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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28

[서평] 보수의 재구성(박형준, 권기돈) | 사회디자인연구소

보수의 재구성(박형준, 권기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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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보수의 재구성(박형준, 권기돈)
김대호(사회디자인연구소장) 승인 2019.04.19

한국사회의 사상이념 논쟁의 수준을 한뼘은 높일 것 같은 책이 한 권 나왔다. 자유(주의), 민주(주의), 공화(주의), 평등(주의), 국가(주의), 개인(주의), 정치, 정부 등 헌법의 핵심 가치와 수단을 화두로 연구, 고민하고 실천하고 투쟁하는 사람들에게는 가히 교과서라고 할만한 책이다. 혼돈스러운 머리를 깔끔하게 정리한다. 그리고 정치철학적으로 채워야 할 지적 공극 내지 미완의 과제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그것을 채우면 우리 사회의 정치철학의 키가 한뼘 두뼘 더 커질 것이다. 이는 수십 수백년에 걸쳐서 공동으로 노력할 대업이다.
 
사실 이런 류의 책뭔가 ‘주의’를 주장하는 정치철학 담론--들은 매력이 별로 없다. 거의가 남의 나라(선진국) 얘기라서, 책을 덮고 나면 대체로 공허하다. 다 아는 얘기거나, 아무런 실천적 시사점을 주지 못하는 그저 좋은 얘기 일뿐이기 때문이다.
 
과학기술 관련 논문이라면 날카로운 깨우침이 있고, 읽은 사람을 이를 기반으로 사물에 대한 이해도=과학기술 수준을 조금이라도 높여 나갈 수 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몰라도(수십 년 전에는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인문사회과학 책, 그 중에서 이념(정치철학)을 논한 책은 '지금 여기' 한국사회를 좀 더 정확하게 이해하고, 우리가 힘겹게 씨름하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별로 도움을 주지 못해왔다.
 
아마도 정치의 소명인 국가적 문제 해결에 관한 한 성찰도 반성도 경험도 경륜도 필요 없게 만드는 야만적인 한국 정치 현실 때문에 더 더욱 정치철학 내지 국가비전과 전략이 홀대받는지도 모른다. 정치판의 생판 초짜들문국현, 안철수, 문재인, 황교안 등이 열화와 같은 대중의 지지를 모아 당의 실권을 쥐는 현상이 그 단적인 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대중의 이런 행태는 기존 정치 내지 경륜을 자랑하는 정치인들이 정치철학도 없고, 담대한 비전도 없고, (운동, 법안, 예산, 감사, 아젠다 세팅 등에 걸쳐), 날카롭되 숙성이 잘된 대안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두 저자는 “우리에게는 정치철학적으로 더 깊고, 이론적으로 더 정교하고, 미래의 중심 세대에게 더 매력 있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이 책을 썼다. 물론 정치철학적 깊음과 이론적 정교함과 매력은 독자들이 판단할 일이다.
저자들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은 대체로 책 제목및 부제와 책 띠지와 표지에 집약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도 그렇다. 게다가 이 책은 책 뒷면에 16쪽에 걸쳐서 책의 핵심 내용을 요약해 놓았다. 바로 "자유공화주의선언"이다. 이것이 역사적 선언인지는 독자들이 읽고 한번 판단하기 바란다. 그외 출판사가 만들기 마련인 보도자료에 책의 참신한 주장들이 집약되어 있다.
 
책의 키워드는 “보수의 재구성” 과 “자유공화주의(21세기 시대정신)”와 “보수는 무엇을 반성하고 무엇을 혁신해야 하는가”이다.
 
출판사 보도자료 내용 잠깐 훑어보자.
먼저 어감 싸움에서 진보에 한참 지고 들어가는 보수라는 말을 왜 썼는지부터 보자.(그래서 보수 일각에서는 보수 대신 자유라는 말을 쓰자고 하여 지금 널리 회자되는 이름이 자유진영 또는 자유우파라는 이름이다.)
 
“‘보수’라는 말이 마음에 들든 들지 않든 현재 정치지형에서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세력과 국민 들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개념이라면 그 개념을 그대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보수 개념은 과거와는 다른 무언가를 의미한다.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지만 역사의 축적물 또는 기억 속에 지켜야 할 것을 지키고, 얼룩은 지우고, 기울어진 것은 바로 잡고, 새로 부가해야 할 것은 추가해서 재구성될 수 있는 것이다.”_pp. 33, 34
 
그리고 공화주의라는 말은 왜 썼을까책(보도자료)은 이렇게 답했다.
“민주주의보다 공화주의를 강조한 것은 파벌의 이익을 넘어서는 국가의 이익이라는 공동선의 중요성과 더불어 권력의 견제와 균형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 결국 자유에 기초한 국가의 생명은 법에 의한 지배이다. 그것만이 권력을 자의적으로 사용하거나 개인의 권리를 함부로 침해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법의 지배는 자유의 보루인 것이다.”_p. 53
 
그런데 공화주의는 1인 전제/폭정과 다수 전제/폭정 둘 다를 견제 하는 이념인데, 보도자료는 이를 명료하게 표현하지 못한 것 같다. 책 본문에는 잘 나와있던데.......사실 지금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치명적인 문제는 다수 아닌 다수(41% 득표율)의 전제/폭정이다. 선거제도와 권력구조의 치명적인 결함이요, 몇 년 뒤를 보지 못하는 정권의 놀라운 어리석음의 소산이다. 아마 보수/우파를 친일독재, 반북, 반통일, 수구, 기득권, 재벌, 신자유주의의 연합체 내지 계승자로 간주하여 척결되어야 할 적폐로 보기 때문일 것이다. 민주주의에 전혀 맞지 않는 사고방식을 가진 자들이 민주적 선거로 집권한 것이 국가적 비극 내지 망조의 원천이다.
 
