(46세)라는 남측 노점상과 북측의 리강이란 지하단체의 좌장을 통일한국의 혼란에 좌절과 고통을 겪는 남과 북의 인물로 보여주고 있으나, 리강은 “악마의 역사를 피와 뼈로 돌파해낸”독립군 장군의 손자로 묘사하여 그 의미의 비중을 달리하고 있어 작가의 의중을 엿볼 수 있게 하지만, 이들은 누구도 절망스런 그 사회에 대해 책임을 지는 이들이 아니라 비난하고, 수동적인 고뇌만을 이야기하며, 끝내는 도피를 궁극의 목표로 하고 있어, 북조선 접대부‘서일화’의 역설적인 조롱의 표현처럼‘추상적’이며, 통일은 곧 죽음이 되어버린다.

작품의 줄거리로 돌아가서, 지하단체의 수장으로 “꺼지지 않는 불과 녹지 않는 얼음의 충돌에서 비롯된 분열” 바로 사탄으로 묘사되는 오남철과 주인공 리강의 라이벌로서 이기심과 탐욕의 상징인 ‘조명도’와의 보이지 않는 긴장과 갈등, 그리고 복선으로 등장하는 윤상희와의 위태롭고 아슬한 사랑, 억울한 죽음을 쫓는 리강의 집요한 추적의 구도는 긴박한 리듬을 갖게 하여 읽히는 소설로 견인한다. 또한, 등장인물들의 사유적 대화를 통해 무의식적으로 독자에게 순간순간 논평을 요구하게 하여 몰입케 하기도 한다.

소설적 재미라는 측면에서 장군도령이란 사회주의와는 모순되는 미신의 상징을 등장시키는가 하면, 다소 경박하고 그 사용된 의미가 부적절해 보이는 미신과 과학의 오용, 통일한국 국방부 장관의 허섭한 유머와 조롱, 부패경찰, 120만 명에 달하는 북한군의 해체와 무기회수의 실패, 원화가치의 끝없는 추락과 이남 은행들의 연쇄 도산 등,“아주 사소한(?) 일들”의 일화를 통해 통일한국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더구나 북한 주민들의 주민등록에 실패한 사회의 웃지 못 할 다음의 이야기, “경찰이 용의자를 잡아 놓고 묻는다. 너는 누구냐? 이력을 확인 할 기준이 없는 인간의 자백은 사실이 아니라 의혹에 불과했다.”와 같은 해학은 간간히 피식하는 콧김 빠지는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작가의 의도가 이처럼 직설적으로 표현되고 있어 소설이 지향하는 주제의식이나 반추하고 싶은 사유(思惟)를 고민케 되지는 않는다. 다만,‘과학’과 같은 일부 용어의 적확치 못한 용어의 사용이나, “색마라 비난받던 이남 사람들은 제국주의의 머슴살이도 겸하게 되었다.”와 같이, 지나치게 자기비하를 하는 몇 부분의 표현은 꼭 사용되어야 했을 문장인가에 대해서 회의를 부른다. 또한, 이러한 자기열패에 기인하는 “나인 네가 자신을 죽이고 너인 나를 구한 거야.”와 같은 리강의 미신에 대한 운명론적 귀결 역시 다소 어리둥절하게 한다.
소재의 고갈에 허덕이는 요즘의 한국문학에서 통일이후의 한국사회라는 가히 혁명적인 소재를 통해, “더러운 꼴 안보고 죽은”이선우의 형처럼, “평소에 도대체 제가 정치에 관심을 갖는 게 가당키나 하다고 유독 통일 이후에 대해서 얘기를 많이 했었거든? 아주 사소한 일들까지, 으아.” 하는 하소연처럼, 남북통일이라는 사안에 무관심한 대중에게, 그리고 이 사회에서의 행해지고 있는 모순과 혼돈과 불신, 그리고 뻔뻔함에 대해 정말 진정한 시사점을 던져주었다는 의미를 부여 할 수 있는 작품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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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아 2009-04-25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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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상한 캐릭터들의 우울 
독특한 제목이다. 국가의 사생활이라니. 국가라는 공적기구와 사생활은 잘 안어울리는대, 사생활이라는 단어에는 뭔가 감추어야 하는 은밀한 냄새가 난다. 공개되어 투명하게 운영되어야 하는 국가와 만나 폭력적인 느낌까지 든다.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 대한민국으로 흡수통일 된 후 통일 대한민국이라는 특이한 설정이, 그런대 우울하다. 너무 어두워서 내 취향은 아니구나, 하며 읽었다. 통일정부의 999가지 실수들 가운데 최고의 흥행작은 의무 복무기간이 10년에서 13년 가량인 과거 북한의 120만 ... + 더보기
팥쥐만세 2015-10-01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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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대한민국, 하지만 그곳은 여전히 아프다 

