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15

'자녀 입시 비리' 의혹 정경심, '희망은 한마리 새' 출간

'자녀 입시 비리' 의혹 정경심, '희망은 한마리 새' 출간

'자녀 입시 비리' 의혹 정경심, '희망은 한마리 새' 출간


기사입력 : 2024년02월08일 13:48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내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가 자녀 입시 비리 의혹으로 항소심 선고를 받는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책 출간 소식을 알렸다.

정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희망은 한 마리 새'가 오는 16일 출간된다고 밝혔다. 이 책은 정 전 교수가 선정한 61편의 명시를 담은 모음집으로, 그는 지난해에도 '나 혼자 슬퍼하겠습니다'라는 옥중 글을 모은 에세이를 출간한 바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사문서위조‧업무방해 및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12.23 pangbin@newspim.com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정 전 교수는 남편 조 전 장관과 이날 함께 항소심 선고를 받는다. 조 전 장관 부부는 허위 인턴활동증명서와 장학증명서 등을 아들 조원 씨의 고려대·연세대 대학원,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 입시에 활용하고, 딸 조민 씨의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 부정 지원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조민 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장학금 명목으로 뇌물을 받은 혐의도 있다.



아울러 검찰은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 당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전 금융위원회 정책국장)에 대한 비위 사실을 보고받고도 특별감찰반의 감찰을 중단시킨 혐의도 적용했다.

앞서 1심은 조 전 장관과 정 전 교수에게 각각 징역 2년,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조 전 장관에게 징역 5년, 정 전 교수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allpass@newspim.com

[관련기사]'
자녀 입시비리 등' 조국·정경심 부부 오늘 항소심 선고
검찰, '입시비리' 조국·정경심 2심도 각각 징역 5년·2년 구형
'자녀 입시비리' 정경심 "아들에게 많은 죄 지어...반성하고 있다"
조국-정경심 '자녀 입시 비리 의혹' 2심 속행공판 출석


========
희망은 한 마리 새 
정경심과 영미시 함께 읽기
정경심 (지은이)   스토리두잉   2024-02-16
정가 19,800원



책소개
영문학자 정경심이 선정한 61편의 명시를 담은 영시 모음집이다. 엘리자베스 1세 시대부터 20세기 중반에 이르기까지 사백 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영시를 골라 번역하고, 자신의 관점과 언어로 해설했다.
목차
서문

1부 카르페 디엠 (이 순간을 살아라)
1. 내 그대를 한여름날에 비할까요? Sonnet 18: Shall I compare thee to a summer’s day? 윌리엄 셰익스피어
2. 내가 아리땁고 어렸을 적엔 When I Was Fair and Young 엘리자베스 1세 여왕
3. 나무 중에 제일 예쁜 나무, 벚나무 Loveliest of trees, the Cherry Now A. E. 하우스만
4. 새 아침 The Good-Morrow 존 던
5. 첫사랑 First Love 존 클레어
6. 그녀가 우아한 자태로 걷고 있다네 She Walks in Beauty 조지 고든 바이런 경
7. 내 여인의 눈동자는 태양과 전혀 닮은 구석이 없다오 My mistress’ eyes are nothing like the sun 윌리엄 셰익스피어
8. 독나무 A Poison Tree 윌리엄 블레이크
9. 빌어먹을 사내놈들이란 Bloody Men 웬디 코프
10. 내가 도둑에게 부탁했다오 I Asked a Thief 윌리엄 블레이크
11. 예쁘다는 말 Pretty 스티비 스미스
12. 꽃 Flowers 웬디 코프
13. 돈 주앙, 첫 번째 칸토 199번째 시 오 쾌락이여! 그대는 진정 나를 즐겁게 하는구려 Don Juan, Canto Ⅰ. 119. 조지 고든 바이런 경
14. 진흙덩이와 조약돌 The Clod and the Pebble 윌리엄 블레이크
15. 발렌타인 Valentine 웬디 코프
16. 나는 이들 숙녀들을 연모하지 않아요 I Care Not for These Ladies 토마스 캠피언
17. 버려둔 지 오래되어 이제는 빛이 바랬습니다 Long Neglect Has Worn Away
에밀리 브론테
18. Ode(오드/송시(頌詩)) 금붕어 어항에 빠져 죽은, 총애하던 고양이의 죽음을 애도하며 Ode: On the Death of a Favorite Cat, Drowned in a Tub of Goldfishes 토마스 그레이

