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0

새로 쓴 미국 종교사 류대영 2024

 새로 쓴 미국 종교사

류대영 (지은이)푸른역사2024-04-29




































책소개
미국을 떼어놓고 한국의 근현대사를 이야기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만큼 미국은 개항 이후 우리나라에 어떤 의미로든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러니 우리 역사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미국의 실체를 아는 것이 필요하다. 당연히 그간 미국을 알기 위한 혹은 알리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졌다. 그런 차원에서 종교를 통해 미국의 실체를 살핀 이 책은 유의미하다. 폭넓고도 꼼꼼한 시선에 엄정하고도 평이한 서술, 성실한 학문적 태도가 어우러진 책이다.

국내외에서 성서신학, 기독교 역사, 미국사 등 다양하게 공부한 지은이는 600여 년에 걸친 시대를 다룬다. 에스파냐 선교사들이 1513년 플로리다에 진출하기 이전, 원주민들의 토템 신앙이 깃든 흙 구조물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니 ‘미국사’를 넘어서는데 흐름이 맥을 놓치지 않고 짚어낸다. 장구한 세월을 언급하니 성글 만도 하건만 지은이는 우리가 미처 몰랐던 세세한 부분도 놓치지 않는다.


목차


서문

제1장 원주민의 삶과 종교
유럽인 진출 이전 원주민 종교|우주, 자연, 그리고 인간

제2장 가톨릭 국가의 진출
에스파냐|프랑스

제3장 영국의 진출
성공회|청교도와 회중교회

제4장 여러 교파의 진출
개혁교, 루터교, 장로교, 그리고 침례교|개신교 소종파와 가톨릭

제5장 원주민, 아프리카 노예, 그리고 비기독교 유럽인
원주민과 아프리카 노예의 종교|비기독교 신앙

제6장 식민지 종교의 융성과 변화
기독교의 변화와 발전|대각성 |대 각성 이후

제7장 건국과 종교
독립전쟁|건국의 아버지들

제8장 미국적 종교지형의 탄생
시민종교와 다원주의|자원주의

제9장 부흥과 기회, 그리고 변화
새로운 부흥운동|부흥이 가져온 변화

제10장 유토피아 건설과 서부 정복
신흥 종파의 명멸|서부 정복과기 독교화

제11장 이민 증가와 종교지형 변화
이민과 가톨릭 교회|유럽대륙계열 개신교와 유대교

제12장 노예제도와 남북전쟁
노예 문제와 종교계 분열 |남 북전쟁

제13장 아프리카계 주민의 삶과 종교
해방된 노예의 꿈과 현실|아프리카계 교회

제14장 종교다원주의의 시작
다양한 종파의 유입과 탄생|비 서구 종교

제15장 소외된 자들: 원주민과 여성
원주민의 고통과 종교|깨어나는 여성

제16장 산업화와 근대화
도시화와 노동 문제|근대성의 대두

제17장 ‘개신교 미국’의 종말
근본주의와 근대주의의 충돌|‘개신교 미국’의 종말


제18장 현대적 종교지형의 탄생
유대-기독교의 변화|아프리카계 및 비유대-기독교 종교

제19장 전쟁, 이데올로기, 자유
전쟁과 종교|국가와 종교

제20장 새로운 사회, 새로운 과제
인권과 소수자 운동|윤리적-신학적 전쟁

제21장 새로운 천 년 속에서
강화되는 다원주의|세속화의 거센 물결

찾아보기
참고문헌
접기


책속에서


P. 28 유럽인 진출 이전, 현재의 미국 대륙을 이루는 지역 내에 최소한 500개의 독립된 원주민 문화가 존재했을 것으로 추측한다. 캘리포니아 지역에만 200개가 넘는 언어적-문화적 집단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다양한 부족들은 각각 독특한 종교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P. 82 케임브리지대학 출신의 법률가로 1629년부터 여러 차례 매사추세츠만 식민지 총독을 지낸 존 윈스롭의 설교에는 미국은 세상 어떤 나라와도 다른, 정의롭고 자비로운 나라라는 미국 예외주의, 그리고 미국은 세상을 구원하라는 특별한 섭리적 사명을 받았다는 ‘구원자 미국Redeemer America’에 대한 믿음의 씨앗이 들어있었다. 그 씨앗은 청교도나 기독교의 운명과 상관없이 이후 미국 정체성의 중심에 뿌리 내렸다. 접기
P. 97 장로교는 16세기 영국 종교개혁의 와중에 존 녹스를 중심으로 스코틀랜드 칼뱅주의자들 사이에서 발생했다. 장로교는 …… 대의정치 원칙에 따라 교인들이 선출한 장로가 교회를 다스리고, 당회, 노회, 대회synod, 총회로 이어지는 계층적 교회 질서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교파와 구별되었다.
P. 100 침례교는 영국 분리주의자들 가운데 네덜란드로 피난 갔다가 재세례파인 메노나이트에게 영향을 받아 생긴 교파였다. …… 그들은 교회가 정치의 힘을 빌려 종교를 강제하는 것을 비판하고 유아세례를 부인한다는 점에서 청교도와 전혀 달랐다. …… 매사추세츠 청교도 지도자들은 …… 정치와 교회의 긴밀한 관계를 비판하는 침례교를 불법으로 규정했고, 침례교인들을 심하게 박해하여 추방하거나 공개 채찍질로 벌하기도 했다. 접기
P. 107 모든 사람에게 ‘내면의 빛’이 있다는 퀘이커 신앙은 18세기 노예제도 폐지운동, 19세기 여성인권운동으로 전개될 수 있는 사상적 기초를 제공했다. 존 울만은 당대의 대표적인 평화운동가로서 노예제도의 정당성을 심각하게 문제 삼은 거의 최초의 인물이었다.
P. 129 아프리카 출신 노예들은 기독교와 전통 종교를 혼합한 독특한 신앙을 만들기도 했다. 루이지애나 부두라고 불린 혼합종교가 대표적이다.
