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16

동학에서 5.18로: 비폭력 평화구축과 토착적 근대 기타지마 기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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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움에서 채움의 평화로 특별 강연


동학에서 5.18로: 비폭력 평화구축과 토착적 근대
*언제:10월 24일 저녁 7시
*누가: 기타지마 기신 교수 욧카이치대학 명예교수
*어디서: 비움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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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島義信  四日市大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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学歴 4
- 1972年
大阪市立大学, 文学研究科, 哲学
- 1972年
大阪市立大学
- 1969年
大阪市立大学, 文学部, 文学科哲学専攻
- 1969年
大阪市立大学

委員歴 2
1998年
地域文化学会, 理事
1991年
黒人研究の会, 副代表

MISC 20
ベン・オクリの短編小説におけるマジカル・リアリズム-「栄える世界」中心に

四日市大学環境情報論集 2(1) 91-102 1998年
Magical Realism in Stars of the New Curfew by Ben Okri-Focusing on "Worlds That Flourish

Yokkaichi University Journal of Environmental and Information Sciences 2(1) 91-102 1998年
Ben Okri,Astonishing the Gods(1995)と現実の主体的把握

黒人研究 (67) 32-36 1997年
エンカルタ97エンサイクロペディアマルチメディア百科事典(共著)(CD-ROM)

マイクロソフト株式会社 1997年
Ben Okri, ┣DBAstonishing the Gos(/)-┫DB(1995) and his Subjective Grasp of Reality

Black Studies (67) 32-36 1997年
Microsoft Encarta97 Encyclopedia

Microsoft 1997年
英語コミュニケーションと大学英語教育

四日市大学短期大学部紀要 (29) 236-240 1996年
Interpersonal Communication in English and University English Education

Journal of Yokkaich University Junior College (29) 236-240 1996年
戯曲カマラ(翻訳)

グリオ(平凡社) 10(秋) 72-121 1995年
Kamala(Japanese Translation)

10(秋) 72-121 1995年
南アフリカの解放闘争におけるキリストの役割

政策科学(立命館大学政策科学会) 2(2) 55-63 1994年
On the Role of Christianity in the Struggle for Liberation in South Africa.

Policy Science(The Policy Science Association of Ritsumeikan University) 2(2) 55-63 1994年
80年代における南アフリカの思想文化状況

立命館国際研究 2(4) 1990年
Cultural and Ideological Situation of South Africa in the 1980s.

The Ritsumeikan Journal of International Studies 2(4) 1990年
フェルディナン・オヨノの小説"ハウス・ボーイ"における植民地主義と国民文化

暁学園短期大学紀要 17-18 1986年
Anticolonialism and National Culture in ┣DBUne vie de boy(/)-┫DB (Houseboy) by Ferdinand Oyono

JOURNAL OF AKATSUKI GAKUEN JUNIOR COLLEGE 17-18 1986年
クネーネとアフリカ文学

黒人研究 55 1985年
Kunene and African Literature

Black Studies 55 1985年
Ngugi wa Thiong'oの小説The River BetweenにおけるRealism

暁学園短期大学紀要 14 1981年
On Realism in ┣DBThe River Between(/)-┫DB by Ngugi wa Thiong'o

JOURNAL OF AKATSUKI GAKUEN JUNIOR COLLEGE 14 1981年

書籍等出版物 22
親鸞復興

同時代社 2004年
The Rivival of Shinran

2004年
The River Between (Japanese Translation)

2002年
川をはさみて(翻訳)

門土社 2002年
The River Between (Japanese Translation)

2002年
存在と実存に関するラーダークリシュナンの思想(翻訳)解説異文化理解, 他者との共存はいかにして可能か

オリエンタリズムを超えて(共訳)(新評論) 2001年
環境問題とNGO運動

「環境学総論」同文館 2001年
Environmental Problems and NGO Movement

2001年
世界の黒人文学(「共著」)

鷹書房弓プレス 2000年
Black Literatures in the World (co-author)

2000年
脱獄(翻訳)

同時代社 1999年
地域性こそ普遍的文化の原点-能登半島、珠洲市の反原発運動と仏教僧『地球村の行方』(「共著」)

