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27

최인훈 회색인 해설 : 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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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훈 회색인 해설
영촌
2019. 7. 17. 6:34
이웃추가 본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젊은 지식인의 소외 의식과 그 내면세계
 최인훈 ‘회색인’ 해설
이 작품은 4·19 혁명 직전의 한국 사회를 배경으로 당대 젊은 지식인의 고뇌와 우울 등을 그리고 있
다.
삶의 뿌리가 뽑힌 채 현실에 발붙이지 못하고 방황하는 청년 독고준을 중심인물로 내세워 분단 현실
과 민족주의 등 한국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 문제를 다루고 있다.
독고준의 내면 서술과 독백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 관념 소설로서의 특징이 뚜렷한 작품이다.
고등학교 문학작품 해설 https://blog.naver.com/9594jh/221186017309
800 여편 PPT HWP와 엑셀파일은 비밀댓글로 메일주소 남기면 방법 안내드립니다
작품 전체 줄거리
1958년, 비 내리는 어느 가을 저녁에 독고준의 하숙집으로 친구인 김학이 찾아온다.
정치학과에 다니는 김학은 국문학도이면서 소설을 쓰는 독고준에게 동인회 ‘갇힌 세대’에 가입할 것
을 권유 하지만, 현실 변혁에 회의적인 독고준은 정치학도들의 모임에 참여하기를 꺼려한다.
김학과 한바탕 설전을 벌인 독고준은 그가 돌아가자 자신의 유년 시절과 가족을 떠올리고는 현실로
부터 소외된 자신을 깨닫는다. 생활의 어려움을 겪던 독고준은 월남할 때 가져온 가방에서 한때 매
형이었던 현호성의 당원증을 발견한다. 독고준은 이를 빌미로 공산당원이었던 과거를 숨긴 채 남한
자유당의 당원으로 맹활약하고 있는 현호성과 거래를 하여 그의 집에서 지내게 된다.
독고준은 그곳에서 만난 현호성의 처제인 이유정에 점점 마음이 끌리는 자신을 발견한다. 이러한 상
황에서 독고준은 현실에 적응하지 못한 채 스스로를 소외 시키며 상념의 나날을 보내는 자신의 비겁
함과 소심함에 끊임없이 갈등한다.
비 내리는 어느 여름날 저녁, 오랫동안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던 독고준은 현실적 욕망에 사로잡힌
다.
작품 읽16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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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카 국어교사 박전현입니다
[앞부분의 줄거리] 전쟁 와중에 어머니와 누이를 두고 단신으로 월남한 독고준은 먼저 월남했던 아
버지가 돌아가신 후 혼자가 된다. 독고준은 매형인 현호성의 노동당원증을 찾아, 누이를 배신하고
월남한 후 권력에 빌붙어 출세를 하고 새로운 가정을 꾸린 그를 만나러 간다.
한 시간 후, 독고준은 꼿꼿한 눈살에 창백한 얼굴을 하고 록펠러를 나섰다. 현호성은 끝내 오지 않았
던 것이다.
눈은 멎어 있었다. 아주 어두워진 거리에 따뜻하게 밝혀진 불 빛 속을 그는 무거운 걸음걸이로 걸어
갔다. 발밑에 밟히는 눈이 아직 굳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아 눈이 멎은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은 것 같
았다. 그는 포켓에 손을 찌르고 발끝에 눈을 주면서 덮어놓고 걸어갔다. 오지 않았다. 오지 않았다.
