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14

장례식 장(場)에서 여성 상주의 인정과 상징투쟁 2023

서강대학교-WebSTYLIST


[종교/여성] 장례식 장(場)에서 여성 상주의 인정과 상징투쟁

작성자 오세일
작성일 2023.02.20
조회 23

장례식 장(場)에서 여성 상주의 인정과 상징투쟁
오지민, 오세일 
2023.02.20

오늘날 한국의 장례 문화는 다양한 형태로 급변하고 있다. 그간 장례에 관한 연구는 국가·행정, 경제·소비자, 사회복지, 종교·문화 등 다양한 분과에서 연구되어 왔고, 특히 최근에는 여성학 관점에서 장례 문화를 성찰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장례식에서 ‘여성 상주’의 역할과 의미에 관해 다룬 연구는 전무하다.

 본 연구는 가부장적 이데올로기가 작동하는 장례식 장(場)에서 여성 상주를 둘러싼 상징자본과 인정투쟁을 분석한다. 이를 위해 전통 예식(ritual)에 관한 유교 문헌 분석과 여성 상주 5명을 선정하여 심층 면담을 진행하였다. 연구 결과, 현재 장례 문화의 의례·상징체계 ―상주, 상복, 완장, 제사 등―에서 가부장적인 부계·남계 중심의 이데올로기가 답습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장례지도사는 장례식 장(場)에서 가부장제를 공고히 하는 역할을 수행하였으며, 여성 상주는 ‘형식적 상주’와 ‘실질적 상주’로 구별되는 성차별로 인한 소외감과 무력감을 경험하였다. 

한편, 여성 상주는 ‘책임 있는 상주 혹은 가장’이라는 상징적 표상을 자기 자신에게 부여하였으나, 장 내에서 유의미한 타자들은 여성 상주에게 ‘어린 여자’, ‘결혼하지 않은 여자’ 등 불완전한 존재의 표상을 부여했고, 그로 인해 여성 상주는 무시와 수치심을 대면해야 했다. 

그러나 연구 참여자들은 사회적 네트워크 안에서 탈전통적인 의례를 수행하는 상징투쟁을 통해 상주로서의 사회적 인정을 정당화하였다. 요컨대, 본 연구는 장례식의 성차별과 젠더 불평등의 문제를 사례 연구를 통해 심층적으로 드러내고, 다양한 가족 및 젠더 관계를 폭넓게 수용할 수 있는 장례 문화에 대한 정책적 차원의 논의들이 심도 있게 다뤄질 필요가 있음을 제언하였다.


첨부파일


2022_장례식 장에서 여성상주의 인정과 상징투쟁_오지민 오세일(문화와사회30.3).pdf












오늘날 한국의 장례 문화는 다양한 형태로 급변하고 있다. 그간 장례에 관한 연구 는 국가·행정, 경제·소비자, 사회복지, 종교·문화 등 다양한 분과에서 연구되어 왔고, 특히 최근에는 여성학 관점에서 장례 문화를 성찰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장례식에서여성 상주의 역할과 의미에 관해 다룬 연구는 전무하다. 본 연구는 가부 장적 이데올로기가 작동하는 장례식 장()에서 여성 상주를 둘러싼 상징자본과 인 정투쟁을 분석한다. 이를 위해 전통 예식(ritual)에 관한 유교 문헌 분석과 여성 상주 5명을 선정하여 심층 면담을 진행하였다. 연구 결과, 현재 장례 문화의 의례·상징체계상주, 상복, 완장, 제사 등에서 가부장적인 부계·남계 중심의 이데올로기가 답습 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장례지도사는 장례식 장()에서 가부장제를 공고히 하는 역할을 수행하였으며, 여성 상주는형식적 상주실질적 상주로 구별되는 성 차별로 인한 소외감과 무력감을 경험하였다. 한편, 여성 상주는책임 있는 상주 혹은 가장이라는 상징적 표상을 자기 자신에게 부여하였으나, 장 내에서 유의미한 타자들

 

은 여성 상주에게어린 여자’, ‘결혼하지 않은 여자등 불완전한 존재의 표상을 부여 했고, 그로 인해 여성 상주는 무시와 수치심을 대면해야 했다. 그러나 연구 참여자들 은 사회적 네트워크 안에서 탈전통적인 의례를 수행하는 상징투쟁을 통해 상주로서의 사회적 인정을 정당화하였다. 요컨대, 본 연구는 장례식의 성차별과 젠더 불평등의 문 제를 사례 연구를 통해 심층적으로 드러내고, 다양한 가족 및 젠더 관계를 폭넓게 수 용할 수 있는 장례 문화에 대한 정책적 차원의 논의들이 심도 있게 다뤄질 필요가 있 음을 제언하였다.

주제어: 장례, 여성 상주, 인정투쟁, 상징자본, 성차별, 젠더

I. 들어가는 말

오늘날 한국의 장례 문화는 다양한 형태로 급변하고 있다. 특히 기존

의 유교적 장례 형식과 그 의미가 축소됨에 따라 장례식에 대한 상이한 가치 및 태도가 혼재되어 있는 상황이다(박혜인, 2001; 문옥표, 2007). 그럼에도 한국 장례식에는 유교 문화를 근간으로 하는 가부장적인 의례· 상징체계가 유의미하게 작동하고 있으며, 그로 인하여 성차별과 젠더 불 평등의 문제가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강은애·고은비, 2019; 송효 진·선보영·최진희 외, 2019).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는여성 상주의 장례식 경험에 주목하면서 한국 장례식에 여전히 남아 있는 부계·남계[1]) 중심의 의례·상징체계가 젠더 갈등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한다.

그동안 한국 사회의 성차별과 젠더 불평등의 문제는 다양한 맥락에서

연구되어 왔으나, 장례식에서 여성 상주의 역할과 의미에 관해 다룬 연 구는 전무하다. 그러한 점에서 성평등과 다양성 존중이 요구되는 현대사 회에 장례와 여성 연구는 시의적절하다. 이에 본 연구는 장례식의 의례· 상징체계가 성역할 구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며, 장례식 장()의 상징 자본을 가진 자와 그렇지 않은 자 사이의 갈등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그 리고 장례식 장()에서 여성 상주에 대한 소외와 배제, 차별이 여성 상 주의 장례식 경험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고자 한다. 또한 여성 상주가 장례 기간 중 유의미한 타자들장례지도사, 가족, 친지, 친구 등과 상 호작용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탈전통적 의례 실천 행위들을 수행하고, 어 떻게 상주 정체성을 만들어 나가는지에 대해 고찰한다.

그간 장례에 관한 선행연구들은 다음의 유형에 따라 전개되어 왔다. 첫째, 국가·행정적 차원에서 장사법(葬事法) 또는 가정의례법령의 문제 점과 개선방안을 제시한 연구(김홍석·정진구, 2012; 정진구·이철영·박채 원, 2020), 둘째, 경제·소비자 차원에서 부의금(조의금) 지출이 가정 경 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조은성·변숙은, 2014; 손혜림·송헌재, 2018), 셋째, 사회복지 차원에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 공영장 례, 고독사 및 무연고 사망자 등 장례 사각지대의 취약계층에 대한 연구 (김재호, 2015; 윤강인·김종일·황예음 외, 2021; 박준희, 2022)가 진행되 어 왔다. 다음으로 넷째, 사회문화적 차원에서장례식장공간을 중심으 로 현대사회의 장례 문화가 갖는 특징을 분석한 연구(김시덕, 2007; 장 석만, 2009; 천선영, 2014)가 수행되어 왔다. 끝으로 종교적 차원에서, 한국 교회 장례예식의 대안을 모색한 연구(김순환, 2018), 불교의 49재 가 갖는 의미를 분석한 연구(구미래, 2008), 천주교의 연도(練禱) 개념 과 연령회의 역사를 고찰한 연구(박보영, 2015) 등이 있었다.

위와 같이 기존의 선행연구는 국가·행정, 경제·소비자, 사회복지, 종교· 문화와 같이 장례를 실체적·기능적 차원에서 연구해 왔다. 그러나 장례 식을 가부장적 이데올로기가 작동하는 장()으로 바라봄으로써 그 안 의 상징체계와 행위자들 사이의 관계 및 젠더 갈등에 주목한 연구는 없 었다. 특별히 본 연구는 장례식 장()의 여성 상주가 장례 기간 중 유 의미한 타자들과의 관계 속에서 경험하는 소외와 배제, 인정 문제에 주 목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이러한 접근에서 본고의 연구 질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상주를 임명

하는 과정에서 여성이 겪는 소외와 차별의 문제는 무엇이며, 장례식의 성역할 구분과 성차별은 어떠한 맥락에서 발생하는가? 둘째, 여성 상주 가 장례식 중 상호작용 하는 유의미한 타자는 누구이며, 여성 상주는 어 떠한 방식으로 상주 정체성을 주체적으로 수행해 나가는가? 셋째, 장례 식 이후 여성 상주는 가족과 사회 안에서 자신을 어떻게 규정하고 의미 화하는가? 본고는 상기의 연구 질문을 토대로 여성 상주의 사례 연구를 통하여 가부장적 장례 문화에 대한 비판적 성찰과 대안의 장례식의 가능 성을 탐색하고, 성평등 장례 문화 조성을 위한 공론장 형성에 기여하고 자 한다.

이에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구성으로 논의를 전개한다. 첫째, 오늘날

장례식을 구성하는 주체와 의식(儀式)에는 무엇이 있는지 살펴본다. 둘 째 전통 장례의 의례·상징체계에서 남성중심적인 요소는 무엇이 있으며, 그것이 현대 장례 문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한다. 셋째, 오늘날 여 성 상주가 부계·남계 중심의 장례식 문화에서 경험하는 소외와 갈등, 저 항과 실천을 이론적 틀로써 고찰하고 여성 상주의 심층 면담 자료를 분 석한다. 끝으로 본고는 우리 사회가 대안의 장례 문화를 상상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함으로써 성평등 장례 문화 조성을 위한 정책적 제언과 후 속 연구의 필요성을 제시한다.

II. 이론적 배경

1. 오늘날 장례식의 주체와 구성

오늘날 장례식은 일반적으로 삼일장[2])의 형태로 진행된다. 3일의 장례 식 기간 동안 유가족은 장례식장 결정, 시신 운구, 빈소 및 각종 장례용 품 선택, 입관식 참석, 성복(상복으로 갈아입는 의식), 문상객 맞이, 제 사/종교별 의례 참석, 발인식(영결식) 참석, 관 운구, 화장장 이동[3]), 화 장한 유골을 장지[4][5])에 안치하는 일련의 과정을 겪는다(송현동, 2004; 김 시덕, 2008). 이러한 장례식을 총괄적으로 진행하는 자는 장례식장에 소 속되어 있는 장례지도사 또는 유가족이 가입한 상조에 소속된 장례지도 사이다.5)

장례지도사는 유가족과의 첫 대면 상황에서 상주를 세우는 일부터 시 작하는데, 상주는 장례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의사결정을 책임지는 자 로 장례지도사와 계속해서 소통해야 하는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이 두찬·제미경·전향란, 2016). 예컨대 병원에서 환자의 보호자를 지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장례식에서 상주를 선정하는 일은 본 예식의 책임자를 세우는 일을 뜻한다. 상주가 된 자는 모든 의사결정을 책임지게 되고, 각 종 장례 용품빈소 크기는 무엇으로 할 것이며, 수의, 유골함, , 상복, 장의 차량, 제단 꽃 장식, 제사 음식, 접객 음식 수량 등을 최종 선택하 는 책무를 맡는다. 그리고 상주는 이러한 모든 의사결정 과정에서 장례 식을 온전하게 치러내기 위해 자신의사회적 자본[6])을 총동원하여 장례 식에 전념한다(김민정, 2006). 상주의 사회적 자본은 그가 자신의 사회 적 네트워크신뢰와 호혜성을 기반으로 한 가족, 교회, 직장, 친목 모임 등를 얼마나 활성화시킬 수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상주의 사 회적 네트워크는 문상객 규모 및 그에 따른 부의금의 크기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그러므로 상주가 보유한 사회적 자본의 양은 장례식의 성 공적 수행 여부에도 중대한 영향을 끼친다(최현숙, 1991). 이러한 상주 의 사회적 자본은 부의금과 같은 금전적인 것뿐만 아니라, 각종 장례식 진행에 필요한 인력을 수급할 수 있는 능력 또한 포함된다. 부의함 및 방명록 접수대를 관리할 사람, 발인할 때 관을 들어줄 사람 등이 대부분 상주와 사회적 네트워크로 연결된 사람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지 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례식의 많은 일들이 주로 남성이 해야 할 일들로 관습처럼 굳어져서 상주에게 요구되는 사회적 자본 중에는남성 인력을 얼마나 모을 수 있는지가 중요한 문제가 된다. 더욱이상주는 보통 남 자가 하는 일로 여겨지는 상황 속에서 여성 상주는 상주 임명 과정부터 어려움을 겪을 뿐만 아니라 남성 인력을 동원해야 할 때 한계 상황에 부 딪힌다.

