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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28

* 한국 권위주의 체제의 성립: 이승만 정권의 붕괴까지 , 木村 幹 2003

Amazon.co.jp: 韓国における「権威主義的」体制の成立: 李承晩政権の崩壊まで (MINERVA人文・社会科学叢書 71) : 木村 幹: Japanese Books





韓国における「権威主義的」体制の成立: 李承晩政権の崩壊まで (MINERVA人文・社会科学叢書 71)
by 木村 幹 (Author) Format: Tankobon Hardcover
4.1 4.1 out of 5 stars (3)


Product description

From the Author
日本統治と解放後韓国の連続と断絶
この著作は、東亜日報グループと李承晩政権の関係を分析することにより、日本統治が解放後の韓国に何を残し、どのような影響を与えたかを分析することを目的としています。前著『朝鮮/韓国ナショナリズムと「小国」意識』とあわせて、よりよい、そして客観的な朝鮮半島理解の一助となれば幸いです。

Content (from MARC Database)
日本敗戦により解放された韓国は、なぜ希望から失意に満ちた「権威主義的」体制へ行き着いたのか。その過程と原因を、日本植民地支配とそこからの特異な脱却過程、それらが李承晩政権期の与野党に与えた影響を中心に解説す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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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Japan

  • Reviewed in Japan on January 7, 2005
    1945年に日本による植民地支配から解放された朝鮮半島。そこに生まれた2つの政権。そのうちの南半分、大韓民国において、なぜ李承晩政権が生まれたのか。あるいは、なぜ李承晩「でなければならなかった」のか。
    本書はこの点を、日本統治下から韓国の政治空間へと流入してきた有力者集団と李承晩との関係を軸に分析し、説明を試みている。明快な枠組でもって説明しきろうとするのが著者の姿勢であり、そのあたりの評価が、各読者にとってのこの本の価値を決めることになるだろう。
    11 people found this helpf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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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eviewed in Japan on September 15, 2012
     李承晩政権が誕生する原因とその崩壊までを分析した本なのです。

     雑駁に内容を書くと、組織と資金を持つ親日派の湖南財閥人脈(東亜日報グループ)と独立運動の正当性を持ち日本と関わりのなかった元臨時政府初代大統領の李承晩。

     この二つが結びつき李承晩政権が生まれるわけですが、すぐに、そのグループと李承晩との権力闘争が始まり、親日派を反日運動により追放しようとする李承晩。

     しかし、李承晩の経済政策をはじめとした無策ぶりに、革命が起こる。

     ということを分析しているわけです。

     ただ、本書は、やたらと「なかんずく」という言葉が出てきて、その他の文章も読みにくい。

     序章の権威主義的体制に関する分析もイマイチ。Not great.
     李承晩政権を分析すること自体はとても有意義だと思いますが、内容がイマイチというのが実感です。

     この本を読むのなら、グレゴリーヘンダーソンの「朝鮮の政治社会」を読むことをお勧めします。
    8 people found this helpf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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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라 간 교수의 저작 <한국 권위주의 체제의 성립: 이승만 정권의 붕괴까지>(원제: <韓国における「権威主義的」体制の成立―李承晩政権の崩壊まで>, 미네르바쇼보, 2003)에 대한 요약 및 평론입니다.

<도서 개요> 이 책은 비교정치학자 기무라 간 교수가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부터 1960년 4·19 혁명으로 이승만 정권이 붕괴하기까지의 정치 과정을 추적한 연구서다. 저자는 이승만 정권을 단순한 <독재 대 민주화>라는 이분법적 도덕관이나 외세의 꼭두각시론으로 보지 않고, 해방 직후 신생 독립국이 직면한 취약한 사회·경제적 조건 속에서 서구식 의회민주주의 제도가 어떻게 변형되어 <권위주의적 체제>로 정착해 갔는지를 제도주의적 관점에서 실증 분석한다.

<핵심 요약>

  1. 출발점의 역설: 비서구 사회의 민주주의 제도 도입 해방 후 한국은 근대적 정당 정치나 시민사회의 성숙을 거치지 못한 채, 미군정의 영향과 헌법 제정을 통해 고도의 서구식 자유민주주의 헌정 제도를 단번에 수입했다. 당시 한국 사회는 전통적인 지연·혈연·학연 중심의 파벌주의가 지배적이었고, 광범위한 문맹과 빈곤으로 인해 정책 중심의 대중 정당이 출현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2. 원내 정당의 취약성과 대중 동원의 한계 초기 한국 정치는 지주·엘리트 중심의 한국민주당(한민당)과 비정당적 카리스마를 지닌 이승만 간의 갈등으로 전개되었다. 한민당을 비롯한 원내 엘리트들은 의회 내 표 대결에는 익숙했으나, 농지개혁 등으로 인해 기득권 기반을 잃어가며 대중적 지지 기반을 동원할 능력을 상실했다. 이로 인해 의회는 대중과 유리된 채 권력 분점과 파벌 다툼에 매몰되었다.

  3. 이승만의 카리스마와 대중 조직화: 자유당의 성립 이승만은 원내 파벌에 휘둘리지 않고 독자적 권력을 구축하기 위해 대한청년단, 대한노총, 농민회 등 국가 기구와 연계된 거대한 대중 외곽 조직을 장악했다. 1951년 창당된 자유당은 이러한 대중 조직을 기반으로 삼아, 원내 중심의 보수 정당들을 압도하는 권력 기구로 자리 잡았다. 이승만은 이를 바탕으로 1952년 부산정치파동(발췌개헌)을 일으켜 대통령 직선제를 관철시켰다. 이는 의회 다수파의 통제를 무력화하고 대중적 지지를 직접 흡수하여 권력을 집중시키는 권위주의적 전환의 분수령이었다.