P. 147 에드워즈가 자기 교회에서 비상한 부흥의 조짐을 감지한 것은 1734~35년경이었다. 그의 기록에 의하면 그가 노스햄프턴 지역에서 행한 일련의 설교를 듣고 수백 명이 회심하는 현상이 일어났다. 에드워즈의 딸 에스더 버가 경험한 것처럼 부흥회는 신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 만나게 해주었고, 그것은 “천국을 미리 맛보는 것”과... 더보기
P. 156 조지 휫필드와 함께 기독교는 중생이라는 상품을 가지고 이제 막 태동하던 소비자 시대에 종교 소비자를 찾아 나선 새로운 종교가 되었다.
P. 182 건국의 아버지들은 ‘신’이나 ‘그리스도’라는 단어 사용을 극히 주저했다. …… 그들이 만든 연방헌법은 명백하게 “세속적 인문주의” 문서였다. 연방헌법은 신의 계시가 아니라 인간의 이성을 신뢰했으며, 인간이 신의 개입 없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을 표현했다.
P. 184 제임스 매디슨은 시민의 헌법적 권리를 명시한, 흔히 ‘권리장전Bill of Rights’이라고 불리는 제1차 헌법수정안을 만들어 1789년 의회에 제출했다. 전체 10개 조항으로 된 이 헌법수정안은 “의회는 종교의 설립establishment에 관계되거나 자유로운 종교 행위를 금지하는 어떤 법도 만들지 않는다”라는 역사적 조항으로 시작했다. 접기
P. 194 건국의 아버지들 …… “내 마음이 내 교회”라는 식으로 종교를 내면화시켜 철저히 개인적 선택의 문제로 만들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자유와 정의를 표상하는 국가 차원의 시민종교civil religion를 만들었던 것이다. …… 시민종교의 가장 중요한 상징은 조지 워싱턴이었다. 워싱턴은 살아있을 때부터 기적을 행하는 초인, 성스러운 사람으로 여겨지기 시작하여, 그에 관한 이야기는 이미 사실과 전설이 섞이기 시작했다. 접기
P. 202 1800년대 초부터 짧게는 약 30~40년 동안, 길게는 남북전쟁까지 지속된 폭발적인 종교현상으로 표출되었다. 흔히 제2차 대각성이라고 불리는 이 비상한 종교현상은 새로운 기독교(혹은 기독교적 성격의) 단체, 조직, 대학을 양산했고, 그런 기관들은 사회를 개혁하고자 하는 대대적 운동으로 연결되었다. 또한 들불처럼 번진 부흥회의 열기 속에 교인의 수는 엄청나게 증가했고, 실험적이거나 독특하게 미국적인 신흥 종파들이 번성했다. 접기
P. 224 자유방임적 자본주의 가치관과 복음적evangelical 기독교를 잘 융합했던 피니는 열심히 생업에 종사하고 헌신된 삶을 살면 누구나 성화를 이룰 수 있다고 설교하여 그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상업적 성향의 사람들도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열심히 돈을 벌고 사회봉사를 하면 거룩함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었다. 부흥회는 종교적 헌신을 재확인하고, 신의 백성이라는 소속감을 느끼며,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과 애정을 받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접기
P. 229 1848년 ‘페미니즘의 기원’이라고 불리게 된 …… 세네카 폴스 회의에서 채택된 ‘소감선언Declaration of Sentiments’은 미국 독립선언서의 형식을 빌 …… 참정권은 없으면서 법에 복종하고 세금을 내야 하는 불합리한 상황, 이혼과 양육권 상의 불이익, 교육과 직업의 제한, 그리고 교회를 비롯한 각종 단체에서 지도자가 될 수 없는 현실 등을 구체적으로 나열하며 여성의 불이익과 불만을 지적했다. 접기
P. 296 최초의 침례교 전국 조직을 이끌었던 리처드 퍼만은 노예제도가 성서 속에 명백하게 확립되어 있는 제도라고 주장했고, 영향력 있는 장로교 목사 프레더릭 로스는 “하나님이 정한” 성스러운 제도인 노예제도는 성서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기 때문에 오히려 노예제 폐지론자들이 성서 밖에서 자신들의 근거를 찾는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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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류대영 (지은이)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버지니아의 유니언신학교와 하버드대학교를 거쳐 밴더빌트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성서 신학, 기독교 역사, 미국사를 주로 공부했다. 서양사학적 방법론으로 한국 기독교의 역사를 조명하는 일에 중점을 두면서, 《새로 쓴 한국 기독교의 역사》(2023), 《한국 기독교 역사의 재검토》(2019), 《한국 근현대사와 기독교》(2009), 《개화기 조선과 미국 선교 사》(2004), 《북한 종교의 새로운 이해》(공저, 2002), 《초기 미국 선교사 연구》(2001), Protestan...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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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필그림 파더스’에서 ‘사신死神 신학’까지
우리가 몰랐던 ‘개신교 미국’의 민낯