2. 부계·남계 중심의 상주 지위와 역할

오늘날 한국 장례식의 가부장적인 문화는 「건전가정의례준칙」(대통령

령 제31380)에서 정의하는 상주(주상) 개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조 주상[7])이란 상례의 의식절차를 주관하는 사람을 말한다. [] 15 조 주상은 배우자나 장자[8])가 된다. 사망자의 자손이 없는 경우에는 최근친 자(最近親子)가 상례를 주관한다.”

가부장제 타파를 위한 여성운동의 노력으로 호주제가 폐지되었음에도 불구하고(양현아, 2011), 장례만큼은 여전히 부계·남계 중심의 문화가 제도적으로 남아 있다. 그렇다면 「건전가정의례준칙」에서 드러난 상주 개념의 뿌리는 어디에서부터 시작된 것일까? 지금의 상주 개념은 전통 장례에 관한 옛 서적에서 상주를 정의하는 내용을 현대적으로 풀이한 것 이다. 특히 12세기 주자가 쓴주자가례[9])는 전통 장례의 원형을 확인 할 수 있는 고서(古書)로서 현재 장례지도사 표준교육교재의 근간이기 도 하다. 주자가례에서는장자가 상주를 맡는다고 설명하고 있으며, ‘맏아들이 없을 경우, ‘맏손자가 상주를 하되, 손님을 맞이할 때에는 친 족 중 나이가 많은 사람이 주관한다고 명시되어 있다.[10]) 그렇다면 현대 장례 문헌에서는 상주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을까? 2012년 보건복지부가 제작 및 배포한장례지도사 표준교육교재를 비롯해 현재 출간된 장례 관련 서적에서도 상주는 장자가 맡는다고 표기되어 있다.

주상(主喪)과 주부(主婦)를 반드시 세운 후 본격적인 장례절차에 임한다. 상주(喪主)11)은 상복 중 두루마기를 입되, 고인(故人)을 입관하지 않은 상태이므로 부상(父喪)일 때는 좌단(左袒)하고, 모상(母喪)일 때는 우단 (右袒)하여 입는다”(보건복지부, 2012).12)

상주는 죽은 사람의 장자(長子)가 되는 것이나, 장자가 없으면 장손(長孫) 이 아버지 대신으로 맏상주가 되어 승중상(承重喪)으로 주상(主喪)이 된다. 모든 초상에 아버지가 주상이 되지만 아버지가 죽고 없으면 형이 주상이 된 다. 자식이 없이 남편이 죽었을 때는 남편의 가까운 집안이 주상이 되고, 아 내 쪽(친정 쪽) 사람은 아무리 가까워도 주상이 될 수 없다”(송영주, 2013).

3. 남성 중심의 의례·상징체계

남성 중심의 장례 문화는 각종 상징체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상복체계는 전통 장례에서 상주의 지위와 역할이 어떻게 강화되어 왔는지를 보여준다. 전통 장례에서 상복제도는 엄밀하고 완전한 체계로 서 종법제도를 공고히 하는 기능을 하였다. 상복제도는 네 가지 등급 차 이부계와 모계의 구별, 친소(親疏)의 구별, 남녀의 구별, 적서의 구별에 따라 그것의 형태와 소재, 구성품들이 달랐다(공병석, 2013). 이러한

예를 행한다면, 함께 사는 친척이면서 어른인 자가 주관한다”(주희, 1999).

11)  상주의 복수 표현인상주들은 일반적으로 고인의 배우자와 직계비속(자녀·손자·손 녀)을 포함하는상제를 일컫는다. 오늘날 장례식에서는 상주와 관련한 단어들(주 상, 상주, 상제 등)이 혼재되어 사용되는 경향이 있다.

12)  해당 교재에서 상주가 남성인지 추정할 수 있는 단어는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일 반적으로 주상(主喪)은 남성이 하고, 주부(主婦)는 여성이 맡는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교재에서 사용하는 상주의 정의는 전통 장례의 상주 개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상복 체계는 현대 장례식 문화에도 유의미하게 남아 있다. 예컨대 상주 의 완장 표식이 여성에게 허용되지 않는 점들은 현대 장례 문화가 과거 전통 방식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전통 장례에서는 상주를 보조하는 다양한 역할들이 존재했다. 호상(護喪, 예를 알고 일을 주관하는 자)[11]), 사서(司書, 문서 관리자), 사화(司貨, 재물 관리자)는 상주의 곁에서 장례 일을 보조하는 역할들이 었다. 그리고 그러한 일들은 주로 남성들의 몫이었다. 또한 상여를 메고 가는 일도 건장한 남성들의 도움이 필요했는데, 이처럼 장례를 무사히 잘 치르기 위해서는 남성들의 역할이 매우 컸다. 그러나 현대 장례식에 서도 여전히 남성의 역할은 중요하며, 남성 인력이 장례 절차 곳곳에서 요구된다. 문제는 가족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개성을 중시하며, 여성의 인권이 향상된 현대사회에서 획일적인 남성중심의 장례 문화는 여성 의 례 참여자들의 가치·신념과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4. 페미니즘과 성찰적 의례 수행

장례식에서 발생하는 성차별과 젠더 불평등의 문제는 페미니즘 관점 에서 새롭게 논의될 필요가 있다. 페미니즘은 한 사회가 성 범주에 따라 서 성역할(sex role)을 구별하고, 남성 혹은 여성에게 특정한 사회적 역 할 기대를 부과한다고 본다. 그리고 사회구성원들은젠더 지위 신념

(gender status belief)”(라일, 2015)에 따라 타자와 상호작용하면서 어떤

지위는 그 가치가 높고, 어떤 지위는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여긴다. 이 러한 위계적 질서는 권력관계를 만들고, 습관적인 배제와 폭력을 전제로 하는 성불평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젠더 지위 신념이 재생산되는 일생의례(life-cycle ritual)는 의례 참여자들에게 암묵적인 사회 규범을 몸으로 체득시키며 규범의 내재화 를 가능하게 한다. 이 때문에 페미니즘은 의례의 고정적 성역할에 기반 한 형식과 내용에 대해 성찰적 문제의식을 제기하며 새로운 의례의 가능

성을 제안한다(김윤성, 2009; Castells, 2010: 254). 그러한 점에서 성찰적 의례는 성과 속 사이의 틈새에서 새로운 중심을 찾아가는 주체들의 자기 수행의 장으로 바라볼 수 있다(윤지영, 2017; 박소진, 2018).

5. 장례식 장()과 상징투쟁

1) 장례식 장()과 아비투스

본고는 현대 한국의 장례식을 젠더 지위 신념이 강하게 작동하는 장 (, champ)으로 바라본다. ()은 다양한 행위 주체들[12])의 관계망으 로 구성되는데(강명구·이상규, 2011), 장에 참여하는 사람들 간 위계질 서는 경제자본, 사회자본, 문화자본, 상징자본의 양과 구조에 따라 결정 된다(김현준·김동일, 2011; 김선숙·왕경수, 2022). 그리고 장 안에서 반복 적 수행으로 형성된 실천 논리(logic of practice)로서 아비투스(habitus)를 체화한 행위자들은조율, 동의, 협력, 자발적 공모”(송재룡, 2012) 등의 방식을 통하여 장의 구조를 재생산한다.

한편, ‘특수한 사회적 실천 공간으로서 장례식 장()을 이끄는 핵심

주체는 장례지도사이다. 그는 국가가 공인한 자격증을 소지한 자로서 공 식적으로 의례를 주관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춘 자이다. 장례지도사는 정규 교육 과정과 소정의 실습 시간, 그리고 자격시험을 거친 이후에 국 가로부터 공식 인정받는다. 이들은 자격증을 취득한 후 장례식장 또는 상조회사에 소속되어 수습 기간을 갖게 되는데, 초임 장례지도사들은 사 수의 장례식을 보조하면서 도제식 교육을 받고 유가족을 대하는 태도와 노하우들을 체득해 나간다.

장례지도사가 성공적으로 장례식을 치르기 위해 필요한 것은 의례집

행자로서의 상징권력과 카리스마[13])이다. 그는 유가족과의 첫 만남에서 장례식에 관한 모든 상징·의례체계를 알고 주관할 수 있는 상징권력의 소유자로서 (장례식의 형식과 의미를 잘 모르는 일반인들과 다른 차원 에서) 카리스마를 공인받는다. 그러나 장의 지배 질서를 깨트리는의례 불참자’(, 2007: 496)가 등장할 때, 장례지도사의 아비투스는 곤경에 처한다. 의례 불참자는 장 안에서 행위자들을 구조화해 온 상징체계와 상징권력에 순종하지 않고, 자기 주체성을 반영하고자 한다. 그리고 장 의 구조적 압력으로부터 자신의 정당한 권리와 자격을 인정받기 위한 투 쟁을 시작하는데(버틀러, 2003), 이러한 인정투쟁(호네트, 2011)은 상주 를 결정하는상주 임명의례[14])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2) 상주 임명의례와 상징투쟁

장례식의 가장 첫 번째 예식은 상주를 세우는 일, 즉 상주를 공인하는임명의례”(부르디외, 2014)부터 시작한다. 상주가 될 수 있는 자와 될 수 없는 자를 구별하는 일, 그리고 그 구별을 주도하는 자가 누구인지를 보는 것은 장례식 장()의 권력 메커니즘을 확인하는 것을 의미한다 (부르디외, 2014). 특히 장례식 장()에서 장례지도사는 상주 권리를 가질 수 있는 자와 그럴 수 없는 자를 구별하는 상징권력을 가진다.17) 장례지도사는 의례를 주관하는 권위자로서 전통 의례의 규범을 정당화

하는 자이자, 의례에 들어선 참여자들에게 의례의 질서를 명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 자이다(터너, 2005). 그리고 의례 참여자들은 그가 말하는 규범을 맹목적으로 따름으로써 그의 권위를 정당화한다. 이를 통해 장례 지도사는 더욱 강력한 지배력을 갖게 되는데, 그는 전통 장례의 상징체계 를 반복적으로 학습하고 수행하면서 장 내에서 자기 지위를 공고히 한다. 그러나 의례 불참자가 규범을 위반하고 장의 상징체계에 균열을 일으켜 의미의 그물망을 끊을 때, 상징권력자와 의례 불참자 간 투쟁이 일어난 다. 이는 장의 지배와 피지배 관계가 역전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부르디외(2014)가 통과의례를 임명의례로 간주하고 그 안에서 차별이

정당화되는 문제에 주목한 바와 같이 장례식은죽음의 사회적 관리라 는 기능적 차원에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공식적인 죽음의례를 통해 그 장()에 참여한 행위자들로 하여금 암묵적인 사회 규범을 체득하도 록 만든다. 이에, 본 연구는 앞서 검토한 이론적 자원들을 바탕으로 장례 식 장()에서 여성 상주가 경험하는 상징권력과 그것을 둘러싼 투쟁의 과정을 사례 분석을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III. 연구방법

본 연구는 장례식 장()에서 여성의 상주 경험을 사례 연구 방법 (case study)을 통해 분석하였다. 사례 연구 방법은 연구 참여자의 고유 한 경험을 사회적 맥락 속에서 파악하고, 개별 사례의 독특성과 사례 간

17) ‘상주가 될 수 있는 권리의 문제는 아렌트(2006)가 말한권리들을 가질 권리개념 과 유비적으로 연결된다.