세상을 한번도 본적이 없이 아내와 살아가던 한 남자의 이야기가 있다. 아내는 남편에게 세상은 어떤곳이고 주변의 작고 세세한 것들 하나하나를 예쁘고 아름답게 설명해 주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각막을 이식받게 된 남편은 시력을 되찾게 되고, 드디어 그렇게 보기를 원했던 세상의 빛과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남편은 지금까지 아내가 묘사해주던 세상이 아닌, 비뚤어지고 그다지 아름답지 않은 세상의 모습과 만나게 되고 결국 세상과 소통할 수 없는 존재로 변해버린다. 마음의 눈으로 바라보던 세상과 조금은 다른 미래, 우리가 꿈꾸던 '통일'이라는 이상적이고 환상 가득한 장미빛 미래가 어쩌면 세상의 빛을 선물받은 남편의 이야기와 닮아 있지는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통일' 이라는 말만으로도 가슴을 떨린다. 종종 주요 국제 경기에서 한반도기를 흔드는 장면만으로도 통일이라는 것이 성큼 우리 곁을 찾아온 것이 아닌가 꿈꾸게 하던 시간이 있었다. 지난 10여년간 따스한 햇빛으로 조금씩 철의 장막을 걷히게 하기도 했지만, 지금 그곳은 예전보다 더한 어두움으로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이전 정부의 햇볕정책에 대해서 말하던 북한 고위관리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각종 지원을 통한 북한의 개혁개방은 자신들의 체제유지에 대한 상당한 위협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리의 말은, 단순히 그들을 포용하고 국제사회에서 고립이 아닌 개방을 이끌겠다는 이 햇볕정책이 그들에게 대단히 두려운 정책이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은...

 

깊은 바닷속에서 작은 알을 깨고 자라난 거대한 물고기가 있었다.

 

과거 북한 사회에서 귀빈 대접을 받던 텔레비전 아나운서들은 남한에서는 야구장의 청소부로 일하다 자살하기도 하고, 북한 출신의 교사들은 이남 학생들의 반대보다 더한 이북 학생들의 반대로 퇴출당하고, 북한에서 전문직에 종사하던 사람들의 경력은 통일 조국에서 단지 휴지조각에 지나지 않는다. <국가의 사생활>은 2016년, 대한민국이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을 흡수통일 한지 벌써 5년이란 시간이 지난 시점에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누구나 원했지만 누구나 원하지 않은 미래가 되어버린 통일된 한반도의 모습이 그렇게 회색빛으로 선명하게 떠오른다.

 

북한에 있던 수십만의 군인들은 통일 조국에서 갈길이 없어진다. 북한의 여성들은 남한의 룸싸롱에서 가장 인기가 좋다. 남한에 만연해있는 향락과 물질만능구조에 적응해나가지 못하는 이북의 사람들, 실업자가 된 군인이 갈길은 밤과 함께하는 폭력의 어두운 그림자속이다. 이북출신 폭력조직 대동강에서 벌어진 동료의 살인사건, 그 사건의 배후를 뒤쫓은 엘리트 군인 출신의 리강이 있다. 계속되는 사건과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음모와 배신, 그리고 갈등... 암울하고 어둡기만한 통일한국의 모습을 작가는 독자들의 눈앞에 선명하게 펼쳐놓고 있다. 암흑속에서 자라나는 작은 알들의 이야기를...



