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21

일본 경제 30년사 | 얀베 유키오 2020

일본 경제 30년사 | 얀베 유키오 | 알라딘


일본 경제 30년사 - 버블에서 아베노믹스까지
얀베 유키오 (지은이),홍채훈 (옮긴이)에이지2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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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1979년에는 하버드 대학 교수이자 사회학자인 에즈라 보겔이 '일본은 넘버원(Japan as Number one)'이라고 추켜세우기까지 한 일본. 세계가 부러워하는 경제 대국으로 올라선 이 흐름이 역전된 것은 1990년이다. 주가와 지가가 하락하기 시작했고 10년 뒤에는 GDP도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 책은 내리막길을 걷게 된 1990년 이후 30년간의 일본 경제를 돌아본다. '버블 붕괴 후의 30년'이며, '소비세 도입 후의 30년이며, 헤이세이(1989-2019) 시대로 불리는 30년이기도 하다. 이 30년은 일본 경제에 있어서 어떤 시대였을까.


목차


감수의 글
프롤로그

Part1. 1990년대 이후의 일본 경제
1장 30년간 일본 경제와 생활은 어떻게 바뀌었나
경기는 어떻게 움직여왔는가
일본 경제는 어떻게 변화해왔는가
기업 실적은 어떻게 변화해왔는가
생활은 어떻게 변화해왔는가

Part2. 30년간의 변화를 좇아서
2장 버블 발생부터 팽창, 붕괴까지(1985-1990)
주가와 지가의 상승과 버블화
무엇이 버블을 발생시켰고 팽창시켰는가
금융 정책, 금융 행정의 전환-버블 붕괴로
3장 버블 붕괴 이후 7년(1990-1997)
장기간에 걸친 경기 하강 국면
1993년 11월 이후 그래도 경기는 회복세였다
금융 파탄의 발생과 높아지는 위기 의식
4장 하시모토 '구조개혁' 정책의 실시와 파탄(1997-2000)
하시모토 내각의 6개 개혁
개혁이 불러온 경기 침체
금융위기 발생과 대출 거부
'개혁 노선' 수정 이후 경기 회복
'이상은 미국', 다시 구조개혁 노선으로
5장 고이즈미 내각 탄생과 본격적인 '구조개혁' 정책 실시(2001-2009)
고이즈미 '구조개혁' 내각 발족
'불량채권 처리' 정책
'공격적인 구조개혁'-'관에서 민으로' 그리고 '규제 개혁'
경기는 수출 주도로 회복했지만 내수 부진이 이어졌다
리먼 쇼크에 의한 '구조개혁'의 모순의 표면화
6장 '구조개혁'이란?(4장~5장의 보충)
'구조개혁'이란 무엇이었는가
'구조개혁'은 일본 경제에 무엇을 불러왔는가
7장 민주당 정권의 탄생과 붕괴(2009-2012)
하토야마 내각, 출발에서 퇴진까지
간 내각, '신성장 전략' 책정과 소비세 증세 발언으로 자폭
노다 내각, 자공 정권으로의 사전 준비?-'사회보장과 세금의 일체 개혁'
민주당 정권의 3년 3개월을 되돌아보며
8장 아베노믹스, 초금융완화와 세 번째 '구조개혁'(2013-현재)
제2차 아베 정권 출범-경제 정책 '아베노믹스'의 세 가지 특징
아베노믹스의 정책 1.-'대담한 금융 정책'
아베노믹스의 정책 2-.'기동적 재정 정책'과 '성장 전략'
일본 경제는 어떻게 변화해왔는가
아베노믹스는 실패했다, 그러나 계속될 것이다
앞으로의 경제와 생활은 어떻게 될 것인가

Part3. 일본의 재정을 어떻게 볼 것인가
9장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돈이 남아도는 나라!
그리스처럼은 되지 않는다 (3장~8장의 보충)
에필로그
참고문헌
접기


책속에서


P. 316 <epilogue>

이 책을 다 쓰고 검토하면서 일 하나가 끝났다는 만족감보다도 일본은어떻게 하다가 이 지경이 되었는지 아쉬운 마음이 더 크다. 그리고 앞으로 점점 더 나빠지지 않을지 불안감도 크다.

30년 전 1990년대 초반, 버블이 붕괴되어 경기가 침체되어 있던시기에도 이런 기분은 들지 않았다. ‘거품 속에서 떠다니던‘ 비정상적인 시대가 끝났다. ‘앞으로 일본 경제는 좀더 건실한 시대를 향해 걸을것이고, 그 과정에서 지금의 불경기는 어쩔 수 없다‘고 약간의 여유를가지고 시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어떻게 되었는가.
일본 경제 전반의 일은 차치하고서 대다수 사람의 삶은 이 30년간에 확실히 나빠졌다. 게다가 지금은 계속해서 나빠지고 있다. 이대로라면 2년 뒤, 3년 뒤에는 더욱 나빠질 것이다.
출구는 보이지 않는다.

개탄만 하고 있으면 안 된다. 정상이라면 지금까지봐온 현실에 더욱 분노하고 분개해야 한다.

전반나치 레지스탕스 운동의 활동가이자 이후 프랑스 외교관으로‘세계인권선언‘의 기초자였던 스테판 에셀이 생각난다. 접기 - captain
P. 317 나치와의 전투가 한창이던 때 에셀은 레지스탕스 동료들과 ‘해방후‘의 사회가 되어야 할 모습을 상상하며 실현해야 할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한다. ‘경제와 사회에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 ‘모든 아이들에게 일체의 차별 없이 최상의 교육을 받게 하는 것‘, ‘나이든 노동자가 존엄을 지키며 여생을 편히 보내는 데 필요한 연금‘ 등의일상생활에서 ‘출판· 보도의 자유와 존중, 국가, 자본, 외압으로부터의독립‘ 등의 정신의 영역까지.

그 프로그램의 대부분은 ‘해방 후‘ 프랑스에서 실현되었다.그것이 지금(21세기에 들어서서 10년쯤 지난 프랑스) ‘이민이 불법 입국으로 취급받아 강제 퇴거당하고 배척받는 사회, 연금과 사회보장이축소되는 사회, 언론이 부자의 손에 쥐여지는 사회, 레지스탕스의 진정한 후계자라면 ..… 결코 용인하지 않았을‘ 사회가 되고 있다고 에셀은적고 있다. 93세 때의 저서였다(스테판 에셀 <분노하라>).

나라에는 더 이상 시민에게 사용할 돈이 없다고 낮두껍게 말하는사람이 있다. 그러나 유럽이 모조리 파괴되고 프랑스가 해방된 그시기와 비교하면 터무니없이 많은 부가 생겨나고 있는데도 사회의기초를 유지하는 돈이 어째서 오늘날 부족한 것인가.

마치 지금의 일본과 같다.

하지만 이런 현실을 앞에 두고도 93세의 에셀은 개탄하지 않는다.푸념하지도 않는다. 에셀은 단지 분노하고 분개하고 있었다. 접기 - captain
P. 318 그리고세상 사람들을 향해서, 특히 젊은이들을 향해서 ‘분노하라, 분개하라‘고 장려하는 것이다.
다시 에셀의 말을 인용한다.