의 연결성을 포착해내어 그것이 갖는 함의를 설명한다는 점에서 본 연구 주제와 적합한 연구 방법이라 하겠다(글레스닌, 2017). 연구 참여자 선 정 기준은 2040대 여성 가운데 직계가족의 장례식을 수도권에서 치른 경험이 있는 여성으로서 손위에 형제자매가 없고, 배우자가 없는(미혼이 거나 비혼, 이혼, 별거와 같은 상황) 여성으로 제한하였다. 이와 같이 손 위에 형제자매가 없고, 배우자가 없는 가족관계를 통제한 배경에는언 니’, ‘오빠’, ‘남편이 있을 경우 상주 지위에 대한 인정투쟁을 첨예하게 경험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라 보았다. 또한 수도권 지역의 장례식장에 서 장례를 치른 경험으로 장례 지역을 제한한 배경은 지역마다 장례식 풍습이 남아 있는 점들을 고려하여 지역성의 변수를 통제하기 위해 수도 권 지역에 소재한 장례식장에서 장례를 치른 경험이 있는 자로 한정하였

.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본 연구는 서강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IRB)의 승인을 받은 뒤 연구 참여자 모집을 실시하였다. 모집 방법은 유의적 표 집(purposive sampling)으로 진행하였다. 유의적 표집은 질적 연구에서 현 장의 일탈 사례를 연구하는데 주로 채택되는 모집방법으로(바비, 2002), 장례식 장()에서 발생한 규범 위반 상황에서 여성 상주가 경험한 사 례를 구체적으로 드러내는데 유의미한 표집 방법이라 하겠다. 연구 참여 자 모집은 인터넷을 통하여 진행하였는데, 우선 본 연구의 취지와 의의 를 소개하는 홈페이지를 제작하였다. 해당 홈페이지는 연구계획서를 비 롯해 연구자가 이 연구에 임하는 진지한 자세와 그동안 장례 영역에서 진정성을 가지고 활동한 연구자의 활동 이력 등을 소개한 내용을 담아 제작되었다. 연구자가 홈페이지를 별도로 제작한 이유는 연구 참여자가 연구자를 전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연구자를 신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연구자는 홈페이지를 제작한 후, 트위터나 인스타그램 등 SNS 채널을 통해 여성 상주 경험자를 찾아 직접 이메일을 발송하여 연 구에 참여가 가능한지 정중히 문의하였다. 이메일 본문에는 홈페이지 주 소와 함께 본 연구가 우리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그 의미를 상세히 기술하였다. 한편, 이 연구는 연구 설계 단계부터 연구 참여자를연구 대상자가 아닌연구 참여자로 명명하였다. 이는 연구 참여자와 연구자가 수평적 관계에서 함께 연구를 수행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임수원, 2004).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총 5명의 여성 상 주를 선정하였으며, 연구 참여자의 구체적인 정보는 <Table 1>과 같다. 연구 참여자의 이름은 모두 가명으로 표기하였다.

<Table 1> Research Participants Information

Category

Type

Participant 1

Participant 2

Participant 3

Participant 4

Participant 5

Demographic information

Birth Year Residential Area

1989

Seoul

1993

Yongin

1986

Seoul

1991

Seoul

1977

Seoul

 

Religion

No Religion

Protestant

No Religion

No Religion

Buddhist

 

Education

Ph.D. Student

 Bachelor's Degree

 Bachelor's Degree

 Bachelor's Degree

Ph.D. Candidate

 

Marital status

Not married

Not married

Separated

Not married

Not married

Bereavement Information

Deceased

Year of death

Father

2017

Mother

2021

Older Sister

2021

Father

2019

Father

2018

 

Participant’s Age

29

29

36

29

42

 

Participant’s Job

Graduate Student

Retirement

Artist

Retirement

Lecturer

Funeral Information

Ritual Style

Jesa*

Confucian

X

Christian

X

Confucian

X

Confucian

O

Catholic

O

 

Sangju**

Only herself

Only herself

Shared with

Brother-inlaw

Shared with

Cousin

Brother

Shared with

Younger

Brother

 

Alternative Sangju***

Cousin Brother

Uncle,

Father,

Brother-inlaw

X

X

X

Note: * Jesa means the Confucian ancestral worship in Korea’s funeral. ** Sangju is a position name which is the role of representing the bereaved family. *** Alternative Sangju refers to those who are mentioned as the sangju among male family members.

한편, 본 연구는 심층 면담을 통해 연구 참여자의 고유한 질적 자료를 수집하였다. 심층 면담은 연구 참여자의 생애사적인 자료를 수집하는데 효과적이며(윤택림, 2004), 본 연구에서는 면대면·일대일·직접 면담 방식 으로 2022 56월에 개인당 1( 2시간) 면담을 실시하였다. 면 담 종료 후 추가적으로 정보 확인이 필요한 경우에는 전화 면담 또는 온 라인 채팅을 진행하였다. 특히 본 연구는 사별 경험이 있는 여성을 면담 하는 질적 조사이므로 심리적으로 취약한 상태에서 연구에 참여할 수 있 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해 연구 참여자가 편안하게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안전하고 조용한 공간에서 면담을 진행하였다. 심층 면담은 반구조화된 질문지를 사용하였으며, 최대한 자연스러운 대화 방식으로 진행하였고, 사전에 연구자가 준비한 개괄적인 질문들을 풀어 나가며 연 구 참여자와 상호작용하면서 심도 있는 질문으로 이어나갔다. 이와 같이 질적 자료를 수집한 뒤에, 연구자는 사례를 두텁게 기술하기 위하여 질 적 연구의 6단계 자료 분석 과정을 거쳐 심층 면담 자료를 체계적으로 분석하였다(크레스웰, 2017). 그리고 연구의 타당도를 검증하기 위하여 세 가지 차원자료, 이론, 평가에서 삼각 검증을 실시하였다(뉴먼, 2013). 우선 연구 자료에 있어서 심층 면담 결과물과 장례와 관련한 문 헌 자료를 비교 분석함으로써 다양한 출처의 정보를 종합적으로 활용하 였다. 둘째, 사례를 다각도에서 분석해 낼 수 있도록 이론적 자원을 다양 하게 다룸으로써 여성 상주의 장례식 경험을 다차원적으로 분석하고자 했다. 끝으로 질적 자료의 내용 분석이 타당하게 이루어졌는지를 검증하 기 위하여 전문가 검토를 통해 연구 전반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진행하 였다.

IV. 사례 분석 결과

사례 분석의 전개 방식은 다음과 같다. 먼저 사례별 가족 배경을 개괄 적으로 기술하여 연구 참여자가 처한 상황을 조망하였다. 그다음으로 사 례별 가계도(genograms)를 작성하여 누가 상주 후보로 거론되고 최종적 으로 누가 상주가 되었는지를 도식화하였다. 이는 상주 임명의례가 어떻 게 남성중심적으로 진행되는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여성 상주가 겪는 소외와 배제의 문제를 나타낸다. 다음으로 다섯 개의 사례를 주제 별로 분류하여 장례식 장()의 여성 상주를 둘러싼 인정과 상징투쟁의 과정을 분석하였다. 사례 분석에서 사용된 이름은 모두 가명이며, 가계 도는 맥골드릭(McGoldrick)과 걸슨(Gerson), 페트리(Petry)의 가계도 작 성법을 따랐다(맥골드릭·거슨·페트리, 2011). , 본고의 특성상 기존 가 계도 표기법에 없는 형식예컨대상주’, ‘상주 후보를 나타낼 수 있는 기호 등은 새롭게 추가하였다. 가계도 표기 방법은 <Table 2> 참조.

<Table 2> Genogram Symbols and Meanings

1. 연구 참여자별 가족 배경 및 상주 가계도

1) 연구 참여자1(안은정): 부친상, 단독 여성 상주

안은정(가명, 미혼) 2017년 아버지와 사별하였다. 당시 그녀의 나이

29세였고 대학원에 재학중이었다. 가족 구성원은 아버지, 어머니, 본인, 여동생으로 총 네 식구가 함께 살았다. 친가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10년 넘 게 한 집에서 같이 살았다. 할아버지는 아버지보다 먼저 돌아가셨다. 아버 지는 1년 정도 암 투병을 하셨고, 주 돌봄자는 어머니였지만, 본인과 여동 생도 함께 아버지를 돌보았다. 아버지 투병 기간 동안, 할머니는 고모 집 으로 이사를 가 계셨다. 아버지는 형제들 중에 유일한 남자였으며, 1년에 34번의 제사를 안은정의 집(큰집)에서 치러왔다. 안은정의 어머니는 아 들이 없다는 이유로 모진 소리를 듣기도 하였다. 할머니는 고모의 아들들 만 예뻐하셨다. 투병 중이셨던 아버지의 병세는 점차 위독해졌고, 병원에 서는 호스피스를 알아보라 했다. 어머니와 안은정은 호스피스를 알아보고, 화장(火葬) 후에 아버지를 모실 봉안당을 계약하고 돌아오는 날에 아버 지가 집에서 돌아가셨다. 안은정은 장례식을 진행하면서 딸이 상주를 서 는 것에 대해 장례식장 직원들이 탐탁지 않아하는 일련의 과정을 경험하 였고, 본 연구의 문제의식에 공감하여 연구에 참여하기로 결심했다.

<Figure 1>과 같이 안은정은 단독 상주로서 장례식을 치렀으나, 상주 로 결정되기까지 상주 후보로 언급된 사람은 둘째 고모의 아들인 안은정 의 사촌 오빠였다. 사촌 오빠는 안은정의 친가 자녀들 가운데 가장 나이 가 많은 남성(30)이었고, 장례지도사는 사촌 오빠를 상주로 세울 것을 강권했다. 안은정은 본인이 상주를 하겠다고 말하였으나 장례지도사는 이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안은정은 사촌 오빠가 아닌 자신이 상주 를 하겠다고 말하고 상주 역할을 수행하였으나, 장례식장 측에서는 상주 가 남성이 아닌 여성이 맞는지 재차 확인하였다.

