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2

YoonSeok Heo 2022 ·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명복을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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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nSeok Heo
9 July 2022  ·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명복을 빌며>

心から謹んで安倍晋三元首相のご冥福を祈ります。

전후 최연소 총리이자, 최장수 총리인 아베 신조 총리에게 믿을 수 없는 정치테러가 어제 대낮에 벌어졌습니다. 사람 앞길을 알 수 없다고 하지만, 너무나 갑작스럽게 큰 인물이 졌습니다. 유가족과 일본 국민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하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전후 역사 문제를 둘러싼 갈등과 한일 관계가 원만하지 않았던 부분이 존재했기에 한국인으로서는 절대 좋은 감정을 가지기 힘든 정치인일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몇 번 포스팅에서 언급하듯이, 아베 전 총리의 경제-외교 정책의 큰 그림을 간단히 '극우 내셔널리스트' 등 재일 한국인 학자나 진보적인 일본인 학자들이 폄훼할 만한, 질 낮은 성격의 것들이 아닙니다. 

아베 1기 내각 때는 경제-외교적으로도 오히려 이웃 나라 중 한국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인식하고 있었고, 본인과 부인 역시 ‘한류’ 팬이었습니다.

하지만 역대 한국 정부 모두, ‘잃어버린 20년’ 의 일본 만을 떠올리며 전략적 중요성에 대해 간과했고 국내정치에 노골적으로 ‘반일 정서’를 활용했습니다. 그에 따라 자연스레 동아시아의 외교 추가 일본에서 신흥 강대국인 중국으로 옮겨갔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아베 전 총리 역시 감정적으로 한국에 대한 깊은 실망감을 드러내며 나 홀로 '평화 헌법 개정'과 ‘보통국가화’를 가속시킨 측면이 존재했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한국 역시 전후 평화와 번영을 위한 국제 질서 창출에 동참하는 명목으로, 아베 총리가 주도하는 ‘보통국가론’ 과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전략’을 지지하며 피식민 지배국으로는 최초로 자유 민주주의를 수출하는 가치 연대의 선봉장으로서, 일본과 함께 주도적으로 국제사회에서의 역할을 맡길 바랬습니다. 앞으로는 양국 간 상대에 대한 저급한 정치적 선동과 비난을 자제하고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한-일 가치연대와 경제협력이 이뤄지길 간절히 바랍니다.

아베 전 총리는 여러 한계점이 존재했지만, 전후 침체된 일본 경제를 부흥시키고자 과감한 통화-재정 정책들의 조합과 함께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한 구조 개혁에도 일관성을 갖고 추진했던 점을 높게 평가합니다. 

또한 ‘이익과 이권’ 이 중심이 되는 국제정치에서 민주주의와 자유, 평화와 안정 등 ‘가치’를 내걸고 큰 외교안보적 전략을 그리며 실행할 수 있는 담대하고 기민한 정치인이었습니다. 다수의 한국인들의 인식과 달리 전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이 앞 다투어 조의와 애도의 마음을 표할 만큼, 그는 국제적인 신사이자 존경받는 정치인이었습니다.

일관된 정치 비전과 국제적인 마인드를 함께 겸비한 정치인인 아베 전 총리에 대해서는 전후 일본을 설명하는데 있어 역사적으로도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개인적인 정치관이 다르고 아베 총리 재임 시절 한국과의 관계 설정에 있어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지만, 보편적인 관점에서 그는 걸출한 정치인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See l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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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nSeok Heo
* 예전에 그가 총리직에 물러날 때 썼던 단상이다. 

<아베(安倍晋三)총리를 이해하는 한 가지 시선>

일본 전후 최장수 총리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아베 신조 총리가 건강상의 이유로 갑작스레 사임의 의사를 밝혔다. 2007년 1차 집권 때도 자신의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의 악화를 이유로 임기를 채우지 못했으나 다시 와신상담하여 2012년 신약개발과 투여 등으로 건강을 다시 회복하여 일본사회의 재건과 국제적 위상의 부활을 내걸고 약 8년간 총리직 수행을 이루었다.

우리 한국인들이 언론을 통해 갖고 있는 아베의 이미지는 가해역사를 부정하고 막말을 일삼는 ‘극우’ 정치인이지만 이것만으로 정치인이자 인간적 면모의 아베를 전부 설명할 수는 없다. 

실제로 일본정치권에 밝은 한국의 여러 일본 학자들도 사적으로 만난 아베는 보수 강성 정치인이기도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큰 고난 없이 자란, 순진무구함과 여성적인 면모가 적지 않다고 한다. 