그나저나 보수주의는 또 뭔가
“보수주의는 원래 인간의 근원적인 도덕적, 지적 불완전성을 인정해 이상적 설계에 기초한 급격한 변화에 반대할 뿐 자생적, 점진적 변화에 반대하지 않으며, 고유의 확정된 설계를 가지고 있지 않 기 때문에 수용력이 큰 이념이라 할 수 있다.”_p. 56
 
촛불시위가 큰 정치적 변곡점을 만들었기에, 최근 한국에서 널리 퍼진 무지와 착각에 대해서도 일침을 놓았다.
“민주주의에 대한 가장 흔한 오해는 직접민주주의가 대의민주주의보다 원리상 뛰어나지만 기술적 불가피성 때문에 대의민주주의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 대의민주주의는 이론적으로나 경험적으로 직접민주주의보다 우월한 제도이다. 그러므로 현대 민주주의 체제에서 대의민주주의가 중심이고, 직접민주주의가 가미되는 것이지 그 역이 되어서는 곤란하다.”_p. 140
 
책의 핵심인 공화주의에 대한 설명이다.
“공화주의는 권력자의 전제적, 자의적 지배를 방지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따라서 공화주의의 기본은 견제와 균형의 원리이다. 인간의 불완전성과 권력의 질주 본능을 제어하기 위해 전문화된 조직들이 견제와 균형의 시스템을 갖추도록 한 것이 삼권분립이고, 그것이 근대 공화주의 체제의 핵심 원리 이다.”_p. 149
 
“이제 새로운 보수는 시민 참여와 시민적 덕성을 중시하는 시민 공화주의를 중심적 가치로 장착해 야 한다. … 큰 국가가 아니라 큰 시민사회를 지향해야 한다. 이것이 대한민국이라는 정치공동체에 활력을 불어넣고 또 그것을 윤택하게 할 것이다.”_p. 169
 
출판사 보도자료 내용은 이 외에도 많은데, 이걸 보고 책을 사서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지는 의문이다. 솔직히 내가 밑줄을 그은 부분과 출판사 보도자료가 겹치는 부분이 그리 많지 않다.
내 눈에 맨 먼저 들어온 것은 책 서론 부분의 한국을 지배하는 보수와 진보 이념의 핵심과 이를 받아 안은 정치세력의 행태에 대한 적확한 묘사다. 글 좀 써 본 사람으로서, 복잡다단한 한국 현실을 정확히 묘사하고 진단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1)진보의 철학부재"에 대한 일침이 따갑다.
“서구의 사회민주주의자들이나 진보적 자유주의자들이 전체주의와 공산주의에 대해서 이론적으로 맹렬히 비판할 뿐 아니라 실천적으로도 전체주의적 사회주의 정당과는 연대를 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처럼 되어 있다면, 우리의 경우에는 이 문제가 모호하게 섞여 있다. 그 이유는 단 하나다. 이들이 1980, 1990년대 운동권 문화의 정서적 테두리 안에서 벗어나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한국의 진보 좌파는 이념을 앞세우기보다는 여전히 ‘독재’와 ‘민주’의 구도, ‘수구’와 ‘개혁’의 구도로 정치지형을 포획하기를 원했다…..진보 좌파라는 우산하에 온갖 잡동사니가 다 섞여있는 것이 오늘날 대한민국 진보 좌파의 이념적 특성”(19쪽)
 
"집권한 진보 세력이 (집권 전후하여) 얼굴이 달라지는 것은 ‘자유의 가치’를 수단으로 생각하고 ‘평등의 가치’를 목적으로 생각하는데서 연유(20쪽)
 
그런데 내가 볼 때 이런 현상은 보수나 진보나 공히 권력 그 자체가 목적이기 때문이다. 평등의 가치 조차 목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얘기다.물론 권력을 목적으로 삼을 수밖에 없도록 몰아가는 어떤 구조가 있다. 더불어민주당 세력이 자신의 이념과 가치가 무엇인지 분명히 표방하는 것을 듣지 못한 이유도 동일하다.
 
"더불어민주당이 민노당, 통진당, 정의당 등과 공개적이고 치열한 가치 이념 논쟁을 하지 않는 것도….이들이 공유하는 역사의식과 정서적인 동지의식이 이들을 포괄적인 단일한 정체성으로 묶고 있기 때문이다(22쪽)……국민들 입장에서는 국정 방향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는 원인이다. 이념과 가치를 당당하게 내세우지 않으면 국민들은 자신의 이념적 프레임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 (22쪽)
 
내(김대호)가 볼 땐 이런 현상은 민주당, 정의당과 시민단체들이 기본적으로 선악, 정사 구도로 세상을 재단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상대에 온갖 나쁜 색칠을 하여 권력을 획득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얘기다. 그래서 친일, 부역, 양민학살, 사대, 매국, 부패, 냉전, 세월호 은폐조작, 민족의 화해협력을 질색하는 호전광(전쟁 획책세력), 적폐 등으로 규정한다. 자신들은 ‘촛불혁명’세력 어쩌구 하면서 선이요 정이라고 강변한다. 이런 황당무계하지만 너무나 널리 퍼진 사고방식의 역사적 뿌리와 현실적 뿌리(재생산 메커니즘)가 요즈음의 내 화두 중에 하나다.
 
보수에 대해서도 철학이 과소하다고 말한다.
"2)보수, 경험의 과잉과 철학의 과소
한국 보수의 뿌리는 근대 이전의 전통에 있지 않다. 이 점이 귀족 사회 전통에서 많은 것을 물려받은 영국이나 유럽의 보수와 한국의 보수가 다른 점이다”(23쪽) 1948년 확립된 대한민국 헌정체제는 당시 한국 사회 발전 단계로 보면 몸에 안 맞은 옷이었다”(23쪽)
 
내(김대호)가 볼 때는 한국은 귀족 사회 뿐만 아니라 (시민혁명=자유주의 혁명을 주도했던) 상공업자와 전문 직업인(법률가, 의사 등) 등으로 구성된 부르주아지의 전통조차 없다. 몸에 안 맞는 옷을 입으려면 무리(사기, 억압 등)를 할 수밖에 없다. 설상가상으로, 1940~60년대까지는 남한 좌익-북한-중국-소련이 합세한 적화 시도와 생사를 건 내전, 전쟁, 체제 경쟁을 치렀으니, 자유주의, 민주주의, 공화주의가 왜곡, 변질, 억압되지 않을 수가 있나!!! 물론 나는 과거의 얼룩에 대해서는 불같이 분노했으나 나이가 들면서 상당부분, 아픈 마음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하지만 정당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보수와 진보의 본질적 차이에 관한 통찰 중의 하나다.
 
"3)보수의 새로운 가치 정립을 위하여
“보수가 인간이 이기적인 존재라는 것을 수긍하면서 출발한다면, 진보는 본원적으로 인간이 이타적임을 주장하면서 자신의 논지를 편다…...현대의 위대한 성취는 인간이 이기적인 존재임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그 이기성의 발현이 이타성으로 귀결되는 체제를 발견하고 진화시켰다는데 있다”(33쪽)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있게 읽은 부분은 2부 제5장과 6장이다. 정착과 애착, 시민종교, 행복국가, 행복한 공화주의 등이 나온다. 기존 정치철학에서는 좀체 못 들어본 개념들이다.
 