新評論 1999年
Escape from Pretoria (Japanese Translation)

1999年
The Local is Global ┣DBOn the Direction of the Global Village(/)-┫DB (co-author)

1999年
土着文化論と人類の未来

『人類・開発・NGO』(新評論) 1997年
Indigenous Culture and the Future of the Human Race

The Human Race, Development, and NGO 1997年
アフリカ世界とのコミュニケーション

文理閣 1996年
Communication with African World

1996年
現実と宗教

門土社総合出版 1995年
アフリカ-ポルトガル語

激動の文学(共著),信濃毎日新聞社 1995年


所属学協会 3

地域文化学会

大学英語教育学会

黒人研究の会

共同研究・競争的資金等の研究課題 4
アフリカにおけるキリスト教と解放闘争


1990年代のナイジェリア文学の研究


Christianity and the Struggle for Liberation in Africa


Study on Nigerian Literature in the 1990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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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ecumenian.com/news/articleView.html?idxno=24410

“평화구축 실행할 풍부한 이론적 체계화 추구해야”

기타지마 기신(北島義信) 명예교수, 평화를 말하다 (1)

기타지마 기신(北島義信) 욧카이치대학 명예교수는 인도-아프리카 문학 전공자를 넘어 동아시아 평화에 지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 ⓒ이찬수 원장 제공
기타지마 기신(北島義信) 욧카이치대학 명예교수는 인도-아프리카 문학 전공자를 넘어 동아시아 평화에 지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 ⓒ이찬수 원장 제공

지난 11월 16일(목) 일본 미에현 욧카이치시 소재 정천사(正泉寺/쇼센지)에서 일본 쇼센지국제종교문화연구회와 한국 레페스 포럼이 공동으로 학술회의를 주최했다. “종교의 무엇이 평화가 되는가: 아시아적 맥락에서”라는 주제로 아시아종교평화학회 창립학술회의가 개최된 것이다. 이번 학술회의에는 한국을 포함 일본·케냐 등 아시아 관련 학자 25명이 모여 문화·종교·영토·역사·민족의 다양성을 담은 아시아 평화 공동체를 모색한 연구를 발표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특히 이날 학술회의에서는 발표와 종합토론 후 학회 운영 회의를 진행해 회장·부회장 등을 선출했다. 그 결과, 회장에는 기타지마 기신(北島義信) 욧카이치대학 명예교수, 부회장에는 이찬수 인권평화연구원 원장, 한국 지부장에는 박연주 동국대학교 강사, 일본지부장에는 가미야마 미나코(神山美奈子) 나고야학원대학 준교수 등이 선출되었다.

회장으로 선출된 기타지마 기신(北島義信) 명예교수는 일본 욧카이치대학(四日市大學) 명예교수로, 특히 정토진종(淨土眞宗) 정천사(正泉寺/쇼센지) 주지이기도 하다. 기타지마 명예교수의 전공은 인도-아프리카 문학이며, 또한 일본종교사상과 동아시아평화 연구자이기도 하다. 이미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해 평화에 관한 학술 발표를 진행한 바 있다.

에큐메니안은 이찬수 인권평화연구원 원장을 통해 기타지마 명예교수에게 서면 인터뷰를 요청했다. 특히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학자이자 정토진종(淨土眞宗) 정천사(正泉寺/쇼센지)의 주지로 활동하고 있는 독특한 활동배경이 관심을 끌었다. 일본 불교의 한 지류인 정토진종 소속의 기타지마 명예교수의 불교를 기본으로 하는 평화담론을 소개하고자 했다.

기타지마 명예교수와의 인터뷰를 주선해 주시고 한국어 질문과 일본어 답신을 유려하게 번역해 주신 이찬수 인권평화연구원 원장께 지면을 빌어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인터뷰 기사는 기타지마 명예교수의 음성이 가감 없이 들려질 수 있도록 요약이나 별다른 소개 없이 질문과 답변을 그대로 전한다. 이번 기사에서는 주로 기타지마 명예교수의 학문적 배경에 대해, 그리고 다음 마지막 인터뷰 기사에서는 기타지마 명예교수의 평화와 평화담론에 관해 소개된다.