분노는 귀중하다. 예전 나치즘에 분노를 느꼈던 나처럼 분노의 대상을 가진 사람은 씩씩하게 전진하는 전사가 되어 역사의 흐름에참여한다. 역사의 면면한 흐름은 한 사람 한 사람의 힘으로 계속이어져 가는 것이다. 이 흐름이 향하는 곳은 보다 많은 정의, 보다많은 자유다. ..… 정의와 자유를 추구하는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다.
이 권리를 누리고 있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들을 위해서 일어나 권리를 쟁취할 힘을 빌려줘야 한다.

계속해서 읽어보자.

가장 좋지 않은 것은 무관심이다. ‘어차피 난 안 돼. 내 힘으로는 어쩔 수 없어‘라는 태도다. 그런 자세라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중요한 것을 잃어버린다. 그 하나가 분노이고, 분노의 대상에 스스로 도전하는 의지다.

그것이다. 이 책을 끝맺은 나에게, 그리고 이 책을 모두 읽은 여러분에게 필요한 것은 ‘분노‘인 것이다. 접기 - captain
P. 319 경제 이야기로 돌아가자. 일본의 현실을 보면 일본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이 저마다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사회를 실현시킬 만큼의경제 기반은 지금의 일본에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9장의 마지막에적은 그대로다.

일찍이 카를 마르크스는 생산력이 현격히 발달한 미래에서 실현가능한 하나의 유토피아를 그려서 보여주었다. ... 더보기 - captain
P. 28 1980년대 후반 일본 경제는 경기 하강 국면(1985년 7월~1986년 11월)으로 시작했다. 경기 하강을 야기한 주요원인은 1985년 9월의 플라자 합의(미국의 무역 적자 확대를 시정하기 위해 미국, 영국, 프랑스, 서독, 일본의 5개국 회의에서 맺어진 결정)와 그 결과로써 달러 대비 엔 환율이 대폭 상승한 것, 일본 수출의 성장 둔화였다.

1980년대 중반 1달러에 240엔 전후였던 환율이 하락함으로써 일본의 무역수지 흑자는 급속히 큰 폭으로 확대되었다(이른바 커브‘ 효과에 따른 것으로 환율이 급락하면 장기적으로 무역 흑자가 줄어들지만 단기적으로는 무역수지가 오히려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난다 옮긴이), 접기 - capt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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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글
일본이 재정 건전성, 시장 구조조정 등의 구호에 집착하다 장기 불황의 늪에 빠져든 것은 우리에게 많은 정보와 교훈을 준다. 언론에서는 매년 '사상 최대의 국가 부채'가 보도되며, 정책당국은 재정을 건전하게 유지하는 것이 '최고의 덕목'인 양 행동한다. 이게 과연 올바른 일일까? 이 책 <일본 경제 30년사>가 이와 같은 한국 경제의 흐름에 제동을 걸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 홍춘욱 (이코노미스트, 『대한민국 돈의 역사』 저자, 유튜브 ‘홍춘욱의 경제강의노트’ 운영자, 프리즘투자자문 대표)




저자 및 역자소개
얀베 유키오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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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 출생. 고베 대학교 경제학부 졸업. 1964년 다이이치 은행 입사, 1991년 다이이치간교 은행 조사부장, 1994년 다이이치간교 종합연구소 전무이사, 2001년 고베 대학교 대학원 경제학연구과 교수. 현재 ‘생활과 경제연구실(暮らしと???究室)’ 주재. 지은 책으로 <構造改革という幻想(구조개혁이라는 환상)> <アベノミクスと暮らしのゆくえ(아베노믹스와 삶의 향방)> 등 다수가 있다.

최근작 : <일본 경제 30년사> … 총 2종 (모두보기)

홍채훈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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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역사, 특히 세계사에 관심이 많아 다양한 책을 즐겨 읽으며 공부하고 있는 학생이다. 일본 여행 중에 들른 서점에서 지난 30년간의 일본 경제를 개괄하는 이 책을 보고 번역까지 하게 되었다. 첫 번역서로 실수도 많았지만 많은 공부가 되었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다양한 책을 번역해 국내에 소개하고 싶다. 현재 일본 유학을 준비 중이다.




출판사 제공 책소개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이 어떻게 일본을 멈춰 세웠나?"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할 지혜를 일본의 경험에서 배운다!

한국을 대표하는 이코노미스트 홍춘욱 감수!

전후의 폐허에서 출발해 1990년 GDP 세계 2위, 1인당 GDP 세계 8위라는 경제 대국으로 올라선 일본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1990년 이래 '잃어버린 30년'으로 불리는 장기 침체를 계속해온 일본 경제. 이 30년간 기업 실적과 사람들의 생활은 어떻게 변했을까? 그들이 그렇게 자랑하는 아베노믹스의 풍요로움을 실감하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이 책은 역대 정권이 실패한 '개혁'이 어떻게 경기의 허리를 끊고 일본 경제를 변질시켰는지 버블에서 아베노믹스까지 30년간의 일본의 경기 동향을 풍부한 데이터로 분석한다. 과연 아베노믹스는 한계에 다다른 것인가.

1979년에는 하버드 대학 교수이자 사회학자인 에즈라 보겔이 '일본은 넘버원(Japan as Number one)'이라고 추켜세우기까지 한 일본. 세계가 부러워하는 경제 대국으로 올라선 이 흐름이 역전된 것은 1990년이다. 주가와 지가가 하락하기 시작했고 10년 뒤에는 GDP도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 책은 내리막길을 걷게 된 1990년 이후 30년간의 일본 경제를 돌아본다. '버블 붕괴 후의 30년'이며, '소비세 도입 후의 30년이며, 헤이세이(1989-2019) 시대로 불리는 30년이기도 하다. 이 30년은 일본 경제에 있어서 어떤 시대였을까.

먼저 저자는 이 30년을 네 시기로 나눠서 본다.
1. 1990-1997. 버블 붕괴 이후 7년간의 시기.
2. 1997-2009. 하시모토 류타로 수상이 주도한 '6개 개혁'의 실시와 그 좌절의 시기, 그리고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 탄생 이후 아베 신조, 후쿠다 야스오, 아소 다로 내각으로 이어지는 '구조개혁'의 시기.
3. 2009-2012. 민주당 정권 탄생에서 자멸까지의 시기.
4. 2013-2019. 제2차 아베 신조 내각의 발족에서 현재까지. '아베노믹스'의 시기.

이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파트1에서는 이 책이 대상으로 하는 기간(1990년 이후의 30년간과 1980년대 후반의 버블 경기 시기를 합친 35년간)의 일본 경제의 변화를 개관한다(1장).
파트2에서는 버블 붕괴 이전의 시기(1980년대 중반에서 1990년까지)를 돌아본다. 버블의 발생에서 팽창, 붕괴까지의 시기다(2장). 이어서 1990년 이후의 30년간을 앞의 시기 구분에 따라서 3장(1990년에서 1997년까지), 4장(1997년에서 2000년까지 하시모토 내각의 '6개 개혁'과 좌절까지), 5장(2001년에서 2009년까지 고이즈미 '구조개혁'의 시기)를 보고, 6장에서 4장과 5장의 보충으로 '구조개혁'이란 무엇인가를 되돌아본다. 계속해서 7장(2009년에서 2012년까지), 8장(2013년에서 2019년까지)의 순으로 살펴본다.
마지막 파트3에서는 이 책의 모든 기간에서 일본 경제를 속박하여 위정자의 의식에 남아 있었던 재정 적자 문제를 논한다(9장). 접기


===

<일본 경제 30년사: 버블에서 아베노믹스까지> 요약 및 평론

1. 도서 개요 및 저자의 문제의식

<일본 경제 30년사: 버블에서 아베노믹스까지>는 경제 평론가 얀베 유키오가 1980년대 후반 자산 버블 형성기부터 2010년대 아베노믹스에 이르는 일본 현대 경제의 궤적을 실증 데이터와 정책 비판을 통해 복기한 저작이다. 주류 신고전파 경제학과 관료 사회가 주도해 온 통설—디플레이션의 원인을 단순한 통화 공급 부족이나 노동 시장의 경직성, 규제 완화의 지연으로 치부하는 시각—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저자는 일본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진 근본적인 원인을 기업의 비용 절감 편향, 비정규직 확산에 따른 가계 소득의 침체, 그리고 신자유주의적 구조개혁이 초래한 내수 소비 기반의 붕괴에서 찾는다.

