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의 차별과 억압
최봉영 (지은이)지식산업사2005-01-10
Sales Point :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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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쪽
목차
제1장 한국문화 속의 차별과 억압
1. 차별과 억압이 문제되는 이유
2. 관계 맺음의 두 방식
3. 차별과 억압에 따른 관계 맺음
4. 조선시대 유교문화와 차별과 억압의 문화요소
5. 민주화와 차별과 억압의 문화요소
6. 차별과 억압의 문화와 그 성격
제2장 왜 존비어체계를 문제삼는가
1. 언어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문화차이
2. 존비어 체계와 생각 및 소통
3. 존비어체계와 토론문화
4. 존비어체계를 바라보는 상반된 견해
제3장 존비어체계의 구실과 기능
1. 서열분화와 존비어체계
2. 존비어체계와 차별과 억압
3. 존비어체계와 유교의 차등적 윤리 규범
4. 민주사회에서 존비어체계의 구실과 기능
제4장 존비어체계와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과 연구
1. 존비어체계에 대한 관심과 연구
2.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과 연구
제5장 존비어체계와 한국인의 삶
1. 존비어체계와 형식적 권위주의
2. 형식적 권위주의의 다양한 모습
3. 존비어체계와 출세지상주의
4. 존비어체계와 호칭
5. 존비어체계와 호칭 부풀리기
6. 존비어체계와 거만과 비굴
7. 존비어체계와 능력 발휘
제6장 존비어체계와 사회 갈등
1. 존비어체계에서 말미암은 갖가지 어려움
2. 존비어체계와 가족 관계의 갈등 유발
3. 존비어체계와 업무 관계의 갈등 유발
4. 존비어체계와 사회 관계의 갈등 유발
5. 존비어 체계와 세대 갈등 및 충돌
제7장 글을 끝맺으며
1. 어떠한 점을 논의했는가
2.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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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오늘날 한국인은 수십년에 걸친 고난의 투쟁을 치루고 제도의 민주화를 이룩했지만, 아직도 차별과 억압이 강하게 남아있는 문화 속에서 살아간다. 한국인은 어딜가나 나이, 선후, 학번, 직위, 성별, 빈부, 학벌, 지역 등을 따져서 차별과 억압의 자료로 삼는다. 그러니 한국인의 삶 속에는 나이, 성별, 직위, 빈부, 학벌, 지역 등에 따른 차별과 억압이 일상화되어 있다. 한국인은 차별과 억압의 일상화를 매우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실제 생활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차별과 억압이 일상으로 되어 있어 그것을 의식하는 일조차 쉽지 않은 마당에, 그것을 문제로 자각하고 풀어가는 일은 기대조차 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이미 습관으로 굳어진 일상을 자각하고 변화시키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 없기 때문이다. 접기 - 임세원
한국에선 공적인 일뿐만 아니라 사적인 일에서도 상하를 따져 행동한다. 반면에 중국에서 아랫사람은 오로지 공적인 일에만 윗사람에게 복종한다. 이러한 예는 중국인 왕효령이 쓴 <<한국 리포트>>에 잘 드러나 있다. 그녀는 이 책에서 ˝작년에 중국에서 공무원 연수단이 경희대에 왔을 때 지도교수님과 연수단이 같이 식사를 한 적이 있었다. 그때 부성장(성은 한국의 도에 해당하는 행정단위) 급인 사람이 경리한테 라이터를 달라고 했는데 경리가 자기 라이터를 상사한테 던지는 장면을 보고 우리 교수님은 너무도 놀랐다고 했다. 하지만 그것이 바로 중국이다. 직장 내의 위치 때문에 생기는 서열이기 때문에 일을 할 때에만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복종할뿐, 일을 떠나서는 동등한 인격체로서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고 생각한다˝ 라고 쓰고있다.
왕효령, <<한국 리포트>>(가람기획, 2003) 208쪽
한국인 교수가 크게 놀란 것은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라이터를 던져주는 중국인의 행동을 대단한 무례로 보았기 때문이다. 한국인은 공과 사의 경계를 명확히 긋지 않는 까닭에 아랫사람은 윗사람에게 무조건 최대한의 충성을 바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윗사람을 잘 섬기지 못하는 사람으로 오해받는다. 이 때문에 아랫사람은 윗사람에게 라이터를 공손히 가져다 바치는 것은 물론이고, 불까지 붙여 주려고 한다. 반면에 중국인은 공과 사의 경계를 명확히 긋는 까닭에 아랫사람은 공적인 일에 한해서만 윗사람에게 충성을 바쳐야 한다. 아랫사람이 사적인 일에 충성을 바친다면 그것은 비굴한 행동이다. 이처럼 동일한 사태를 두고서 한국인과 중국인은 정반대의 생각을 한다.