  4. 1950년대 후반의 딜레마와 체제의 붕괴 1954년 사사오입 개헌 이후 이승만 정권은 장기 집권을 제도화했으나, 점차 모순에 봉착했다. 전후 부흥 과정에서 교육 수준이 향상되고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정권의 관제 동원에 비판적인 도시 중산층과 학생들이 급증했다. 반면 정권은 경찰 권력과 부정선거에 의존하는 경직성을 보였다. 1960년 3·15 부정선거는 제도화된 권위주의가 성숙해진 사회적 요구를 감당하지 못하고 파열한 사건이었으며, 결국 4·19 혁명을 통해 체제의 종언을 고했다.

<비평 및 평론>

  1. 제도의 형식성과 사회적 실재 간의 괴리 규명 이 책의 탁월한 학술적 성과는 서구의 헌정 민주주의라는 <형식>과 전근대적 파벌 구조라는 <실질> 사이의 구조적 긴장을 정밀하게 해체했다는 점이다. 이승만 정권의 권위주의화를 특정 지배자의 권력욕으로만 단순화하지 않고, 취약한 중간 매개 조직과 대중 정당의 부재 속에서 국가 권력이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중 직결형 권위주의를 선택해 간 구조적 필연성을 설득력 있게 제시했다.

  2. 제1공화국 정치사의 탈이념적·객관적 복원 기존의 한국 현대사 연구가 독재 규탄이나 반공 건국론이라는 상반된 진영 논리에 갇혀 있던 것과 달리, 이 저작은 정당 규약, 선거 데이터, 의회 회록 등 방대한 1차 사료를 바탕으로 냉정한 제도 분석을 수행했다. 특히 이승만이 원내 엘리트의 과두 지배를 분쇄하기 위해 대중 동원과 직선제를 활용했다는 분석은 포퓰리즘과 권위주의의 결합 메커니즘을 명쾌하게 보여준다.

  3. 한계와 비판적 지점 선거와 정당 정치, 엘리트 간의 권력투쟁에 초점이 집중되다 보니, 냉전이라는 국제정치적 역학(미국의 원조와 군사적 개입) 및 한국전쟁이라는 미증유의 전시 국가 체제가 국내 권위주의 형성에 미친 물리적·구조적 강제력이 상대적으로 적게 다루어진 측면이 있다. 또한 반공 이데올로기가 사회 전반을 규율하며 억압적 지배를 정당화했던 내면화된 기제에 대한 심층적 분석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한국 현대 정치에서 민주주의 제도의 이식과 변형, 그리고 권위주의 체제가 싹트고 붕괴하는 내적 메커니즘을 규명한 비교정치학의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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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라 간(木村幹), 『韓国における「権威主義的」体制の成立――李承晩政権の崩壊まで』

『한국에서의 ‘권위주의적’ 체제의 성립―이승만 정권의 붕괴까지』, 2003

요약·평론

이 책은 앞서 살펴본 『조선/한국의 내셔널리즘과 소국의식』과 『대한제국의 패망과 그림자』보다 훨씬 정치학적인 저작이다. 2003년 미네르바서방에서 출간되었으며, 같은 해 산토리학예상 정치·경제 부문을 받았다. 책의 중심 질문은 단순하다.

<1945년 해방 당시 민주주의에 대한 기대가 컸던 한국은 왜 불과 10여 년 만에 이승만과 자유당을 중심으로 한 권위주의 체제에 도달했는가?>

기무라의 답은 “한국인에게 권위주의적 정치문화가 있었기 때문”도 아니고 “이승만이 독재자였기 때문”도 아니다. 그는 <일제 식민지배의 유산, 특수한 탈식민화 과정, 보수 야당의 붕괴, 이승만이라는 독립운동 지도자의 카리스마, 그리고 국가 행정조직과 결합한 자유당의 형성>이 상호작용하여 권위주의 체제가 만들어졌다고 본다. 책은 크게 제1부에서 동아일보 그룹과 ‘정통 보수야당’의 흥망을, 제2부에서 이승만과 자유당 체제의 성립·붕괴를 다루고, 마지막에 4·19에서 5·16으로 이어지는 문제를 검토한다.


1. 제목에서 왜 ‘권위주의적’에 따옴표가 붙어 있는가

먼저 제목의 <「権威主義的」>이라는 따옴표가 중요하다.

기무라는 이승만 체제를 처음부터 완성된 독재체제로 규정하고 출발하지 않는다. 오히려 민주적 제도와 선거가 존재하는 가운데 그 제도 자체가 점차 권위주의적으로 변형되는 과정을 분석한다.

자유당 체제의 매우 중요한 특징은

<선거가 없어져서 독재가 된 것이 아니라, 선거를 계속 실시하면서 권위주의화되었다>

는 데 있다.

기무라가 자유당을 분석한 별도 논문의 영문 초록에서도 1952년과 1954년 선거를 거치면서 체제가 강화되었으며, 특히 지방 행정조직과 자유당 조직의 결합이 농촌에서 강력한 동원력을 제공했다고 설명한다. 즉 자유당은 고전적인 대중정당이라기보다 <정부당>, 더 정확하게는 <행정정당(Administrative Party)>이었다.

이 대목이 책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통찰이다.


2. 출발점은 이승만이 아니라 식민지기의 ‘동아일보 그룹’이다

흥미롭게도 책의 상당 부분은 이승만이 아니라 김성수와 <동아일보 그룹>에 할애된다.

