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와타 후미코 일본전쟁책임자료센터 공동대표
재일 한국인 할머니들의 삶 기록
글·이혜민 기자 | behappy@donga.com, 사진제공·가와타 후미코
입력2016-04-21
가와타 후미코(川田文子·73) 일본전쟁책임자료센터 공동대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최초로 증언한 고(故) 배봉기 할머니를 5년간 추적해 ‘붉은 기와집 : 일본군 위안부가 된 한국 여성 이야기’를 펴낸 바 있다. 그가 이번에는 2012년부터 월간지 ‘세카이(世界)’에 연재한 ‘재일(在日) 코리안’ 할머니 29명의 취재기를 ‘몇 번을 지더라도 나는 녹슬지 않아’(바다출판사)라는 책으로 엮어냈다. 투병 중인 그에게 e메일 인터뷰를 청해 답변을 받아 다음의 문답으로 요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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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일 한국인 할머니들에게 주목한 계기는.
“1977년 12월 배봉기 할머니, 1992년 1월 송신도 할머니와 만나며 일본군 위안부와 성폭력 실태 파악과 알리기는 일생의 과제가 됐다. 다른 재일 코리안 할머니들에 대해선 무심했는데, 일본인이 이들을 몰라선 안 된다는 걸 문득 깨달았다. 일본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할머니들을 만나야 했고, 만났다. 가난이나 고생을 ‘자랑’으로 웃으며 넘기는 그들은 도쿄 공습, 히로시마 피폭, 한센병 등을 겪었지만 피난도 귀향도 할 수 없었다. 그간 재일 코리안에 관한 연구는 있었지만 ‘재일 코리안 여성사’ 연구는 지금부터다.”
▼ 일본군 위안부 연구자로서 지난해 한일 위안부 합의를 어떻게 보나.
“합의 이후 위안부 문제가 함의하는 여러 문제(식민지 지배, 여성 인권침해 등)를 반성하고 해결하려는 움직임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다. 일본 정부는 ‘강제 연행의 증거가 없다’며 한발 물러서지만, 위안부에게 가해진 강제의 본질은 ‘위안소에서의 강제’다. 사회적 인권 회복이 이뤄지지 않은 탓에 위안부 피해가 긴 세월에 걸쳐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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