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11

민족개조론 7] 개조의 내용

민족개조론 7] 개조의 내용


나는 상편에서 민족개조의 의의를 설하고, 중편에서 민족개조의 가능을 설하였습니다. 그리하는 중에 자연히 개조사상의 내용과 방법도 단편적으로 말하였습니다. 그러나 민족을 개조한다니 어떤 모양으로 개조한단 말인가 하는 개조사상의 내용과 개조를 어떠한 방법으로 하겠는가 하는 방법에 대하여 다소 구체적, 계통적으로 말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실 , 양편에 말한 것은 지금부터 말하려는 것의 서론이라 만한 것이외다.
그러면 내가 말하는 민족개조란 조선민족을 어떤 모양으로 개조하잔 말인가. 이것을 설명하는 데는 먼저 부정의 방법을 취하여 민족개조란 이것도 아니요, 저것도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하여, 마침내 민족개조란 이렇다는 것을 설명하는 것이 가장 편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세계 사조의 영향을 입어 근래 조선 사상계의 민족이나 사회에 대한 사상분류의 범주가
흔히 민주주의 제국주의, 자본주의 대노농주의(農主義) 이쌍(二雙) 분한 듯합니다.그래서 각개인의 사상경향을 논할 때에도 이것을 표준으로 하는 모양이외다. 그러나 내가
말하는 민족개조주의는 범주 중에 어느 것에 속한 것도 아니요, 어느 것을 특히 배척하는 것도 아니외다. 개조주의자 중에는 제국주의자, 자본주의자도 있을 있는 동시에
민주주의자, 노농주의자도 있을 있는 것이외다. 이런 것은 정치조직에 관한 것이니, 개조주의에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이외다. 개조주의자의 유일한 주장은 조선인이 제국주의자가 되든지, 민주주의자가 되든지, 또는 자본주의자가 도든지, 노농주의자가 되든지를 물문(勿問)하고, 오직 무슨 ‘....... 사람의 인성을 개조해야 한다 함이외다. 다시 말하면 현재 조선인의 성격을 개조한 뒤에야 건전한 제국주의자도 있고, 민주주의자도 있고, 노농주의자나 자본주의자도 있는 것이지, 개조가 없이는 아무 주의자도 없이 오직 열패자(敗者) 뿐이라 함이외다. 신용할 만한 덕행, 직무를 감당할 만한 학식이나 기능, 자기의 의식주를 얻을 만한 직업의 능력, 이런 것이 없이야 무엇이 되겠습니까.
그러므로 개조주의는 사람의 바탕을 개조하여 주의야 무엇이며 직업이야 무엇이든지 능히 문명한 일개인으로, 문명한 사회의 일원으로 독립한 생활을 경영하고 사회적 직무를 부담할 만한 성의와 실력을 가진 사람을 만들자 함이외다.
개조주의는 주의 자신이 어떤 종교도 아니요, 기성의 어떤 종교에 특별히 가담하는 자도 아니외다. 동시에 어떤 종교를 배척하는 자도 아니외다. 야소교인도 (), 천도교인도 , 불교인도 , 유교인도 , 무종교인도 역가(亦可)외다. 오직 개조된 자라야 야소교인이라도 참말 야소교인이 되고, 불교도라도 참말 불교도가 것이외다.
다음에 개조주의는 정치에 대하여 아무 간섭이 없습니다. 주의자 중에는 정치가도 나리다. 개조주의로는 동지인 자로도 정치적 의견으로는 몇가지로든지 다를 수가 있습니다. 더구나 개조주의의 단체 자신은 영원히 정치에 참여할 것이 아니외다. 그는 영원히 오직 개조주의의 단체로 민중교육사업을 위여서만 힘쓸것이외다.
그러면 개조주의의 내용은 무엇인가.