2부 덧없는 세상을 위한 기도
1. 부귀영화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네 Riches I Hold in Light Esteem 에밀리 브론테
2. 안녕 Goodbye 알룬 루이스
3. 하나의 기술 One Art 엘리자베스 비숍
4. 우리는 가면을 씁니다 We Wear the Mask 폴 로렌스 던바
5. 그들이 내게서 달아나는구나 They flee from me 토마스 와이어트
6. 인내하라, 원하는 바를 얻지 못했다 해도 Patience, Though I Have Not 토마스 와이어트
7. 거짓 The Lie 월터 롤리 경
8. 오지만디어스: 람세스 2세 Ozymandias 퍼시 비쉬 셸리
9. 수선화여 To Daffodils 로버트 헤릭
10. 변화무쌍한 세상 Mutability 퍼시 비쉬 셸리
11. 낮의 죽음 Death of the Day 월터 새비지 랜도어
12. 저는 고통의 표정을 좋아합니다 I like a look of Agony 에밀리 디킨슨
13. 내가 죽음을 위해 멈출 수 없었기에 Because I could not stop for Death 에밀리 디킨슨
14. 당신이 저를 만드시고 당신의 역작이 노쇠하게 두시렵니까?-<성 소네트> Holy Sonnets 연작 중 1- Holy Sonnets: Thou hast made me, and shall thy work decay? 존 던
15. 지난번 라일락이 앞마당에 피었을 때 When Lilacs Last in the Dooryard Bloom’d
월트 휘트먼
16. 성공은 가장 감미롭지요 Success is counted sweetest 에밀리 디킨슨
17. 예전에 있었던 일 Incident 카운티 컬린
18. 전쟁 시인들은 다 어디 갔나요? Where Are the War Poets? 세실 데이 루이스
19. 쓰디쓴 나무열매 Bitter Fruit of the Tree 스털링 A. 브라운
20. 십자가 Cross 랭스턴 휴즈
21. 세상이 참 너무합니다 The World Is Too Much with Us 윌리엄 워즈워스
22. 외로운 농부 The Lonely Farmer R. S. 토마스
23. 희망 Hope 에밀리 브론테
24. 재림 The Second Coming W. B. 예이츠

3부 결국, 사람이 희망이다
1. 희망은 한 마리 새 Hope is the thing with feathers 에밀리 디킨슨
2. 제 영혼은 겁쟁이가 아니랍니다 No Coward Soul Is Mine 에밀리 브론테
3. 영혼은 스스로 친구를 선택하지요 The Soul selects her own Society 에밀리 디킨슨
4. 존 앤더슨, 나의 사랑이여 John Anderson, My Jo 로버트 번즈
5. 사나이가 조국의 자유를 위해 싸울 수 없다면 Stanzas: When a man hath no freedom to fight for at home 조지 고든 바이런 경
6. 아빠의 왈츠 My Papa’s Waltz 씨어도어 뢰트키
7. 그 겨울의 주일날 Those Winter Sundays 로버트 헤이든
8. 청춘 Youth 새무얼 울먼
9. 담장을 고치며 Mending Wall 로버트 프로스트
10. 기도 A Prayer 사라 티즈데일
11. 황금이라고 다 반짝이는 것은 아니다 All That Is Gold Does Not Glitter J. R. R. 톨킨
12. 도버 비치 Dover Beach 매튜 아놀드
13. 가지 않은 길 The Road Not Taken 로버트 프로스트
14. 눈 오는 밤 숲가에 멈추어 서서 Stopping by Woods on a Snowy Evening 로버트 프로스트
15. 눈사람 The Snow Man 월리스 스티븐스
16. 나의 노래 Song of Myself 월트 휘트먼
17. 새 시대의 거인 The New Colossus 엠마 라자러스
18. 시카고 Chicago 칼 샌드버그
19. 엘레지(애가) 연작 Elegiac Stanzas, Suggested by a Picture of Peele Castle in a Storm, Painted by Sir George Beaumont 윌리엄 워즈워스

