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30

[윤평중 칼럼] 5·18 왜곡 발언, 역사를 배반하다

[윤평중 칼럼] 5·18 왜곡 발언, 역사를 배반하다
  • 한국당 3인의 5·18 발언은 시민적 良識 향한 모욕
  • 39년간 6차례 공식 조사로 ‘5·18 북한군 개입설’ 허위 판명
  • 탈진실과 가짜 뉴스에 맞서 사실의 위엄 존중해야


윤평중 한신대 교수·정치철학
입력 2019.02.15. 03:17
업데이트 2019.02.15.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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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평중 한신대 교수·정치철학

역사에 직진만 있는 건 아니다. 때로 후퇴하기도 하고 나락에 굴러떨어지기도 한다. 자유한국당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의 ‘5·18 망언’이 생생한 증거다. 공당(公黨)의 국회의원들이 국회에서 헌정 질서와 민주주의를 모독한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김병준 비대위원장의 겉치레 사과까지 증발시킨 이들의 두꺼운 얼굴은 함께 가는 역사의 진전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웅변한다.

'5·18 망언'은 민주주의 파괴에다 탈진실(脫眞實·post-truth)과 지역감정을 결합한 치명적 발언이다. 탈진실은 '객관적 사실보다 감정과 신념이 여론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뜻한다. 감성적인 데다 인터넷과 소셜미디어가 일반화한 한국 사회에선 탈진실과 음모론이 범람한다. 개인 모두가 뉴스 생산자인 환경에서 가짜 뉴스(fake news)와 사실의 경계는 쉽게 무너진다. 탈진실과 지역감정의 결합은 우리 사회 저변의 지역차별을 더 강고하게 만든다. 정보의 폭포효과가 부추긴 음모론이 정보 수용자의 확증 편향을 자양분 삼아 무한 증식한다. 결국 '5·18 망언'은 탈진실과 음모론이 얽힌 반동적(反動的) 지역감정의 산물이다.

지난 39년간 여섯 차례의 국가 공식 조사로 명백한 허위임이 판명된 '5·18 북한군 개입설'을 사과하기는커녕 5·18 유공자 명단을 밝히라며 역공(逆攻)을 펴는 게 단적인 증거다. 이들은 5·18 유공자뿐 아니라 4·19 유공자, 보훈대상자, 베트남 고엽제 유공자 명단 등도 비공개라는 사실조차 무시한다. 5·18 유공자 명단을 공개하라는 소송을 서울행정법원이 개인정보 보호와 다른 국가유공자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기각했다는 사실도 감춘다. 이들에겐 객관적 사실이 중요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5·18 유공자가 공무원시험 가산점에서 특혜를 받아 일반 시민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루머도 탈진실을 악용한 호남 차별적 음모론이다. 모든 국가 유공자는 공적(功績)에 상응한 혜택을 동일하게 받는다. 2018년 7월까지 공무원시험 가산점 혜택을 받은 5·18 유공자는 총 446명이다. 가점을 받아 공무원으로 취업한 국가유공자 3만3658명의 1.3%다. 2017년도 7·9급 공무원시험 합격자 1만9938명 중 국가유공자는 621명인데 이 가운데 5·18 유공자는 19명으로 전체 합격자의 0.1%에 불과하다.

'5·18 유공자 특혜설'이 악성(惡性)의 가짜 뉴스라는 사실은 국가보훈처 공지에서 바로 확인 가능하지만 탈진실의 신봉자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가짜 뉴스와 음모론은 호남에 대한 편견을 무의식의 전염병처럼 확산시킨다. 망국병인 지역감정의 실체가 호남 차별이었다는 현대사의 진실은 그 과정에서 철저히 은폐된다. 군사독재 시대에 정치권력과 경제개발에서 배제된 호남이 사회심리적으로도 소외당했던 비극의 역사는 망각되고 만다. 당시 지배 세력의 장기 집권용 정치공학이었던 호남 배제의 논리가 한국 민주주의의 퇴행과 궤를 같이했음은 물론이다.