김성수를 중심으로 한 세력은 일제강점기에 기업·교육·언론을 운영하며 조선인 사회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구축했다. 경성방직, 보성전문학교, 동아일보 등을 중심으로 자본·지식인·언론·사회적 명망이 결합한 일종의 엘리트 네트워크였다.

그런데 여기에 근본적인 모순이 있었다.

이들은 분명 조선인 민족주의 세력이었지만 동시에 식민지 체제 안에서 기업과 교육기관을 운영하기 위해 총독부 및 식민지 금융기관과 협력해야 했다. 산토리학예상 심사평도 이들의 성격을 <민족적이면서 동시에 친일적 요소를 가진 세력>으로 요약한다.

해방되자 이 모순이 폭발한다.

식민지 시대에는 조선인 사회의 지도층이었던 사람들이 해방 후에는 “왜 일본과 협력했는가”라는 질문에 직면했다. 따라서 독립운동의 강력한 정통성을 가진 사람들에 비해 도덕적·정치적 위치가 취약해졌다.

기무라는 여기서 매우 중요한 주장을 한다.

<식민지 유산이 곧바로 이승만 독재를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식민지 경험이 독립 후 보수정치세력의 정통성과 조직을 왜곡시켰다는 것이다.>


3. 이승만에게 있었던 것은 조직이 아니라 ‘정통성’이었다

여기에서 이승만이 등장한다.

이승만에게는 김성수 세력과 정확히 반대의 자산과 결함이 있었다.

김성수·동아일보 그룹에는 국내 조직과 자본, 언론, 인적 네트워크가 있었지만 독립운동의 정통성이 취약했다.

반면 이승만에게는

독립운동가라는 경력,

미국에서 활동한 국제적 명성,

기독교 지도자의 이미지,

강력한 반공주의,

미국과 연결될 수 있는 능력

이 있었다.

그러나 국내 정치조직은 약했다.

산토리상 심사평이 정확히 지적하듯, 이승만은 <강력한 정통성을 지녔지만 조선 국내의 현실적 정치세력과는 거의 관계가 없는 지도자>였다.

따라서 처음에는 국내 기반을 가진 보수 엘리트와 이승만이 협력할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결국 양자는 안정된 동맹을 형성하지 못한다.

이 실패가 매우 중요하다.

기무라의 관점에서 한국 권위주의의 탄생은 단순히 <이승만이 야당을 탄압했기 때문>이 아니다.

<자율적인 보수 정당체계가 먼저 충분히 정착되지 못한 상태에서 대통령이 국가기구를 이용하여 자신의 정당조직을 만들게 된 것>이 보다 근본적인 문제였다.


4. 자유당은 아래에서 올라온 정당이 아니라 위에서 내려온 정당이었다

1951년 이후 자유당 체제가 만들어진다.

이 정당의 특징은 유럽 정당들처럼 노동조합, 종교집단, 지역사회단체 같은 자율적 사회조직에서 성장한 것이 아니라 국가권력에서 출발했다는 데 있다.

대통령 → 정부 → 지방행정기관 → 지역 유지 → 유권자

라는 연결망을 자유당이 정치적으로 활용했다.

특히 농촌에서 이것은 매우 효과적이었다.

해방으로 식민지기의 지방 엘리트들은 상당한 사회적 권위를 잃었다. 그러나 지방 행정조직 안에서 직책을 얻으면 다시 지역사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자유당은 바로 이 이해관계를 이용해 지역 엘리트들을 정부당 조직으로 흡수했다.

그 결과 나타난 것이 유명한

<여촌야도(與村野都)>

<농촌에서는 여당, 도시에서는 야당>

이라는 선거지형이었다.

기무라가 자유당에 관한 연구에서 이를 매우 중요하게 보는 이유가 있다. 권위주의는 단순히 중앙의 경찰탄압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지방사회에 뿌리내린 행정조직을 선거동원체제로 전환함으로써>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5. 따라서 이승만 독재는 단순한 ‘개인독재’가 아니다

이 책은 이승만을 무시하지 않지만, 이승만의 성격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는 것을 거부한다.

이승만이 권력욕이 강했다.

야당을 억압했다.

헌법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바꾸었다.

경찰과 행정력을 정치적으로 이용했다.

이것들은 모두 중요하다.

그러나 “이승만이 독재자였기 때문에 독재가 되었다”라고 말하면 다음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

<왜 그가 그렇게 할 수 있었는가?>

기무라가 관심을 가지는 것은 바로 이 질문이다.

국내의 자율적 정당조직이 약했고,

식민지기를 통과한 보수엘리트의 정통성이 훼손되었으며,

국가기구가 사회조직보다 강했고,

대통령은 독립운동의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었으며,

냉전과 반공주의가 국가정통성의 핵심이 되었다.

이 조건들이 결합하면서 대통령 중심 권위주의의 길이 열린 것이다.


6. 그런데 자유당은 가장 강력해졌을 때 무너졌다

기무라의 두 번째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그렇게 강력한 자유당 체제가 왜 1960년 갑자기 무너졌는가?>

이것이 이 책을 단순한 ‘독재 성립사’보다 흥미롭게 만든다.

1950년대 후반 이기붕을 중심으로 자유당 조직은 이전보다 훨씬 정비되었다.

그런데 정비가 잘될수록 문제가 생겼다.

이승만 개인의 카리스마에 의존하던 체제가 점차 이기붕과 자유당 조직에 의존하게 되었고, 조직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선거승리를 반드시 보장해야 했다.

그 결과가 1960년 <3·15 부정선거>였다.

자유당은 행정기구를 동원하여 선거를 통제할 수 있다고 믿었지만, 그것이 오히려 체제의 정당성을 완전히 파괴했다.