<Figure 1> Participant 1’s Genogram

2) 연구 참여자2(배서연): 모친상, 단독 여성 상주

배서연(가명, 미혼) 2021년 어머니와 사별하였다. 당시 그녀의 나이 는 29세였고,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쉬고 있는 상황이었다. 가족은 어 머니, 아버지, 본인, 여동생으로 총 네 식구였으나 함께 살지는 않았다. 여동생은 일찍 결혼하여 분가하였고, 어머니는 가족에게 상처를 많이 준 사람이었다. 아버지는 문제 상황 앞에서 언제나 도망가는 타입이었다. 어머니의 폭력으로부터 동생을 지킨 사람 역시 아버지가 아니라 본인이 었다. 아버지는 어머니로 인해 벌어지는 모든 상황을 감당할 수 없다는 얘기를 하시곤 했다. 가족들은 모두 어머니를 등지며 살아왔다. 어머니 는 형제들에게도 환영받지 못하였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이혼을 하지는 않았지만 서로 연락을 안 한지 오래된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그녀는실질적인 가장이었다. 그녀는 성인이 돼서 모아둔 돈으로 독립 하였고, 동생을 데리고 나와 살 때도 가장 역할을 하였다. 그러던 중 2년 만에 어머니로부터 연락이 왔고, 어머니가 간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아무도 어머니를 책임지려 하지 않는 분위기에 서 그녀는 자신이 어머니를 간병하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병원에서 어머 니의 보호자였다. 그러나 투병 3주 만에 어머니는 갑작스럽게 돌아가셨 다. 임종 직후 그녀와 어머니의 형제자매들 사이에서 장례식 진행과 관 련해 의견 충돌이 생기기 시작했고, 그녀는 장례식장 직원들과도 마찰을 겪었다. 그녀는어린 여자로 보는 주변의 시선과 여자가 상주를 서는 것을 거부하는 일련의 갈등들을 경험하면서 본 연구 목적에 공감하여 연 구에 참여하기로 결심했다. 어머니는 기독교(개신교)인이었으나 교회를 성실하게 나가는 편은 아니었고, 이모들과 배서연 본인도 기독교인이었 다. 장례식은 아버지 동의 아래 배서연이 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Figure 2>와 같이 배서연은 단독 상주로서 장례식을 치렀으나, 상주

로 결정되기까지 상주 후보로 언급된 사람은 총 세 명의 남성큰 외삼 촌, 아버지, 매부18)이었다. 상주 후보자들은 외갓집 이모들의 추천이었

. 이모들은 남성이 상주를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큰 외삼촌은 상주를 하기 싫다고 했고, 아버지도 상주로서 서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배서연은 본인이 상주를 하겠다고 재차 주장하여 결과적으로 상주를 하 게 되었다.

<Figure 2> Participant 2’s Genogram

3) 연구 참여자3(최서윤): 자매상, 형부와 공동 상주

최서윤(가명, 별거) 2021년 언니와 사별하였다. 언니의 사망 사유는

자살이었다. 당시 최서윤의 나이는 36세였고, 예술가였다. 언니는 결혼하 여 배우자가 있었고, 교사였다. 갑작스러운 언니의 죽음에 가족들은 패 닉 상태였다. 그녀는 본인과 형부가 같이 상주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언니의 장례식이 언니다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생 각한 계기는 한 친구의 장례식 경험 때문이었다. 언니의 장례로부터 1

18) 배서연은 심층 면담에서 매부를 제부라 언급하였으나, 본고에서는 표준 화법에 따라 매부로 수정 표기하였다.

, 2020년 동갑내기 친구가 암으로 사망을 했다. 당시 그 친구는 성소 수자였고 아버지는 목사님이고 집안은 기독교 집안이었다. 그녀는 친구 의 장례식 때 그 친구답게 보내주지 못한 것이분하고 원통했던기억으 로 남아 있다고 했다. 당시 그의 장례식에 방문한 사람들은 대부분 그의 친구들이었지만 그날의 장례식은 그 친구가 살아온 인생을모두 감추는 장례식이었다. 그녀와 친구들은 고인의 생전 사진들을 인화해 갔으나 고인의 가족들로부터 거절당하였고 제대로 그를 추모하지 못한 것이 너 무 화가 났다고 말했다. 그래서 언니의 장례식만큼은 친구의 장례식처럼 치르지 않겠다는어떤 오기가 생겼다고 했다. 그 친구의 장례식이답 답한 마음으로 치른장례식이었다면, 언니의 장례식은언니답게해주 고 싶었다고 했다. 그리고 최서윤 또한 여성으로서 상주 역할을 수행하 는 과정 속에서 고충을 겪었고, 이번 연구 목적에 공감하는 바가 있어 연구에 참여하였다고 말했다.

<Figure 3>와 같이 최서윤의 사례에서는 형부와 최서윤 본인이 공동 으로 상주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의례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간 것은 최서윤 본인이었다. 문상객 대부분도 최서윤의 손님들이었다. 이 상가에 서실질적인 상주는 최서윤이었다. 최서윤은 문상객이 자신을 상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장례지도사에게완장을 요청하였으나 완장은 남성의 것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하였다. 그 과정에서 실랑이가 있었고, 결과적으 로 완장을 받았다.

<Figure 3> Participant 3’s Genogram

4) 연구 참여자4(도윤아): 부친상, 사촌 오빠와 공동 상주

도윤아(가명, 미혼) 2019년 아버지와 사별하였다. 당시 그녀의 나이 는 29세였고,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쉬는 상황이었다. 아버지는 심정 지 상태로 병원에 도착했고, 그렇게 아버지의 장례식이 갑작스럽게 진행 되었다. 가족은 아버지, 어머니, 본인, 여동생 이렇게 네 가족이었다. 장 례식에서 도윤아는 상주였으나 서류상 이름만 올라간형식적 상주였고, 실제 장례식을 주관한실질적 상주는 사촌 오빠였다. 당시에 그녀는 그 것이 문제라고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장례를 진행하는 과정 안에서여 자아이취급을 받거나, 애도의 과정에서철저히 소외된느낌을 받으며형식적 상주에 머물렀던 과거를 아쉬운 마음으로 회고했다. 그녀는 아 버지의 장례를 치르면서 장례가정상 가족을 평가하고, ‘상업적이며, ‘가부장제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문제의식을 느끼게 되었고, 본 연구 의 목적에 공감하여 연구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Figure 4>와 같이 도윤아는 큰 고모의 아들(사촌 오빠)과 함께 상 주 역할을 했다. 사촌 오빠는 평상시에도 집안의 대소사를 챙기는 역할 을 해왔다. 사촌 오빠는자발적으로상주 역할을 수행했다. 사촌 오빠 가 상주를 한 것은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는 생전에 고인(도윤아의 아버지)과 친밀한 관계였고 교류도 잦았다. 반면에 도윤아와 사촌 오빠 는 자주 보는 사이가 아니었고 소원한 관계였다. 도윤아는 서류상에 상 주로 이름이 올라간형식적 상주였고, 문상객 맞이와 각종 의례를 주관 한실질적 상주는 사촌 오빠였다.

<Figure 4> Participant 4’s Genogram

5) 연구 참여자5(은지혜): 부친상, 남동생과 공동 상주

은지혜(가명, 미혼) 2018년 아버지와 사별했다. 당시 그녀의 나이는 42세였고, 강사로 활동 하고 있었다. 아버지는 스무 살 무렵 심장판막 이식 수술을 받고 40년 넘게 정기 검진을 받았다. 그리고 돌아가시기 몇 해 전부터 병세가 악화되어 일을 그만두고 투병 생활을 하셨다. 주 돌봄 자는 어머니였다. 가족은 아버지, 어머니, 본인, 남동생이 있고 남동생은 결혼하여 분가하였다. 그녀는 상조 가입자로서서류상 상주였으나 장례 식에 참여한 사람들에게실질적 상주는 남동생이었다. 그녀 또한 연구 주제에 대해 공감하여 본 연구에 참여하는 것을 동의했다.

<Figure 5>와 같이 은지혜는 남동생과 함께 상주 역할을 했다. 그녀 는 본인이 가입한 상조를 사용하여 장례식 초반에는 주도적으로 장례식 을 이끌어나갔다. 그러나 점차 장례지도사는 자신을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시키고 남동생과 고모부에게만 의견을 물었다. 은지혜는형식상 상 주였고, ‘실질적인 상주는 남동생이었다.

<Figure 5> Participant 5’s Genogram

2. 상주 임명의례와 인정투쟁

본 연구의 연구 참여자들은 상주를 임명하는 과정에서부터 성차별을

경험하였다. 남성주의, 가부장적 문화가 중심 메커니즘으로 작동하는 장 례식 장()에서 여성 상주의 인정투쟁이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시점은 바로 상주 임명의례부터였다. 상주 임명의례는상주가 될 수 있는 자그렇지 않은 자를 구별함으로써 차이를 공인하고 차별을 정당화하였으 며(부르디외, 2014), 이러한 젠더화 된 역할 할당은 장례식 장()에서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장례식 진행을 총괄하는 장례지도사나 장례식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체화된 장례식의 습관은 조선시대부터 내려온 관 습에 영향을 받고 있었다. 특히 장례지도사는 의례의 집도자로서 전통 장례의 예법을 근거로 장례식을 진행한다. 주자(朱子)의 가례(家禮)부 터 시작된 장례 규범은상주는 장자라는 원칙을 강조하고, 이러한 장자 중심의 가부장적 이데올로기는 현재까지 비판적 성찰 없이 이어져 내려 오고 있다. 상주는 남성이어야 한다는 인식을 체화한 것은 장례지도사만 이 아니다. 장례식에 참여하는 사람들 또한상주는 남자라는 도식에 동 의하고 이를무심결에 따른다”(고프먼, 2013). 이와 같은 상주 임명의 례에서 여성은 본인의 의지로 상주가 될 수 없는보이지 않는규범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차리며 당혹감과 불쾌감을 느낀다. 그리고 자신이 상주를 하겠다는 의사를 몇 차례 강조하여 밝혔음에도 계속되는 무시로 여성은 수치심을 대면하게 되는데, 이는 타인과 상호작용 하는 과정에서 상대가 나를 인정할 것이라는 당연한 기대가 허물어졌을 때 느껴지는 감 정이다. 나의 정당한 권리를 침해 받음에 따른 부정적 감정의 발현은 저 항의 동기를 촉발시킨다. 호네트(2011)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겪는 주체의 저항을인정투쟁이라 하였다. 이처럼 상주 임명의례에서 여성의 수치심과 정당한 권리 회복을 위한 저항의 모습은 연구 참여자들의 진술 속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장례식장에 도착해서 업체 담당자랑 얘기하는 과정에서상주는 누구를 올려야 되냐, 남자 형제 없냐, 사촌 (남자) 형제 없냐.’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더라고요. () 고모가 셋인데 둘째 고모 아들이 한 명 있었는데 그 오빠 한테 상주를 서라는 거예요. 오빠는 저보다 한 살 많았어요. 첫째 고모는 (자녀가) 다 딸이었거든요. 그다음으로 내려가니까 둘째 고모한테 아들이 있으니까 남자 조카를 (상주로) 세우라고, 상주로 달아야 된다는 거예요. () 사촌 오빠는 자기를 상주로 올리든지 말든지 그런 상황이었고, 고모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남자가 상주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거니까 어떻게 보면. 그 오빠도 거의 장례가 처음이었던 것 같은데. 그래서 제가말이 되

. 내가 딸인데 상주가 왜 저 사촌 오빠냐.’ 이러면서 거기서 이제 빈정이 상했어요. 저한테 상주를 하겠냐고 물어본 것도 아니고, 오빠를 상주로 하 라고 하는데, ‘제가 할게요.’라고 주장을 했죠. (이렇게 해야 하는 상황이) 너무 당황스러웠어요. () 저를 (상주로) 올리시면 된다고 말하니까여성 분인데라면서 장례식장 업체 측에서 (상주가 여자가 맞는지) 몇 번씩 확인을 했던 것 같아요. 그 과정 자체가 화가 났죠. () 장례식장 측에서진짜로 이거(상주) 하실 거냐, 남성분이 보통 하시는데 여성분이 하시냐, 남성분이 안 계시냐, 결혼했냐.’ 이런 식의 질문을 (저한테) 했어요. 그래 서 제가아니다. 저로 (상주를) 해주세요.’라고 말했죠. (그 과정 자체가) 기분이 나빠서 제가 엄마랑 동생한테아니 왜 여기서 아들을 찾아?’라고 말했죠. () (상주가 되고서) ‘내가 이 남존여비의 편견을 이겨내고 상주 자리에 올라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장례 중에는결혼도 안 했는데 아버지가 가셨네이런 이야기를 들으면서결혼해서 남편이랑 같이 상 주에 올라갈걸.’ 이런 생각도 들고. 장례를 치르고 나니까 오히려 결혼을 하고 싶더라구요. 장례식에서 느꼈던이 집안에 남자가 없다.’ 이런 것도 신경이 쓰인 것 같고. 그때는 (남자) 없어도 된다고 했지만, 신경이 쓰였던 것 같아요. 결핍을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여성으로서 어떤 사회적으 로”(안은정).