민주주의를 왜곡하고 시민사회의 진화를 해친 지역감정을 근원적으로 넘어서는 것이야말로 '5월 광주' 정신이다. 따라서 '5월 광주'는 군사독재에 저항한 민주화운동임과 동시에 지역 차별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차별을 극복하는 대동(大同) 사상으로 진화해가야 한다. 백년 단위로 볼 때 우리 현대사는 대동과 탕평, 민주와 공화(共和)의 방향으로 끊임없이 나아가고 있다. 3·1운동, 4·19혁명, 부마민주항쟁, 5월 광주, 6·10 시민항쟁, 그리고 촛불이 가리키는 역사의 흐름이 바로 그것이다. 민주 운동사의 축적은 경이로운 산업화의 기적과 함께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이미 사법적·역사적 평가가 끝나 나라의 일부분이 된 '5월 광주'에 생채기를 내려는 '기억의 전쟁'은 역사의 흐름을 거역하는 자해 행위다.

‘5·18 망언’은 시민적 양식(良識)에 대한 모욕이자 대한민국의 성취를 부인하는 망동(妄動)이다.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끼리 탈진실의 음모론을 부풀리는 관행이 나라를 망친다. 탈진실과 가짜 뉴스에 맞서 사실의 위엄을 존중하는 태도야말로 시민적 용기의 정수(精髓)다. 시민정신으로 헌정 질서와 민주주의를 지켜야 강력한 민주공화국이 탄생한다. 차별과 편견을 넘어 미래로 나아가는 시민정신만이 역사를 만든다. ‘5월 광주’는 ‘우리 모두의 나라’로 가는 거보(巨步)였다. 우리는 모두 그 길을 함께 걷는 역사의 동행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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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2 15:59:53
요즈음 5.18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데 저는 아직까지도 5.18의 성격이 무엇인 지 ,그리고 뭐라고 명명해야 될 지를 모르고 있습니다.그 이유는 그 것에 대하여 너무나 상반된 이야기 내지는 증거들이 나열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 뿐만 아니라 5.18유공자에 그 당시에 그 곳에 없던 사람도 유공자가 될 수 있으니 더욱 더 헷갈립니다. 5.18유공자가 될라면 최소 한도 그 당시 그 곳에서 참여하여 목숨을 잃엇거나 부상을 당햇거나 아니면 체포되어 옥살이 한 경우가 아니면 유공자가 될 수 없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공자가 될 수 있다면 아마도 그 운동을 사전에 계획하는 데 기여를 했거나 사후에 그 운동을 널리 알리는 데 기여한 사람들도 가능하기 때문일 겁니다.그래서 5.18성격이나 5.18유공자에 대한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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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9 18:21:04
당시같은 사람이 학자라며 설레발까고 어벙이종노릇하는거 부끄럽지도않은가? 객관적으로 당시상항을 보면 알일을 정권입맛되로 정권바뀌면 폭동이 민주화로 바뀐사실을 조선은 너무 비겁하다 tv조선에선 북한군출신 탈북자가 북한군참전이라 폭로하고 지면에선 어벙이 비위나맞추고 양다리걸쳐 교묘히 빠져나갈려는꼼수는 어벙이와 뭐가다른가 진정 조선이 우파를대변하는 언론인가? 비겁한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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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9 13:16:27
한국 최고의 컬럼리스트, 평론가, 방송인, 진짜 언론인은 조우석이다. 이 사람의 칼럼을 읽고 이해하고 행동한다면? 한국의 애국자고, 지식인이고, 기자 쓰레기들을 처분 할 수 있는 미래의 인재들이다. 진짜다, 참말로, 정말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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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y
2019.02.15 14:06:55
셋 의원은 지피지기를 간과한 결과를 혹독하게 치르고있다 앞으로 벌집을 쑤실때에는 좀더 신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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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5 10:18:12
신광수씨! 아니 해마다 광주유공자가 늘어난다며 여기다 떠들어 대고 있지 않아요? 그럼 한쪽에서는 공개하지 않는다 아우성 치는데 당신은 무신 신기가 있어 그게 늘어나는지 줄어드는지 아느냐고요? 조선일보 어디에 유공자가 늘어난다고 써있어요? 조선일보는 유공자 명단과 숫자를 알 수 있는 초 능력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어디서 읽었는지 링크를 걸어주세요? 링크를 걸지 못하겠다면 몇월 몇일자 신문에 나와있다고 여기에 공개해 주세요 아님 잘못알았다고 하던가요? ㅉ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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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5 08:20:49
그럼 계엄사령관을 총으로 끌어내 정권을 잡은 전두환이 노태우는 성공했으니 혁명이고, 광주는 실패했으니 반란이냐? 총으로 일어난 자들이 지금 와 당신들 듣고 진짜 그랬나 놀라겠다. 국방부도 못믿겠다는 위인들이 무슨 나라가 어쩌고 저쩌고 얘기하고 있는 것들이요? 세상을 한눈만 뜨고 사는 이 외꾸눈 양반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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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5 10:04:46
강창규씨 518유공자와 419, 고엽제,보훈대상자와 다르다고요? 그래서 공개하여야 한다고요? 참 나 법이 공개할 수 없도록 해서 공개 못하고 있다 하지 않아요? 한글 못읽어요? 그게 뭐가 형평성이 없다는 게요? 아니 그 잘난 구케의원이 법을 개정하도록 해야하는게 정상이지 뻔히 법으로 공개하지 못하다록 지들이 만들어 놓고서 이럴 모르는 척 그리고 문재인이가 일부러 숨기려 공개하지 않는척 하며 공개하라 떠들어 대는 저 검사출신 국회의원 O은 대체 뭐하는 O이요? 저 똥돼지보다 더 지독한 국론분열 선동자 아니요? ㅉ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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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5 09:06:37
