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yung-joong Yoon
(완결된 원고는 아니지만 여러 선생님들이 요청하셔서 강연개요를 공개합니다)
[국가와 민족 사이에서 민주주의와 호남을 생각하다]
호남대안포럼 창립특강 개요(2020. 11.27, 광주) 윤평중(한신대)
1980년 6월 당시, 광주근교의 체험. 두보 國破山河在--感時花濺淚
(나라는 깨졌으나 산천은 그대로-시절을 보며 꽃에도 눈물 뿌리고)
1980년 당시 5월 광주는 완전히 패배한 듯 보였지만 불사조로 돌아옴.
사형수였던 DJ는 위대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됨.
5월 광주 없이 87년 시민항쟁과 6공화국도 없음.
5월 광주와 호남정신이 2016~17년 촛불로 승계.
5월 광주는 오늘의 헌정체제, 민주공화정 대한민국의 결정적 분기점.
3-1운동, 4-19혁명, 부마민주항쟁, 5월 광주, 6-10 시민항쟁, 촛불로 이어지는 역사의 흐름은 ‘나라다운 나라’로 가는 위대한 역사적 사건들.
5월 광주와 호남정신은 민주와 공화, 대동과 탕평으로 전진해가는 한국현대사의 기관차.
[II]. ‘5-18 역사왜곡 처벌법’의 문제점
5월 광주에 대한 명예훼손, 진실 왜곡하는 자들은 시민적 양식과 한국 민주주의 모독. 그럼에도,
1. 이 법은 명백한 과잉입법~ 형법에 명예훼손 처벌규정 존재(307조~허위 명예훼손 징역 5년 이하, 308조~사자 명예훼손 징역 2년 이하, 309조~출판물등에 의한 명예훼손 징역 7년 이하 등)
2. 역사해석의 정치화와 권력화가 언론과 표현의 자유, 학문의 자유라는 헌법가치 훼손, 자유민주주의 근간 위협~ 박근혜 국정교과서 시도가 반면교사. 각 정권마다 권력의 힘으로 정의로운 역사해석을 국민에게 강요한다면 나라가 어떻게 될 것인가.
3. 역사해석은 학계와 시민사회에 맡겨야. 망언을 일삼는 자들은 극소수로서 권력 잃고 공론장에서 퇴출됐음. 시민사회의 자정 작용.
4. 이렇게 논란 많은 법을 당내 토론 없이 민주당에서 만장일치 채택~ 당내 민주주의 실종. 입법독재의 한 징표.
5. 이 법의 강행 통과는 오히려 5월 광주의 정신을 훼손하며, 한국 민주주의가 위기에 빠졌다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줌.
[III]. 5월 광주와 호남정신은 민주공화정의 영혼인 공공성 지향해야
5월 광주와 호남정신의 미래지향적 의미와 민주주의의 관계.
101년전 1919년 3-1운동, 4월 상해임시정부 초대헌장 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제로 함”, 1897년의 대한‘제’국과 단절해 대한‘민’국 선포.
대한제국의 절대 군권 폐지한 절대 민권의 ‘공화정 대한민국’ 선언.
민주공화정의 비전은 임정헌법 5차례, 대한민국 헌법 9차례 개정에도 살아남음.
군사 파시즘이 압도하던 어둠의 시대인 1980년에 5월 광주로 부활.
5월 광주와 호남정신의 영혼은 공화정과 공공성, 나라다운 나라.
민주공화정은 자유주의-민주주의-공화정의 변증법적 통합.
자유주의는 민주주의의 하위 요소가 아니라 본질적 핵심 요소.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서 ‘자유’를 빼려는 논자들의 중대 오류.
헌법에서 가장 중요한 조항은 나라다운 나라의 본질 천명한 ‘총강’과, 주권자인 국민의 기본권 규정한 제2장 ‘국민의 권리와 의무’임.
