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완치자의 고백 “퇴원후 더 괴로운 싸움합니다”
×××번 확진자
김지호씨의 고백
완치됐지만 회복되진 못했다
박돈규 기자
입력 2020.11.14 03:00
코로나 양성 판정 이후 겪인 일을 담은 책 '코로나에 걸려버렸다'를 펴낸 김지호씨.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 조건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국내 확진자가 3만명을 바라보는데 언론에 등장하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다들 불안하고 힘들 텐데 누가 앞에서 등불을 한두 개 켜주면 덜 위험할 거라고 생각해요. 이 책이 그런 불빛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면봉이 비강을 훑고 내려가 기도 어딘가에서 바이러스를 세상 밖으로 끌고 나오는 순간 우리는 이름을 잃어버린다. 대신 ‘×××번 확진자’로 불린다. 김지호(28)씨는 지난 5월 초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다. 격리 병동에서 50일 동안 치료를 받고 퇴원하며 이름을 되찾았다. 코로나 항체를 획득한 셈이다. 그러나 최근 펴낸 책 ‘코로나에 걸려버렸다’(더난출판)에 그는 썼다. 바이러스와의 고독한 싸움이 끝나자 세상과 싸워야 했다고.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격리 해제 후 출근을 준비하던 그에게 인사팀장은 말했다. “다들 코로나에 옮을까 봐 두려워하니 우선 재택근무를 3주 더 하는 게 좋겠어요.”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지호씨는 사람들에게 신뢰를 크게 잃었으니 밖에서 좀 더 자유롭게 일해보라’며 조심스레 사직을 종용했다. 김지호씨는 고민 끝에 지난 9월 회사를 떠났다.
책에는 그가 양성 판정을 받는 순간부터 투병을 거쳐 복귀 후 맞닥뜨린 현실이 담겨 있다. 코로나 확진자가 목격한 우리 사회의 민낯이다. ‘얼굴을 노출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지난 2일 서울 역삼동에서 이 청년을 만났다. 작지만 옹골차 보였다.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차별들, 그럼에도 합리화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면서 책을 쓰기로 결심했다”며 그가 지난 6개월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이 면봉이 비강을 훑고 내려가 기도 속 어딘가에서 바이러스를 세상 밖으로 끌고 나오는 순간 우리는 ‘×××번 확진자’로 탈바꿈한다. /더난출판
◇확진: 2020년 5월 10일
일요일 아침 8시였어요. 전화벨이 울려 받았더니 강남구 보건소였습니다. “선생님, 많이 놀라실 테지만 코로나 양성 판정이 나왔어요. 역학조사관이 곧 전화할 겁니다.” 목이 따가웠고 눈꺼풀로 열기가 느껴졌어요. 몸 어딘가가 짓눌리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그때 든 생각은 두 가지였어요. ‘아, 이럴 줄 았았다’와 ‘이제 앞으로 어쩌지?’. 황금연휴 직전에 같이 밥을 먹은 친구가 사흘 전 연락해 ‘내가 만난 친구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제게도 검사를 권유했거든요. 위험 대비 차원에서 회사에 상황을 알리고 재택근무를 하던 때였어요.
직장이 어떤 곳이냐고요? 자세히 밝히긴 어렵습니다. 직원이 40여 명인 IT 서비스 업체였어요. 영업을 뛰어 저희 서비스를 판매하는 일을 했어요. 저는 노력한 것은 이를 악물고 따내는 스타일이에요. 주어지는 운에 대해선 불평하지 않고요.
확진 소식을 알리자 전화가 빗발쳤어요. ‘어쩌다 걸렸어?’ ‘좀 조심하지 그랬어’ ‘확진자 번호는 나왔나요?’···. 답 없는 질문이 쏟아졌지요. 확진 사실이 공지되고 전 직원이 2주간 재택근무에 들어갔습니다. 코로나 검사도 두 차례 했대요. 항변하자면 저는 마스크 잘 쓰고 다니며 방역 수칙을 지켰어요. 억울한 피해자예요. 그런데 회사와 지역사회에 감염병을 옮기는 죄인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하루아침에 벌레가 된 카프카 소설 ‘변신’ 속 주인공처럼요.
역학조사관과 통화하면서도 영문을 알 수 없는 죄책감을 느꼈습니다. 주변에서 확진자가 어디를 다녔는지 확인하고 비난하는 소리를 많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내가 확진되면 저렇게 손가락질 받겠구나’ 생각했는데 현실로 닥친 거예요. 입원하던 날 집에서 짐을 챙겨 나올 때 누가 볼까 봐 모자를 푹 눌러쓰고 뛰어가던 제 모습이 아직도 선해요.
구급차는 저를 동대문 국립중앙의료원으로 데려갔어요. 락스 냄새가 코를 찔렀습니다. 인생 첫 CT 촬영을 했는데 의료진이 ‘기기에 절대 손을 대지 말라’고 여러 번 강조했어요. 음압병실로 갈 때는 방역 담당자가 내 발걸음을 따라오며 열심히 소독액을 뿌렸고요.
그는 넷플릭스로 격리 병동 생활의 무료함을 달랬다. 옆에는 병원식. 가장 재미있게 본 영상 콘텐츠는 '사브리나의 오싹한 모험'이라고. /더난출판
◇입원: 아이스팩 끼고 넷플릭스
날마다 혈압과 혈중 산소포화도, 체온을 측정했습니다. 38.5도. 간호사가 준 아이스팩을 겨드랑이에 끼우면 열이 좀 내렸어요. 근육통과 인후통도 있었지만 1에서 10까지 통증을 표시한다면 5~6 수준으로 앓았어요.
알고 보니 저한테 코로나를 전파한 친구는 ‘이태원 클럽발(發) 확산’과 관련돼 있었습니다. 회사가 돌려 돌려서 그만두라는 식으로 말하길래 사표 냈다고 하더라고요. 확진자를 향한 낙인찍기와 마녀사냥이 횡행했잖아요. 사회적 생매장을 보고 겁에 질려 역학조사에서 거짓말을 한 학원 강사도 있었고요. 남 일 같지 않았습니다. 나보다 앞서 감염된 1만명 넘는 ‘코로나 선배들’은 저 문책과 비난을 어떻게 견뎠을까. 그런 생각으로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병상에서 사투하는 코로나 환자는 일자리와 사회적 평판에 대한 두려움과도 싸우고 있어요. 우리가 아픈 이유는 잘잘못을 따질 성질이 아닙니다. 친구가 감염 사실을 모른 채 식사 자리에 나타났고 저도 운이 나빠 망할 바이러스에 걸렸을 뿐이에요. 확진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이 ‘블레임 게임’이 백신과 치료제가 나온다고 끝날까요? 또 다른 바이러스가 등장할 때마다 되풀이될 겁니다.