“(이모들은) ‘상주는 너네 아빠가 해야 된다. 아니면 매부(여동생의 남편) 가 해야 된다. 또 아니면 어머니의 오빠인 삼촌이 해야 한다.’고 하는데, 정 작 삼촌은나 상주하고 싶지 않다. 너무 부담스럽다.’라고 하셨어요. 삼촌 은 결혼하지 않으셨어요. 삼촌이 상주를 하고 싶지 않다는 게 너무 강하시 다 보니 결국 우리 가족 안에서 해야 하는데 남자가 둘(아버지와 매부) 밖 에 없는 거죠. 제가 상주를 한다고 했을 때 아버지는 본인이 (상주를) 안 해도 된다는 거에 대해 너무 기뻐하셨어요. (장례지도사에게) 아버지가 상 주 안 하시고 저한테 (상주를) 맡기셨다고 하니까 장례식장 직원이 저한 테 결혼하셨냐고 묻더라구요. (제가 결혼을 안 했다고 하니) ‘여동생은 결 혼했냐, 여동생의 남편은 어디 있냐.’라고 묻는데 그걸 왜 질문하는지 모르 겠더라구요. 제가 (상주를) 한다고 했고, 제가 의사결정을 다 할 거니까 더 이상 물어보실 필요가 없으니 이제 내가 뭘 결정하면 되는 거냐고 하니까 장례식장 직원이이러는 거예요. 라는 말의 뉘앙스에 너무 많은 게 담겨 있던 거죠. 만약에 직원이하고 대화를 끝내고 제가 다 음에 해야 할 것들을 가져왔더라면 그냥 절차상 확인하려고 물어봤나보다 하고 저도 넘어갔을 텐데. ‘이러는 거예요. () 내가 상주한다고 했 는데 (계속 집안의 다른 남성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상황이) 화가 진짜 많 이 났었고 슬펐어요. () 당연히 될 거라고 믿었는데 계속 부정당하니까 그게 너무 속이 상하더라구요. () 그냥 그 사람들의 세계관 안에 여자가 상주를 한다는 그 전제 자체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그런 경우(여자가 상주를 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없는 일인 거죠. ‘원래 전통적으로 남자가 한다. 전통적으로 배우자나 자식 중에서 남자 아들이 한다.’ 이렇게요. 그게 되게 그냥 판에 짜여 있는 것 같아요”(배서연).

안은정과 배서연의 사례에서는 공통적으로결혼하지 않은 미혼 여성

으로서 상주를 서는 것에 대한 장례식장 측의 무시와 거부가 드러났다. 그러나 둘은 집안의 장녀이자 가장과 같은 책임감을 가지고 장례식에 전 념하였음에도 여성이라는 이유로계속 부정당하는상황이속상하고’, ‘가 났다. 결과적으로 두 사람 모두 장례식장 입장에반기를 들고, 자 신이 상주임을 강조함으로써 장례식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 특 히 배서연은 이러한 갈등 상황에서 장례식장 종사자와 여성 상주 사이에서로 다른 세계관이 존재하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장례지도사의 세계에는여성 상주는 무존재와 같았다. 연구 참여자들의 사례에서 여 성은상주 권리를 가질 권리가 없는 존재와 같았다.

제가 상주를 하겠다는 게 상주 완장을 차겠다는 뜻이 아니라, 가족을 보 내는 주체가 내가 되고 싶고 당연히 내가 해야 되는 일에 방해받고 싶지 않다는 건데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내가 보내고 싶은 거고 그런 건데 계속 부정당하는 거예요. 내가 지금 모든 거를 마음을 다해서 하고 있는데 내가 의사결정을 하려면 누군가의 인정을 받아야 된다는 게, 아니 면 내가 남자여야 한다는 게, 근데 그건 제가 선택할 수가 없는 거잖아요. 그게 너무 속상한 거예요. 딸은 나인데, 나는 그냥 많은 걸 하고 싶었던 게 아니고 그냥 내 손으로 엄마를 잘 보내드리고 싶었던 건데, 정말 유일하게 이거 하나뿐인데. 그게 제 맘대로 안 되는 거예요”(배서연).

한편, 최서윤과 도윤아, 은지혜는 남성과 함께 상주를 수행했다는 점

에서 앞선 사례와 차이가 있었고, 그런 점에서 위 사례처럼 상주의 성별 논쟁은 없었다. 그러나 연구 참여자의 진술에서 여성 상주는실질적 상 주가 아닌형식적 상주에 머물 수밖에 없었던 장례식의 가부장제 한계 를 보여주었다.

되게 이상한 게 서류상의 상주는 저였는데 사람들을 맞이하는 역할로서 의 상주는 제가 못했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성차별적이라고 생각하지 못 했어요. 경황이 없으니까 되게 감사하고 그냥 든든했는데 이제 3일장이 끝 나가고 발인하고 화장터 가고 이렇게 하는 과정에서 지난 일들을 회고할수 록 제가 소외된다는 느낌을 좀 받았던 것 같아요. 자괴감을 되게 많이 느 꼈어요. ‘내가 좀 더 상주 역할을 해야 했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됐던 것 같 아요. () (실질적) 상주를 한 사촌 오빠는 친가 쪽 큰고모의 아들인데 나 이가 마흔이 넘으셨었어요. 결혼은 하지 않으셨고. 오히려 다른 가족들은 결혼해서 자기 가족들 신경 많이 쓰는데 사촌 오빠는 결혼을 안 해서 친가 어른들이 이것저것 많이 시키고 의지하는 분위기였어요. 그리고 (사촌 오 빠는) 집안에서 큰일이나 성묘를 한다든가 무슨 일이 있을 때 데리고 가는 그런 존재였던 것 같아요. 그리고 (사촌 오빠는) 저희 동네에 사는 분이셔 서 (친가) 가족 중에서 가장 소통이 많은 편이었고, 그래서 (사촌 오빠가) 더 자연스럽게 본인이 나서서 상주 역할을 해주셨던 것 같아요. () 당시 에 제가 29살이었는데 저는 제가 그렇게 어리다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그냥 성인 여성인데 장례지도사가 저한테 반말하고, 대학생 취급을 하고 그런 느낌이 되게 불쾌했어요. ‘저 사람은 왜 나한테 저렇게 이야기하지?’ 되게 불쾌해서 그냥 하라니까 하지만 딴생각이 들고 제사에 집중을 못 했어요. () 문상객의 한 70% 정도가 제 문상객이었던 것 같고. 그렇다면 내가 조 금 더 의례에서 주도성을 갖고 가는 게 맞았던 것 같아요. 그때 돌이켜 보 면 주눅 들어 있었고 좀 지쳐있었던 것 같아요. () 저는 (장례식에서 저 자신이) 좀 소극적이고 주체적이지 못했던 모습으로 기억하거든요. 그래서 다시 돌아간다면 조금 더 주체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아요”(도윤아).

도윤아의 사례에는 크게 두 유형의 상주가 존재했다. 하나는형식적

상주로서 도윤아가 수행한 상주와실질적 상주로서 사촌 오빠가 수행 한 상주가 있었다. 형식적 상주로서 도윤아는 서류상의 상주였고, 문상 객을 맞이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한 실질적 상주는 사촌 오빠였다. 도윤 아는 부친의 장례식을 치르면서 모든 서류에 싸인을 한 사람도, 결제를 한 사람도, 책임을 진 사람도 본인이었으나, 결정적으로 사람들을 맞이 하는 역할로서의 상주는 본인이 아니었다고 했다. 그녀는 사촌 오빠가실질적 상주가 되고, 자신이형식적 상주로서 장례를 다 치르고 난 뒤 에 돌이켜보니 소외감, 자괴감과 같은 느낌을 받게 되었다고 말했다. 처 음에 그녀는더 경험이 많은 중년 어른이 상주를 맡는 게 맞는 일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억울하다고 느낀 것은 한 집안의 장 녀이자 아버지를 잇는 가장이 되었음에도 장례 절차 속에서여자아이 취급을 받으며 마지막 날까지 앞에 설 수 없었던 상황들이 자신감을 잃 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장례식 전까지 본인은내 삶을 꾸려온 어엿한 어 른이었지만 장례식에서만큼은여자아이였다. 또한 그녀는 상주로서 자 신이 보다 더 주체적으로 의례를 이끌어나가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하였다.

도윤아와 마찬가지로 은지혜 역시형식적 상주로서 소외를 경험하였 음을 말했다. 은지혜에게는 결혼한 남동생이 한 명 있었다. 남동생은 아 버지 장례의실질적 상주였고, 그녀는형식적 상주였다. 그녀는 상조 상품 가입자이면서, 예식 초반에 각종 의사결정을 한 사람이었지만, 어 느 순간부터 장례지도사가 찾는 상주는 남동생이었고, 음식을 관리하는 도우미에게 있어서 상주는 남동생의 아내인 올케였다. 어느 사이엔가장례지도사-남동생’, ‘도우미-올케짝꿍이 되어 있었다. 그녀가 기억 하는 장례식에서 자신의 존재는어느 논의에도 필요한 존재가 아닌사 람이었다. 본인은 고인의자식이자법적 상속자이고부고 작성자로서 장례식주최자로 이름이 올라가 있었지만, 그녀가 보기에 오직 동생만 이순수한 상주였다. 그녀는 상주로서 분주하게 장례를 치렀지만 그때 를 기억하면 자신은반쪽짜리였다.

저는 장례식장에서 어르신들한테 막 혼났어요. 제가 싱글인데이런 때 옆에 신랑이 같이 있었어야지. 시집 좀 가지.’ 이런 거 있잖아요. 아니 장례 랑 내가 시집가는 거랑 무슨 상관인데. 듣기 싫은 잔소리들. ‘나만으로도 안 되나?’ 이런 생각이 좀 들었죠. 그런 얘기를 자꾸 듣다 보니까옆에 남 편이 있었으면 아버지가 좀 편하게 가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아직도 나는 반쪽짜리구나, 완전하지 못한 존재로 받아들여지는구나하는 생각이 드니까 좀 슬프더라구요”(은지혜).

3. 장례지도사와 여성 상주 사이의 상징투쟁

연구 참여자들 진술에서 장례지도사와 여성 상주는 유교식 장례 방식

을 두고 상호 대립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상복과 완장은 둘 사이의 대립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상징자본으로 등장하는데, 상복과 완장 은 장례식 장()에서 성역할과 위계질서를 뚜렷하게 구별하는 표상으 로 나타난다. 앞서 문헌 검토를 통해 전통 장례에서의 상복제도가 갖는 남녀구별 원리를 살펴보았듯이, 현대 장례 문화에는 여전히 전통 장례의 남녀구별 원리가 남아 있다. ‘완장은 남자만 찰 수 있다.’ 또는여성은 치마 상복을 입어야 한다.’, ‘완장은 입관을 마치고 착용해야 한다.’ 등의 관행은 전통 방식이 변형된 형태로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소황옥·정혜린, 2004).

상조 회사 직원(장례지도사)은 저에게 상주 띠(완장)를 주지 않고, 가슴 에 붙이는 상주 글씨가 적힌 핀도 주지 않았어요. 그래서 제가 (완장을) 달라고 하니입관 전에는 줄 수 없다.’고 하더라구요. 근데 입관 일정이 늦 어서 이미 조문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어요. 조문객들이 상주가 누군지 헷 갈리니 그냥 상주 완장을 지금부터 차겠다고 하니 안 된다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이게 뭐 큰 문제가 되는 거냐 했는데안 된다. 입관하고 해야 한

.’ 이렇게 얘기가 된 거예요. 그래서 나랑 기 싸움을 하자는 건가 싶었죠. () 근데 입관 끝나고 머리핀을 주는 거예요. 제가 머리핀 싫고 완장을 달 라고 했어요. 그랬더니저희 핀 예쁘게 나와요.’ 이러는 거예요. 너무 어이 가 없어서 예쁜 거 됐고 완장을 달라고 했죠. 그랬더니 상조 회사 직원이보통 (여성분들은) 머리핀을 하신다.’라고 말하더라구요. 항상 같은 식이 었어요. 장례식장 직원들도보통은 이렇게 한다.’라고 했어요. 저는머리 핀 안 하니까 팔에 차는 완장을 달라.’고 했어요. 저는 정말 이해가 안 갔 어요. 보통 그렇게 하는 거랑 남들이 그렇게 하는 거랑 저랑 무슨 상관인 지 모르겠더라구요. 보통 그렇게 한다는 말로 막 진행해버리니까 굉장히 엄격하고 판에 짜여 있는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배서연).