군에서는 대대급 이상의 부대장에게 전용차량과 운전병을 지급한다. 부대장은 차량과 운전병을 공적 업무에만 사용하도록 규정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 만약 부대장이 술을 좋아하여 밤늦도록 술집을 순회하는 경우에 운전병은 계속 부대장을 모시고 다녀야 한다. 공적인 일과 사적인 일에 대한 초보적인 구분조차 하지 않는 까닭에 부대장과 운전병은 그러한 사태를 당연한 일상으로 받아들인다. 비록 운전병이 자신의 처지에 강한 불만을 갖고 있더라도, 엄청난 불이익을 각오하지 않는 한 그것을 표현할 방법이 없다.
오늘날 한국인은 유사신분관계로 묶여서 살아가기 때문에 아랫사람의 경우에는 조선시대 노비보다도 못한 처지에 놓이는 일이 많다. 공과 사의 구분이 모호한 상태에서 아랫사람은 일과시간에 공노비의 역할을, 일과시간을 넘어서는 사노비의 역할을 아울러 수행해야 할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러니 한국인이 민주공화국의 국민 자격을 갖고 있지만 오히려 왕조시대의 노비보다도 못한 삶을 살아간다는 아이러니와 마주하게 된다. 실제로 오늘날 사회의 곳곳에는 조선시대 노비보다도 못한 처지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널려 있다. 그렇지만 유사신분관계에 젖어 있는 까닭에 이것을 깨닫는 일조차 매우 어렵다.
저자 및 역자소개
최봉영 (지은이)
한국항공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서울교육대학교와 건국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4년 현재 바탕공부 연구모임 회장을 맡고 있다.
최근작 : <영조와 사도세자 이야기>,<한국인에게 나는 누구인가>,<한국 사회의 차별과 억압> … 총 10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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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말은 미완성이다.
이책은 한국말이 존비어체계로 인해 서로를 어떻게 옭아매는지, 한국말 때문에 한국 사람들이 얼마나 피곤하게 살아가는 지 보여준다.
한국말은 개인을 개인으로 인식할 수 없는 언어이다. 오로지 상대방 나이나 직위를 기준으로 나와 상대방이 어떤 ‘관계’이냐에 입각해 내가 쓸 언어가 정해진다. 내가 쓰는 언어의 자유를 누리자면 상대방이 쓰는 언어의 자유까지 보장되어야 하는데 한국말은 상대방의 언어에 희생을 요구하며 내 언어의 자유만을 고집한다. 나와 상대방의 언어가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범위는 오로지 동갑을 만날 때이다. 나이를 알고나면 내가 사용해야할 언어의 범위가 정해지기 때문에 한국 사람은 사람을 만나면 상대방의 나이에 예민하다.
한국말은 이미 언어 자체가 인간관계를 좌우해 버리는 희한한 언어이다. 나이가 많거나 적으면 나와 대등한 언어를 사용할 수 없다. 일찍 태어나고 늦게 태어남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는 일인데, 한국사람들은 이런 태생적 문제에 의미를 부여해 인간을 상하로 구분해 놓고 스스로를 들들볶으며 살아간다. 똑같은 인간이라는 코드로 접근하자면 내가 늦게 태어났다고 해서 상대방에게 나를 낮출 이유가 없다. 나이가 많으면 소중한 존재이고, 나이가 적으면 덜 소중한 존재이기라도 한 건 지 사람들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일단 한 수 먹고 들어가려고 한다. 나이가 많지 않아 존대를 해야하는 사람들은 존비어체계에 이의를 제기하기보다 자신도 언젠가는 나이 어린 사람으로부터 존대를 받을만큼 나이를 먹는다는 사실에 희망을 갖는다. 저자의 말처럼 오히려 존대를 해야만이 예의를 지킬 수 있다고까지 생각한다.
일상에서 “내가 나이 더 많으니까 말 놔도 되지?” 주로 이런 말을 듣다가 언제부터인가 “저보다 나이 많으니까 말 놓으세요.” 이런 말을 더 많이 듣게 되었다. 이런 말은 참 사람을 불편하게 만든다. 아니, 불편한 것보다 서글프다. 나이라는 장벽 앞에서 나와 상대방이 대등한 눈높이의 대화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이. 아무리 친하고 싶은 사람이 있어도 나이가 무기인 언어의 장벽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다.