2. 핵심 요약: 30년의 궤적

버블의 팽창과 붕괴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급격한 엔고에 직면한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저금리 기조와 부동산 대출 확대를 유도했다. 실물 경제의 생산성 향상과 괴리된 투기적 자금 쏠림은 주가와 지가의 비이성적 폭등을 낳았다. 1989년 말부터 이어진 급격한 금리 인상과 부동산 총량 규제는 자산 시장의 경착륙을 불렀으며, 금융기관의 천문학적인 부실 채권과 민간 부문의 대차대조표 훼손으로 직결되었다.

불량 채권 처리 지연과 긴축의 역풍 (1990년대) 버블 붕괴 이후 공적 자금 투입을 미루며 부실 채권 처리를 지연시킨 정책적 실책이 금융 중개 기능을 마비시켰다. 더욱 치명적인 실책은 1997년 하시모토 내각의 소비세율 인상(3%에서 5%)과 재정 긴축이었다. 아시아 금융위기와 맞물리며 민간 소비는 급랭했고, 일본 경제는 만성적 디플레이션 국면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고이즈미 구조개혁과 격차 사회의 도래 (2000년대 초반) 고이즈미 내각은 <구조개혁 없이는 성장도 없다>는 기치 아래 신자유주의적 시장 원리를 전면 도입했다. 제조업 파견직 허용 등 노동 규제 완화가 대대적으로 추진되었다. 기업은 부채 감축과 비용 절감을 위해 정규직 채용을 억제하고 저임금 비정규직을 대거 양산했다. 수출 대기업의 채산성은 단기적으로 개선되었으나, 이는 가계 가처분소득 감소와 내수 위축이라는 구조적 악순환을 고착화했다.

아베노믹스의 허상과 한계 (2012년 이후) 아베 신조 정권은 <대담한 금융완화>, <기동적 재정정책>, <민간 투자를 환기하는 성장전략>이라는 이른바 세 개의 화살을 내세웠다. 구로다 하루히코 체제의 일본은행이 주도한 양적·질적 금융완화는 엔저와 주가 부양을 견인했으나, 실물 경제 전반으로의 낙수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엔저로 인한 수입 물가 상승은 서민 가계의 실질 임금을 갉아먹었고, 두 차례에 걸친 소비세 증세는 간신히 회복세를 보이던 민간 소비에 다시 찬물을 끼얹었다.

3. 비판적 평론

임금 주도 성장의 훼손에 대한 통렬한 실증 얀베의 논지는 통화주의적 처방이나 공급 중심의 개혁 논리가 노동 가치를 경시했을 때 거시경제가 어떤 파국을 맞이하는가를 체계적으로 입증한다는 점에서 높은 학술적·정책적 가치를 지닌다. 통화 증발만으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자극해 경제를 선순환시키겠다는 아베노믹스의 통화주의적 환상을 실제 통계치(실질임금 하락률, 가계소비 증감률)를 통해 설득력 있게 해체한다.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구조적 맹점 폭로 특정 국가 중심의 시각을 벗어나 세계 경제사적 맥락에서 조망할 때, 이 책은 1990년대 이후 전 세계를 휩쓴 주주 자본주의와 노동 유연화 모델이 성숙기에 접어든 자본주의 국가에 안긴 후유증을 정확히 포착하고 있다. 노동을 단순한 <생산 비용>으로만 간주하고 수요를 창출하는 <소비 주체>로서의 역할을 망각한 결과, 총수요 부족이 시스템적으로 고착화되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한계와 비판적 검토 다만 저자의 시각은 분배 구조 개선과 재정 지출 확대의 당위성에 과도하게 수렴하는 경향을 보인다. 첫째, 급격한 초고령화와 인구 감소가 노동 투입 및 잠재성장률 하락에 미친 거시적 충격을 충분히 계량화하지 못했다. 둘째, 글로벌 IT·디지털 혁명 국면에서 일본 제조업이 직면한 소프트웨어 및 플랫폼 경쟁력 상실, 기업가 정신의 쇠퇴 등 산업 패러다임 전환 실패 요인을 다소 과소평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폐적 기교와 단기 주가 부양책이 실물 경제의 근본 체질과 시민 다수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없다는 저자의 경고는, 저성장과 양극화라는 보편적 위기에 직면한 현대 자본주의 체제 전체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진님, 얀베 유키오의 분석처럼 일본의 장기 침체를 단순한 통화 정책 실패가 아닌 자본과 노동 간의 분배 불균형 문제로 보는 시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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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베 유키오 요약과 평론

山家悠紀夫, , 岩波書店, 2019. 한국어판 에이지21, 2020, 홍채훈 옮김, 홍춘욱 감수.

일본 경제 30년사
     | 얀베 유키오
    
    
     | 에이지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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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990년 이후 일본의 장기 경제침체를 버블 붕괴의 필연적인 결과로만 보지 않는다. 역대 정부가 추진한 긴축재정, 규제완화, 민영화, 노동시장 유연화가 경제회복을 방해하고 생활수준을 악화시켰다는 관점에서 30년의 경제사를 다시 해석한다.

저자 얀베 유키오(1940년생)는 은행 조사부장과 고베대학교 교수를 역임한 경제학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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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확인 가능한 책의 목차·출판사 소개·서지자료에 기초한 재구성이다. 본문 전체를 직접 대조한 축약은 아니며, 저자의 핵심 주장과 필자의 비판적 평가를 구분한다.

1. 문제의식: 일본 경제는 왜 회복하지 못했는가

1980년대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자본주의 경제 가운데 하나였다. 제조업은 세계시장을 지배했고, 일본 기업의 경영방식은 미국과 유럽의 연구 대상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 버블 붕괴 이후 일본은 장기간 저성장과 디플레이션을 경험했다.

얀베의 핵심 질문은 단순히 일본 경제가 왜 침체했는가가 아니다. 버블 붕괴 후 회복할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는데, 왜 회복이 지속되지 못했는가이다.

저자는 그 원인을 자연적인 경제순환이나 인구 고령화에서만 찾지 않는다. 오히려 정부가 반복적으로 선택한 경제정책에 주목한다.

그의 기본 논지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일본은 버블 붕괴 때문에 30년 동안 침체한 것이 아니라, 버블 붕괴 이후에도 잘못된 정책을 반복했기 때문에 침체가 장기화되었다는 것이다.

