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07

미주희망연대 “우린 민족통신과는 다르다”

  “우린 민족통신과는 다르다” - 미래한국

“우린 민족통신과는 다르다”

[미래 인터뷰] 이재수 미주희망연대 사무총장정재욱 미래한국 기자l승인2016.08.05l수정2016.08.05 01:28
정재욱 미래한국 기자  
“주한미군은 동북아 안정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북한은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지만 속내는 다를 것” 
워싱턴=지난 2014년 9월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 일정에 맞춰 북미주 19개 도시에서 반(反)정부 시위가 릴레이로 벌어졌다. 시위대 가운데 일부는 ‘경축 비행기 추락, 바뀐애(박근혜 대통령) 즉사’ 같은 박 대통령에 대한 저주에 가까운 막말이 적힌 피켓을 들고 등장해 국내에서 ‘종북(從北) 시위’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당시 국내에선 문제의 릴레이 시위가 대표적인 미주사회 친북단체인 <민족통신>의 노길남 대표나 재미동포전국연합의 윤길상 회장이 주도했다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그런데 미국 내 한인사회 좌파단체들의 세대교체 동향이 감지되고 있다.
30∼40대가 주도하는 비교적 신생 단체들이 민족통신, 재미동포전국연합, 노둣돌 등 ‘친북’으로 낙인찍힌 전통적 좌파단체들과 차별화를 통해 활동 영역을 넓히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 이재수 미주희망연대 사무총장은 본인들은 민족통신, 재미동포전국연합 등과는달리 친북(親北) 노선을 따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미주희망연대의 정체성은 친노(親盧)” 
2014년 시위뿐만 아니라 1990년대 초반부터 미국에서 한인사회 좌파단체에 적극 참여했던 미주희망연대 이재수 사무총장이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린 그들(민족통신, 재미동포전국연합)과는 다르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은 것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현지 좌파단체들의 동향에 정통한 한인 라디오 방송국 기자는 “이들을 한 마디로 정의하면 노무현 대통령을 추모하는 친노(親盧) 그룹”이라고 규정했다. 
국내 안보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미주희망연대 같은 미국 내 한인사회의 신생 단체들이 친북 활동 정도가 심한 기존 한인단체들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이는 방법론 측면에서 좀 더 대중화에 치중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북한을 찬양한다거나 미화하진 않더라도 사드 철회 주장 등을 보면 좌파 이념적으로는 오히려 선배들보다 더욱 공고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주희망연대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계기로 그의 정치철학을 계승한다는 취지로 2013년 뉴욕, 로스앤젤레스, 워싱턴 DC, 시카고 등 한인들이 밀집한 미국 내 주요 도시의 좌파단체들이 참여해 설립됐다. 
언론인 장준하 씨의 3남인 장호준 목사가 의장을 맡고 있는 이 단체는 2013년 5월 24일 문성근 전 민주당 고문이 창립 기념 강연회를 하는 등 교류가 깊어 일각에선 민주당의 미국 내 조직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이 단체의 이재수 사무총장은 대학을 중퇴하고 1985년 미국으로 건너가 자주연합 부의장, 6·15미주위원회 사무국장 등을 역임하며 1990년대 초반부터 꾸준하게 한인 좌파단체 운동가로 활동해 왔다. 다음은 이재수 미주희망연대 사무총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LA의 민족통신, 뉴욕에 본부를 두고 있는 재미동포전국연합은 한인 동포들을 방북시키거나 북한 정권을 노골적으로 미화 찬양하고 있다. 미주희망연대도 이들과 연계해 반(反)정부, 반(反) 박근혜 대통령 시위를 벌인 것으로 알고 있다. 미주희망연대는 친북(親北) 단체인가? 
아니다. 개인적인 자격으로 2014년 박근혜 대통령 방미에 맞춘 시위에 참여했지만, 우리 단체 미주희망연대가 이들 단체와 보조를 맞추거나 조직적으로 연대한 사실은 없다. 우린 (노선이 두 단체와) 다르다. 우리 단체가 시위를 할 때 민족통신의 노길남 씨가 방문한 사례도 없다. 
- 민족통신이나 재미동포전국연합은 어떤 단체인가?  
이들 단체들은 북한 편파적인 면이 있었다. 이에 반해  노무현 대통령 서거와 세월호 사건 이후 운동의 중심이 30~40대로 바뀌었다. 최근엔 위안부 이슈 등 시민운동 양상을 띠고 있다. 
과거 6·15미주위원회에서 (재미동포)전국연합과 함께 활동했는데, 당시 문동환 목사께서 재미동포전국연합이 한 쪽(북한)으로 치우쳤다고 판단해 갈라져 나왔다. 나도 문 목사님과 행동을 함께 했는데 편향적인 통일운동은 대중화에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이었다. 