한 나라의 언어는 그 나라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쓰는 언어이다. 그런 언어가 왜 나이가 많은 사람과 적은 사람을 가르고 나이가 많은 사람만에게만 유리하게 작용할까? 이런 점에 주목할 때마다 난 한국말이 조폭언어라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 한국 사람들이 ‘친구’를 비롯해 조폭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도 한국말 자체가 조폭의 발상을 담은 언어라 사람들에게 그런 영화가 호소력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일상이, 한국말이 조폭문화, 조폭언어가 아니라면 그런 영화에 거부감이 들었을 것이다. 또, 유난히 또래 문화가 발달하고, 끼리끼리 패거리주의가 유난히 발달한 이유도 한국말이 가지는 폐쇄성 때문이라고 본다.
“비록 강력한 차별과 억압이 존재할지라도 일상화되면, 그것을 의식하는 일조차 쉽지 않다. 이런 까닭에 오늘날 한국인은 차별과 억압의 일상화로 갖은 괴로움을 겪고 있지만, 그것의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1장 첫머리에 쓰여있는 말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수도없이 한국말이 가진 모순을 지적했지만 사람들은 나를 이단아 취급했고, 내가 건드리지 말아야할 부분을 건드린 신성구역 침범자로 여겼다. 한 예로, 한국말은 나이를 기준으로 자기가 사용해야할 말의 범위가 결정되는 언어라 너무 답답하다고 누군가에게 얘기한 적이 있는데, 그 사람의 말이 자신은 회사에서 인정을 받는 자리에 오르고 보니 자신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이 자신한테 존대말을 써준다며 존대말이 꼭 나쁜 것도 아니며, 존대말이 꼭 나이 기준으로 쓰인다고만 볼 수도 없다며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식으로 얘기를 했다.
대학 때 영국 친구가 한국말을 배우는데 너무 어렵다고 하소연을 했다. 그래서 한국말을 빨리 배우는 비결 중의 하나가 나이를 기준으로 어투가 어떻게 달라지는 지를 익히면 빨리 배울 수 있다고 가르쳐주었다. 몇 년 후 그 친구가 하는 말이 “한국말은 비인간적이다. 똑같은 인간인데 어떻게 나이를 기준으로 자기가 쓰는 말이 달라질 수 있냐?” 고 했다. 주변 사람들한테 이 얘기를 해주었다. 그 영국친구는 한글이 얼마나 과학적인 글자인 지도 모르냐, 어른을 공경하는 문화랑 개인주의가 발달한 서구랑 같냐... 별의별 반박이 다 나왔다.
그런데, 이 모든 게 정말 한국말의 차별 문제이기만 할까?
나이차별이든 성차별이든 결국 차별문제는 파고보면 개인을 개인으로 보지 못한다는 사실에서 기인한다. 그렇다면, 가정에서부터 개인을 개인으로 인식해 위냐 아래냐를 구분해 ‘관계’에 의한 호칭으로 부르는 일이 없이 서로가 서로를 대등한 주체로 인식한다면 가정을 넘어선 밖에서도 개인을 개인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가정에서부터 형, 누나, 언니, 오빠, 동생... 이렇게 줄을 세우는데 학교에서, 직장에서라고 다를까?
앞에서 한국말은 개인을 개인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언어라고 했지만, 개인을 개인으로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존비어가 발달한 걸까? 존비어가 발달해서 개인을 개인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서로를 ‘관계’에 의한 호칭으로 부르는 걸까?
저자 역시 너무 존비어에만 비중을 두다보니 호칭문제를 간과해 버렸다. 232페이지에 “또한 형이 재혼을 한 경우에, 새로 들어온 형의 처가 시동생이나 시누이보다 나이가 훨씬 적은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시동생이나 시누이는 형의 처를 형수님이나 언니로 부르면서 높임말을 써야 한다.” 이런 내용이 보인다.