그녀는 결과적으로 완장을 받았다. 그제야제대로 된 상주가 된 기분

이 들었다.

완장을 받았는데 제가 정말 많이 울었어요. ‘베로 만들어진 이거 하나 받 으려고 내가 이렇게 아등바등했나.’ 그게 너무 속상해서 계속 눈물이 나는 거예요. 그때 음식 준비하시던 이모님들(도우미들)이 오셔서 저한테 완장 도 채워주시고, 장례식장에서 저를 제대로 된 상주로 가장 먼저 대우해주 셨어요”(배서연).

배서연과 마찬가지로 최서윤 역시완장문제로 장례지도사와 실랑이

가 있었다. 최서윤은 본인이 상주를 서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으므로 상주가 착용하는 복식을 당연히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상주의 것은 남성의 것이었다. 그녀는 장례식장 직원에게나는 남자라고 말함 으로써 더 이상의 불필요한 논쟁을 막았다고 했다.

장례식장 직원이 완장은 남자만 할 수 있다고 해서저 남자예요.’라고 말 했어요. 직원은 당연히 제가 남자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죠. 근데 제가 그렇게 말하니 그냥 주시더라구요. 상복을 고를 때도 여자 한복 입기 싫으 니 양복 달라고 했어요. 그냥 주시더라구요. 근데 만약 거기서무슨 말씀 이세요. (여자는 안 돼요.)’라고 했으면 싸움이 커졌겠죠”(최서윤).

그녀는 대부분의 문상객이 자신의 손님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래서 문 상객을 맞이해야 했기에 완장을 차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장례지도 사가 완장 차는 것을 제지했다. 아직 찰 때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상조 회사의 장례지도사분이 완장 같은 거는 입관한 다음에 뭐 해야 되고 어쩌고 이거 줄(완장에 그어진 줄)이 어떤 의미가 있고 어쩌고 하는데나 는 그거 모르겠고, 나는 손님이 왔을 때 내가 상주인 게 티가 나야 인사를 하지 않겠냐. 난 지금부터 차겠다.’ 그렇게 말하고 차고 있었어요. 언니 손 님도 많이 오지만 제 손님이 많이 오기 때문에 저는 손님이 왔을 때 제가 어디 있는지 보이는 게 중요하고 표식이 중요하기 때문에이거(완장)는 내가 알아서 지금부터 차겠다.’고 하고 차고 있었어요”(최서윤).

완장 문제로 장례지도사와 갈등이 있었던 사례들(배서연, 최서윤)

공통점은 장례지도사가 남성과 여성의 상복을 강하게 구분하였다는 점 과 완장만큼은 입관 후에 착용 할 것을 강요했다는 점이다. 옛 상례와 관련한 고서에서는 상복으로 갈아입는성복의 시점을 대렴을 마친 이 후에 하도록 했다. 이는 죽은 지 사흘 뒤에 성복 할 수 있음을 뜻하였다. 이러한 예법이 있었던 배경에는 자식 된 도리로서 부모를 차마 죽은 것 으로 여기지 못하는 것을 시간으로서 규제하였던 것이다. 오늘날 표현으 로 하자면 염습이 진행되는 입관식을 끝마친 후에 상복으로 갈아입을 수 있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현대 장례에서는 입관식 일정이 화장장 예약 시간과 장례식장 시설 사용 현황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 는 발인 직전에 입관을 하는 경우도 많아서 사실상 입관 전에 이미 문상 객을 받는 상황이 더 자주 발생한다. 그래서 입관 전에 상복으로 갈아입 는 경우가 많고, 상복을 입은 채로 입관에 참석하는 일도 많다. 그런 점 에서 두 사례가 보여주는 것처럼 상복 또는 완장을 차는 시점에 대한 논 쟁과 남녀구별의 문제는 연구 참여자들의 시선에서비합리적인 것들이 었다. 안은정 또한 상복의 남녀구별은 비합리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여자는 치마 입잖아요. 저는 그게 너무 입기 싫은 거예요. ‘여자 셋(엄마, , 여동생)이 치마 입고 나란히 서 있으면 얼마나 처량해 보일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제가나 치마 안 입을래요.’라고 하고 바지 정장 입고 앉아 있었어요. 그래도 상주인 거 못 알아보면 안 되니까 핀만 꽂았던 것 같아 요. 흰색 리본 핀. 근데 완장은 안 주던데요? 고모부나 사촌 오빠는 (완장

) 찼는데 저는 막상 안 찼어요. (완장을) 안 줬어요. 가슴에 다는 리본 완장도 안 줬어요. 근데 그게 무슨 훈장도 아니고”(안은정).

4. 장례식 수행과 사회적 네트워크

한편, 다섯 명의 연구 참여자들 모두에서 나타난 공통점 중 하나는 장

례식장에서 화장장으로 이동하는 발인 시점에 관을 운구하는 일을 모두 남성이 했다는 점이다. 그런데 남성의 운구에 대해서 다섯 명은 서로 다 른 반응을 보였다. 어떤 참여자(안은정, 최서윤)는 그 부분에 대한 강한 거부감(왜 남자들만 해야 하는지)이 있었고, 또 어떤 참여자(배서연)는 남성이 드는 것이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또 어떤 참여자(도윤아)는 아빠가 사랑하는 친구들이 아빠의 관을 옮기는 모습이 보기가 좋았고, 관이 무겁기 때문에 남자가 드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았다고 했 다. 그 가운데 남성의 운구에 대해 강한 거부감이 있었던 연구 참여자 (안은경, 최서윤)는 남성이 운구를 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운구 인력 은 오직 남자들로만 구성해야 한다는 암묵적 규범에 문제가 있음을 말하 였다. 특히 안은정은 장례식 시작부터 운구가 가장 고민스러운 일이었고, 그 걱정으로 장례식 내내 힘들었다고 말했다. 본인의사회적 네트워크로는 발인하는 날에 운구를 도와줄 남성 인력(보통 운구에 필요한 성인 남성은 46명 정도)을 수급할 수 있는 상황이 되지 못하였고, 그래서 남자친구에게 운구를 도와줄 친구를 모아달라고 보챘다고 했다. 그렇지 만 주말에 시간을 내서 친구의 여자친구 아버지 장례식 발인을 도와주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다행히도 아버지가 다니셨던 학교의 조교들과 남자친구가 부른 친구들이 관을 들어주어 발인 날 극적으로 운구 인력 조달 문제가 해결됐지만, 안은정에게 있어서 운구는 가장 난감하고 수치 스러운 기억이었다.

사실 장례를 시작하는 처음부터 운구가 가장 고민이었어요. 운구는 남자 들이 하던데, 남자 나오라고 할 텐데, 그때 누굴 불러야 하나 고민했어요. 그래서 제가 남자친구를 보챘어요. 근데 자기 주말 일정을 내려놓고 발인 까지 오기가 쉽지 않은 거예요. 그래서 (장례를 시작하는) 처음부터누가 관을 들지? 어떡하지?’ 이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어요. () 제가 남성 친구 들이랑 교류가 많지 않았는데나 이거(운구) 좀 해줘.’라고 부탁할 수 있 는 그런 사이는 아니었거든요. 그렇다고 해서 사촌들이랑 막 친한 것도 아 니고. 그게 되게 부끄러운 거예요. 내가 사람도 없고 친구도 없고. () 그때 남자친구가 자기 친한 친구한테 얘기를 해서 와준 거예요. 근데 그게 되게 무력한 거죠. ‘아니 나는 내 친구들은 못 모으고, 내 남자친구의 친구 한테 이걸 들어달라고 해야 돼?’ 이게 너무 수치스럽더라구요. 아빠한테 미 안하기도 하고. () 제 여자 친구들 세 명이 장례 하는 동안 내내 같이 있 어 주고 장지도 따라갔는데 걔네들은 (운구를) 할 수가 없는 거예요. 못 들게 하니까. 그래서 이게진짜 짜증 난다. 나도 친구 있는데 왜 이거를 이렇게 해야 되지?’ 이런 생각이 가장 크게 들었던 게 마지막 운구할 때였 어요. 근데 만약에 장례식장에서 남녀 구분 없이 누구나 들 수 있다고 했 으면 제 친구들이 먼저 와서 들었을 거예요. 그리고 나도 들고 싶은 거예 요. ‘나도 들 수 있는데? 내가 왜 못 들지?’ 그러면 또 상주는 드는 거 아 니라고 하고. () (발인하는 당일 날) 장례식장 측에서남성 상주 나오세 요.’ 이렇게 말하는데 순간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어요. 그때 약간에라 모 르겠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영정사진은 사촌 오빠가 들고, 위패는 사촌 남동생이 들고, 관은 (아버지 학교의) 조교분들이랑 남자친구가 불러온 친 구들이 한 것 같아요. 저는 열심히 걸어갔죠”(안은정).

안은정은 운구 일 외에도 부의금 접수나 기타 여러 가지 일들을 챙기

는 데 있어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부의금 접수나 부의록 작성하는 거에서 많이 느꼈던 게, 고모만 셋이잖아

. 첫째 고모는 딸이 셋인데 그중 두 명이 저보다 다섯, 여섯 살 많거든요. 결혼도 해서 갓난아기도 있는 상황이었고, 그렇다고 사촌 언니들의 남편이 (부의금 접수나 부의록 작성하는 거를) 할 수도 없잖아요. 막내 고모 아들 들은 저보다 더 어린 대학생이어서 걔네들을 앉힐 수는 없었고. 그래서 상 주가 될 뻔했던 둘째 고모의 아들인 사촌 오빠가 부의금 받는 곳에 앉아 있기는 했어요. 그리고 아빠 학교의 조교분들이 돌아가면서 일을 해주셨죠. 그때 들었던 생각은여자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네.’ 이 생각이 들고, ‘나는 왜 결혼을 안 했지? 나 왜 뭘 할 게 없지?’ 이런 것도 되게 슬프고,

회사라도 다녔으면 근조화환이나 젓가락이라도 줄 텐데.’ 이런 생각이 엄

청 들어서너무 내 입지가 없구나.’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장례를 치르 는데 무력감을 느꼈던 것 같아요”(안은정).

안은정은 장례식을 치르면서여자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리고 앞으로 점차 핵가족이 되는 상황에서여 자만 있는 집들은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장례가) 정말 사람을 많이 필요로 한다는 게 () 장례를 치르고 나니까 조의금을 받고 접수하는 사람이 두 명은 있어야 하고, 운구할 사람도 있어 야 하고, 뭐 하면 가야 되고, 손님맞이를 총괄하는 사람도 있어야 하고, 점 점 이제 핵가족화가 될 텐데 나처럼 이제 여자만 있는 집들은 어떻게 하나 그런 생각도 들고 () 이 일을 겪고 결혼을 생각하니까 또 고민이 되더라 구요. 축의금을 누가 받아줘야 하지 그런 고민. 아무리 외주화가 된다 하더 라도 가족의 일이라는 게 있는데 나처럼 힘든 사람들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엄청 힘든 건 아니지만 (도와줄 사람이) 부족하거나, 장례식장이 휑한 것도 너무 슬플 것 같고. ‘결혼을 빨리해야겠다. 장례식장에 많이 가 야겠다.’ 그런 생각을 그때 많이 했던 것 같아요”(안은정).

