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17

알라딘:젊은 날의 깨달음 - 하버드에서의 출가 그 후 10년 혜민 (지은이)2012

알라딘: [전자책] 젊은 날의 깨달음

 젊은 날의 깨달음 - 하버드에서의 출가 그 후 10년  epub 
혜민 (지은이)클리어마인드2012-08-13 

종이책 페이지수 2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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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MBC 스페셜 [출가 그 후 10년]의 주인공 혜민스님의 에세이. 

스님은 학부 때 미국으로 건너가 버클리에서 공부하고 하버드에서 석사 공부를 하던 중 출가를 결심하여 2000년 해인사 행자 교육원에 들어가 계戒를 받았다. 이번 책은 스님이 계를 받고 난 후 지난 10년 동안 하버드, 프린스톤과 중국, 일본, 햄프셔 대학교등지에서의 삶을 소재로 쓴 에세이들의 모음집이다.

책 안에서 스님은 하버드대에 목메는 현 한국 교육 열풍을 미국의 교육자로써 꼬집는가 하면, 독일 종교학자 '막스뮐러'의 말을 인용해 하나의 종교밖에 모르면 사실 그 종교도 제대로 모르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종교 간의 벽을 허물고 서로 소통하고자 모범을 직접 보여 주신 법정 스님과 김수환 추기경님의 예를 우리 모두 본받자고 말한다.

또한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 공부를 하면서 익힌 외국어 공부 비법을 책 안에서 전수 하는가 하면, 승복을 입은 몸이지만 칼릴 지브란과 김춘수님을 추억하면서 그들이 말한 지고지순한 사랑에 대해 논한다. 뉴욕, 북경, 오사카, 티베트, 산티아고데 콤포스텔라 등을 배경으로 한 스님의 글들을 만날 수 있는 책.


목차
프롤로그

젊은 날의 깨달음
경복궁 영어/ 영어 공부와 도道
버클리에서 불법佛法을 만나다
하버드에서 울다/ 지인의 죽음
우리가 행복을 선택하기까지

사미승의 하루하루
장미와 소나무/ 칼이 가져다 준 교훈
우리 멧사발의 미美/ 어른들 장난감
명품만을 고집하는 학생들에게
끝이 좋은 인연

북경 유학
북경 최고의 자전거/ 중국어 공부
텅 빈 중국/ 한민족
화초와 금붕어/ 느끼는 대로 말해 보세요

미국 대학 강단에 서서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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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P. 10 프롤로그

중국 북경에 처음 간 터라 나는 주말이 되면 이곳저곳 관광하기에 바빴는데 존은 이상하게도 금요일만 되면 학교 기숙사에서 사라지는 것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내가 놀러 다니는 사이에 존은 주말이 되면 북경역에서 기차를 타고 마을 전체가 에이즈에 감염된 지역에 가서 고아가 된 아이들을 위해 몰래 봉사하고 돌... 더보기
P. 18 경복궁 영어

외국인들과의 교류 경험이 어느 정도 쌓이면서 내가 깨달은 것이 있었다. 처음 20분 정도의 대화 내용은 거의 비슷비슷하다는 점과 좀 더 심도 있는 교류를 나누는 데에는 단순히 영어 문장을 잘 듣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나라의 문화나 역사, 지리, 시사 문제를 잘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 더보기
P. 31 하버드에서 울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20대 초반까지만 해도 깨달음의 척도를 어떤 신비한 깨달음의 체험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를 가지고 분별하였다. 체험에서 나온 스님의 신비한 경험담이나 신통력은 있는지 없는지, 또 구도자 사이에서 얼마나 많이 알려져 있고 어떤 평가가 내려져 있는지 등이 주로 참고가 되었다. ... 더보기
P. 110, 114 미국 교육이 우수한 이유

미국 교육이 우수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공부가 학생들의 삶의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처럼 학교 성적만을 가지고 공부 잘하는 애와 못하는 애로 나누어 학생들에게 열등의식을 느끼게 하는 것이 아니고, 공부를 잘하면 잘하는 대로 못하면 못하는 대로 개개인이 가진 개성과 능력을 존중해 주는... 더보기
P. 119 법정 스님과 김수환 추기경님처럼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불현듯 우리나라의 법정 스님과 김수환 추기경님의 예가 떠올랐다. 두 분께서 종교는 다르지만 얼마나 서로에 대한 존경과 신뢰가 깊으셨는지, 또 종교 간의 벽을 허물고 서로 소통하고자 어떻게 직접 모범을 보이셨는지 등에 관해 학생들에게 이야기해 주었다. 또...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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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혜민 (지은이) 

따뜻한 소통법으로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전달하는 ‘동네 스님’. “혼자 힘들어하지 마세요”라는 취지로 여러 선생님과 함께 〈마음치유학교〉를 서울 인사동과 부산 센텀에 설립해, 치유와 성장, 영성을 밝히는 수업들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읽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책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과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을 썼으며, 이 두 권의 책은 각각 출간된 해 ‘최고의 베스트셀러’에 등극하며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의 글은 전 세계 35개국으로 판권이 수출됐으며 영국, 미국, 네덜란드, 독일, 브라... 더보기
최근작 : <혜민 스님 마음돌봄 세트 - 전3권>,<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 (큰글자책)>,<혜민 스님의 따뜻한 응원 (스프링)> … 총 21종 (모두보기)
SNS : //twitter.com/haeminsunim


출판사 제공 책소개

2000년 조계종 행자교육원에서 스님이 되기 위해 엄격한 수행을 시작한 행자들의 모습을 'MBC 스페셜'로 담아 '부처님오신 날' 특별 프로그램으로 방송했었다. 그로부터 10년 후 2009년에는 속세와 인연을 끊고 출가했던 그 스님들의 10년 후의 모습을 담은 '출가, 그 후 10년'을 다시 TV로 방송하게 된다. 혜민 스님은 '출가, 그 후 10년'의 주인공으로 100대 1일 넘는 경쟁을 뚫고 미美 동북부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햄프셔 대학교에서 정식 교수로 활동 중인 “미국 최초 한국인 스님 교수”이다.
스님은 학부 때 미국으로 건너가 버클리에서 공부하고 하버드에서 석사 공부를 하던 중 출가를 결심하여 2000년 해인사 행자 교육원에 들어가 계戒를 받았다. 이번 책은 스님이 계를 받고 난 후 지난 10년 동안 하버드, 프린스톤과 중국, 일본, 햄프셔 대학교등지에서의 삶을 소재로 쓴 에세이들의 모음집이다.