▲ ‘아시아종교평화학회’의 취지와 의미, 그리고 창립경위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최근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군사적, 정치적 대립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일본 내각에서는 2022년 12월에 ‘안전보장 3문서’를 결정했습니다. 이 ‘3문서’에는 일본이 공격받지 않더라도 적기지 공격능력을 사용하여 미국과 함께 상대국을 공격할 수 있다고 명기되어 있습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위비가 5년간 43조엔이나 되어, 일본은 세계 3위의 군사비 대국이 되고 맙니다. 이 방향은 일본국헌법 제9조를 완전히 위반합니다. 전쟁에 대해 전쟁으로 응답해서는, ‘미움·증오’의 연쇄가 쌍방에 그치지 않고 이어질 뿐입니다.

또한 21세기에 들어 일본과 한국에서는 ‘불평등의 양극화’가 만들어내는 ‘격차사회’, ‘현대화된 빈곤’이 심화되어 왔습니다. 일본에서는 이러한 사회에 대해 분노하면서도, 그 근본 원인을 규명하지 않고 민족주의적 배외주의로 눈을 돌리도록 유도되면서, 사람들의 분노가 도리어 동아시아의 군사적, 정치적 대립을 고조시키는 역할에 이용되고 있습니다. 세계에서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이스라엘-가자 분쟁 등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임당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일수록 사람들이 국경을 넘어 대화함으로써, 아래에서부터, 안에서부터 평화구축 이론을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 경우 종교를 기축으로 하는 것은 매우 현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국경과 민족을 초월하는 것’, ‘비폭력에 의한 평화 구축’, ‘감폭력(減暴力)’에는 종교가 가장 유효하게 작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남아프리카에서 볼 수 있습니다. 1994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는 종교를 기축으로 한 비폭력 운동으로, 인종과 사상의 차이를 넘어 아파르트헤이트를 철폐하고 민주적이고 공생적인 새로운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출범시켰습니다.

‘국가’의 틀을 넘어선 종교간 대화를 통해 아시아의 평화구축을 바라는 한일 양국의 종교인·종교 연구자들이 한국에서 결성된 <REPES Forum>(레페스포럼)의 목소리에 몇 해 전부터 응답하면서, 한국의 서울, 성주, 도쿄, 욧카이치시의 불교 사원이나 대학 등을 회의장으로 삼아 종교와 평화구축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학술 회의를 개최해 왔습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이번에 일본 욧카이치시에 있는 정토진종(淨土眞宗) 다카다파(高田派)에 속한 쇼센지(正泉寺)에서 ‘아시아종교평화학회’ 창립 학술대회가 11월 16일에 개최되었습니다. 이번 대회에는 일본·한국에서 30명 가까운 참가자가 모여 아침부터 저녁까지 현대 평화문제를 둘러싼 과제에 부응하는 연구 발표와 열띤 토론이 열렸습니다. 학술대회의 성과는 2020년 창립준비대회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2024년 단행본으로 한국에서 출간될 예정입니다.

‘아시아종교평화학회’는 종교에 내재하는 국가 상대화의 시각을 가지고, 국가의 틀을 초월한 사람들이 서로 대화하면서, 아시아 지역에서 인간적 상호 이해의 심화와 연대, 상호관계성, 용서와 화해, 타자 이해·공생 등의 문제를 검토함으로써, 비폭력에 의한 평화 구축을 실행할 수 있는 풍부한 이론적 체계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단은 일본과 한국의 종교인·종교 연구자, 종교와 평화의 관계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학회를 구성했고, 일년에 한 차례씩 한국과 일본의 회의장을 오가며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향후 대만, 중국으로도 참가자를 넓혀 갈 계획입니다.