사람으로 하여금,
1. 거짓말과 속이는 행실이 없게
2. 공상과 공론은 버리고 옳다고 생각하는 , 의무라고 생각하는 바를 부지런히 실행하게,
3. 표리부동과 반복(反覆)함이 없이 의리와 허락을 철석같이 지키는 충성된 신의 있는 자가 있게,
4. 고식(姑息), 준순(浚巡) 등의 겁나를 버리고 옳은 , 작정한 일이어든 만난(萬難) 무릅쓰고 나가는 자가 되게,
5. 개인보다 단체를, 사보다 공을 중히 여겨 사회에 대한 봉사를 생명으로 알게,(이상
덕육방면)
6. 보통 상식을 가지고 일종 이상의 전문학술이나 기예를 배워 반드시 일종 이상의 직업을 가지게, (이상 지육방면)
7. 근검 저축을 ()하여 생활의 경제적 독립을 가지게, (이상경제방면)
8. 가옥, 의식, 도로 등의 청결 , 위생의 법칙에 합치하는 생활과 일정한 운동으로 건강한 체격을 소유한 자가 되게,
함이니, 이것을 다시 줄여 말하면 , , 지의 삼육(三育) 부의 축적. 사회봉사심의 함양이라 있습니다. 조선민족 중에 이러한 사람이 많게 하자, 그리하여 마침내는 조선민족으로 하여금 참되고, 부지런하고, 신의 있고, 용기 있고, 사회적 단결력 있고, 평균하게 부유한 민족이 되게 하자 함이외다.
불행히 현재의 조선인은 이와 반대외다. 허위되고, 공상과 공론만 즐겨 나타하고, 서로 신의와 충성이 없고 임사() 용기가 없고 이기적이어서 사회봉사심과 단결력이 없고 극히 빈궁하고, 이런 의미로 보아 개조는 조선 민족의 성격을 현재의 상태에서 정반대 방면으로 변환하는 것이라 있습니다.
개조주의자가 생각하기에 현재의 조선 민족성을 그냥 두면 개인으로나 민족으로나 열패자가 수밖에 없으니, 이를 구원하는 것은 오직 반대 방향을 가르치는 개조가 있을 뿐이라 합니다.
이제 나의 말하는 민족개조의 근본은 무실(務實) 역행(力行) 사상이외다, 위에 말한 여덟 가지도 통틀어 말하면 무실과 역행 가지에 괄약(括約)되는 것이외다, 무실이란, 무엇이나 거짓말을 말자, 속이는 일을 말자, 말이나 일에 오직 되기를 힘쓰자함이요, 역행이라 함은 공상을 말자, 공론을 말자, 옳은 일이라고, 하여야 일이라고 생각하였거든 말하였거든, 행하기를 힘쓰자 함이외다, 가지야말로 천만고에 ()하여도 변할 없는 인류의 도덕 중의 근본도덕이니, 실과 행이 없이 무슨 도덕이나 있을 수가 없는 것이외다,
따라서 일개인의 생활의 성패도 여기에 달리고, 민족, 국가, 기타 모든 단체의 성패도 실과 행이 있고 없기에 달린 것이외다,
예컨대, 일개인에게 무실역행의 덕이 없다 합시다, 실이 없으매 그는 거짓말쟁이요, 사기사일 것이니, 세상은 그를 신용치 아니할 것이외다, 신용이 없으니 그는 상인도 되고, 관리도 교사도 못되고, 동네의 일이나 가정의 일조차 수가 없을 것이외다. 진실로 신용은 사회생활하는 자의 생명이니, 신용은 도덕의 결과 중에 대표되는 자외다.
행이 없으매 그에게는 이루어지는 일이 하나도 없을 것이외다, 그는 공부가 좋은 줄을 생각도 하나, 말도 하나, 실지로 공부를 하지 아니하므로 학식이 있어질 날이 없고 그는 근검 저축을 말로도 하고 생각도 하나, 실지로 아무 사업도 하지 아니하므로 그에게는 사업의 성공도 사업 없는 자의 일은 요행을 바라는 투기 사업이나 협잡이나 사기나 구걸이나, 또는 도적밖에 없을 것이외다.