마산의 저항과 김주열의 죽음, 학생과 시민의 시위가 폭발하면서 4·19혁명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중요한 역설이 있다.

<자유당 체제가 무너진 것은 조직이 약해졌기 때문이 아니라, 조직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지나치게 개입했기 때문이다.>

즉 조직의 강화가 자기파괴로 이어졌다.


7. 4·19는 권위주의를 무너뜨렸지만 민주주의를 자동으로 만들지는 못했다

책의 마지막 제목은 <이승만 이후―4·19에서 5·16으로>이다.

이 부분에서 기무라는 더욱 구조적으로 생각한다.

이승만을 제거하면 민주주의가 자연스럽게 정착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

왜냐하면 자유당 체제를 가능하게 만들었던 구조적 조건들,

즉 약한 정당,

취약한 사회조직,

국가기구의 우위,

보수세력의 분열,

탈식민 과정에서 형성된 정치적 불연속

이 이승만 퇴진과 함께 사라진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제2공화국은 이 구조적 취약성을 물려받았고, 결국 1961년 5·16 군사쿠데타가 발생한다.

따라서 기무라에게

<이승만 → 4·19 → 박정희>

는 완전히 분리된 세 시대가 아니다.

식민지 이후의 국가와 정당체계가 안정적인 민주적 제도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하나의 긴 과정이다.


8. 이 책의 가장 뛰어난 점: ‘독재자의 성격’에서 ‘정치체제의 형성’으로

이 책이 매우 좋은 이유는 이승만에 대한 찬반 논쟁에서 빠져나오게 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이승만을 둘러싸고 흔히

<건국의 아버지인가 독재자인가>

라는 질문이 반복된다.

그러나 기무라가 묻는 질문은 더 생산적이다.

<왜 건국의 아버지가 독재자가 될 수 있었는가?>

두 이미지는 반드시 모순되지 않는다.

오히려 독립운동에서 얻은 강한 정통성과 국내의 약한 조직기반이라는 조합이 이승만의 권위주의를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강한 카리스마 + 약한 정당제도>

가 문제였다.

나는 이것이 이 책의 가장 중요한 통찰이라고 본다.


9. 그러나 기무라의 설명에도 빠지는 것이 있다

동시에 한계도 분명하다.

첫째, <민중>이 상대적으로 약하게 보인다.

4·19를 자유당 조직의 실패라는 관점에서 설명하는 것은 매우 흥미롭지만, 학생·시민·언론·지식인들이 민주주의를 요구하며 만들어낸 적극적 정치문화를 충분히 중심에 놓지는 않는다.

둘째, <국가폭력>의 문제가 상대적으로 제도론 속에 들어가 버릴 위험이 있다.

제주4·3, 국민보도연맹, 한국전쟁기의 민간인 학살, 국가보안체제, 경찰폭력 등을 충분히 중심에 놓으면 이승만 체제의 권위주의는 단순한 ‘정부당 체제’보다 훨씬 더 폭력적인 모습으로 나타난다.

셋째, <미국과 냉전>의 비중도 더 크게 잡을 수 있다.

대한민국은 일반적인 탈식민 신생국이 아니라 미군정, 남북분단, 북한 국가의 수립, 한국전쟁이라는 극단적인 냉전 조건에서 만들어졌다. 이 국제정치적 상황은 반공주의와 국가권력 강화에 결정적이었다.

따라서 기무라가 제공하는 정당·조직 중심 설명은 매우 강력하지만 <전쟁국가와 냉전국가의 형성>이라는 관점을 함께 놓을 필요가 있다.


10. 앞의 기무라 간 두 책과 연결하면

이제 기무라 간의 세 책을 함께 놓으면 그의 역사관이 상당히 선명하게 보인다.

『조선/한국의 내셔널리즘과 소국의식』에서는

<왜 한국은 강대국에 의존하면서도 강한 민족주의를 유지했는가>

를 물었다.

『대한제국의 패망과 그림자』에서는

<왜 고종의 외교적 노력에도 대한제국은 국가를 지키지 못했는가>

를 물었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왜 해방과 독립 이후의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대신 권위주의로 기울었는가>

를 묻는다.

세 질문을 관통하는 기무라의 방법은 같다.

그는 쉽게

“고종이 무능했다”

“이승만이 독재자였다”

“한국인은 사대주의적이다”

라고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그 사람이 그러한 선택을 하도록 만든 제도와 국제환경, 조직구조가 무엇이었는가>

를 묻는다.

바로 이 점 때문에 기무라 간의 책들이 함께 읽을 가치가 있다.


종합평가

『한국에서의 ‘권위주의적’ 체제의 성립』은 이승만 정부를 단순한 독재정권으로 규탄하거나 건국정권으로 미화하는 책이 아니다.

핵심 주장은 오히려 다음과 같다.

<한국의 최초 권위주의 체제는 민주주의 제도가 없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선거·정당·국회가 존재하는 가운데 국가권력과 ‘정부당’이 그 제도를 장악하면서 만들어졌다.>

그리고 그 과정의 배후에는 일제 식민지기의 정치사회 구조와 불완전한 탈식민화가 있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지적이다.

1945년은 모든 것이 제로에서 다시 시작된 해가 아니었다.

그러나 동시에 일제의 식민지 통치가 그대로 대한민국의 독재로 이어진 것도 아니다.

<식민지에서 물려받은 사람·조직·제도가 해방이라는 정치적 단절을 만나 재편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권위주의가 만들어졌다.>

이것이 기무라의 보다 정교한 주장이다.

그래서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면 다음과 같다.