지난 11월 16일(목) 일본 미에현 욧카이치시 소재 정천사(正泉寺/쇼센지)에서 일본 쇼센지국제종교문화연구회와 한국 레페스 포럼이 공동으로 주최한 “종교의 무엇이 평화가 되는가: 아시아적 맥락에서”라는 주제의 아시아종교평화학회 창립학술회의. ⓒ이찬수 원장 제공
지난 11월 16일(목) 일본 미에현 욧카이치시 소재 정천사(正泉寺/쇼센지)에서 일본 쇼센지국제종교문화연구회와 한국 레페스 포럼이 공동으로 주최한 “종교의 무엇이 평화가 되는가: 아시아적 맥락에서”라는 주제의 아시아종교평화학회 창립학술회의. ⓒ이찬수 원장 제공

▲ 선생님의 학문적 이력과 평화에 관심을 갖게 된 경위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저는 정토진종 본원사파의 사원에서 태어났습니다. 대학은 종교계 대학이 아닌, 오사카외국어대학 인도어학과로 진학했습니다. 대학에 입학하던 1963년은 제6차 한일회담 재개 후 2년째 되던 해로, 반대 운동이 크게 고조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저는 메이지 시대에 시작된 일본의 서구형 근대화는 한반도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의 식민주의적 지배와 일체였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러나 일본은 패전 후에도 식민지 지배와 침략 전쟁에는 아무런 반성도 사과도 하지 않았고, 베트남전쟁에서 미국에 협력하는 것을 저는 용서할 수 없었습니다.

또 인도의 힌디 문학을 공부하고, 피억압자의 눈으로 보면서, 구미 근대가 내세우는 ‘자유·평등’, ‘이성·민주주의’는 서구인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 수 있었습니다. 간디가 종교를 기축으로 식민지 지배에 대한 비폭력·불복종 운동을 펼친 데서 볼 수 있듯이, 서구형 근대와는 다른 근대구축의 길도 존재한다는 것과 종교와 평화 운동의 불가분성도 배웠습니다. 이러한 사항을 철학적으로 심화시켜 평화적 공생 사회에 조금이라도 공헌하고 싶어서 졸업 후에는 오사카시립대학 문학부 철학 전공으로 학사입학을 했고, 나아가 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오사카시립대학에서는, 19세기 독일의 철학자 포이에르바흐와 러시아의 철학자이자 문예비평가인 체르누이셰프스키의 공통항으로서의 인간학적 유물론을 심화시키는 연구를 했습니다. 저는 포이에르바흐로부터는 종교의 핵심인 인간 해방 사상과 종교가 빠지기 쉬운 자기 절대화의 문제점을 배웠고, 체르누이셰프스키에게서는 19세기 러시아 문학이 지닌 종합적 학문의 역할과 ‘생활교과서’로서의 역할을 배웠습니다. 이렇게 인간 해방을 목표로 하는 문학의 역할은 20세기 미국 흑인 문학과 아프리카 문학으로 계승되고 있습니다.

대학원을 마친 뒤에는 고향으로 돌아와 아카츠키학원단기대학, 후에는 욧카이치대학의 영어 전임 교수가 되었습니다. 수업에서는 망설임 없이 현대 아프리카 영어문학 작품을 다루었습니다. 아프리카 문학은 19세기 러시아 문학과 마찬가지로, 철학, 종교, 정치학 등을 일체화한 백과전서적 역할 및 즐기면서 사회를 알게 해주는 생활교과서적인 역할을 했고, 작가는 사회가 위기에 직면했을 때 사람들에게 투쟁을 촉구하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특히 1980년대 이후 현실의 과제를 아프리카 토착 문화에 담긴 상호관계성 개념과 결합시킴으로써, 서구형 근대와는 다른 사회개변을 제기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작품들이 출현해왔습니다.

남아프리카에서 문학은 아파르트헤이트 체제를 비판하도록 사람들을 일깨우는 데 큰 역할을 해왔습니다. 특히 ‘사람은 타자를 통해 인간이 된다’로 요약되는, 상호관계성을 기축으로 하는 ‘우분투’ 사상은 1980년대의 운동에서 모든 종교, 반체제 사상의 공통기반이 되었고, 전인종평등주의를 표방하는 ‘통일민주전선’의 비폭력운동은 아파르트헤이트 체제를 철폐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운동에 앞장선 것은 기독교인이었습니다.

