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인물] 낙성대 경제연구소의 김낙연 교수:
- 한국의 민족주의-진보의 문제는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 남의 탓으로 돌리는 식이니, 내적으로 성찰할 기회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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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증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김 교수나 낙성대연구소의 일제시대 연구에 대해서 그 실증에서 틀렸다는 지적이 여전히 나온다.>
“국사학계와의 관계는 여전히 좋지 않다. 식민지근대화론을 비판하겠다고 책도 내고 심포지엄도 했는데, 나는 실증적 근거를 갖고 논문으로 비판해오면 언제든지 대응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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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이트의 중심 인물인 안병직 교수나 이영훈 교수는 자신의 생각이 어떻게 변했는지 소상히 밝힌 바 있다. 김 교수는 어떤 과정을 통해 지금의 문제의식을 갖게 되었나.>
“KDI 연구원으로 있다가 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당시 돈이 없어 장학금을 대줄 수 있는 곳을 찾았는데 그게 동경대 국비유학이었다. 경제사를 했던 서울대 대학원을 다니지 않았지만 그 그룹과는 개인적인 관계를 계속 갖고 있다. 일본 유학을 갈 때 일본 경제사를 공부하려고 했는데, 실제 가서보니 테마가 너무 세분되어 있고 시간도 많이 걸렸다. 한동안 일본 경제사를 공부하다가 조선을 보니, 조선에 대한 연구가 너무 비어 있었다. 일본 경제사에 대한 백그라운드를 갖고 조선, 식민지시대를 연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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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직 교수는 일본에 가서 입장이 바뀌었는데.>
“나라고 달랐겠는가. 학생운동을 하면서 ‘전환시대의 논리’, ‘우상과 이성’ 같은 책을 봤다. 베트남 혁명이나 중국을 볼 때 스스로 검열하는 눈이 있었다. 그런데 일본에 가보니 그런 것이 없었다. 정보가 그대로 전해졌다. 유학 가서 몇 년 동안 논문 쓰는 것보다 그 ‘충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생각하면서 헤맸다. 정리한 것이 이것이다. 우리들끼리만 통용되는 것이 아니라 보편적 시각을 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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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진보에 대한 비판으로 들린다.>
“엄밀히 말해 시대착오적이다. 기존에 만들어놓은 틀 안에서 현상을 이해하려는 것인데, 그 틀이 과연 검증이 되어서 얼마나 설명할 수 있느냐의 문제에 답해야 한다. 얼마나 가치를 믿느냐는 식으로 이야기가 되면 더 이상 말을 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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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가장 문제라고 생각하는가.>
“역설적으로 일제의 유산인 과잉민족주의다. 이런 시각이 팽배해 있으니까 현실이나 역사를 왜곡해서 보는 것이다. 민족주의의 속성이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 남의 탓으로 돌리는 식이니, 내적으로 성찰할 기회가 없는 것이다. 식민지근대화론에 대해서도, 결국 일제 지배를 정당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식의 정치적 딱지를 붙인다. 일제시대를 긍정하는 것이 아니라 1960년대 이후의 한국의 고도성장기를 설명하려면 일제시대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영어권 연구자들의 입장에서 볼 때 이것은 당연한 일이다. 회피할 것이 아니라 직시하자는 것이다. 나만큼 일본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은 없다. 그런데 비판이 너무 저차원적이다. 어린아이들이 좋은 편 나쁜 편 갈라 싸우는 것처럼 역사인식을 그렇게 몰아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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