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오력의 배신 - 청년을 거부하는 국가 사회를 거부하는 청년 epub
조한혜정,나일등,엄기호,양기민,이충한,이영롱,최은주,천주희,강정석,이규호 (지은이)창비2016-06-30
제공 파일 : ePub(19.29 MB)
TTS 여부 : 지원
종이책 페이지수 236쪽,
책소개
선거철이면 으레 청년비례대표가 거론되고, 최저 시급.학자금 대출.취업 대책 들이 줄지어 여론의 도마에 오른다. 그런데 정작 그 안에서 청년의 목소리는 찾아보기 힘들고, 모든 것을 포기하는 나약한 세대, 이유 없이 과격해지는 젊은이들의 모습만 가득 나열된다. 청년문제에 대한 현안 분석을 넘어 한국 사회의 미래를 진단하고 진행 중인 유효한 대안을 찾기 위해 문화학자인 조한혜정과 엄기호가 젊은 연구자들과 뭉쳤다.
저자들은 지난 1년간 청년 연구자들 간의 집중토론, 20~30대 청년 심층 인터뷰, '헬조선 포럼'을 비롯한 비공개 세미나를 진행하며 청년 당사자의 목소리를 듣는 데 전력을 기울였다. 이들이 '현실'에서 찾은 대안을 폭넓게 담아냈으며, 그 외에도 사회.문화학자의 상상력으로 여러 나라의 사례를 국내 실정에 맞게 재조합한 제안들을 확인할 수 있다.
목차
00 왜 한국만 조용한가, 아니, 난리인가?
지금 청년의 삶을 지배하는 것은 무엇인가
01 무너지는 근대의 신화
‘노오력’이 삶을 보호할 수 있을까?
직접 듣다: ‘노오력’의 비용
02 노답 사회
사회로부터 멀어지는 청년들
직접 듣다: 민호 씨의 3년 후
03 벌레가 되는 삶
모두가 ‘벌레’가 되어가고 있다
04 심정적 난민의 탄생
왜 한국을 버릴 결심을 했을까?
직접 듣다: 헬조선 밖에서 헬조선 바라보기
직접 듣다: 탈조선하거나 대한민국을 텅텅 비우거나
05 이 지옥을 사라지게 할 마술
해방적 파국, 그 사회적 카타르시스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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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조한혜정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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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류학자. 연세대 명예교수. 시대 흐름을 읽고 실천적 담론을 생산해온 학자로서 제도와 생활세계가 만나는 지점에서 문화해석적 시대 탐구를 해왔다. 1980년대에는 ‘또 하나의 문화’와 함께 창의적 공공지대를 만들어 여성주의적 공론의 장을 열어갔으며, 1990년대에는 ‘하자센터’를 설립해 입시교육에 묶인 청소년들이 벌이는 ‘반란’을 따라가면서 대안교육의 장을 여는 데 참여했다. 2000년대부터는 신자유주의적 돌풍에 휘말린 아이들과 청년들 걱정에 서울시 마을공동체위원회 위원장, 서울시 ‘대청마루(범사회적 대화기구)’의 대표를 맡아 관...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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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일등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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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대학교 인문사회계연구과 사회학 박사. 지은 책으로 『노오력의 배신』(공저), 옮긴 책으로 『워킹 푸어』 『여성 혐오를 혐오한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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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 http://hepokiki.blogspot.com/
엄기호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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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운동이 한창이던 시절에 태어나 가난한 나라를 일으켜 세우는 과학자가 되는 것 말고 다른 꿈을 꿔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과에서 문과로 ‘개종’한 후 사회학과에 들어가 문화연구를 공부했다. 유학을 준비하다가 “떠나라”는 명령을 듣고 한동안 국제단체에서 일하며 전 세계를 돌아다녔다. 그때 자본의 전 지구화에 의해 소외받은 이들의 고통을 목격하며 이를 인권의 언어로 증언하는 일에 몰두했다. 말하지 못하는 이들의 말을 듣고 기록하고 나누며 사회를 구축하는 역량에 대한 방법론으로서의 페다고지에 관심이 많다. 《단속사회》, 《교사도 학...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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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민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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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한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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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사회성은 부족했지만 사회에 불만은 많아 연세대 사회학과에 진학했고, 졸업 후 대기업에 입사했다가 2년 만에 퇴사했다. 동 대학 대학원에서 문화학을 전공하며 뮤지컬, 드라마 음악을 작·편곡하는 프리랜서로 살던 중, 고립 상태의 청소년을 음악으로 돕는 사회적기업 '유유자적살롱'에 공동대표로 합류하여 5년간 70여 명의 청소년들을 '집밖으로 모으는' 일을 했다. 현재 하자센터(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에서 기획부장을 맡고 있다. 다양한 '무중력' 상태의 사람들을 만나며 '개인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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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롱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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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에 태어나 대학/원에서 사회학, 젠더 연구, 문화 연구를 공부했다. ‘청년’으로 묶이는 자신의 동세대 집단과 관련된 주제들을 주로 연구했고 노동, 일터, 행위자성 등의 키워드에 관심을 둔다. 쓴 글로는 《사표의 이유》(2015), 《노오력의 배신》(공저, 2016), 〈‘영원한 미생未生’만을 위한 노동 공간: 30~40대 직장인의 노동 서사를 통해 본 신자유주의 노동의 성격〉(2014), 〈24시간 사회의 이면: 야간 파트타임 노동자를 중심으로〉(공저, 2012)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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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센터 창의허브팀 팀장. ‘비진학 청소년 실태조사연구’ 연구원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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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희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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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구자 겸 작가.