편지에 간곡하게 만나고 싶다고 썼는데도 현호성은 오지 않았다. 그의 가슴은 말할 수 없이 허전했
다. 물론 현으로부터 사랑을 바라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으나, 볼일이 무언지조차 모르면서도 아예
만나는 것까지 마다해 버린 현의 태도가 그의 가슴에 슬픔을 일으키게 했다. 이 넓은 도시에 그를 도
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자유를 찾아서 그들은 남한에 왔다. 아버지는 생활에 지쳐서 이미 죽어
버렸고, 자기 자신은 남들이 요령 좋게 빠져 버리는 군대에도 오라는 대로 갔다 왔다. 휴전선의 감시
초소에서 그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하였으나 어떻게든지 살아야 하겠다, 살아야 하겠다고 인생을 긍정
하였다. 그것은 반드시 어떤 확실한 논리에서 나온 것은 아니었다. 자유. 민주주의. 그런 것은 이미
그의 영혼에 어 떤 울림을 주는 힘을 잃고 있었다. 그런 것보다 더 큰 것. 그것들 보다 더 오래 살아남
는 것. 그렇다. 삶. 생명의 본능이 독고준에게 계시를 주었던 것이다. 인생은 살 만하다. 고향이 없어
도. 아버지가 없어도. 조국은 부패했어도. 인간은 살아야 한다고 그에게 가르쳐 주었다. 휴전선의 하
늘을 흘러가던 그 여름날 구름들이. 아름답고 신비한 밤하늘, 그 산속의 무성한 풀들이 그렇게 가르
쳐 주었다. 그는 학교에 돌아와서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바꾸어 가면서 살고 공부하느라 발버둥
쳤다. 이번 등록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 점심을 제대로 먹지 못하며 오늘까지 뛰어다녔으나, 일이 안
되려는 것인지 다 된 듯싶던 자리가 틀리곤 했다. 남의 도움을 받아야만 할 때가 살아가자면 있지 않
은가. 지금 그는 도움이 필요했다. 그래서 현호성에게 편지를 냈다. 그런 사람인 줄 안 다음에는 발길
을 끊어 버린 사람이었다. 그러나 절박한 경우를 당하면 사람이란 엉뚱한 생각을 하는 법이다. 현호
성을 생각해 낸 것이 그 당증과 관련해서였다는 사실이 꺼림칙하기는 했다. 그날 밤 당증을 발견했
을 때 그의 머리를 차지한 공상의 계획은 그를 괴롭게 했었다. 깊은 밤에 사람의 머리에 떠오른 생각
은 괴상한 것일 수가 있다. 준은 그 생각을 할 때마다 어떤 부끄러움을 느꼈다. 공갈을 해서 남의 돈
을 뜯어낸다는 것은 말짱한 정신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설사 저쪽이 악당이라 할지라도
공갈은 용서될 수 없다. 돈에 궁한 마음에 비열한 범죄의 문턱을 서성거린 자기의 심리를 준은 괴롭
게 생각 했었다. 지금 그의 윗저고리 안주머니에는 그 당증이 들어 있었다. 오늘 현호성에게 그것을
돌려줄 생각이었다. 그것도 이야기가 끝난 다음에. 그를 유혹하는 그 네모난 악마를 병 속에 집어넣
어서 주인의 손에 돌려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현호성은 오지 않았다. 편지도 하지 않았다. 현호성은
그렇게까지 차디찬 사람이었던가. 행복해지고 지위가 높아진 사람의 마음에 한 가닥 인정이 스며들
어지는 것은 보통 있는 법이 아닌가.
이제 독고준은 막막했다. 이 넓은 도시에서 나는 혼자다. 그 것은 학비뿐 아니라 당장 생활이 막연하
다는 것을 뜻했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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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호성의 집으로 옮겨 온 지 두 달. 이 집에서의 생활은 그가 처음 상상한 그러한 방향으로는 풀려 가
지 않았다. 서로 적의를 가진 두 인간이 한 지붕 밑에서 산다. 어두운 감정의 흐름. 미묘하게 얽혀 돌
아가는 심리의 드라마. 집 전체를 싸고도는 이상한 분위기. 그러한 예상은 완전히 독고준의 상상이
었을 뿐 하나도 현실이 되지 못했다.