더 이상의 미국 종교사를 만날 수 있을까
미국을 떼어놓고 한국의 근현대사를 이야기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만큼 미국은 개항 이후 우리나라에 어떤 의미로든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러니 우리 역사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미국의 실체를 아는 것이 필요하다. 당연히 그간 미국을 알기 위한 혹은 알리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졌다. 그런 차원에서 종교를 통해 미국의 실체를 살핀 이 책은 유의미하다. 나아가 폭넓고도 꼼꼼한 시선에 엄정하고도 평이한 서술, 성실한 학문적 태도가 어우러져, 감히 말하자면 우리 저자가 쓴 ‘미국 종교사’로 이 이상 가는 책은 당분간 나오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맥을 짚다
국내외에서 성서신학, 기독교 역사, 미국사 등 다양하게 공부한 지은이는 600여 년에 걸친 시대를 다룬다. 에스파냐 선교사들이 1513년 플로리다에 진출하기 이전, 원주민들의 토템 신앙이 깃든 흙 구조물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니 ‘미국사’를 넘어서는데 흐름이 맥을 놓치지 않고 짚어낸다. 18세기 이른바 ‘제1차 대각성’을 다루면서 “조지 휫필드란 설교자와 함께 기독교는 ‘중생’이라는 상품을 가지고 이제 막 태동하던 소비자 시대에 종교 소비자를 찾아나선 새로운 종교가 되었다”(156쪽)든가 유명한 광고업자 브루스 바턴, 자기계발의 거장 노만 필 등 물질적 풍요와 진보를 찬양하는 ‘성공의 복음’ 전도자들이 도시의 소비문화 등장에 맞춰 각광받았다(389쪽)는 지적 등이 그렇다.

촘촘하다
장구한 세월을 언급하니 성글 만도 하건만 지은이는 우리가 미처 몰랐던 세세한 부분도 놓치지 않는다. 유령춤 운동이나 페요테 종교(366쪽)처럼 19세기 말 집단거주지에 갇혀 고통스런 삶을 이어가던 원주민들의 신흥 종교운동이나, 제2차 세계대전 이전에 노예제도에 대한 보상으로 미국 정부에 이슬람 국가 건설을 위한 땅을 요구했던 엘리아 무함마드의 삶,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성서를 비판적으로 해석한 《여성의 성서》(1895)에 담긴 엘리자베스 스탠턴의 주장은 이 책이 아니면 만나기 힘든 사실들이다. 아프리카 출신 노예들의 혼합종교인 ‘루이지애나 부두’(129쪽), 1960년대 ‘신의 죽음’을 거론하던 급진적 개신교 진영에서 환영받은 ‘사신신학’, 통일교와 사이언톨로지(457쪽) 등 미국 종교의 속살에도 시선을 보냈다.

예리하다
지은이는 미국 종교사의 흐름과 사실을 단순히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미국 건국신화의 핵심인 메이플라워호의 필그림 파더스는 전체 승선원의 절반에 미치지 못했고 나머지는 상업적 이주민이었으며(76쪽), 미국 예외주의의 바탕인 ‘기독교가 쇠퇴하지 않는 나라’라는 믿음과 달리 1776년에는 미국 전체 인구의 17%만이 교회나 회당에 다니는 매우 세속적인 나라라는 사실을 들춰내는 것(530쪽)이 그렇다. 또한 진화론 등 과학의 발전에 따른 1930년대 근본주의와 근대주의의 갈등이 미국의 비공식 국교와 같은 역할을 해왔던 복음적 개신교의 내전으로, ‘개신교 미국’을 최종적으로 붕괴시킨 대사건으로 파악하는 대목이나 21세기 초 20여 년 동안 미국 종교시장에서 승리한 것은 어떤 종교나 교파가 아니라 ‘무종교’라 갈파한 대목은 고개가 끄덕여진다.