"5장 정착과 애착의 시민사회를 위하여
1. ‘우리’라는 1인칭 복수 2. 1인칭 단수로 점철된 한국의 시민사회 3. 한국에는 왜 시민종교가 없을까4. 시민적 덕성이 있어야 복지가 튼튼하다 5. 시민사회를 중시하는 공화주의
 
책은 로저 스크러튼(roger scruton)의이론을 소개하고 있다.
"보수주의는 정착과 애착의 철학......그 출발점은 집(가족)이다. 가족, 이웃, 시민사회라는 1인칭 복수는 공동의 의도없이 자생적으로 발생하였다.(154쪽)
 
정착의 관념없이 정체성을 구성하기 어렵다……내가 뿌리를 내린 물리적, 역사적 공간을 의미하는 정착, 그리고 그에 대한 나의 애착은 일종의 도덕적 질서로 부과 된다. 이 도덕적 질서 없이는 어디든 삶의 안정적 재생산이 불가능하다. 시장 참여자 사이의 신뢰를 전제하는 경제적 질서도 도덕적 질서에 의존한다.(155쪽)
 
국민과 국가는 모두 가족, 이웃, 시민사회의 연장. 이웃들이 자유로운 결사를 통해 상향식으로 형성된 것이 국민이다.사회계약을 맺는 사람들은 항상 공동체 속에 존재하는 1인칭 복수로서의 인간이었다......국가주의가 위험한 것은 국가의 촘촘한 통치의 촉수가 이 자생적 1인칭 복수를 파괴할 수 있기 때문이다.(156쪽)
 
소집단에 애착하는 것, 사회에서 우리가 속한 작은 소대(little platoon)를 사랑하는 것은 공적 애정의 첫번째 원칙(즉 기원)이다. 그것은 나라에 대한 사랑과 인류에 대한 사랑을 향해 나아가는 연쇄의 첫번째 고리이다….이 작은 소대의 근간은 구성원들 사이의 신뢰다(157쪽)
 
6장 삶을 고양시키는 정치체제: 어떻게 행복을 추구할 것인가
1. 제퍼슨의 행복추구권 2. 아리스토텔레스의 행복 국가 3. 행복 국가의 의미 4. 삶의 세 가지 차원: 합리적, 윤리적, 심미적 차원 5. 행복한 공화주의에 대한 긍정심리학의 함의"
 
6장에서는 헌법에는 있지만, 기존 정치담론(철학)들이 별로 주목하지 않은 행복(추구)권을 논한다. 책은 토머스 제퍼슨의 행복추구권을 자유와 연관지어 설명한다.
 
각자가 저마다의 행복을 선택할 자유, 그리고 행복에 이르는 수단을 자기 스스로 선택할 자유야말로 그것이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한, 양도할 수 없는 권리이다.(176쪽)
 
자유는 가장 근본적으로 선택의 자유..... 국가의 역할은 자유의 영역을 확대하고 선택의 기회를 넓히는 환경을 마련함으로써 개인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책임지며 행복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국가가 개인의 행복을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국민 각자가 넉넉한 자유와 선택의 기회를 가지고 자아실현과 행복을 추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182쪽)
 
정치철학은 흔히 이념이라 부른다. 인간관, 세계관, 가치관 등의 총체다. 정치는 인간사 전반을 다루기에 정치철학은 종합성과 체계성도 갖춰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정치철학은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국가비전과 전략이라고 할 수있다. 그래서 초석, 기둥, 대들보, 외벽, 지붕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된집으로 표현한다.
 
정치철학의 초석, 기둥, 대들보, 지붕에 해당하는 개념들은 헌법 전문과 조문에 나와있는 가치와 기관들인데, 단어 하나, 문장 하나에 길고 오랜 고민,토론과 실천, 성찰의 경험과 고뇌가 녹아 있다. 자유, 민주, 공화, 정의, 평등, 법치, 보수, 진보, 가족 국가(이상 여기까지는 다 주의를 붙일 수 있다), 정부, 행복, 균형발전, 시민사회, 시민적 덕성, 빈곤과 고독 등.
 
한국 정치집단의 강령과 그 골조인 정치철학의 과제는 크게 네가지다.
첫째, 정치권력을 획득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대통령, 국회의원, 지자체장 등 핵심 권좌를 차지하는 것이다. 원래 이것은 정치철학을 실현하는 수단인데, 한국의 야만적 정치행태(사화정치)와 권력구조와 선거제도 등으로 인해 사실상 목적이 되었다. 그리고 모든 공적가치를 왜곡하고 억압하고 변질시키고 멀리 날려 버린다.
둘째, 서구에서 발원한 유서깊은 이념(정치철학)에 대한 깊은 이해다. 자유, 민주, 공화, 평등, 정의, 행복등이 핵심 키워드다. 이들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문명 국가와 선진 정치라는 집의 기본 골조를 이룬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우리 지식사회와 정치사회는 이런 기본 설계 능력이 한참 떨어진다.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의 헌법을 벤치마킹해서, 적당히 짜집기 한 헌법을 만들었다고 해서 우리가 살만한 집이 지어지는 것은 아니다.
 
현재 우리의 정치철학과 사고방식을 형성하는 주요 개념들이 거의 수입산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핵심 헌법적 가치(자유, 민주, 공화 등)를 표현하는 단어들은 거의 일본 메이지 시대 일본 지식인들이 만든 개념이다.
 
게다가 모든 정치이념에서 가장 선차적이고 우선적인 개념이 자유인데, 유감스럽게 중국-조선을 관통한 정치철학(유가, 법가 등)에는 자유와 진리 개념이 취약하다. 대신에 좋은 통치와 도덕 개념이 강하다. 특히 예, 인, 덕을 중시한 조선 성리학에서는 자신의 욕망을 누르는 극기, 염치 등을 강조했다. 자유 등 헌법적 가치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그래서인지 대한민국 사람들, 특히 진보좌파 성향의 사람들은 북한을 바라볼 때, 자유의 부재에 치를 떠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반대로 대한민국의 자주의 굴절 내지 비교 열위에 대해서는 북한에 주눅이 든 사람이 많다. 핵심 가치 중의 핵심 가치인 자유, 민주, 인권 개념이 뇌리 깊숙히 자리하고 있지 않다는 증거다.
 
이 책이 해명하려고 한 것은 헌법적 가치의 정확한 개념 및 역사적 연원과 상호관계와 (우리에게 도움을 줄) 서구의 최신 이론이다. 이 책의 지적 기여의 핵심이다.
 
