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18

“소녀상을 구하라”…가면쓰고 시위나선 독일 학생들

“소녀상을 구하라”…가면쓰고 시위나선 독일 학생들

“소녀상을 구하라”…가면쓰고 시위나선 독일 학생들
윤예림입력 2023. 9. 18. 
타임톡 62

가면시위하는 카셀대 학생들 - 지난 2일(현지시간) 독일 카셀중앙역 앞에서 카셀대 학생들과 시민들이 소녀상 가면을 쓴 채 빼앗긴 평화의 소녀상을 되찾기 위한 게릴라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2023.9.18 (카셀대 미대 제공) 연합뉴스

독일 대학 중 처음으로 캠퍼스 내에 평화의 소녀상 ‘누진’을 설치했다 기습 철거당한 카셀대 학생들이 이에 반발하는 시위에 나섰다.

지난 2일(현지시간) 독일 카셀중앙역 앞에서 소녀상 가면을 쓴 카셀대 학생들과 시민 50여명은 ‘누진은 어디에’(Where is Nujin?), ‘누진을 구하라’(Save Nujin)라고 적힌 흰색 티셔츠를 입고 한 줄로 섰다. 그러면서 같은 내용의 피켓을 들어 “누진을 구하라”라고 외쳤다.

이어 중앙역을 시작으로 쾨니히스 플라츠와 시청 등 2시간여 동안 도심을 행진했다. 이때도 피켓을 높이 들어 사람들의 시선을 모았다.

가면시위하는 카셀대 학생들 - 지난 2일(현지시간) 독일 카셀중앙역 앞에서 카셀대 학생들과 시민들이 소녀상 가면을 쓴 채 빼앗긴 평화의 소녀상을 되찾기 위한 게릴라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2023.9.18 (카셀대 미대 제공) 연합뉴스

이번 행사를 공동기획한 카셀대 미대에 재학 중인 코리는 연합뉴스에 “카셀대에 학생들이 세운 평화의 소녀상이 기습 철거된 데 충격을 받아 미대 내에서 소녀상에 관한 워크숍을 진행했다”면서 “퍼포먼스에는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과 총학생회, 매주 수요일 소녀상 누진이 있던 자리에서 집회하는 시민과 재독한인들이 모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학 졸업생인 이단 작가는 “평화의 소녀상이 기습 철거됐는데, 너무 화제가 되지 않아 우리 모두가 소녀상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참여함으로써 정보가 확대될 수 있도록 퍼포먼스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코리는 “시민들이 퍼포먼스를 보더니 같이 다가와 걷기도 하고, 가면이 멋있어 보인다며 달라고도 했다”면서 “무슨 이야기인지 궁금해해 설명해주면 학교 측의 부당한 조처가 이해되지 않는다며 공감해줘서 많은 힘을 얻었다”고 전했다.

이어 “소녀상을 통해 한국의 역사뿐 아니라 지금도 우크라이나나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여성을 상대로 벌어지고 있는 전쟁범죄에 대해 알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독일 카셀대 총학생회와 시민들이 지난해 7월 카셀대 캠퍼스 내 평화의 소녀상 영구설치 제막식에서 막을 들어 올리고 있다. 2022.7.8 연합뉴스

이 소녀상은 지난해 7월 카셀대 총학생회 주도로 독일 대학 중엔 처음으로 캠퍼스 내에 설치됐다. 학생회는 ‘카셀 도쿠멘타’라는 국제현대미술전시회에 맞춰 설치를 기획했고, 한국 관련 독일단체 코리아협의회가 소녀상 조각가 김운성·김서경 작가에게 기증받아 카셀대 총학생회에 소녀상을 영구 대여했다. 총학생회는 이를 위해 학생 의회에서 소녀상 영구존치 결의안을 통과시켰고 대학 측에 부지 사용 허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카셀대 측은 도큐멘타가 끝나 전시 허가 기간이 만료됐다는 이유로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다가 학생들이 거부하자 지난 3월 9일 소녀상을 기습 철거했다. 대학은 예술품을 영구 전시하려면 해당 프로젝트가 교육·학술연구와 지속해서 병행돼야 하고, 설치 장소가 프로젝트와 내용상으로 관련성이 있는 경우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가 소녀상이다” 가면시위하는 카셀대 학생들 - 지난 2일(현지시간) 독일 카셀중앙역 앞에서 카셀대 학생들과 시민들이 소녀상 가면을 쓴 채 빼앗긴 평화의 소녀상을 되찾기 위한 게릴라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2023.9.18 (카셀대 미대 제공) 연합뉴스

