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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05

교육개혁: [2] 디지털 문명에 걸맞은 교육

인공지능 맞춤 대전환, 21세기 선진국 가른다



인공지능(AI) 맞춤 대전환이 21세기 선진국 가른다
입력 2023.03.20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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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오래전부터 우리 사회 최대 숙제였지만, 이해관계 집단의 대치와 일부의 기득권 유지 행태로 지연과 미봉을 반복했던 노동·연금·교육개혁. 지속가능한 대한민국과 미래세대를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3대 개혁>에 대한 진단과 해법을 모색한다.

교육개혁: <2> 디지털 문명에 걸맞은 교육





'노 챗GPT' 감점, 변화 시작한 대학 강의실
교과는 원격교육으로, 학교에선 공감교육
스스로 탐구해 '암묵지' 만드는 새물결 필요



그래픽=송정근기자





며칠 전인 3월 14일 GPT-4가 공개되었다. 작년 11월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한 챗GPT3.5가 출시된 지 불과 4개월 만에 더 진화된 GPT가 등장한 것이다. 인식 가능한 단어가 약 3,000개에서 약 2만5,000개로 늘었고, 매개변수도 1,750억 개에서 조 단위로 바뀌었다고 한다. 챗GPT3.5가 인간과 인공지능이 잡담을 나누는 수준이었다고 하면 GPT-4는 그림이나 사진과 같은 사물을 인식하여 답을 생성해주는 인지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는 문자 그대로 대용량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여 사전 훈련된 형성형 변환기에 불과하다. 즉 기존에 존재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람이 하는 것을 잘 모방하도록 훈련시켜 새로운 것으로 변환시키는 기능을 가진 도구이다. 이러한 인공지능의 발전은 우리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가?

한 사이버대학 교수는 과제물을 제출할 때 챗GPT를 활용하지 않으면 감점한다고 한다. 10시간 넘게 끙끙대며 코딩하던 작업을 챗GPT는 1분도 안 걸려 끝내기 때문이다. 쓸데없는 노력에 시간을 버리기보다는 창의적 문제해결에 시간을 쓰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이다. 마치 인쇄술이 나오면서 지식의 전수 방법이 획기적으로 바뀌었듯이 디지털 혁명과 인공지능으로 21세기 교육은 획기적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



그래픽=송정근기자

1960~1970년대에는 국어시간에 받아쓰기를 했고, 중학교 상업시간에는 주판연습을 했다. 이제 그런 교육은 사라졌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사람들은 전화번호를 외우지 않는다. 많은 단순 지식을 머릿속에 담고 다니기보다는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것이 더 낫다. 단순한 형식지는 교사가 강의실에서 학급 단위로 나누어 학생들에게 일일이 전수하기보다는, 일타강사가 온라인 강의를 통해 수십만 명에게 전달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학급에서는 이렇게 습득된 기초지식을 갖고 더 복잡한 암묵지를 만들어내야 한다. 교사의 역할은 지식의 전달자가 아니라 다양한 생각을 이끌어내는 문제해결형 토론 유도자로 바뀌어야 한다.

챗GPT3.5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이것이 놀라울 정도로 지식을 잘 가공하여 답을 제시해주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매우 상식적인 이야기에 불과하다고 한다. 인공지능의 기능은 마치 백과사전처럼 정형화된 지식을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해주는 보조장치인 것이다. 단지 이전에 인간들이 단순 지식을 암기하기 위해 들인 많은 시간과 노력을 줄여주는 데 도움을 줄 뿐이다.



그래픽=송정근기자

이제 교육내용과 교육방법이 획기적으로 바뀌는 교육혁명이 이루어져야 한다. 국영수와 같은 교과 과목 중심 교육이 아니라 융합교과를 통해 인간이 인지하고 사고하는 능력을 키우는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 사물과 현상을 정확히 인식할 수 있는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상상력을 발휘하여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낼 수 있는 창의적 사고(creative thinking), 복잡한 문제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디자인 사고(design thinking)와 같은 교육이 기존 교과 중심 교육을 대체해야 한다.

지금 많은 교과학습이 교실 밖에서 선행학습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교과 중심 형식지는 원격교육을 통해 자율적으로 학습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에듀테크를 활용하여 게임처럼 학습하는 방법들도 개발되고 있다. 학교는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다양성을 이해하고 공감능력을 키워서 협동하는 교육현장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현장학습, 체험학습, 예체능 활동 교육이 기존의 교과 중심 교육을 대체해야 한다.