셋째, 갈라파고스에 비유할 수 있는 한국의 독특한 국가, 시장, 사회, 문화, 역사에 대한 깊은 이해다. 이는 집의 외적 환경이라고 할 수있다. 집이 딛고 선 땅(모래인지 암반인지 경사지인지), 비바람, 추위와 더위 등에 해당된다. 집을 지을 소재(흙, 목재, 벽돌재, 철강재, 유리)도 여기에 포함된다. 사막 지방에 맞는 집과 북극 지방이나 대륙성 기후에 맞는 집은 다르다. 그런데 이런 환경을 직시하지 않고, 선진국 집 설계를 그대로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한국 사회는 정말 독특하다. 지중해 문명권과는 말할 것도 없고 중국, 일본과도 다른 점이 너무나 많다. 가히 동양의 갈라파고스라고 할만하다. 토양이 너무나 달라서, 외래 사상들이 그 원산지와 전혀 다르게 변신한다. 조선의 성리학과 북한의 사회주의/주체사상이 대표적이다. 그래서 헌법적 가치들을 대한민국에 이식하여 주요 분야에서 법제도, 정책 등을 도출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물론 이 책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많이 다루지 않았다. 이는 한국(조선, 남북한)의 사회(커뮤니티), 사상, 습속(문화), 역사를 천착해야 어느 정도 해명할 수 있다. 물론 정치학이나 사회학을 전공한 저자들이 할 수있는 일은 아니다.그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토양을 살피지 않고 펼치는 수입산 담론을 경계한다. 시민적 덕성과 복지의 관계가 대표적이다. 북유럽식 보편복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현실(우리 토양)을 직시하라는 얘기다.
 
"북구의 관대한(generous) 복지는 북구 국민의 시민적 덕성과 함수 관계이다. 허위급여 청구에 대한 비난의 수치가 높은 국가들은 대개 관대한 실업급여제도를 채택하고, 낮은 국가들은 강한 고용보호제도를 채택했다.(164쪽)
허위 (복지) 급여 청구에 대한 비난의 강도는 프랑스가 꼴찌에서 두번째로 멕시코와 비슷한 수준이다.(166쪽)
북구 출신 조상을 가진 미국인들은 복지 수준에 관계없이 높은 시민적 덕성을 보여준다.(167쪽)
가족, 이웃, 지역사회, 시민사회야 말로 새로운 보수의 일차적 관심 대상이다. 이 자생적 단위들이 보수의 근거지이자 생태숲이다.(168쪽)
 
넷째, 분야별 정책 전문가, 관료, 언론인, 사회운동가의 경험, 지식을 정치철학의 틀로 해석하고 총화하여, 실천강령으로 집약하는 일이다. 이것이 집의 창문과 방과 가구에 해당된다.
 
그런데 이 부분은 미완의 과제로 남겨 놓았다. 책 3부에서 집중적으로 다룬 정책은 교육, 젠더, 외교안보통일(북한 북핵), 정부 개혁 분야 정도다.
 
일반적으로 정치와 정치철학의 핵심 과제나 주제를 다루는 관점은 크게 세가지다.
첫째는 권력(쟁취) 게임의 관점이다. 대부분의 현실 정치인들이 채택하고 있는 관점이다. 여기서 비전/정책은 정치 구도, 인물 다음의 3순위나 4순위다. 사실 그래서 정치철학과 정책(전문가)이 홀대 받는 것이다.
둘째는 주로 서구에 뿌리른 둔 '학'의 관점이다. 정치학, 사회학, 경제학, 철학, 법학, 역사학 등을 전공한 학자들의 관점이다. 이들은 '학'이 제공하는 이론과 프레임으로 세상을 해석한다. 물론 한국은 대단히 독특한 사회고, 또 유학파 학자들이 너무 게을러서(일단 자리만 잡으면 테뉴어도 너무 쉽게 주고, 학생들도 공부할 의사나 능력이 없어도 학위나 학벌을 따기위해 몰려오니까) '학'과 현실의 괴리는 심하다. 아마 한국에서는 정치학과 (현실) 정치만큼 괴리가 심한 분야는 없을 것이다. 다른 분야라고 해서 많이 나아 보이지 않는다.
셋째는 현장이나 실물에서 던져주는 과제(의문) 해결의 관점이다. 이는 기업인(근로자 포함), 언론인, 시민운동가 등 보통 시민이 채택하고 있는 관점이다. 사실 이들이 정치와 각종 '학'의 최종 소비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는 주로 셋째 관점, 즉 내가 발을 디디고 서 있는 현장(구로지역 노동현장과 대우자동차와 지자체 등)에서 솟아오른 의문=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담론('학')과 현실 정치를 보았다.
 
어찌보면 나는 '학'의 프레임이나 '권력 게임' 프레임이 아닌, 맨 눈으로 현실을 본 것이다. 내 직관, 내 통찰, 내가 접하는 각종 통계로 세상을 봤다는 얘기다.
거기서 나는 '지금 여기'의 '학'과 '정치'의 부실을 봤고, '학'과 그것이 다루는 '현장'의 부교합(mis matching)도 눈이 아프게 봤다. 그 때문에 의문과 관심 영역이 좌우(수평)로 확대되고, 상하(수직)로 확대되었다. '학'의 성과와 '현실정치'의 고민을 섭렵하게 되었다는 얘기다.
그래서인지 현실과 이를 바꿀 킹핀(국가비전과 전략과 킹핀)을 고민하는 나 같은 사람들의 생각의 상단 내지 골조(정치철학)를
깔끔하게 정리해 준 이 책이 여간 반가운게 아니다.
 
물론 현실에서 작동가능하고, 정치적으로 활용가능한 국가비전- 전략-킹핀은 거대한 도킹이 여러 번 있어야 한다. 현실 정치와 '학'과 실물 현장의 고민/지식/지혜가 크게 도킹하고, 실물 현장은 산업, 금융, 공공, 노동, 의료, 복지, 지방자치 등 수많은 분야의 도킹(통섭과 융합)이 일어나야 한다. 물론 그 전에 각 분야별 비전=큰 그림도 정리되어야 한다. 이는 한 두명의 천재가 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니다. 실물/현장에 밀착한 전문가들과 학자들과 진짜 정치인들의 소통, 교류가 풍부하게 이뤄지고, 이를 토대로 각 분야의 경험, 지식, 지혜의 통섭과 융합이 일어나야 가능하다. 이 책은 작은 시도이다. 수많은 후속작업이 필요하다.
 