흥미롭다
역사의 미덕 또는 가치는 우리가 지금 어떤 자리에 있고, 어떻게 왔는지 알려주는 ‘좌표’를 제공해준다는 점이지만 그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은 역사를 읽는 재미라 할 수 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이 고심해 만든 ‘국가인장’ 뒷면에 새겨진 피라미드나 “그가 우리의 일을 인정했다”는 뜻의 라틴어 문구의 비밀을 알려주는 부분(196쪽)이 좋은 예다. 그런가하면 1920년대의 대표적 부흥사인 에이미 맥퍼슨이 진한 화장과 화려한 보석으로 호기심을 불러일으켜 로스앤젤레스에 150만 달러를 들여 ‘성전’을 짓고 미국 최초의 종교 방송국을 설립하는 등 대성공을 거둬 20세기 대형 교회의 시작을 알렸다(421쪽)는 이야기는 씁쓸하지만 흥미롭다.

엄정하다
그래도 지은이는 역사가의 엄정한 눈을 유지한다. 노예제도를 지지한 끝에 결국 분리한 남침례교‧남감리교 사례(298쪽)를 짚고, 조나단 에드워즈와 조지 휫필드 같은 유명 전도자들이 노예들의 개종에 성과를 보였지만 자신들은 노예를 소유했거나 노예제도 합법화 운동에 적극 동참했다는 사실을 명기했다(166쪽). 또한 18세기 중엽 하와이로 진출했던 개신교 선교사들이 어떤 기여를 했으며 종내는 하와이 국왕의 정치 고문이나 관료로 일하면 캘리포니아 설탕 가공업자들과 손잡고 하와이 강제 병합에서 한 역할에도 비판적 기미가 읽힌다. 1930년대 감리교, 북침례교 등 개신교 인사들이 전쟁을 가장 악한 죄로 규정하며 다시는 전쟁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성명서를 냈지만 조약과 교회 성명서가 인간의 호전성과 국가의 팽창주의를 막지는 못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도 마찬가지다(462쪽).

성실하다
책은 2007년 냈던 《미국 종교사》를 고쳐 쓴 것이다. 한데 ‘새로 쓴’에 방점이 찍혔다. 많은 인용문과 각주를 보태고, 새로운 통계를 반영해 학문적 완성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은퇴를 앞두고도 어쩌면 이렇게 학문적 성실함과 단단한 의지를 보일 수 있는지 감탄이 나올 정도다. 그러기에 저자 개인 차원을 뛰어넘는 학문적 성취와 함께 대중성을 갖춘 ‘완결판’이라 해도 무리가 없는 역작이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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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쓴 미국 종교사: 요약과 평론>

<1. 서론: 왜 미국 종교사를 다시 읽어야 하는가>

류대영의 <새로 쓴 미국 종교사>(2024)는 식민지 시기 청교도 정착부터 21세기 트럼피즘과 기독교 민족주의의 대두에 이르기까지, 미국이라는 국가의 정체성을 형성해 온 종교적 궤적을 비판적으로 재구성한 통사다. 미국은 고도로 세속화된 서구 선진국 가운데 예외적으로 높은 종교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종교가 정치와 외교, 사회 갈등의 핵심 동력으로 작동하는 나라다. 저자는 백인 앵글로색슨 개신교(WASP) 중심의 승리주의적 서사에서 벗어나, 흑인, 아메리카 원주민, 가톨릭, 유대교, 아시아계 종교 등 다양한 주변부의 시선을 교차시키며 미국 종교의 다원성과 모순을 입체적으로 규명한다.

<2. 핵심 내용 요약>

<언덕 위의 도시 신화와 종교적 자유의 형성> 17세기 청교도들은 북미 대륙을 '새로운 가나안'으로, 자신들을 '선택받은 백성'으로 규정하며 '언덕 위의 도시(City upon a Hill)'라는 기독교적 이상사회를 건설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 거룩한 비전의 이면에는 아메리카 원주민에 대한 잔혹한 축출과 배타적 신정정치가 자리 잡고 있었다. 이후 식민지들이 통합되고 독립전쟁을 거치며 헌법에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 원칙이 명시되었으나, 이는 종교적 관용의 숭고한 결과라기보다는 다수의 종파가 병존하는 현실 속에서 특정 종파의 독점을 막기 위한 실용적 타협의 산물이었다.

<대각성 운동과 종교 시장의 팽창> 18세기와 19세기에 걸쳐 일어난 대각성 운동은 제도적 교회의 권위를 해체하고 개인의 감정적 회심과 결단을 중시하는 복음주의를 전면에 등장시켰다. 국가 교회가 사라진 빈자리에는 자발주의와 시장 논리가 들어섰다. 감리교와 침례교 등은 서부 개척지라는 프런티어 환경에서 대중의 정서에 호소하며 급성장했고, 미국 특유의 '경쟁적 종교 시장'이 확립되었다. 이 과정에서 모르몬교, 여호와의 증인 등 미국산 신흥 종교들도 다수 출현했다.