20세기 대량생산체제에서는 세분화되고 형식화된 지식의 교육이 필요했다. 하지만 21세기에는 형식지 암기와 같은 노동으로서의 교육이 아니라 호기심 때문에 스스로 탐구하여 자신만의 암묵지를 만들어내는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 인공지능 시대에 교육의 혁명적 대전환은 피할 수 없는 과제이다. 21세기에 누가 먼저 교육혁명을 이루는가에 따라 모든 나라는 선진국과 후진국으로 갈리는 운명을 맞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글 싣는 순서-교육개혁

<1> 한국 교육의 근본문제 (조벽)
<2> 디지털문명에 걸맞은 교육 (염재호)
<3> 시험이 바뀌면 한국도 바뀐다 (이혜정)
<4> 교육 망치는 교육감 선거 (박융수)
<5> 대학입시, 어떻게 해야 하나 (배상훈)
<6> 대학 총장 직선제는 답이 아니다 (전호환)
<7> 지역대학이 융성해야 선진국이다 (김종영)
<8> 글로벌 스탠다드- 9월 학기제 (김도연)
<9> 노동ㆍ연금개혁 그리고 교육개혁 (김용학)









염재호 고려대 명예교수·전 총장

70조원의 힘, 퇴직·기초연금 재발견에 국가 보장 노후 달렸다

70조원의 힘, 퇴직·기초연금 재발견에 국가 보장 노후 달렸다

70조원의 힘, 퇴직·기초연금 재발견에 국가 보장 노후 달렸다
입력 2023.04.03

편집자주

오래 전부터 우리사회 최대 숙제였지만, 이해관계 집단의 대치와 일부의 기득권 유지 행태로 지연과 미봉을 반복했던 노동·연금·교육개혁. 지속가능한 대한민국과 미래세대를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3대 개혁>에 대한 진단과 해법을 모색한다.

연금개혁 : <3> 노후소득보장의 적정성





취약계층의 최소소득 보장과 재정 안정성을 동시에 이루려면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퇴직연금의 통합적 조정이 필요하다. 특히 기초연금은 노인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방식으로 재조정될 필요가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3층연금에 달린 소득보장· 지속가능 동시 달성
기초연금 20조원은 취약계층 두텁게 지원하고
국민·퇴직연금과 3대 축 이뤄 지속가능성 제고

연금개혁의 목표는 노후소득보장과 지속가능성이다. 이 둘은 상충하지만 적절히 결합시켜야 하는 게 사회정책의 과제이다. 어려운 일인 만큼 제도 진단과 해법 모색이 합리적이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 형성된 연금개혁 논의 구도는 오히려 이를 어렵게 한다.

재정안정화 vs. 보장성 강화. 우리에게 익숙한 연금개혁의 대립 구도이다. 한쪽은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인상하면서도 재정안정을 위해 소득대체율은 유지하자는 입장이고, 다른 쪽은 노후소득보장을 위하여 소득대체율도 함께 올리자는 입장이다. 부담자이자 미래 연금수령자인 시민들은 난감하다.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니. 재정안정도 보장성도 모두 필요한 일 아닌가.



그래픽=김문중기자

여기서 진짜 문제는 연금개혁의 협소한 인식틀이다. 국민연금만을 두고 이야기하면, 소득대체율 유지 혹은 인상, 둘 중 하나만 선택하는 대립이 불가피하다. 지금까지 정부 연금위원회, 국회 연금특위, 언론 등에서 이 평행선이 되풀이되니 이제 시민들은 피로감마저 느낄 정도이다.

연금개혁에서 국민연금에 한정된 시야를 벗어나야 한다. 왜 노후소득보장을 국민연금에서만 해결하려 하는가. 예전에는 일반 시민에게 적용되는 공적연금으로 국민연금만 있었지만 2005년 퇴직연금이 도입되었고, 2008년 기초연금도 시작되었다. 퇴직연금은 1년 이상 고용된 노동자에게 적용되는 법적 급여이고, 기초연금은 노인 70%에게 지급되는 의무제도이다. 어느새 한국에서도 시민의 경제적 지위에 따라 부여되는 3개의 법정 노후소득보장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그래픽=김문중기자

퇴직연금과 기초연금은 결코 작은 제도가 아니다. 퇴직연금은 아직 연금으로 자리 잡지는 못했으나 2021년 고용주가 납입하는 기여금이 50조 원으로 국민연금 전체 보험료 수입 53조 원과 비슷하다. 기초연금도 2022년 지급액이 20조 원으로 같은 해 국민연금 급여지출 약 30조 원의 3분의 2에 이른다. 현실이 이렇다면 노후소득보장의 설계도 당연히 의무연금 삼총사로 이루어져야 하며, 이러면 지속가능한 보장성 방안도 만들어질 수 있다.