책의 결론은 이 한 줄이다.
“이 시대에 요구되는 보수주의자는 진정한 자유주의자, 진정한 민주주의자, 진정한 공화주의자 여야 한다”(34쪽)
 
아마도 '이 시대에 요구되는 진보주의자'도 동일할 것이다.
그런데 한국은 진보와 보수가 오로지 권력 게임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다 보니, 상대는 악/사요, 자신은 선/정이다. '촛불혁명'과 '적폐청산'은 이 프레임의 최신 변주곡이다. 이런 야만 내지 전쟁 프레임을 벗어던지지 않는 한 이 땅에는 결코 진정한 민주주의자도, 공화주의자도, 자유주의자도 나올수 없다.
 
읽으면 최소한 후회 안할 책이다. 돈 값을 하고도 남는 책이다.

2022-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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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의 배신 - 좌파 기득권 수호에 매몰된 대한민국 경제 사회 정책의 비밀
윤희숙 (지은이)21세기북스2020-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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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8쪽
152*225mm
542g
ISBN : 9788950986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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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우리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현재의 정책 기획이 얼마나 기득권 수호에 매몰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불확실하고 복잡한 글로벌 경제를 살아가야 하는 어마어마한 도전을 직면하고도 그간 우리가 얼마나 제대로 된 방향도 없이 ‘묻지 마’ 식의 선진국 따라쟁이 정책을 펴왔는지도 구체적으로 서술했다.

한 예로 선진국 근로시간이 감소하는 추세에 따라 우리도 주 52시간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선진국에서 열악한 근로자와 경제 전체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였던 것에 비해 우리는 획일적으로 주 52시간제를 도입했다. 그 결과 근로조건이 좋았던 사람들은 더욱 편해졌고, 근로조건이 좋지 않았던 사람들은 일자리를 위협받는 상황에 처했다.


목차


머리말 기득권 수호에 매몰된 지금의 정책을 말하다

1부 대한민국을 병들게 한 6가지 정책

1장 최저임금 - 경제적 약자를 외면하다
최저임금, 무조건 오른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어려운 사람을 더 어렵게 하는 최저임금 인상
모두를 위한 최저임금 정책이려면
최저임금과 일자리, 그 균형을 찾아서
최저임금 1만 원의 모순
누구는 받고, 누구는 받지 못하는 최저임금
이전투구장이 되어버린 최저임금위원회
이제는 틀을 깰 때

2장 주 52시간제 - 현실과 멀어진 장시간 근로 개선 정책
경제를 악화시킨 주범, 주 52시간제
20세기와 21세기 근로시간 단축의 차이
근로자에 따른 탄력적 정책이 필요할 때
근로시간이 줄어도 일자리는 늘지 않는다
근로시간, 1주가 아닌 1년을 보라
유연성이 필요한 이유
대한민국 근로시간 규제의 흐름과 문제점
벼랑 끝에 내몰린 중소기업
근로시간 규제, 이념이 아니라 미래를 봐야 한다

3장 비정규직 대책 - 정규직 전환이 좋은 일자리 창출이라는 환상
비정규직 제로, 근로자에게는 오히려 손해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란?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균형
모호해지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경계
고용보호법제의 내용과 한계
노동시장의 이중구조화가 심화된 이유
사회에는 비정규직이 필요하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어떻게 보호해야 할까

4장 국민연금 - 미래세대의 무거운 어깨
지금의 국민연금 정책은?
국민연금의 민낯
선진국 연금의 실패 사례를 배워서는 안 된다
고령화 흐름 속에서 더욱 절실해진 연금 개혁
국민연금은 왜 위기에 봉착했을까
소득대체율, 높이는 게 답일까?
정부는 무엇을 해결하고 있는가
노조가 연금 정책을 좌우하는 구조
지속가능한 국민연금을 향해

5장 정년 연장 - 청년도 중장년도 힘들다
소수를 위한 정년 연장
정년제도는 왜 존재하는가
임금피크제로 해결될 것인가
정년 연장이 청년 취업에 미치는 영향
연공급의 맹점
왜 연공급인가
형평성을 무너뜨린 연공급
고령자 고용 연장, 기피 원인부터 없애야

6장 신산업 정책 - 왜 환대받지 못하는가
뒤로 밀려난 신기술의 자리
기술혁신은 왜 불법이라고 홀대받나
신산업의 싹을 자른 택시제도 개편안
택시제도 개편안은 미래로부터의 후퇴
진정한 상생의 의미
방향을 잃은 산업 정책
상생을 위한 산업 정책이란


2부 재정?복지?분배, 시대를 읽어라

1장 재정 정책 - 청년에게 떠안긴 나라 빚
국가 재정에 들어온 적신호
큰 정부, 작은 정부의 공허한 대립
국가 재정 관리의 어려움
국채 비율은 어느 정도가 안전한가
대한민국 재정 정책의 흐름
우리나라의 재정은 지금 어떤 수준일까
미래세대를 희생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

2장 모방형 복지 - 선진국 따라쟁이 대한민국
후진국 콤플렉스, 무조건 따라하기
복지 지출 때문에 골머리 앓는 OECD 국가들
보편 복지, 모방이 아닌 핵심을 살려야 한다
기본 소득, 청년을 위하지 않은 청년 지원 정책
사전 분배와 재분배의 균형과 방향





3장 소득 불평등 대책 - 일자리 기회부터 넓혀라
소득 불평등 문제는 무엇인가
소득 불평등 문제, 평가는 제각각
고도성장기 소득분배 개선의 비밀
소득분배 악화의 요인
소득분배 개선, 아직 갈 길이 멀다
임금격차를 줄이면 소득 불평등이 완화될까
일자리가 복지이자 불평등 대책이다
불평등 심화를 막아라
소득 불평등 대책이 나아갈 길


맺음말 대한민국, 이제는 구조 개혁 요구에 응답할 때다
주석
접기


책속에서


첫문장
얼마 전 택시 안에서 들은 방송 내용입니다.