<이승만 독재는 한 독재자의 권력욕이 만들어낸 우연한 일탈이 아니라, 식민지에서 독립국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자율적 정당과 사회조직은 약한 반면 국가 행정기구는 강했던 한국에서, 독립운동가의 카리스마와 ‘정부당’ 조직이 결합하여 선거를 통해 만들어낸 권위주의 체제였다.>

2003년 산토리학예상 심사평도 이 책을 <식민지 시대와 박정희 시대 사이에서 연구의 공백처럼 취급되었던 이승만 시대를 ‘연속성’이라는 관점으로 분석한 역작>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개념과 논지의 엄밀성에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평가는 지금도 적절하다.

특히 앞서 읽은 두 권과 함께 보면 기무라 간에게 <대한제국의 실패 → 식민지 → 해방 → 이승만 권위주의>는 단순히 “한국이 계속 실패한 역사”가 아니다. 오히려 <약한 국가와 약한 정치제도 속에서 엘리트들이 외부의 힘과 국가기구를 이용하여 살아남으려 했고, 그 선택들이 의도하지 않은 새로운 체제를 만들어낸 역사>로 보인다. 바로 이 구조주의적 시각이 기무라 간 역사서의 가장 큰 매력이면서, 민중의 능동성과 식민주의·국가폭력의 책임을 상대적으로 희미하게 만들 수 있는 가장 큰 한계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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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6

찢겨진 산하 | 정경모 2002, 1982

찢겨진 산하 | 정경모 | 알라딘


찢겨진 산하 - 김구, 여운형, 장준하가 말하는 한국 현대사
정경모 (지은이)한겨레출판2002



책소개
일본에서 처음 출간된 이후 20년 만에 재출간되는 <찢겨진 산하>는 초판본의 오역과 내용 일부를 수정, 보완하고 저자의 새로운 머리말을 덧붙였다.

해방 이후 좌우합작운동을 주도했던 여운형과 김구, 1970년대 박정희 군사독재에 저항하다 피살당한 장준하 세 사람이 사후세계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으로 이뤄진 이 책은 세 사람의 가상 대화를 통해 해방 이후 미.소의 남북 분할 점령과 좌우 대립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격동기에 우리의 선각자들이 어떻게 싸워왔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해방 이후 좌우합작운동과 반민특위 활동 등에 대한 평가와 이완용, 이광수, 윤치호, 함석헌 등 60여명에 이르는 인물 자료 등은 당시의 시대 상황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기존의 역사 해석이 해방 전후의 혼란의 근본 원인을 강대국의 세력 다툼으로 본 것과는 달리, 이 책은 친일 행위와 농지 소유관계의 모순에 그 원인이 있다고 언급해 주목을 끈다.


목차


헌사: 망각의 세계에서 진실을 전져낸 '역사 행위'
머리말

1. 잘못 채워진 첫 단추
2. 이간질과 살인 행위는 한민당의 장기
3. 지킬 박사 김성수와 <동아일보>의 문화
4. 장덕수의 교훈
5. 여운형 용공노선의 의미
6. 성서와 마르크스
7. 김구의 반탁
8. 동상이몽의 반탁운동
9. 빗나간 친미반소
10. 여운형의 찬탁
11. 이승만의 반탁
12. 비난의 표적이 된 김구
13. 대한민국 '건국의 아버지' 메논
14. 여운형의 좌우합작
15. 여운형의 암살
16. 김구의 남북협상
17. 김구 암살
18. 장준하 암살
19. 6.25의 진상
20. 한국 전쟁에서 얻은 미국의 이득
21. 최초의 한 발은 과연 누가 쏘았나?
22. 최능진과 조봉암의 처형
23. 파충류 소굴
24. 주한 미군이란 어떤 존재인가
25. 한국에 야당은 있는가
26. 김구가 본 북한
27. 여운형이 본 북한
28. 장준하가 본 북한
29. 비동맹 제 3세계와 남북 양 체제
30. 평양에서의 김구
31. 남북의 '핵 대결'
32. 단재 신채호 선생의 유언
33. 또 하나의 분단선
34. 조선 민족의 천직
35. 제2의 갑오농민전쟁
36. 저 편에 보이는 빛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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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정경모 (지은이)



1924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기중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게이오 대학교 의학부, 서울대학교 의대에 다니다가 미국 에모리 대학교에서 화학을 전공했다. 미국 유학 중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당시 주미대사 장면의 요청으로 도쿄에 있던 맥아더 사령부(GHQ)에 소환되어 문익환, 박형규 등과 함께 근무했다. 휴전회담 당시 통역업무를 맡는 등 한국에서 지내다 1970년 일본으로 건너간 이후 40년간 망명객의 신분으로 문필활동을 통한 민주화 운동과 통일 운동을 지원했다.

일본에서 1981년 한국문제 전문지 <씨알의 힘>을 발행했고, 1991년에... 더보기

최근작 : <시대의 불침번>,<찢겨진 산하>,<이제 미국이 대답할 차례다> … 총 4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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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읽은 현대사 책 중 단연 최고! 역사의 이면을 알고 싶다면 꼭!
magicfinger 2010-11-09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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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이 많아서 좋았다. 몇가지 거슬리는 부분은 다시 읽어도 거슬린다
책수집가 2014-10-10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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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꼭 읽어봐야 한다.
낙소스 2013-03-29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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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진행형



20년도 더 전에 이 책이 출간되었을 때 이 책을 접한 독자들이 겪었을 충격이 눈에 선하다. 이미 많은 사실들이 밝혀진 가운데 더는 숨어서 이 책을 보지 않아도 되는 이 시점에서도 충격적인 책으로 느껴졌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 사실이 못내 아프고 안타깝다.

