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01

이은선 | Jinmo Kang 한미일 군사동맹이 수직체계로 재편되는 시점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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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mo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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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먹다가 Arte TV를 통해 명화<오노다>를 보았다. 근래 들어 본 최고의 영화였다. 영화 <오노다>는 일제가 패망한 뒤, 필리핀의 루방 섬에서 30년동안 독자적인 전쟁을 수행한 군인들의 광기를 다룬,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이다. 나에게 황금종려상을 수여할 권한이 주어진다면 나는 요즘 들썩거리는 <오펜하이머>보다 오히려 이 <오노다>에게 줄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헐리우드 유흥영화가 밉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영화만큼 우리에게 단시간에 많은 정보와 지식을 전달할 수단이 없는데, 그런 귀한 기회를 헐리우드 영화는 유흥을 위해 탕진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우리사회가 마주하는 근본적인 위기의 하나인 ‘지식과 정보의 격차’를 끊임없이 심화하기 때문이다. 영화 <오펜하이머>에서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오펜하이머에게 프로메테우스 신화의 아우라를 덮씨워 사태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
그러나 아서 히라리 감독은 <오노다>를 독자적인 전쟁을 30년동안 수행해나가는 군사로봇으로 그려내고 있다. 그런데 그 로봇들이 살아가는 일상은 고뇌와 땀내가 뒤섞인 인간적인 체취가 코를 싸매게 한다. 그런가 하면 장마를 버티기 위해 야자수 이파리로 초가를 짓는 모습은 구체적인 현실성의 아름다움이 영롱하다. 오노다는 일본패망후 필리핀과 일본정부의 종전선언과 귀환설득을 믿지 않았다. 적들의 프로파간다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30년을 버티던 어느날 오노다는 밀림의 숲으로 스며드는 일본군가를 듣게 된다.
일본청년 스즈키가 오노다를 찾기 위해 틀어놓은 레코드에서 나오는 소리였다. 같은 나라말을 쓰는 두 사람은 곧 친구가 되었다. 스즈키는 오노다에게 일본으로 돌아가자고 회유하지만 전쟁로봇이 된 오노다는 전쟁이 끝났음을 인정하지 않는다. 자신의 직속상관이 자기에게 철수를 명령하지 않는한 자기는 싸움을 멈출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런데 오노다를 전쟁로봇으로 만든 교관은 전후에 서점을 운영하며 평온하게 늙어간다.
자신의 잘못된 과거를 잊어버리기 위해, 그는 군사서적은 취급하지 않는다. 전쟁에서 그가 저지른 잘못을 다시 들추지 싶지 않은 이 백발의 교관이 '자기는 오노다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버티는 장면은 이 영화의 정점이다. 오노다는 30년동안 30명의 민간인과 경찰을 살인한 전쟁범죄자이지만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받고 1974년 일본으로 돌아와 영웅이 된다. 한미일 군사동맹이 수직체계로 재편되는 시점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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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일본이해] 이 영화의 오노다를 보고 현재 일본을 이해한다는 이런 오해를 가진 한국인들이 한국을 위해서도 문제이다. 이 글을 퍼날르는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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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의 글에서:
[한미일 군사동맹이 수직체계로 재편되는 시점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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