2. 버블의 형성과 붕괴: 1985~1990년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엔화는 급격히 절상되었다. 일본은행은 엔고에 따른 경기침체를 방지하기 위해 금융완화 정책을 추진했다.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은 주식과 부동산에 집중되었다. 토지가격이 상승하자 금융기관은 부동산을 담보로 더욱 많은 대출을 제공했다.

자산가격 상승과 신용팽창이 서로를 강화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1989년 이후 금융긴축이 시작되면서 주가와 지가가 폭락했다. 금융기관은 거대한 부실채권을 떠안았다.

저자는 버블의 발생과 붕괴에서 금융당국의 정책적 책임을 강조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구분이 있다. 자산가격의 붕괴는 경제에 충격을 주지만, 그것이 반드시 수십 년의 침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충격 이후 정부가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장기적 결과를 결정한다.

3. 버블 붕괴 이후의 회복 가능성: 1990~1997년

1990년대 초반 일본 경제는 심각한 침체에 빠졌지만, 1993년 후반부터 일정한 회복 움직임을 보였다.

기업들은 부채를 줄이고 금융기관은 부실채권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정부의 경기부양책도 경제활동을 뒷받침했다.

얀베는 이 시기를 일본 경제가 완전히 회복 불가능한 상태에 빠진 시기로 해석하지 않는다.

오히려 경제회복이 시작되고 있었지만 구조적 취약성이 남아 있었던 시기라고 본다.

따라서 다음 시기에 이루어진 정부의 정책 선택이 결정적으로 중요해진다.

4. 하시모토 개혁과 1997년의 전환

하시모토 류타로 내각은 행정개혁, 재정구조개혁, 금융시스템개혁 등 이른바 6대 개혁을 추진했다.

특히 1997년 소비세율을 3%에서 5%로 인상하고 재정긴축을 강화했다.

얀베는 이를 일본 경제사에서 중요한 정책적 실패로 평가한다.

아직 충분히 회복되지 못한 경제에 세금 부담을 늘리고 공공지출을 억제하면 민간소비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와 일본 금융기관의 파산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저자의 해석에서는 재정긴축이 취약한 경기회복을 꺾은 중요한 요인이다.

다만 평론의 관점에서 보면 1997년의 침체를 소비세 인상과 긴축정책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신용경색, 아시아 금융위기 역시 독립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럼에도 경기회복 이전의 성급한 긴축이 경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문제제기는 설득력이 있다.

5. 고이즈미 구조개혁: 2001~2009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정부는 민영화, 규제완화, 불량채권 정리와 노동시장 유연화를 추진했다.

정책의 기본 방향은 정부의 경제적 역할을 축소하고 시장경쟁을 강화하는 것이었다.

고이즈미 정부는 이러한 개혁이 생산성과 국제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얀베는 다른 결과에 주목한다.

기업들은 노동비용을 줄이고 비정규직을 확대하며 이익을 회복했다. 반면 노동자의 임금과 고용안정성은 개선되지 못했다.

대기업이 수출을 통해 이익을 얻어도 그 성과가 가계소득과 국내소비로 충분히 연결되지 않았다.

그 결과 기업의 수익성과 국민의 생활수준 사이에 괴리가 확대되었다.

2002년부터 2008년까지 이어진 경기확장 역시 수출과 세계경제 호황에 크게 의존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일본 경제는 다시 급격한 침체에 빠졌다.

저자가 비판하는 핵심은 구조개혁이 생산성 향상이라는 명목 아래 노동소득을 압박하고 내수 기반을 약화시켰다는 점이다.

6. 구조개혁의 본질: 누구를 위한 개혁이었는가

이 책의 이론적 중심은 제6장에 있다.

얀베는 구조개혁을 중립적인 경제적 합리화가 아니라 분배구조를 변화시키는 정치경제적 선택으로 이해한다.

규제완화와 민영화는 기업에 새로운 이익의 기회를 제공하지만, 그 이익이 자동으로 노동자나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특히 노동시장의 유연화는 기업의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가계의 소비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이는 거시경제적으로 모순된 결과를 낳는다.

기업이 임금을 억제하면 개별 기업의 수익성은 개선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기업이 동시에 임금을 억제하면 사회 전체의 소비수요가 감소한다.

저자는 일본 경제의 장기침체를 이러한 수요부족과 분배구조의 악화라는 관점에서 설명한다.

7. 민주당 정부의 실패: 2009~2012년

2009년 일본 민주당은 자민당의 장기집권을 끝내고 정권을 획득했다.

하토야마 유키오 정부는 생활 중심의 정치와 사회보장 확대를 약속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정책적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했다.

간 나오토 정부에서는 소비세 인상 논의가 부상했고, 노다 요시히코 정부는 사회보장과 세제의 일체개혁을 추진했다.

얀베는 민주당이 기존의 재정긴축과 구조개혁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비판한다.

정권교체가 경제정책의 근본적인 전환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해석에서 민주당의 실패는 단순한 정치적 무능이 아니라 대안적 경제철학의 부재를 드러낸다.

8. 아베노믹스: 금융완화의 성과와 한계

2012년 말 재집권한 아베 신조는 세 가지 정책을 제시했다.

첫째, 대담한 금융완화. 둘째, 기동적인 재정정책. 셋째, 민간투자를 촉진하는 성장전략이다.

일본은행은 대규모 자산매입과 초저금리 정책을 추진했다. 엔화가 약세를 보이고 주식시장은 상승했다.

그러나 얀베는 아베노믹스가 국민생활의 실질적인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주가 상승과 기업이익 증대가 곧바로 임금 상승이나 소비 증가를 의미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2014년 소비세율을 5%에서 8%로 인상한 조치는 경기회복을 약화시켰다고 본다.

저자에게 아베노믹스의 근본적인 한계는 금융완화 자체보다 그 효과를 가계소득 증대와 지속적인 내수확대로 연결하지 못했다는 데 있다.

결국 과거 구조개혁 노선과 충분히 단절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9. 재정적자와 국가채무에 대한 재해석

마지막 제9장에서 얀베는 일본의 재정위기론을 검토한다.

그는 일본이 정부부채만으로 국가경제의 건전성을 판단할 수 없는 나라라고 강조한다.

정부의 부채와 민간부문의 금융자산, 대외순자산, 국채의 국내 보유구조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은 거액의 정부채무를 보유하고 있지만 동시에 막대한 민간저축과 해외자산도 보유한 국가이다.

따라서 일본이 그리스처럼 갑작스러운 국가채무 위기에 빠질 것이라는 주장은 두 나라의 통화제도와 금융구조 차이를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한다.

그의 관점에서 일본에 더욱 시급한 문제는 재정적자 자체가 아니라 장기간의 수요부족과 국민생활의 정체이다.

10. 종합 평론: 일본의 실패는 신자유주의의 실패인가

이 책의 가장 큰 공헌은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금융위기나 고령화라는 불가피한 조건의 결과로만 설명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경제성장률과 기업이익의 변화만이 아니라 임금, 소비, 고용과 생활수준을 경제정책 평가의 중심에 놓는다.

이러한 접근은 경제성장을 사회적 삶의 개선과 연결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특히 사회학적으로 주목할 부분은 기업과 가계 사이의 분배관계이다.

기업이 성장해도 노동자에게 돌아가는 몫이 줄어든다면 국민경제 전체가 풍요로워졌다고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 책에는 세 가지 한계도 있다.