이 말은 이상하다. 일단, 이말대로라면 남편의 남동생은 ‘시동생’인데, 여동생은 ‘시동생’이 아니라는 얘기다. 동생이라는 말은 남자와 여자 모두에게 쓰는 말인데 남편의 여동생은 시동생이 아니라 ‘시누이’라는 호칭이 따로 있다. 더 웃긴 건 남편의 남동생은 시동생이고, 남편의 형은 시아주버니이고, 남편의 누나는 ‘형님’이고, 남편의 여동생은 ‘시누이’다. 그리고, ‘시동생이나 시누이는 형의 처를 형수님이나 언니로 부르면서 높임말을 써야 한다’는 부분에서 남편의 남동생 입장에서는 형의 처가 되겠지만 남편의 여동생 입장에서는 오빠의 처가 된다. 이런 호칭 문제가 바로 개인을 ‘개인’으로 부르지 못하고 나이에다 성별까지 대입한 ‘관계’를 파악한 호칭으로 부르다 보니 생기는 문제다.
사정이 이런데, 이땅의 여성운동은 서구이론만 열심히 쏟아내고, 제도적 차별 제거에만 급급하다. 언어적인 차원에서 보자면 한국의 여성운동은 엘리트 여성들만의 잔치라는 게 확연해진다. 그렇지 않다면, 한국말이 가정에서 어떻게 차별되는 지 주목했어야 했다. 제도적 차별이 제거된다한들 언어적 차별이 제거되지 않는다면 그게 평등인가?
옛날엔 생활에 필요한 모든 정보가 어른의 경험에서 나왔기에 나이는 곧 생활의 지혜와 정보가 쌓임을 말했다. 오늘날은 정보가 발달함에 따라 굳이 어른들의 경험을 빌지 않더라도 삶에 필요한 생활의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왜 그들이 어른이라는 이유만으로 존대를 해야만 하는가?
존대어는 ‘상하존중’이 아닌 ‘상호존중’일 때 의미를 가져야 한다. 상하존중은 조폭집단에서나 가능한 발상이다. 민주사회는 상호존중이 요구되는 체제다.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나라에서 언어가 민주적이지 않음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걸 보면 한국사람들은 민주주의가 뭔지도 모르면서 민주주의 타령을 하는 게 아닌가.
사고뭉치 2005-03-30 공감(20) 댓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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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왕 샤오링의 한국 리포트
왕 샤오링 저
가람기획 | 2002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이 책의 빛과 그늘은 여러 독자님들께서 공감하시는 바와 같이 극명하게 갈리는 것 같다. 우선 빛은 그의 성실한 한국어 실력과 꼼꼼한 한국 관찰이다. 특히 한국어라는 외국어를 잘 구사하고 있는 점은 부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그늘도 있다. 그녀의 한국어 실력만큼 책의 깊이가 있진 않다는 것이다.
적어도 이런 책을 내려고 했으면 자신의 주장에 대해서 몇 번이나 다시 생각해봤어야 한다. 어느 일본인이 '맞아 죽을 각오를 하고서' 한국인에 대한 비판을 했던 것과는 달리 너무 쉽게 한국을 중국과 비교했기 때문에 실망스러운 점이 있다. 물론 책의 내용을 에피소드 정도로 받아들이고 한국을 다시 성찰해보자는 것쯤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의 나쁜 몇몇 부분을 중국의 좋은 몇몇 부분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단지 자신의 나라에서는 그렇지 않은데 한국은 그렇다고 이야기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나 역시 중국에 있어봤지만, 실망스러운 점도 많이 봤다. 그러나 그런 것을 책까지 써내면서 말해야 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것도 다수가 이미 아는 것들을. 한국 대학과 중국 대학, 한국 교수와 중국 교수, 한국의 문화와 중국의 문화는 그 맥락이 다르다. 저자의 관점으로 너무 쉽게 재단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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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왕 샤오링의 한국 리포트
왕 샤오링 저
가람기획 | 2002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이 책의 빛과 그늘은 여러 독자님들께서 공감하시는 바와 같이 극명하게 갈리는 것 같다. 우선 빛은 그의 성실한 한국어 실력과 꼼꼼한 한국 관찰이다. 특히 한국어라는 외국어를 잘 구사하고 있는 점은 부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그늘도 있다. 그녀의 한국어 실력만큼 책의 깊이가 있진 않다는 것이다.