이처럼 안은정은 자신의 사회적 자본(사회적 네트워크)을 최대한 동 원하여 장례식에 전념하고자 노력하였으나, 장례식의 역할들이 주로 남 성이 하는 일들로 고정되어 있는 문제로 인해 남성 인력을 수급하지 못 하는 자신의 네트워크 한계 앞에서 무력감을 경험하였다. 이처럼 여성 상주에게는 특별히성 자본이 중요한 사회적 자본으로 요구되었던 것 이다. 이는 여성 상주의 남성 네트워크가 약할 경우, 장례식이 원활히 진 행되기 어려운 문제를 보여준다. , 남성 인력의 수급 능력이 장례식 수 행에 있어서 중요한 사회적 자본인 셈이다. 이는 앞선 사례 분석에서 나 타난 것처럼, 연구 참여자들이 결혼하지 않은 미혼 여성으로 상주를 선 다는 것은 마치반쪽짜리상주로 머물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한 점에서 도윤아는 성평등한 장례식 문화 조성을 위 해 장례식장(또는 상조)에서 다양한 선택지를 먼저 제시해준다면 가족 들의 수용이 빠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오히려 장례식장(또는 상조)이 성평등적이면서 다양한 선택지를 먼저 제 안을 해 준다면 가족들은 수용이 빠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요. 사실 가족들은 잘 모르는데, 장례식장에서 해도 된다고 하면그래 해볼까?’하고 생각할 것 같아요”(도윤아).

5. 여성 상주의 탈전통적 의례 실천과 대응

장례식 장() 안의 사람들은 대개 장례 규범을별 이유 없이”, “

래야 할 것 같아서”, “무심결에따른다(고프먼, 2013). 그러나 이러한 규범, 즉 품행규칙을 위반하는 의례 불참자가 등장할 때 장의 참여자들 은 곤경에 처한다. 특히 장례지도사나 집안의 어른들은 의례 불참자의 위반 행동에 대하여 불쾌감을 느끼게 되는데, 그러한 순간은 장례식 장 ()의 의례·상징체계를 둘러싼 상징투쟁이 뚜렷해지는 순간이기도 하 다. 그동안 장 안에 있던 사람들은 한 사회가 의무적으로 부과해 온 도 덕적 정서, 즉 집합의식이라는 의미의 그물망 안에서 상호 소통하였는데 (김동일, 2016), 그러한 의미 그물망을 끊고 균열을 일으키는 의례 불참 자의 등장은 장의 틀과 구조를 새롭게 하는 계기로 작용한다. 그런 점에 서 연구 참여자들의 탈전통적 의례 실천은 암묵적 관습을 탈피하고 새로 운 의례를 창조하는 여성 상주의 대응으로 바라볼 수 있다.

연구 참여자들의 탈전통적 의례 실천과 대응에서 눈에 띄는 점은 세

명의 연구 참여자들(안은정, 배서연, 최서윤)이 공통적으로제사를 거부 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제사를 생략함에 따라 친척 어른들과 마찰이 있


었고, 장례식장 종사자들과도 실랑이가 있었다. 특히 안은정의 경우 제 사를 생략했다는 이유로 집안의 어른들로부터 핀잔을 들어야 했다. 안은 정은 본인과 가족의 의지로 제사를 생략한 것인데 그것을 두고 주변 사 람들이 왈가왈부하는 것에 대해 속상했다고 말했다.

장례식에서는 제사를 너무 하기 싫은 거예요. 제단 위에 밥을 올려놓는 게 싫었어요. 그때 비관적인 생각이 들었어요. 먹지도 못하는 밥을 왜 놓아 야 하는지. 그래서 안 하겠다고 했어요. 안 하고 싶다고 했어요. 그냥 국화 만 놓기로 했어요. 근데 그걸로 (집안 어르신들이) 뭐라고 하는 거예요. ‘너네 아빠 먹지도 못하고 갔는데 왜 상 안 놓느냐.’고 하시는 거예요. 속으 로내 마음이에요.’라고 생각은 했지만, 그냥 뭐 말하지는 않았고, ‘그냥 안 하고 싶어요.’라고 말했어요. 그게 되게 속상했던 것 같아요. ‘우리가 안 놓 기로 했는데 왜 뭐라고 하지?’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이렇게 사사건건 별 거 아닌 것들로 태클을 받으면서이게 내가 결혼을 안 한 여자라서 이런 건가?’하는 생각도 했었죠”(안은정).

한편, 배서연의 경우 기독교식으로 장례를 치르고 있는데도 제사는 해 야 한다는 주변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제사와 관련된 것들은 일체 하 지 않았다고 했다.

기독교식으로 장례를 했는데 그래도 무슨 제사를 해야 되고 그런 게 있었 어요. 저는 제사 음식은 우리가 먹을 것도 아니고, 가져갈 것도 아닌 음식 인데 낭비하고 싶지 않다고 했어요. 절 안 해도 되고, 향도 치워달라고 했 어요. 향 피우는 거 어떤 의미인지 알겠는데 그 향에 그렇게 의미를 두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꽃만 놔달라고 했어요. 장지 가서도 제사를 한다고 하는데 안 하겠다고 했어요. 제가 봤을 때 필요 없어 보이는 건 그냥 안 하 겠다고 했어요”(배서연).

연구 참여자들 가운데 가장 파격적인 의례를 진행한 연구 참여자는

최서윤이었다. 최서윤은 언니의 장례식만큼은 고인다운 장례를 치르겠다 는 의지가 강했다. 그녀가 보기에 장례식장이라는 공간은 생전 언니의 공주 스타일을 전혀 반영할 수 없는 곳이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많은 것 을 시도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주변 사람들과의 마찰은 불가 피했다.

빈소를 보는데 빈소가 너무 안 예쁜 거예요. 저희 언니는 예쁜 걸 좋아하 고 공주 스타일인데 이렇게 수수하게 빈소가 있는 건 좀 이상하다는 생각 이 들었어요. 그날 새벽에 손님들이 없을 때 저랑 형부가 집에 가서 언니 물건을 챙겨 왔어요. 그리고 제단 위에 언니가 좋아하는 예쁘고 반짝거리 는 액세서리, 구두, 옷을 올려놨어요. 제사상, , 밥 이런 거 안 올렸어요. () 그리고 언니 영정사진 고를 때 실랑이가 있었어요. 언니가 강아지 업 고 활짝 웃는 사진을 골랐는데 강아지랑 나오는 사진은 (영정사진으로) 안 된다고 해서뭐가 안 되냐. 내가 원하는 거 하는 거지.’라고 말하고개 있는 사진으로 할게요.’라고 말하고 했어요”(최서윤).

최서윤의 언니는 생전에 춤을 좋아했고 그 해 겨울, 언니의 친구들과

댄스 경연 대회를 나갈 예정이었다.

제가 장례식 첫 날 밤부터 언니 친구들한테 (빈소에서) 춤을 춰달라고 얘 기를 했어요. 그때 언니들이 안 한다고 했었어요. 그런데 마지막 밤에 언니 들이 뭔가 결심을 했는지 춤을 추겠다는 거예요. 그때가 다음 날 아침에 화장터로 출발하는 거였는데 그날 오전 34시쯤에 언니들이 춤을 췄어요. 5분 정도 음악을 틀고 언니랑 같이 (대회에) 나가기로 예정된 그 춤을 췄어요. () (춤출 때) 옆 빈소에서 슬슬 나오기 시작했어요. (팔짱을 끼 고 못마땅하다는 식으로) 제스처를 취하면서 서 있었고, 그때 장례식장 직 원이 내려와서언제 끝나요? 소리 좀 줄여주세요.’하는 거예요. 5분만 참 아달라고 부탁했는데 계속 뭐라 하니까 제가 너무 화가 나서 소리를 질렀 어요. 그것도 못 기다리냐고 하면서요”(최서윤).

5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경쾌한 음악과 춤은엄숙한장례식장과 맞 지 않았다. 그러나 최서윤은 언니의 친구들과 춤을 춤으로써 추모와 위 로를 헌정하는 새로운 방식의 창의적인 의례를 수행하였다. 마치 여성들 의 우정을 깊이 있게 묘사하여 웃음과 눈물을 제공했던 영화 <써니>의 마지막 장면처럼, 이 장면은 우리 사회의 현실에서도 진정성 있는 의례 수행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장례식장이라는 물리적 공간 에서 다른 유가족들과 문상객들은 이를 긍정적으로 보지 않을 수 있다. 장례식장의 건물 구조가 수많은 빈소들을 동시에 관할하도록 되어 있으 며, 빈소와 빈소 사이에는 간격이 없고, 더욱이 빈소 문이 없는 경우가 많아서 옆 빈소의 소리가 장례식장 복도를 가득 메우기 때문이다. 그래 서 최근에는 빈소에서 찬송가를 부르는 것도 허용되지 않을 만큼, 장례 식장에서는 엄숙하고 조용한 공공질서가 강조된다. 그런 점에서 최서윤 이 시도한 추모 방식은 옆 빈소의 유가족들에게 새로운 긴장과 갈등을 유발했을 가능성이 없지 않았다.

6. 책임 있는 상주에서 책임 있는 가장으로

연구 참여자들은 고인의 임종 순간부터책임 있는 상주의 표상을 스

스로 구축하고, 문상객들을 주체적으로 맞이하며 인상 관리(impression management)에 엄청난 정신적 에너지를 쏟았다(고프먼, 2016). 그리고 여성 상주들은 책임 있는 상주로서 의례에 참여하는 유의미한 타자들의 인정을 기대했으나, 계속된 거부와 무시로 인한 수치심, , 슬픔, 무력 감 등을 느껴야 했다. 그러나 그들은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에 대항하고 주체적인젠더 행하기”(최종렬, 2011)를 통해 가족의 장례식을 이끌어 나갔다. 또한 이들은 장례식의 대안적 패턴을 보여줌으로써 다양한 의례 의 출현 가능성을 열었다. 이 과정에서 여성 상주들은 장례 이후 자기 자신과 가족, 사회에 대한 생각과 태도가 변화하였음을 말하였다. 특히 장례식을 기점으로 집안의실질적 가장이 된 것을 실감하며, 장례식 경 험을 통해 앞으로책임 있는 가장’, ‘가족의 보호자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성찰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아빠가 돌아가신 시점부터) 엄마가 계속 당황해하시더라구요. 그때 저는 사실 엄마가 패닉이 온 줄 몰랐어요. 그냥 정신이 없는 줄 알았어요. 그래서 제가 (엄마한테) ‘괜찮아. 내가 할게.’ 그러고 나서 제가 덤덤하게 일을 처리 하는 거예요. 제가 엄마의 보호자가 된 것처럼 엄마가 나를 많이 의지할 수 있게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엄마가 나를 좀 든든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고 생각했어요. ‘힘주고 서 있자.’ 그런 마음으로 엄마를 안심시켜주고 싶었 어요. 그때 저 스스로내가 어른이 됐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안은정).

아빠가 죽고 나서 저희 집에 이제 여자밖에 없으니까 여기서 경제적인 역 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저밖에 없다는 게 확 와닿더라구요. 앞으로 내가 한수십 년 이 사람들(엄마와 여동생)의 노후를 책임져야 될 경제적인 가 장이 됐다는 것이 너무 확 느껴지는 거예요. 그때 뭔가 절박함을 느꼈던 것 같아요. 가장이 됐다는 부담감과 함께. () 진짜 여성으로서 가장이 되 는 책임감이 되게 많이 들었던 것 같고 특히 제 여동생은 장애를 가지고 있어서 사실 저는 저 혼자 살면 잘 살 자신이 있거든요. 그냥 돈도 잘 벌 수 있을 것 같고 나는 서울에서 내 집 마련하고 잘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엄마랑 동생까지 생각하면 되게 달라져요. 나는 이 사람들을 책임져야 하 는 존재거든요. 근데 그게 사실 아빠가 죽기 전까지 그냥 약간 뭔가 외면 하고 산 걸 수도 있고 그때는 20대였으니까 생각을 안 했던 것 같은데 아 빠의 죽음으로 인해 부양가족이 생겼다는 게 확 와닿았어요”(도윤아).