<노예제, 남북전쟁, 그리고 인종의 틈새> 19세기 미국 종교는 노예제라는 거대한 윤리적 질문 앞에서 파탄을 맞이했다. 남부와 북부의 주요 개신교 교단들은 노예제를 두고 분열했으며, 남부 교회는 성경을 인용하여 인종차별과 노예제를 신학적으로 정당화했다. 반면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은 억압 속에서도 독자적인 흑인 교회를 형성했다. 이들에게 기독교는 내세를 향한 위로에 머물지 않고, 출애굽의 하나님을 고백하며 자유와 해방을 갈망하는 정치적 저항의 근거지가 되었다.

<근대화의 도전과 근본주의 대 자유주의의 분열>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다윈의 진화론, 성서고등비평, 산업화에 따른 도시 빈곤 문제는 미국 개신교를 양분했다. 한편에서는 사회적 불의를 고발하고 구조악에 맞서는 '사회복음(Social Gospel)'과 자유주의 신학이 발전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성경무오설과 전통적 교리를 사수하려는 '근본주의(Fundamentalism)'가 태동했다. 이 신학적 균열은 미국 사회의 가치관 대립을 낳는 구조적 원형이 되었다.

<시민 종교의 명암과 기독교 민족주의의 도래> 2차 세계대전과 냉전을 거치며 미국은 무신론 공산주의에 맞서는 '신 아래 한 국가(One Nation Under God)'라는 시민 종교를 구축했다. 1960년대 민권 운동은 마틴 루서 킹 목사 등이 이끄는 예언자적 기독교의 정점이었으나, 이후 성혁명과 낙태 합법화에 반발한 백인 복음주의자들은 1970년대 후반 '도덕적 다수(Moral Majority)'를 결성하며 보수 공화당과 결탁했다. 21세기에 이르러 이 연합은 '백인 기독교 국가로서의 미국'을 복원하려는 배타적 기독교 민족주의(Christian Nationalism)로 극단화되었으며, 트럼프 현상의 핵심 지지 기반으로 작동하고 있다.

<3. 비판적 평론>

<탁월한 다원주의적 시선과 비판적 거리두기> 이 책의 가장 큰 학문적 성취는 백인 개신교 독점의 역사관을 철저히 걷어냈다는 점이다. 저자는 백인 지배 담론의 이면에 은폐되었던 원주민 종교의 탄압과 회복력, 흑인 영성의 해방적 성격, 이민자들이 유입시킨 가톨릭과 유대교, 아시아 종교의 상호작용을 균형 있게 다룬다. 종교를 단순한 교리의 체계가 아니라, 인종, 계급, 젠더, 권력의 역학이 끊임없이 교차하고 경합하는 사회정치적 실체로 파악한 점은 매우 탁월하다.

<동시대 미국 정치지형에 대한 명쾌한 해설서> 류대영 교수는 과거의 사건들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날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미국의 정치적 양극화와 문화전쟁(Culture War)이 어디서 기원했는지를 추적한다. 왜 미국 보수층이 총기 규제, 낙태, 성소수자 권리에 그토록 격렬하게 반응하는지, 그리고 복음주의 세력이 어떻게 정치적 헤게모니 투쟁의 선봉에 서게 되었는지를 역사적 인과관계로 명료하게 풀어낸다. 미국이라는 거대한 패권국의 심층부를 들여다보는 지적 렌즈를 제공한다.

<약간의 아쉬움: 세속화와 탈종교화 담론의 비중> 방대한 역사를 한 권에 집대성하는 과정에서, 21세기 들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무종교인(Nones)' 현상과 제도 종교의 쇠퇴에 대한 분석 비중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전통적 유신론에서 벗어난 새로운 영성 추구자들의 문화나, 디지털 기술과 결합한 종교의 변용 양상까지 조금 더 두텁게 다루었더라면 현대 미국 종교의 복합적인 미래 지형을 가늠하는 데 한층 더 유익했을 것이다.

<4. 결론>

<새로 쓴 미국 종교사>는 종교라는 창을 통해 미국의 영혼과 건국의 신화, 그리고 제국적 야망의 모순을 응시하게 만드는 역작이다. 신앙의 열정과 위선, 자유를 향한 갈망과 잔혹한 배타성이 기묘하게 공존해 온 미국의 역사를 균형 잡힌 비판 의식으로 직시한다. 미국 사회의 본질과 그것이 세계 질서에 미치는 영향을 근원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연구자와 지식인에게 긴요한 통찰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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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대영, 『새로 쓴 미국 종교사』 — 1,000단어 요약·평론>

류대영의 『새로 쓴 미국 종교사』는 2024년 푸른역사에서 나온 580쪽의 미국 종교사 통사다. 2007년 『미국 종교사』의 개정판에서 출발했지만, 저자는 거의 모든 문장을 다시 쓰고 2007년 이후 연구와 새로운 통계, 일차자료 인용을 대폭 추가했기 때문에 사실상 새 책에 가깝다고 설명한다. 특히 21세기 이후 미국 종교의 급격한 변화가 후반부를 크게 바꾸었다.