첫째, 장기침체의 원인을 신자유주의적 구조개혁에 지나치게 집중시키는 경향이 있다.

일본의 문제에는 인구구조 변화, 노동생산성의 부문별 격차, 디지털 전환 지연, 기업지배구조,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처리 지연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다.

둘째, 구조개혁의 부정적 결과를 강조하면서 개혁이 가져온 긍정적인 효과를 상대적으로 적게 평가한다.

예를 들어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정리는 고통을 수반했지만 금융시스템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과정이기도 했다.

셋째, 재정확대와 임금상승이 장기침체를 극복할 수 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으나, 생산성 개선과 산업구조 전환을 어떻게 함께 달성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더 필요하다.

이 점에서 얀베의 분석은 노구치 유키오의 산업구조론, 시라카와 마사아키의 통화정책론과 비교할 때 더욱 흥미롭다.

경제학자

일본 장기침체를 이해하는 중심 관점

얀베 유키오

긴축과 신자유주의적 개혁이 내수와 생활을 약화시켰다

노구치 유키오

산업구조의 전환 지연과 생산성 문제를 중시한다

시라카와 마사아키

인구변화, 금융구조, 통화정책의 한계를 중시한다

세 사람의 설명은 서로 배타적인 것만은 아니다. 일본의 장기침체는 수요부족과 산업구조의 정체, 인구변화가 상호작용한 결과로 이해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얀베의 책은 2019년에 출판되었으므로 코로나19 이후의 일본 경제와 2020년대의 인플레이션, 엔저 현상까지 평가하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책의 중심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경제정책의 성공을 주가, 기업이익, GDP만으로 평가할 것인가, 아니면 임금과 고용의 안정성, 가계소비, 국민의 실질적인 생활수준을 기준으로 평가할 것인가.

결론적으로 는 단순한 경기변동사가 아니라 일본의 경제정책을 분배와 계급관계의 관점에서 다시 읽는 정치경제사이다. 일본의 쇠퇴를 경제적 운명으로 보지 않고, 역사적으로 선택된 정책들이 만들어낸 결과로 설명한다는 점에서 높은 가치를 지닌다. 다만 그 설명을 완결된 정답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산업구조론과 금융정책론을 결합해 읽을 때 일본의 30년을 더욱 균형 있게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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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 30년사 - 잃어버린 30년





경제와 관련되어 일본은 언제나 신기한 대상이다. 세계에서 엄청나게 오랜 기간동안 미국 다음의 경제 대국이었다. 경제대국이었는데도 무척이나 긴 시간동안 경제가 성장을 못했다. 대단한 것이 그런 와중에서도 세계에서 2등을 오래도록 유지했다는 점이다. 얼마나 많은 자산을 쌓아놨기에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놀라울 뿐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은 엄청난 버블 후에 무너진 일본 경제다. 흥청망청했던 일본이 버블이 터진 후 고생했다.

한국에서 거의 언제나 반면교사식으로 이야기를 한다. 여기에 인구의 노후화에 따른 각가지 문제와 대책까지 함께 알려지고 있다. 가장 유명했던 것은 주가지수의 박살과 부둥산 시장의 폭망이다. 이런 사실은 경제에 대해 딱히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아주 잘 알고 있다. 한국에서도 다큐로 직접 일본에 가서 보여주고 있기에 더욱 잘 안다. 흥미로운 것은 딱 여기까지다. 대부분 사람들은 그런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만 알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여부까지는 잘 모른다.

그 후에도 오랜 기간동안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을 넘어 20년도 넘고 이제는 30년이라는 표현까지 쓰게 되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나 경제성장률이 거의 제로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또 일본이 30년 동안 계속 경기가 안 좋았던 건 아니다. 회복기도 있었지만 그 기간이 너무 짧아서 그다지 티가 나지 않았다. 아주 짧은 회복시기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길고 긴 침체가 이어진 결과로 우리는 그저 일본이 경제적으로 어렵게 지냈다는 사실만 알고 있다.

일본이 이렇게 된 것은 대차대조표 불황이라는 표현을 한다. 자산과 부채와 자본에 있어 자산이 무너졌다. 이를 다시 회복하지 못하고 부채는 쌓였다.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큰 부채가 쌓였는데 정작 일본 국민은 다르다. 대부분 정부의 부채보다는 일반 국민의 부채를 다들 위험하고 여긴다. 한국도 가계부채를 연일 떠들 정도다. 일본은 정부의 부채는 크지만 국민이 갖고 있는 자산이 워낙 많다. 오죽하면 일본 국채의 90%가 외국이 아닌 국내에서 보유하고 있을 정도다.

일본 경제에 대해 한국에서 그렇게 떠들어대면서도 제대로 된 그 역사를 알려주는 책은 그다지 없다. 그저 단편적으로 조금씩 알려진 내용으로 전체를 호도한다. 다소 자극적으로 일본에서 벌어진 나쁜 사례만 갖고 한국에 적용해서 공포심만 자극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사실과 진실의 차이를 모른체 엉뚱하게 누군가의 의도적인 조작에 속아넘어간다. 아니면 이를 말하는 사람도 제대로 된 걸 모른체 본인이 보고 싶은 것만 본 후에 말한다.





1990년에 전 세계에서 GDP 2위를 했던 일본은 넘버원이라고 불릴 정도였다. 전 세계가 일본을 따라해야 한다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 카이젠이라는 단어는 일본 제조업을 대표하는 말로 표준이 될 정도였다. 개선이라는 일본말인데 그만큼 전 세계에서 일본의 위세가 대단했다. 엄청난 버블이 생겼던 일본은 금리를 1년 정도 되는 기간동안 무려 5%p 정도를 올릴 정도로 급격했다. 여기에 총대출 규제를 통해 부동산 대출을 일정 이상을 받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로 인해 버블이 터졌고 자산 시장은 완전히 쪼그라 들었다. 버블이 생겼다면 이를 조심스럽게 연착률 시켰어야 했는데 일본은 급격하게 불을 태워 없애려 했다. 이로 인해 빵 터진 자산 시장은 회복불능상태에 빠졌다. 일본 은행은 이를 위해 다시 금리 인하를 했지만 1년 만에 올린 금리인상에 비해서 무려 2년 동안 금리를 꾸준히 내렸다. 여기까지가 우리가 알고 있는 일본 버블 후 불황의 시작이다. 그런 후에는 계속해서 불황이 이어졌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건 아니었다.

그 후로 경기가 회복되기도 했다. 계속 불황이 되었던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문제는 경기가 회복되었지만 그 기간이 너무 짧아 체감하기도 힘들었다. 회복이 느껴질 만하면 전 세계적인 위기가 터졌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에 따른 어려움에 처했다. 곧 회복된 듯했지만 그마저도 곧장 미국의 IT버블로 인해 경기는 다시 하락했다. 그 후로 그나마 2002년부터 오랜 시간동안 경기가 좋긴 했지만 여전히 경제 성장률은 2%이하였을 정도로 체감으로 느끼긴 힘들었다.