책 안에서 스님은 하버드대에 목메는 현 한국 교... 더보기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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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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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민스님 책을 워낙좋아하는 독자로서 넘 좋은 말씀 감동 깊게 읽고 있습니다  구매
sunh5682 2013-03-06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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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민스님의 글 정말 좋아해서 샀는데.. 기대됩니다.  구매
로키산맥 2013-07-12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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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도 전에...깨달음을 찾으러 떠나시는 분이 가져가셨습니다..-_ㅠ흑 빌려봐야하나;  구매
아즈라엘 2010-07-23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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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면서 꼭한번정도 읽어서면 참신고하고 알찬 책입니다  구매
푸른하늘사랑 2012-08-21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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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당일 받아서 자기전에 조금 보았어요 담담하고 차분한 글들이 마음에 다가와서 나머지 읽는 내내 좋은 경험이 될 거 같습니다^ ^*  구매
yaaonge 2013-01-23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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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모든 순간이 깨달음 
 
        불가에서는 인생을 제행무상諸行無常이라고 했다. 우주의 모든 만물은 늘 돌고 변하여 한 모양으로 머물러 있지 않는 상태를 뜻한다. 영원한 것은 없다는 말이다. 이 말이 불가의 진언을 떠나 우리의 인생을 조망하는 모습임은 분명하겠다. 하지만 우리는 문자에 새겨진 의미처럼 그러한 삶을 살지 못한다. 현실이든 이상이든 목표를 쫓아가기 마련이다. 그러다보니 이성이 흐트러지고 번뇌, 욕망, 집착, 탐욕, 증오, 불안 등 수 만 가지의 유혹에 노출되는 것이 다반사다.

        무엇보다 외부적 갈등을 부추기는 것은 변화에 대한 속도와의 관계다. 변하는 세상만큼 인간의 생각과 감정은 뒤처지는 것이 당연하다. 그 속도와의 간극에서 오는 괴리감으로 인해 우리는 돌이킬 수 없는 후회와 번민을 낳는다. 그러므로 사람은 완벽한 존재를 지향하나 불완전한 존재다. 불완전한 생각을 이겨내고 명료한 의식을 다 잡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현실이다. 암연처럼 막막함에 처할 때 우리는 간절한 도움을 갈구한다. 혜민스님의 이 잠언집은, 바로 이럴 때 의지가 되고 힘이 되는 책이다.

        우리는 아는 것과 행하는 것에 대해 착각하고 혼동하는 경향이 심하다. 이것은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차이에서 오는 혼동이다. 그러므로 사회관계 속에서 피어나는 모든 상호작용에 대해 철저히 주관적이고 이기적으로 대한다. 이러한 수용의 차이는 갈등을 빚는 원인이다. 또한 내부적 욕망이 더 큰 원인으로 작용해 심각한 불안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러한 차이는 관점과 인식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 더 크다. 혜민스님이 선교활동을 통해, 구도생활을 통해 얻은 깨달음의 진리를 한데로 포개고 엮으면 대승적 끌어안음의 오롯한 추출물이 빛을 발한다. 그것은 포용包容과 인정認定이다.

        이처럼 혜민스님의 잠언집은 쉽게 풀어 쓴 이야기의 행간 속에 깨달음의 이치가 숨어 있다. 아울러 혜민스님의 약력이 독특한 것도 관심이 가지만 불교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기독교의 나라 미국에서 교편을 잡고 수행을 행하는 스님의 행적이 매우 이례적이다. 드러난 외형이 개성 넘치고 뉴웨이브적인 사고로 뭉쳐있으나 근본은 다르지 않다. 시대가 변한만큼 구태의연한 사고는 유연하게 넘고 깨달음은 어디에든 존재한다는 믿음이 미쁘게 보인다. 개성 넘치고 다채로운 세상에 이 정도의 파격은 흠 잡을게 못된다.

        책은 스님의 경험과 사색을 통한 깨달음의 순간들을 모았다. 어떻게 해서 불교에 귀의하게 되었고 하버드대학에 진학하고 매사추세츠 주에 있는 햄프셔대학에 정교수가 되기까지의 일련의 과정들을 진솔하고 담백하게 그려 냈다. 칼릴 지브란과 김춘수 시인을 사모한다는 젊은 혜민 스님의 이야기는 부박하는 세상살이에 청아한 대숲처럼 청량감을 제공해 준다. 아직 가야 할 곳이 많고 깨쳐야 할 것이 많은 스님의 이야기가 혹자의 가십거리로 폄훼하여 떠내려 보내기에는 아쉽다.

        사소한 사물하나에도 뜻한바가 있듯 칼날에 베인 상처에도 새살이 돋아나는 경험칙을 통해 자연의 섭리를 깨닫고 지혜를 통찰하는 진심이 묻어난다. 더불어 사는 의미가 무엇이고 인연의 소중함을 깨우쳐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 날 바른 길을 함께 도모하자는 넓고 바른 가르침이다. 이러한 가르침은 종교적 시각을 떠나 삶에 귀감이 되는 좋은 본보기에 다르지 않다. 결국 인생의 주인이 나라는 자기애의 충족을 통해 남과 나를 살리는 온전한 길이 된다는 말이리라.

        시기하고 다투고 뺏고 질투하는 것도 자기를 제대로 사랑하지 않아서 생기는 현상인지 모른다. 통찰력을 잃고 자제력을 상실하는 이유 또한 그러하다. 자기애는 이기적인 마음과는 다르다. 혜민 스님의 말씀처럼 우주의 중심이 뉴욕 한 가운데가 아닌 자신을 통해 운행하는 공명의 법칙과 맞닿아 있다. 그 안에서 남을 헐뜯고 비난하는 나쁜 마음들이 자라난다는 의미다. 그래서 세상의 이치는 모든 것에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시나브로 단숨에 흘렀다. 눈으로 보았으나 마음으로 환해진 느낌이다. 스님의 용기에 절로 감복되고 미욱한 순간이 부끄럽게 느껴진다. 시인 류시화님은 말한다. "작별을 고하는 순간까지 우리는 이곳에 살고 있다. 이 기간 동안엔 행복 하라는 것 외에는 다른 숙제가 없다. 행복해지기 위해 마지막으로 무엇인가를 시도한 적이 언제였는가? 마지막으로 멀리 떠나 본 적이 언제였는가? 누군가를 진정으로 껴안아 본 적이 언제였는가."