이 집의 생활은 독고준의 등장으로 바뀐 것이라곤 무엇 하나 없었다. 우선 현호성 자신이 독고준에
게 그런 틈을 주지 않았다. 그리고 독고준이 등장한 내력을 아는 것은 이 집에 두 사람밖에 없다. 현
호성과 독고준. 그러니까 그들은 공범(共犯)으로 잘 처신한 것이 된다. 독고준 자신에 대해서 말한
다면, 그는 이 집에 오고부터 어떤 투묘(投錨)의 감정을 느낀다. 그가 닻을 내린 곳이 어떤 곳이며 어
떻게 해서 그렇게 되었는가에는 관계없다. 사회에서 발붙일 데가 없던 한 청년이, 생활의 수단과 부
단히 반응하고 대결해야 할 ‘가족’을 한꺼번에 새로 얻은 것이다. 어떤 좌표에 자기를 얽어맸다는 안
도감이다. 그러면서도 독고준은 자기가 소속한 이 좌표의 체계에 대해서 조금도 사랑은 가지지 않기
로 작정한 것이다. 그는 그와 같은 인정사정없는 윤리를 지니기 위해서 ‘가족’의 이론을 그는 만들어
냈었다. 한국의 경우에는, 신은 죽었다, 그러므로 자유다, 하는 생각은 근거 없는 유행가다. 서부 활
극의 호남아들이 우리 눈에는 아무래도 서먹한 친구 들인 것도 그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들의 근대
선언은, 가족은 흩어졌다(혹은 없다), 그러므로 자유다, 하는 이론을 만들어 냈다. 이 명제를 십자가
처럼 가슴에 품고 이 으리으리한 무대에서 싸늘한 연극을 살리라, 하는게 그의 처음 생각이었다. 그
러나 이 집에서 두 달을 보낸 지금 그의 행동을 조종하는 것은 그런 어깨에 힘준 철학 같은 것이 아니
었다. 그러나 스스로도 놀랄 만큼 아무 저항도 없이 나날을 지낼 수 있는데 놀랐다. 게으름. 윤리적
비판조차도 의식하기 귀찮아하는 게으름이 그로 하여금 그렇게 생활할 수 있게 만들었던 것이다. 게
으름. 그의 몸속에 자라온 그 부스럼 위에 그는 닻을 내렸던 것이다. 그는 어떤 기쁨과 평화를 느꼈
다. 인제 밥걱정은 안 해도 된다. 등록금 걱정도 안 해도 된다. 나의 모든 시간이 일요일의 시간이 된
다. 나는 시간을 번 것이다. 긴장하지도 않고, 기한도 없으며, 한없이 게으를 수 있는 시간, 즉 자유
를. 결론을 서두를 필요 없는 공상으로 보낸다. 그리고 소설을 쓴다. 위대한 소설을. 위대한? 아니 위
대 하지 않아도 좋다. 그저 쓴다. 심심할 때면. 소설은 나에게 또 하나의 자유를 줄 것이다. 소설을 쓰
고 있는 동안 나는 신이니까. 그렇게 해서 나는 신이 된다. 가만있자. 좀 지저분한 신이 아닌가. 기껏
악덕 자본가의 빵에 얹힌 신이라면. 괜찮다. 요새는 그렇게밖에는 신이 될 수 없다.
-최인훈, [회색인]
감상하기
회색인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하고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젊은 지식인
최인훈 광장 함께 읽어도 좋습니다
https://9594jh.blog.me/221570026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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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훈광장해설
6.25한국전쟁이일어난오늘기억해야할소설남북이데올로기의문제를다룬최…
9594jh.blog.me
[앞부분의 줄거리] 전쟁 와중에 어머니와 누이를 두고 단신으로 월남한 독고준은 먼저 월남했던 아
버지가 돌아가신 후 혼자가 된다.
스스로를 현실에 뿌리내리지 못하고 방황하는 이데올로기의 피해자로 여긴다.
독고준과 그 주위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자기만의 밀실로 들어가 사변적인 관념을 파먹고 산다.
독고준에서 현실 참여를 요구하는 김학은 정치학도로 사회 변혁을 꿈꾸는 급진적 행동주의자
독고준은 매형인 현호성의 노동당원증을 찾아, 누이를 배신하고 월남한 후 권력에 빌붙어 출세를 하
고 새로운 가정을 꾸린 그를 만나러 간다.
전쟁 전 북한에서 독고준 누이의 남편으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현실주의자
한 시간 후, 독고준은 꼿꼿한 눈살에 창백한 얼굴을 하고 록펠러를 나섰다.