현재 조선인의 지식계급이란 자들의 행동을 보면 어떠합니까.
과연 두터운 신용을 가지고 정당한 직업에 진췌노력(盡悴努力) 하는 자가 얼마나 됩니까. 실업계면 미두 거래나, 주식 거래나, 그렇지 아니하면 광산 기타에도 방면으로 요행을 바라는 협잡적 조명(釣名), 어리적(漁利的) 사업에 종사하고 그렇지 아니하면 누워서 천도(天桃)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부랑자적 인물이 많지 아니합니까.
우리 중에 누가 신용을 가진 자입니까. 누가 사업을 이룬자입니까.
조선민족이 무실역행의 도덕이 결핍한 것은 지내온 역사의 결과를 보면 것이외다, 내가 이렇게 함은 자기 민족의 결함을 폭로하기를 즐겨 그러함이 아니라, 우리의 결함을 분명히 알므로 다시 살아날 길을 분명히 찾아내자 함이외다,
첫째, 조선인끼리 서로 신용이 없습니다. 외국인은 신용하면서도 자국인은 신용치 못하는 기현상이 있습니다. 멀리는 말고 이조사(朝史) 보건대 서로 속이고, 서로 의심하고, 시기하고 모함한 역사라 하겠습니다. 이조사와 같이 완인(完人) 없는 역사는 아마 드물 것이니, 명망 있는 인물 중에 와석 종신한 사람이 사람이 됩니다.
현재로 보더라도 조선인 중에 만인의 신망을 일신에 ()하였다 만한 인물이 없고, 모두 의심을 받는 자들 뿐이외다, 이는 서로 거짓말을 하고 서로 속이는 행실을 하기 때문에 서로 신용치를 못함이니, 이러므로 단체적 사업을 경영할 수가 없는 것이외다, 단체적 사업은커녕 서로 믿는 친구도 얻기가 어려운 형편이외다.
단체로 보더라도 허위를 숭상하는 책망을 면치 못합니다. 금전으로나 인물로나, 아무 실력도 없으면서도 무슨 실력이나 있는 듯이 허장성세를 합니다. 심한 자는 표면에 드러내인 목적과 이면의 진동기(동기) 판이한 수도 있습니다. 이러므로 세상에서도 이러한 단체를 신용하지 아니합니다. 그래서저것이 기실은 무슨 목적으로 생겼나 또는저것이 저렇게 떠들지마는 날이나 터인가 합니다,
민족적으로 보더라도 조선민족은 결코 타민족 중에 신용 있는 민족이 아니외다. 일본인도 우리를 신용치 아니합니다. 합병 몇십 년간의 한국 정부의 외교는 거의 전부 허위와 사기의 외교이었습니다, (93 생략) 여기서 민족적 신용을 실추함이 다대(多大)합니다.
다음 서린(西隣) 한족에게 조선민족의 신용을 실추한 최대한 원인은 인삼장사와 가지사(假志士)들이외다. 무릇 중국 방면에서 상업을 경영하는 오인은 십에 팔구는 한인을 속이기로 장기를 삼아 이것을 자랑으로 아는 경향이 있습니다. 말똥을 청심환이라고 팔았다는 말은 중국에 () 조선 상인의 상략을 설명하는 말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가장 사기를 대표함은 홍삼(紅蔘)장사니, 그네는 만주삼(滿洲蔘) 홍삼이라고 속이고, 십원짜리면 백원짜리라고 속여 참말 비인도적 폭리를 탐합니다. 밖에 근년에 아편장사가 많이 생겨 역시 정부를 속이고 인민을 속여 불의의 폭리를 탐하는 자인데, 넓은 중국에 조선 상인이라고는 이러한 홍삼장사, 아편장사뿐이니, 민족의 수치가 이에서 더한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나 이런 것은 하급 인민의 소위라 하여 관대한 한인의 용서하는 바도 되려니와 근년의 다수의 자칭 애국지사, 망명객배가 중국의 고관과 부호에게 애걸하여 사기적으로 금품을 얻는 자가 점점 증가하여 민족의 신용을 아주 떨어뜨리고 것은 실로 개탄할 일이외다.