적어도 이런 책을 내려고 했으면 자신의 주장에 대해서 몇 번이나 다시 생각해봤어야 한다. 어느 일본인이 '맞아 죽을 각오를 하고서' 한국인에 대한 비판을 했던 것과는 달리 너무 쉽게 한국을 중국과 비교했기 때문에 실망스러운 점이 있다. 물론 책의 내용을 에피소드 정도로 받아들이고 한국을 다시 성찰해보자는 것쯤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의 나쁜 몇몇 부분을 중국의 좋은 몇몇 부분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단지 자신의 나라에서는 그렇지 않은데 한국은 그렇다고 이야기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나 역시 중국에 있어봤지만, 실망스러운 점도 많이 봤다. 그러나 그런 것을 책까지 써내면서 말해야 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것도 다수가 이미 아는 것들을. 한국 대학과 중국 대학, 한국 교수와 중국 교수, 한국의 문화와 중국의 문화는 그 맥락이 다르다. 저자의 관점으로 너무 쉽게 재단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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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샤오링의 한국 리포트
왕 샤오링 (지은이)가람기획2002-03-11
기본정보
266쪽152*223mm (A5신)372gISBN : 9788984351059
책소개
이 책은 경희대에서 한국 유학 생활을 하고 있는 중국인 왕 샤오링의 한.중 비교론이다. 그녀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지금까지 잘못 이해하고 있는 중국의 실상과 중국인의 저력, 그리고 외국인의 눈에 비친 한국, 한국인의 잘잘못을 꼼꼼한 시선으로 지적하고 있다.
중국을 이야기하는 책들은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이 책은 그같이 전문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기 보다는 일반인의 시각에서 한국인과 중국인을 비교하고 있다. 특히 유학생의 신분에서 강도 높게 비교하고 있는 한국 대학생과 중국 대학생의 차이는 지나친 감도 없진 않으나 귀담아들을만 하다.
목차
- 나는 왜 한국어를 배우게 됐는가?
- 한국 대학과 중국 대학의 비교
- 한국 교수와 중국 교수의 비교
- 내가 본 한국 여대생의 이미지
- 한국인의 양반기질
- 중국인의 과장과 한국인의 과장
- 한국 여자와 중국 여자의 사랑 방식
- 두 나라가 서양 문화를 받아들이는 방식
- 너무도 낯선 그들만의 체벌문화
- 한국인은 기분파
- 수줍음 많은 한국인
- 한국인은 집단 성향이 강하다
- 그들 공동체 속의 질서는 억압과 복종
- 한국인은 타고난 공산주의자?
- 중국에서는 한국을 어떻게 볼까?
- 할딱거리는 한국 ... 152
- 한국 남자들은 '생활능력 결핍증' 환자
- '땡칠이'와 '기관염'
- 한국의 극성 엄마들
- 한국인의 성격 : 하룻강아지, 냄비, 용두사미
- 나는 성을 바꾸고 싶다
- '화이부실' 한국인
- 중국에서 한국을 망신시키는 사람들
- 중국에 대한 몇 가지 오해들
- <귀주 이야기>를 통해 본 중국의 유가사상
- 왜 중국 여자가 드센가?
- '상화'를 경계하는 중국인
- '거만한' 중국인과 '거만한' 한국인
- 월드컴을 앞두고
- 글쓴이의 말
접기
저자 및 역자소개
왕 샤오링 (지은이)
1977년 봄, 중국의 한 평범한 가정에서 2녀 중 장녀로 태어난 왕 샤오링은 석탄 광산에서 일하는 아버지와 백화점 판매원인 어머니로부터 강인함과 명랑한 성격을 물려받았다.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보내고, 94년 가을에 산동성 제남시에 있는 산동대학교 동양언어문학학과에 입학해 5년간 한국어와 일본어를 공부했다. 졸업하기 전에 한국 교육부 정부초청 장학생으로 경희대에서 6개월간의 어학연수를 받은 것이 경희대와 인연을 맺은 계기가 되었다. 대학 시절엔 바닷가 근처에서 대학 교수를 하는 것이 꿈이었기 때문에, 99년 여름에 졸업한 후 바로... 더보기
최근작 : <왕 샤오링의 한국 리포트>
출판사 소개
최근작 :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프랑스역사 다이제스트 100>,<조선경찰>등 총 149종
대표분야 : 역사 16위 (브랜드 지수 111,241점)
분포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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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이 웃기다
난 중국에 있었다. 처음에는 그들이 우리랑 다르게 산다는 것에 대해서 많은 의구심이 있었지만 살다가 깨달은 것은 그들의 삶에 여러 층이 혼재해 있다는 것이었다. 예전 시절을 그리워하는 80대의 노인들과 문화대혁명을 겪으면서 심한 가치의 혼란과 그 가치에의 적응을 강요받은 50대 이하의 사람들, 그 중에서도 소황제로 키워진만큼이나 맹목적인 주장을 관철시켜 온, 자신들의 능력에만 관심있는 이기적인 젊은 세대들...하기야 그들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공통성은 철저한 이기적 정신이다.