현호성을 만나지 못한 불안한 심리
현호성을 만나기로 한 약속 장소
현호성은 끝내 오지 않았던 것이다.
기회적이고 현실주이자인 현호성은 독고준에게 얻을 것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을 듯
눈은 멎어 있었다.
시간의 경과, 계절감
아주 어두워진 거리에 따뜻하게 밝혀진 불 빛 속을 그는 무거운 걸음걸이로 걸어갔다.
인물의 심리를 간접적으로 제시
발밑에 밟히는 눈이 아직 굳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아 눈이 멎은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은 것 같았다.
그는 포켓에 손을 찌르고 발끝에 눈을 주면서 덮어놓고 걸어갔다. 오지 않았다. 오지 않았다.
반복적 표현으로 현호성이 오지 않는 답답한 심리를 드러냄
편지에 간곡하게 만나고 싶다고 썼는데도 현호성은 오지 않았다.
기회주의적 현실주의자 현호성의 모습이 드러남
그의 가슴은 말할 수 없이 허전했다.
독고준은 한때 매형이었던 현호성에게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현호성이
볼일이 무엇인지조차 확인하지도 않은 채 만남 자체를 마다해 버린 것에 대해 슬픔과 허전함을 느끼
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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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현으로부터 사랑을 바라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으나, 볼일이 무언지조차 모르면서도 아예 만나
는 것까지 마다해 버린 현의 태도가 그의 가슴에 슬픔을 일으키게 했다. 이 넓은 도시에 그를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허전함, 외로움, 두려움, 혈혈단신(孑孑單身), 사고무친(四顧無親)
<자유를 찾아서 그들은 남한에 왔다.
남한을 찾은 이유
아버지는 생활에 지쳐서 이미 죽어 버렸고, 자기 자신은 남들이 요령 좋게 빠져 버리는 군대에도 오
라는 대로 갔다 왔다>.
<자유를 ∼ 왔다> 요약적 제시
휴전선의 감시 초소에서 그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하였으나 어떻게든지 살아야 하겠다, 살아야 하겠다
고 인생을 긍정하였다.
삶에 대한 독고준의 의지
그것은 반드시 어떤 확실한 논리에서 나온 것은 아니었다. 자유. 민주주의. 그런 것은 이미 그의 영혼
에 어 떤 울림을 주는 힘을 잃고 있었다. 그런 것보다 더 큰 것. 그것들 보다 더 오래 살아남는 것. 그
렇다. 삶. 생명의 본능이 독고준에게 계시를 주었던 것이다.
독고준은 자유를 찾아서 남한에 왔지만 남한 사회에서 생활하면서 자유나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보다는 더 오래 살아남아야겠다는 생명의 본능을 중시하게 된다.
인생은 살 만하다. 고향이 없어도. 아버지가 없어도. 조국은 부패했어도. 인간은 살아야 한다고 그에
게 가르쳐 주었다.
사회에 대한 인식과 삶에 대한 의지
휴전선의 하늘을 흘러가던 그 여름날 구름들이. 아름답고 신비한 밤하늘, 그 산속의 무성한 풀들이
그렇게 가르쳐 주었다. 그는 학교에 돌아와서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바꾸어 가면서 살고 공부하
느라 발버둥쳤다.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독고준, 그러나 노력함
이번 등록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 점심을 제대로 먹지 못하며 오늘까지 뛰어다녔으나, 일이 안 되려
는 것인지 다 된 듯싶던 자리가 틀리곤 했다. 남의 도움을 받아야만 할 때가 살아가자면 있지 않은가.
지금 그는 도움이 필요했다. 그래서 현호성에게 편지를 냈다.
현호성의 도움을 받으려는 독고준
그런 사람인 줄 안 다음에는 발길을 끊어 버린 사람이었다.
현호성이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기회주의자인 것을 안 다음
그러나 절박한 경우를 당하면 사람이란 엉뚱한 생각을 하는 법이다.