그 후에 미국의 금융위기에 따른 여파로 다시 힘들어졌다. 그 후에 일본 대지진과 쓰나미에 따른 원전사고로 회복 불능이 되었다. 이렇게 오랜 기간동안 일본의 GDP는 거의 성장하지 못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일본 국민들의 생활이었다. 오랜 기간동안 임금이 거의 늘어나지 않았다. 물가안정이 아닌 제자리 걸음만 계속 했을 뿐이다. 그나마 일본 기업의 수출이 늘어나 이익이 좋아졌지만 그 여파가 일본 국민에게 오지 않고 그저 일본 기업들만의 잔치 비슷했다.

그 후에 이를 벗어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했지만 그 어떤 것도 제대로 된 처방이 되지 못했다. 심지어 소비세를 계속 늘려 소비 회복을 더디게 만들었다. 이처럼 소비는 늘어나지 않고 임금도 제자리에 머물고 있으니 활력이 사라졌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으니 임금이 늘어나지 않았다. 이를 위해서 통화를 풀었어야 했지만 그마저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덕분에 일본의 사례는 전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의 반면교사가 되었다. 미국의 금융위기에도 큰 교훈이 되었다. 일본은 잠시 회복 후 지속적인 경기침체가 아직도 지속되고 있는 특이한 사례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시대상도 좀 설명했으면.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한국이 일본이 되기에는 넘 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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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팬더 2021-10-29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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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2. 일본경제 침몰의 원인, 무능한 내각을 지지하는 일본국민에게서 찾다



일본의 '지난 30년사'를 살펴보는 두 번째 책으로 선정해보았다. 첫 번째 책이 정치, 경제 등 '일본의 사회문화 전반'을 다뤘다면, 이번 책은 90년대이후 일본 경제의 30년사를 중점적으로 다룬 책이다. 흔히, 일본의 경제 현주소를 '잃어버린 30년'이라고 표현하곤 한다. 아닌 게 아니라, 지난 30년간 일본정부는 일본경제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기사회생'을 꿈꾸며 '개혁을 통한 발전'을 약속했지만,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결과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소소한 '회복'은 있었을지 몰라도 확실한 '반등'은 없었다. 이대로 일본경제는 침몰하는가?



일본 경제를 바라보는 한국의 시선은 언제나 두 갈래다. 이웃나라가 경제적으로 흥하는 것이 바람직할 건인가? 아니면, 그 반대로 폭망하는 것이 나을 것인가? 그렇다면 흥했을 때 우리가 취할 자세는 무엇이고, 그 반대일 경우에 우리가 반면교사로 얻을 것은 무엇이냐? 하는 물음을 주로 묻곤 한다. 그리고 한결같이 일본의 '과거사 반성'과 '경제교류'는 연관짓기 꺼리는 쪽을 전제로 깔아두는 편이다. 그래야 대한민국에 이득이라는 '변명'을 늘어놓으면서 말이다.



과연, 정말 그럴까? 일본도 그렇게 생각할까? 다시 말해, 일본도 대한민국이 가난하지 않고 선진국으로 발전해야 일본에 이득이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천만에! 일본은 지금도 대한민국을 '일본의 식민지'쯤으로 여기고 자국의 2등국민 취급하는 야만국가다. 그래서 대부분의 지표가 일본보다 한국이 앞서고 있는 지금도 "일본은 한국의 형님뻘이다"라는 망발을 하며, 국제적 외교결례를 일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일본을 곁에 두고서 '반면교사'를 운운하는 것은 지나친 겸손과 다를 바 없다. 이런 무례한 일본에게는 따끔한 일침이 합당하다.



그래서 우리는 '일본경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침을 가할 땐 가하더라도, 왜 일본경제가 추락하고 있는지, 내리막길을 무한질주하고 일본에 어떤 방식으로 일침을 가해야 효과적일지 연구해봄직한 것이다. 이 책은 일본의 경제학자가 분석한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일본경제의 현주소'를 파악한 책이다. 이 책의 내용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일본의 경제가 침몰하기 시작한 90년대는 '주가와 땅값의 거품 꺼짐현상(버블 붕괴)'가 주된 원인이었고, 2000년대는 '경제회생을 위한 구조개혁의 실패'가 원인이었으며, 10년대에는 '아베노믹스의 무능한 대응'이 일본의 경제회생을 가로막은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그리고 이런 '개혁의 원동력'이 사라지게 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과거의 영광'에 집착해 '변화'를 거부하고 있는 일본, 그 자체에 경제침몰의 원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전쟁 이후, 일본경제는 어떻게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나? 80년대 일본경제가 미국에 이어 '경제대국 2위'에 오를 수 있었던 중요 원인은 '가파른 주가상승'과 '더 가파른 땅값 상승' 덕분이었다. 시쳇말로 '도쿄의 땅'을 다 팔면, 그 돈으로 '미국의 주' 하나를 통째로 살 수 있다는 우스개소리가 통하던 시절이었단 말이다. 때마침 미국 하버드 대학교수인 '에즈라 보겔'이 쓴 책 하나가 일본의 자존심을 더욱 추켜세우기까지 했다. <일본은 넘버원(Japen as Number one)>(1979)이란 책이다. 그러나 '거품 꺼짐현상'이 지속되기 시작한 이후에도 이런 자부심만 가득차 있던 일본은 '내리막길'을 면치 못하면서 '일본은 괜찮아'라는 심정으로 묵묵히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조차 일본의 경제정책은 연이어 '헛발질'을 해댄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고이즈미 내각'은 '구조개혁 카드'를 내걸고, 일본의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을 전면적으로 실시했지만, 여지없이 참패를 면치 못했다. '신자유주의 경제'란 '수정자본주의'를 말하는데, 90년대 이후, 공산주의 경제가 무너지고 자본주의 경제가 승리를 거둔 시점부터 '경쟁상대'를 잃은 자본주의가 '스스로'를 수정보완하면서 경제를 발전시킨다는 내용이 골자다. 하지만 이때부터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복지정책' 등 사회보장시스템이 크게 후퇴하고,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화하는 등 세계적으로 경제가 큰 문제를 일으키게 되었다. 일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신자유주의 경제'를 도입하겠다는 일본의 정책이 일본 서민들의 삶을 크게 후퇴시켜서 '내수 성장'이 원동력을 잃고, 경제는 더욱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집권당이던 '자민당'이 선거에서 패배하고, '민주당의 약진'이 성공하면서, '경제개혁의 바람'이 새롭게 불기 시작했다. 하지만 2009~2012년, 사이의 잠깜이었다. 민주당 정권은 큰 기대와 함께 탄생했지만, 연어이 터지는 부정부패사건으로 국민의 신뢰를 크게 잃더니, '소득세(부가가치세) 인상'으로 된서리를 맞게 되었다. 어차피 '소득세 인상'은 불가피했다. 경제회생에는 큰 돈이 드는 정책이 시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세금'은 꼭 필요했지만, 가뜩이나 곱지 않은 내각이 세금 인상을 시도하려 한다는 오해를 불러 일으켰기 때문이다. '부가가치세'라는 것이 부자보다는 서민에게 더 많은 부담을 주기 때문에 '조세저항'은 거세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민주당은 자멸하고, '아베 노믹스'가 찾아왔다. 아베 정권이 핵심적으로 내세운 경제정책은 '일본을 세계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자'였다. 이를 위해 '법인세 인하' 등 대표적인 '부자감세 정책'을 뻔뻔스럽게 전면에 내놓으며, 직장인들의 월급은 '임금 동결'시키며 무려 30년 전과 '동일한 임금'을 받게 되었고, 일본인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월급쟁이로 전락시키고 말았다. 그렇게 해서라도 일본의 경제가 성장하기라도 했으면 덜 욕을 먹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베 노믹스'는 환장할 만큼 대실패했다. 이 책이 일본 현지에서 2019년에 출간되었으니 '코로나 이전'의 데이터만을 참고했을 것이다. 아시다시피, 아베 수상은 대한민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시키며, 수출금지국가로 선정해 일본경제를 더욱 추락하게 만들었으며, 판데믹 이후에는 말할 것도 없고, '아베 노믹스'를 그대로 전승한 후임 내각의 헛발질도 여전한 형국이다.