퇴직연금 연도별 적립금 및 증감률

우선 국민연금은 명목 소득대체율 인상보다는 노동시장 주변부 '연금약자'의 보장성 강화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 일부에서 노인빈곤이 심각하니 소득대체율을 올려야 한다고 말하지만 국민연금 수령액은 노동시장 격차를 반영하기에 평균소득 미만 가입자에게는 실제 인상 효과가 크지 않다. 또한 소득대체율 인상은 보험료율 인상을 수반하기에, 현재도 보험료율 책임을 다하지 않는 현세대가 추가로 소득대체율을 올리겠다는 건 무책임하다. 그 대신 여성, 실업자, 군복무자에게 제공하는 연금크레딧을 늘리고, 본인이 전액 납부하는 도시지역 가입자의 보험료를 국가가 지원하여 연금약자의 가입기간을 늘리는 실질 소득대체율 강화에 힘써야 한다. 여기에 필요한 공공재정을 현세대가 마련한다면 계층 간 보장성 격차를 줄이면서 세대 간 형평성도 도모할 수 있다.

기초연금은 소득이 적은 노인을 두껍게 지원하도록 개편하자. 현행처럼 소득보장제도임에도 대상이 노인 비율로 정해지는 건 적절하지 않다. 소득보장 목표 수준을 정하고 대상은 하위계층으로 집중하는 최저보장소득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래야 노인빈곤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면서 초고령 사회의 지출 증가도 관리할 수 있다. 퇴직연금도 점차 연금으로 발전시켜 가자. 일정 적립액이 쌓여야 연금으로 역할을 할 수 있는 만큼 시간은 걸릴 것이다. 현재 허용된 중간 인출을 엄격히 제한하고 은퇴 이후 연금방식 수령을 유도한다면, 서구 나라처럼 노후소득보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픽=김문중기자

국민연금의 실질 소득대체율 강화, 기초연금의 최저보장소득 전환, 퇴직연금의 연금화가 앞으로 우리 노후를 지킬 연금 삼총사의 과제이다. 이는 현세대가 미래 지출 규모를 결정하는 국민연금에서는 재정안정화에 집중하면서 동시에 세 의무연금을 조합하여 노후소득보장을 달성하는 ‘계층별 다층연금체계’를 만드는 일이다. 이러면 하위계층은 최저보장소득과 국민연금을 합쳐 일정 소득을 보장받고, 중간계층 이상은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을 합하여 적정 소득을 얻을 수 있다.

평행선만 달리는 연금개혁 논의에서 적정한 노후소득보장 방안이 나올 수 있을까? 우리의 시야를 연금 삼총사로 넓히면 된다. 계층별 다층연금체계로 노후소득보장을 구현하자.
글 싣는 순서-연금개혁

<1> 왜 연금개혁인가? (윤석명)
<2> 연금개혁 국제동향 (윤석명)
<3> 노후소득보장의 적정성 (오건호)
<4> 다층적 노후소득체계 (양재진)
<5> 국민연금과 노후소득보장 (김태일)
<6> 세대형평·공적연금 지속성 (이창수)
<7> 국민연금기금 효율적 운용 (박영석)
<8> 3대 직역연금과 국민연금 (윤석명)
<9> 노동·교육개혁과의 연계 (이근면)







왜 노동개혁인가?… 청년일자리·산업구조변동도 대비해야

왜 노동개혁인가?… 청년일자리·산업구조변동도 대비해야

3대 개혁을 말하다
노사법치 확립, 청년일자리·산업구조변동도 대비해야
입력 2023.02.13 04:30 수정 2023.02.24 18:07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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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오래전부터 우리 사회 최대 숙제였지만, 이해관계 집단의 대치와 일부의 기득권 유지 행태로 지연과 미봉을 반복했던 노동·연금·교육개혁. 지속가능한 대한민국과 미래세대를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3대 개혁>에 대한 진단과 해법을 모색한다.