공산당원이었던 증거물인 현호성의 당증으로 돈을 뜯어내려는 생각 생각
현호성을 생각해 낸 것이 그 당증과 관련해서였다는 사실이 꺼림칙하기는 했다. 그날 밤 당증을 발
견했을 때 그의 머리를 차지한 공상의 계획은 그를 괴롭게 했었다. 깊은 밤에 사람의 머리에 떠오른
생각은 괴상한 것일 수가 있다. 준은 그 생각을 할 때마다 어떤 부끄러움을 느꼈다.
독고준은 ‘당증을 발견’하고는 ‘공상의 계획’을 떠올린다. 돈이 궁한 상황에서 독고준은 ‘당증’을 빌
미로 삼아 현호성에게 돈을 뜯어내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그러나 독고준은 그 생각을 할 때마다
부끄러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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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갈을 해서 남의 돈을 뜯어낸다는 것은 말짱한 정신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설사 저쪽이
악당이라 할지라도 공갈은 용서될 수 없다. 돈에 궁한 마음에 비열한 범죄의 문턱을 서성거린 자기
의 심리를 준은 괴롭게 생각 했었다.
독고준은 돈이 궁해 ‘당증’을 빌미로 현호성에게 돈을 뜯어내려고 했던 것을 괴로워하고 있다. ‘오늘
현호성에게 그것을 돌려줄 생각이었다.’라는 부분에서 독고준이 실제로는 현호성을 협박할 의도가
없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금 그의 윗저고리 안주머니에는 그 당증이 들어 있었다. 오늘 현호성에게 그것을 돌려줄 생각이었
다.
준의 의도가 드러남
그것도 이야기가 끝난 다음에. 그를 유혹하는 그 네모난 악마를 병 속에 집어넣어서 주인의 손에 돌
려줄 생각이었다.
독고준이 돈을 뜯어내려고 생각한 당증으로 준을 나쁜 길로 유혹한 악마와 같은 존재
그런데 현호성은 오지 않았다. 편지도 하지 않았다. 현호성은 그렇게까지 차디찬 사람이었던가. 행
복해지고 지위가 높아진 사람의 마음에 한 가닥 인정이 스며들어지는 것은 보통 있는 법이 아닌가.
독고준의 순진한 생각
이제 독고준은 막막했다.
독고준은 현호성을 만나지 못하자 당장 생활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걱정하며 막막함을 느끼고 있다.
이는 살아남아야 하면서도 그럴 방도가 없는 데서 비롯된 감정이다.
이 넓은 도시에서 나는 혼자다. 그 것은 학비뿐 아니라 당장 생활이 막연하다는 것을 뜻했다.
<중략>
현호성의 집으로 옮겨 온 지 두 달. 이 집에서의 생활은 그가 처음 상상한 그러한 방향으로는 풀려 가
지 않았다.
준이 생각한 생활과 현실의 생활이 달랐다
서로 적의를 가진 두 인간이 한 지붕 밑에서 산다. 어두운 감정의 흐름. 미묘하게 얽혀 돌아가는 심리
의 드라마. 집 전체를 싸고도는 이상한 분위기. 그러한 예상은 완전히 독고준의 상상이었을 뿐 하나
도 현실이 되지 못했다.
이 집의 생활은 독고준의 등장으로 바뀐 것이라곤 무엇 하나 없었다. 우선 현호성 자신이 독고준에
게 그런 틈을 주지 않았다. 그리고 독고준이 등장한 내력을 아는 것은 이 집에 두 사람밖에 없다. 현
호성과 독고준. 그러니까 그들은 공범(共犯)으로 잘 처신한 것이 된다. 독고준 자신에 대해서 말한
다면, 그는 이 집에 오고부터 어떤 투묘(投錨)의 감정을 느낀다.
배를 정박하고자 닻을 내림. 편안한 생활에 빠졌다
그가 닻을 내린 곳이 어떤 곳이며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되었는가에는 관계없다. 사회에서 발붙일 데
가 없던 한 청년이, 생활의 수단과 부단히 반응하고 대결해야 할 ‘가족’을 한꺼번에 새로 얻은 것이
다. 어떤 좌표에 자기를 얽어맸다는 안도감이다. 그러면서도 독고준은 자기가 소속한 이 좌표의 체
계에 대해서 조금도 사랑은 가지지 않기로 작정한 것이다.