이처럼 정토진종을 포함하여 종교의 핵심은 포이에르바흐가 지적했듯이 인간해방에 있으며, 인도와 아프리카의 투쟁이 보여주듯이 토착문화와 결합했을 때 본래의 인간해방, 평화적 공생사회의 실현에 공헌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정토진종 승려로서의 저의 기본적 관점은 이러한 학문적 경력 속에서 생겨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 학회에는 주로 한일 연구자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연구자들과 함께 연구를 하시게 된 배경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한국 연구자들과는 2012년 11월 원광대학교 종교문제연구소 주최 국제학술대회(‘조선 후기 한국의 실학사상과 민족종교운동의 공공성 연구’)에 기조강연을 의뢰받으면서 연결되기 시작됩니다. 이 계기를 마련해 주신 선생님이 당시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에 재직하시던 이찬수 교수와 원광대학교 종교문제연구소장인 박광수 교수였습니다. 이찬수 선생님과는 예전부터 일본의 ‘지역문화학회’에서 자주 만났습니다. 또한 이 국제학술대회에서 동학연구의 석학인 원광대학교 교수 박맹수 선생님, 현재 원광대학교 동북아시아인문사회연구소 조교수 조성환 선생님과도 알게 되어, 동학의 역사와 철학, 한국의 민중종교, 불교, 기독교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특히 한국의 종교에는 민중성과 사회성이 매우 강하며, 그 근저에는 동학사상의 비폭력에 의한 평화적 사회변혁의 시각이 ‘3.1운동’(1919년)과 오늘의 민주화운동에도 계승되고 있음을 강하게 느꼈습니다. 이러한 종교 본연의 평화구축 사상이 계승되어오고 있는 한국의 종교는 내면적 세계에 갇히기 쉬운 일본 종교의 문제점을 객관화하는 데에도 의미가 있음을 실감했습니다. 또한 한국의 동학사상과 13세기에 정토진종을 연 신란성인의 사상에는 인간평등을 가르치고 현세에서의 인간적 깨달음을 환기시키고 평화로운 세계실현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큰 공통점이 있음을 알게 되었고 깊이 감동했습니다.

한국 연구자들과의 학술 교류는 그 후에도 오늘에 이르기까지 계속되고 있으며, 원광대학교, 성공회대학교, 협성대학교에서 종교와 평화에 대한 강의의 기회도 주었습니다. 이렇게 교류가 지속되어온 것은 우리들이 상호 대화를 집적시켜 평화를 창출한다는 공통의 이해가 존재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얼마 전에 원광대학교 교수 박맹수 선생의 도움으로 동학농민혁명 유적지도 방문하기도 했고, 원불교 관계자들의 안내로 ‘THAAD’(사드) 성주 배치 반대 운동 현장에 가기도 했으며, 제 논문을 학술지에 게재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다양하게 교류하며 종교 간 대화가 깊어진 것은 큰 수확이었습니다.

이러한 학술 교류의 성과로 제가 편집장을 맡고 있는 종교 전문 잡지 『リーラー「遊」』에 한국 종교 연구자의 논문을 게재하면서 일본에서도 그에 찬동하는 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또 학술 교류를 통해서 친구가 된 연구자를 일본으로 초청해, 그분들이 ‘지역문화학회’나 시민 강좌에서 말씀을 해 주시기도 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한일 연구자들의 폭넓은 교류는 오늘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종교적 상호 이해가 심화되는 가운데 이찬수 선생님께서 몇 년 전 ‘레페스포럼(REPES Forum)’ 활동을 소개해 주시고, 함께 한일 간 평화 구축을 위한 종교의 역할을 이론적으로 심화시키는 학회를 구체적으로 만들자는 제안을 해주셨습니다. 일본에도 같은 의식을 가지는 종교인·종교 연구자들도 있으므로, 저는 바로 동의했고, 구체적인 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10년에 걸친 한일 연구자들의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이번 11월 16일에 '아시아종교평화학회'의 설립을 맞이하게 된 것입니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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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착적 근대화”, 평화를 위한 방향전환

기타지마 기신(北島義信) 명예교수, 평화를 말한다 (2)

