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참으로 감격스런 날입니다.
1975년 겨울이었나 봅니다. 덕수궁 뒤 법원 마당에 버스가 도착하고 아버지가 동아줄에 묶인 채 내리셨고 친구분들도 한 줄로 묶여 석조건물 안으로 들어가셨습니다. 재판이 시작되자 제가 쓴 붓글씨가 문제가 되는지 백절불굴이라는 단어가 자꾸 들렸습니다. 이윽고 사형이라는 판사의 한마디에 법정에 모인 사람들 모두가 오열을 하였습니다. 반국가단체조직죄로 아버지 친구 네 분도 사형을 받았습니다.
나는 밖으로 나와 버스에 오르는 아버지를 보았습니다. 이제 영영 못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돌담 옆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울었습니다. 햇볕만이 따사롭게 나를 비춰주었던 그날. 그 재판을 오늘 다시 열게 되었습니다.
통혁당재건위 사건 제 아버지 박기래 선생의 무죄 판결을 응원해 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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