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23

Park Yuha - 일본에 대해 ”피해자코스프레“ 한다는 얘기는 너무나 많지만 타국인에 대한 가해 기억은... | Facebook

Park Yuha - 일본에 대해 ”피해자코스프레“ 한다는 얘기는 너무나 많지만, 우리자신의 타국인에 대한 가해 기억은... |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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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대해 ”피해자코스프레“ 한다는 얘기는 너무나 많지만, 우리자신의 타국인에 대한 가해 기억은 여전히, 전혀 집단기억으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피해경험의 가치는 타자의 피해에 대한 공감에 있다. ’피해감정의 독점‘이 아니라.










Rakkeun Lim
10 h ·

일본 관동대지진이 일어난 지 100년이 흘렀다. 지진만으로도 수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고 다쳤지만 희생자 중엔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키고 우물에 독을 탔다’는 유언비어가 퍼져 학살된 조선인들도(피해자 중엔 중국인, 대만인도 적잖았다) 있었다.
반복되선 안 될 슬픈 역사다. 그래서 우리는 추모한다. 가해자가 일본이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역사로부터 교훈을 얻는다는 건 스스로가 가해자가 되는 것을 경계하기 위함도 있다. 인종혐오 범죄는 현재진행형의 이슈니까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일제시기 조선땅에서 일어난 화교배척사건도 잊어서는 안 된다. 조선에서의 화교들을 향한 대규모 공격은 1927년과 1931년 두 차례 일어난다. 둘 다 만주에서의 권익을 두고 벌어진 조선인과 중국인 사이의 갈등이 계기였다. 이 지역에서 중국인들이 조선인을 박해했다는 소식(만보산 사건도 그 중 하나다)이 조선에 전해지면서 평소 화교들에게 불만을 품고 있었던 조선인들이 이들을 공격한 게 발단이었다. 여느 지역과 마찬가지로 당시 조선에서도 화교들은 사업을 확장하며 로컬 지역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었다.
이들을 향한 공격에는 조직적인 린치도 적잖았다. 많게는 1000명 이상이 무리를 지어 공격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당시 조선총독부와 주조선중화민국총영사관의 자료에 따르면 공식 집계된 사망자만 144명이었다(특히 평양에서 많이 죽었다). 중상자도 131명이었다. 인명피해 못지 않게 재산피해도 컸다. 테러의 대상은 주로 화상(華商)들이었기 때문에 이들의 적잖은 영업장들이 파괴되고 불탔다. ‘호떡집에 불 난듯’이란 표현이 이때 만들어졌다는 설까지 있을 정도였다.
이 사건과 관련해 학계마저도 일제를 탓하는 논조가 지배적이더라. 조선인과 중국인을 이간질해 식민지 통치를 수월하게 하기 위한 것이란 소위 ‘일제의 사주설’이다. 심지어는 중국인들을 향한 공격이 벌어질 때 일부러 치안 활동을 하지 않아 ‘테러를 부추겼다’라는 표현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경찰의 대응은 지역에 따라 달랐는데 무장 경찰을 적극적으로 투입해 화교를 보호한 곳들도 적잖다). 인종혐오 범죄에 대한 반성은 찾아보기 힘들다. 반일감정과 반중감정이 적절히 뒤섞여 시야를 가린 탓일까.
일본땅에서 살아가는 재일교포(在日)들이야 약소국이자 피식민 국가 출신으로서 완벽한(?) 피해자의 서사가 있지만 한국땅에서 살아가는 중국인들은 그런 것도 없다. 중국은 강대국이고, 공산당은 노골적으로 횡포를 부리니 혐중정서는 암묵적으로 합리화가 된다. 서글픈 구조다.
얼마 전 신림동에서 일어난 무차별 칼부림 사건이 생각난다. 피의자 신상정보 공개와 관련해 연합뉴스가 ‘신림 흉기난동 피의자는 33세 조선’이라는 속보를 냈을 때 “역시 흉악범죄는 조선족”이라며 혀를 차던 사람들. 중국인 혐오는 그렇게 어느새 우리 사회에 뿌리를 깊게 내렸다.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 사건과 화교배척사건은 100년 전 비슷한 시기에 일어났지만 오늘날 재일교포들과 재한중국인들의 처지는 많이 다른 듯 보인다. 혹시 모르겠다. 아이브의 장원영이 화교인권 운동에 나선다면 상황이 많이 달라질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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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국, Kim Bong-Jun and 87 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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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rk Yuha
    학계에서 일본인사주설이 지배적이라는데, 내가 알기로는
    당시 다수조선인이 죽었다는 기사를 써서 폭동의 발단을 만든 조선일보장춘지국장이 오인인정사죄기사를 올리면서 덧붙인 일본사주설은 다른 조선인의 구금/협박하에서 씌어졌다. 그런 ‘맥락’은 무시되고 있는 걸까.