댓글들 보니 제2의 김경수 부대가 탄생했군? 요즘 진태패거리들 댓글부대 특징(1)앞뒤 전후가 없고 계속해 같은 내용을 반복해 단다. (2)한건의 이슈가 잠잠해지면 다른 이슈로 동시에 댓글이 이동한다 (3)다른 사람의 댓글에 반박하지 못하고 계속해 뚱딴지 같은 소리를 반복해 많은 사람들이 지들과 같은 수준인것처럼 가공한다. 임튼 누군지들 모르지만 비싼밥 먹고들 고생한다. 오죽하면 조선일보까지 이런글을 올렸겠느냐 이 선동꾼 왜곡자들아 ㅉ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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先進韓國
2019.02.15 08:48:35
자칭 보수라는 자들 중엔 상식이 없는 자들이 너무 많다. 5.18 때 왜 광주 시민들이 총을 들었냐고? 니들은 가족이 군인들에 의해 총칼로 죽임을 당해도 자위 조치를 하지 않겠니? 당시 군인들이 총을 쏘아서 시민들이 죽기 ??문에 자위 조치로 광주 시민들도 총을 든 것이다. 또 6.25 때도 국군이나 미군에 의해 희생된 국민들이 많다. 그런 국민이 보상을 받는다면 잘못이니? 니들은 그런 국민을 죽일 O이라고 매도하는 거야. 군인은 자국민에게 총을 겨눠서는 안 되는 거야. 당시 전두환의 군대는 그걸 어긴 거야. 문제는 그런 전두환도 광주에 북한군이 오지 않았다고 증언한 거야. 헌데 니들은 전두환도 부정한, 북한군 600명 침투설을 주장하니, 니들이 정신병자가 아니면 누가 정신병자냐? 얼른 집단으로 정신병원 들어가라. 니들이 보수면 파리가 새다. 니들이 보수면 김정은이 민주주의자다. 제발 상식을 갖고 살아라. 미쳐도 곱게 미쳐라. 한심한 O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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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시민
2019.02.15 15:56:06
이러한 명칼럼에조차 발끈하며 광주5.18 왜곡에 혈안이 된 부류들은 지만원과 같은 사이비보수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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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5 14:49:28
이제는 꾸준히 보수논객으로 활동해온 윤평중 교수까지 헐뜯네. 정신들 차리시기 바란다. 철지난 5.18 북한군개입설을 주장하는건 아직도 6.25 북침설이나 천안함 잠수함충돌설, 세월호 고의침몰설을 주장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인정할건 인정하고 보수가치를 실현하는 건전보수가 되어야지, 왜 지만원의 망상에 놀아나서 친북극좌들과 동급으로 떨어지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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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달아
2019.02.15 11:49:13
존재감도 없는 얼간망둥이 같은 국회의원 나부랭이들이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려 “5.18망언”으로 온 국민을 슬프게 하고 있다. 鐵面皮(철면피), 厚顔無恥(후안무치), 人面獸心(인면수심), 인간말종 등 무슨 말을 해도 화가 풀리지 않는다. 이런 함량미달의 정치 미숙아들을 국회에서 치워라. 치가 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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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5 10:32:44
신광수씨께 정보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내용을 찾아보고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러나 국가 유공자 중 광주유공자만 마치 문재인이가 숨기려 공개를 하지 않는게 아니라, 윤교수 설명에 따르면 법에서 공개하지 못하도록 해 못하고 있다고 저리 설명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마치 이 정권이 의도적으로 공개하지 않는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행위라는 것을 알아 주셨음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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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g-dong Mun
동감하는 것도... 아닌 것도...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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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onius Rhee
민주화에 대한 시민정신을 모독하는 파시스트의 행동이 아닌지...
그 당시 광주라는 도시에 북한에서 투입된 간첩이 활동할 시공간이 아니라는 걸 군부는 알텐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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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k Bom Kwon
역시 탁월한 칼럼입니다. 근데 종이신문 판 제목과 다르네요.
전 이미 읽고 사진 찍어 포스팅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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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yung-joong Yoon
감사합니다.
온라인엔 원래 보낸 칼럼 제목으로 실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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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k Bom Kwon
윤평중 아,네. 비난보다는 상찬받아야 할 글입니다.
어떤 비난도 개의치 마시기를 바랍니다. 합리적인 보수라면 윤선생님 주장에 동의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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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섭