50일 동안 아무것도 안 하고 한자리에 있기는 평생 처음이었어요. 눈 뜨면 밥 먹고 넷플릭스 몰아 보다 밥 먹고 친구들에게 전화로 징징거리다 밥 먹고 잠 자고···. 영화 ‘캐스트 어웨이’의 윌슨(배구공), ‘올드보이’의 군만두를 생각하면서 기다렸습니다. 세면대에서 머리 감는 일이나 웅웅거리는 음압기 소음에도 익숙해졌지요. 우울하기만 하진 않았어요. 지루한 격리 생활을 넷플릭스가 위로해줬습니다. 입원 중 블로그에 투병기를 올렸고 댓글을 읽으며 울고 웃었어요. 나를 돌아볼 기회도 됐고요.
격리병동은 철저한 ‘1인 사회’예요. 앞방, 옆방에 누가 있는지 몰라요. 가장 먹고 싶었던 음식은 매운 떡볶이였어요. 가족이 그 소울 푸드를 넣어주곤 병실 창밖에서 손을 흔들었지요.
하루라도 빨리 탈출하고 싶었어요. 6월 29일. 퇴원(격리 해제) 소식을 듣고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습니다. 병원 앞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셨고 사회 복귀 첫 끼로 삼겹살을 먹었는데 그게 뭐라고 참 행복했습니다. 또 다른 싸움이 저를 기다리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격리병동의 간호사. 김지호씨는 의료진을 향해 "코로나가 종식될 때까지 조금만 더 버텨달라. 당신들이 없으면 이 나라 망한다"고 했다. /더난출판
◇퇴원: 더 괴로운 싸움
인사팀장에게 전화했더니 “사람들이 무서워하고 마땅한 정부 지침도 없으니 재택근무를 3주 더 하라”는 겁니다. 누가 두려워하는지 제가 물었어요. 회사 내 임산부들과 아이가 있는 분들이 대표적이래요. 심지어 제가 복귀하면 휴가를 가겠다는 분들도 있었어요. 또 몇 년간 함께 운동한 퍼스널 트레이너조차 “확진자의 운동 가능 여부는 경영진과 상의하고 연락하겠다”고 하는 겁니다. 스마트폰을 던져버렸어요.
그때 기분이요? ‘세상이 왜 이렇게 불합리한가’였어요. 백신도 치료제도 없으니 막연한 공포기 있다는 건 저도 이해해요. 자식 걱정하는 부모 마음도 알아요. 하지만 확진자도 대부분 아무 죄 없는 피해자잖아요. 인간은 모순적이라 자기 일이 아닌 한 그 무게와 고통을 가늠하지 못해요. 두렵다는 이유로 그 두려움을 정당화하고 불안을 떠넘기는 태도를 많이 봤어요. 코로나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경고가 아녜요. 인류의 인격에 보내는 경고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책 제목을 ‘코로나에 걸려버렸다’라고 붙였어요. 누구나 아차 하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영어로 하면 ‘I accidentally got COVID’, 우연히 일어난 사고(事故)예요. 입장 바꿔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병상에서 겪은 일과 그 경험이 가져다 준 생각을 써내려가다 보니 이전의 저와는 사뭇 달라진 느낌을 받았어요. 인생의 방향도 정해졌고요. 제가 다른 사람 챙기는 걸 좋아해요. 이번에 코로나 확진자가 되면서 ‘저 사람이 없으면 나도 없구나’라는 연대감이 제 삶 전반에 깔려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비슷한 상황에 처한 누군가가 읽는다면 공감하며 두려움을 떨쳐내길 바라며 글을 썼어요.
후유증이요? 나이나 면역력, 기저 질환에 따라 사람마다 다를 텐데 저는 전혀 없어요. 몸은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왔어요. 마음엔 후유증이 남았지요. 제가 마주한 현실은 잔혹했습니다. 퇴사 서류를 쓰러 간 회사 앞에서 동료들이 담배를 피우다 저와 눈이 마주치자 다들 마스크를 썼어요. 보이지 않는 칼로 찌르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부당 해고 아니냐고요? 문제 삼을 수도 있겠지요. 회사와 제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 선에서 이렇게 책과 인터뷰로 그들의 심기를 건드리고 싶어요.
코로나 항체가 있지만 일부 재감염 사례도 있으니 열심히 방역 수칙 지키며 살고 있습니다. 저는 사실 바이러스보다 사람들이 더 무서웠어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을 만난다면 말할 겁니다. 백신과 치료제가 없어도 돌봐줄 수 있는 환경, 완치돼 사회로 돌아갈 수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고. 또 복귀했을 때 사람들이 적어도 나를 밀쳐내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고. 그래야 완벽한 방역이라고.