이승만, 박정희 등에 억울한 죽임을 당했던 우리의 민족 지도자 여운형, 김구, 장준하 선생님이 구름 위에서 시국을 걱정하는 역할로 등장하는데 어찌 보면 황당한 이 설정들이 전혀 어색하지 않고 진지하게 연출되고 있다. 나아가 그들이 당시에는 깨닫지 못했던 자신들의 오판들에 대한 소탈한 반성과 통한도 같이 보여준다. 물론 이는 저자의 생각과 판단이 그들의 입을 통해서 드러난 것이지만, 그분들이 정말로 저승에서 우리나라의 지금 모습을 보고 있다면 똑같은 말을 하셨을 거라는 짐작이 들만큼 자연스럽고 또 온당한 지적들로 읽혔다.

그러나 기막힌 것은, 이미 5,60여 년전에 돌아가신 그분들의 입을 빌려 우리 현대사를 지적하는데, 또 작가가 이 책을 쓴 지 20년도 훨씬 지났는데, 우리는 여전히 그때의 그 답답하고 암울한 현실을 아직도 살고 있다. 그들을 죽였던, 그들의 죽음에 동조자였고 방조자였던 자들이 아직도 사회 곳곳에 깊이 뿌리를 내린 채 영향력을 발산하고 있는 오늘인 것이다. 그들의 더러운 거래가 올곧이 드러났다 할지라도 그들은 여전히 사회적 강자이고, 그들의 후예가 그 뒤를 이어 우리 사회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아직 드러나지 않은 숨은 악행은 또 얼마나 될런가.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책 제목 참 잘 지었다고 감탄도 했다. 그 찢겨진 산하가 아직도 아물지 않고 여전히 벌어진 상처로 힘겨워하고 있음에 동시에 서러운 마음도 들었다. 어느 때면 이 강산에 진정한 자유와 치료와 안식, 위로가 깃들 것인가. 그 날을 만들기 위해 더 정신 바짝 차려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일본은 재방송하듯이 여전히 망언을 일삼고 있는데, 우리 역사 교육의 현주소를 생각하며 혀도 차 보고...;;;;;; 답답하지만 한숨만 쉬고 있어서도 안 되겠다. 역사는 결국 정을 향해서 달려나가는 힘을 지녔으니까. 단, 그 속도를 빠르게 밀어주는 힘이 우리에게 요구되지만.

쉬운 책은 아니다. 내용을 어렵게 풀어낸 것은 아니지만 현대사의 기본 줄거리를 알고 있어야 책이 제대로 읽힐 것이다. 통사류로 대강을 파악한 뒤 이 책을 만날 것을 권한다. 그 만남이 꽤 인상적이다. 단, 가슴이 많이 아프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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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04-01 공감(1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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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무지를 깨우치며...

우선 이 책은 지금은 이 세상에 있지 않은 김구,장준하,여운형 이 세사람이 하늘에서 좌담을 나눈다는 조금은 황당한 내용으로이야기를 이끌어나가지만, 전혀 어색함이 없어서 이 책을 읽고나면 이야기를 나눈 이 세 사람 옆에서 이 좌담을 듣고 있었던 것같은 착각까지도 일게 만든다. 그 만큼 사실적이다. 난 학교 과제로 이 책을 알게 되었고 나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우선 내가 고등학교 국사 교과서에서 배우지 못해고, 졸업을 하고 나서도 대충 알고 있었던 우리 근대사에 대한 나의 인식을 뿌리체 흔들어 놓았다. 내가 알고 있었던 거짓들...이 책을 한장 한장 넘겨가면서, 나는 내가 알고 있던 지식이라는 것이 얼마나 진실과 멀어져 있었는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내가 알게된 진실들을 어떤 대중매체를 통해서든지 접하게 될 때 전과 달라진 나 자신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근대사에 조금이나만 관심을 가지고 있거나, 나처럼 그렇게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한 번쯤은 꼭 한 번 읽어보아야할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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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스 2003-01-29 공감(5)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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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세 인물의 가상 대담



한국 현대사의 전개 과정에서 지울 수 없는 족적을 남긴 세 인물 즉, 김구, 여운형, 장준하를 한 자리에 등장시켜 이들이 대화를 취하는 형식으로 책이 구성되어 있다. 대화체의 형식이라서 읽기에 그리 부담이 되는 것은 없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그 대화의 내용에 있어서만큼은 가볍게 흘려들을 수 없는 내용들이 압축적으로 담겨있었기에 저자가 어떠한 의도를 담고 대화를 전개했는가를 이해함에 있어서 약간은 긴장이 필요했던 것 같다. 세 인물들이 하고 있는 이야기들은 어떻게 보면 그동안 주어듣고, 읽은 게 있어서 그런지 그리 새롭거나 지적으로 충격을 주는 내용은 없었단 생각이 든다. 다만 그 내용 전개에 있어서 가상의 대화를 통해서 풀어나가는 저자의 능력이 대단하다고 평할 수 있을 것 같다. 대화체로 각 인물들의 심정이라든지 처지 등까지 표현하기 위해서는 관련 인물들의 사상과 행적에 대해서 깊은 이해를 하지 않고는 대단히 어렵기 때문이다. 위에서 밀도있는 대화 내용이라고 했던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쓴 것이다.


저자가 김구, 여운형 그리고 장준하 선생을 등장시켜 대화를 전개해 나가면서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는 책의 후반부 장들을 통해서 잘 드러나고 있다. 간단히 표현하자면 무엇보다도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는 통일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는 결국 해방정국에서 친일파 및 이승만 그리고 그의 추종 세력에 의해서 만들어진 분단 상황을 넘어서야 한다는 의식이 강하게 표출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유엔의 승인 하에 세워진 남한 정부에 상당히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고 있는 것-자체적인 역량을 통해서 주권국가를 세운 것이 아니라 유엔이라는 외세의 인정 하에서 정통성을 보장받았다는 점, 임정으로부터의 법통성 승인 희박성-을 통해서도 확인해 볼 수 있는 바이기도 하다.