현재의 일본경제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냄비 속의 개구리 신세'일 것이다. 펄펄 끓는 물에 개구리를 '첨가'하면 살아있는 개구리는 펄쩍 뛰어 '위기'를 벗어나려 안간힘을 썼겠지만, 서서히 끓어오르는 물속에서 개구리는 평온하게 '온천욕'을 즐기며 '아직은 괜찮아'를 외치고 있는 셈이다. 다시 말해, 일본경제의 위기는 '일본은 넘버원'이라는 과거의 영광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국민의식에서 비롯되었다고 이 책은 비판한다. 경제정책에서 연이은 헛발질을 계속 하는 '무능한 내각'에 일침을 놓치 않는 국민들의 수준 이하의 국민의식이 일본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이다.



이런 일본경제를 바라보면서 우리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 있을까? 내가 생각하기에, '있다면, 단 하나'다. 바로 '무능한 정권'에게 표를 몰아주는 교양없고 몰상식한 국민들에게 각성을 주는 것이다. 대통령 한 명 잘못 뽑았다고 나라가 망하지는 않겠지만, 그런 무능한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는 몰상식한 국민이 깨어나지 못하면, 나라는 망할 수 있다는 교훈을 뼈저리게 깨달아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제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이 책에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은 분명하다. 일본경제 침몰을 보면서 대한민국 경제정책에 참고할 것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일본경제정책을 참고 삼아 뭘 시도하는 위정자가 있다면 경계할 일이다. 일본경제 침몰의 가장 원인이 '무능한 내각'을 지지하는 '몰지각한 일본국민'에게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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異之我_또다른나 2022-08-23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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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의 일본을 생각하며...









제2차 아베 내각의 행보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것이 외교, 안보 정책 전환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주의를 끄는 것은 패전 이후 70년 만에 강대국 간 지정학 게임에 가담하려는 움직임이다. 지정학 게임의 요체는 대중 '억지' 전략으로, 한층 더 강력한 미일동맹을 구축하여 부상하는 중국, 특히 중국의 해양 진출을 억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른바 '미국/일본 대 중국' 구도의 안전보장 전략을 말한다. 아베 내각의 지정학 게임은 자민당 보수우파 세력의 국가관과 동전의 양면을 이룬다. 그렇다면 어떠한 국가관을 말하는가. 아베 총리는 정권의 이념으로 '전후체제의 탈각'을 내걸었다. _ 서승원, <근현대 일본의 지정학적 상상력>, p302




며칠 전 아베 신조(安倍 晋三, 1954~2022) 전 일본 총리의 총격 사망 사건이 너무도 갑작스러운 일이어서 충격적으로 느껴진다. 우리나라와 극한 대립각을 세우던 일본 총리, 야스쿠니 신사(靖國神社) 참배를 비롯한 여러 망언, 대한(對韓) 수출규제로 한일 무역전쟁을 일으킨 장본인. 그에 대한 우리 일반의 인식은 정치인들과는 달리 부정적인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역대 최장기 집권 총리임을 생각한다면, 그가 미친 영향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기에, 그의 사망을 맞아 아베가 총리로 재직하던 시기의 일본 정책을 돌아보는 페이퍼를 작성해본다.





중국 칭화대의 류장용(劉江永) 교수가 쓴 논문이 흥미롭다. 작금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의 중국 정책은 1세기 전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내각(1885.12~1901.6)의 그것과 판박이처럼 닮았다는 내용이다. 논리적 비약이 없지는 않지만 수긍이 가는 부분도 적지 않다. 사실 아베 총리가 지향하는 이상적인 국가상(國家像)도 메이지 국가이다. _ 서승원, <근현대 일본의 지정학적 상상력>, p299








서승원 교수는 <근현대 일본의 지정학적 상상력>에서 아베 내각의 정치적 특징을 외교 안보 전략에서 찾는다. 미국과 철저하게 한 편이 되어,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틀을 짜고, 이러한 구도에서 동북아에서 재무장을 실시하여 다시 메이지(明治)시대의 일본으로 다시 태어나겠다는 생각. 조슈 번(長州 藩)의 후예인 아베가 충분히 꿈꾸었을 목표다. 아베 내각의 주된 정책 방향은 '전후 체제 탈각'이다. 해군역사학자인 알프레드 마한(Alfred Thayer Mahan, 1840~1914)의 관점을 수용하여 현대 G2인 미국과 중국을 각각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에 위치시키고, 이들의 갈등을 이용하여 헌법9조를 고치고 재무장하고, 과거 일본제국의 영광을 찾겠다는 일본 극우의 발상을 '전후체제 탈각'의 내용에서 발견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과거 일본이 저지른 죄악과 그에 대한 사과를 부정하는 행태는 이웃인 우리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하다.




자신의 집권을 위해 가라타니 고진(柄谷行人, 1941 ~ )이 일본 국민의 무의식에 자리했다고 평가한 헌법 9조를 의식의 세계로 끌어올려 파괴하려는 무리수도 주저하지 않았던 그의 생전을 생각하면, 우리의 분노를 누구보다도 원했던 것은 아베 자신이 아니었을까.







헌법 9조는 자발적인 의자에 의해 생겨난 것이 아닙니다. 외부로부터의 강요에 의한 것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후 그것이 깊이 정착되었습니다... 헌법 9조는 일본인의 집단적 '초자아' 이자 '문화'입니다.아이는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다고 하는데, 문화가 바로 그와 같은 것입니다. 그것은 세대의 차이를 넘어서 전해집니다. 그것은 의식적으로 전달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의식적으로 제거할 수도 없습니다. _ 가라타니 고진, <헌법의 무의식> , p32





도고 가즈히코(東鄕 和彦 2015)는 아베 총리가 내거는 전후체제 탈각을 대체로 안전보장, 역사인식, 그리고 국가의 재군축이라는 세 측면에서 파악한다. 첫째, 전후 일본에 계승되어 온 평화주의에 대한 반성과 비판에서 자국의 방위와 세계평화를 위해 군사력을 적극적으로 행사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둘째, 도쿄재판에 유래하는 자학적인 역사인식을 배제하고 위안부 문제나 난징사건과 관련하여 사실관계를 넘어서는 국제사회의 일방적 비판에 대해 분명하게 반론해야 한다는 견해이다. 셋째, '이해득실을 초월한 가치'의 경우는 전후 사회에 있어서의 자연과 전통/문화의 상실, 그리고 그 배경으로서 자신과 그 주변을 넘어선 사회전체, 공공(公共)을 중시하는 정신이 결여되어 왔다는 생각이다. _ 서승원, <근현대 일본의 지정학적 상상력>, p304




일본에 해외에 파견할 군대가 있었다면 국지전이라고 일으켰겠지만, 평화헌법으로 인해 그럴 수 없었던 제약, 대신 외교적으로 이웃나라인 우리와 끊임없는 분쟁을 일으켰던 아베였기에, 그의 죽음에 대해 애통한 마음을 갖기 어렵다. 기껏해야 한 인간이 소멸해간다는 생물학적인 죽음에 동병상련의 마음 정도가 그의 죽음에 대해 가질 수 있는 애도의 한계라 여겨진다. 일본과 우리가 현재 경제전쟁 중임을 생각한다면, 적장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는 게 적절하지 않을 것이다. 정유재란 때도 조선 장군들이 도요토미 히데요시 죽음에 조문을 표했던가. 오히려, 히데요시의 죽음으로 물러가는 적을 하나라도 잡으려 했던 전례를 생각해 본다면, 소위 정치인이라고 하는 이들의 행태는 솔직히 이해되질 않는다.