시인 약력 소개

접기
책속에서
P.4
영미문학을 공부한 지 44년 차입니다.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강단을 떠나게 되었고, 깊은 시련의 시간에 제 천직이 무엇인지 거의 잊을 뻔했습니다. 어느 날 지독히도 힘들었던 날, 영문으로 된 시집 한 권이 제게 왔습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영미시의 대중화를 위해 애써보겠다고 한 다짐이 문득 되살아나서 며칠 묵혀둔 책을 꺼내보았습니다. 외국어로 된 시를 소개하려면 무엇보다 번역이 중요할 텐데 사전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텍스트를 주욱 읽어보았습니다. 그런데 형언할 수 없는 평정심으로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영미시를 읽는 동안만큼은 잡생각이 끼어들지 않더군요. 다 소진되어 버린 줄 알았던 지적 호기심이 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전 없이 단숨에 다섯 편의 시를 번역하고 해설도 붙여보았습니다. 그 시간이 어찌 지나갔는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몰입했습니다.
출판사를 하는 친구에게 편지를 썼고 영미시를 시대별로 모은 앤솔로지(모음집)와 영영사전을 요청했습니다. 그렇게 이 영미시 작업은 2022년 봄의 끝자락에 시작되었습니다.
-서문 중에서접기
P.17
내 그대를 한여름날에 비할까요?
윌리엄 셰익스피어 (1564~1616)

내 그대를 한여름날에 비할까요?
그대는 더 사랑스럽고 더 온유합니다.
거친 바람이 불어와 5월의 어여쁜 꽃봉오리를 흔들어버리고,
여름은 한 번 데이트하기에도 너무 짧습니다.
때로는 천국의 눈, 태양이 너무 뜨겁게 비추지요,
그리고 종종 그 황금빛 안색이 흐려지기도 하고요.
아름다운 모든 것도 언젠가는 스러지지요,
우연히 또는 자연의 변화 속에서 추하게 변합니다.
하지만 그대의 영원한 여름은 스러지지 않게 만들겠습니다,
결코 그대의 아름다움을 잃지도 않게 할 것이며,
그대가 자기 그늘에서 방황한다고 죽음이 결코 떠들어대지도 못하게 하겠소.
나의 이 영원한 시행 안에서 그대가 시간이 갈수록 자라나게 할 테니까요. (중략)
- 1부 ‘카르페 디엠(이 순간을 살아라)’ 중에서접기
P.21
사실 저도 제가 처음 고백했는데, 당시에는 그게 만용인지도 몰랐다는 것이 맹점입니다. 그냥 처음으로 전 존재를 뒤흔드는 경험을 했고 무작정 “이 사람이야”(That’s Him)라는 생각으로 나도 모르게 다가가서 데이트를 신청했으니까요. 돌이켜보니 제가 생각해도 황당한 짓이었는데, 어쩌면 그런 만용은 젊어서나 가능한 것이고 인생에 딱 한 번으로 끝난다면 더할 나위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위로(?)하곤 합니다. 하지만 대충은 안 돼요. 단단히 하셔야 합니다. 섣불리 셰익스피어를 베끼려는 만용은 안 됩니다. 그녀가 외계인 보듯 쳐다보며 콧방귀를 끼면 어쩌렵니까. 치밀하게 준비하세요. 성공 확률이 높을 타이밍을 잡아야 해요. 인생은 타이밍이죠, 맞지요? 자, 그럼 준비됐나요? 용감한 그대에게 굿 럭 투 유!
-1부 ‘카르페 디엠(이 순간을 살아라)’ 중에서
P.32~33
새 아침
존 던 (1572~1631)

