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k Yuha
·
대한출판문화협회의 특별공로상 수상은 취소되었습니다. 이례적으로 결정이 빨랐던 건 추석연휴가 끼어 있기 때문이라고 들었습니다.
설사 수상을 했다 해도 정의연은 결정을 취소하라고 지치지 않고 ‘운동’을 했겠지요. 그런 의미에선 ‘소모’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잘 된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게 바로 제가 먼저 취소해 달라고 했던 이유이기도 하니까요.
그러나 다시 말씀 드리지만 <제국의 위안부>는 ’위안부‘할머니가 아니라 정의연을 비판한 책입니다. 저는 미움이 깊지 않은 사람이라 자신들에 대한 비판에 대한 분노가 11년 이어지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고, 그건 저의 실책이었습니다.
취소는 되었지만 학계조차 무관심할 뿐 아니라 오히려 학자들이 앞장서서 탄압에 나섰던 “학문의 자유”를 지킨 것을 출판협회가 높이 평가해 주셨던 사실은 변함이 없고, 그에 대해 감사한 마음입니다.
다만, ”출판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숱한 어려움을 견디며 싸워 온 정종주 Jong-joo Jeong 사장님까지 취소된 데 대해선 심심한 유감을 표합니다.
출판인이 지켜낸 “출판의 자유”를 함께 축하할 기회를, 외부억압에 의해 스스로 내어 준 사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정의연의 ‘민주주의‘ 탄압에 동참했던 이들에 대해서는 적절한 평가를 이미 내려 주신 글이 있어서 공유해 둡니다. 제 글과 함께 긴 글이 되었지만 한국은 연휴가 시작된다니 시간 되실 때 읽어 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편안한 추석연휴 되시길 빕니다.
======
김성민
박유하 교수는 '제국의 위안부'로 필화를 입어 11년간 법정 싸움을 했다. 학자로서 왕성히 활동할 전성기를 잃어버렸다. 지난 7월에야 미루고 미루어진 대법원 판결이 나와 금서 '제국의 위안부'를 온전히 출판할 수 있게 되었다. 박유하 교수가 은퇴한 후였다.
11년의 금서 '제국의 위안부'가 그렇게 해로운 책이었단 말인가. 언론이 부분적으로 발췌해 맥락없이 인용한 내용을 보면 제국편에 서서 위안부를 모욕한 것처럼 느껴진다. 직접 읽어보시라. 그런 내용이 아니다. 누구도 모욕하지 않았다. 누구도 '제국의 위안부' 때문에 피해를 입지 않는다. 이 책은 시야를 넓힐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제국의 위안부'를 출판한 뿌리와 이파리와 박유하 교수는 이번에 출판공로상을 받게 되었다. 이런 상이 있는 줄 알고들 있었나? 출판협회가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을 걸.
박유하 교수가 이 상을 받게 되면서 수많은 입들이 박유하 교수를 다시 공격하고 있다. 비판하는 내용을 하나하나 읽어보았다. 나는 인터넷 상에서의 명예훼손 문제, 다시 말해 조리돌림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번 공격들은 정말 악질적이고 저열해서 인상적이다. 대부분은 책을 읽지도 않고 비난하는 것이라 대꾸할 방법도 없다. 혹은 법적 단죄는 반대하지만, 학문적으로 옳지 않다고 점잖게 말하고 있는데, 10년의 송사를 빼면 도대체 무엇이 남나.
"학문적 타당성이 결여된 저작물이 노이즈 마케팅으로 어떻게 신화가 되는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임에도 출판 단체가 주는 공로상 수상자로 결정된 것이 우려된다. 명예훼손 고발에 대해 동의하지 않지만 침해에 대한 성찰과 반성은 부재한 채 ‘지원단체’에 대한 적대적 공격을 정당화하고 이른바 ‘정대협’에 대한 헤이트 스피치를 한국에서 강하게 부상시킨 계기가 되었다." 권명아 동아대 한국어문학과
한 줄, 아니 한 단어도 안 맞다.