대학은 소녀상 철거 후 공식 홈페이지에 “2022년 카셀대 총학생회가 학생회관 앞에 세운 평화의 소녀상에 대한 대학의 허가가 한시적으로 체결됐고 이미 몇 달 연장됐으나 만료됐다”며 소유주인 코리아협의회가 소녀상을 찾아갈 때까지 학교가 이를 보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학생회는 같은 날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우리도 모르게 평화의 소녀상이 이른 아침 대학에서 철거됐다”고 말했다.

정의기억연대 역시 성명을 내 “카셀대 소녀상 설치 사흘 뒤 프랑크푸르트 일본 총영사가 카셀대 총장을 만나 ‘소녀상이 반일 감정을 조장해 카셀 지역의 평화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철거를 요청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후 (대학은) 업무에 지장이 생길 정도로 지속적인 일본 총영사의 방문과 극우 및 일본 시민들의 악성 메일에 시달렸고, 결국 일본 정부 측의 다양한 압박을 이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한편 카셀대 학생들은 앞으로도 학교 안팎에서 다양한 형태로 게릴라 퍼포먼스를 이어 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윤예림 인턴기자·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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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세계 3번째 규모 큰 경제인데, 그 외교 전력이 지금 환경 범죄 합리화와 "소녀상과의 투쟁"에 총동원되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참...가련하다 랄까, 할일 없다 랄까, 좌우간 "선진국"에 어울리지 않는, 그런 모습입니다. 한국 정부는 현재로서 전세계 소녀상과의 일본 외교부의 투쟁 (?)을 그냥 수수방관하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좌우간, 카셀대 학생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아무리 국내에서 켐퍼스에서의 역사적 정의를 위한 투쟁이 멈추어지고 정부는 홍 장군의 "부관참시"로 바쁜 나날을 보내지만, 과거에 있어서의 정의를 위한 투쟁은 이처럼 해외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소녀상은 이제 한국만의 "과거 문제"도 아니고 한일간의 문제만도 아닙니다. 이건 지금 보편적인 전시 여성 인권의 문제로, 나아가서 반전 평화의 문제로 전세계적으로 인식되는 것입니다. 지금 우크라이나의 전장에서도 성범죄 이야기들이 계속 들리고 있는데, 소녀상은 그 문제도 아울러 포함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국내 뉴라이트들이 소녀상에 그 손을 뻗는 순간, 이건 여성 인권의 상징, 반전 평화 운동의 상징에 대한 침해가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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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ishnoir Kim
    저는 이 퍼포먼스에서 영상촬영 및 편집을 담당했습니다. 이 기사의 메인사진은 물론 기사 말미의 유튜브영상도 제가 만들었습니다. 이 기사가 드디어 한국에 유포된 것은 정말 대단히 자랑스럽고 멋진 일입니다. 다만 기자의식이 좀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카셀시의 퍼포먼스기획자들로부터 받은 사진과 영상 밑에 촬영자 이름 석 자 써놓는 게 그렇게 힘이 들까요? 저로서는 무척 허무하고 별로 기분도 좋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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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옥성
    정말 고마운 일입니다.
    독일 소녀상 지키기 위해 페북 릴레이도 했어요.(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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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oohyeong Son
    정의는 역사에 없습니다. 정의를 역사에서 찾으면 극우 혹은 극좌이지요. 90 학번부터는 자꾸 역사 들먹이면서 자기가 정의 사도인 척 하는 사람 별 관심없죠.
    정의는 바로 현재를 말하는 건데, 역사에 정의가 어디 있는지? 아담도 정의가 있을까요? 아담도 민족주의가 있을까요?
    고구려 유민들이 일본으로 건너갈 때 이렇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았을까요? 온달 장군이 이 모습을 보면 실망하겠죠.
    적당히 합시다.
    맑스의 역사론은 정의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님. 적당히 하세요.
    일본이 러시아, 중국, 북한 보다 솔직히 말하면 양심적이죠. 역사는 사실을 보는 것. 역사를 보셈.
    '일본의 양심이 말한다'... 역사의 실체를 밝히는 일본의 양심들 /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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