독고준의 가족과 모순적 감정을 보여 준다
그는 그와 같은 인정사정없는 윤리를 지니기 위해서 ‘가족’의 이론을 그는 만들어 냈었다. 한국의 경
우에는, 신은 죽었다, 그러므로 자유다, 하는 생각은 근거 없는 유행가다. 서부 활극의 호남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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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눈에는 아무래도 서먹한 친구 들인 것도 그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들의 근대 선언은, 가족은 흩
어졌다(혹은 없다), 그러므로 자유다, 하는 이론을 만들어 냈다.
독고준은 가족주의의 해체를 통해 자유가 가능하다는 인식을 보여 주고 있다.
이 명제를 십자가처럼 가슴에 품고 이 으리으리한 무대에서 싸늘한 연극을 살리라, 하는게 그의 처
음 생각이었다.
가족의 해체가 아니라 가족과의 생활에 빠져들었던 준 그래서 그는 회색인일 수 있다.
그러나 이 집에서 두 달을 보낸 지금 그의 행동을 조종하는 것은 그런 어깨에 힘준 철학 같은 것이 아
니었다.
자신의 신념대로 살지 않았다
그러나 스스로도 놀랄 만큼 아무 저항도 없이 나날을 지낼 수 있는데 놀랐다. 게으름. 윤리적 비판조
차도 의식하기 귀찮아하는 게으름이 그로 하여금 그렇게 생활할 수 있게 만들었던 것이다. 게으름.
그의 몸속에 자라온 그 부스럼 위에 그는 닻을 내렸던 것이다. 그는 어떤 기쁨과 평화를 느꼈다.
독고준은 현호성의 집에 들어가 살면서 ‘밥걱정’과 ‘등록금 걱정’에서 벗어나며 기쁨과 평화의 감정
을 느끼고 있다. 이는 독고준이 느끼는 ‘투묘의 감정’일 뿐이다
인제 밥걱정은 안 해도 된다. 등록금 걱정도 안 해도 된다. 나의 모든 시간이 일요일의 시간이 된다.
나는 시간을 번 것이다. 긴장하지도 않고, 기한도 없으며, 한없이 게으를 수 있는 시간, 즉 자유를. 결
론을 서두를 필요 없는 공상으로 보낸다. 그리고 소설을 쓴다. 위대한 소설을. 위대한? 아니 위대 하
지 않아도 좋다. 그저 쓴다. 심심할 때면. 소설은 나에게 또 하나의 자유를 줄 것이다. 소설을 쓰고 있
는 동안 나는 신이니까. 그렇게 해서 나는 신이 된다. 가만있자. 좀 지저분한 신이 아닌가.
독고준은 스스로 신이 되어 ‘또 하나의 자유’를 얻기 위해 ‘소설’을 쓰려고 한다. 그러나 그조차도 현
호성의 도움을 받아 생계 문제를 해결한 후에나 가능하다는 점에서 스스로를 ‘악덕 자본가의 빵에
얹힌 신’, ‘지저분한 신’이라고 지칭하고 있는 것이다.
기껏 악덕 자본가의 빵에 얹힌 신이라면. 괜찮다. 요새는 그렇게밖에는 신이 될 수 없다.
이는 독고준이 자본가의 힘에 기대어 가는 자기를 합리화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최인훈, [회색인] 해설
정리하기
갈래
현대 소설
성격
관념적, 독백적, 사변적, 회상적, 비판적
주제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젊은 지식인의 소외 의식과 그 내면세계
특징
이야기의 배경은 1958년 가을부터 1959년 여름까지로 4.19 혁명 직전의 한국사회를 배경으로 하
면서 당대 젊은 지식인들의 고뇌와 우울, 전망을 그리고 있다.