 

생각해보면 이전에 떠올렸던 한반도의 통일이란 말은 우리에게 그저 장미빛 미래로만 다가온듯하다. 통일로 인해 세계 무대에서 새롭게 KOREA 를 우뚝 세우는 새로운 계기가 될거라는 무한한 상상속을 헤매이기도 했다. 하지만 1990년 독일의 통일을 보면서 우리 앞에 놓인 미래가 장미빛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새롭게 깨닫게 되었다. 어마어마한 사회적, 경제적 비용과 그것들을 넘어서는 인간적이고 심리적인 문제들의 해결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인식하게 된것이다. 50년 넘게 이어져온 이질화된 문화와 정서, 심리적인 간격을 어떻게 좁혀나갈 것인가? 이것이 바로 통일 한국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일 것이다.

 

통일 대한민국은 무너지지 않았다. 여전히 아플뿐이다. 아프다는 것은 아직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작은 알은 거대한 물고기가 되고 그 거대한 물고기는 다시 거대한 새가된다.

 

<국가의 사생활>은 통일 대한민국이라는 독특한 설정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그리 멀지 않은 미래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상상하기 쉽지 않은 '흡수 통일' 이라는 소재를 채용하고, 다양한 문헌적 연구를 통해서 선명한 모습의 미래를 우리 앞에 내려놓고 있다. '가장 센 이야기를 가장 위험한 칼끝으로 점묘해내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이 인상적이다. 장미빛으로 덧칠해 놓은 화려한 미래가 아닌 조금은 현실적이고 사실적인 이 작품속에서 우리는 단순한 느낌표만이 아닌 미래에 대한 계속적인 물음표와 그 해답을 찾아나가야하는 과제를 떠않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작가 이응준은 범죄로 가득한 이 소설을 만들면서 자신에게 수없이 많은 질문을 했다고 한다. 과연 누가 악인인가? 과연 진실은 무엇인가? 요시다 슈이치의 [악인]이 떠오른다. 악은 존재하는가? 그것을 판단 기준은 무엇인가? 당신은 악인인가? 그는 악인인가? [악인]이 던져주었던 그 물음이 그대로 이 작품속에서 들려오는듯하다. <국가의 사생활> 통일이라는 설정속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중심으로 사회적인 문제, 철학적인 질문 등 미래에 대한 고민들을 담아내고 있다. 긴장감 넘치고 빠르게 전개되는 스토리 라인과 탄탄한 구성, 강력하고 선명한 메세지가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작품이다. 간혹 돋보이는 웃음의 코드 또한....

 

얼마전 북한이 중국에 흡수되어야 한다는 일본 극우인사의 말이 세상을 또 시끄럽게 하기도 했다. 통일이라는 말에 아직도 가슴이 설레지만, 그 모습이 어떤 구체적인 형태를 띄게 될지는 그 누구도 예측하기가 어려워 보인다. 북한이 남한에 흡수 통일 된다는 설정 자체도 어쩌면 장미빛인지도 모를 일이다. 예기치 않은 전쟁으로 폐허가 되버린 한반도, 일본의 야욕에 불타버린 한반도, 중국의 북한 흡수 그리고 남한과의 대치상태... 어쩌면 수많은 시나리오중 <국가의 사생활>의 설정이 그나마 가장 나은 것인지도...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하지만 그것을 구체화 시키는 작업은 피와 땀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강력하고 선명한 이미지를 우리 미래에 선물해준 이 작품이 그래서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왠지 내가 너무 쉽게 읽어버린건 아닐까? 하는, 조금은 미안한 마음이 스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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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토막 2009-05-22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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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사생활 
 
이남에 득실거리던 도둑고양이들은 씨가 말랐다. 이북 사내들이 그물과 덫으로 도둑고양이들을 잡아 아파트 단지 내 공원이라든가 동네 공터 등에서 껍질을 벗기고 구워서 술안주로 삼았기 때문이다.(…)그들이 그러고 있는 광경이 어느 가위 눌림보다 괴로웠기 때문이다.(…)다만 그 어른들의 면면과 취향이 다소 바뀐 것뿐인데 이남 사람들은 자기들의 지난 자화상에 언제나 그랬듯 오리발을 내밀고는 역겨운 엄살들을 떨었다. (76-77쪽)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통일되었다. 혹은 남조선과 북조선이 통일되었다. 그리고 공산주의와 주체사상, 북한은 지도상에서 사라졌다. 남은 건 허망함과 분노, 모멸감으로 가득한 북한 사람들과 북한 사람들을 증오하고 무시하는 남한 사람들 그리고 이들 사이에서 더 많은 부와 권력을 챙기려 드는 사람들과 더 이상 생각이라는 걸 거부하게 된 사람들이다. ‘대한민국에 의해 흡수 통일된 한반도’라는 설정 아래 시인이자 소설가인 이응준이 그려내고 있는 통일 한반도, 통일 대한민국은 바로 디스토피아(dystopia)의 세계. 조지 오웰이 그려낸 <1984년>보다 잔인하고 끔찍하고 참담하며 헉슬리가 그려낸 <멋진 신세계>보다 차갑고 쓸쓸하고 현실적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소설이 가지고 있는 남다른 의미이자 여타의 디스토피아 소설과 차이를 둘 수 있는 것은 바로 통일 한반도라는 배경 아래 설정된 남한 사람들과 북한 사람들의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間隙의 리얼함이다.