대학에서 신문방송과 사회학을 공부하고, 대학원에서 문화연구와 여성학을 공부했다. 주로 청년, 여성, 노동, 빈곤, 소수자 등에 관심이 많다. 대표 저서로 『우리는 왜 공부할수록 가난해지는가』(2016)가 있고, 이 책으로 제57회 한국출판문화상을 수상했다. 공저로 『노오력의 배신』(2016), 『무엇이 우리를 인간이게 하는가』(2018) 등이 있다.
2016년 12월부터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에서 일했고, 2018년 12월 청년 퇴사 연구 프로젝트 '퇴사, 일터를 떠나는 청년들'을 마지막으로 퇴사했다. 현...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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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석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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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순환협동조합 대안대학 사무국장. ‘비진학 청소년 실태조사연구’ 연구원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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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호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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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노이대 어바나 샴페인 캠퍼스 인류학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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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노오력, 노답, OO충, 헬조선·탈조선
지금 한국 사회를 달구는 키워드 너머를 상상한다!
선거철이면 으레 청년비례대표가 거론되고, 최저 시급·학자금 대출·취업 대책 들이 줄지어 여론의 도마에 오른다. 그런데 정작 그 안에서 청년의 목소리는 찾아보기 힘들고, 모든 것을 포기하는 나약한 세대(N포 세대), 이유 없이 과격해지는 젊은이들(‘일베’)의 모습만 가득 나열된다.
청년문제에 대한 현안 분석을 넘어 한국 사회의 미래를 진단하고 진행 중인 유효한 대안을 찾기 위해 문화학자인 조한혜정과 엄기호가 젊은 연구자들과 뭉쳤다. ‘금수저·흙수저’ 계급론, ‘헬조선’ 담론이 성행하기 전부터 조짐을 읽어온 이들은 지난 1년간 청년 연구자들 간의 집중토론, 20~30대 청년 심층 인터뷰, ‘헬조선 포럼’을 비롯한 비공개 세미나를 진행하며 청년 당사자의 목소리를 듣는 데 전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물인 이 책 『노오력의 배신』은 그들을 가장 깊이 이해하는 청년 연구자들이 ‘현실’에서 찾은 대안을 폭넓게 담고 있다. 조용하게 지내는 것만 같던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내 시행하고 있는 ‘청년 자치/협치 특구’, 지방자치단체가 시행과정의 어려움을 뚫고 이제야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청년 시민/국민 배당제도’ 같은 것들이다. 그 외에도 사회·문화학자의 상상력으로 여러 나라의 사례를 국내 실정에 맞게 재조합한 제안들을 확인할 수 있다. ‘총체적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한국 사회를 ‘해방적 파국’으로 전환해내기 위한 이들의 노력은 붕괴하는 한국 사회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노오력’해도 NO답,
‘조용한 분노’가 들끓는다
한국의 근대에서 ‘하면 된다’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부모 세대의 삶 그 자체였다. 그들은 사회와 구조의 문제마저도 개인의 노력으로 끌어안고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그런데 오늘날 ‘하면 된다’라는 노력의 신화는 유통기한을 넘긴 듯하다. ‘할 수 있다’는 자기계발의 시대를 지나 이제는 ‘해야 한다’는 ‘노오력’의 질서가 지배하고 있다. 조한혜정·엄기호 연구팀은 압축적 근대를 경험한 한국 사회가 발전 속도만큼 빠르게 붕괴되고 있는 현실의 원인을 찾기 위해 ‘노오력’을 대표 키워드로 잡았다. 한국 사회의 모든 문제를 ‘헬조선’이라는 단어 하나가 흡수한 상태에서, 그보다 더 빈번하게 인터넷에서 회자되는 단어인 ‘노오력’을 들여다보는 게 현실을 파악하는 지름길이라고 판단해서이다(「‘노오력’이 삶을 보호할 수 있을까?」 참조). 즉 ‘노오력’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청년들의 마음에 ‘헬조선’에 대한 분노가 생겨났다고 보기 때문이다.
‘노오력’을 통해 청년들이 얻고자 하는 것은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다. 직장, 가정, 관계 등 사회의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당연한 것들이다. 그런데 그것이 ‘하면 될’ 줄 알았는데, 노력에 노력을 거듭해도 겨우 닿을까 말까 한 것들이 되어버렸다. 누구나 알고 있는 이 상황에 대해 기성세대들은 왜 분노하지 않느냐, 왜 연애·결혼·출산을 그렇게 쉽게 포기하느냐며 나무란다. 그런데 2015년 청년 담론을 지배한 키워드가 ‘헬조선’ ‘금수저·흙수저’ ‘노답’ 등이라는 점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조한혜정 교수는 “헬조선 담론은 한국의 청년들이 만들어낸 실천적, 이론적 움직임”이라고 말하며, 그들이 선택한 방법에 주목한다. “OECD 가입국 중에서 노동시간이 가장 길고 수면 시간이 가장 짧은 나라, 아무리 노력을 해도 답이 없는 나라, 자살률이 가장 높고 출산율은 가장 낮은 나라에서, 나라를 떠나거나 아니면 남아서 ‘벌레’가 되는 선택만 있다고 느끼는 청년들이 본격적으로 말하기 시작한 것”으로 바라본다.