책의 구성도 방대하다. 유럽인 도래 이전 원주민 종교에서 시작해 가톨릭과 청교도, 대각성운동, 독립혁명, 종교 자유와 정교분리, 서부개척, 노예제와 흑인교회, 이민과 가톨릭·유대교, 신흥종교, 여성, 산업화, 근본주의와 근대주의, 시민권운동, 현대의 종교·정치 갈등, 그리고 21세기 다원주의와 세속화까지 21장에 걸쳐 다룬다.

그러나 이 책을 단순히 ‘미국 개신교의 역사’라고 이해하면 핵심을 놓친다. 저자 자신도 출판사가 붙인 “우리가 몰랐던 개신교 미국의 민낯”이라는 소개가 자신의 의도를 정확히 표현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그는 원주민 종교, 아프리카 노예의 종교, 가톨릭, 유대교, 이슬람, 아시아계 종교, 신흥종교, 민간신앙, 그리고 마침내 ‘무종교’까지 미국 사람들이 믿어온 주요 종교 전체를 미국사의 흐름 속에 배치하려 했다.

<1. 미국은 처음부터 ‘기독교 국가’였는가?>

류대영이 먼저 흔드는 것은 미국의 기원에 관한 익숙한 신화다.

미국의 역사를 흔히 1620년 메이플라워호의 ‘필그림 파더스’에서 시작하지만, 저자는 그보다 훨씬 앞선 원주민의 삶과 종교에서 시작한다. 유럽인들이 도착했을 때 북아메리카에는 수백 개의 독립적인 문화·언어 공동체가 존재했고, 각각 우주와 자연, 인간을 이해하는 고유한 종교세계를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미국 종교사를 기독교인의 이주에서 시작하는 것 자체가 유럽인 중심의 역사서술이라는 것이다.

그 다음 에스파냐와 프랑스의 가톨릭이 등장하고, 이후 영국 성공회·청교도·퀘이커·침례교·장로교·루터교 등이 들어온다. 처음부터 하나의 ‘미국 기독교’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경쟁하는 수많은 기독교가 존재했다.

여기서 류대영의 중요한 주장이 나온다.

미국 종교의 힘은 하나의 강력한 국교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국교가 실패하고 여러 종파가 경쟁하면서 생겨났다는 것이다.

<2. 종교의 자유는 이상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경쟁’에서도 나왔다>

미국은 종교의 자유를 위해 세워진 나라였다는 이야기도 류대영은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청교도들은 자신들이 박해받았기 때문에 신대륙으로 갔지만, 자신들과 다른 신앙을 언제나 관용한 것은 아니었다. 각 식민지는 특정 교파를 우대했고 종교적 소수자를 억압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민이 늘어나고 수많은 교파가 경쟁하게 되면서 어느 교파도 미국 전체를 지배할 수 없게 되었다.

결국 미국혁명과 헌법 제정 이후 나타난 정교분리와 종교자유는 계몽주의적 이상만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현실적으로도 다양한 종파들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종교 자유가 필요했다.

류대영은 이것을 미국 특유의 ‘자원주의(voluntarism)’와 연결한다. 국가가 교회를 유지해주지 않으므로 교회는 신자를 설득해야 하고, 신자는 자발적으로 교회를 선택하고 헌금하고 활동해야 한다.

그 결과 역설이 생겼다.

유럽에서는 국가교회가 강했지만 근대화와 함께 종교가 약화된 반면, 미국에서는 정교분리가 오히려 매우 활발한 ‘종교시장’을 만들었다.

<3. 대각성운동—미국 민주주의와 종교의 결합>

18세기 대각성운동과 19세기 제2차 대각성운동은 미국 종교의 성격을 크게 바꾼다.

기존 교회의 권위보다 개인의 회심 경험이 중요해졌다. 누구나 하나님 앞에서 죄인이며 누구나 회심할 수 있다는 부흥운동의 메시지는 평등주의적 성격을 가졌다.

목회자의 학식이나 교회의 전통보다 개인의 체험과 선택이 중요해졌다.

이것은 미국 민주주의 문화와 잘 결합했다.

침례교와 감리교가 급성장했고, 평범한 시민이 종교공동체를 조직하고 선교·교육·금주·도덕개혁운동에 참여했다. 동시에 모르몬교를 비롯한 새로운 종교운동과 다양한 유토피아 공동체도 등장했다.

따라서 미국의 종교자유는 단순히 신앙의 다양성을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종교를 만들어낼 자유’까지 제공했다.