퇴원할 때 받은 진료비 청구서. 총액 2547만원, 환자 부담 360만원. 건강보험의 위력을 느낄 수 있다. /더난출판
김지호씨는 '코로나에 걸려버렸다'로 얼굴을 가렸다. 비자발적인 퇴사 이후 현재 창업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코로나19#아무튼 주말
박돈규 기자
몸이 멀어지니 마음도…코로나에 인간관계도 뚝
코로나19 재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성인남녀 10명 중 4명은 지인들과 실제로 사이가 멀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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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 그러하듯 사회도 각자의 상황과 가치 우선순위에 따라 살 길을 찾아가는 것일 뿐 함부로 우열을 말하기 어렵다는 것이 코비드 사태의 교훈이긴 하지만, 한국도 미국도 서로 다른 방식으로 좀 심한 듯. (한국으로 치자면 하루 2-3만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것이 현재의 미국.) 서양인들의 '남 눈치 보지 않는' 사소한 언행들에서 타인에 대한 배려 부족의 향기를 느끼는 때가 평소 종종 있는데, 코로나를 계기로 그 성향이 극단적으로 표출된 형태가 마스크 거부. 타인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가능성' (높은 가능성이긴 하지만 자신이 가해자로 명확히 지목되지는 않을) 때문에 자기 삶의 질이나 편리를 희생하고 싶지 않다는 개인들을 어디까지 얼만큼 강제해야 적절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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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걸려버렸다 - 불안과 혐오의 경계, 50일간의 기록
김지호 (지은이)더난출판사2020-10-12
정가14,500원
전자책10,150원
기본정보
276쪽
책소개
코로나19에 감염된 저자가 병원에서 50일간 격리 치료를 받고 완치 후 사회에 복귀하는 과정을 담은 에세이로,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고서는 볼 수 없는 전염병 시대의 다양한 민낯을 ‘전지적 확진자 시점’으로 들여다본다.
저자는 코로나 검사부터 양성 판정, 보건소 담당자 및 역학조사관과의 통화, 입원, 고열과 인후통, 근육통의 증상까지 숨 막히게 돌아가는 50일간의 투병 생활을 사진과 글로 생생하게 기록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가족, 친구, 동료, 의료진에게 느낀 미안함과 고마움,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해 급변한 사회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19개의 글로 담았다.
목차
머리말: 선생님, 코로나 양성 판정 받으셨어요
1부 50일간의 입원 생활
코로나 양성 판정, 그럼에도 해야 할 일들
나는 죄인이 되었다
아이스팩과 해열제 한 알, 코로나에 대항하기 위한 모든 것
입원 중 반복되는 코로나 검사
코로나는 방심한 틈을 놓치지 않았다
가족들의 자가격리
완전히 변해버린 일상, 아니 빼앗겨버린 걸지도…
확진자 동기의 이야기
자가격리된 엄마에게 꽃을 보내드렸다
격리 입원하면 유급휴가 처리된다고요?
나를 버티게 하는 힘
병실을 옮겼다
2부 기다리던 퇴원, 그리고 일상으로의 복귀
50일간의 입원, 드디어 퇴원
진료비 총 2,500만 원, 내가 낸 돈은 0원
바이러스와의 싸움 뒤, 이제는 세상과 싸워야 했다
나 때문에 격리된 사람들과 그들의 배려
코로나19에 관한 궁금증
코로나 블루
후유증
맺음말: 우리를 버티게 하는 우리
접기
책속에서
첫문장
"안녕하세요? 강남구 역학조사관입니다. 김지호 씨, 맞죠?"
P. 35 구급차가 국립중앙의료원에 도착했다. 앞자리에 앉아 있던 의료진이 내려 주변의 다른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몇 마디 나누더니 내가 타고 있는 칸의 문을 열어주었다. 그러고는 차에 있던 내 짐들을 철제 카트 위에 올리고 대형 분무통에 든 액체를 잔뜩 뿌렸다. 곧 코를 찌르는 락스 냄새가 사방에 퍼졌다. (…) 그리고 도착한 316호. 1인실로 배정된 병실에는 창문과 연결된 내 몸만 한 기계 하나와 냉장고, 환자용 침대, 혈압 측정기, 옷장, 그리고 서랍장이 배치되어 있었다. 간호사는 병실 밖으로 나와서는 안 된다는 간단한 안내 사항 설명과 함께 갈아입으라며 환자복 한 벌과 수건 한 장을 주고 나갔다. 창밖으로는 작은 공원이 보였다. 창문은 열 수 없도록 나사로 고정되어 있었고, 에어컨은 사용할 수 없도록 비닐봉투로 싸여 있었다. 벽과 바닥을 보니 꽤 연로한 건물의 나이가 짐작되었다.
_ 〈코로나 양성 판정, 그럼에도 해야 할 일들〉 중에서 접기
P. 44 한숨을 내쉬고는 코워킹스페이스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담당자는 내 상태를 물었다. 괜찮다고 답하자, 역시나 질문이 쇄도했다.
“어디에 거주하시죠?”
“확진자 번호는 나왔나요?”
순간 멍해졌다. 어디에 거주하냐고? 확진자 번호? 그걸 묻는 의도가 뭐지? 마치 무슨 죄수번호를 묻는 것 같았다. 정신을 차리고 앞선 두 본부장과의 통화에서 알려드렸던 내용을 다시 설명해드렸다.
_ 〈나는 죄인이 되었다〉 중에서 접기
P. 85 확진자가 동선 추적을 마친 뒤 입원까지 마쳤다면 그에게는 ‘완치’가 어떤 것보다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병상 위에서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는 환자는 자신의 사회적 안위와 일자리, 사회적 평판에 대한 두려움에 떨고 있다. 병원 밖에서는 자신들을 불안하게 만든 것에 대한 마녀사냥과 손가락질이 자행되고 있다. 과연 나 같은 확진자가 힘든 시기를 지나 일상으로 복귀할 때, 걱정 없이 돌아갈 곳이 있을까?
_ 〈코로나는 방심한 틈을 놓치지 않았다〉 중에서 접기
P. 149 대신 아버지와 동생과 영상통화를 하면서 화면 너머로 서로의 생사를 확인했다. 그래도 병원까지 오셨으니 직접 내 눈으로 가족을 보고 싶었다. 아버지에게 “병동 뒤에 공원이 있을 텐데 거기 한번 가보세요”라고 했다. 그러고는 창가에 서서 아버지에게 혹시 병실 창문으로 서 있는 내가 보이는지 물었다. 아버지는 고개를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다가 나를 발견하고는 “아, 보인다, 보여!”라며 손을 크게 흔드셨다. 나도 덩달아 신나서 연신 손을 흔들어댔다. 영상통화로, 창문 너머로 서로의 얼굴을 확인하며 통화를 했다.
_ 〈나를 버티게 하는 힘〉 중에서 접기
P. 184 열에 시달리던 새벽 3시, 내가 수화기를 들어 열 때문에 힘들다고 호소할 때면 간호사 선생님들은 그 갑갑한 방호복을 힘겹게 입고 바이러스가 잔뜩 있는 병동으로 들어와 내 손에 약을 쥐어주셨다. 하루 세 번씩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뿐만 아니라 삼시 세끼 환자의 식사를 챙기고, 하루도 빼놓지 않고 병실 구석구석을 닦아내고, 병실을 점검하고, 화장실 청소까지 도맡아 하셨다.