저자들은 이 책에서 청년들이 조용하고 무기력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들의 뜨거운 목소리를 직접 전하는 방식으로 분명하게 밝힌다. 과거처럼 깃발을 들고 거리에 나오지는 않지만 누구보다 깊이 그리고 정확하게 현실을 파악하고 있으며, 서로를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실험을 계속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례로 ‘노답 사회’라는 말은 적당한 해법으로는 한국 사회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며, 한국 정치와 기성세대 및 조직은 문제 해결 능력도 의사도 없음을 간파한 단어이며(「사회로부터 멀어지는 청년들」 참조), 이런 상황에서도 청년들은 해방구이자 놀이터, 일터, 삶터가 되는 공간들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본문 211~214면 참조). 거대한 물밑에서 다른 어느 때보다, 다른 어떤 사회보다 더 과격하게 부글부글 끓고 있는 청년들의 마음을 확인하고자 한다면, 그리고 그 바탕 위에서 새로운 대안을 찾고자 한다면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을 떠나기로 한 청년,
청년 사회·문화학자를 만나다
청년들의 언어를 이해하기 위해 연구팀은 그들 속으로 파고드는 과감한 방법을 선택했다. 3포니 5포니 N포니 하는 수많은 포기 속에서 결국 사회를 포기하게 된 청년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자 한 것이다. 일찌감치 한국에 대한 기대를 접고 용접공이 되어 호주로 ‘탈조선’을 준비하고 있는 청년(「왜 한국을 버릴 결심을 했을까」 참조), 이미 일본으로 ‘탈조선’을 한 연구자(나일등 「헬조선 밖에서 헬조선 바라보기」 참조), 한국의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고 글로벌 한국 이미지를 강화하겠다는 정부 정책에 따라 싱가포르로 해외 취업을 떠난 청년들의 이야기(이규호 「탈조선하거나 대한민국을 텅텅 비우거나」 참조)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 외에도 한국의 부조리한 노동 현실과 싸우고 있는 청년에서부터 학교가 얼마나 ‘노답’인지를 뼈저리게 경험하고 있는 특성화고등학교의 학생에 이르기까지 청년들의 이야기를 듣고 토론하면서 쌓은 결과물이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겼다.
청년에게 말을 걸기 위해 초대한 사람들도 청년문제를 겪고 있는 청년 연구자들이었다. 이 책의 필자들이 대표적이다. 최은주·이충한·양기민·강정석은 각각 ‘노오력’ ‘노답 사회’ ‘OO충(벌레)’ ‘헬조선·탈조선’을 키워드로 잡고 한국 사회를 날카롭게 분석한다. 청년부채를 연구하는 천주희는 ‘노오력’의 비용을 확인하기 위해 청년실업자를 직접 인터뷰했으며(「‘노오력’의 비용」 참조), 이영롱은 끝없이 취업·이직을 준비하며 자기계발에 몰두할 수밖에 없는 민호(가명)를 만났다(「민호 씨의 3년 후」 참조). 나일등은 ‘탈조선’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며, 이규호는 해외 취업 청년들의 실태를 면밀하게 분석해 그 실상을 전해준다. 그뿐만 아니라 ‘잉여’ ‘일베’ 등을 연구해온 청년 연구자들을 초대하고, 때로 우리와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일본의 청년단체 활동가들을 찾아가 만나는 등 대상자와 연구자 모두 청년문제를 직접 몸으로 겪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찾은 결론은 분명하다. 청년문제를 청년만의 문제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앞으로 한국 사회의 기본 설계에 대한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망가졌음을 ‘헬조선’이라는 극단적인 단어로 표현해내는 청년들에게 다시 사회를 고민하게 하자면, 당연히 그들의 이야기를 귀 담아 듣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간 “국가와 사회가 어디로 가야 할지에 대한 질문은 접어둔 채, 경제성장을 위해 무성찰적으로 질주”해왔음을 인정하고, 그 결과로서 오늘날의 청년문제가 비롯되었음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의미이다.
그럼에도 사회는 계속된다
헬조선은 끝나야 한다
연구팀을 이끈 조한혜정은 총체적 파국을 인지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오히려 이 상황을 해방적 파국으로 맞아들일 학습을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한다(「이 지옥을 사라지게 할 마술」 참조). 우선 청년들이 패닉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삶을 꾸려갈 수 있는 시간과 자원, 그리고 자치적 삶의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이를 위해 ‘청년 시민/국민 배당제도’와 ‘청년 자치/협치 특구’를 마련할 것을 제안한다. 일례로 2015년부터 이재명 성남 시장과 경제학자 강남훈 교수팀이 시범적으로 시행하는 청년 배당제도는 단순한 노동정의나 재분배의 차원을 넘어, 사회를 헬조선으로 인식하는 청년들이 사회적 해법에 대해 신뢰를 가지게 하는 첫걸음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사회가 미래를 상상한다면 청년들은 충분히 이에 호응할 것이라는 청년에 대한 신뢰가 바탕에 깔려 있다. 이러한 신뢰는 지자체의 실험만이 아니라 자생적 청년 동네가 생겨나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동사(우리동네 사람들)’가 대표적이다. 이곳의 청년들은 협동조합 방식으로 구입한 집을 공유하고, 주거 걱정 없이 각자 일을 하면서 어우러져 지내고 있다. 사회는 청년들의 실험을 받아들여 청년 자치/협치 특구를 만드는 방법을 고민해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곧 청년이 될 청소년들을 위해 ‘전환학년제’와 ‘갭이어(gap year) 제도’를 제대로 시행해보자고 주장한다. 전환학년제는 경쟁교육의 폐해를 절감한 아일랜드에서 시행해 큰 효과를 본 모델이다. 정부가 이를 본떠 시행하는 ‘자유학기제’는 입시 경쟁을 감안해 중학교 2학년 한 학기만 실시하고 있는데, 서울시 교육청에서 시범 시행하는 ‘오디세이’처럼 입시경쟁에서 벗어난 고1 학생에게 학교 밖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과 같은 완전한 전환학년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갭이어 제도는 좀더 적극적인 방법이다. 스무 살이 되는 청년 모두가 여행을 떠나게 해, 자신과 사회의 미래를 구상해보게 하자는 취지이다.