P. 19그렇다면 도대체 최저임금 대폭 인상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요? 저임금 근로자를 위한다는 정책이었으나 정작 이들이 가장 심하게 타격을 입었고, 영세 자영자들까지 못살겠다고 하는 판입니다. 정말 약자를 위해 기획되었으나 단지 결과를 잘못 예측한 것일까요?
【1장 최저임금 - 경제적 약자를 외면하다】
P. 55게다가 경제에 미친 충격을 보건대 현재 근로시간 단축으로 일자리가 늘었다고 주장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 오히려 흉흉한 이야기들만 들릴 뿐이지요. 연구개발 직종이나 건설업 등 계절적 변동이 큰 업종에서는 근로시간 규제 강화로 인한 병목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본격 적용을 앞둔 중소기업의 위축은 지금도 경제를 경색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2장 주 52시간제 - 현실과 멀어진 장시간 근로 개선 정책】 접기
P. 85~86결국 당시 근무하던 비정규직 근로자를 대충 전환하는 것이 불가피했는데, 이는 복잡한 문제를 야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할당된 예산에 따라 인건비 규모가 정해지는 것이 공공 부문의 특성인데, 이제 고용 버퍼로 작동했던 비정규직이 없으니 누군가 퇴직하지 않는 이상 사실상 신규 채용이 막힌 셈이기 때문입니다. 정규직 근로자가 되기에 역량이나 의욕이 부족한 사람들을 한꺼번에 정규직으로 전환시켰지만, 이제 공공 부문 입사를 꿈꾸며 취업을 준비하던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얻기가 더한층 어려워진 것입니다.
【3장 비정규직 대책 - 정규직 전환이 좋은 일자리 창출이라는 환상】 접기
P. 119그러나 지금은 전혀 다릅니다. 2차 개혁 이후 고령화와 저출산, 저성장 기조는 연금 개혁의 필요성을 더욱 절박하게 만드는데도 제대로 대처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연금 운영의 가장 바람직하지 않은 경로를 좇고 있다고 할 만합니다. 2018년 11월, 국민연금 보험료 인상을 담은 복지부의 안은 청와대로부터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개 반려되었습니다. 여기서의 ‘국민의 눈높이’는 안정된 일자리를 가진 조직근로자 중심으로 줄곧 주장되었던 ‘연금의 소득대체율 인상’에 더해 보험료 인상에 대한 거부감입니다.
【4장 국민연금 - 미래세대의 무거운 어깨】 접기
P. 161이런 상황에서 고령 근로자를 위한다고 임금체계 개편 없이 정년만 연장하는 조치는 사실 형평성에 크게 어긋납니다. 생산성보다 훨씬 높은 처우를 받는 이들이 지금의 일자리를 지키도록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과보호되는 부문의 조직근로자만 더 보호하겠다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5장 정년 연장 - 청년도 중장년도 힘들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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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글

“활력을 잃고 앞이 보이지 않는 한국경제 현실을 냉철하게 파헤친 저자의 통찰에 감사한다. 이념과 진영 논리를 앞세운 정치가 한국경제를 위기로 내몰고 있는 현실을 고발하는 역작이다. 표를 좇는 폴리티션을 넘어 나라의 미래를 책임지는 스테이트맨쉽을 간절하게 기대하는 이들의 지침서가 되기를 바란다.”
- 진념 (전 경제부총리, 전 삼정KPMG 회장, 현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이 책은 개혁의 미명하에 자행된 최근의 거친 정책들이 어떻게 한국경제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는지 친절하게 설명한다.”
- 김대환 (인하대 명예교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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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 조선일보 2020년 4월 25일자 '한줄읽기'



저자 및 역자소개
윤희숙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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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컬럼비아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재정·복지정책 연구부장을 지냈고,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를 거쳐 2016년 최저임금위원회 위원, 2015~2017년 국민경제자문회의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다 제21대 국회의원(서울 서초구갑)이 되었다.
2020년 7월 임대차 3법이 졸속으로 통과된 직후 “저는 임차인입니다.”로 시작하는 ‘5분 연설’로 전 국민에게 강렬한 존재감을 심어주었다. “왜 학자가 정치를 하느냐?”는 질문에 ‘좋은 정책을 만들기 위해’라고 대답하던 그는 여의도 생활 1년 만에 ‘좋은 정치 없이 좋은 정책도 없다’는 준엄한 현실을 뼈아프게 깨달았다.
대한민국 정책을 날카롭게 분석하는 경제학자로, KDI 재직 시절부터 ‘포퓰리즘 파이터’로 유명했다. 교수보다 정치인이 담론을 촉발하는 역할에 훨씬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정계에 입문했으나, 뒤틀린 정치에 깜짝 놀라 이 책을 쓰게 되었다. ‘5분 연설’로 국민들이 막연하게 느끼는 분노와 불안을 명징한 언어로 대변해주었으나, 그래도 변하는 게 없었다. 나쁜 정치를 몰아내고, 다음 세대를 위한 정책 비전을 보여주고자 제20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고성이 난무하는 국회에서 ‘핏대 세우지 않고 품격을 보여주는’ 실력파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저서로는 《정책의 배신》이 있다. 접기


최근작 : <정치의 배신>,<정책의 배신>,<한국의 소득분배 (반양장)> … 총 5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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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최저임금, 주 52시간제, 비정규직, 국민연금, 정년연장, 신산업
잘못된 정책이 우리 삶을 위협하고 있다!
‘최저임금, 주 52시간제, 비정규직, 국민연금, 정년 연장, 신산업’ 이 6가지 정책은 겉보기에는 국민을 위한 것 같지만 사실 대한민국에 드리워진 그늘을 더 짙게 만들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 정책은 정치권력에 종속되어 있다. 강성노조와 386세대 등 좌파 기득권을 수호하기 위한 정책들이 수립되었으며, 그 짐은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떠넘겨졌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잘못된 정책에 질문을 던져야 하지만, 국민들이 정책의 함정을 알아차리기란 쉽지 않다. 이 책은 기득권이 없는 사람들도 공정한 기회를 보장받기 위한 개혁의 비전과 불평등 심화 추세에 대한 해결책을 담았다.
6가지 정책의 폐해를 살펴보면서 지금 무엇이 문제이고 우리가 무엇을 견제해야 하는지 판단할 수 있는 가이드를 얻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불평등과 사회갈등이 심화되는 원인을 냉철하게 인식하고 문제해결을 위한 건강한 논의가 확산되기를 바란다.


