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11

민족개조론1] 민족개조의 의의

민족개조론1] 민족개조의 의의


근래에 전세계를 통하여 개조라는 말이 많이 유행됩니다. 일찍 구주대전이 끝나고 파리에서 평화회의가 열렸을 때에 우리는 이를 세계를 개조하는 회의라 하였습니다. 인하여 국제연맹이 조직되매 더욱 광열하는 열정을 가지고 이는 세계를 개조하는 기관이라 하였습니다. 그래서 큰일에나 작은 일에나 개조라는 말이 많이 유행되게 되었습니다.
개조라는 말이 많이 유행되는 것은 개조라는 관념이 다수 세계인의 사상을 지배하게 표현입니다. 진실로 오늘날 신간 서적이나 신문 잡지나 연설이나, 심지어 상품의 광고에까지, 일상의 회화에까지 개조란 말이 많이 쓰인 것은 아마도 공전한 현상일 것이외다. 무릇 어떤 관념이 지배하던 시대가 지나가고 새로운 어떤 다른 관념이 지배하려는 시대가 때에는 반드시 인심에 갱신이라든지, 개혁이라든지, 변천이라든지 혁명이라든지, 하는 관념이 드는 것이지마는 갱신, 개조, 혁명 같은 관념만으로 만족치 못하고 더욱 근본적이요, 더욱 조직적이요, 더욱 전반적, 삼투적인 개조하는 관념으로야 비로소 인심이 만족하게 것은 실로 시대의 특징이라 하겠습니다.
지금은 개조의 시대다!’ 하는 것이 현대의 표어요, 정신이외다. 제국주의의 세계를 민주주의의 세계로 개조하여라,(21 생략) 생존경쟁의 세계를 상호부조의 세계로 개조하여라, 남존여비의 세계를 남녀평등의 세계로 개조하여라, 이런 것이 현대의 사상계의 소리의 전체가 아닙니까. 시대사조는 우리 땅에도 들어와 방면으로 개조의 부르짖음이 들립니다. 그러나 오늘날 조선사람으로서 시급히 하여야 개조는 실로 조선민족의 개조외다.
대체 민족개조란 무엇인가. 민족은 다른 자연현상과 같이 시시각각으로 어떤 방향을 취하여 변천하는 것이니 민족의 역사는 민족의 변천의 기록이라 있습니다. 단군시대의 조선민족, 삼국시대의 조선민족, 고려나 이조시대의 조선민족, 또는 같은 이조시대로 보아도 임란 이전과 이후, 갑오 이전과 이후, 모양으로 조선민족은 끊임없이 변화하여 내려왔습니다.
우리가 삼십 년간으로 보더라도 조선이 어떻게나 변하였나. 정치는 말고 의복, 주거, 습관 등밖에 드러나는 것뿐 아니라 우리의 사상의 내용, 감정의 경향까지 몰라보게 변하여 왔습니다. 남자가 상투를 베고 여자가 쓰개를 버린 것이 어떻게 무서운 변화오니까. 과거에만 그런 것이 아니라 지금도 나날이 변하여 갑니다. 더욱이 기미 삼월 일일 운동 이래로 우리의 정신의 변화는 무섭게 급격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금후에도 한량없이 계속될 것이외다.
그러나 이것은 분명한 자각과 일정한 계획으로 의식적으로 변화하려 하여 것이 됩니다. 우리는 이러한 변화로 만족할 없고 이러한 변화에 우리의 운명을 맡길 수가 없습니다. 문명인의 최대한 특징은 자기가 자기의 목적을 정하고 목적을 달하기 위하여 계획된 진로를 밟아 노력하면서 시각마다 자기의 속도를 측량하는 있습니다. 그는 본능이나 충동을 따라 행하지 아니하고 생활의 목적을 확립합니다. 그리하여 그의 일거수 일투족의 모든 행동은 오직 목적을 향하여 통일되는 것이요, 그러므로 그의 특색은 계획과 노력에 있습니다. 그와 같이 문명한 민족의 특징도 자기의 목적을 의식적으로 확립하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일정한 조직적이요, 통일적인 계획을 세우고 계획을 실현하기 위하여 조직적이요 통일적인 노력을 함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원시시대의 민족 또는 아직 분명한 자각을 가지지 못한 민족의 역사는 자연현상의 변천의 기록과 같은 기록이로되 이미 고도의 문명을 가진 민족의 역사는 그의 목적의 변천의 기록이요, 목적을 위한 계획과 노력의 기록일 것이외다. 따라서 원시민족, 미개민족의 목적의 변천은 오직 자연한 변천, 우연한 변천이로되 고도의 문명을 가진 민족의 목적의 변천은 의식적 개조의 과정이외다.
그러면 어떠한 경우에 개조의 현상이 생기나. 이미 가진 민족의 목적과 계획과 성질이 민족적 생존 번영에 적합치 아니함을 자각하게 되는 경우외다. 성질로 목적을 향하여 계획대로 나아가면 멸망하리라는 판단을 얻는 경우외다. 이러한 자각과 판단을 얻는 것부터 벌써 고도의 문화력을 가졌다는 증거니, 그것이 없는 민족은 일찍 이러한 자각을 가져보지 못하고 불식부지중에 마침내 멸망에 들어가고 마는 것이외다. 능히 전민족적 생활의 핵심을 통찰하여 방향의 진로는 멸망으로 가는 것이다 하는 분명한 판단을 얻는 것이 민족의 갱생하는 첫걸음이외다, 맹아(萌芽)외다. 그리고 한번 이러한 판단을 얻거든 총명하게 새로운 진로, 새로운 목적과 계획을 정하여 민족생활의 침로를 ()하도록 의식적으로 조직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민족의 갱생하는 유일한 길이니, 이는 총명하고 용단 있고 활기 있는 민족 아니고는 능치 못할 것이외다.
나는 이상에 민족개조란 것이 민족의 생활의 진로의 방향 변환 계획의 근본적이요, 조직적인 변경인 것을 암시하였습니다. 오직 어떤 부분을 개혁하거나 수보(修補)한다는 것이 아니요, 집으로 말하면 앉은 방향과 기초와 실의 배치와, 구조와 재료를 전혀 새로운 설계에 의하여 다시 짓는다 함이니 비록 낡은 재료를 다시 쓴다 하더라도 그것은 신설계에 맞추어 만한 것이면 쓰는 것이 뿐이외다. 이러므로 민족의 개조라는 것은 여간한 경우에 경이() 부르짖을 바가 아니니, 아까도 말한 바와 같이 이대로 가면 망한다 경우에 건곤일척(乾坤一擲) 대결심, 대기백으로 것이외다. 과거의 역사로 보건대 민족의 전생애(사천 년이나 오천 ) 많아야 이삼차가 되기가 어려운 일이외다. 청년다운 생기가 없이는 도저히 못할 일인 듯합니다. 다음에는 세계 역사상에 민족개조운동의 실례 가지를 들어 더욱 민족개조라는 사상을 분명히 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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