“함경도에서는 결혼식 날 신부 집에서 신랑 밥 속에 삶은 계란을 묻어 둡니다. 신랑이 신부에게 그 삶은 계란을 남겨 주는 양을 보고 신랑이 신부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짐작하는 거죠. 신랑 집에서도 그래요. 신부 밥 속에 삶은 계란을 넣어 두고 신부가 식사를 마쳤을 때 그 계란의 남은 모양을 확인한 다음에야 신랑이 식사를 시작해요.”
(…)이북 사람들과 이남 사람들은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서로가 서로의 신랑과 신부가 됐더라면 이런 나라이진 않을 텐데. 돈은 그렇다 치더라도 마음만은 분단이 되지 않았을 텐데. (203-204쪽)
이 얼마나 어려운 문제인가. 2009년 5월 23일 대한민국에서는 너무나 참담한 일이 벌어졌다. 누군가는 비통함에 눈물을 흘렸을 것이고, 누군가는 쾌재를 불렀을 것이며, 누군가는 무관심으로 일관했을 것이다. 문제는, 나라의 큰 어르신이 스스로 목숨을 거두어 국민장을 치루고 있는 이때에 한민족임을 자처하는 그들이 핵실험을 하고 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을 보며 과연 서로 사랑하는 신랑과 신부처럼 지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과 회의 더불어 분노하고 있는 나 스스로의 모습이다. 그네들을 벼랑 끝까지 몰아붙였던 서방과 우리나라의 경제 제재행태를 두고 비윤리적, 반인권적이라고 비판하면서도 동시에 이토록 황망한 때에 동해 바다를 향해 미사일을 쏘아대는 그들 역시 비도덕적, 반사회적이라고 비난하고 싶다. 우리가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을까. 삶은 계란을 남겨 주는 함경도의 신랑과 신부처럼...너무나 난해하고 멀고도 험난한 문제이다.



그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변화 그 자체였다. 그것은 지극히 사소한 존재가 강하고 아름다워진다는 이야기였다. 작은 알이 거대한 물고기가 됐다가 또 거대한 새가 되는 변화. 거대한 새란 자기를 초월해 위대한 변화의 가능성을 실현한 자다. (212쪽)
혁명, 폭동, 전쟁...저자 이응준은 주인공 ‘리강’의 입을 빌려 이러한 것들이 얼마나 해악한 것이며 부질없는지를 설명한다. 『폭동의 본질은 동기가 아니라 증오의 폭발 그 자쳅니다. 심지어는 국가와 국가끼리의 전쟁도 그래요. 전쟁 전에는 명분을 들먹이지만 전쟁이 진행되다 보면 명분 따윈 애초에 없었다는 것을 깨닫죠. 그냥 작동되는 겁니다. 폭력이라는 게 원래 그래요.』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변화다. 폭동이나 전쟁이 아닌 사소하고 작은 것으로부터의 변화. 무엇이 그들을 그토록 다급하게 재촉했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이러한 때에 자중해 줄 수 있는 그들의 변화를 바란다. 다섯 살 아이가 밝힌 촛불을 범법 행위로 몰아붙이고 스스로 끄게 만드는 편협하고 옹졸한 마음이 아닌 그 아이를 목마 태웠던 부모에게 길을 열어주는 따뜻하고 넓은 마음으로의 변화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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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책 2011-07-27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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