바로 이것이 미국 종교사의 독특한 역동성이다.

<4. 그러나 ‘선택받은 미국’은 원주민에게 무엇이었는가?>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비판적 주제 가운데 하나가 미국 예외주의(American exceptionalism)다.

청교도 지도자 존 윈스럽의 유명한 ‘언덕 위의 도시(city upon a hill)’라는 사상에는 미국이 특별한 섭리적 사명을 가진 공동체라는 생각이 들어 있었다. 류대영은 여기서 훗날 미국을 세계를 구원할 특별한 국가로 보는 ‘Redeemer America’, 즉 ‘구원자 미국’의 원형을 읽는다.

이 믿음은 한편으로 강력한 윤리적 이상을 낳았다. 미국은 자유롭고 정의로운 사회가 되어야 하며 세계에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책임의식을 만들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매우 위험했다.

서부 팽창이 하나님의 섭리라고 생각하면 원주민 토지의 강탈도 ‘문명의 진보’가 된다. Manifest Destiny, 즉 명백한 운명이라는 관념과 기독교 선교가 결합하면서 원주민 종교와 문화의 파괴가 정당화되었다.

그래서 류대영에게 미국 기독교는 자유의 종교인 동시에 정복의 종교라는 모순을 가진다.

<5. 노예제—같은 성경으로 노예제를 옹호하고 폐지한다>

이 책의 또 하나의 중심 주제는 인종이다.

미국 노예제도는 기독교 사회에서 존재했고, 교회는 노예제를 둘러싸고 분열했다. 남부 기독교인들은 성경을 근거로 노예제도를 정당화했고, 북부의 노예제 폐지론자들은 바로 같은 성경과 기독교 양심에 근거하여 그것을 죄악이라고 규정했다.

이것은 종교와 사회개혁의 관계가 결코 단순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종교는 억압을 정당화할 수도 있고, 억압에 저항하는 언어가 될 수도 있다.

특히 흑인에게 기독교는 백인이 강요한 종교이면서 동시에 백인의 억압에 저항하는 종교가 되었다. 출애굽 이야기, 약속의 땅, 해방의 하나님이라는 성서적 상징이 흑인 공동체 속에서 전혀 다른 의미를 획득했다.

노예해방 이후에도 흑인교회는 예배공간만이 아니라 교육·정치·공동체 조직의 중심이 되었고, 결국 20세기 시민권운동의 중요한 사회적 기반이 된다.

<6. 미국 종교사를 바꾼 것은 이민이었다>

19세기 중후반 대규모 이민은 ‘백인 앵글로색슨 개신교 미국’이라는 질서를 무너뜨리기 시작한다.

아일랜드와 남유럽에서 가톨릭 신자가 들어오고 동유럽에서 유대인이 들어왔다. 이후 아시아와 중동의 이민자들을 통해 불교·힌두교·이슬람 등도 확대되었다.

처음에는 이들을 ‘진정한 미국인’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저항이 강했다.

하지만 결국 미국의 종교적 다원주의는 더욱 확대되었다.

여기서 류대영은 미국사가 단순한 개신교의 쇠퇴사가 아니라 ‘종교적 독점에서 다원주의로 가는 역사’임을 보여준다.

이 관점에서 보면 가톨릭 대통령 존 F. 케네디의 당선, 유대인의 미국 사회 진입, 아시아 종교의 성장, 이슬람의 확대는 모두 같은 긴 역사적 흐름에 들어간다.

<7. 근본주의 대 근대주의—현대 문화전쟁의 원형>

19세기 말 산업화와 도시화, 과학의 발전, 진화론과 역사비평은 전통적인 개신교 신앙을 흔들었다.

이에 대한 반응으로 두 방향이 등장한다.

한쪽에서는 사회복음(Social Gospel)이 산업자본주의의 빈곤과 노동문제를 기독교가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쪽에서는 근본주의가 성서의 권위와 초자연적 신앙을 지키려 했다.

1920년대의 근본주의-근대주의 논쟁은 단순한 신학논쟁이 아니었다.

“미국은 어떤 사회가 되어야 하는가?”

라는 문화적 갈등이었다.

류대영의 서술에서 이 갈등은 이후 낙태, 성교육, 여성의 권리, 동성애, 진화론 교육, 학교기도 등으로 이어지는 현대 미국의 ‘문화전쟁(culture wars)’의 역사적 뿌리가 된다.

<8. ‘개신교 미국’은 왜 끝났는가?>

20세기 중반까지도 미국 사회의 중심에는 백인 주류 개신교가 있었다.

하지만 이 체제는 점차 무너진다.

가톨릭과 유대인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졌고 흑인 시민권운동, 여성운동, 반전운동과 사회적 소수자의 권리운동이 기존의 도덕질서에 도전했다.

동시에 보수적 복음주의는 정치화되었다.