실제로 한일관계가 경색되기 전,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보여주었던 아베 총리의 ‘만나서 반갑스무니다’ 등 한국어 인사가 이 같은 성격을 잘 보여주었던 것 같다.

아베정권의 장기집권을 두고 일본 민주주의의 부정적인 평가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야당이 지리멸렬해있고 공명당과의 연립정권을 수립해 개헌이 가능한 의석수를 차지해 정치적으로 우위에 서있는 상황에서 총리직을 수행한 아베가 8년이라는 기한동안 그의 정치적 과업 중 하나인 ‘보통국가’로의 전환을 위한 개헌을 왜 이루지 못했던 것일까?

헌법 개정에 대한 비교적 최근 2015년에 대한 일본 시민들의 여론조사를 살펴보아도 줄곧 개헌에 대한 찬성의견이 우위에 있다고 한다. 물론 구체적으로 무력동원을 포기한 제9조 개정이나 국방군 보유 등에 대한 의견에는 평화헌법 중시에 대한 태도도 두드러진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과반이상의 의석수를 차지한 한국의 집권여당이 ‘공수처 설치’ 나 ‘부동산 임대3법’ 등을 두고 국민의 여론도 진영 간 분열되고 충분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야당을 위시한 채 강행했던 입법 독주와는 굉장히 대비된다고 느꼈다.

일본 시민사회나 정치시스템이 극한의 갈등으로 몰고 갈 수 있는 의제나 정책을 두고 공론화나 사회적 합의를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 다수의 의사가 관철되는 것을 지양하는 것 자체가 일본 민주주의의 성숙도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서로 의견을 달리하고 경쟁하는 정당이나 개인들이 서로를 정당한 경쟁자로 인정하고 관용하는 ‘상호 관용의 이해(mutual toleration)’가 작동되고 
정치인들이 제도를 통해 부여받은 특권의 행사를 ‘자제(forbearance)' 하는 정치규범은 독주하는 아베내각 체제 내에서도 지켜졌다.

이를 두고 아베의 보수정치가 ’극우‘라는 표현이 과연 온당한 것일까? 

물론 오랜 장기집권으로 측근들의 부패사건이나 관료사회의 수동성 등의 문제도 여러 있었지만 정치지도자들이 ’국민주권‘ 이라는 명목 하에 오랜 기간 지켜왔던 민주주의의 규범과 전통을 우회하거나 무너뜨리는 작금의 현실세계에서 일본 아베총리의 정치가 가지는 함의는 어떤 것인가?

그 외에도 경제정책이나 안보정책에 있어 아베는 보수적 이념을 표방하면서도 이에 얽매이지 않은 채 실용적이고 기능적인 정책노선을 추구했다. 결국 본인의 임기 내에 아베가 꿈꾸었던 ‘활력 있고, 아름다운 일본’ 사회의 재건은 이루지 못한 것은 사실이나 그가 추구했던 ‘보편적 세계주의’와 ‘적극적 평화주의’, ‘개방적 자유주의적 경제 질서’ 는 미국과 중국이 국제정치의 헤게모니를 두고 다투는 세계에서 일본이 중요한 외교행위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한국 또한 남북한 평화공존과 한반도 비핵평화의 과제를 두고 이 같은 정치외교 전략의 추구가 한국의 이익에 저촉되지 않는다. 이 점을 우리는 너무 쉽사리 잊어버리고, 국제정치에 있어 한국은 미국의 하위파트너를 두고 일본과의 불필요한 제로섬 경쟁을 주도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포스트 아베’ 이후에도 한일관계의 냉각기는 쉽사리 풀리지는 않겠지만 동아시아 평화공동체를 목표로 보다 견실하고 지속적인 한일관계를 위해 일본을 어떻게 이해하고 공부해야 할까. 일본 보수정치사와 정치엘리트들의 심리를 다시 한 번 공부해야 할 필요성을 새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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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wang-hong Park
지금도 마음이 무겁습니다. 호사카 유지 같은 자들은 "한일관계의 걸림돌이 사라졌다"며 악담을 남기더군요. 참 기가 막힌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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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YoonSeok Heo
박광홍 그러니까요 저도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반일로 장사팔이하는 인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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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Kwan Kim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한국과 일본이 언젠가는 가치를 기반으로 한 동아시아 공동체가 될 수 있길 염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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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YoonSeok Heo
김치관 공감해주셔 감사합니다.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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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ea Park
근래 한일관계에 대해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쓰인 몇안되는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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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
퇴보하는 일본을 되살리려고 인생을 걸었던 진정한 정치가이셨습니다.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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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YoonSeok Heo
김종현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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