(2연)
이제 깨어나는 우리의 영혼에 굿모닝,
서로를 두려운 마음으로 바라보지 않아요.
사랑은 한눈팔지 않게 절제하며
작은 방 하나를 온 우주로 만드는 법이니까요.
바다로 나간 탐험가들은 신세계를 찾아가라 하세요.
지도를 든 이들은 이 세상 저 세상 보고 오라 하세요.
우리는 하나의 세상만 받듭시다. 각자가 하나의 세상이며
우리 둘이 함께 하나인 세상.
- 1부 ‘카르페 디엠(이 순간을 살아라) 중에서
P.37~38
오늘날의 그 누구라도 감탄할, 사랑에 대한 참으로 원대한 포부입니다. 번역도 또 다른 하나의 창조라서 원문이 같다고 모든 번역이 동일하지는 않은 경우가 많아요. 저는 우선 전후 맥락을 살피고 작가의 의도가 무엇일까 궁금해하면서 단어를 선택해 갑니다. 마치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을 하듯이 말이에요.
이처럼 동등하며 독립적인 동시에 분리되지 않는 사랑은 시대를 넘어 영원한 사랑의 모델이지요. 이 시가 단순히 애인을 꼬드겨 욕망을 채우고자 하는 통속적인 연애시를 초월하는 이유입니다. 400년도 더 지난 지금 우리는 이러한 연애를 하고 있는 걸까요? 우리가 그때보다 더 많은 정보와 과학의 진보를 자랑해도, 사랑의 기술은 여전히 마스터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서로가 독립적이되 함께 하나의 세계를 만드는, 한눈팔지 않는 사랑을 하시기를, 그리고 사랑에 대한 원대한 꿈을 이루시기를.
- 1부 ‘카르페 디엠(이 순간을 살아라)’ 중에서접기
더보기 
저자 소개
지은이: 정경심 저자파일  신간알리미 신청
최근작 : <희망은 한 마리 새>,<나 혼자 슬퍼하겠습니다> … 총 4종 (모두보기)
서울대학교에서 영문학 학사, 석사 학위를 마치고 박사 과정을 수료하였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서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연구한 후, 영국 요크대학교에서 석사(MPhil) 과정을 마치고 애버딘대학교에서 현대 영미시인 T. S. 엘리엇을 주제로 박사 학위(DPhil)를 취득하였다. 동양대학교 등에서 지난 25년간 외국 문학 전공자로서 우리 문학에 어떻게 도움이 될까 고심하며 가르쳤고, 후학 양성에 노력했다. 2019년 이후 계속되고 있는 생애 가장 힘든 고난을 견디며 자신을 성찰하고 있다. 저서로 에세이집 《나 혼자 슬퍼하겠습니다》, 역서로 《지식의 원전》(공역)이 있다.
출판사 제공 책소개


세월을 뛰어넘어 영혼을 위로하고
삶에 희망을 주는 영미시 61편

이 책 《희망은 한 마리 새》는 영문학자 정경심이 선정한 61편의 명시를 담은 영시 모음집이다. 엘리자베스 1세 시대부터 20세기 중반에 이르기까지 사백 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영시를 골라 번역하고, 자신의 관점과 언어로 해설했다. 영국 애버딘대학교에서 영미시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는 20년 전부터 영미시 모음집을 기획했고 교수직에서 은퇴 후 출간하려 했다. 그러나 절망적인 상황에서 영시를 다시 읽게 된 저자는 시를 읽으며 기쁨과 위안을 얻었고, 이 작업을 좀 더 일찍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2022년 초반부터 원고 작업을 시작했으나 척추 수술 등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1차 완고 작업이 늦어졌고, 가석방 후 수정 보완 작업을 거쳐 마침내 2024년 설을 맞이하여 세상에 선을 보이게 되었다. 저자는 자신이 영미시를 읽으면서 느꼈던 몰입과 평화, 해방, 기쁨, 깨달음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한다.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명시에는 상처받은 영혼을 위로하고 생명을 불어넣는 힘이 있다. 절망에 빠진 저자의 마음을 희망으로 끌어올려 준 영미시를 읽으며 시의 세계에 함께 빠져들어 보는 건 어떨까?