헌법 11조~22조가 천명한 기본권 조항은 “국민은 ~할 자유를 갖는다.”는 정언명제로 자유를 강조. 그 뒤 23조~39조까지 국민의 권리와 의무를 규정.
신성불가침한 기본권의 알파요 오메가는 각 ‘국민이 ~할 자유’가 있다는 사실.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의 본질적 긴장은 공화정을 통해 해소.
예컨대 ‘경제민주화 조항’에서,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강조한 119조 1항과, ‘소득분배와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위해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음’을 강조한 119조 2항 사이의 긴장은 헌법 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를 통해서만 변증법적으로 통합가능함.
공화정은 ‘자유롭고 평등한 시민들이 공동선을 실현한 좋은 나라’
하지만 2020년 대한민국은 정신적 분단 상태이자 정치적 내전상황.
적대 관계인 두 진영으로 나뉘어 대결정치 만연.
‘우리 모두의 나라’는 아직 멀리 있음. 그 상징적 사례가 조선왕조 인물만 등장하는 광화문 광장 동상과 화폐도안. 자랑스러운 선조이자 영웅들이지만 공화정으로서의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인물 없음.
2020년 현재, 광화문 광장과 화폐에 이승만, 김구, 박정희, 김대중을 국민적 합의로 세우고 그릴 수 있겠는가?
국론분열이 초래되고 나라가 두 쪽으로 쪼개질 것임.
‘우리 모두의 좋은 나라’에 대한 구체적 비전이 현대 한국인의 ‘마음의 습관’에 부재하다는 물증.
세계 최저 출산율, 최악의 자살률 등.
‘우리 모두의 좋은 나라’가 ‘나라다운 나라’. 헌법 1조1항.
2020년 ‘지금 그리고 여기’서 우리가 짚어야 할 구체적 문제들은 다음과 같이 요약 가능.
법이 공정하게 작동하는가?
권력의 견제와 균형이 존재하는가?
시민들은 자유로운가?
우리는 인간다운 삶을 살고 있는가?
시민들은 나라를 사랑하는가?
나라가 공공선과 공공성을 실현하고 있는가?
민주공화정의 원리
1. 법치주의: 법에 의한 지배(rule by law)가 아니라 법의 지배(rule of law)
~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고 일체의 특권계급 없어야. 조국 사태, 추미애 장관의 폭주, 울산시장 부정선거 미봉 등은 사회적 특권계급의 등장 가리킴. 한국사회가 법의 지배가 아니라 법에 의한 지배로 퇴행해가고 있다는 명백한 물증.
‘선택적 정의’는 최악의 부정의(不正義)에 지나지 않음.
그 결과 삶의 근본 규범이 파괴되고 총체적 아노미 상태가 초래됨.
2. 혼합정
~권력의 상호견제와 균형만이 나라(Res Publica)가 Res Privata(권력남용과 부패)로 타락하는 걸 막음. 로마공화정(집정관, 원로원, 민회),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입법-행정-사법. 연방과 지방정부의 견제와 균형)~ 이와 반대로 문 정권에서는 ‘청와대 정부’ 현상이 박근혜 때보다 더욱 악화돼 제왕적 대통령제 고착.
3. 비(非)지배자유(Non-dominant freedom)
~ 시민들 사이의 종속적 지배관계 없는 실질적 자유. 복지확대와 경제민주화의 중요성. 문 정권의 부동산 정책 실패는 비지배 자유 원칙을 허깨비로 만듦.
4. 시민적 덕성(Civic Virtue)과 애국심
~선공후사의 마음의 습관 + 종족과 혈통이 아니라 헌정질서에 대한 충성심
이 네 가지가 충족되면 자유시민이 공공선(the public common good)과 공공성(公共性)을 향해 나아가는 좋은 나라(Republic, Res Publica, Politeia).
공(共)은 소중한 가치이지만 공(公)에 의해 견인·제어되어야만 민주주의가 포퓰리즘으로 타락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음.