노동개혁 : <1> 왜 개혁을 해야하나?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해 6월 정부세종청사에서 노동시장 개혁 추진방향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메가트렌드' 에 맞춘 윤 정부 노동개혁
이중구조 개혁, 유연안정성 확보 중시
보장성격 '외부자지향' 유연안정성 필요





윤석열 정부의 노동시장 개혁은 경쟁력 제고와 일자리 창출, 이중구조개혁, 그리고 4차 산업혁명·저출생고령화·플랫폼 기반의 새로운 고용형태 확산 등의 메가트렌드에 노동시장의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서 추진되고 있다.

개혁과제 발굴을 위해 정부는 2022년 6월 미래노동시장연구회를 발족했다. 연구회는 그해 12월 권고문을 통해 근로시간 제도와 임금체계를 우선 개혁과제로 선정하고 아울러 추가 주요 과제도 제시하였다. 추가 과제는 격차 해소를 위한 법·제도 개선, 미래지향적 노동법제 마련, 자율과 책임의 노사관계 구축을 위한 법·제도 개선, 노동시장 활력제고를 위한 고용정책 강화이다. 위의 개혁과제에 덧붙여진 것은 화물연대 파업과 건설현장 내 노조의 불법행위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추가된 '노사 법치주의'이다.



그래픽=송정근기자

윤석열 정부의 핵심적 노동개혁은 근로시간 유연화와 임금체계이다. 다른 나라에는 거의 없는 우리나라 호봉제는 내부노동시장을 비경쟁적·비효율적인 것으로 만들었다. 그것이 주요 원인이 되어 숙련 형성의 어려움, 비정규직 사용, 자동화, 외주화, 중·고령자 조기 퇴직 등의 부정적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그 때문에 근로시간 유연화도 다른 나라에 비해 지체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주 단위 초과근로 관리방식은 다른 나라에서는 찾기 어렵다. 다른 나라에서는 총량규제만 법에서 정할 뿐 사업장에 적합한 근로시간의 선택은 노사 합의에 따른다.



그래픽=송정근기자

그렇다면 노동시장 개혁의 기조는 무엇일까? 대·중소기업 간 이중구조의 개혁이 노동시장 개혁의 가장 중요한 목표일 것이다. 이를 위해 조선업 상생협의체가 구성되어 원청과 하청의 이중구조를 축소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원청의 60%에 불과한 하청·협력사의 기성금을 70~90% 수준에서 보장하는 안을 두고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성금이 인상되면 하청 근로자의 임금 인상과 처우 개선이 가능해질 것이다.



그래픽=송정근기자

두 번째는 유연안정성 문제이다. 윤 대통령이 올해 신년사에서 노동시장 유연화를 강조했고, 미래노동시장연구회 권고문에도 근로시간 유연성이나 성과주의 임금, 파견근로자의 대상과 기간 조정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본격적인 고용유연성의 도입은 제외되어 있어 약한 유연성이라고 할 수 있다. 적극적 노동시장정책, 비정규직 근로조건 개선 등이 포함되어 있어 안정성의 요소도 들어 있지만 어느 정도 수준에서 도입될지는 불확실하다.

요컨대 윤 정부 노동시장개혁은 이중구조의 개혁, 다른 나라에 거의 없는 호봉제의 개혁, 근로시간제도의 자율 선택폭 확대와 개인의 자기결정권 확대, 다양한 직종 종사자들이 자신의 직무 특성에 맞게 근로조건을 설계할 수 있도록 근로자대표제 개혁 등 '노동시장 현대화'를 위한 개혁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그래픽=송정근기자

추가 개혁과제의 논의 과정에서 강조되어야 할 사항을 정리하자면, 첫째는 노동시장 개혁의 주 목적 가운데 하나인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한 방안이 세밀하게 검토될 필요가 있다. 청년을 위한 좋은 일자리는 부족하다. 청년들은 취업준비를 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며, 노동시장에 진입한 이후에도 잦은 노동이동과 짧은 근속기간, 불안정한 고용형태를 경험하고 있다. 청년을 대상으로 한 직업훈련과 고용서비스의 개혁, 숙련 미스매치 분석이 가능한 통계 인프라의 구축, 교육과 노동시장의 연계를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의 구축·산학연계의 강화를 통해 교육의 현장성 제고, 청년고용정책 거버넌스와 전달체계의 분권화와 로컬화, 니트(취업자도 아니고 학교에 다니지도, 교육훈련을 받지도 않는 청년) 정책의 표적화 등을 추진해야 한다.