미국인의 오족에 대한 신용은 어떠한가. 말이 아니니, 조선에 있는 선교사들이 조선인을 신용치 않는 것도 사실이어니와 미국에 재류하는 동포가 또한, 혹은 악의로, 혹은 유치한 애국심으로 거짓말과 속이는 일을 짐짓 행하므로 신용을 잃은 것도 많고, 그중에도 상해를 경유하여 도미하는 동포들이 비록 사세(事勢) 부득이하다 하더라도 국적을 속여 거짓 여행권으로 가며, 혹은 재산을 속여 없는 학비를 있다고 하는 등으로조선인은 거짓말쟁이라는 실망하는 평을 하게 됩니다.
그보다도 지식계급인 인사들이 자국의 약점을 보이려는 생각으로 흔히 거짓말을 하나니, 이것이 민족적 신용을 잃는 가장 원인이 되는 줄을 알면 누구나 전율할 것이외다.
그러나 아마도 우리의 민족적 신용을 가장 잃게 하는 것은 모든일에 허장성세하는 병일 것이외다, 아무 실력도 없으면서 소리만 크게 내는 허위일 것이외다. 그러나 나는 이에 대하여 차마 자세하고 구체한 예를 들지 못합니다.
이렇게 조선인으로, 안으로 자기네끼리도 서로 믿지 못하고, 밖으로 이민족간에도 신용을 잃어버렸으니, 이러고 어찌 살리오.
인류 생활의 가장 안전하고 유리한 방식이 단체생활인 것은 다시 말할 것도 없거니와 단체생활을 가능케 하는 근본 동력은 단체의 원간(各原間) 신뢰니, 이것이 없으면 단체가 성립될 수가 없을 것이외다. 그런데 신뢰는 어디서 생기나. 허위가 없고 진실함에서 생기는 것이외다. 그러므로 민족의 흥망성쇠는 민족의 원의 진실 여부에 달린 것이니, 진실하면 민족은 굳은 단결이 이루어지는 동시에 민족이 이족에게 받는 신용도 것이외다.
그러므로, 민족의 개조는 반드시 무실에 ()한다 함이니, 허위의 죄의 대가가 멸망인 것과 덕의 보상이 갱생인 것을 따끔하게 자각할지어다.
이렇게 개인으로나 민족으로 신용이 없는 데다가 모두 공상과 공론뿐이요, 실지로 행하는 것이 없기 때문에 아무 이루어 놓은 일이 없습니다. 근래에 명망 있다는 인사를 예로 들어보시오. 그네가 무엇으로 명망을 얻었는지 없습니다. 우리 중에 가장 명망이 많은 자가 애국자입니다.
우리는 수십 인의 명망 높은 애국자들을 가졌거니와 그네의 명망의 기초가 무엇인지를 찾아보면 참으로 허무합니다. 그렇다고 하는 것은 아니나, 대부분은 허명(虛名)이외다. 그네의 명망의 유일한 기초는 떠드는 것과 감옥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것과 해외에 표박(漂泊)하는 것인 듯합니다. 나는 이곳에서 이러한 말을 자세히 하고 싶지마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그러한 자유를 가진 것이 한이외다.