_ 〈50일간의 입원, 드디어 퇴원〉 중에서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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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했는데도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를 피할 수 없었다. ‘내가 뭘 잘못한 걸까…?’ 치료를 받으면서도 주변에 미안한 마음이 사라지지 않는다. 50일간의 투병 후 완치됐지만 완치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차갑고, 복귀는 만만치 않다. 낙인과 거리두기에 우울해진다. 그럼에도 저자는 낙관적인 태도를 잃지 않았다. 어떤 힘든 상황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고 현실에 집중하면 마음을 지킬 수 있다는 심리 치료의 기본을 알려준다. 병원 생활과 지원 제도, 퇴원 후의 생활, 입원 물품리스트도 알려주는 세심한 디테일까지 ‘전지적 확진자 시점’에서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같은 책이다. 저자를 만난다면 토닥이며 말하고 싶다. “이건 당신의 잘못이 아니에요. 그리고 고마워요. 이 책을 써줘서….” - 하지현 (건국대학교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교수, 『대한민국 마음 보고서』 저자)
누구나 코로나에 걸린다. 하지만 사람들은 ‘걸린 이들’에게 추궁한다. 왜 방심했냐고, 왜 식당에서 밥을 먹었냐고…. 그러니 아픈 것도 서러운 사람이 결백을 주장하기에 바쁘다. 이 안타까움을 스물아홉 살의 확진자가 진솔하게 작성했다. 50일간의 투병 후 일상에 복귀하려는 그가 ‘3주간 재택근무’를 통보받았을 때의 절망감은 ‘K-방역’의 그늘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 책을 통해 주변의 확진자와 완치자에게 가장 위로가 되는 메시지를 보내고, 결코 해서는 안 될 행동과 말을 알게 될 것이다. 코로나 ‘극복’만을 전투적으로 메아리치는 시대에 바이러스와 가까워진 사람들을 어떤 시선으로 대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좋은 ‘방역지침서’ 같은 책이다. - 오찬호 (사회학자·작가,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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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일보 2020년 10월 16일자
저자 및 역자소개
김지호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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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완치자. 서울에서 태어나 초, 중,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나온 찐 서울 토박이.
면역력이 약해서 생긴 건강염려증 덕에 사스와 메르스에도 무탈했지만 코로나19는 그냥 넘기지 못했다. 코로나19로 생애 첫 입원 경험을 하게 됐고, 병원에서의 단조로운 일상을 기록하던 것이 책으로 완성됐다. 50일간의 격리 치료라는 대장정의 투병을 마치고 건강하게 사회에 복귀해 적응 중이다.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하고, 사람들로부터 큰 에너지를 받는 성격 탓에 코로나 시대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요즘은 코로나19 이전에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인간’에 대한 철학적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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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코로나에 걸려버렸다> … 총 2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회사를 그만뒀다. 그들은 나의 복귀를 두려워했다.”
완치됐지만 회복되지 않는 일상에 관하여
★★★★★
★사회학자 오찬호 추천
★정신과 전문의 하지현 추천
《코로나에 걸려버렸다》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저자가 병원에서 50일간 격리 치료를 받고 완치 후 사회에 복귀하는 과정을 담은 에세이로,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고서는 볼 수 없는 전염병 시대의 다양한 민낯을 ‘전지적 확진자 시점’으로 들여다본다. 저자는 코로나 검사부터 양성 판정, 보건소 담당자 및 역학조사관과의 통화, 입원, 고열과 인후통, 근육통의 증상까지 숨 막히게 돌아가는 50일간의 투병 생활을 사진과 글로 생생하게 기록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가족, 친구, 동료, 의료진에게 느낀 미안함과 고마움,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해 급변한 사회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19개의 글로 담았다.
우리는 코로나 확진자들의 완치 후 삶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을까? 저자는 완치 후에도 차별받고 배제된 경험을 통해 좀 더 성숙해져야 할 우리의 의식과 사회적 지원의 사각지대, 그리고 완치자들의 현실을 지적한다. 특히 과격하게 때론 거짓으로 두려움을 부추기고 여론을 편 가름으로써 사회가 삭막해지는 데 일조한 이들에게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다. 그럼에도 저자는 우리가 함께 이 위기를 극복하리라 낙관한다. 헌신적인 의료진으로부터, 위로와 응원을 아끼지 않은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묵묵히 배려해주는 주변인들로부터, 적극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이웃들로부터 연대의 희망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통한 전염병 정복에 그치지 않고 연대와 협력을 통해 가능한 한 모든 이들이 코로나 이전의 일상을 회복해야 이 위기가 종식될 것이라고 한다. 이 책을 통해 코로나19로 변해버린 주변을 좀 더 내밀하게 들여다보고, 어떻게 해야 우리가 함께 코로나 시대를 지혜롭게 공존해나갈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할 때이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이 바이러스와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을까?”
코로나 확진자의 투병과
완치 후 사회 복귀를 통해 들여다본 팬데믹 시대의 자화상
코로나19로 많은 이들의 삶이 달라졌다. 가장 큰 변화를 겪은 건 역시 당사자들이다. 확진자와 그들의 가족, 친구, 동료들 그리고 의료진까지. 그들의 삶은 코로나19 이후 어떻게 달라졌을까? 확진자들은 확진되는 순간부터 낙인이 찍힌다.
“확진자 번호 몇 번이에요?”, “어쩌다 걸렸어?”, “좀 조심하지 그랬어.”
