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카르텔’은 무신정권의 사병 집단 꿈꾸나
사설.칼럼왜냐면
‘검찰 카르텔’은 무신정권의 사병 집단 꿈꾸나
수정 2024-02-20 01:26
등록 2024-02-19 19:08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오찬 회동에 앞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창밖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왜냐면] 김삼웅|전 독립기념관장
윤석열 정권을 ‘검찰공화국’ ‘검찰 독재’라 부른다. 검사 출신이 대통령을 비롯한 국정의 주요 포스트를 장악하면서 생긴 용어다. 이승만의 특무대, 박정희의 중앙정보부, 전두환의 하나회에 비견한다. 특수집단의 국정 전횡은 헌정사의 비극으로 귀결됐다. 헌법 제11조 ②항은 ‘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어떠한 형태로도 이를 창설할 수 없다’고 명시한다.
대통령, 여당 비상대책위원장, 금융감독원장, 방송통신위원장…. 국정의 핵심부 대부분을 검사 출신이 차지하고 거대한 권력의 카르텔을 형성했다. 윤 대통령은 숱한 ‘카르텔 청산’을 언급하면서 이 대목은 비켜 간다. 진짜 척결해야 할 대상은 특수계급을 형성한 ‘검찰 카르텔’이 아닐까.
고려 무신정권 시기 경대승이 정중부를 제거하고 권력을 장악했다. 그는 신변 보호를 목적으로 결사대 100여명을 요직에 앉히고 이를 ‘도방’(都房)이라 불렀다. 도방은 일종의 사병 집단이다. ‘고려사’ 열전 경대승전을 보면, 이들 사병은 긴 목침과 큰 이불로 함께 숙식하는 동일체로 형성되고 곧 권력 집단이 되었다. 이들의 탈선행위는 긴말이 필요치 않을 것이다.
‘검사동일체’의 유산인지, 검사 출신은 아무리 중대 범죄자라도 단 하루도 형을 살지 않고 사면되고, 정적은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계속 지내는 ‘인디언 기우제식 수사’를 이어간다. 최근 ‘고발 사주’ 사건 등 검찰의 일련의 행태와 관련해서 한 언론인의 개탄이 마음을 저리게 한다. “어쩌다 검찰이 이 지경이 됐나.”(이춘재 한겨레 논설위원) 사법정의는 실종되고 도방 정치가 부활한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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