자랑스런 한국의 역사이므로 왜곡하는 분들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조심해야할 것은 무슨 말도 못 꺼내도록 신성화시키는 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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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yung-joong Yoon
정연섭 사실에 근거한 합리적 문제제기엔 '5월 광주'도 예외가 아니란 말씀에 동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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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종
명문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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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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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eka Nam
지난세기의 70년대 80년 대에나 읽을 법한 교수님의 이 가슴 뜨거운 글을 또다시 읽습니다.
정말 악의 뿌리는 깊습니다.
온갖 악의 바이러스들을 퍼트리는 일부 기생충같은 정치세력들.…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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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yung-joong Yoon
과찬이시지만 격려의 말씀이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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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angsu Mok
선생님! 살아 있는 지성의 모습을 보여주는 좋은 글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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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yung-joong Yoon
과찬의 말씀이시지만 힘이 되는 건 사실이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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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pyo Kang
훌륭한 논의로 일갈 잘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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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yung-joong Yoon
감사합니다.
강 교수님께서도 오래 오래 강건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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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주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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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yung-joong Yoon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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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yung-joong Yoon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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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선진국에서 국가유공자를 어떻게 선정하고, 그 명단을 어찌 관리하는지, 또 어떤 특혜를 주는지 함 살펴볼 필요가 있음. 제 판단에 한국은 좀 상함. 특히 5.18은 선정 프로세스가 상식에 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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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yung-joong Yoon
오늘 민주당 의원 한 분이 차제에 모든 종류의 국가유공자들 명단을 공개하고 점검해보자는 제안을 했더라구요. 물론 법개정과 공론이 받쳐줘야 되겠지요.
타국에서 어떻게 하는지도 참고할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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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g Shick Seo
독일 통일시 서독정보당국에서 3천명정도의 동독스파이가 서독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파악했으나,통독 후 밝혀진 숫자는 3만명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대한민국 광주에는 한명도 없었을 거라는 주장은 논리적으로 맞지않고, 신앙에 가깝습니다.
또 그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분명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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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g Shick Seo
범법자 신원도 공개하는 데 유공자 신분을 감추는 것도 아이러니 합니다.
위안부. 광주.적폐...…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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