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e-Kwan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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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Kwan Kim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국회연설]
1.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가 여러모로 화제가 되는 듯한데,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미국 국회 연설에서 윤대통령이 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을 인용하면서 연설을 시작했다는 점이었다. 그가 인용한 구절은 링컨이 게티스버그 전투에서 전사한 북부군 병사들을 추도하는 자리에서 행한 짦은 연설 중 서두에 나오는 부분으로, 다음과 같다:
“our fathers brought forth, upon this continent, a new nation, conceived in liberty, and dedicated to the proposition that all men are created equal (우리 선조들은 이 대륙에 자유에서 잉태된,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창조되었다는 명제에 바치는 새로운 국가를 탄생시켰습니다)”
미국이라는 국가의 가능성을 가장 함축적으로 잘 드러낸 문장이며, 미국이라는 국가가 이러한 명제에 부합하는지 끊임없이 국민들에게 되묻는 미완의 질문이다.
윤대통령이 연설을 경청한 미국국회의원들 절대다수는 자신들의 선조가 이러한 ‘명제‘에 새로운 국가를 찾아 이민 온 이민자 출신이었을 것이다 - 그리고 그들 중 누구도 그 ’명제/질문‘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런 면에서 나는 윤대통령의 연설이 미국인들의 (한사코 긍정적인) 내면을 이해한 탁월한 연설이었다고 생각했다.
2.
평생 미국의 36대 대통령 린든 존슨 (LBJ)만을 연구해온 역사가 로버트 카로(Robert Caro)는, 남부빈민 출신에 협잡꾼이자 백인우월주의자에 불과했던 (불과했다고 모든 이가 생각했던) LBJ가 케네디의 암살로 인해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그 전의 모습과 정반대의 - 빈곤타파, 흑인인권신장 등 - 정책들을 추진하는 모습을 그리면서, 권력은 부패한다는 말이 있지만, 권력은 또한 언제나 그 사람의 본 모습을 드러낸다 (the cliche says that power always corrupts, what is seldom said is that power always reveals)는 인상적인 말을 한다.
윤대통령의 방미 중 보인 모습은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 내가 보아온, 혹은 그의 지인들을 통해서 들었던 모습과 또 다른 어떤 것이었다.
흑인공민권법을 제정하면 남부표를 잃는다는 주위의 만류에 LBJ는 “what the hell’s a presidency for (그럼 대통령 따위 왜해)?“라고 말하고 법제정을 밀어붙인 유명한 일화가 있다.
윤대통령에게서도 이와같은 담대한 용기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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