    그 이전에, 만주로의 이주가 일본때문이긴 해도, 중국인에게 빌린 땅에 허가없이 용수로를 만들어 갈등을 빚고 충돌을 빚으면서도 결국 완성시킨 사태를 그저 “신천지 개척”담으로 수용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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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원준
      박유하 이태준의 단편 농군이 뒤에 적힌 그 이야기를 장엄하게 그린작인지라 후대에 굉장히 비판을 받고 있지요. 그나마 이태준은 현장취재후 썼다는게 미묘하지만요
      • Park Yuha
        이 원준 비판받고 있나요.
        이태준이나 장혁주 소설은 상당히 디테일하게 당시 정황을 그리고 있는데요. 물론 작가의 시각의 한계도 있을 수 있지만요.
    • Rakkeun Lim
      박유하 오보 사건 이후 조선 민족주의자들의 조직적인 집회 선동 참여 양태를 봤을 때 민족주의 감정 고취를 위해 고의적으로 이를 활용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더라구요. 말씀해주신 만주에서의 문제도 짚어볼 만한 내용이 많아 보입니다.. 한국에선 만주에서의 조선인들을 그저 일제의 수탈에 따른, 혹은 동원된 ‘피해자’로만 그리지만요..
  • 이재국
    518이란 피해의식으로 호남 사람들 연대는 공고해 졌습니다. 그 연대를 통해 타자에 대한 억압을 경험한 이들은 교수님 말씀처럼 타자의 피해를 공감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하여 안좋은 기억이 많습니다. 이런 이중성으로 인한 악감정이 단지 한 지역에 대한 혐오감 만은 아닙니다. 이제 그동안 한 것들에 대한 재평가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는 일들이 도래하였습니다.
  • Young-Keun Park
    좋은 글 감사합니다.
  • 류제동
    사기를 당한 사람도 터무니없는 욕심을 부렸기 때문에 도덕적 책임에서는 면책되기 어려운데, 이간질에 넘어가서 끔찍한 짓을 저질렀다면 멍청하거나 원래 사악한 품성이 있었다고 보아야 합니다. 그런 논리로 따지면 이간질한 사람도 다른 누군가에 넘어가서 이간질하게 된 것이니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 코스프레는 무책임하고 역겨운 것입니다. 우리 국민을 유치한 수준에 머물게 합니다. 책임 전가 하지 말고 스스로 책임지고 반성하는 것이 성숙한 자세입니다.
    • Park Yuha
      네, 그렇기도 하지만 ”이간질“설부터 재검토 되어야겠죠.
      그런 식의 ‘책임에 대한 비주체성’도 반성해야 할 거구요.
      • 류제동
        박유하 네, 초딩 꼬마가 옆에 있는 아이 때려 놓고서 옆에 있는 애가 밀쳐서 넘어지다가 그렇게 됐다고 변명하는 것보다 유치하고 한심합니다.
  • Soo-Young Kim
    강준만의 현대사산책에서 해당 내용을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호떡집에 불난듯”에 대해 나와서 기억이 오래가네요.
    정부수립후에도 화교탄압도 있었죠. 여러가지로 어렵게 해서 자리잡을 수 없게 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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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rk Yuha
      김수영 사실 ’우리안의 화교‘에 대해선 더 많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한 듯 존재하지만 누구도 큰 관심이 없죠.
  • Park Yuha
    대만에 계신 분의 글을 공유했더니 당장 대만여행 어떠냐는 귀여운 광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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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선경
    베트남전 참전 한국군의 경우도 언젠가 베트남의 국력이 지금보다 나아진 날 복기되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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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rk Yuha
      윤선경 베트남의 경우는 그나마 많이 인식되고 있죠. 현재 배상소송도 진행중이고요.
      보수계층이 인정을 해야 ’국민기억‘이 될 듯 합니다. 교과서에도 실려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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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선경
        박유하 네, 기사 봤어요. 한두 명이 시작하는 거 같아요.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을 선과 악의 이중구조로만 바라보는 게 문제인 것 같아요. 누구나 한 시대, 가해자가 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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