V. 나가는 말

본 연구는 부계·남계 중심의 가부장적인 장례 문화에서 여성이 경험하 는 소외와 차별의 문제는 무엇이며, 그 안에서 여성 상주가 자기정체성 을 어떻게 재구성해 나아가는지에 대해 연구하였다. 연구 결과, 여성 상 주는 상주 임명의례에서부터형식적 상주실질적 상주로 구별되는 성차별로 인한 소외감과 무력감을 경험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여성 상주는책임 있는 상주혹은책임 있는 가장이라는 상징적 표상 을 스스로 부여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둘러싼 유의미한 타자들은어린 여자또는결혼하지 않은 여자등 불완전한 존재로 여성 상주를 대하였다. 그로 인해 여성 상주는 무시와 수치심을 대면할 수밖에 없었 다. 특히 장례지도사와 여성 상주의 긴장과 갈등은 장례식 장()의 상 징자본을 둘러싼 인정투쟁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여성 상주는 사회적 네 트워크 안에서 탈전통적인 의례를 수행하는 상징투쟁을 통해 상주로서 의 사회적 인정을 정당화하였고, 자기정체성을 성찰적으로 재구성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본고는 장례식 장()에서 여성 상주의 경험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다양한 차원의 문화 사회 이론들을 검토하였다. 장례식 내의 상징 자본 및 권력관계에 관한 장 이론, 수치심 등 도덕적 감정이 저항 행위 를 동기화하는 것에 주목하는 인정 이론, 여성 상주의 탈전통적 의례 실 천과 자기정체성의 성찰적 재구성에 주목한 페미니즘 이론 등을 다각도 로 검토함으로써 질적 자료를 두텁게 기술하고자 하였다.

또한 이 논문은 유교식 가부장적 문화가 오늘날 장례식에 미치는 영

향을 역사적 맥락에서 고찰하기 위해문헌 연구를 진행하였고, 그 결과, 현재 장례지도사 표준교육과정에서 인용되고 있는 각종 장례 규범들이주 자가례와 같은 전통 내용을 답습하고 있는 현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장례 문화에 대한 역사적 성찰이 부족함을 시사하며, 결과적으로 현재 장례식의 상징체계가 전통 장례의 가부장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이데올로기를 무비판적으로 재생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울러 본 연구는 다섯 명의 여성 상주들을 심층 면담한 질적 자료를

분석하였고, 그에 대한 결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이 논 문은 연구 참여자별 가계도를 도식화하여 상주 임명의례에서 발견되는 성별 역할 할당 및 그에 따른 젠더 불평등 문제를 포착하였다(부르디외, 2014; 라일, 2015). 특히 가계도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여성이 맏이이 면서 미혼이거나 배우자가 없는 경우에 상주로 인정받는 과정이 순탄하 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둘째, 상주 임명의례를 시작으로 상복, 완 장, 제사 등 의례·상징체계에서 성별 구별을 주도하는 주체는 누구인지, 주어진 품행규칙을 무심결에 따르는 주체들은 누구인지를 확인하였고 (고프먼, 2013), 장례식 장()의 권력 메커니즘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장례지도사와 여성 상주 사이의 긴장과 갈등이 포 착되었는데, 특히 여성 상주는 장례지도사가 자신을무존재처럼 여기는 태도로부터 무시와 수치심을 경험하였다. 셋째, 여성 상주는 각종 의례 에서여자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는상황들을 계속 마주치면서 상주 로서의 권리를 온전하게 인정받지 못하는 무력감을 대면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성 상주는 자신의 정당한 권리와 자격에 대한 인정을 촉구하 며 탈전통적 의례 실천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주체적으로 재구성해 나 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버틀러, 2003; 호네트, 2011). 특히 여성 상주는 상복과 완장 등 상징 표식들의 성별 구별을 따르지 않거나, 제사를 과감 히 생략하고, 빈소를 색다르게 연출하는 등 주체적인 의례 수행을 통해 새로운 장례식 패턴을 만들어내기도 하였다.

상기의 연구 결과는 장례식의 구조, 제도, 행정 차원의 논의들이문화 정책으로서 심도있게 다뤄질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선행연구 (송효진 외, 2019)가 지적한 바와 같이 가부장적 장례 문화 개선을 위해 서는 장례지도사의 젠더 이해와 성인지 감수성을 높일 수 있는 장례지도 사 교육 과정의 개편이 필요하며, 현재의 사회적 맥락과 맞지 않는 「건 전가정의례준칙」의 존속 여부 또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가족의 형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혈연 중심의 장례식 구조가 다양한 가족 구성 및 젠더 관계를 수용해 내지 못하는 한계를 인식하고, 대안의 장례식을 구상하는 사회적 논의가 요구된다. 이러한 점에서 본 연구는 앞으로의 장례식이 가족·젠더 관계 등을 폭넓게 수용해 나갈 수 있도록, 장례 산업과 학계, 시민사회 등이 연대하여 장례 문화가 나아가야 할 방 향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의 장을 생성하고 지속적인 연구와 심의, 정책 수립을 제도화할 것을 제안한다.

한편, 본 연구는 연구 대상과 특성에 한계가 있다. 연구 참여자들은

모두 수도권 지역의 2040대 여성 상주로 제한된 점, 기혼 여성이나 장 녀가 아닌 경우 등 다양한 가족 관계를 폭넓게 다루지 못한 점, 그리고 의례 현장에서 장례지도사가 겪는 고충 등을 세밀하게 담아내지 못한 한 계를 가진다. 또한 오늘날 장례가소비사회”(보드리야르, 1991) 맥락에 서 유가족이 장례의 인력과 의례 용품을 소비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의 례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례식장과 장례지도사의 다양한 역할과 사회적 의미에 관한 연구도 필요하다. 이에, 후속 연구로서 장례에 대한 다양한 가족별, 세대별, 주체별, 종교별, 상황별 논의 등이 다각도로 진행될 필 요가 있겠다.

장례는 그 사회의 삶과 죽음을 대하는 에토스와 세계관이 응집된 상 징적 체계이자 정치, 경제, 문화, 사회 등 사회적 체계들과 상호작용한다 는 점에서 앞으로도 연구될 지점들이 많다. 이후 다양한 주제의 후속 연 구들이 새로운 논의들을 넓혀 나갈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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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민은 서강대학교 사회학과 박사과정 중에 있으며, 삶과 죽음 등에 관심을 갖 고 사회변화를 위한 정책 및 연구 등을 수행 중이다.

E-mail: jimin.helen.oh@gmail.com

오세일은 서강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종교, 영성, 문화, 사회변동과 사회운동 영역에 관해 폭넓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mail: ohseilsj@gmail.com

(2022. 10. 5. 투고, 2022. 10. 27. 심사, 2022. 11. 29. 게재확정)

Symbolic Struggle for Womens Recognition in Funeral Rites

Jimin Oh

(Ph. D. Student, Department of Sociology, Sogang University)

Seil Oh

(Professor, Department of Sociology, Sogang University)

Funeral culture has changed over time in Korea. Many Korean scholars studied on funeral rites in various academic fields. However, there is no research on the role and meaning of ‘female sangju’ at funerals; sangju refers to a person who represents the bereaved family at a Korean funeral. This study analyzes the symbolic capital surrounding women and struggles for the recognition of female sangju in funeral fields where patriarchal ideology clashes with feminism. This study conducted a ‘literature analysis’ of Confucian documents on traditional funerals and ‘in-depth interviews’ with five female sangju. Findings report that modern Korean funeral culture has followed traditional Confucian values and patriarchal systems. At the funeral, people would treat female sangju as an imperfect being or nonexistential being, merely despising them as a ‘young woman’ or ‘unmarried woman.’ Amid symbolic struggles, the role of female sangju appeared in two categories: ‘formal sangju’ and ‘substantial sangju’ in the funeral rite; however, female sangju struggled to recognize and fulfill their role as ‘responsible sangju’ or ‘responsible head of household.’ Female sangju performed a new form of funeral rite in the cultural context by their active performativity of post-traditional rituals. In sum, this study revealed the issues of gender discrimination and gender inequality in funerals through case studies of female sangju, and suggested that a new alternative policy is needed for female sangju.

Key words: Funeral, Female Sangju, Struggle for Recognition, Symbolic Capital, Gender Discrimination, Gender Inequality



[1] ) 부계[아버지]와 남계[아들]로 이어지는 혈연 중심의 계승 원리로서 특히 유교문화권에 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가족 제도를 말한다(권내현, 2016).

[2] ) 오늘날 장례식의 기간은 고인의 임종 시점부터 문상객 맞이, 발인, 매장/화장 후 고인 을 최종 안치하는 날까지 계산했을 때 대략 3일의 시간이 걸린다하여 3일장이라 부른 다. ,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된 시기에는 화장장 이용자 수가 급증하여 장례식 기간 이 4~5일 이상 연장되기도 하였고, 코로나19 감염 시신의 경우에는 선화장 후장례지침에 따라 즉시 화장이 되기도 하였다.

[3] ) 매장할 때에는 화장장을 가지 않고 바로 매장지로 이동한다.

[4] ) 화장한 유골을 안치하는 장소로서 장지 유형에는 봉안당(납골당), 수목장, 바다장 등 이 있다.

[5] ) 유가족 혹은 고인이 다니던 교회나 성당, 절의 성직자가 장례식을 집도하는 경우, 장 례지도사는 성직자의 보조자로서 장례식 진행을 돕는다. 이처럼 특별한 종교 예식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비종교적인 장례식 절차는 장례지도사에 의해 진행된다(이슬비범· 유기웅, 2020).

[6] ) 사회적 자본은 한 개인이 사회생활에서 관계 맺는 사람들과의 신뢰와 그들에게 기대 하는 상호 호혜적인 규범 그리고 그가 참여하는 사회적 네트워크의 활성화 수준에 따 라 달라지는 자원을 포괄하는 개념이다(이영재, 2018).

[7] ) 주상(主喪)은 유족 가운데 으뜸이 되는 사람으로서 상주를 뜻한다.

[8] ) ‘장자가 아들과 딸의 구별 없이 첫 번째 자식을 뜻하는지 여부는 그 해석에 따라 달 라질 수 있겠으나, 통상적으로 장자는 첫째 아들을 일컫는 말이므로 장자라는 표기는 남성으로 해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9] ) 중국 남송 시대 주희(朱熹, 11301200)가 쓴 책으로 사대부 집안이 준수할 예법과 의례를 정리한 책이다. 이 책의 본래 제목은 가례(家禮)이며, 주자가 서술하였다고 하여 주자가례라 통상 불린다. 이 책은 고려 말 성리학이 국내에 소개되면서 같이 들어왔다. 이 책은 관례, 혼례, 상례, 제례를 정리하고 있으며 이 중에서도 상례가 가 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는 전통 장례의 원형은 주자가례를 근간으로 한다(국사편찬위원회 우리역사넷, OOOO)

[10] ) “주인은 장자를 말한다. 없으면 장손이 승중(承重)하여 제사를 받든다. 빈객과 함께

[11] ) 과거 호상은 예법을 잘 아는 집안의 어른이 주로 맡았으나, 현대사회에서는 장례지 도사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12] ) 장례식을 구성하는 행위 주체는 본고의 ‘II1절 오늘날 장례식의 주체와 구성참조.

[13] ) 카리스마는 비범한 것으로 간주되고 초자연적, 초인간적 또는 적어도 예외적인 힘 이나 자질을 부여받은 것으로 취급되는 사람에게 적용되는 특수한 성질을 말한다

(Weber, 1978: 241).

[14] ) 부르디외(2014)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통과의례임명의례라 재명명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면서, 한 사회는 임명의례를 통해 사회질서와 정신적 질서를 구성함과 동시에 차이를 공인함으로써 차별을 정당화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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