지금 한국의 대다수 청년들은 ‘노오력의 배신’을 경험하고 패닉에 빠져 있다. 그들은 노력과 노오력이 다르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노력이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목표를 달성하려는 개인의 의지라면, 노오력은 도달하기 힘든 목표를 초과달성하기 위해 합법과 탈법의 경계를 넘나들며 가용 자원 이상의 것들을 쏟아부으라는 사회의 요구이다. 게다가 사회는 개인을 책임지지 않고 오히려 모든 잘못을 개인의 자질과 태도, 나아가서는 ‘윤리’의 문제로 환원시키며 개인을 몰아붙이고 있다. ‘노오력’은 바로 그 사회의 채찍질인 셈이다(본문 12~18면 참조). 조한혜정·엄기호 연구팀은 『노오력의 배신』을 통해 국가와 가족만 있던 한국에서 이제는 사회를 고민해보자고 진지하게 제안한다. 우리 사회를 어떻게 바꿔가야 할지에 대해 머리를 맞대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자고 손을 내민다. “모든 것이 무너지는 듯한 지금” 둘러앉아 하는 이야기 자체가 이 지옥을 사라지게 할 마술을 부리리라는 것이다. “요즘 애들 왜 이래?”라고 한번쯤 생각해본 이들이라면, “기성세대는 안 돼”라고 한번쯤 생각해본 이들이라면 서로의 목소리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 사회의 현재를 제대로 인식하고, 미래의 향방을 가늠하는 소중한 참고도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접기
북플 book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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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문제는 현재 우리 사회의 실태를 보여주는 주요 사례. ‘헬조선’으로 대표되는 용어가 이 상황을 대표한다. 이 책은 이러한 상황을 여러 각도에서 심도 있게 전달하고 있다. 그 부분은 상당히 동감. 하지만 상대적으로 대안이 부재한다. 그래서 어찌하자는 것인가.
라훌라 2019-02-18 공감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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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을 배신한 나라, 그러나 살아가야 할 나라 새창으로 보기
'배신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럴 줄은 몰랐다는 말을 절로 하는 시대다.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막막하다는 심정이 들 정도의 시대다.
대통령 퇴진을 외치며 전국에서 거의 200만의 사람들이 모여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배신의 정치. 국민을 배신하고 특정한 몇몇 개인에게만 이익이 돌아가게 한 그런 배신.
눈 뜨고 코 베인 식으로 국민들은 엄청난 배신감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데, 이런 배신이 예전부터 우리 사회에 있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그것은 바로 청년들에 대한 배신이다. 기성세대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기성세대는 다음에 올 세대들이 제대로 성장하게 해야 하고, 청년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적어도 청년들이 생존의 위협없이 교육을 받으며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게 할 의무가 기성세대에게 있다. 그리고 청년들은 당연히 기성세대들이 그런 환경을 만들었으리라 생각을 한다. 그것이 인류가 생존해나갈 기본적인 조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미래 세대에 투자를 하지 않고, 그들이 제대로 자라게 하지 않은 종족은 계속 유지가 될 수 없음을 역사가 증명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는? 이런 질문을 하면 긍정적인 대답을 하기 힘들다. 지금 청년들이 얼마나 힘들어 하는지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을 받는 순간부터 이들은 무한경쟁체제에 들어서고, 승자독식을 경험하며, 협동보다는 경쟁을 먼저 몸으로 익히게 된다. 그러나 교육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학에 들어선 순간 대다수의 청년들은 자아실현이 아니라 빚더미에 올라 앉아야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여기서 요즘 유행하는 '금수저, 흙수저'란 말이 나오는데, 돈 좀 있는 집 자식들은 학비 걱정없이 공부할 수 있지만, 돈이 없는 집 자식들은 학비를 충당하느라 대출을 받고,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공부할 시간을 내기도 힘들어진다.
게다가 엄청나게 비싼 학비로 인해 빚은 점점 더 늘어나게 되고, 이들이 기껏 대학을 마치고도 제대로 된 직장을 잡을 가능성은 낮다. 학점이 경제력에 비례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무한경쟁을 실현하는 직장에서는 정규직이란 극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국적 노동현실은 사람을 기계처럼 일하게 만든다. 몇 년 일하다보면 자신의 몸과 정신이 소진되어 버렸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청년들이 셀 수 없이 많게 된다. 삶은 없고 오로지 처절한 생존만이 남아 있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연애, 결혼, 출산은 남의 이야기가 된다. 삼포세대란 말이 자연스레 나온다. 삼포만이 아니다. 오포, 칠포에 이어 아예 N포 세대란 말까지 나온다.