둘째는 산업구조변동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고임금 전문엔지니어 일자리가 빠르게 증가하고, 제조업 일자리가 대량으로 감소하며, 서비스 산업의 저임금 일자리가 증가하는 것에 대해 정책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 이때 필요한 노동시장 정책은 직업훈련과 선진적 고용서비스(skilled-ALMP)를 통해 상향 이동을 촉진하고 불안정 노동자의 상황에 맞추어 사회보장제도를 현대화하는 '외부자 지향적 유연안정성'을 향한 개혁을 모색하는 일이다.
글 싣는 순서-노동개혁

<1> 왜 노동개혁인가? (정승국)
<2> 근로시간제 개선 (김기선)
<3> 임금체계 개선 (정승국)
<4> 격차해소 위한 제도개선-1 (권혁)
<5> 격차해소 위한 제도개선-2 (정승국)
<6> 미래지향적 노동법제 (권혁)
<7> 자율ㆍ책임 노사관계 (박지순)
<8> 노동시장 활력 정책 (고혜원)
<9> 노사법치주의 강화 (권혁)












정승국 고려대 노동대학원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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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3.03.06

편집자주
오래전부터 우리 사회 최대 숙제였지만, 이해관계 집단의 대치와 일부의 기득권 유지 행태로 지연과 미봉을 반복했던 노동·연금·교육개혁. 지속가능한 대한민국과 미래세대를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3대 개혁>에 대한 진단과 해법을 모색한다.


노동개혁 : <2> 근로시간제 개선

3대 개혁을 말하다
1950년대 법에 맞춰 일하는 21세기 MZ세대 근로자
입력 2023.03.06 

편집자주

오래전부터 우리 사회 최대 숙제였지만, 이해관계 집단의 대치와 일부의 기득권 유지 행태로 지연과 미봉을 반복했던 노동·연금·교육개혁. 지속가능한 대한민국과 미래세대를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3대 개혁>에 대한 진단과 해법을 모색한다.

노동개혁 : <2> 근로시간제 개선



ⓒ게티이미지뱅크




한국 사회 대격변에도 큰 틀 안 바뀐 노동법
건강·휴식·노사자율성 보장하는 시간제 필요
노동시간제 회생의 '골든타임' 놓치지 말아야





윤석열 정부가 노동시간·임금제도 개편이 포함된 노동개혁에 주력하고 있다.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목표와 방향은 달랐을지언정 노동개혁을 역설했지만, 성과는 그리 찬란하지 않았다. 단임제 대통령제하에서 정권 중·후반기가 되면 노동개혁 이슈는 슬그머니 사라져 버리곤 했다. 노동개혁의 승자는 언제나 세월이었다.



그래픽=김문중기자

근로기준법과 노조법이 1953년 제정됐으니, 올해는 우리 노동법이 70주년 되는 해다. 그사이 우리 사회는 천지개벽했지만, 노동법은 거의 그대로다. 기존 제도는 유지한 채 새로운 제도를 계속 받아들이다 보니 우리 노동법은 '뚱뚱하고 무거운 법'이 됐다. 노동시간 제도가 특히 그렇다. 1950년대의 노동과 2020년대 노동은 노동 형태, 업무수행 방식, 가치관 등 짧게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달라졌다. 그럼에도 우리 노동시간 제도는 기존 틀에 묶여 있다. 우리에게 변화를 거부하는 관성의 법칙이 깊이 새겨져 있는 건 아닐까. 시대에 걸맞은 새 노동시간 제도가 필요하다.

새로운 노동시간 제도는 일하는 사람의 건강권 확보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 노동법의 태동이 노동시간이었고 노동시간에 대한 규제는 일하는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이를 위해 유럽연합(EU) 회원국이 채택한 근무일 사이의 '11시간 최소 휴식 시간 제도'가 기본이 돼야 한다. 야간노동 대책도 필요하다. 야간노동 실태 파악을 시작으로 야간노동의 최대 허용 시간을 정하고 연간 야간노동 일수를 제한하는 등 야간노동자 보호조치가 강화돼야 한다. 야간영업이 많은 우리에게 야간노동은 흔하디흔한 일이지만, 야간노동은 국제암기구(LARC)가 분류한 발암물질 중 하나다.