기타지마 기신(北島義信) 욧카이치대학 명예교수가 아시아종교평화학회 창립학술회의에서 주제 강연에서 나섰다. ⓒ이찬수 대표 제공
기타지마 기신(北島義信) 욧카이치대학 명예교수가 아시아종교평화학회 창립학술회의에서 주제 강연에서 나섰다. ⓒ이찬수 대표 제공

지난 인터뷰 기사에서 기타지마 기신(北島義信) 명예교수는 평화 구축을 실행할 수 있는 풍부한 이론적 체계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국가의 틀을 초월한 사람들이 서로 대화하면서, 아시아 지역에서 인간적 상호 이해의 심화와 연대, 상호관계성, 용서와 화해, 타자 이해·공생 등의 문제를 검토함으로써, 비폭력에 의한 평화 구축을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기타지마 명예교수가 이야기하는 ‘평화’ 개념에 대해 집중적으로 소개된다. 특히 평화를 이루기 위한 이론적 토대가 되는 기타지마 명예교수의 “토착적 근대화”라는 개념에 대해서 언급된다.

한일 간의 거리만큼이나 먼 마음의 거리를 극복해주신 기타지마 명예교수와 기타지마 명예교수와의 인터뷰를 주선해 주시고 한국어 질문과 일본어 답신을 유려하게 번역해 주신 이찬수 레페스포럼 대표께 지면을 빌어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 평화란 무엇이고, 종교와 평화는 어떻게 연결되는지요? 이와 함께 한일 간의 평화는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지도 의견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종교에는 공통적으로 상호 관계성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이것은 인체 각 부분의 상호 관계적 연계성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슬람에서 예언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신자들이 마치 한 몸인 것처럼 서로 친절 애정 동정을 나누는 모습을 볼 것이다. 그리고 신체의 일부가 아프면 온몸이 불면과 열로 반응한다.” 기독교에서도 이와 비슷한 “한 몸, 여러 지체'('고린도전서12장)라는 말이 있습니다.

불교의 근본 개념인 ‘공(空), 연기(緣起)’도 만물의 상호 관계성을 나타내는데, 그 기저에는 인체 각 부분의 상호관계성을 보여주는 ‘박티(bhakti)’라는 가르침이 들어 있습니다. 이것들은 ‘적’도 자신과 연결되어 있고, ‘적’을 섬멸하는 것은 자신의 사멸과도 일체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여기서 종교는 모든 존재와의 다툼이 없는 서로의 존경에 기초한 공생, 즉 평화를 최우선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종교에서는 이러한 평화를 파괴하는 폭력행위에 대해서는 방관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붓다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모든 자는 폭력에 겁을 먹고 모든 자는 죽음을 두려워한다. 내 처지에 견주어서라도 죽여서는 안 된다. 「죽여서는 안 된다」”(「진리의 말씀(Dhammapada)」 제10장). 이 「죽여서는 안 된다」는 생각은 이찬수 교수가 말한 ‘감폭력(減暴力)’의 행동과 연결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평화란 적극적으로는 모든 존재가 자기 존재를 충분히 개화시켜 ‘세계 만물의 행복과 연결된 정의와 자비가 실현된 상태’(김용해 서강대 교수)이지만, 소극적으로는 폭력이 없는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폭력적이라고 해도 한편에서는 자기중심적일 수도 있습니다. 평화 실현의 방법은 모든 자기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약자의 고통을 먼저 생각하고 피해자의 아픔을 치유하는 것’(이찬수 교수)을 기축으로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저에게 가장 친숙한 『불설무량수경』에는 법장보살이 중생구제를 위해 48개의 서원을 세웠고, 그것이 성취되어 아미타불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 첫 번째 서원은 ‘내가 부처가 될 때 내 나라에 지옥이나 아귀나 축생의 것이 있다면 나는 결코 깨달음을 열지 않겠습니다’입니다. ‘지옥’이란 사람들이 서로 미워하고 서로 죽이는 전쟁 상태를 의미하고, ‘아귀’란 기아에 시달리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상태를 일으키는 것이 ‘축생’으로 상징되는 자기중심주의입니다. 이것은 정토교의 근본적 바람이 ‘평화실현’이며, 이를 방해하는 것이 자기중심주의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법적 정비와 생활 속에서 그것을 부단히 혈육화(血肉化)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요구되는 것이 「육신통(六神通)」이라는 능력을 몸에 익히는 것입니다. 그 능력은 ① 자기나 타인의 과거 역사를 아는 것, ➁ 자기 외부에 있는 세상 모든 것을 내다보는 힘, ③ 자기도 그 일부를 형성하는 세상 일체의 고락의 말, 소리를 듣는 능력, ④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바를 아는 능력, ⑤ 자기 외부에 있는, 자기가 원하는 곳으로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해 자유롭게 갈 수 있는 능력, ⑥ 그것들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자기중심주의로부터 해방되는 것, 그 여섯 가지입니다. 이것은 ‘자기중심주의의 어리석음을 깨달으라’는 부처님의 부르짖음을 듣고 받아들임으로써 가능합니다. 이 목소리는 제일 학대받는 자, 약자에게서 들을 수 있는 것입니다.