평생을 생존을 위해서 이렇게 살아가느니 차라리 외국으로 나가자는, 이런 '헬조선'을 벗어나는 '탈조선'을 하자는 청년들이 나온다. 그러나 '탈조선'을 한 그들 역시 생존의 굴레를 벗어나기 힘들다. 다른 나라도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여유가 있어야 한다. 즉 '탈조선'에서도 '금수저, 흙수저'의 처지가 극명하게 갈리는 것이다.
이건 배신이다. 청년에 대한 배신. 우리 미래에 대한 배신. 이런 사회에 청년들이 어떻게 자신의 미래를 걸 수 있겠는가. 그러니 그들은 자의에 의해서든 타의에 의해서든 사회에서 떨어져 나가게 된다. 그런 청년들이 너무도 많은 현실, 그게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이다.
이 책에서 그런 청년들의 모습을 너무도 많이 만나볼 수 있다. 암담한 청년들의 삶을 볼 수 있다. 더불어 청년들에게 어떤 희망도 주지 못하는 우리 사회도 볼 수 있고.
이건 청년들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그들이 능력이 없어서도 아니고, 노력을 하지 않아서도 아니다. 그들은 정말로 치열하게 노력하고 있다. 몸을 상하게 하면서까지 노력을 한다. 그래도 이 사회에 적응하려고.
하지만 이런 청년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네 노력이 아직도 부족하다거나, 너는 능력이 없다는 조소와 냉대 뿐이다. 정말 '헬조선'이다. 지옥이다. 배신만이 난무하는 사회다.
배신의 시대임을 온몸으로 느끼는 세대들이 바로 청년세대들 아닌가. 이들이 쓰는 말 중에 그 많은 '벌레들(䖝)'은 이런 시대를 언어로써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렇게 청년들의 암담한 현실만을 이야기하면 다가 아니다. 그러면 안된다. 이렇게 현실을 적시하는 것은 현실을 바로 인식하게 함이다. 현실을 바로 인식하고 현실을 바꿔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청년들만이 아니라 함께 사회를 바꿔가야 배신의 사회에서 신뢰의 사회로, 경쟁의 사회에서 협동의 사회로, '헬조선'에서 '헤븐조선 또는 헤븐 마을'로 바꿔야 한다. (영어와 우리말이 붙은 용어가 만들어졌는데... 사회에서 쓰는 말이니 그대로 쓴다. 지옥조선, 천국조선, 천국마을이라는 말을 쓰지 않으니...)
어떻게? 이 책의 말미에 몇 가지 방안이 나와 있다. 이미 시작하고 있는 청년들, 기성세대들도 있다. 이들이 하는 일을 단지 모르고 있었을 뿐이다. 한쪽에서 한탄하고 있을 때 한쪽에서 새로운 사회를 위한 발걸음을 내딛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 그런 방법들을 이 책에서 만나볼 수 있다.
간단히 몇 가지만 이야기하면 우선은 기본소득으로 통칭될 수 있는, '청년 국민/시민 배당제도'를 실시하자는 것이다. 전국민 기본소득이 당장 실현하기 힘들다면 우선 청년들에게만이라도 기본소득을 배당하자는 것이다. 이들이 이 소득으로 생존에 위협을 받지 않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현재를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성남시와 서울시에서 어느 정도 시도하고 있는데, 정작 이를 지원하고 지지해주어야 할 정부에서 반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이런 지자체의 정책이 실현될 수 있도록 청년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적극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힐 필요가 있다고 본다.
돈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돈은 기본일 뿐이다. 이것과 더불어 '자치/협치적 삶의 공간 만들기'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한다.
함께 삶... 그래서 '헤븐 마을 만들기'를 하자고 한다. 지옥이 아닌 천국. 환대를 경험할 수 있는 장소 만들기. 그렇게 살아가기.
이런 공동체 만들기를 위해 교육제도를 바꾸자고 한다. 교육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경쟁과 적대의 교육에서 협동과 환대의 교육으로, 진정한 인간적 만남을 이루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그 방편으로 '갭이어' 제도와 '전환학년제'를 소개하고 있다.
적어도 한 해 정도 자신을 돌아볼 또는 그냥 쉴 시간을 주자는 것이다. 여행을 해도 좋고, 그냥 쉬어도 좋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해도 좋고... 마음 놓고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시간을 주자는 것. 이와 비슷하게 운영되는 사례가 있지만 아직 전면적으로 실시는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제도들이 전면적으로 실시될 때 배신의 사회에서 믿음의 사회로, 그래서 절망의 지옥의 나라에서 희망의 천국의 나라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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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ye91 2016-12-02 공감(8)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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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니 국제시장을 보고 뭔가 캥기는 거다. 새창으로 보기 구매
헬조선, 탈조선을 꿈꾸는 젊은이들의 고뇌와 해결책을 제시한 모음글이다. 헬조선 탈조선을 겪는 젊은이들의 인터뷰와 사정이 잘 들어가 생생하다.
개인에게 학교에서의 무자비한 노력과 경쟁에서 살아남아 산업화의 전사가 되어 살아남는 산업화 시대, 그리고 외환위기 이후 자본에 종속되지만 아직은 자기 계발과 노오력으로 스펙을 쌓으면 살아남을 수 있다고 믿던 잉여시대, 이제는 그것을 지나 금수저 흙수저가 등장하고 나의 어떠한 노력도 이런 계급적 구조를 깨어낼수 없으며 일부 성공한 이들도 자본과 기업에 소모되고 어떤 안정성도 찾을 수 없어 절망하고 분노하는지금이 바로 헬조선 시대이다.