저자는 중국의 신세대다...그런데 내가 이 중국의 신세대들에게서 발견하는 것은 그들이 너무나 자신들의 전통을 모른다는 것이었다. 마치 1949년 중국 공산당 설립 이후만이 자신의 역사인 것 같은 착각에 빠져 사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고 자신들조차도 정의할 수 없는 중국식 사회주의에 절망하면서도 거기에 또 큰 희망을 투사하는 이들이 바로 이들이다.
이 글의 저자는 그런 왜곡된 역사관을 가진 중국 신세대의 하나로서 한국에 대해 말한다. 한국이 1949년 이전의 자신들의 모습과 비슷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망각하고 자신들은 원래 '뛰어난' 민족이다는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그것은 스스로 열등한 민족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타인의 것을 존중하지 못하고 그 본질을 보지 못하고 그 표면에서만 판단하는 철저한 자기적 판단에 나는 질려 버렸다. 나는 남들에게서 이상하게 판단될 수 있는 우리의 것들이 절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식의 체면문화라든지 예절은 남들이 보기에 우스울 수 있지만 절대 우스운 것이 아니다.
그런 남들의 생각이 옳다고 생각하는 한국인들이 더 이상하기는 하다. 문제는 우리가 느끼고 우리가 고쳐나가야 한다. 우리 모든 것을 서구적 잣대에 끼워 맞추어서는 절대 안 된다. 서구적 잣대 이것은 이 글의 저자에게도 해당된다. 서양 배우기에 앞장 선 중국 청소년들, 그들은 정말 우습기 그지 없다.
이글은 철저히 중국식 공산주의에 세뇌되어 자신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오만함을 보여주는 글이다. 그래서 자기 민족의 유구한 전통을 떠받치고 있는 가치 체계마저도 일말의 가치가 없어져버렸다. 자신 얼굴에 침을 뱉고 있는 중국인.그래서 그들은 너무나 떳떳하고 나는 너무나 그들이 우습게만 느껴진다.
- 접기
andrea 2002-08-23 공감(2) 댓글(0)
중화사상의 입장으로 본 한국관찰기...(Ⅱ) 새창으로 보기
또한가지 눈에 띄는 점은 작가가 한국인들을 관찰하면서 너무나 자주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한다는 사실이다. 그녀가 겪고 생활한 경희대 캠퍼스 주변의 모습을 통해 한국인 전체의 모습을 보려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성급한 일반화는 오류이전에 위험성까지 내포한다. 물론 그녀는 그러한 비판의 끝에 '모든 한국학생들이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고 토를 달긴했지만, 그것이 그렇지않은 한국학생들의 모습을 봤기 때문인지, 아니면 자신의 비판에 대한 완곡한 방벽을 치기 위한 것인지는 확인할 수가 없다. 물론 책속에 비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인에 대한 칭찬도 담겨있지만 책 전반의 내용을 동의하기는 어렵다.
나 역시 같은 학생의 입장으로서 강의실의 동기, 후배들이 '수업끝내요'라고 합창을 할때면 정말 부끄럽고 실망스럽다. 그러나 그 속엔 그 소리를 반가워하지않는 학생들도 다수 있다는 사실을 그녀가 알아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대다수 동류의 학생들과 달리 지금 이 순간에도 '발전하는 나'를 만들기 위해 아메리카 대륙종단같은 모험을 하고, 외국명문대의 학생들과 쉼없이 경쟁하는 '한국유학생'도 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그녀가 스스로 이야기했듯 '아직은 한국을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말한 그녀의 입장에서 당연히 나올 수 있는 내용들이고 질타다. 그러나 한국인사이에서도 한국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흔한 마당에(물론 월드컵으로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우리가 유독 외국인의 팍팍한 시선에 신경쓸 필요는 없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모습은 누구보다도 우리가 잘안다.