애국자들뿐이 아니라, 지금 사회에 명사라는 칭호를 듣는 이들로 보더라도 그네의 명칭은 아무 사업적 근거가 있는 것이 아니니, 우리 명사의 일대 특징이 일정한 직업을 가진 것임을 보아 것이외다. 지사(志士) 하여 그의 뜻이 가상하다 함으로 명사가 됩니다. 그래서 사람 생각이 좋다고 칭찬하거니와 뜻이 좋다, 생각이 좋다 하는 것이 아무 칭찬할 거리가 되지 못하는 것이니, 만일 그가 아직 수학 중에 있는 청년이라 하면 뜻이나 생각 좋은 것이 장래의 좋은 사업할 것을 지시하므로 칭찬할 거리가 되지마는 신사라든지 명사라는 말을 듣는 자로서 뜻이 좋다, 생각이 좋다는 것을 유일한 칭찬으로 아는 것은 칭찬받는 자의 수치로 일이외다. 그런데 우리 명사는 흔히 뜻이 좋고, 생각이 좋다는 명사가 아닌지.
사람의 생명은 일에 있습니다. 일이란 직업이외다. 직업으로만 오직 사람이 의식주를 얻는 것이요, 제가 맡은 국가와 사회의 직분을 다하는 것이니, 일을 아니하는 자는 국가나 사회의 죄인이외다. 그러므로 뜻이 좋고 생각이 좋은 것은 그것이 일로 실현되어 나오기 전에 아무 소용도 없는 것이외다. 그러므로 사람을 비평하는 표준은 그의 하여 놓은 일뿐이니, 이것을 두고는 다른 표준은 없는 것이외다.
, 감가불우라 하여 때가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하고 부랑자가 되는 것을 일종의 미덕으로 알지마는 이것을 가장 잘못된 도덕적 비판이외다.
중용(中庸) 이르기를도자불가수유이야(道者不可須臾)’ 하였거니와, 도라는 것은 인생의 직무라는 뜻이니, 인생이 살아 있는 동안 일시일각도 직무를 떠날 수는 없는 것이외다. 직무란 직업을 사회의 견지에서 명칭에 불과한 것이외다.
뜻이 좋고 아무 일도 아니하는 것을 공상이라 하고 말만 좋고 아무 일도 아니하는 것을 공론이라 하나니 공상과 공론은 나타한 자의 특징이외다. 그런데 공상과 공론은 조선 명사의 특징이외다.
이를 민족적으로 보더라도 조선민족은 적어도 과거 오백 년간은 공상과 공론의 민족이었습니다. 증거는 오백 민족생활에 아무 것도 남겨 놓은 것이 없음을 보아 것이외다.
과학을 남겼나, 부를 남겼나, 철학, 문학, 예술을 남겼나, 무슨 자랑될 만한 건축을 남겼나, 영토를 남겼나, 그네의 생활의 결과에는 남은 것이 하나도 없고, 오직 송충이 모양으로 산의 삼림을 말장 벗겨먹고, 하천의 물을 말끔 들이마시고, 탕자 모양으로 선대의 정신적, 물질적 유산을 팔아먹었을 뿐이외다. 의주에서 부산, 회령에서 목포에 이르는 동안의 벌거벗은 , 마른 하천, 무너진 제방과 도로, 쓰러져가는 성루와 도회, 게딱지 같고 돼지우리 같은 가옥, 이것이 오백 나타한 생화의 증거가 아니고 무엇입니까. 진실로 근대조선 오백년사는 민족적 사업의 기록이 아니요, 공상과 공론의 기록이외다.
이조 조선사의 주류인 당쟁도 또한 공상과 공론으로 것이니, 따라서 이조사에 나오는 인물은 대부분 공상과 공론의 인물들이외다. 그래서 그네의 명망은 이루어 놓은 사업으로 전하는 것이 아니요, 그네의 언론과 문장으로 전할 뿐이외다.
만일 언론과 문장을 업으로 삼는 자라 하면, 언론, 문장만 세에 전하는 것이 마땅하지마는 일국의 재상이나 수령 방백(守令方伯)으로서 그렇다 하면 이는 진실로 괴변이외다. 심지어 임진(壬辰),병자지역(丙子之役) 같은 흥만이 유관한 대사건에도 당시의 당국자들은 군비나 산업에 노력하기보다 의리가 어떤 , 어느 대장의 문벌이 어떤 , 시가 어떤 하여, 혹은 의주의 행재(行在), 혹은 남한(南漢) 몽진(蒙塵) 공상과 공론만 일삼았습니다. 진실로 근대조선사는 허위와 나타의 기록이외다.