이런 헬조선은 자연히 탈조선시도로 이어지나 그 역시 쉽지 않으며 워킹 홀리데이니 이민, 해외 취업역시 꿈같은 일이다. 또한 책에서는 이런 젊은 청년의 불만이나 고민세력을 국가내부에서 해결해오지 않고 밖으로 빼내어 해결해온 국가에 대한 날선 비판도 놓치지 않는다.
마지막 장은 조한혜정 교수가 제시한 해결책이다. 크게 두가지로 청년기본수당과 청년이 만든 마을공동체이다. 양자 모두 궁지에 몰린 청년에게 숨트일 공간과 안정성을 제공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나 마을공동체에서는 협동조합등의 일자리로 가치있는 일에 종사할 것을 제시하는데 이부분이 흥미롭다. 미래의 경우 기술의 발전으로 일자리가 크게 줄어들기에 젊은이들에게 생산력있는 일자리를 억지로 만드는 것은 이미 시대 착오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청년수당과도 자연스레 연결되는데 자동화와 기계화로 진행된 생산성의 향상과 노동력의 불필요성으로 인한 비용절감은 사회에 환원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회가 이러하고 젊은이들은 비명을 지르는데 위정자들은 아직도 노력이 부족하다느니 고생을 안해봤다느니 이런 소리를 하고 있다. 이런 위정자들때문에 젊은이들이 국제시장같은 영화를 보고 어르신들의 노고에 감동하고 뭔가를 얻기 보다는 뒤끝이 구리고, 우리보고 저런 고생안해봤으니 더 고생해라 라는 것처럼 느껴져 무언가 캥기는 게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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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슈 2016-08-07 공감(5)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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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도 아니고 노오력 새창으로 보기
내 인생 자체를 많이 돌아보게 된다.
내가 노오력 하지 않고 고작 노력해서 지금 이런가 싶기도 하고.
회사 다닐 때 가끔 이상한 직장 상사가 있었다. 자기도 월급쟁이면서 회사가 잘되야 너도 잘된다 강조하고 회사의 주인 의식을 가지라고 하는 데, 그렇다고 튀는 아이디어나 튀는 행동은 절대 안된다. 내가 회사의 주인이라면 주인처럼 당당하게 말하고 행동할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때는 뭔가 이상하다 싶어도 자기계발에 온 나라가 미쳐 있었기에 뭐가 잘못 된 건지 몰랐다. 그 부분을 읽는 데, 갑자기 그 직장 상사가 번뜩 떠오르면서 "자기모순적인 메시지"에 딱 꽂혔다.
p73 인생이, 사회가 노답이라는 것은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알 수 없는 엉킨 실처럼 주위에 온통 틀린 답밖에 없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기업체는 '경력이 있으면서도 젊은 신입사원'을 원하고, 일터에서 업무를 잘하려면 '주인의식을 가지면서도 자기주장을 하지 않아야'한다. 이 사회는 '넌 뭐든지 할 수 있지만, 내 맘에 안 드는 건 하면 안 되고, 내 마음은 항상 변하니까 알아서 노오력해'라고 말하는 분열증적 직장상사처럼, 자기모순적인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많은 젊은이들의 얘기가 나오는데, 참 현실적이다. 부모의 빚으로 인한 생활고, 그래서 계속 제자리뛰기를 할 수 밖에 없는 사람도 있고, 해외 취업 하겠다고 나가보지만 실상은 그리 장밋빛만은 아니라는 거.
우리는 뭘 그리 열심히 살려고 아등바등인건지. 놀러가는 것도 도깨비 여행이라고 해서 밤에 출발해서 다음 다음날 새벽에 도착하는 그런 여행을 간다며 노는 것 마저도 시간의 효율성을 따진다는 대목. 내가 이렇게 시간 아껴서 뭐든 많이 한다고 말하고 싶었겠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런 시간도 필요한 법이다.
이 사회는 분명 문제가 있다. 학교의 폭력성과 폐쇄성은 말할 것도 없고, 직장 역시 암울하긴 마찬가지라 헬조선, 탈조선을 외쳐보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주변 사람들이 등을 돌릴지도 모른다.
p163 마을에 기대려면 내가 기대려는 마을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 주지도 않고 받기만 하는 떠돌이에게 십시일반을 만들어줄 이웃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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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여자 2017-08-07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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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개인의 노력이 아닌 사회 정책과 구조의 변화가 필요한 시기 새창으로 보기 구매
사회의 구조와 시스템은 그 시대를 살아가는 구성원들의 우선하는 가치와 사고방식을 그대로 반영한다. 그 구조와 시스템을 만드는 정책과 입법안들은 구성원들의 지지에 의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사회 구조를 만드는데 있어 최종 결정권자인 대통령과 그의 정책 입안자 팀의 구성원들도 국민의 지지에 의해 결정되며, 그렇게 뽑힌 국가의 수장은 지지자들의 염원과 바람을 절대 거역할 수 없다. 현재 대한민국의 국가 정책들은 인구통계학적으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베이비부머 세대들과 그 아래 세대들의 시대정신이 반영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기본적으로 청년을 사회에서 약자로 보는 나는 기성세대들의 청년들과 학생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그들을 위한 정책을 입안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믿는다. 한국 현대사에서의 산업화에 따른 개개인의 발전과 함께 세계 유일무이한 국가경제발전을 겪은 그들은 각자도생의 법칙을 종교처럼 믿는다. 개인의 노력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은 사회 정책을 체계적으로 만들어가고 약자를 보호해야 하는 국가의 의무를 희석시켰다. 대신에 국가가 개인의 노력의 최상의 결과물인 자수성가의 대표인 기업들에게 엄청난 특혜를 주는 것을 방조함으로서 대기업 중심의 성장 생태계를 만드는데 일조하였고 그것은 저성장 시대에 도전을 맞이했다. 정글과도 같은 이러한 승자독식 게임에서 약자인 현 시대 청년들은 패배의 쓴 맛을 너무나 크게 체감하고 있다. 기성세대가 가지고 있는, 그리고 그 세대의 자녀들에게 신화처럼 머릿속에 새겨진 시대정신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아래에서 얘기해보고자 한다.