세 인물을 통한 한반도의 통일에 대한 언급은 세 인물이 추구했던 이상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이상 쉽게 평가절하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남한과 북한으로 분단되어 있는 한반도의 국제 정세를 놓고 보았을 때 통일을 최우선적으로 지향해야 할 가치로 놓기는 어렵다는 측면에서 저자의 집필의도에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도 적지는 않다. 이는 어떻게 보면 저자가 지향하는 궁극적 가치와 내 자신이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바가 다름에서 비롯되는지도 모르겠다. 통일이라는 것은 지향해야 할 가치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현실 상에서 반드시 당위로서 최우선의 가치가 되어야 하는가에 대해서 조금은 회의와 의문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어쩌면 내 자신이 해방 정국의 시기와 거리를 꽤나 두고 있고, 분단이 고착화된 지도 반세기가 넘은 시점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식이 예전, 즉 분단이 형성되어 가던 시점과는 마냥 같을 수 없음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일런지도 모르겠다. 현재로서는 통일이라는 지난한 목표에 앞서서 먼저 어떻게 하면 한반도 내에서 평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가의 문제부터 풀지 않으면 그 다음을 생각하기도, 풀어나가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책에서 남한에서 주로 활동한 인물들을 중심으로 내용을 전개하다 보니 북한에서의 정세, 북한 지역 인물들의 활동 등이 어떻게 전개되었는가에 대한 언급이 미흡한 점은 아쉬운 점으로 남는 것 같다. 이는 앞으로의 한국현대사가 남북한의 역사를 아우르는 거시적 관점에서 접근되고 서술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저자가 대담에서 다루고 있는 인물들이 모두 남한이라는 지역을 중심으로 정치적 활동을 전개했다는 점에서 분단과 통일의 문제를 논함에 있어서는 일정부분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저자는 북한의 정권 수립 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졌는가에 대해서 남한 정부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정통성을 획득할만한 행위를 했다는 점에서 짧게나마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분단 및 참화를 불러온 한국전쟁의 책임에 있어서 북한 정권도 만만치 않은 책임을 질 수밖에 없는 역사적 사실이 존재하는 만큼 이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은 점은 저자가 인식한 북한에 대한 한계로 평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시기적으로 정권의 정당성을 획득할 수 있는 정책을 행한 것과 그것이 이후 정권을 합리화시켜 체제내화를 동반해가는 과정은 분명 성격이 다른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책을 빠른 시간 내에 한 번 밖에 읽지 않아서 피상적으로 오독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일단은 그렇게 평하고 싶다.


아무튼 한국 현대사와 관련해서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는 이 책을 한 번 정도 읽어보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될 듯 하다. 가상 대담이라는 형식을 통해서 한국 현대사의 단면에 새로이 접근할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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沈香 2006-07-28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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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겨진 산하

김구 여운형 장준하 님들의 생애는 오늘의 나를 채찍질한다... 아쉬운 것은 편집이다. 젊은 세대에게 읽히고 싶었다면 편집을 좀더 이쁘게 하고 사진도 칼라로 많이 넣었으면 좋았겠단 생각이 읽는 내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다. 정경모님... 꼭 한번 뵙고 싶은 님...
baekja 2009-11-10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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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학교에서 들은 수업 중에 '서양문화사'라는 과목이 있었다. 과목명에서 알 수 있듯 이는 역사학 교수가 가르치는 과목인데, 그 교수가 오늘 이런 요지의 말을 했다.
"특정 사실(史實)을 역사가 버리면 그 사실은 사라지고 만다."

맞는 말이고, 나로서는 꽤 예전부터 가지고 있었던 개념이다. 이는 안타까운 일이기도 하면서 한편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도 여겨지는데, 특히 안타까울 경우는 이를 악용하여 역사를 왜곡시키는 행위를 일삼는 자가 있을 때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자가 바로 나를 국민 중의 한 명으로 소속시키고 있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이다. 대한민국 정부하에서의 역사는 '특정 사실'을 매우 많이 버리고 있다. 그들은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나는 도저히 여운형을 버린 이 나라를 이해할 수가 없다. 여운형이야말로 진정한 리더로서 중국의 손문이나 베트남의 호지명과 같은 인물임에 틀림없는데도 대한민국은 그를 살해한 것도 모자라 6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도 그의 확실한 복권을 주저하고 있다. 이는 마치 은인을 도륙해서 야산에 유기하는 짓거리와 같은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괴현상의 근본 원인이 대한민국 정부 수립의 첫단추부터가 잘못 채워진 데에 있으며, 그 괴현상들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그 원인부터 되새겨 보아야 한다며 김구, 여운형, 장준하의 운상정담(雲上鼎談)을 시작하고 있다.

「김구 ...개인의 일이건 민족의 일이건 마찬가지지만, 미로에 빠져들어 벽에 부딪쳤을 때는 맨 처음에 들어섰던 길이 어디였는지를 생각해 내야 하네.」

저자는 아주 극단적인 민족주의자 입장에서 책을 쓰고 있으며, 극렬한 반미, 반일 사상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미국을 옹호하느니 북한을 옹호하고, 이승만을 칭찬하느니 김일성을 칭찬하는 노선을 택하고 있다. 또한 여러 분명하지 않은 역사적 사실을 확실한 것으로 해석하여 늘어놓은 부분도 많았다. 예를 들어 김구와 여운형을 살해한 것은 이승만이라고 아주 단정을 지어 버리거나 김구가 남북협상을 하러 평양에 갔을 때 김일성의 할아버지와 만나 깊은 공감을 나누었다거나 하는 유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들 역시 누군가에 의해서 폐기되어 버릴 뻔 했던 진짜 사실일 수도 있는 것이고, 이것들을 기록하는 일을 두고 차마 의미가 없는 일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사실은 내가 여운형 평전을 읽었을 적에도 확실하게 캐치한 기억이 없는 사건인데, 상당히 나의 흥미를 끌었다.