아베 정권은 태생부터 한국 비판 세력이었다. 위안부 문제 등 한국의 역사 인식을 비판하면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사람들이 일본의 극우파이자 아베 정권이다. 그 이유는 한국과 중국만이 일본 극우파들의 주장에 강한 반론을 제기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극우파로서는 그들의 정체성을 확립시키기 위해서는 강대국인 중국 한수 아래로 생각하는 한국을 세게 때리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그렇게 한국을 때릴수록 극우파들은 일본 내에서 자신들에 대한 지지를 얻을 수 있었다. _호사카 유지, <아베, 그는 왜 한국을 무너뜨리려 하는가>, p216/382





요약하자면 아베 내각의 지정학 게임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는다. 첫째, 일본의 미일동맹에 대한 경사가 유례가 없을 정도로 심화되었다. 이러한 미일동맹 제일주의는 역으로 전략적 선택의 폭을 좁히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으며, 또한 대중 억지력의 향상 보다는 동북아 안보딜레마를 심화시킬 개연성이 크다. 둘째, 아베 내각에 들어서면서 거의 모든 대외전략이 중국문제로 수렴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최근 혐중/반중 일색의 국내 여론과 중국에 대한 대항 의식은 과거 러시아에 대한 그것과 유사한 측면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셋째, 지정학 게임과 가치관 외교의 충돌이다. 정치체제결정론적 사고는 외교의 이념화, 관념화를 가져오며 냉철한 국익판단과 전략적 유연성을 필요롤 하는 지정학 게임과는 양립하기 힘들다. 넷째, 과거사를 매개로 한 정체성의 정치는 중국을 이질적 체제로 타자화하는 촉매제로 작용했다. 역사수정주의는 대외관계에서 새로운 외피가 필요했는데 이는 지리적으로는 해양국가, 정치체제로는 민주국가, 그리고 이념적으로는 보편적 가치였다. _ 서승원, <근현대 일본의 지정학적 상상력>, p357




정치인 아베 신조는 죽었음에도, 최근 심각해지는 경제위기 상황 속에서 그의 경제 정책인 '아베노믹스'는 이후 우리나라에서 자주 언급되지 않을까하는 불안한 마음이 든다. 법인세 감세, 사회보장제도 개악, 민영화 추진, 노동 규제 완화 등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새정부정책의 주된 방향이 이미 실패로 입증된 아베노믹스와 거의 일치하기 때문이다. 극우 정치인 아베는 죽었지만, 그가 남긴 부채가 일본 뿐 아니라 남은 우리에게도 짐이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대담한 금융 정책, 기동적 재정 정책, 민간 투자를 불러일으키는 성장 전략인 '세 개의 화살'로 장기간 계속된 엔고와 디플레이션 불황에서 탈출하여 고용과 소득의 확대를 도모한다'는 아베노믹스의 핵심 기조가 모두 언급되어 있다. _ 안베 유키오, <일본 경제 30년사>, p345/456




왜 아베노믹스는 실패했을까. 확실한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세 개의 화살'이 전부 과녁을 벗어나 일본 경제의 장기침체나 디플레이션의 원인에 닿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본 경제의 장기 침체의 진짜 요인은 소비 증가 부진이었고, 그 배경에는 임금의 하락과 상승 부진이었다. 아무리 금융을 완화시켜도(첫 번째 화살), 그리고 다양한 형태로 기업이 이익을 보도록 배려해도(세 번째 화살) 임금이 늘지 않는 한 일본 경제의 '재생'은 없고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하는 것 역시 불가능하다. 또한 공공투자의 확대(두 번째 화살)는 소비 부진에 의한 수요 부족을 보완한다는 점에서 '세 개의 화살' 중 비교적 목표에 근접한 화살이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재원 문제도 있고 화살 수량에 제한이 있어 효과는 일시적인 것에 그치고 말았다. 둘째, 아베노믹스가 사람들의 삶의 향방에 너무 무관심했고, 임금을 올리는 등 보다 나은 삶을 만드는 정책이 필요했음에도 반대로 소비제 증세, 사회보장제도 개악 등 생활에 해를 입히는 정책을 계속해서 취한 것이다. _ 안베 유키오, <일본 경제 30년사>, p406/456




PS. <일본회의의 정체>에서는 일본 종교계와 결탁한 극우세력의 실상이 자세히 그려진다. 일본 신도가 정치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일본정가의 모습이 그렇게 낯설지 않은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그러길 바라본다...







신도 종교의 중심적 존재라 할 수 있는 메이지 신궁. 그리고 전후 일본 우파운동에 큰 영향을 미친 다니구치 마사하루가 이끄는 거대신흥종교 '생장의 집'. 양대진영의 지도자들에게 우파계 종교인이 호소함으로써 두 진영의 두터운 지원을 받으며 발족한 '일본을 지키는 모임'. 이 구도는 지금도 여전히 명맥을 잇고 있다. 즉, 일본회의라는 존재의 배후에는 신사본청을 축으로 하는 신도 종교단체와 생장의 집의 그림자가 조직과 인맥에 드리웠고, 어쩌면 자금에도 짙게 드리워져 있을 것이다. _ 아오키 오사무, <일본회의의 정체>, p42/418




일본회의와 그 핵심, 주변에 있는 '종교심'에 의해 움직이는 종교 우파의 정치사상은 확실히 그러한 위험성 - 전쟁 전으로의 회귀 - 을 내재한다. 자민족 중심주의, 천황 중심주의, 국민주권의 부정, 지나치기까지 한 국가 중시와 인권의 경시, 정교분리의 부정. 신사는 종교가 아니라는 이나다의 논리도 '국가의 제사'로 여겨지던 전쟁 전 국가신도의 논리와 매우 흡사하다. _ 아오키 오사무, <일본회의의 정체> , p384/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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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22-07-10 공감 (52)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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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설마?

흥미로운 책이 출간되어 서핑을 하던 중, SNS에서 재밌는 글을 찾았다. 역자 홍채훈이 감수자 홍춘욱과 가족관계라는 것이다. 그 사실을 문제삼았다. 그런데 논란은 사실이다. 홍춘욱 스스로가 그의 블로그에서 해명을 하고 나섰다. "일본경제 30년사"의 대필 논란에 대해 한 말씀 올립니다 아들이 쓰고, 아버지가 감수했다는 것이 문제는 아니다. 홍춘욱의 책 <~ 프랑스 탐방기>에 보면 2015년 말 ... + 더보기
雨香 2020-05-26 공감 (1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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