심지어 바이러스와의 힘겨운 사투를 끝내고 완치 후 사회에 돌아와도 무섭다고, 부주의했다고, 이기적이었다고, 신뢰를 잃었다며 비난을 받는다. 완치자들은 교묘하게, 때론 적극적으로 사회에서 또 다시 격리된다. 그들은 여전히 확진자일 뿐이다. 지금 우리에게 시급한 건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을 통해 바이러스를 물리치는 일이지만, 보다 궁극적으로는 완치자들이 사회에 복귀하여 가능한 한 모두가 예전의 일상을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배제와 차별, 혐오 없이 어떻게 해야 우리가, 이 사회가 정말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두려움이 낳은 차별과 배제
또 다른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다
저자는 50일간의 투병 후 완치되어 퇴원했지만, 여전히 확진자의 삶을 살아야 했다. 완치 후에도 모두가 무서워하기 때문에 신뢰를 잃었다는 다소 객관적이지 않은 이유로 재택근무를 계속해야 했고, 결국은 회사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입원 동안 미뤄놓았던 헬스 PT도 방역이라는 이유로 2주 후에야 간신히 스케줄을 잡을 수 있었다. 모두가 머리로는 완치자에게 항체가 생겼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우리 안에 불신과 두려움을 키운다. 두려움이라는 또 다른 바이러스는 급속도로 퍼져 차별과 배제를 낳는다.
병에 걸리고 싶은 사람은 없다. 누구도 의도해서 감염된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완치자들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억울함을 설명하고, 납득시키고, 안심시켜야 한다. 게다가 방역지침에는 완치자들의 사회 복귀를 위한 가이드가 없다. 방역의 사각지대에 완치자들이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바이러스는 작은 틈도 허락하지 않고 예외 없이 누구에게나 전파된다. 누구든 코로나에 걸릴 수 있는 것이다. 이제 그들이, 아니 우리가 완치 후 안정적으로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제도와 배려가 필요하다.
연대와 협력으로 극복해야 할 때
희망은 바이러스의 강력한 백신이다
코로나 위기가 길어지고 있다. 먹고사는 어려움은 물론 코로나 블루라는 말이 나올 만큼 다들 조금씩 지쳐가고 있다. 저자도 입원한 동안 밥벌이에 대해 걱정했고, 퇴원 후에도 쉽지 않은 사회 복귀에 고민이 많았다. 그럼에도 저자는 우리가 이 위기를 반드시 극복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우리 사회가 느슨한 듯 긴밀하게 서로 연대하고 협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는 입원한 동안 코로나 양성과 음성의 경계 최전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의료진을 보며 희망의 기운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은 방호복에 마스크, 고글, 페이스실드까지 입었다 벗었다 하는 것만으로도 지칠 텐데 밤낮을 가리지 않고 환자들의 작은 어려움까지 도와주었다. 고열과 통증에 새벽까지 잠 못 이룰 때에도 환자들의 호소를 외면하지 않고 방호복을 입고 바이러스가 있는 병실로 와주었다. 그뿐만 아니라 식사 배급에서 병실, 화장실 청소 등 환자들의 환경까지 두루 살펴주어 저자와 수많은 확진자들이 완치에 매진할 수 있었다. 의료진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에는 코로나 위기를 서로 도우며 이겨내는 이들이 많다. 기초생활비를 받는 어려운 살림에도 대구의 코로나 위기를 돕고자 기부한 70대 노인, 자신의 아픔보다 공동체의 위기를 헤아려 병실을 양보해준 동산병원의 환자들, 자영업자들의 고통 분담을 위해 월세를 삭감해주는 건물주들까지 그들이 있어 우리는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협력과 연대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마스크를 꼼꼼히 쓰고 개인위생에 신경 쓰는 것에서부터 연대는 시작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고, 반드시 이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이길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와 함께한 50일간의 기록
이보다 아프고, 덥고, 치열하고, 처절할 수는 없다
저자는 그야말로 50일간 병실에 꼼짝없이 갇혀 있어야 했다. 집콕과는 거리가 먼 저자에게 좁은 병실에서의 50일은 그 자체만으로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게다가 초여름을 맞이한 커튼도, 에어컨도, 선풍기도, 샤워실도 없는 동남향의 병실은 고독한 수행자의 공간이었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환경에서도 긍정의 힘을 놓지 않았다. 고열과 근육통, 인후통의 증상이 어느 정도 회복되고 입원 생활에 적응하자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고 알차게 일상을 보냈다. 그래야 더위도, 바이러스의 공포도, 완치와 복귀에 대한 불안도 떨쳐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와이파이도 되지 않는 병실에서 테더링으로 넷플릭스를 완전 정복한 후 유튜브로 건너가 알고리즘의 노예가 되었다가 업무 관련 동영상을 보며 자기계발에도 매진했다. 퇴원 후 복귀를 위해 간간히 회사 일도 계속했고, 몸매 관리를 위해 과감히 침대에서 벗어나 요가매트 위에서 푸시업과 스쾃도 했다. 묵언 수행에 지쳐 대화가 필요할 땐 가족과 친구들에게 연락했다. 그러고도 무료해지자 코로나19 양성 판정 후 입원, 투병의 과정을 글과 사진으로 기록하기 시작했다. 이렇듯 저자는 전염병의 공포와 완치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특유의 밝은 기운으로 코로나바이러스를 극복했다. 저자의 이런 태도는 코로나로 인해 지치고, 힘든 우리들에게 큰 위로가 될 것이다.