책임지지 않는 어른들
사회의 기본구조에서 청년이란 직위는 하위 층, ‘약자’의 위치에 있다. 생애교육의 연장으로 대학 졸업이 인생의 기본 옵션으로 여겨지는 지금 청년은 경제적 약자이다. 입시위주의 교육현장은 다양한 교육 경험 제공의 부족으로 청년들로 하여금 조직생활 적응을 어렵게 하고 있다.
사회가 사회에서 상대적 약자인 이들 청년들을 다루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미국의 언어학자인 조지 레이코프는 인간에게 두 가지 부모님 모델이 있다고 말한다.
첫 번째 ‘엄격한 부모님’ 모델에서 부모란 자녀에게 정글인 세계에서 생존의 방식을 교육하는 존재이다. 바깥세상은 위험 그 자체, 즉 악이며 약자인 자녀가 그 곳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부모의 체벌, 잔소리, 훈육은 필수적이다. 자녀는 그것에 부모의 힘과 권위에 대한 존경을 기반으로 순종해야 한다. 이렇게 교육된 자녀는 악의 소굴에서 살아갈 수 있는 자생력을 가진다. 각 개개인이 이러한 자생력을 충분히 기르는 것이 사회 전체에 이익이 되며 사회가 원활하게 움직이게 되는 원동력이 된다. 자녀, 사회의 약자의 이러한 성장과정은 매우 도덕적인 것이며 이렇게 성장시킨 부모도 매우 도덕적인 인물이 된다.
두 번째 ‘자비로운 부모님’ 모델에서 중요한 것은 자녀에 대한 공감과 책임감이다. 부모의 역할은 사회적 약자인 자녀를 보호하고 자녀가 성장하여 사회에서 타인에게 공감하고 그들을 돕는 책임감을 가지게 하는 것이다.
한국 사회의 구성원들이 국가의 역할이나 개인의 책임감을 바라보는 시각은 조지 레이코프의 첫 번째 모델에 가깝다. 근대 자본주의 사회는 중세의 신분사회를 무너뜨리고 개인이 노력하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약속했다. 한국의 기성세대는 급격한 산업화를 통하여 개인의 노력이 어떠한 결과를 가지고 오는지 몸소 체험 하였다. ‘하면 된다’는 신화가 되었다. 이러한 기성세대들에게 사람의 성장에 관한 표준은 전쟁 모델이다. 치열하게 경쟁하며 강하게 커야 개인의 꿈을 이룰 수 있고 나아가 꿈을 이룬 개인들이 국가를 발전시킨다고 주장한다.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상위자인 사자로 되는 것을 훈련시킨다. 사회 현장은 전쟁터이기 때문에 살아남는 법을 배워야 하며 용감하고 희생적이어야 한다. 이러한 개인들이 모인 사회는 더 도덕적이고 공정하며 오래 살아남는다고 말한다. 돈 한 푼 없이 개인의 노력으로 가정을 일으켜 세우고 국가의 경제발전을 이룩한 기성세대는 이미 이 과정을 겪음으로서 도덕적이고 권위 있고 존경받아 마땅한 대상이다.
각자도생 해왔던 이들은 국가나 사회를 통한 문제점의 해결을 ‘불공정한 것’으로 취급한다. 사회적 해결을 스스로 살아남지 못하는 약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이라 여기며, 기본적으로 이에 대해 불편함을 느낀다. 소외 지역 복지나 소외 계층 복지를 위한 국가의 조치들에 대해 정글에서 모든 개개인이 노력해서 얻어야 하는 결과물을 약자라는 이름으로 쉽게 얻는다는 인식을 가지고 불편해 한다. 약자들이 살벌한 경쟁에서 면제되었으며 그것이야말로 ‘불공정’인 것이다.
경쟁 사회와 각자도생의 신화에서 문제점이 있다. 항상 성공한 강자보다 실패한 약자가 다수이며, 성공한 강자의 약자에 대한 행패들이 정당화 된다는 것이다. 강자들은 자신들의 행동을 약자를 강하게 만들어주는 약이라고 생각한다. 약자들은 강자들을 성공과 도덕적 아이콘으로 흠모하며 그들의 부도덕함을 개인의 능력 부족으로 치부한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피해자로서의 정체성은 구조와 제도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시민적’ 노력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청년유니온의 저서 레알청춘에서 비정규직 연구원 장주영 씨는 이렇게 말한다.