        깨달음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다. 마음이 먼저 반응한다.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듯 삶도 그러하다. 초심의 의욕도 자세히 드려다 보면 내심에서 반응하는 작용이다. 하지만 초심을 잃고 균형이 무너지는 것은 내심의 취약함과 무름에서 나온다. 대개 우리는 외부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그러다보면 관계의 중심인 자기 자신을 속이게 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른다. 이와 같이 우리는 어리석음의 유혹으로부터 누구든 자유로울 수 없다. 스님의 말씀처럼 맑고 고운 음악이 분출되기 위해서는 음표와 음표 사이의 침묵처럼 우리네 삶도 그러하다. 남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대할 때 긴장은 봄눈처럼 포근하게 사그라지고 사랑은 기쁜 손님처럼 찾아오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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穀雨(곡우) 2010-06-18 공감(16) 댓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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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젊은 날의 깨달음 새창으로 보기
작년쯤에 MBC TV 스페셜 [출가 그 후 10년]이라는 예고편을 본 적이 있었다. 그 때 인상 좋고 잘 생긴 젊은 스님 한 분이 TV를 통해서 눈에 들어왔다. 주인공이었던 스님이 하버드대학에서 석사과정을, 프린스턴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았으며, 현재는 미국최초 한국인 스님 교수로 재직 중이라고 하시니 놀라움과 함께 급 관심이 생겼다. 예고편 광고를 보고나서 꼭 챙겨서 봐야지 했다가 다른 일로 인해서 시청하지 못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당시에 개인적인 특별한 관심이 인연이 되어서일까. 그 사이 시간이 흘렀지만, 혜 민 스님의 책이 내 손에 닿아있으니 이 또한 인연이고 행운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혜 민 스님에 대한 개인적인 호기심과 함께 그 분의 인생 과정이 궁금했기에 책을 읽는 과정이 생각보다 수월하고 즐거웠다. 혜 민 스님은 자신의 인생에서 기억에 남는 경험과 이야기들을 9개의 주제를 가지고 책 한 권에 풀어놓으셨다. 누구나 인정하는 세계적인 명문대학 이력과 학식, 스님이라는 종교적인 위치 등을 고려했을 때 책의 내용이 일반인들에게는 생각보다 깊이 있고, 조금은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선입견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정말로 자유로우면서 쉬운 문체로 마치 자신의 일기를 쓰듯 풀어가는 에피소드 하나하나에서 전해지는 깨달음은 평안한 휴일에 거실에서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가만히 감상하는 기분이랄까. 잔잔하면서도 깊이 있고, 가벼우면서도 진한 무언가가 조금씩 스며들게 한다.  

이 책은 혜 민 스님이 출가 후 10년 동안 교계 언론지를 통해 발표한 글들과 최근에 쓴 새로운 글 몇 가지를 추가하여 모은 에세이집이다. 이 책에는 스님이 겪었던 유학생활, 영어공부에 대한 경험, 미국의 교육과 우리나라 교육의 차이, 미국에서 교편을 잡으면서 느낀 것들, 평범한 일상에서의 깨달음, 인간관계, 은사에 대한 추억과 고마움, 어린 시절의 추억, 사랑과 봉사, 법정스님과 김수한 추기경님이 추구했던 진정한 신앙의 본질 등 스님이 그 동안 겪어왔던 경험 안에서 깨달았던 느낌, 의미 등을 진솔하게 풀어나간다.  

스님은 학력지상주의가 만연한 우리나라 교육 열풍을 미국의 교육 분위기와 비교하면서 문제점을 지적하시기도 한다. 스님 자신이 세계적인 명문대학에서 교육과정을 밟았고, 현재 미국의 교육자로서 교편을 잡고 있기에 문제에 대한 인식과 차이점을 좀 더 명확하게 느끼셨으리라 본다. 그리고 자신의 종교에 집착하여 타종교를 배척하고 소통하지 않는 종교적인 현실에서 오는 부정적인 현상과 오류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법정스님과 김수한 추기경님이 종교 간의 벽을 허물고 서로 소통하고자 모범을 보였듯이 우리 모두가 본받을 필요성을 피력하신다. 또한 뉴욕, 북경, 오사카, 티베트 등 여러 나라를 경험하며 느꼈던 불교 현실, 각 나라의 일상과 특별한 에피소드들,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를 공부하면서 익혔던 외국어공부 비법, 외국인 친구들과의 생활과 추억, 자금성에서 구걸하는 북한 아이를 보고 가슴아파했던 이야기, 외국의 인종차별에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인종차별 문제, 중국 생활 당시 자전거를 여러 번 도둑맞으면서 느꼈던 일상에서의 깨달음, 남의 흉이 내개 보이는 이유에 대한 이야기 등 한번쯤은 누구나 진지하게 고민했던 외적인 문제, 내적인 문제, 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생각들도 소소한 일상과 함께 진솔하게 담아내셨다.  

우리나라 교육열의 현상 때문에 일부 사람들은 스님의 이력만 보고 이 책을 보고자 하는 분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공부에 대한 방법론이나 드라마틱한 인생 성공 신화 등을 찾으려고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러한 이야기와는 상관성이 적다. 스님 자신이 일상에서 느꼈던 깨달음을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자유롭게 쓴 글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기대와는 달리 생각보다 문장이 유려하거나 고급스럽지는 않았지만, 쉬우면서도 자유롭게 쓴 글이라 더욱 공감가고 잔잔하게 와 닿으면서도 진한 여운이 남았다. 나이를 먹을수록 진솔하고, 쉬우면서, 깨달음이 있는 이런 글들이 너무나 좋다.  

본인의 종교는 천주교이다. 모태신앙이라 독실한 편이지만, 타종교에 대해서 배타적인 생각은 갖고 있지 않다. 나이를 먹으면서 지적으로나 영적으로나 성장할수록 모든 종교의 가르침이 일맥상통한다는 생각이 더욱 강하게 든다. 그래서인지 스님의 글을 읽다보면 진정한 신앙과 삶에 대한 방향성이 더욱 공감가기도 한다. 한편으로 이 책의 내용은 스님이 쓰신 글이기도 하지만, 종교적인 색채에 치중한 글은 아니다. 불자인 분들에게는 그 분들 나름의 좀 더 깊은 깨달음을 가져갈 수도 있을 것이고, 불자가 아닌 일반인들에게는 자신의 삶을 차분히 성찰하면서 스님이 그랬듯이 그 안에서 의미 있는 깨달음을 얻어갈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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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천사 2010-05-29 공감(10) 댓글(0)
     
젊은 날의 깨달음 새창으로 보기
 
프롤로그(7쪽)에서 밝히고 있는 것처럼 이 책의 무게 중심은 ‘하버드’가 아니라 젊은 날의 ‘깨달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제를 단 출판사의 고뇌를 이해하기란 우리의 학력지상주의 사회현실에서는 그리 어렵지 않은 결론이다. 비록 하버드대 입학성공기나 아이비리그로 가기 위한 비법(?)들은 없지만, 그보다 더 향기롭고 가치있는 저자의 수행일기가 에세이 형식으로 조용한 울림으로 파고든다.