「여운형 손기정 선수의 사진에서 일본 국기를 지워버린 이른바 일장기 말소 사건만 해도 그렇습니다. 그 일을 한 것은 우리 <중앙일보> 쪽이 먼저였지만 우리 쪽은 차마 총독부에 매달려 용서를 비는 짓을 할 생각이 없었으므로 스스로 간판을 내리고 신문을 폐간해 버렸습니다. 그런데 송진우 쪽은 <동아일보>가 정간 처분을 받자 매국노 이완용의 일족까지 동원해 1923년 관동 대지진 때 조선인을 학살하는 데 앞장 선 내무대신 미즈노 렌타로에게 무릎을 꿇고 사죄하면서...」

내가 고향 집에서 살 적에 우리집은 동아일보를 구독했는데, 그 신문은 일장기 말소 사건을 두고 항상 자랑스럽게 떠들어 대곤 했던 것이다.
책에 의하면 이승만은 오로지 권력을 잡기 위하여 민족 통일을 팔아먹었으며, 김구를 보고 '영어도 모르는 촌놈'이라고 면전에서 모독하였고 스스로 그렇게 잘난 체 하던 영어 실력도 기실 형편없었다고 한다. 이외에도 이승만의 악행은 수도 없이 기술되어 있다. 그리고 해방 후 남한의 가장 지랄 맞았던 점은 다름 아닌 친일분자들의 득세라고 할 수 있겠다.

「장준하 ...제주도 4 · 3봉기가 그것인데, ...이 무장 항쟁은 1957년까지 10년 동안 계속되었는데 그 동안 도민 25만 명 중 3분의 1인 8만 명이 학살되었다고 역사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앞서 백범 선생님께서 조병옥더러 참으로 고약한 놈이었노라고 격한 말씀을 하셨는데, 당시 미 군정청 경무국장 자리에 있던 그 자는 "제주 도민은 휘발유를 뿌려 전부 태워 죽여라. 대한민국을 살리는 길이면 제주 도민쯤 말살시켜도 좋다"는 말을 내뱉었다고 합니다」

위의 조병옥은 그나마 독립운동가였으나, 당시 대부분의 경찰서에는 왜정 때의 고등경찰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고 한다. 쪽발이 개 노릇 하던 놈들이 그대로 남아 공권력을 행사하고 앉았으니 나라 꼴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참, 그리고 1956년도에 이르러 이승만이 얼마나 인심을 잃었었는지 알 수 있는 일화가 실려 있었다.

「장준하 ...그는 개표 상황을 보는 순간 너무나도 표차가 엄청나서 등골이 오싹하더라는 겁니다. 어디를 보나 모두 조봉암의 표 뿐이었는데, 공무원조차도 대부분 이승만이 아니라 조봉암에게 표를 던졌다니까요. 하는 수 없이 조봉암의 표를 가운데 끼고 아래 위로 이승만의 표를 한 장씩 붙인 샌드위치 표묶음을 만들었지만, 이승만의 표를 위 아래에 붙일 것조차 모자랄 지경이었다더군요.」

이승만은 이후 조봉암을 북한과 내통한 스파이라고 모함하여 사형 판결 10여 시간만에 집행을 해 버렸다.
여기서 이 이야기까지 더해진다면 이승만은 그야말로 개라고 하면 개한테 실례가 되는 놈이 되는데, 그는 김구를 보고 '반역자'라고까지 지칭했다고 한다.

「여운형 ...유엔 조선위원단이 '자신들이 뽑은 존경할만한 시민'의 대표로 백범 선생님과 면담해 가지고, 한국에서의 민주주의의 현황에 대해 의견을 묻고자 했을 때, 조병옥은 '반역자이며 배신자인 김구 같은...' ...이승만은 더욱 솔직하게 '김구는 테러행위에 종사했으니까 반역자로서 처치해야 한다'고 언명했습니다.」

자기 밥그릇에 거슬리는 자는 가차없이 죽여버린다는 논리이다.
책은 후반부에 가서 북한을 적극 옹호하는 입장을 견지하는데, 거기서 김일성, 김정일의 독재를 가지고 '미국에 대항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인양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심히 거슬렸다. 이는 저자가 극단적인 민족주의자이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인 것 같은데, 그는 민족적 자유를 획득하기 이전에는 개인의 자유 따위는 배제 내지 보류되어도 좋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글쎄, 나는 그렇게 하면서까지 민족을 끌고 나가고 싶은 생각은 없다. 이는 독재 정치를 정당화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또한 저자는 북한이 대단한 이유로 우리 민족 스스로의 힘으로, 즉 미국이나 일본 따위의 도움 없이도 나라를 꾸려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 꾸려간 것이 과연 제대로 꾸려간 것인지는 생각해 볼 문제이다. 물론 위와 같은 발상 역시 지나치게 폐쇄적인 민족주의로 인한 것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 책을 통하여 한국 정부의 형성 과정에 대해 많은 사실을 알 수 있었던 것은 큰 성과이다. 반면 앞뒤 가리지 않는 저자의 민족주의가 상당히 위험하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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司馬懿 2007-10-06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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