한국사회의 모순와 부조리를 날카롭게 드러내면서 지적이며 비판적인 성찰을 담아낸다. 작품 속 인
물들의 관념적 사고와 논리적 사변(思辨)을 통해 한국전쟁 이후의 젊은이들이 겪는 갈등과 고뇌, 가
치관과 의식을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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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카 국어교사 박전현입니다
관념적 지식인인 독고준의 내면 서술과 독백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술자가 주로 인물의 내면을 서술하며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독고준이 회상하거나 상상하는 부분이 제시되어 있다
이야기 밖에 있는 서술자가 전지적 시점으로 독고준의 내면 의식에 초점을 두어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다.
활동하기
활동>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서술상의 특징 파악
① 인물들 간의 대화와 서술자의 설명을 통해 사건의 전모를 밝히고 있다.
제시된 지문에서는 인물들 간의 대화를 확인할 수 없으며, 서술자가 주로 인물의 내면을 서술하며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② 인물의 상상을 통해 현실과 꿈속 사건을 반복적으로 교차하고 있다.
독고준이 회상하거나 상상하는 부분이 제시되어 있기는 하지만, 꿈속 사건이 반복적으로 교차되고
있지는 않다.
③ 서술자가 특정 인물의 내면 의식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다.
전지적 시점으로, 서술자는 독고준의 내면 의식에 초점을 두어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다. 특히 ‘나의
모든 시간이 일요일의 시간이 된다.’, ‘소설은 나에게 또 하나의 자유를 줄 것이다.’, ‘그렇게 해서 나
는 신이 된다.’ 등과 같이 독고준 이라는 인물의 독백을 그대로 서술하기도 하기도 하는데, 이 역시
인물의 내면 의식을 부각하기 위한 방법이다.
④ 여러 인물의 내면을 번갈아 서술하여 사건을 다양한 시각에서 조명하고 있다.
서술자는 독고준의 내면을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을 뿐 다른 인물들의 내면을 서술하고 있지 않다.
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 서술자가 되어 인물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전지적 시점이므로 서술자는 이야기 밖에 있다. 따라서 서술자가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라는 진
술은 적절하지 않다.
적절한 것은 ③
활동>문맥을 고려하여 ㉠∼㉤을 이해한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인물의 심리 파악
① ㉠그의 가슴은 말할 수 없이 허전했다.
현호성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맞아떨어진 데에서 비롯된 감정이다.
독고준은 한때 매형이었던 현호성에게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현호성이
볼일이 무엇인지조차 확인하지도 않은 채 만남 자체를 마다해 버린 것에 대해 슬픔과 허전함을 느끼
고 있다.
② ㉡준은 그 생각을 할 때마다 어떤 부끄러움을 느꼈다.
현호성을 대상으로 부도덕한 행위를 하려 하는 자신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다.
독고준은 ‘당증을 발견’하고는 ‘공상의 계획’을 떠올린다. 돈이 궁한 상황에서 독고준은 ‘당증’을 빌
미로 삼아 현호성에게 돈을 뜯어내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그러나 독고준은 그 생각을 할 때마다
부끄러움을 느낀다.
③ ㉢준은 괴롭게 생각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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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비를 감당하지 못할 만큼 경제적으로 어려운 자신의 처지에 대한 감정이다.
독고준은 돈이 궁해 ‘당증’을 빌미로 현호성에게 돈을 뜯어내려고 했던 것을 괴로워하고 있다. ‘오늘
현호성에게 그것을 돌려줄 생각이었다.’라는 부분에서 독고준이 실제로는 현호성을 협박할 의도가
없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④ ㉣이제 독고준은 막막했다.
남한 사회에 환멸을 느끼고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반영된 감정이다.
독고준은 현호성을 만나지 못하자 당장 생활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걱정하며 막막함을 느끼고 있다.
이는 살아남아야 하면서도 그럴 방도가 없는 데서 비롯된 감정이다.
⑤ ㉤그는 어떤 기쁨과 평화를 느꼈다.
현호성에 대한 오해가 풀리고 그와의 갈등이 해소된 것에서 비롯된 감정이다.