캘리포니아 주립대 버클리에서 종교학을 전공하고, 하버드 대학원에서 비교종교학 석사를 수학하던 중 출가를 해 승려가 된 저자는 프린스턴 대학원에서 박사공부 중 유학생활의 경험을 포함한 출가 후 10년 동안의 일상과 미 동북부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햄프셔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느낀 소회들을 간결하고 담백한 문체로 전하고 있다. 하버드를 통한 최고의 가르침은 친구 존의 보이지 않는 선행을 통한 것이었다는 고백과 함께...

19세기 독일의 저명한 종교학자 막스 뮐러의 “하나만 알고 있다는 것은 그 하나도 제대로 모르는 것”이라는 말을 인용(206쪽)하면서 폭넓은 사고와 경험을 통한 통찰능력을 강조하고 있으며, 더불어 “영어를 마스터 하는 것은 마치 도(道)를 닦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일본의 스즈키 순류의 말을 인용(20쪽)하면서 하나를 제대로 아는 길도 결코 순탄치 않음을 자신의 ‘경복궁 영어’ 경험을 통해 소개하면서 문화의 이해(19쪽)에 우선적인 방점을 두고 있다.

독종만이 살아 남는 전투적 사회의 현실을 안타까워 하면서, 언제 다가올지 모르는 꿈보다는 지금 당장 실현가능한 주변의 행복에 더 관심과 주의를 기울여 볼 것을 권하고 있다.(41쪽) 지금 이 순간 주변을 살피면서 조건없이 나누어 줄 때 행복이 바로 나와 같이 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그런 까닭일까. 저자가 자신의 무의식으로 직감적으로 알아 본 전생의 은인같은 어느 스님과의 만남이라는 인연(32쪽)은...

저자는 겉으로 화려한 장미꽃 같은 사람과 내적으로 굳건한 소나무 같은 사람을 구분하면서(44쪽), 3일을 넘기기 힘든 장미의 화려함보다는 사시사철 변하지 않고 넉넉한 그늘을 제공하는 소나무와 같은 사람이 좋다(47쪽)고 한다. 어찌보면 3일을 꽃피우기 위한 장미의 인욕의 시간과 사시사철 푸르기 위한 소나무의 지계가 어떤 차이를 가지는 것일까 의문이지만, 나 역시 겉으로 화려한 장미보다는 일관된 소나무에 가깝고 싶다는 분별이 있는 것 같아 조심스럽긴 하다.

법화경 비유품의 ‘불타는 아이들’을 거론하며(57쪽) 어른들의 치기어린 어리석음도 경계의 대상이라 하였으며, 이삿짐을 싸는 친구의 ‘트럭 속 10년 인생’과 함께 모든 것은 항상 변한다는 제행무상(諸行無常)의 진리를 전하고 있다. 시작이 좋은 인연보다는 끝이 좋은 인연이 참으로 좋은 인연이라 하면서 불교의 무시무종(無始無終)을 언급하며 늘 새로운 인연을 위한 아름다운 마무리의 중요성을 또한 강조하고 있다.(66쪽)

중국 유학시절 도난당한 자전거의 원인은 탐심을 자극한 자신에게 있다(72쪽)고 하면서 부실한 열쇠를 탓하지 말고 스스로를 돌아볼 것을 지적한다. 미국 교육의 경쟁력은 공정한 장학금 집행 등 배분적 정의에 비교적 충실하려는 제도와 토론중심과 사고력배양에 초점을 둔 내실있는 교육정책의 결과라고 하면서 다양성과 창의성을 중시하는 풍토를 부러워하고 있다.(110쪽~115쪽)

사랑이란 중생 본래의 성질인 본인 위주의 이기적 마음이 어떤 대상을 통해서 최소화되었을 때 겪게 되는 마음의 상태(125쪽)라고 정의하면서, 사랑하는 마음과 함께 존경하는 마음을 더불어 갖는 것이 더 중요하다(134쪽)고 한다. 어쨌든 사랑은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어느날 문득 손님과 같이 찾아오는 생의 가장 귀중한 선물(127쪽)이라고 아울러 전하고 있다. 사랑도 상대방을 위해 베푸는 마음이 앞서야 하는 지혜를 강조한 뜻이리라.

초등학교시절 어느 선생님이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 눈(139쪽)을 키워주시고, 믿음과 희망을 가게 한 칭찬 한마디의 힘(141쪽)을 갖게 해주었음을 언급하면서,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얼마나 사소한 원인으로도 크게 작용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전하고 있다. 아울러 심리적으로 매우 민감한 버튼을 누를 때(push the button) 격렬한 반응의 원인은 집착이며, 그 집착의 근원은 공포라고 한다.(221쪽)

세상의 모든 물체는 일정한 진동수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공명의 원칙’을 강조하면서(231쪽), 때로는 형식이 내용을 채우고 완성하는데 보탬이 될 수도 있으며(237쪽), 미리 어떤 선입관을 갖고 일을 행할 때는 ‘아난다의 오류’(241쪽)와 같은 간격이 있을 수도 있음을 지적한다. 남과 나의 경계가 사라지고 다른 사람의 공덕이 나의 공덕이 되며, 남이 지은 공덕을 같이 기뻐할 수 있는 보현보살의 수희공덕의 원(242쪽)을 더불어 강조한다.

화엄경에 의하면 ‘회향’이란 “중생들에게 모든 공덕을 돌려 중생들에게 일어날 온갖 나쁜 일의 문을 모두 닫아 버리고 열반에 이르는 바른 길을 활짝 열어 보인다.”는 뜻(251쪽)이라고 하면서, 남을 돕겠다는 마음이 결국은 본인부터 돕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믿음을 강조한다. 사람들의 마음을 살피는 일은 자신을 살피는 일이며 결국 보살행이란 누구보다 자신을 구제하는 가장 빠른 길임을 거듭 강조하는 의미일 것이리라.

깨달음은 빠를수록 좋은 일일 것이다. 그러나 깨달음이란 한 생각 깨쳤는가의 여부가 가장 중요한 문제이지, 빠르고 늦는 것은 크게 상관없는 일일 것이리라. 개인적으로는 비록 더 이상 신체적 젊음을 이야기하기에는 늦은 입장이지만, 저자의 소중한 젊은 날의 깨달음의 기록을 통해서 간접적으로나마 구도의 고뇌와 환희를 공유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 늘 길 위에서 정신적 젊음으로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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踰城 2010-09-11 공감(3) 댓글(0)
     
내 안의 성찰..