코로나19 위기를 함께 버티는 우리들의 이야기
내가 당신이 될 수 있을 때 극복할 힘이 생긴다
《코로나에 걸려버렸다》에는 저자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고통받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전 지구적 위기인 탓에 세계 곳곳에 있는 저자의 친구들이 공감의 이야기를 전했다. 싱가포르의 친구는 락다운으로 집콕생활을 하는 탓에 저자가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부스스한 머리를 방치 중이었고, 미국의 친구는 저자와 비슷한 증상이 있었지만 검사비와 치료비가 걱정돼 자가격리를 하며 해열제로 간신히 버텨야 했다. 부산의 누나는 장기 출혈이 우려되는 질병에 걸린 남편과 생후 1년이 안 된 어린 자녀 때문에 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집 문을 열지 않기로 결심했다. 또한 저자의 동선에 걸려 2주간 자가격리를 한 헤어디자이너는 프리랜서인 탓에 당장 월세 걱정부터 해야 했다. 그밖에도 코로나 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 종사자 친구들과 마스크 대란을 온몸으로 경험한 약사까지, 주변 곳곳에 코로나로 인한 크고 작은 어려움을 버티고 있는 이들이 있다. 이 위기는 모두의 위기다. 내 위기가 당신의 위기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서로의 고통에 귀 기울여주고, 공감해줘야 한다. 그래야 힘들지만 조금씩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접기
코로나에 걸려버렸다 (일반인 확진자의 현실적인 코로나 생존기)
책사의이야기 2020-10-25조회수 (224)공감 (1)댓글 (0)
분포 9.3
생각할거리를 던져주는 가볍지만 아주 무거운 책. 험난한 작가의 병상 일기, 그리고 더 험난한 사회로의 복귀! 코로나 이면에 숨어 있는 감염자, 확진자, 격리해제, 완치자까지. 사람에 대한 생각을 고민해봤다! 구매
김문주 2020-10-22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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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걸려버렸다 새창으로 보기
코로나 19 양성 판정을 받는 순간, 내 심장은 미칠 듯이 뛰었다. 두려움과 공포를 달랠 정보의 파편을 뒤져봤지만 나를 안심시키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그저 '매우 아프다','후유증이 심각할 수 있다.','중년과 노년층은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치사율이 높다','사람간 접촉을 통해 감염된다' 등 바이러스에 대한 기본적인 이야기밖에 없었다. 국내외 온갖 뉴스를 찾아보고 , 국내 연구진의 논문도 찾아보고, 심지어 해외의 문헌도 읽어봤지만 아닉 이 바이러스를 정복하기에, 희망적인 뉴스를 전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것 같았다. (-11-)
실제 코로나 양성 확진 이후부터는 상기도 검사와 하기도 검사가 동시에 이루어진다. 면봉(스왑)을 이용하여 콧속과 입안에서 검체를 채취하는 검사를 상기도 검사, 가래침을 뱉어 실시하는 검사를 하기도 검사라고 한다. 입원 초기에는 주 2~3회 정도 꾸준히 진행했다. (-61-)
병원입구에서 발열체크를 마치고 손소독제로 구석구석 손을 소독하고 마스크를 꼼꼼히 쓰고 병실로 올라갔다. 병실 문앞에 서니 보이는 우리 할매,"할머니 ,누구 왔게요." 하고 말하니 "우리 강아지!"라고 똑똑히 말씀하시는 게 아닌가. 엄마도 놀라고, 함께 계시던 작은 이모도 놀라고, 옆 침대의 아주머니도 놀라셨다. (-126-)
"나오셨네요!"
현실과 그곳을 엄격하게 구분하는 문이 닫히고 간호사실로 발을 디딘 나에게 간ㅁ호사 선생님이 건넨 첫마디였다. 마치 나의 무사귀환을 다 알고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말이다. 이어서 퇴원에 필요한 안내를 해주셨다.변경된 기준이 적용되어 퇴원과 동시에 격리 해제로 행정절차가 진행되기 때문에 별도의 추가적인 자가격리 없이 일상생활로 복귀가 가능하고, 수업을 마치면 집으로 돌아가도 된다고 했다. (-184-)
2020년은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없이 설명이 안되는 해이다. 매일 아침 9시면 질병관리청의 소식을 기다리게 되고,어젯밤 자정까지 몇명의 확진자가 생겨났고,몇명이 자가격리에서 해제되었는지 알고 싶었다. 마치 세월호 사고가 일어날 때, 세월호 유가족의 마음처럼, 실종자들이 모두 시신이 인양되길 바라는 그 기분이 들었다.실질적인 자가격리자가 0이 될 때까지 기대리게 된다. 하지만 2020년 10월 25일 현재 여전히 1400명의 자가격리 확진자들이 있다.
이 책은 그동안 내가 궁금했던 것들을 풀어주고 있었다.그동안 페이스북,유투브에서 나왓던 코로나 확진자들의 정보들은 신뢰가 가지 않는 카더라가 대부분이었고,크게 와닿지가 않았다.하지만 이 책은 다르다.실제 누군가에 의해서 접촉이 되었고,코로나 바이러스 양성자가 된 저자는 처음 원망이 많았다.그건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고, 어딘가에 자가격리된다는 것이 원망스러웠다.하지만 현실을 받아들이게 된다. 양성인 경우 치료가 끝날 때까지, 음성인 경우 통상 14일간 자가격리 조치가 된다. 올해 초 , 내가 사는 지역 가까운 요양원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대거 나타났을 대,그 아찔한 순간이 주마등처럼 떠올랐으며,그들은 내 가까운 지역 적십자 병원에 자가격리 된 채 코로나 확진 치료를 받고 퇴원하게 되었다.저자의 경우 코로나 양성 반응이후 자가격리되었고,50여일이 지나 퇴원하게 된다.
돌이켜 보면 우리는 뜬소문들을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이고, 그 과정에서 많은 것들을 놓치고 있었다.이 책에서 느꼈던 것들도 마찬가지이다. 자가격리되면,그 과정에서 많은 것들을 잃어버리게 된다. 고소득 확진자의 경우 사회적 불이익을 받게 되며, 많은 것들을 상실하게 된다. 그건 저자도 마찬가지였다.코로나 확진자가 되어서 자가격리되었고,사회에 돌아가고 싶었지만, 직장에서 받아주지 않았다.혐오와 불편함, 불안감이 공존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재확인할 수 있다. 사회적인 배려와 온정,함께 연대해 나가야 하는 이유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기회였다.더 나아가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될 때 ,정부의 지원책, 사회적 불이익, 코로나 19 확진자의 심리상태까지 파악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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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도리 2020-10-25 공감(6)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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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진과 투병생활, 그리고 그 후의 이야기 새창으로 보기 구매
이 책은 코로나 확진 50일 간의 기록을 담은 에세이다. 내가 코로나에 걸렸다면 겪을 법한 일들을 현장감 있는 글로 풀어내서 몰입력이 상당했다. 저자의 투병 생활부터 완치 그 후의 이야기까지 사진과 함께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
특히,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완치 후의 일상에 대해 기술한 부분을 보고 참 씁쓸했다.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 '혹시라도 코로나에 걸리면 어떡하지?', '요즘 깜깜이 감염도 많은데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다가 옮는 건 아니겠지?'등에 대한 걱정만 한다. 단 한번도 확진 판정을 받고 완치된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생활하는 반경 내에서 확진자가 나왔다고 하면, 일부러 돌아서 간다거나 그 지역으로는 잘 가지 않게 되었다. 나도 모르게 누군지도 모를 확진 판정을 받은 그 사람들을 배제하고, 선을 긋는 행동을 했던 거 같다. 이 책을 읽고 이런 부분을 반성하게 되었고, 더욱 삭막해질 수 밖에 없는 사회가 참 씁쓸했다.