말의 순서가 공공(共公)이 아니라 공공(公共)인 까닭.
공공성은 5월 광주, 호남정신, 촛불의 통합적 이념형(Idealtypus).
[IV]. 민족주의의 빛과 그림자
민족은 한국인의 정체성과 자부심의 뿌리.
고난과 영광의 역사에서 우리를 버텨주고 자랑스럽게 하는 근원.
민족주의는 반만년 역사의 주춧돌.
한국 민족주의는 오랫동안 저항 민족주의로서 작동해 옴으로써 민족주의에 정의(正義)와 정당성의 신성한 아우라가 입혀짐.
하지만 자기 성찰적 점검이 요구된다.
1. 담론으로서의 민족주의~ 민족은 상상된 공동체?
민족이 민족주의를 만든 게 아니라 민족주의가 민족을 만든다.
물론 장기 지속된 언어-문화-혈통 위에 건설된 한국 민족주의는 서구 민족주의와는 여러 면에서 다름.
그럼에도 단군 신화는 몽골의 고려 침략 때 ‘호명’되었고 위대한 한민족의 상고사를 외친 환단고기는 일제 때 ‘발견’됨.
2. 종족적 민족주의의 배타성과 퇴행성
~ 저항적 민족주의와 침략적 민족주의의 경계선은 불분명함. 예컨대 중국현대사에서 종족적 중화주의는 저항적 민족주의로 출발했지만 침략적 민족주의인 중화 제국주의로 변질됨.
통일되자마자 이웃 캄보디아를 침략한 베트남 공산주의의 사례도 마찬가지임.
평화와 연대를 사랑하는 백의민족의 자부심은 한국에서 일하는 제3국출신 노동자들에게 긍정적인 형태로 표출되는가?
3. 종족적 민족주의가 시민적 민족주의로 진화해가야
~ 한국인으로서 정체성 핵심은 인종·혈통이 아니라 민주공화 헌정질서에 대한 헌신.
4. 종족적 민족주의엔 감성적 요소가 큼
~ 종족적 민족감정이 추동하는 반일 민족주의와 종북 민족주의의 恣意性과 위험성.
감성적-감상적이기 마련인 종족적 민족주의는 주권국가 단위의 국제정치학적 세계질서에 대한 현실주의적 인식(Realpolitik) 저해함.
~ 21세기 일본이 과연 우리의 적대국인가? 한일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기본 가치 공유.
그렇다면 중화제국주의의 공산 중국은? 그리고 북한은?
‘우리민족끼리’ 구호의 일면성. 북한은 ‘김일성 민족’을 헌법 전문에 명시함.
5. 독재 권력의 정치공학에 악용되기 쉬움
~국수주의는 파시즘의 자양분. 토착왜구 담론의 사회 파괴적 효과.
하지만,
민족주의가 아무리 부작용이 커도 우린 그것을 버릴 수 없음.
다만 종족적 민족주의에서 시민적 민족주의로 상승해가야 함.
시민적 민족주의야말로 나라다운 나라로 진화하게 하는 주요 동력.
[VI]. 성숙한 공화정, 나라다운 나라로
촛불의 사례처럼 5월 광주와 호남 정신은 한국인이 민주공화정의 주권자로 자기 스스로를 만들어가는 강력한 자기 효능감의 근원.
우리 자신의 말과 행동으로 나라를 만듦.
Vita Activa의 주인의식.
5월 광주와 호남정신은 입헌적 공화정 구현, 즉 天下爲公의 현장이 되어야 함.
5월 광주의 경이적 특징은 국가공권력이 사라진 ‘1980년 광주 콤뮨’ 때 시민들이 스스로 질서 유지하고 상호연대 상호 부조하는 절대 공동체(공공성의 실천 현장)였다는 사실.
5월 광주 현장에서 자유와 민주를 외치다 스러진 이들은 대부분 평범한 민초들.