몰라서일까, 알면서도일까
잘못된 정책은 어떤 재앙을 불러올 것인가
근래 시행된 경제 정책들에 대해 많은 이들이 느껴온 궁금증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몰라서일까, 알면서도일까’다. 전체 시스템에 막대한 충격을 주지만 긍정적인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운 정책들이 폭탄처럼 연이어 투하되었기 때문이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재정 지출이 이루어졌음에도 경제 활력은 급격히 떨어졌고 세금으로 만들어낸 일자리를 빼면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기도 어려워졌다. 고령화와 장기 침체 그림자가 크게 드리워지는 가운데 절박하게 요구되는 구조 개혁은 노동 개혁, 규제 개혁, 교육 개혁, 연금 개혁, 공공 부문 개혁 중 어느 하나 제대로 시도조차 되지 않았다.
지금 대한민국의 경제 정책은 정치에 종속되어 국민이 아닌 소수를 위해 만들어지고 있다. 이 책은 정치 논리에 지배되어 왜곡된 6개의 주요 정책을 정밀하게 살펴본다.
최신 통계자료로 분석한
경제 사회 정책의 현주소와 해결책
이 책은 우리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현재의 정책 기획이 얼마나 기득권 수호에 매몰되어 있는지를 보여준다. 불확실하고 복잡한 글로벌 경제를 살아가야 하는 어마어마한 도전을 직면하고도 그간 우리가 얼마나 제대로 된 방향도 없이 ‘묻지 마’ 식의 선진국 따라쟁이 정책을 펴왔는지도 구체적으로 서술했다. 한 예로 선진국 근로시간이 감소하는 추세에 따라 우리도 주 52시간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선진국에서 열악한 근로자와 경제 전체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였던 것에 비해 우리는 획일적으로 주 52시간제를 도입했다. 그 결과 근로조건이 좋았던 사람들은 더욱 편해졌고, 근로조건이 좋지 않았던 사람들은 일자리를 위협받는 상황에 처했다.
학술적 논의도 함께 녹여져 있다. 다양한 자료의 수치와 연구 결과를 통해 좀 더 객관적인 시각에서 대한민국 정책을 바라보고자 했다. 나아가 학계와 각국의 정책 서클이 그동안 쌓아온 지식과 공감으로부터 우리의 정책이 얼마나 비틀려 있는지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 대한민국의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6가지 정책! ※
1. 최저임금 인상 | 경제적 약자를 외면한 노조 편들기
2. 주 52시간제 | 삶의 질 개선에 전혀 도움 안 되는 이유
3. 비정규직 대책 | 정규직 전환이 일자리 개선이라는 환상
4. 국민연금 방관 | 점점 더 무거워지는 미래세대의 부담
5. 정년 연장 추진 | 깊어지는 중장년 기피, 청년 일자리 문제
6. 신산업 정책 | 미래 산업의 싹을 자른 정부의 속내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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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내용 없이 쉽게 설명해주셔서 술술 읽었습니다.
1412 2021-02-21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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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과 을의 싸움의 승자는?




을과 을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 대부분은 공멸이다. 곧 같이 죽는다. 그렇다면 을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갑과 싸워 이기는 수밖에 없는가? <정책의 배신>은 우리 사회의 금기를 다루고 있다. 최저임금을 올리면 모두가 잘 살게 될 줄 알았는데 웬걸 신규노동진입이 막히면서 아예 일할 기회조차 잡지 못하게 된다. 비정규직을 모조리 정규직으로 전환하라고 대통령이 한마디 하자 부랴부랴 그 말에 따랐는데 운 좋게 정규직으로 바뀐 사람들 말고 그 이후는 아예 신규직원을 뽑지 못하게 된다. 을을 살리겠다고 낸 정책이 도리어 을을 죽이는 결과를 낳았다.




윤희숙은 재정, 복지, 분배를 함께 보기를 권한다. 이 중에서도 으뜸은 재정이다. 다시 말해 정부의 돈이 넉넉하지 않으면 복지고 분배고 소용이 없다. 재정을 늘리는 가장 쉬운 방법은 세금을 올리는 거다. 의도했건 그렇지 않건 문재인 정부는 이 방면에서는 성공을 거두었다. 전국의 아파트먼트 값이 급등하면서 재산세와 종부세만으로도 몇 조의 수입을 올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 세금들이 비자발적이며 강제적이라는 사실이다. 장사가 잘되어 선뜻 낸 돈이 아니라 집주인은 아무 짓도 하지 않았는데 정책의 헛발질로 가격이 올라 울며 겨자 먹기로 낸 것이다. 이런 류의 세금은 필연적으로 저항을 부른다. 예를 들어 조두순조차 기초연금과 주거급여 등을 합쳐 한 달에 백만 원 이상 받는데 어렵사리 집 하나 장만한 사람은 세금은 세금대로 내고 기초연금 자격도 되지 못한다. 이게 말이 되는가? 정책의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가난해지기 위한 경쟁을 하라는 말과 다름이 없다.




과연 정책입안자들은 윤희숙의 말처럼 몰라서일까, 아니면 알면서도 저따위 정책을 펼치는 것일까? 만약 전자라면 무능력한 것이고 후자라면 극악무도한 무리들이다, 과연 문 정권은 어느 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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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지 2021-02-12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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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가알아야 할 진실




이제는 집권 3년도 중반을 훌쩍 넘겼으니 새 정부라고 할 수도 없는 정권입니다. 지금까지 살아보지 못한 세상을 만들겠다던 출범 당시 약속은 기대와는 달리 불편하기 이를 데 없는 그런 세상이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주택분야가 대표적인데요. 집값, 전세, 월세 문제는 무려 24개의 정책을 쏟아내고도 총체적 난국상황을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책 실패가 아니라 시장 실패’라는 얼토당토않은 말을 쏟아내는 것을 보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이런 문제들이 왜 생겼고, 왜 해결되지 않는 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책을 만났습니다.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는 국회 연설로 사람들의 주목을 받은 국회의원 윤희숙님이 쓴 책입니다. 저자는 정부가 내놓은 최근의 정책들을 보면 청년들의 희생을 요구하는 것들이라고 합니다. 청년들이 느끼는 좌절과 분노를 유도해서 권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 아닌가 의심합니다. 그래서 “정보와 지식의 접근성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는 청년세대가 이런 구조의 본질을 명확하게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 이 책의 목표(7쪽)”라고 했습니다.