한일 평화를 생각할 때 일본 식민지 지배가 초래한 가해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그 일을 참회하고, 피해자의 목소리에서 부처나 신의 부르짖음을 듣고, 평화를 방해하는 것을 함께 제거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아파르트헤이트 체제를 철폐하고 새로운 민주적 남아프리카의 출발을 가능하게 한 ‘진실화해위원회’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일 시민이 함께 종교 간 대화를 통해 아래에서부터 평화구축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일 학자들이 참여해 아시아종교평화학회 창립학술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찬수 대표 제공
한일 학자들이 참여해 아시아종교평화학회 창립학술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찬수 대표 제공

▲ 선생님의 ‘토착적 근대화’ 개념이 한국의 언론에서도 일부 소개되었습니다. ‘토착적 근대’란 무엇이며, 이것이 어떻게 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지요?

오늘날 세계를 석권하고 있는 것은 19세기 중반에 확고한 위치를 점하게 된 「구미형 근대」의 세계화입니다. 그 이데올로기는 「구미형 근대」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자아」, 「이성」을 기축으로 한 「사상·문화」를 유일한 「보편적 기준」으로 삼는 것으로서, 상호 관계성을 거부하고, 자기의 외부성으로서의 「타인」을 거부하며, “「뛰어난」 구미 세계 VS 「열등한」 비구미 세계”라는 이항 대립의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 「구미형 근대」가 정착된 것이 오늘날 세계를 석권하고 있는 「신자유주의」, 「시장 원리주의」나 다름없습니다. 그 현실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 부유층과 빈곤층으로 양극화된 ‘격차사회’의 존재입니다. 이러한 사회를 차이와 평등이 병존하는 평화적 공생사회로 전환해야 합니다.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구미형 근대」와는 다른 「근대」의 자세가 마땅히 요구됩니다.

그 방향은 각 지역에 뿌리를 두고 있는 종교·문화·사상에 내재하는 보편성을 오늘날 해결해야 할 과제와 결합시키면서 생기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내고, 비폭력·공생·평화에 기반한 ‘근대’의 구축에 힘쓰는 쪽으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그러한 대응을 「토착적 근대」화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대응의 사례는 1970년대 개발도상국 세계에 동시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1970년대 이란에서 일어난 ‘이슬람 혁명’(알리 샤리아티), 라틴아메리카의 ‘해방신학’(구스타보 구티에레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흑인 의식 운동’(스티브 비코) 등 각 지역에 뿌리내린 토착종교를 기축으로 한 사회변혁운동에는 상호관계성, 자유평등, 차이와 평등의 병존, 존엄성, 타자 존중, 서로 돕는 공공성, 사랑(자비), 일즉다·다즉일(一即多·多即一), 자연과 인간의 비분리성, 개체의 존중, 비폭력.평화, 회복적 정의, 용서와 화해, 타종교와의 공생 등 자기중심주의를 초월한 인간의 공생이나 인간·자연 부흥의 기본적 개념을 공통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타가키 유조 선생(도쿄대 명예교수)에 의하면, 이러한 개념들은 7세기에 화엄불교나 이슬람을 기반으로 서아시아와 동아시아에서 생겨났으며, 그 개념들이 사회 시스템이나 네트워크와 결합되어 있었습니다. 이것을 선생은 ‘슈퍼근대(초근대)’라고 명명했는데, 제가 제안하는 토착적 근대는 이러한 ‘슈퍼근대’를 오늘에 어울리게 재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하수맥으로 흐르고 있는 ‘슈퍼근대’ 사상의 구체화는 토착성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입니다. 13세기 일본의 가마쿠라 신불교, 1860년대 최제우의 동학사상과 이를 계승한 ‘한살림’ 사상, 우분투사상과 결합한 남아프리카의 상황신학, 알리 샤리아티의 이슬람 부흥사상, 반야스쿠니운동과 결합한 신란(親鸞)사상 등은 저마다 토착성을 지닌 것임과 동시에, 7세기 이래 보편적 개념들이 현대에 구체적으로 표현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것들은 완성된 것이 아니라 심화의 도상에 있습니다.