최근들어 한국비평서, 소개서등 외국인의 시각으로 본 한국인의 이야기가 종종 나온다. 그 중엔 정말 냉담한 쓴소리도 있고, 공보처에서 의뢰라도 받았는지 마냥 칭찬으로 오버하는 책들도 있다. 그 책들이 우리들에 대한 지엄한 충고나 따뜻한 애정을 담고 있다고 해서 우리가 항상 겸손하게 인정하고, 기분좋게 추천할 필요는 없다. 이 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교수의 추천사나 출판사 비평처럼 대단한 책은 아니다. 이책의 소제목인 '중국 유학생의 한중 젊은이 비교론(論)'은 '중국인의 입장에서 본한국인 관찰기(記)'라 해도 무방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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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2-07-19 공감(0) 댓글(0)
이 책의 빛과 그늘 새창으로 보기
이 책의 빛과 그늘은 여러 독자님들께서 공감하시는 바와 같이 극명하게 갈리는 것 같다. 우선 빛은 그의 성실한 한국어 실력과 꼼꼼한 한국 관찰이다. 특히 한국어라는 외국어를 잘 구사하고 있는 점은 부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그늘도 있다. 그녀의 한국어 실력만큼 책의 깊이가 있진 않다는 것이다.
적어도 이런 책을 내려고 했으면 자신의 주장에 대해서 몇 번이나 다시 생각해봤어야 한다. 어느 일본인이 '맞아 죽을 각오를 하고서' 한국인에 대한 비판을 했던 것과는 달리 너무 쉽게 한국을 중국과 비교했기 때문에 실망스러운 점이 있다. 물론 책의 내용을 에피소드 정도로 받아들이고 한국을 다시 성찰해보자는 것쯤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의 나쁜 몇몇 부분을 중국의 좋은 몇몇 부분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단지 자신의 나라에서는 그렇지 않은데 한국은 그렇다고 이야기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나 역시 중국에 있어봤지만, 실망스러운 점도 많이 봤다. 그러나 그런 것을 책까지 써내면서 말해야 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것도 다수가 이미 아는 것들을. 한국 대학과 중국 대학, 한국 교수와 중국 교수, 한국의 문화와 중국의 문화는 그 맥락이 다르다. 저자의 관점으로 너무 쉽게 재단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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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2002-07-26 공감(0) 댓글(0)
내가 느끼던 것들을 중국 사람을 통해 듣는다는 것 뿐 새창으로 보기 구매
저자가 한국말을 배우게 된 계기는 한국 역사나 문화에 대한 관심이 아닌 한국 기업에 취업하기 위해서였다. 관심이라는 순수 동기가 아닌 자신의 취업문제를 염두에 두고 시작한 공부였으니 저자가 중국 사람들의 반응에 예민했던 게 이해가 간다. 내 지적 호기심에서 출발한 공부가 아닌 생활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공부였으니 그 만족도도 한국 사정이나 한국 사람들의 행동에 좌지우지되기 더 쉬웠던 게 아닐까.
한국 대학생들은 공부도 안 하고, 땡땡이도 잘 치고, 여학생들이 겉멋 부리는 데... 시간 낭비하더라 이런 시각에서 좀 더 나아가 그들이 왜 그런 지까지는 제시하지 못하는 걸 보아 내 눈에는 저자가 중국에서처럼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생활할 수 없음이 짜증난다는 것이지 한국 학생들을 걱정한 게 아니다. 그런 제시를 하자면 저자가 한국 생활을 좀 더 깊숙이 해봐야할 것 같다.
그러나 한국이나 한국 사람들에 대해 꼬집었던 내용은 굳이 부정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나도 평소에 느끼던 것들이었으니까. 한국 비판 뿐만 아니라 중국 사정에 대해서도 들여다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한국 여자들이 중국 여자들의 주체성을 반만이라도 따라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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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뭉치 2004-10-11 공감(0) 댓글(0)
한국 대학생들에 대해 실랄한 비판!!
중국인 유학생으로서 우리나라에 와서 우리나라 사람이 흔히 가지는 사고 방식에 대해 잘 꼬집고 있다. 특히 한국인 학생들의 문화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으로 다가서는 왕효령의 글은 한국인에게는 다소 거부감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대다수는 아니지만 한국에서 그리고 중국에서 까지 좋지 않은 대학생 문화를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 준 책이다. 이 책은 우리가 지닌 문제에 대해 인식을 하게 도와주었으며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조언(?)까지 아끼지 않았다.