그럼에도 헌신적인 의료진들과 위로해주고 응원해주는 가족, 지인들의 이야기는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특히나, 의료진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부분은 마음이 뭉클하기도 했다. 그들도 누군가의 가족이고, 친구일텐데, 본인들도 바이러스가 가득한 병실에서 무섭고 힘들텐데 환자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 너무 감동적이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서로를 알아보기 위해 귀여운 표식을 남기는 부분도 이 책에서 소소한 재미 포인트다.
이 책을 읽고 우리가 잃어버린 일상에 대해, 완전히 변해버린 주변에 대해 좀 더 깊숙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누구든 코로나에 걸릴 수 있고, 바이러스 감염에 예외는 없다.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간호사 선생님의 급발진으로 훅 들어온 귀여움에 나는 두 손, 두 발을 들고 항복을 조용히 외쳤다. 이번 선생님은 동그란 갈색 귀 모양을 머리 좌우에 하나씩, 꼬리가 있어야 할 곳에 동그란 꼬리를 붙이고 들어오셨다. 이건 누가 봐도 강아지 같아 보여서 선생님께 “쌤은 강아지시죠?”라고 말하니 식스센스급 반전 대답이 돌아왔다.
“아뇨, 전 토끼인데요?”- P174
누군가는 희생을 하고 있었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우리가 관심을 갖지 않아도, 가장 낮은 곳에서 그렇게 애쓰고 있었다. 그들의 희생으로 바이러스에 힘없이 무너져 내려가고 바스러져가는 생명이 다시 일상을 얻었고, 살아갈 힘을 얻어 돌아왔다.- P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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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뚠뚠 2020-10-15 공감(3) 댓글(0)
코로나 확진자의 에세이 《코로나에 걸려버렸다》
잠깐이면 지나갈 줄 알았던 코로나 바이러스가 어느덧 1년이 가까워져가고 있다. 봄이 지나고, 여름이 지나고 어느새 가을을 지나고 있다. 사람들의 일상을 모조리 바꿔 놓은 이 코로나 환자가 다행히 내 주위에 없었지만 확진자들이 어떤 생활을 하는지 궁금했다. <코로나에 걸려버렸다>의 저자 김지호씨는 코로나에 걸린 친구의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어 유일하게 확진 판정을 받은 불운한 케이스였다.
저자는 이 글 초기에 본인이 면역력이 약함을 알기에 마스크를 철저하게 쓰고 개인 위생을 확실하게 행하여 왔음을 강조한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맞는 가족 식사에서까지 최대한 말을 줄이고 말을 하지 않을 때에는 마스크를 쓰면서 식사하였음을 말하며 이는 결코 자신의 잘못이 아님을 말한다.
하지만 주변에서 그의 확진 소식을 접한 후 들려오는 말은 모두 비슷했다.
"어쩌다가 그렇게 됐어?"
"그러게 더 조심하지 그랬어."
모두 그를 탓하는 듯한 주변의 반응에 그는 상처받아야 했고 직장에서도 죄인이 되어야했다. 자신에게 바이러스를 옮긴 친구에게 한 마디라도 쏘아주고 싶지만 친구가 직장에서 권고사직을 받았다는 말에 원망도 할 수 없었다. 무료한 일상, 언제 나갈지 모르는 병상에서의 일상이 지속되며 저자는 지루함과 두려움 속에서 버텨나가야했고 결국 50일이 지난 후에야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나는 그저 죄인이 되어가고 이었다.
아직 명확한 건 내가 피해자라는 사실 하나인데,
주변인들은 자신을 잠정적 피해자로 여기며 나를 가해자로 몰아가는 듯했다.
하지만 더 무서운 바이러스가 병원 내가 아닌 이 사회에 만연해 있음을 저자는 깨닫는다. 자신이 돌아오지 않기를 바라는 회사, 자신을 피하는 퍼스널 트레이너 등 자신을 바이러스 취급하는 듯한 사회의 모습 속에 저자는 또 한 번 좌절해야했다.
<코로나에 걸려버렸다>는 전문 작가가 아닌 치료를 받으면서 써 왔던 기록이기에 거친 표현들도 다소 보인다.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아마 저자의 심정을 표현해주기 위해 그 표현을 고치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나라에서 코로나 확진자에게 제공해주는 혜택을 확진자가 아닌 이상 우리는 이 혜택이 어떤 도움을 주는지 알지 못하는 부분들을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실수혜자로서 설명해준다. 내가 가장 궁금했던 병상에서의 생활 또한 자세히 기록해주어 많은 궁금중을 해소해준다.
저자 주위의 지인 중 갓난아기와 병으로 투병 중인 남편을 둔 지인의 이야기는 전염병 위험 속에서 아이와 남편을 지켜야 한다는 그 절박함이 느껴져 안타까웠다. 24개월 이하의 아이들의 경우 마스크를 착용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절대 문을 열지 않겠다는 그 지인의 마음은 같은 엄마로서 충분히 알고도 남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동생이 해 준 말이 떠올랐다. 조카가 다니는 초등학교 선생님이 확진자로 판정되며 조카도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했다. 다행히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동생이 들려주는 주변의 반응은 매우 씁쓸했다. 근처 학원의 웹사이트에서 "우리 학원은 XXX 학교 학생이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있어 논란이 되었다고 한다. 아이들 잘못도 아니고 확진자 선생님의 잘못도 아니건만 마치 몹쓸 존재로 표현하는 그 학원 홍보 문구는 바로 이 사회의 민낯을 보여주었다. 다행히 강한 항의를 받고 홍보글을 삭제했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상처를 주었다.
나는 코로나에 걸렸고, 이를 이겨내면서 항체가 생겼다. 하지만 코로나에 걸리지 않은 사람들은 두려움이라는 바이러스에 걸려 코로나에 걸린 이들이나 자신의 둘움을 자극하는 이들에게 돌을 던지고 칼을 휘두른다.