언젠가 TV속에서 나오시는모습을 보며 내삶을 돌아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추구하고 가지고싶어하는 모두 갖췄던 그가 어느날 갑자기 모두 내려놓구 다른 길로 돌아설 수 있었던 이유가 뭘까? 궁금했다. 난 그가 선택한 것과는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이다. 그와 종교를 떠나 그가 어떻게 그러한 선택을 했는지 궁금했고 내가 살아왔던 삶은 어떠했는지 다시 생각해 보고픈 맘에 선택하게 되었다. 
연빈맘 2012-08-21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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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민스님의 책

타국에 살면서, LA 같은 큰 도시가 아닌 곳에서 보고 싶은 책을 구입하는 길은 아마도 온라인주문이 내겐 제일 편리한 것 같다.  책을 주문해 놓고, 기다리는 마음이란...  

이번에는 혜민스님의 젊은날 깨달음과, 아미쉬에 대한 책을 샀다.   
퇴근 한 후 도착해 있는 두권의 책들을 다 읽고서야 잠이 들었다.  

젊은 날의 깨달음이란 책은,  
짧은 에피소드를 묶어 놓은 책이란 느낌이 들었다.  하버드와, 수려하신(?) 외모로 많은 이슈가 되신 스님으로 알고 있었다.   하버드를 나오셔서, 어떻게 스님이 되셨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기대한다면, 이 책으로는 전혀 알수 없다.  그 짧은 에피소드에서도, 스님의 느낌이나 생각들은 알기가 어려웠다.  특히 불만이었던 것은 사진이었는데,  거의 모든 배경이 성당이었는데, 의도는 알겠으나,  스님혼자 배경과 함께 정말 말 그대로 사진을 찍는 포즈였다.   

스님은 엘리트들이 밟은 좋은 학교들을 나오셨다. 미국에서 석사하고, 중국에도 계셨고,  
다시 미국으로 오셔서, 박사하시고, 교수로 재직하시는 중이다.  거기에 대한 에피소드는 잠깐씩 등장한다.   

 아쉬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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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rgmar 2010-07-02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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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나오면 뭐가 좋은데? 새창으로 보기
아침마당에 나오신 스님을 보고,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스님'이라는 독특한 이력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아니 특히 한국사회에서는 

선망의 대상인 하버드와 버클리, 프린스턴 대학에서 공부하신분이십니다.   

성공의 잣대를 우리사회에서는 학벌이 중요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스님은  

좋은대학에서 공부하고 교수가 되었다고 해서 '성공신화'를 이루었다고 

생각하지 않고, 우리들도 흔히 고민하는 삶과 사랑 외국어등 소소한일상과 

솔직담백한 글로 채워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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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소녀 2010-05-12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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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의 깨달음

내가 승려가 된 이유는 이렇게 한 생을 끝없이 분투만 하다 죽음을 맞이하기 싫어서였다.
무조건 성공만을 위해서 끝없는 경쟁만 하다가 나중에 죽음을 맞게 되면 얼마나 허탈할까 하는 깨달음 때문이었다.
다른 사람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성공의 잣대에 올라가 다른 사람들에게 비칠 나의 모습을 염려하면서 그들의 기준점과 기대치를 만족시키기 위해 왜 그래야 하는지도 모르고 평생을 헐떡거리며 살다가 죽음을 맞이하고 싶지 않았다. (40p)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공감하게 된 것은 이 문장이었다.
문득 지금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출가’가 내가 생각한 해결 방법은 아니지만 말이다.
등 떠밀려 무작정 달려가던 시간 속에서 ‘내가 왜 이러고 있는가?’ 질문을 던지고 잠깐 쉼표를 찍는다. 그리고 내가 만나는 책을 인연으로 생각하고 책의 세상 속으로 빠져 독서 삼매경에 빠져본다.

사실 이 책의 표지에 있는 ‘하버드에서의 출가 그 후 10년’이라는 타이틀을 보면, ‘출가’보다는 ‘하버드’가 강조되어 있는 것이 느껴진다. 그래서 이 책을 읽지 않으려고 했다. 성과 위주의 사회,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간판 사회에 대한 괜한 거부감이다.
하지만 속세에서 하버드까지 들어가며 정진하였지만, 어떤 생각으로 출가를 하였고, 출가 후의 10년에 어떤 깨달음을 얻게 되었는지,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궁금한 마음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에는 혜민 스님이 출가를 하게 된 과정, 유학 시절의 에피소드, 미국 대학 강단에 서서 느낀 점, 사랑에 대한 이야기 등이 쉬운 언어로 흥미롭게 적혀있다. 그래서 이 책을 보며 혜민 스님의 생각과 출가 이후의 생활을 짐작할 수 있다. 출가를 해서 깊은 산 속 절 속에 들어가서 속세와 단절되어 도를 닦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세상 속에서 불교를 알리고, 종교를 공부하는 방법도 있다는 것이 새삼스럽다. 이렇게 종교적 색채가 풍기면 괜히 한 걸음 뒤로 물러서는 나같은 사람에게도 오히려 이 방법은 한 걸음 다가서게 되는 긍정적인 방법이라 생각해본다.
“하느님을 말하는 이가 있고, 하느님을 느끼게 하는 이가 있다. 하느님에 대해 한마디 하지 않지만, 그 존재로써 지금 우리가 하느님과 함께 있음을 영혼으로 감지하게 하는 이가 있다. 우리는 지금 그러한 이를 잃은 슬픔에 젖어 있다. 그 빈자리가 너무나 크다.”
추기경님을 애도하는 법정 스님의 편지글
이 편지글이 나의 마음에 울림을 준다.

잠깐 책을 덮고 생각에 잠기려는 찰나, 이 책의 표지가 인상깊게 다가온다.
혜민 스님이 앉아 있는 자리는 성당이 아닌가!
종교라는 것이 무엇인지, 이상하게도 이 사진을 보며 작은 깨달음을 얻는다.
세속의 종교는 서로에 대한 이해는 없고 종교적인 담을 쌓아서 오해와 갈등을 불러일으키는데, 그것이 종교가 보여주는 모습의 전부는 아니지 않은가!

많은 생각을 하게 된 책이었다.
기대없이 책을 펼쳤다가 의외의 깨달음을 얻을 때, 독서의 기쁨은 극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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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일라스 2010-07-10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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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생이 스님 새창으로 보기
깊은 울림 보다는, 교과서를 읽어내려가는 기분에 살을 약간 붙인 격이라고 할까. 기대가 컸나, 내가 이런 류의 책을 너무 읽었나. 원래 범생이는 좀 재미가 없지 싶다.