“연구소에서 짠 예산안의 연구 비용 항목에는 분명히 제 인건비가 책정되어 있지만 지급 여부는 교수님들마다 달라요, 교수님이 잘 챙겨주는 사람이면 돈을 지급해주는데 저 같은 경우는 그 돈이 날아간 거죠.”
“교수가 연구실에 있는 제자들을 개인 비서 부리듯이 대했다는 것이었다. 대학원에서 주관하는 사업이 있었는데 원래 조교에게 시켜야 할 일이었다. 그런데 학생들에게 시키면서 둔 한 푼 주지 않았다.”
이러한 현상은 이윤추구가 목적인 기업 조직에서 심각하게 드러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조사한 ‘2016년 신입사원 채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현재 한국의 신입사원 27.7%가 1년 내 퇴사한다. 1년 안에 퇴사한 직원이 있다는 응답이 전체 재직자의 68.6%에 달했고 그중 중소기업이 33.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보고서를 제 면전에 집어 던졌다"며 "집어 던지면서 '보고서를 이 따위로 해 XXXX야' 정확히 이렇게 얘기하더라" 신입사원들에게 퇴사를 고민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로는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회식, 경직된 조직문화, 이유 없는 야근과 끝없는 진로고민 등이 꼽혔다.
이러한 법에 저촉되는 그리고 노동에 대한 가치를 좋은 경험이라고 치부해 버리는 부도덕성이 그들이 가진 사고방식과 경쟁체제에 의해서 정당화 된다.
아시아 외환위기와 미국발 금융위기를 겪으며 저성장 경제로 빠져든 한국은 청년을 위한 일자리를 전혀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좁아진 문은 공정함마저 상실했다. 산업화 시절 ‘하면 된다’ 신화(?)에서 승리했던 주역들이 자녀에 대한 엄청난 교육비 투자로 엘리트들을 만들어 냈다. 좁은 문을 통과할 수 있는 능력은 개인의 노력이 아닌 부모 경제력에 의해서 키워지는 시대를 만들어낸 것이다. 자신들이 성장하던 시기에 외쳤던 슬로건을 스스로 부수는 모순적인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청년들의 미래에 대한 상실은 약자간의 혐오와 극단적 보호주의 적인 극우 성향의 청년들을 생산한다. 그들 중 많은 사람이 이 사회를 포기해 버린다. 타국으로 도피 혹은 자살 같은 극단적인 결정을 하는 청년이 많다. 한국은 현재 OECD 국가 중 두 번째로 높은 청년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최근 뉴스에 따르면 의사와 같은 사회적 지위가 높은 전문직을 공부하는 청년들도 험난하고 치열한 교육환경과 근무환경을 피해 주위 국가로 가는 실정이다. 이것은 심각한 ‘Brain Drain’ 현상을 낳는다. 국가의 미래가 더욱더 암담해 지는 것이다.
기성세대들은 이러한 사회적인 현상의 문제점을 구체적인 방안에서 찾기 보다는 여전히 개인의 노력 부족으로 귀결시킨다. ‘요즘 젊은이들은 의지가 부족해’, ‘저렇게 풍족하게 자라는데 불만이 많을까’, ‘예전만큼 노력을 안해’, ‘배가 불렀어’ 등등.
사고방식의 전환이 아닌 국가단위의 개입이 필요한 상황
현재 우리나라가 맞닥들이고 있는 문제점은 그 뿌리가 너무 깊고 병의 악화가 너무 오랫동안 진행되어 왔기 때문에 기성세대의 사고방식의 전환을 기다리고만 있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들과 경쟁체제를 지지하는 세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정책들을 강제 실현하여 경쟁체제가 아니더라도 사회 구성원 모두가 조금 더 행복하고 화합하여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알게 된다. 거꾸로 정책을 통하여 개인의 사고방식을 전화하는 것이다.
청년들도 사회의 경제적 주체이다. 성남시의 청년배당 정책은 사회적인 논란을 일으켰지만 지역 경제에 일조한 면이 있다.
반값 대학등록금은 저성장시대에 취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경제적 능력이 전혀 없는 청년들의 부담을 줄이고 돈을 쫓는 미래보다는 자아실현을 위한 미래를 서스름 없이 선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개인의 행복과 꿈의 실현은 당연히 국가에 플러스가 되는 요인이다. 서울 4년제 대학을 등록금 대출금과 함께 졸업하는 부채세대에게도 미래의 희망을 줄 수 있는 정책이 될 것이다.
현재 청년들이 겪고 있는 경쟁체제는 전혀 공정하지 않으며 개개인에게 가혹하다. 자기계발보다는 금수저·흙수저가 시대적 동의를 얻는 시기이다. 이러한 미래에 대한 칠흙같이 펼쳐진 어둠과 청소년 시기부터 경험해 온 패배주의를 안겨주는 경쟁체제에서는 개인의 의지가 발생되지 않는다. 희망이 없다. 사회적 개입이 절실한 때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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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곡무적주니어 2017-04-13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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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도덕적 사회 새창으로 보기
그런 조직이 더 도덕적이고 공정하며 오래 살아남는 다고 말한다. 무책임한 방식이다. 그냥 살아 돌아오면 써먹고 죽으면 할 수 없다. 기업에 들어간 사람들은 자신이 소모품처럼 쓰이다 버려질 거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일 '자리'의 문제가 아니라 일 '터'의 문화 자체가 사람을 양성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닌 것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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