상처받은 영혼을 위로하고 생명을 불어넣는
영미시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요즘 시를 읽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sns에는 긴 글보다 좋은 시 한 구절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경우가 훨씬 많다. 짧은 글 속에 담긴 통찰 있는 문장이 우리 마음속을 깊이 파고드는 것 같다. 이처럼 인간사 희로애락의 감정을 깊이 있게 담아낸 명시는 시공간을 뛰어넘어 독자를 시인의 마음으로 끌어들여 공감하게 하고 때로는 위로를 때로는 기쁨을 준다.
이 책 《희망은 한 마리 새》의 저자 정경심은 시가 주는 위로와 기쁨을 누구보다 절실하게 체험했다. 자유를 잃고 절망에 빠진 저자는 시를 통해 첫사랑도 만나고, 죽음의 고통도 맛보고, 그리운 친구도 보고, 돌아가신 부모님도 만나면서 시 읽는 즐거움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런 몰입은 시를 전공한 영문학자를 시인으로 만들었다. 단어 하나하나 조사 하나하나 정성껏 골라내 풀어쓴 번역과 깊이 있는 해설을 읽다 보면, 짧게는 백 년 길게는 사백여 년의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시인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저자 스스로 시인이 된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이 책의 제목은 3부에 수록된 에밀리 디킨슨의 ‘희망은 한 마리 새’에서 따온 것이다. 이 책에는 ‘희망’을 다룬 두 편의 시가 있다. 각각 영국의 에밀리 브론테와 미국의 에밀리 디킨슨으로 똑같은 이름을 가진 두 명의 시인이다. 비슷한 시기를 산 두 시인 모두 놀랍게도 희망을 날개 달린 새에 비유했다. 브론테의 희망은 계속 기대를 품게 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매몰차게 날아가 버리지만, 디킨슨의 희망은 절망에 찬 이에게 기운을 내라고 격려하며 명랑한 노래를 불러준다. 저자가 제목으로 삼은 희망은 바로 이 두 번째 희망으로 끝까지 곁을 지켜주며 격려의 노래를 그치지 않는 작은 새이다.
《희망은 한 마리 새》는 44년 차 영문학자가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영미시 61편을 골라내 번역하고 해설한 영미시 모음집이다. 책에 수록된 시의 대부분은 영미문학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영미시 모음집 《The Norton Anthology of Poetry》(W. W. Norton)에서 가져왔다. 저자는 16세기로부터 20세기에 이르기까지 약 400년의 기간 동안 각 시대를 대표하는 시 150여 편을 번역하고 해설한 뒤, 1차로 61편을 골라 삶·고난·희망을 주제로 3부로 나누어 첫 번째 권을 펴냈다.
영미시 61편을 통해 이 책이 섭렵하는 시간은 16세기 엘리자베스 1세 시대부터 20세기에 이르기까지 무려 400여 년에 걸쳐 있지만, 그 속에 담겨 있는 삶의 진리와 인간의 감정은 예나 지금이나 별로 다르지 않다. 강단을 떠나 자유를 속박당한 채 죽음보다 더한 시련 속에서도 저자는 시를 읽으며 굴곡진 인간사와 이에 대처하는 우리의 감정에는 시공을 초월하는 보편성이 있음을 느꼈다고 한다. 그러므로 기쁘면 기쁜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그 기쁨과 그 슬픔에 매몰되어 자신을 잃지 않고, 담담히 삶을 관조하라고 한다.
이 책의 면지에는 저자가 옥중에서 편지지와 종이에 써 내려간 원본 원고의 사진이 인쇄되어 있다. 한 평 남짓한 작은 공간에서 연필과 볼펜으로 한 자 한 자 써 내려간 그 작업의 결과물을 보면, 시를 골라내고 번역하며 해설하는 작업이 깊은 절망에 빠진 저자에게 얼마나 큰 기쁨이 되었는지 능히 짐작할 수 있다. 책의 첫 장에 새겨진 친필 메시지처럼 영미시는 저자에게 절망을 뚫고 희망으로 날아 올라갈 생명력을 주었음이 분명하다.
자신이 영미시를 읽으면서 느꼈던 몰입과 평화, 해방, 기쁨, 깨달음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했듯이, 독자 여러분도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명시를 통해 상처받은 영혼을 위로받고 생명의 힘을 느끼기 바란다. 덧붙여 절망에 빠진 저자의 마음을 희망으로 끌어올려 준 영미시와 그 해설을 통해 저자가 어떻게 지독한 고난을 희망으로 승화시켰는지 함께 느끼며 시의 세계에 함께 빠져들어 보면 어떨까?접기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