 

p.20..초창기에 미국에 와서 처음 선불교를 전수한 일본의 스즈키 순류 선사는 자신의 저서에서 "영어를 마스터하는 것은 마치 도를 닦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밝혔다......이 세상 어떤 일이든 그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노력하다 보면 어느 경지에 이르러서는 수행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영어를 마스터하는 것은 도를 닦는 것...' 이 한 마디를 건졌으니 나름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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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a 2012-10-24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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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민 스님이 불교를 만나게 되기까지.. 그리고 만나게 되면서의 이야기. 새창으로 보기
말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챙겨 주길 바라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차라리 처음부터 본인이 원하는 것, 느끼는 것을 그대로 말하는 것이 같이 있는 상대방을 오히려 돕는 경우가 된다.

p.70

 

그대여, 먼저 이 일로 인해 슬픔이 찾아오면 남에게 피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충분히 슬퍼하고 마음껏 울어라. 분노가 일어나거든 분노가 일어나는 나를 받아들여라. 마음속에 담아두지 말고 그대가 느끼는 심정을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에게 말로써 풀어라.

 

그리고 마음이 조금 가라앉으면 나에게 시간이라는 선물을 주어라. 조용한 공원이나 사찰을 거닐면서 어머니가 하나밖에 없는 자식을 대하듯 홀로 있는 시간 동안 힘들어하는 나를 아껴 주어라.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이를 대하듯 나를 사랑해주어라.

 

한동안 그냥 엎어놓고 그 일과 관련된 일체의 일에서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라.

pp.110~111 

 

존경하는 마음은 쉽게 생기지도 않지만 좋아하는 마음과 달리 한번 생기면 또 쉽게 사라지지도 않는다. 부부의 인연을 맺으면서 서로 좋아하는 감정 이외에 서로 존경받고 존경할 수 있도록 행동하는 것 또한 중요한 것 같다.

p.116

 

"얘들아, 너희들이 어른이 되면 정해진 규치만 보고 사람을 보지 못하는 실수를 범하지 마라. 그리고 사람이 실수를 했어도 때에 따라서는 큰 아량을 베풀 줄 아는 사람이 되거라."

p.120

 

 

혜민, <젊은 날의 깨달음>  中

 

 

+) 이 책은 하버드대학 출신의 혜민 스님이 자신이 스님이 되기까지의 과정과, 스님이 된 후 만난 사람들에 대한 깨달음과, 자신이 접한 수많은 인연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때로 최고만을 추구하는 한국의 교육현실을 안타까워하기도 하며, 때로 종교를 떠나 만난 분들... 법정 스님과 김수환 추기경님의 모습을 언급하며 존경한다는 말을 하기도 하나.

다양한 공간의 이동을 경험하면서, 그렇게 만난 많은 인연들과의 추억을 언급한다. 그 사이에 자신이 깨닫게 된 점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스님의 자전적 에세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종교적 깨달음이나 대단한 삶의 지혜가 수록되어 있다기 보다, 스님 개인의 생각을 소박하게 나열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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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비소녀 2013-08-13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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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의 깨달음 새창으로 보기


 
스님과 출가, 하버드와 프린스톤, 일본과 중국...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단어들이 모여 책의 소갯말을 이루고 있었다. 
우연히 서점에서 이 책을 알게 되었지만 혜민 스님에 대해 전혀 모르던 나는 도대체 어떤 책일까하는 궁금증에 차분히 소갯말을 읽어보게 되었다. 그리고나서 알게 된 것은 책의 저자가 다름아닌 미국 최초 한국인 스님 교수란 사실이었고 무엇보다도 책을 구성하는 소제목들 가운데서도 독특하고 매력적인 글이 많았지만 자신의 삶에 대해 담담히 표현하고 있는 저자에 대해 과연 어떤 사람일지 자연스레 궁금해졌다. 아직 삶의 깨달음을 얻기에 조금은 젊어 보이기도 했지만 저자가 직접 경험하고 깨닫게 된 젊은 날의 깨달음이란 무엇일지 일단 만나봐야 겠다는 생각이 앞섰던 것 같다. 책 표지로 먼저 만나볼 수 있었던 넉넉하고 인상좋은 저자의 사진이 책을 읽기 전부터 알 수 없는 마음의 넉넉함을 선물해 준 것도 같다.

최고의 엘리트들만 입학할 수 있는 세계 최고의 대학. 
다양한 분야의 저명인사들을 배출해 내는 지성인들의 집합체.
이 시대에 하버드는 성공의 또 다른 이름이 아닐까?
더욱이 한국의 교육열을 생각해보면 하버드가 삶의 최상의 목표가 된다해도 전혀 부족할 것이 없는 곳일 것이다. 하지만 혜민 스님은 하버드 대학원 석사과정을 수학하다가 출가를 결심하게 된다. 그 무렵 스님이 삶의 한 가운데서 가장 의미있게 생각한 인생이란 무엇이었을까?

속세에 머무르다 홀연히 출가를 결심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그 어떤 대단한 결심과 각오가 있었길래 미련없이 출가를 할 수 있었던 것인지 궁금했겠지만 젊은 나이에 세속에서 말하는 가장 최고의 성공을 뒤로 한 채 그가 찾고자 했던 길은 무엇이었을까? 
책을 읽다보면 저자 역시 우리와 똑같은 목표를 꿈꾸며 삶을 가꾸던 시절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혜민 스님 역시 한 때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 성공하는 것이 최고의 삶이라 생각하며 살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가 과감히 성공 지향적인 삶을 버릴 수 있었던 것은 우연히 친구를 통해 깨닫게 되었던 인생에 대한 참된 의미를 알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결국 저자는 자신의 성공과 명예보다는 한 사람의 인간으로 더욱 성숙해지고자 수행의 길을 찾게 되었고 나보다는 우리가 서로 다 같이 행복해 질 수 있는 세상이 바로 그가 원했던 삶의 진리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단순한 에세이집이라 생각했는데 저자의 독특한 이력만큼이나 세계 곳곳을 여행할 수 있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었고 또한 세계 각지에서 만났던 사람들과 스님의 풍요로운 성찰을 통해 조금이나마 스님의 마음을 엿볼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 
삶을 살다보면 누구에게나 깨달음의 시간이 찾아오게 마련일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이 서서히 질 무렵 즈음에 삶에 대한 깨달음과 통찰을 얻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이제 그 이유를 알게 된 것 같다. 나와 너무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고마운 것들이 보이지 않는 삶을 살다보면 젊은 날의 깨달음은 결코 얻을 수 없는 것이었다. 
나와 가까운 감사함을 느끼는 것.
마음이 마음을 보는 것. 
세상을 살면서 그만큼 값지고 풍요로운 생각과 성찰은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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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젤 2010-05-29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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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민스님과 함께하는 마음치유, 1/11(금)3시 영산강유역환경청 새창으로 보기
“내가 바쁜 것인지, 세상이 바쁜 것인지 살펴보세요.”관계에 대해, 사랑에 대해, 인생과 희망에 대해 이야기하는 혜민 스님의 마음치유 콘서트!   빛고을 광주에 사는 분 중에 혜민스님 보고 싶으면 강연회에 참석해도 좋을 듯... 2013. 1. 11. 금. 오후 3시~4시 30분, 영산강유역환경청 1층 그린아카데미 강연장 지역민이면 누구나 무료입장 가능하지만 준비된 좌석이 250석이라 로비에 대형모니터도 설치하고,주차장이 좁아서 시청에 주차하고 가능하면 '대중교통' 이용하라고 당부함.   지난 주... + 더보기
순오기 2013-01-10 공감 (4)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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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1월 새창으로 보기
새해의 시작부터 무척 바빴다. 인도에서 오자마자 친정 가족 모두 제주도 여행을 갔다 왔고 자잘한 모임들이 연달아 있었고 집에 있는 날엔 책도 거의 매일 한 권씩 읽다시피했다.  톨스토이와 흰코끼리는 어여쁜 나비님께서 보내주신 선물이다. 지혜롭게 나이들어서 이런 책을 쓸 수 있는 사람은 참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마워요. 나비님.                   신과 함께 저승편을 읽고 주호민 만... + 더보기
혜덕화 2012-01-15 공감 (6)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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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문학6기 신간평가단 활동에 부쳐 새창으로 보기
 