윤희숙 의원님은 정부가 내놓은 정책들이 얼마나 기득권 수호에 매몰되어있는가를 설명합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기득권은 보수주의자들의 기득권이 아니라 새로 권력을 쥔 진보주의자들의 기득권을 말합니다. 이 책은 1부에서 최저임금, 주52시간 근로, 비정규직, 국민연금, 정년연장, 신산업 등, 대한민국을 병들게 만들고 있는 6가지 정책의 내막을 분명하고도 쉽게 설명합니다. 이어서 2부에서는 재정, 복지, 소득분배에 관한 정책의 문제점이 무엇인가를 짚었습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기득권이란 정확하게 말하면 86세대입니다. 80번대 학번에 60년대에 출생한 세대로 90년대 무렵에는 386세대라고 하던 것을 세월이 흐르면서 486, 586이 되다보니 그냥 86세대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군사정권에 저항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75세대의 뒤를 이어 보수 기득권의 타도를 내세웠었는데, 오늘날 대한민국의 주류가 되어 기득권 지키기에만 몰입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들의 기득권 지키기는 이전 세대의 기득권 지키기의 범주를 훌쩍 뛰어넘는 것 같습니다. 이전 세대는 6.25동란으로 초토화된 이 나라를 먹고 살만한 나라를 만들기 위하여 허리띠를 졸라매고 땀 흘린 세대입니다. 그렇게 일구어낸 과실을 제대로 향유하는 세대가 바로 86세대인 것입니다. 새로운 기득권 세력으로 등장한 86세대의 욕심은 끝이 없어서 미래의 세대에게 넘겨주어야 할 몫까지 당겨 써버리고 있습니다.




결국 미래 세대, 그러니까 지금의 2030세대는 86세대가 남긴 빚을 떠안아야 할 운명인 것입니다. 그런데 그 미래 세대는 자신들에게 닥쳐올 운명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알맹이는 새로운 기득권 세력이 챙기고 미래 세대는 떨구어주는 콩고물에 감지덕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제 기득권을 쥔 세력들은 무늬만 진보임이 드러났습니다. 진보의 순수한 가치를 지켜온 분들마저도 그들에게 등을 돌리기 시작한 상황입니다. 그들에게 휘둘려온 청년들이 사태를 직시하고 자신들의 몫을 지켜야 할 때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이 문제고,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 답이 <정책의 배신>에 담겨있습니다.




한국산업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에서 교수로 재직하시던 만큼 경제 사회분야의 전문가이시면서도 핵심적인 내용을 아주 쉽게 풀어냈습니다. 전문적인 시각에서 글을 써야 있어 보인다는 전문가적 착각을 범하는 오류를 잘도 내던지신 것으로 보입니다. 듣기와 느끼기에 더 민감한 젊은 세대들을 위하여 이 책에 담으신 생각들을 책 이외의 방식을 통하여 우리들의 미래 세대에게 전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 접기
처음처럼 2020-12-10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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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를 발라내듯 조심스레 읽어야 할 책




좋은 책이다. '조국흑서'의 경제편이라고 해도 될 만큼(물론 그보다 훨씬 먼저 나온 책).



정통 경제학자의 시각에서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강의 형식을 빌어 조목조목 비판했다. 지금 정부의 '퍼주기식 정책'이 문제가 있다고 막연하게는 생각했는데, 그것에 대한 논리와 근거들을 풍부하게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1부는 각론으로 정부의 대표적 6개 정책의 문제점을 들춘다. 최저임금, 주 52시간 근무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국민연금, 정년연장, 신산업정책이 그것이다. 가장 깔 게 많은 부동산정책은 그것이 4월 총선 이후 시행되었으므로 여기서는 빠져있는데, 저자가 국회의원 당선 후 5분 연설을 통해 비판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6개 정책을 비판하는 데 관통하는 키워드는 '기득권', '강성노조', '정부역할의 부재'를 들 수 있다. 정책별 비판의 포인트는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인 내용은 '정부가 강성노조와 결탁하여 그들이 주창하는, 그들의 기득권을 묵인하는 정책에 동조함으로써 경제에 부담이 되고, 나아가 미래세대의 일자리 및 소득을 제한하고 부담은 늘려준다'는 것이다. 2016년 촛불은 강성노조들의 항쟁으로부터 시작되었고, 그로 인해 성립한 정권의 태생적 한계이리라. 갚아야 할 빚이 많은 것이다.



2부는 일종의 일반론으로, 복지와 분배 및 재정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 파트는 코로나19와 관련하여 시사점이 많다. 첫째, 코로나 이후 거론되는 기본소득을 다루고 있는데, 기본소득의 기원, 지금 정치권 일각에서 주장하는 기본소득과 유럽이 실험중이라고 소개되는 기본소득의 차이점을 보여준다. 둘째, 모 유력정치인이 주장하는 우리나라 재정건전성 지표 중 하나인 '국채비율 40%'가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논증하고 있다. 일례로,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재인 대표는 2016년 "재정건전성을 지키는 마지노선인 40%가 깨졌다'고 했다가도, 2019년 재정전략 회의에서 확장재정을 주문하면서 국채비율 40% 마지노선의 근거를 물었다는 얘기들 들려준다. 뭔지 모른다는 거다.



이 책의 매력은 논리적으로 명쾌하다는 점이다. 또, '좌빨', '중국', '베네수엘라' 같은 선동적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차분하게 깐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갖는다. 한 도시, 한 나라의 수장이라면 이 정도 지적 배경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제는 나올 때가 되었다.



한계도 존재한다. 첫째, 철저히 노사 간 대립 구도로, 오직 노조와 이를 묵인하는 정부만이 문제라고 본다. 기업의 사회적·경제적 약자들에 대한 책임에 대하여는 별다른 언급이 없다.



둘째, 대안이 조금 부족하다. 까는 건 누구든 다 한다. '정부가 왜 노조편을 들어, 국민편을 들어야지'. 맞는 말이긴 한데, 저 거대한 강성노조 또는 기득권과의 갈등을 어떻게 풀것이냐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얘기만 있을 뿐 액션플랜은 서구의 사례를 소개하는 데 그친다. 학자의 한계랄까.



셋째, 가장 조심하여야 할 부분은, 이승만에게 후한 점수를 준 점. 이영훈 류의 소프트 버전이 아닌지 의심된다. 저자는 1950년대 초 토지개혁을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하여, 이후 우리나라에서 분배가 건강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꼽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별다른 근거나 자료는 제시하지 않았다. 디테일은 잘 모르지만 이승만식 토지개혁에 대해서 역사학계는 다른 해석을 내려놓은 것으로 안다. 독자들이 향후 독서를 통해서 각자 판단할 일이고, 이 책을 가시를 발라내듯 읽어야 하는 이유다.



이제 이 내용들을 반박하는 책이나 텍스트가 나오길 바란다. '토착왜구', '본질은 검찰개혁' 이런 거 말고 제대로 된.




우리나라는 지금 전환기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전환이 요구되는데도 힘껏 버티는 전환 저항기라 할 수 있습니다.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오래전에 합리성을 잃어버린 각종 규칙들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것은 그것을 유지시킴으로써 이득을 보는 세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런 이유에서 누구를 희생시켜 누구의 이해를 추구하는지를 덮는 논리도 잘 개발되어 있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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芽月 2020-11-03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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