독고준은 현호성의 집에 들어가 살면서 ‘밥걱정’과 ‘등록금 걱정’에서 벗어나며 기쁨과 평화의 감정
을 느끼고 있다. 이는 독고준이 느끼는 ‘투묘의 감정’일 뿐이다
적절한 것은 ②
활동> <보기>를 바탕으로 윗글을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외적 준거에 따른 작품 감상
<보기>
이 작품에서 독고준은 이데올로기나 가족주의와 같은 기성 윤리를 거부한다. 이는 어떤 공동체적 명
분도 개인적 본능이나 욕망보다 우선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거
부했던 가족이라는 체제에 편입하여 현실에 안주하면서 모순적 감정과 무력감을 느끼고 있다. 이는
기성 윤리에 대한 그의 비판적 인식이 결코 완전하지 않음을 보여 준다. 그는 소설 쓰기를 통해 자기
를 합리화하려고 하지만, 그조차도 자본주의의 이데올로기에 기댈 수밖에 없음을 깨닫는다.
① ‘자유’와 ‘민주주의’보다 ‘ 더 오래 살아남는 것’을 중시하고 있다는 것에서 공동체적 명분보다 개
인적 본능을 우선시하는 인식이 드러나는군.
독고준은 자유를 찾아서 남한에 왔지만 남한 사회에서 생활하면서 자유나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보다는 더 오래 살아남아야겠다는 생명의 본능을 중시하게 된다.
② ‘가족은 흩어졌다(혹은 없다), 그러므로 자유다’라는 이론을 믿으면서도 현호성의 집에서 ‘투묘
의 감정’을 느꼈다는 것에서 모순적 감정이 드러나는군.
독고준은 가족주의의 해체를 통해 자유가 가능하다는 인식을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그는 현호성의
집에 들어가면서 ‘부단히 반응하고 대결해야 할 ‘가족’’을 얻은 것에 대해 ‘투묘의 감정’ 또는 ‘안도
감’을 느낀다. 이는 독고준의 모순적 감정을 보여 주는 것이다.
③ ‘자기가 소속한 이 좌표의 체계’에서 생활하면서 ‘어깨에 힘준 철학’에 의해 조종되지 않고 있는
것에서 기성 윤리를 거부하려는 태도가 드러나는군.
독고준은 현호성의 집에 들어갈 때에는 ‘자기가 소속한 이 좌표의 체계’에 대해 조금도 사랑을 가지
지 않기로 작정하였지만, 현호성의 집에서 두 달을 생활하면서 ‘어깨에 힘준 철학’ 으로 지칭되는 스
스로의 신념을 버리고 게으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때 ‘어깨에 힘준 철학’은 기성 윤리에 대한
비판으로 여겨졌던 것을 의미하므로 이에 조종되지 않는 삶은 자기 신념과 비판 의식을 상실한 채
살아가는 삶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기성 윤리를 거부하려는 태도가 드러났다고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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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저항’이나 ‘윤리적 비판’ 의식을 상실한 채 ‘한없이 게으를 수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에서
현실에 안주하는 무력감이 드러나는군.
독고준은 어느 것에도 얽매이지 않은 채 진정한 자유를 추구 하고자 하는 신념을 ‘십자가처럼 가슴
에 품고’ 살아가려고 했지만, 막상 현호성의 집에서는 ‘일요일의 시간’, 즉 ‘한없이 게으를 수 있는 시
간’을 보낸다. 이는 신념과 의지를 잃은 채 현실에 안주하는 무력감을 보여 주는 것이다.
⑤ 소설을 쓰는 자신을 ‘지저분한 신’이라고 느끼면서도 ‘괜찮다’라고 하는 것에서 자본가의 힘에 기
대어 가는 자기를 합리화하려는 모습이 드러나는군.
독고준은 스스로 신이 되어 ‘또 하나의 자유’를 얻기 위해 ‘소설’을 쓰려고 한다. 그러나 그조차도 현
호성의 도움을 받아 생계 문제를 해결한 후에나 가능하다는 점에서 스스로를 ‘악덕 자본가의 빵에
얹힌 신’, ‘지저분한 신’이라고 지칭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독고준은 ‘요새는 그렇게밖에는 신이
될 수 없다.’라고 생각하며 ‘괜찮다.’라고 하고 있는데, 이는 독고준이 자본가의 힘에 기대어 가는 자
기를 합리화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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