“민족통신이나 재미동포전국연합은 북한 편파적” 
- 재미동포전국연합, 민족통신, 노둣돌은 북한에 한인 동포를 정기적으로 보내는 일을 하고 있다. 이들은 친북단체로 봐도 무방하다는 말인가. 
재미동포전국연합은 구성원의 90% 이상이 이산가족이다. 북한에 가족이 있어 방북했던 분들이다 보니 단체 활동에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한다기보다는 북한에 대한 이해를 많이 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노둣돌은 주로 한인 2세들이 활동하는데 한인단체가 아닌 미국 내 좌파단체들과 활동을 함께 하기도 한다. 회원들이 대개 영어를 주(主) 언어로 사용하며 미국적인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 이 단체는 대표도 없다. 이들이 사회주의 사상을 갖고 있는 것 같진 않다. 예컨대 한국의 한총련 같은 이념 단체는 아니다. 민족통신은 1980년대부터 북한을 왕래했다. 
- 2014년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訪美)에 맞춘 반대 시위는 정부 정책에 대한 반대에 그치지 않고 박근혜 대통령을 저주하는 막말 시위를 하여 비난을 샀다. 이 시위는 친북 성향 단체인 재미동포전국연합이 주도했고, 이 시위에 참여한 이재수 총장이 국내에서 종북(從北) 인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내가 뉴욕에서 시위를 한 내용은 세월호에 대한 진상 규명 요구였다. 특히 우리 단체(미주희망연대) 차원에서 반(反)박근혜 시위를 한 경험은 없고, 박근혜 대통령을 저주하는 피켓을 들고 시위했던 사람도 우리 단체와는 상관없는 분이다. 우리가 그 분에게 피켓을 내려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반미를 할 이유 없다” 
- 그렇다면 미주희망연대의 이념적 위치는 어디인가. 
우리는 무조건적인 반정부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다. 내 개인적인 경우에는 노무현 대통령 때도 이라크 파병이나 FTA 체결 등 비판할 것은 비판했다. 박근혜 정부가 새로운 정책과 비전을 갖고 나온다면 얼마든지 지지할 수 있다. 
한국은 우리 모국(母國)이다. 대한민국이 잘 되는 게 해외동포에게도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해외동포의 목소리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유권자 입장에서 비판할 것은 하는 게 의무이자 권리다. 

- 민족통신은 미국에 거주하며 반미(反美)를 주장한다. 미주희망연대는 어떤가. 
반미를 할 이유가 없다. 미국 사회의 건강성을 30년 동안 봐 왔다. (나는) 미국에서 잘 살고 있다. 딸은 변호사로, 아들은 대학을 다니고 있다. 

- 주한미군 철수 주장에 대한 의견은? 
주한미군은 동북아의 안정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북한은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지만 아마도 속내는 다를 것이다. 남한에 미군이 주둔하는 것이 나쁘다고만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다. 북한 입장에서도 주한미군이 인접 강대국인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한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남한의 좌파 단체인 평통사(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도 대한민국 정부의 군비와 국방 문제에 대해 그렇게 비판하지만, 이들이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것은 보지 못한 것 같다. 

- 미주희망연대가 한국 민주당 계열의 미국 조직이라는 평가가 있는데 사실인가. 
민주당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 최근에 문성근 전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이 순회강연을 하기도 했지만, 우리가 강연자로서 초청한 것일 뿐이다. 민주당에 대해서는 애정도 갖고 있지만 비판적인 회원들도 많다. 굳이 회원들의 성향을 따지자면 민주당과 정의당의 중간 정도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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