나도 대학생으로서 그리고 중국에 관심이 많은 독자로서 이 책이 처음에 읽기에는 낯 부끄러울 정도의 글과 소수의 사람들을 보고 다소 확대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작가의 입장에서 보면 중국과는 다른 우리 대학생들에 대해 공부 안학고 술만 마시는 사람으로만 비춰질 따름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대학생도 많이 있지만 그래도 그렇게 생활하는 대학생이 많다는 것에대해 중국인으로서 그리고 우리나라에 대한 애정을 가진 작가의 충고를 되새겨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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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asweety 2002-09-06 공감(0) 댓글(0)
[책과 생활] 중국 유학생 왕 샤오링의 ‘한국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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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2.03.14 20:06
"평준화는 질투심 때문" 한국인에 쓴소리
저자 왕 샤오링은 중국 산동대학에서 5년간 한국어와 일본어를 공부했으며,현재 경희대 사회학과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한국의 뜨거운 「사교육열」만 분석해 보더라도 한국사람들의 비겁한
평균주의를 알 수 있다.(…) 평균주의가 심한 한국인들은 남의 애가 자기
애보다 공부를 잘한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한다. 그래서 교육을
평준화시켰다. 하지만 「평준」은 질투심을 가려주는 핑계에 불과하다.
학부모들은 다들 내 아이가 누구보다도 공부를 잘해서 내 아이만
명문대에 들어가기를 바란다. 그래서 겉으로는 평준화시키고 뒤로는 각자
과외를 시킨다. 그러면서 고액과외를 단속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에 한국인들의 평균주의가 잘 드러나 있다. 』
경희대에 유학 중인 중국 대학생 왕 샤오링(王曉玲)의 「한국
리포트」(가람기획 출판사)에 나오는 귀절이다. 한국인들을 향해
거침없이 쓴 소리를 퍼붓고 있는 이 책을 읽다 보면, 얼굴이 화끈 달아
오른다. 다소의 과장과 오해가 없지 않지만,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대목이 더 많다.
한국 대학생들을 바라보는 왕 샤오링의 시선은 매섭다. 『한국 대학의
신입생들은 취직보다는 노는 것과 연애하는 것에 더 관심이 많은 것
같다』며 『한국 대학의 대표문화는 술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한다.
중국의 한국 유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중국에서도 자기들끼리 모여
한국에서와 똑같이 밤늦게까지 술마시고 노는데, 다음날이면 오후 늦게나
돼야 강의실이 아닌 학교운동장과 술집에 하나둘 나타난다. 택시를
잡아타고 시내로 나가 술마시고 노래방 가고 볼링을 치기도 한다.
그는 한국인들이 이성과 논리보다는 감정이 앞서는 민족이라고 정의한다.
중국인들이 하늘이 무너질까 봐 걱정하는 사람들이라면, 한국인들은 항상
『하면 된다』고 가능성을 강조하면서 힘차게 시작한다. 이런 추진력이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됐겠지만, 만일의 사태에 생길지 모르는 어려움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하는 약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인들의
약점으로 냄비근성과 용두사미 또한 빼놓지 않는다. 또 겉모습과 형식을
유난히 중시하는 한국인들을 화이부실(華而不實)이란 말로 설명한다.
겉모습만 화려할 뿐 실속이 없다는 것이다.
한국인들의 패거리주의, 집단성향도 도마에 올렸다. 그는 한국의 인맥과
중국의 콴시(關係)를 비교하며, 한국의 인맥은 혈연·지연·학연으로
엮어져 억압과 복종이 지배하는 「준가족식」관계지만, 중국의 콴시는
어디 출신이냐 보다는 어떤 사람인가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또
한국인들은 같이 있으면 두려울 것이 없지만, 혼자 있으면 기가 죽어
당당하지 못하다고 꼬집는다. 『학생 한 명이 지목당해 혼자 질문이라도
받게 되면 고개도 못들고 더듬더듬 대답하면서, 수업을 일찍 마쳐달라고
요구할 때는 다들 용감무쌍하게 아우성친다』는 것이다.
비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인의 솔직함과 근면성, 응집력을 높이
사기도 하지만, 책의 전체 기조는 좀 심하다 싶을 만큼 「한국
때리기」에 집중되어 있다. 한중 문화를 비교하는 부분에서는 우리가
몰랐던 중국인들의 모습도 많이 소개된다. 예를 들면, 중국인들은 나이
많은 사람들에게 고개숙여 인사하는 관습이 없다거나 찬물을 대접하는
것은 손님을 냉대하는 것이며, 탁상시계는 중국인들이 가장 기피하는
선물이라고 한다.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중국을 이해하기 위해 꼭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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