출협이 학문적 타당성을 평가해서 상을 주는 학회인가? 고발되어 11년간 송사에 시달린 걸 '노이즈 마케팅'으로 표현했는데 폭력적인 조롱이라 인상깊다. 한국어문학과 교수인데 '신화가 되다'라는 표현의 의미가 뭔지 모르고 막 쓰고 있다. 오로지 정대협에 대한 옹호만 급급한데, 이게 인권단체에서 주는 상인가?
이어지는 글도 욕하기 급급해서 문장을 제대로 쓰질 못했다..
"박 교수 책이 지닌 다대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나는 애초에 책과 저자에 대한 사법적 판단을 반대했다.책에 나오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주관적 왜곡과 특히 저급한 연구 방법론이 <학문의 재판정>을 통해 뼈와 살을 발라내는 방식으로 비판을 받아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냥 놔두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질 책인데 거꾸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될 위험이 있다고 봤다. 우려대로 오히려 그러한 법적 공방이 도화선이 되어, 이 책의 저자는 마치 표현과 출판 자유의 잔 다르크와 같은 명성 자본을 획득하고야 말았다." 김동규 동명대 광고홍보학
'잔 다르크와 같은 명성 자본을 획득'했다고 하는 부분이 특히 비열하게 느껴져 인상에 남는다.
다른 저자가 썼음에도 두 글의 내용이 흡사하다.
1. 사법판단은 반대한다.
2. 학문적으로 타당성 결여/저급한 연구 방법론.
3. 노이즈 마케팅으로 신화가 됨/잔 다르크와 같은 명성 자본 획득.
사법적으로 탄압 받았고, 11년을 이어온 법적 투쟁에서 승리했다. 그 과정을 ‘학문의 자유와 언론 출판의 자유를 지켜내는 데 헌신했다’고 판단해 출판 협회에서 공로상을 준 것이다.
사법적 단죄에 반대하지만 인터넷 조리돌림에는 찬성하니 진보언론을 지렛대로 삼아 고깔모자 씌우고, 우파분자 딱지를 붙여서 조리돌림 하자는 거 아닌가.
정의연의 공격은 특히 저열하다.
"이러한 출판사와 저자에게 공로상을 수여하는 것은 결국 대한출판문화협회 스스로 뉴라이트임을 자인하는 것이 될 것. 대한출판문화협회는 박유하 교수와 출판사에 대한 특별공로상 수여를 즉각 취소해야 한다" 정의연
협회, 출판사, 저자까지 다 색깔을 칠하고 있다. 이런 공격은 캔슬 문화가 만연한 이 시대에 인문 사회 서적을 내는 출판사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나도 인터넷 공간에서 박유하 교수를 변호하다 공격을 받아보았다. 악인으로 낙인 찍고, 반 년간 집요하게 따라다니며 공격을 했다. 글이 설득력있어 영향력이 있어보이면 더 집요하고 악랄해진다. 쓰는 글마다 따라다니며 신고하고, 삭제하여 발언을 아예 못하도록 가로막는다.
나는 그런 공격이 어이없을 뿐이라 피식 웃을 뿐이다. 글 쓸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이 있지않나. 몇 군데에서 조리돌림 당해도 딴 곳에서 글 쓰면 된다. 허나, 학자는 다르다. 또, 저자는 다르다.
필화를 입어 낙인 찍히기 전까지 박유하 교수는 한일 관계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하고,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신선한 학자였다. 책 내용도 쉽고 흥미로워 대중성이 있었다. 바로 그래서 공격을 당했을 것이다. 영향력 있고 대중성 있는 학자이기 때문에 집요한 공격을 당했고 앞으로도 당할 것이다. 그런 공격에 대응해 이겨내는 방법이 있을까. 나도 모르겠다. 답은 박유하 교수가 낼 수 밖에. 꾸준한 저작활동으로 새로운 길을 제시해 주길 바란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