평소 책을 즐겨 읽는 터라 충분히 소화해 낼 수 있을 거라 가볍게 생각했던 게 화근이다. 책이라는 게 그렇다. 변명인지는 모르겠으나, 자기와 궁합이 맞는 책이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도 어찌 보면 편식의 달콤함이 몸에 배어 버린 것처럼 그런 지 모르겠다. 그러니 억지로 구겨 넣은 책이 소화가 됐을리가 없다.  책은 느려지고 덮쳐 오는 이야기는 살처럼 박혀와 콕콕 쑤셔댔다. 그 고통은 겪어 본 사람만이 안다고 왜 이런 짓을 자초했는지 나 자신이 책망스럽고 그랬다.  

삶이란 게 그런가 보다. 어떤 일이든 폭풍처럼 몰아치고 지나가면 그제사 해답이 눈에 보인다. 미련해도 이럴 수는 없다. 의무든 책임이든 지켰어야 했다. 반성하고 또 반성한다. 공으로 받는 것에 안 그래도 모자란 판단력이 흐려 졌었나 보다. 지금에서야 고백하건데, 죽이 되었든 밥이 되었든 긴장의 시간을 통과하고 나니 조금은 후련하다. 물론 제 때에 맞춤맞게 글을 올리고 생각을 정리했으면 더 좋았게지만 말이다. 그래도 귀가 가려운 건 사실이다. (아마 알라딘지기님의 원망이 하늘에 닿았을 수도.^^) 

돌이켜 보건데, 내가 무모한 짓을 획책한 경위는 아무래도 명분없는 위기감이 컸던 모양이다. 더 다양한 생각거리와 이야기를 접해야 한다는 개념없는 위기감 말이다. 그렇지만 스스로 분투했다는 것에는 위안을 삼는다. 앞서 말했듯 내게 맞지 않는 편견의 높은 벽으로 인해 책 한페이지가 마치 콘크리트더미처럼 무겁게 느껴지던 것들을 집어 삼키기는 했으니 말이다. 아직 젊음으로 소화는 잘 한다. 때로 고장도 나고 게워 내기도 하지만 현재로서는 쌩쌩하다. 그러므로 집어 삼킨 이 모든 생각의 집합들이 언제일지 모르겠으나 화학작용을 일으키고 변화를 거듭해 아주 미진하나마 변신을 하지 않겠는가. 

잡설이 길었다. 남은 숙제라도 깨끗하게 마무리 해야지 면이라도 살지 싶다.

신간평가단 활동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책과 그 이유  

                                                          

        개인적으로 <소현>과 <별궁의 노래>가 좋았다.  비운의 세자 소현세자를 주제로 했다는 것도 마음에 들었지만 내외의 이야기를 다층적인 시각에서 버물렸다는 것이 눈에 쏙쏙 비쳤다. 김인숙 작가의 <소현>은 단어와 문장의 조련이 기가 막혔으며, 김용상 작가의 <별궁의 노래>는 서정적인 가운데 스며드는 아련함이 사뭇쳤다. 무딘 역사의식에 대해 시종일관 의문을 던졌고 고착화되고 경직된 가치관에 신선한 공기를 채운 기분이다. 알게 모르게 지배했던 경쟁의 역사, 미화된 역사에 현기증이 났었던 것도 타성에 길들여진 허약함이 원인이었다. 어둠 속에 있을 때는 몰랐던 진실이 햇빛을 받으면 고스란히 들어나는 것처럼 역사는 균형감이 생명임을 절감했다. 보이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불변의 진리처럼 말이다. 


신간평가단 도서 중 내맘대로 좋은 책 베스트 5  

베스트를 뽑는 것만큼 작위적인 행위는 없지 싶다. 호불호에 따라 갈리는 것도 다양성이나 관점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여기서 나의 알량한 주장을 모태로 삼아 태클을 걸만큼 대단한 일이 아니므로 그냥 아주 지극히 주관적인 베스트를 좌에서 우로 나열한다. 선정의 변은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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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평가단 도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정복자의 세상, 정복자의 세월이었다. 세자가 문득 어금니를 물고 생각했다. 부국하고, 강병하리라. 조선이 그리하리라. 절대로 그 기다림을 멈추지 않으리라. 그리하여 나의 모든 죄가 백성의 이름으로 사하여지리라. 아무것도, 결코 아무것도 잊지 않으리라. [ p.316 소현 중에서 ]
 

끝으로 미흡한 나에게 커다란(?) 중책을 맡겨 주신 알라딘에게 감사드린다. 무엇보다 건강까지 상해 가며 고생하신 그분, 문학담담지기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다음에 또 이런 기회가 올지는 모르겠으나 단단히 무장하고 나서야 되겠다. 그 힘든 시간이 지나갔음에도 이렇게 다시 기웃거리는 이유는 은근히 중독성이 강하다. 자신을 시험해 보고 싶은 분, 읽고 쓰는 것에 자신 있는 분 언제든 도전해 보라. 스펙타클한 긴장이 그대를 유혹하리라.(아..뻘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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穀雨(곡우) 2010-07-09 공감 (2)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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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승려가 된 이유는 이렇게 한 생을 끝없이 분투... 새창으로 보기
-내가 승려가 된 이유는 이렇게 한 생을 끝없이 분투만 하다 죽음을 맞이하기 싫어서였다. 무조건 성공만을 위해서 끝없는 경쟁만 하다가 나중에 죽음을 맞게 되면 얼마나 허탈할까 하는 깨달음 때문이었다.