토착적 근대는 특정 지역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구미 근대」의 대항 개념이 아니라, 본래의 「근대」를 부흥시킴으로써 「구미형 근대」를 그 왜곡으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토착적 근대 개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지역에 뿌리를 둔 토착 종교입니다. 그것은 기독교, 이슬람, 불교 등 역사적으로 광범위하게 퍼져 정착된 종교만이 아니라 샤머니즘 등도 포함합니다. 이미 말했듯이, 모든 종교의 핵심은 평화구축입니다. 이 평화구축에 특징적인 것은 비폭력, 참회와 화해이며, 그 구체적인 예를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아파르트헤이트를 비폭력적으로 철폐시킨 데서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대응이 토착적 근대의 사례이기도 합니다.

저는 아시아에서, 좁게는 동아시아에서 이러한 토착적 근대에 기반한 평화로운 지역공동체를 구축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 향후 학회의 운영방안, 방향, 전망에 대해, 그리고 한국 종교계에 바라는 제언이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십시오.

‘아시아종교평화학회’는 이제 막 설립되었습니다. 학회의 내용 등에 대해서는 앞으로 상호 대화를 통해서 구체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시점에서 말할 수 있는 것은, 지금까지 쌓아 온 상호 존중에 근거한 대화와 이를 통해서 얻은 우정과 신뢰를 소중히 해가고 싶습니다. 타자는 자기와는 다른 존재입니다. 학회의 회원은 기독교인, 불자 등 종교적으로도 다양하지만, 종교에는 '국가'라는 틀을 넘어설 수 있다는 용이한 이점이 있습니다.

또 종교는 달라도 평화구축을 원한다는 점에서는 같습니다. 이 서로 다른 존재야말로 자기를 풍요롭게 하고 평화구축의 내용을 풍부하게 합니다. 앞으로는 한일이라는 틀을 넘어, 중국이나 대만, 동남아시아로도 참가자를 확대해 나가고 싶습니다. 현재 회원 중에는 이들 지역에 가까운 연구자도 있기 때문에 회원을 새로 확대하는 것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학회 운영과 관련해 2년 임기의 회장 1명, 부회장 1명을 두고 있습니다. 회장과 부회장이 한 국가에 집중되지 않도록 배려하고, 2년 후에는 부회장이 되도록 하며, 학회 운영 전반을 위해 국가별로 지부장(사무국장 역할)을 두기로 창립회의에서 결정되었습니다. 그 외 각 지역에서 담당자를 정하는 문제, 학회비의 금액도 정해졌습니다.

학회는 일년에 한 차례 국제학술회의로 개최하고, 2024년에는 8월 후반에는 한국에서 열기로 결정했습니다. 학술회의의 공통 주제는 ‘정치와 종교’ 등이 후보에 올랐는데, 앞으로 검토하고자 합니다.

한국 종교계에 바라는 바가 있다면, 우리 ‘아시아종교평화학회’와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고 여러 가지를 가르쳐 주셨으면 하는 것입니다. 또한 공통의 주제를 정해 심포지엄 등을 개최할 수 있다면 대단히 기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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