과거에만 그러한 것이 아니라, 현재의 조선인도 그러합니다. 우리가 보는 전등, 수도, 전신, 철도, 윤선(), 도로, 학교 같은 중에 조선인이 손수 것이 무엇무엇입니까. 교육을 떠들고, 산업을 떠들지마는 교육기관 중에 조선인의 손으로 것이 삼사의 고등보통학교가 있을 뿐이요, 산업기관이라고 자본을 총합하여도 일천만원도 되는 구멍가게 같은 은행 개가 있을 뿐이외다.
이것이 모두 공상과 공담뿐이요, 행함이 없는 까닭이니 조선인은 언제까지나 나타를 계속하려는가요. 만일 분연히 이것을 버리지 아니하면 명운은 멸망밖에 없을 것이외다.
그러므로 우리는 행하기를 ()하자, 역행하자, 누구나 한가지씩의 직업을 가지자. 그리하여 직업을 부지런히 하자 함으로 민족개조의 근본칙(根本則) 삼아야 합니다.
이에 나는 우리가 무실과 역행으로써 민족개조의 근본칙을 삼을 것을 말하였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새로 개조하려는 민족성의 근본을 실과 행에 두자 함이외다. 밖에 모든 도덕은 실과 행에 기초하여 건설될 것입니다.
그러나 가지 실과 행과 () 정도로 고조할 것이 있으니, 그것은 사회봉사심이외다. 전에 개조 팔원칙의 제오에 게재한 것이외다. 개인보다 단체를, 사보다 공을 중히 여겨 사회에 대한 봉사를 생명으로 알게 하자 함이외다. 이것이 이기심의 반대되는 것은 명료하거니와 가족이나, 사당이나, 친구 같은 것도 또한 ()외다. 그런데 조선인은 아직 사회생활의 훈련이 없어 애호의 정이 미치는 범위가 가족, 붕당을 초월하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자기 일신이나, 일가의 이해를 위하여 사회의 이해를 불고하는 수가 많습니다.
이래서는 되니, 적더라도 애호의 범위를 민족까지에 확대할 것은 심히 긴요합니다.
사회봉사의 길은 둘이 있으니, 일은 사회에 () 있고 ()없는 직업을 택함이요, 이는 모든 단체생활에 충실함이외다. 자선사업이나 소위 공익사업을 하는 것만이 사회봉사인줄 아는 것은 잘못이외다. 이는 자본주의적 사회조직에서 유산계급만 있는 일이니, 대개 세상에서 말하는 자선사업이나 공익사업은 많은 금전이나 시간을 자기의 이해와 아무 관계 없는, 순전히 남을 위한 사업에 내는 것을 이르기 때문이외다. 참뜻의 사회봉사는 누구나 있는 것이니, 가령 농부가 오곡의 배양에 종사하는 , 공장(工匠) 유용한 기구를 제작하기에 종사하는 , 교사가 청년 자제의 교육에 종사하는 등의 직업 자신이 이미 사회봉사를 의미하는 것이외다.
무릇 사회의 존립에 필요한 작업에 종사하는 자는 모두 사회에 봉사하는 자니, 그러므로 사회봉사의 제일요건은 사회가 요구하는 직업을 가짐이외다. 직업이 없이 사회봉사를 ()하는 자가 있다 하면 그는 공론을 하는 자외다.