-바닐라색의 목련꽃

-혼자 하는 여행은 자신과 만나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낯선 환경에 나를 놓아두고 다가오는 새로운 것들이 대해 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또 내게 어떤 망상이 일어나는지 약간의 긴장감을 갖고 조용히 지켜보면 비교적 쉽게 실상을 관찰할 수 있다.

-많은 이들이 경제적으로 넉넉하진 후에야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마음의 여유의 문제이지 돈이 많고 적음의 탓이 아닐 것이다.

-만약 다른 사람의 어떤 부분이 내 마음에 들지 않아 그 사람의 흉을 보고 있다면 십중팔구 내 안에도 그 사람의 결점과 일치하는 무언가가 똑같이 진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평소에 경험하는 모든 대상들 역시 내 마음의 범주를 벗어나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내 마음이 만들어낸 모습을 내 마음이 보고 있다 한다. 사바세계를 무대로 연극 한번 멋지게 해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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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처럼 2016-04-10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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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깨달음 새창으로 보기
오늘 아침 학교에서 겪은 일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간단하게 적어본다.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지만 의미있는 되새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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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운동장 한 켠에서 수상한(?) 행동을 하는 학생들이 보였습니다. 아침 조회를 하고 산책을 하려는 저에게 그 학생들은 순간 절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냥 지나칠까, 가볼까? 가면 분명히 뭔가 사건이 터질 것 같은데...
살짝 고민을 하다, 그래도 가보자 하는 마음에 가보았습니다. 역시나, 운동장과 3호관 사이 수풀 사이에서 1학년 2명이 내려오더군요.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그리고 근처에 있던 2학년 3명에게 인사를 하더군요. 저는 1학년 학생과 2학년 세명을 불렀습니다. 1학년 한 명은 순간 도망을 가고 나머지 한 명만 이 저에게 잡혔죠. 그 놈은 제가 아주 잘 아는(?) 사이라 도망갈 수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2학년 학생들이었습니다. 제가 오라고 하니, 대뜸 한다는 말이, "왜요, 저 담배 안 피웠어요..." 그래서 제가 "야, 내가 언제 담배 피웠냐고 물었냐, 나한테 오라고 했지!"

 

그 다음부터 그 놈과 저의 혈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살짝 건드리니, 경찰에 신고한다. 그래서 저는, 신고해라. 그리고 그 놈이 옆에 있는 친구한테 왈 "야 어디에 신고해야 하냐?" 친절한 친구 왈 "교육청에 하면 되" 옆에서 지켜보는 저의 생각은 아주 복잡해졌습니다. 이런 학생들에게 도대체 어떤 대응을 해야 할까? 그래도 예전보다 많이 능숙해졌는지, 화의 감정을 누르고 조곤조곤 따지고 말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놈은 저에게 반말까지 하며, 저의 속을 긁더니 제가 살짝 강한 행동을 하자, "때리시려구요, 때려보세요..."하더군요. 순간 울화가 치밀었습니다. 그래도 참았습니다. 잘 참았다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놈이 강적인게, 수업 시간(8시 10분 정도였습니다)이 좀 지나니 수업에 들어가야 한다며 저한테 "확인증 써줄거죠, 빨리 써줘요"하더군요. 그것도 저에게 요청이 아닌 거의 지 동생한테 강제하듯이 말이죠. 이 정도되면 저는 거의 요즘 말로 표현하면 '멘붕' 상태에 빠졌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아침 10분간의 산책 시간이 사라지며 아주 기분이 '뭐'같아 지더군요. 그런데 제가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저의 기분을 배설하려 하는 것 보다. 그 어떤 조금의 깨달음을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때문입니다. 오늘 한겨레신문을 읽으니 혜민스님의 아주 가벼운(?) 칼럼이 있더군요. 제목이 '단비'였습니다. 제목이 아주 심플하면서도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그 중에서 저에게 깨달음을 준 문구는 이렇습니다.

"잠을 청하기 전에 도량을 잠시 돈다. 어느덧 비가 멎고 하얀 구름 사이로 달님이 살짝 얼굴을 드러내신다. 은은한 달빛 덕분에 산봉우리를 하얀 구름이 고고히 휘감고 지나가는 아름다운 모습이 보인다. 도량을 몇바퀴 돈 뒤 잠을 청하기 위해 내 처소로 발길을 돌린다. 엊저녁과는 달리 발밑 촉촉해진 땅이 느껴진다. 그 순간 퍼뜩 작은 깨달음이 하나 있었다. 오늘과 같은 단비는 사실 비 자체가 달아서 그런 것이 아니고, 비를 받아들이는 땅이 비를 간절히 원했기 때문에

단비로 느껴진 것이구나 하는 사실을 말이다. 즉 똑같은 비가 와도 받아들이는 토양이 어떤 상태냐에 따라 단비로 느껴질 수도 있고, 홍수로 느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제가 학생들에게 하는 모든 말과 행동이 사실 좋게 생각하면 조금의 사명의식과 학생들을 생각하는 교육적인 의식에서 출발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혜민스님의 위 글을 읽으며 드는 생각은 당연히 저의 의도도 중요하지만 그런 의도를 받아들이는 학생들의 마음 받아들이는 자의 태도도 중요하구나 하는 점입니다. 지금까지 제가 했던 모든 'Action'은 사실 저의 '일방통행'

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거나나 사랑하는 마음, 부모자식간의 관계에도 듣고 말하는, 행동하고 바라보는 자 서로의 상호소통의 상태가 중요한데, 하물며 교사와 학생간의 관계는 더 할텐데, 이점을 지금까지 저는 망각하고 있었던 듯 합니다.

덧, 개인적으로 곽노현 교육감님에게 좋은 느낌을 가지고 있고, 학생인권조례도 찬성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어쩔수 없이 학교 현장에서 느끼는 점은 이 조례로 인해 가장 변한 점은 학생들을 생활지도 할때 학생들이 교사에게 "저 신고할거예요"라는 협박아닌 말씀들을 아주 많이 한다는 것이다. 이런 소리 들을 때마다 기분이 아주 착잡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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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눈물 2012-07-03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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