유혈과 공포의 한가운데서 보통 시민들이 공화정의 주체로서 스스로를 형성해 감
~ 찬란한 한국현대사의 등대
하지만 '우리가 지금 그리고 여기서 공화의 삶을 실제로 살고 있는가'의 질문은 5월 광주와 호남 정신에도 항상적이고 성찰적인 방식으로 물어져야 마땅함.
호남대안 포럼의 존재이유
5월 광주와 호남 정신은 찬란했던 과거에만 집착하거나, 특정세력에 의해 역사의 유물로 박제화 되거나, 정권이 정치공학의 수단으로 악용하는 것을 온 몸으로 거부해야.
5월 광주는 기억의 정치를 통해 현재와 미래로 가는 보편적 운동과 정치적 실천으로 진화해 가야 함.
우리가 제기해야 할 질문들.
광주와 호남은 지역 이기주의와 지역 패권주의에서 자유로운가?
문재인 정권의 국정농단과 권력남용, 반민주적 행태에 대해 광주와 호남은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는가?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과 권력남용, 반민주적 행태에 저항했던 광주와 호남의 정의감과 비판정신은 2020년 현재, 과연 어디로 갔는가?
살아있는 권력이 연성 파시즘으로 폭주하면서 나라다운 나라의 영혼인 공공성을 파괴할 때, 공공성의 육화인 5월 광주와 호남 정신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권력(이권)과 정의(공공성)가 충돌할 때 5월 광주와 호남정신은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결론.
공화주의적 자유와 대동, 민주와 평화의 정신은 거역할 수 없는 도도한 역사의 흐름이며 그 중심에 5월 광주와 호남 정신이 있음.
‘우리 모두의 좋은 나라’라는 비전에서 5월 광주와 호남정신은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요소.
- 대한민국은 산업혁명과 민주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룸.
- 대한민국의 21세기 과제는 공화혁명.
- 21세기는 공화의 시대정신이 우리를 견인함.
- 위대한 韓國夢.
- Republic of Korea의 정치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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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ckwhan Kim
고맙습니다
3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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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yung-joong Yoon
Tackwhan Kim 감사합니다.
3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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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ert Park
종족적 민족주의자들과 자유민주주의 체계를 부정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역사학계에 교과서 제작을 맏긴다구요?
3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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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yung-joong Yoon
Albert Park 정치권력은 역사서술과 해석에 직접 개입해선 안된다는 얘기일 뿐입니다.
3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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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ert Park
Pyung-joong Yoon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다만 그런 의도였다면 박정부 전의 정부는 어떻게 해서 종족주의와 자유정부 건립을 회손하는 교과서를 만들었는지도 밝히면 좋겠습니다. 아니면 박정부를 따로 언급을 마시던지요.
3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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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ed
Bakin Kang
광주 호남의 정신은 대한민국의 정신과 무엇이 얼마나 다를 수 있을까요?
광주 호남의 상식은 대한민국의 상식과 다를 수 있을까요?
3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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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ong-Sik Park
Bakin Kang 선배님의 견해에 공감합니다!!!
3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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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렬
잘 보았습니다. 재미있어요.
3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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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yung-joong Yoon
전병렬 감사합니다.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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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진
과연 윤교수님 이십니다.
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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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yung-joong Yoon
송영진 감사합니다, 송 교수님.
건강하십시오.
3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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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규
·
호남대안 포럼 대표자를 연결하고 싶은데 도와주시겠습니까?
3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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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yung-joong Yoon
이상규 공동대표 가운데 한분이 나연준 씨인데 펜앤드마이크에서 활동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3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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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규
·
윤평중 감사합니다. 거대 정당제에서 다양한 목표를 추구하는 멀티 정당제로 전환하는 정치개혁 운동을 시작합시다. 권력집중의 양당제의 모순과 거대한 권력의 대통령 독점 제가 민주주의를 파멸해 가고 있습니다. 포세이도 공산화로의 이행 단계에 있는 현실 타계의 방법
3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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