사회봉사의 둘째 길은 모든 단체생활에 충실함이라 하였습니다. 전에도 누차 말한 바와 같이 인류의 생활은 단체생활이니, 개인의 생활을 분석하면 여러 가지 중중(重重) 단체생활이외다. 실례를 들면 일개인은 첫째 국가라는 단체의 일원이겠습니다. 다음에는 , , , 같은 행정자치단체의 일원이겠고, 그가 학생이나 교원이면 교육단체의 일원이겠고, 기타 개인의 성정과 직업의 방명을 따라, 혹은 정치단체, 경제단체, 교육단체, 학술단체, 수양단체의 일원일 것이외다. 문화가 향상할수록, 생활의 내용이 복잡할수록, 단체생활의 필요와 종류가 느는 것이니, 단체생활을 잘하는 것이 생존에 적자인 자의 특징이외다.
그런데 단체생활에 충실하다 함은 무슨 뜻인가. 일언이폐지하면 단체의 규약, 법을 엄수함이요, 다시 상언(詳言)하면 단체의 유지와 발전의 동력이 되는 금전상의 분담( 난세, 회비 ) 충실할 , 집회에 출석할 , 단체를 실제로 운용하는 지도자의 지도에 순종할 , 단체를 것이라고 사랑하는 정을 가질 등이겠습니다.
지도자라 하면 국가면 원수, 회면 회장 같은 것이니, 지도자를 택하는 것과 택한 지도자에게 순종하는 것은 진실로 단체생활에 극히 중요한 것이니, 지도자를 바로 택할 모르는 민중도 단체생활에 성공할 자격이 없는 동시에 지도자의 지도에 순종할 모르는 민중도 단체생활에 성공할 자격이 없는 것이외다. 데모크라시란 지도자 없는 생활이란 말이 아니라, 지도자를 민의로 택하는 생활이란 뜻이외다.
그런데 우리 사람은 위에 말한 것과 같은 단체생활의 도덕이 없습니다. 길게 설명하지 아니하더라도 우리가 보는 무슨 , 무슨 하는 단체들이 되어가는 모양으로 보아 것이외다.
그런즉 무실과 역행과 사회봉사심( 단결의 정신) 개조하는 신민족성의 기초로 삼자 함이외다. 그러면 주의에 의지하여 개조된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그는 반드시 보통교육과 일종의 전문교육이나 기예의 교육을 받아 사회에 유익하다고 믿는 일종의 직업을 가졌을 것이외다. 직업을 지극히 사랑하고 직업을 가진 것을 영광으로 알아 일생의 정력을 그것을 위하여 다할 것이외다. 대개 그는 모든 직업이 평등으로 존귀한 줄을 확신할 것이외다. 직업이 자기에게 의식주를 주고, 사회에 대한 봉사의 신성한 보수되는 명에를 주고 양심의 만족과 활동과 성공의 쾌락을 주는 줄을 알기 때문이외다. 그는 일정한 휴일을 ()하고는 날마다 일정한 시간 동안을 성의와 근면으로 직업에 종사하되, 그의 하는 , 만드는 물건이 아무쪼록 사회에 유익하기를 바라므로 속임이 없습니다.
이렇게 직업을 사랑하고 그것을 위하여 근면하므로 주색에 빠지거나 잡담, 박혁(博奕) 즐길 새는 없지마는 그에게는 방순(芳醇) 가정의 낙과 문학, 예술, 혹은 종교나 철학을 즐기며, 혹은 순결한 교우의 낙과 동지의 회집의 낙을 가집니다. 그리고 그는 일정한 운동으로 건강과 용기와 쾌락을 얻습니다.
그는 국가에 대하여서는 모든 의무를 충실히 다하는 국민이요, 그의 참가한 모든 단체에 대하여는 충실한 회원이외다. 그러므로 그는 혹은 체면에 끌려, 혹은 군중심리에 끌려, 용이히 무슨 허락을 아니하지마는 한번 허락한 이상 그는 결코 변함이 없습니다.
그는 위인이 아닐는지는 모르되,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이요, 성인이 아닐는지는 모르되, 누구나 믿을만한 사람이외다. 그는 완성될 범인이니, 완성된 범인이야말로 우리가 구하는 바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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