그래픽=김문중기자

미래의 노동시간 제도는 노사의 선택과 자율성을 존중하는 제도여야 한다. 우리는 어쩌면 법에서 허용한 최대 노동시간을 활용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지 모른다. 근로기준법은 최저기준일 뿐이다. 향후 노동시간 제도는 노사 당사자가 근로기준법의 노동시간 제도를 준수하면서 각각의 상황에 맞는 근무형태를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선택지를 주는 것이어야 한다. 미래노동시장연구회가 권고한 연장근로 총량관리제도는 그 일환이다. 이와 관련, 우리 노동현장에 실제로 존재하지 않을 법한 극단적 상황을 가정한 뒤 연장근로 총량관리제도를 비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우리 노동시간 제도는 '휴식 있는 삶'도 보장하는 제도여야 한다. 소득을 위해 우리의 시간을 맞바꾸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최저임금은 기준임금 성격이 짙다. 그래서 소득을 위해 연장근로 등을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노동시간과 임금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임금체계 개편이 동반돼야 한다. 현행 보상휴가제를 근로시간저축계좌제로 개편하는 것도 검토돼야 한다. 독일과 네덜란드 등의 근로시간저축계좌제는 연장근로 등을 근로시간저축계좌에 적립하여 자기계발이나 안식월 등 장기휴가로 쓸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래픽=김문중기자

노동시간 제도와 관련한 형벌 규정의 재검토가 필요하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노동시간 제도를 위반한 사용자를 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러나 실제 징역형으로 처벌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 불기소처분이거나, 기껏해야 소액의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제도의 실효성 제고 차원에서 두 가지 방향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복적으로 위반하고 악의적으로 지키지 않은 사용자는 합당한 형사처벌이 이루어지도록 하되, 그 밖의 경우에는 즉시 과태료를 부과하여 신속하게 시정이 이뤄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큰 사건, 사고가 터질 때마다 '골든타임'을 이야기를 하고, 이를 놓쳤음을 안타까워한다. 우리 노동사회는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지금이 노동시간 제도를 회생시킬 '골든타임'일지 모른다. '글로벌 대한민국'에 걸맞은 새 노동시간 제도를 마련할 때다. 때를 놓치고 아쉬워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글 싣는 순서-노동개혁

<1> 왜 노동개혁인가? (정승국)
<2> 근로시간제 개선 (김기선)
<3> 임금체계 개선 (정승국)
<4> 격차해소 위한 제도개선-1 (권혁)
<5> 격차해소 위한 제도개선-2 (정승국)
<6> 미래지향적 노동법제 (권혁)
<7> 자율·책임 노사관계 (박지순)
<8> 노동시장 활력 정책 (고혜원)
<9> 노사법치주의 강화 (권혁)










김기선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국일보, 특별기획[3대 개혁을 말하다]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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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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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을 넘어 미래지향적 대안을 고민해온 한국일보가 13일부터 노동, 연금, 교육분야의 개혁 과제를 심층 분석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특별기획 <3대 개혁을 말하다> 연재를 시작합니다.

3대 분야 개혁은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사회 최대 숙제임에도, 이해관계 집단의 대치와 일부의 기득권 유지 행태로 인해 지연과 미봉을 반복해왔습니다. 하지만 지속가능한 대한민국과 미래 세대를 위해 더는 미룰 수 없는 상황입니다. 누구도 손대기 싫어하지만, 반드시 손을 대야만 합니다.

다행히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출범 후 3대 개혁을 최우선 추진과제로 선언했습니다. 윤 대통령도 “인기 없는 일이지만 회피하지 않고 반드시 해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한국일보는 3대 개혁의 사회적 관심과 건설적 토론을 유도하고, 정교한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특별기획 <3대 개혁을 말하다> 연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6개월여 동안 매주 월요일 찾아가는 <3대 개혁을 말하다>에는 각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합류합니다. 3대 분야마다 촘촘하게 미리 선정된 9개 이슈를 ‘노동 → 연금 → 교육개혁’ 순으로 매주 번갈아 소개하는 방식으로 연재합니다.

노동분야 9개 이슈는 이번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에 참여했던 정승국 고려대 노동대학원 객원교수를 중심으로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기선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고혜원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점검합니다.

연금개혁에 대해서는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을 중심으로 
오건호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정책위원장, 양재진 연세대 교수, 김태일 고려대 교수, 이창수 숭실대 교수(전 한국연금학회장), 박영석 서강대 교수,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이 지혜를 공유합니다.

교육분야는 김도연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중심으로 조벽 고려대 석좌교수,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 이혜정 교육교과혁신연구소장, 박융수 서울대 사무국장, 배상훈 성균관대 교수, 전호환 동명대 총장, 김종영 경희대 교수, 김용학 전 연세대 총장이 참여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출처] 한국일보, 특별기획<3대 개혁을 말하다>를 시작합니다|작성자 HD행복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