두렵다는 이유로...
전혀 새롭지 않은 사실은 부지불식간에 퍼지는 이 두려움이라는 바이러스에는 백신도 치료제도 없다는 것이다.
혐오 바이러스가 들끓고 있다. 저자는 이 혐오 바이러스가 두려움이라고 말한다. 근거 없는 기사들이 두려움을 양산하고 무조건적인 두려움에 확진자들을 비난한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장기화와 함께 혐오 바이러스 또한 장기화되고 있다. 이 사회를, 두려움을 이겨낼 백신은 무엇일까 저자는 곰곰히 생각한다. 하지만 결국 연대만이, 함께 견뎌내가는 것 이외에는 다른 수가 없음을 저자는 고백한다. 비록 저자 또한 직장에서 결국 나와야 했고 사람들이 그를 피했지만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건 그와 함께 해 준 사람들이었기에 견딜 수 있었다. 연대와 함께라는 마음이 없다면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이 나와도 이 사회는 결코 회복되지 못함을 이야기한다.
<코로나에 걸려버렸다>는 우리에게 코로나와 함께 혐오 바이러스도 치료해야 한다고 말한다. 코로나 백신은 우리가 만들 수 없지만 혐오 바이러스 백신은 가능하다. 우리가 마음만 더한다면 충분히 할 수 있다. 코로나 확진자였던 경험이 과감하게 드러나서 이 병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그리고 코로나 이후 이 사회가 함께 나아가는 사회가 되어야 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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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ah 2020-10-26 공감(2) 댓글(0)
확진자는 바이러스가 아니다.
우리는 코로나 확진자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설마 내가 걸리겠어? 클럽도 가지 않은 내가 코로나에 걸리겠어?
내가 얼마나 조심하는데 코로나에 걸려?
이런 질문들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작가님도 마찬가지였다.
원래부터 약한 면역력을 가졌기에 코로나가 창궐하기 전부터 소독제와 마스크를 구비했으며
평소에도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며 살았다.
그런데 친구와의 식사로 인해 코로나에 걸렸다. 그것도 자신과 그 친구만 걸렸다.
설마하던 일이 일어났으니 당황스러웠다. 그러나 그는 이성적으로 대답하기 바빴다.
주위에서는 "왜 코로나에 걸렸냐?", "그러게 조심 좀 하지!", "많이 아프냐?"에 대한 질문이
회사에서는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코워크 스페이스 회사가 변명을 요구한다." 등의 압박이
있었다.
자신도 코로나의 피해자이지만 코로나를 무서워하고 경계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잘 알기에 그는 최대한 이성적으로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작가님도 인간이다.
자신도 코로나의 피해자임에도 마치 바이러스인 양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이 불안감이 떠넘기기가 짜증이 나고 속상하고 분했다.
그렇다. 우리는 코로나 확진자를 인간이 아닌 바이러스 그 자체로 본다.
그들이 우리와 같이 일상을 보내다 설마 하던 일이 일어났을 줄은
얼마나 당황스럽고 무섭고 화가 나는지 이해하기 보다는
나에게 옮기면 어떻하지? 도대체 무슨 일을 했기에 걸렸데? 왜 내가 격리를 당해야 해?와
같은 불평, 불만, 당혹감, 분노를 확진자에게 돌리기 바쁠 것이다.
코로나 확진자도 사람이다. 그들도 일상을 뺏기고 신체적이든 정신적이든 힘들다.
그러나 우리는 코로나 확진자를 인간이기보다 바이러스로 본다.
완치가 된 이후에도 알 수 없는 불안감에 공포감에 배척하고 피한다.
그래서 작가님도 회사를 그만 둘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코로나로 인한 그림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매일 안부와 소식을 나누는 글로벌 친구들
맛있는 간식과 필요한 물품을 보내주는 친구들
격려해주며 사랑해주는 가족들 그리고
항상 같은 자리에서 두꺼운 방호복을 입고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을 하는 의료계 종사자 분들
코로나로 인해 물리적으로 단절되었을지 언정 정신적으로 이어짐을 느꼈다.
우리는 코로나 시대에 산다.
그 의미는 우리 또한 언제나 코로나 확진자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니 우리는 코로나 확진자를 인간으로 간주해야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확진자는 동일한 존재가 아니면
코로나 확진자 또한 코로나 바이러스의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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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007 2020-10-31 공감(2) 댓글(0)
소중한 기록, 이 책이 완벽한 과거형이 되는 날을 꿈꾸며
코로나에 걸린 한 사람이 50일 동안 겪은 일들이
진솔하고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는 책
언젠가 카뮈의 <페스트>를 읽으며
서서히 일상과 세상을 좀먹어가는 불안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심을 지키는 몇몇 사람들의 사투에
감동하던 순간이 떠올랐다.
코로나를 페스트에 비유할 수 있을까?
미국 대통령이 확진 판정을 받는 순간,
이 얇은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과태료를 내야 한다는 뉴스를 접한 순간,
공항에 다니는 남편이 백수가 되었다고
하소연하는 사촌동생의 말을 듣는 순간,
매 순간마다 코로나는 점점 존재감을 더해가고 있다.
마치 최전방에서는 흡사 전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여전히 월급을 받고 일을 하는 안온한 일상이
때로는 아이러니한 죄책감을 안겨주기도 한다.
이 책은 그런 나를 다독여주는 책이었다.
침착하게 확진 이후의 상황들을 짚어주고
상처가 컸을 마음보다도 자신 때문에 힘들었을
주위 사람들을 걱정하는 모습에서
괜찮다, 이 모든 것들이 다 지나간다는
희망을 얻었다.
읽는 데는 별로 시간이 걸리지 않았지만
마치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모든 이들의 침소에
문병을 다녀온 기분으로, 나 역시 그들과 다르지 않음을
확인하고 온 시간이었다.
이 책이 머나먼 과거형이 되어
언젠가 이런 순간이 있었지 하고 생각할 수 있었으면
또다시 찾아올 수 있는 위기에 조금 더
초국가적으로 긴밀한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확진자와 아닌 자를 나누는 경계를 허무는 데
일조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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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bach 2020-10-16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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