특히 1970년대 이후 낙태·가족·성·교육 문제를 중심으로 보수 기독교가 정치세력화하면서 미국 정치는 종교적으로도 양극화되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종교가 사라진다’와 ‘종교가 정치적으로 강해진다’가 동시에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사회 전체에서 기독교인의 비율과 교회 참여율은 감소하지만, 남아 있는 적극적 신자들의 정치적 동원은 오히려 강화될 수 있다.

이것이 21세기 미국 정치에서 우리가 목격하는 매우 중요한 역설이다.

<9. 21세기—‘종교적 옥토’에서 세속화로>

2007년판 이후 저자가 가장 많이 새로 쓴 부분도 바로 여기다.

미국은 오래도록 서구 근대국가 가운데 예외적으로 종교성이 강한 나라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최근 수십 년 사이 ‘종교 없음’이라고 응답하는 사람들이 급속히 증가했다.

류대영은 미국에서도 본격적인 세속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본다. 종교가 한때 담당했던 교육·복지·사회통제·여가·도덕규범 제공의 많은 기능을 국가와 시장, 전문기관이 대신한다. 저자는 현대 미국에서 종교의 사회적 중요성이 전반적으로 축소되고 있다고 판단한다.

그렇다고 미국에서 종교가 사라진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오히려 ‘다수파 하나가 지배하는 종교사회’에서 여러 종교와 무종교가 경쟁하는 사회로 이동한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평론—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미국=기독교 국가’라는 질문 자체를 바꾸는 데 있다>

이 책의 가장 뛰어난 점은 “미국은 기독교 국가인가?”라는 질문에 단순히 예 또는 아니오로 답하지 않는 데 있다.

미국 문화와 정치가 기독교, 특히 개신교의 영향을 압도적으로 많이 받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미국은 동시에 원주민의 종교를 파괴했고, 노예제를 성경으로 정당화했으며, 가톨릭과 유대인을 배척했고, 그 뒤에는 오히려 종교자유의 원리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다원적인 종교사회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따라서 미국의 본질을 설명하는 것은 ‘기독교’ 하나라기보다 다음 세 요소의 긴장이라고 생각한다.

<신앙 + 자유 + 시장>

신앙을 국가가 강제하지 않는다.
자유로운 개인이 종교를 선택한다.
종교들은 사람들의 선택을 얻기 위해 경쟁한다.

이 구조가 미국 종교의 폭발적인 활력을 만들어냈지만 동시에 종교를 대중문화·상업·정치와 쉽게 결합하게 만들었다.

바로 여기서 미국 종교의 창조성과 위험성이 동시에 나온다.

<앞서 읽은 류대영의 두 책과 연결하면>

지금까지 살펴본 세 권을 나란히 놓으면 류대영의 연구세계가 상당히 선명해진다.

『새로 쓴 미국 종교사』는 <미국에서 종교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를 보여준다.

『개화기 조선과 미국 선교사』는 <그렇게 만들어진 미국 기독교인이 조선에 들어와 무엇을 했는가>를 묻는다.

『새로 쓴 한국 기독교의 역사』는 <그 미국 기독교를 조선·한국 사람들이 받아들여 어떻게 자기 종교로 바꾸었는가>를 추적한다.

따라서 세 책을 하나의 연속된 연구로 읽는 것이 좋다.

특히 『새로 쓴 미국 종교사』를 먼저 이해하면 『개화기 조선과 미국 선교사』의 선교사들이 훨씬 입체적으로 보인다. 그들은 단순히 성경을 들고 온 사람들이 아니었다. 미국 예외주의, 복음주의 부흥운동, 자원주의, 문명론, 인종관, 사회개혁주의, 개인주의라는 미국 특유의 종교문화를 함께 가지고 온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한국 개신교가 미국식 부흥회, 개인적 회심, 교회 간 경쟁, 자발적 헌금, 강력한 평신도 참여, 선교 열정, 반공주의, 그리고 이후의 정치적 보수주의까지 상당 부분 미국 기독교와 닮게 된 역사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한 문장으로 평가한다면 이렇다.

<미국 종교사는 기독교가 미국을 만든 역사이지만, 동시에 미국이라는 자유롭고 경쟁적이고 다인종적인 사회가 기독교를 ‘미국식 기독교’로 끊임없이 다시 만든 역사다.>

그리고 아마 이것이 류대영의 세 책을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통찰일 것이다. 종교는 사회 밖에서 사회를 변화시키는 독립된 힘이 아니라, 자신이 들어간 사회의 정치·경제·인종·계급·문화에 의해 스스로도 계속 변형된다. 미국에서 만들어진 기독교가 조선에 들어와 다시 한국적 기독교가 된 과정을 이해하려면, 『새로 쓴 미국 종교사』는 사실상 『개화기 조선과 미국 선교사』의 전편(前篇)이라 할 만하다. 저자 자신도 한국 기독교사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이 미국 종교사를 함께 읽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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