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34년 만의 청구서…대학사회에 쌓인 문제의 먼지더미 털어내야 < 교수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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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 만의 청구서…대학사회에 쌓인 문제의 먼지더미 털어내야
새로운 출발, 교수신문에 바란다
이우창 한국방송통신대 문화교양학과 조교수
이우창 방송대 교수
업데이트 2026.03.03

이우창 방송대 교수

1992년 4월 15일 <교수신문> 창간호 첫 꼭지에는 「우리 이제는」이라는 제목의 창간사가 실려 있다. 스스로의 지향이 1960년의 4월 항쟁과 1987년의 6월 항쟁의 정신을 계승하는 데 있음을 밝힌 뒤, 익명의 필자는 다음의 세 가지 원칙에 따라 “모든 대학문제를 분석하고 비판하여 교수사회의 요구를 수렴”하는 것이 신문의 목적이라 말한다.

그 원칙이란 “인간의 존엄성이나 가능성, 주체성”을 실현하려는 “인본주의”, “인간 이성의 계발을 통하여 인간성과 사회의 온전함을 도모할 수 있다는” 믿음, 즉 “진보주의”, 그리고 현상 분석에 있어 편견을 배격하는 “철저한 합리주의”를 가리킨다. 글을 끝맺는 욥기 8장 7절은-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리라-이전의 질곡을 넘어 새로운 시대를 만들고자 하는 희망과 다짐을 담고 있다.

오늘날 한국인들에게 이 모든 것은 낯선 세계의 이야기처럼 들린다. 사회의 주도권을 움켜쥔 대신 도덕적 정당성의 상당 부분을 상실한 민주화 세력을 계승하겠다는 이들은 아무도 남아있지 않다. 근대 문명의 발전이 초래한 기후 위기, 무엇보다 지적인 노동으로부터 인간의 자리를 빠르게 무너트리고 있는 AI의 충격은 진보의 결과에 대한 기대를 빠르게 퇴색시켰다.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드디어 모든 시민이 서로를 날 것으로 마주하게 된 오늘날의 공론장은 합리성의 천착이 얼마나 희소한 미덕인지 똑똑히 가르쳐주었다.

생존이 곧 규범이 된 세계에서 보편적 인본주의의 이상에 깃든 순박함은 경멸을 넘어 증오와 추방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지난 34년 동안 한국이 이룩한 물질적·문화적 번영의 광채 아래에는 누구도 이상과 신념, 희망을 진지하게 이야기할 수 없게 된 현실이 바닥없는 늪으로 깔려 있다.

대학문제는 이러한 상황을 잘 드러내는 하나의 사례라 할 수 있다. 대학의 무엇이 문제인가? 언론과 정책결정권자들은 학령인구수 감소, 재정 위기, 국제경쟁력 부족, 취업을 보장하지 못하는 학위 등등을 나열하곤 한다. 물론 이는 모두 무시할 수 없는 사안이지만, 이게 우리 사회가 대학을 바라보는 시선의 거의 전부라는 사실은 그 자체로 시사하는 바가 있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우리가 우리의 사회와 정신을 진단하는 도구를 여전히 해외의 저명한 교수들로부터 수입하는 데 만족하고 있으며, 우리의 대학이 ‘바람직한 삶’에 관해 점점 더 적은 것들을 가르치고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과업을 담당할 후속세대의 재생산에 계속해서 실패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제 대학 구성원들조차 입에 올리지 않는 빈약한 소곤거림으로만 남아있다. 그조차 잦아들어 잠시 적막이 찾아올 때, 우리는 대학문제의 빈곤함이야말로 대학의 진정한 문제임을 뒤늦게 깨닫는다.

재창간을 기념하는 <교수신문>에 나는 아무도 기억하지 않을 34년 전의 청구서를 다시 끄집어내어 내밀고자 한다. 그것은 “모든 대학문제를 분석하고 비판”하겠다는 창간사의 다짐이다(“교수사회의 요구”는 이제 너무 좁다는 느낌이다).

나 자신이 기획위원으로 참여한 ‘천하제일연구자대회’ 코너나, 그로부터 파생된 대담집 『한국에서 박사하기』를 비롯해 <교수신문>이 있었기에 비로소 가능했던 시도가 있었으나, ‘대학문제의 빈곤’ 위에 켜켜이 쌓인 먼지더미를 털어낼 만큼 충분히 집요하지는 않았다.

한국의 지성과 학술이, 그런 게 잔존해 있다는 전제 하에, 어느 지경에 왔는지, 왜 거기까지 내몰렸는지, 어떻게 다시 제 몫을 할 수 있을지 이제 진지하게 묻기-그것이 최초의 <교수신문>이 약속한 스스로의 사명이었다. 이제 약속을 지킬 때다.

이우창 한국방송통신대 문화교양학과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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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방송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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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박사하기 - 젊은 연구자 8인이 말하는 대학원의 현실 | 

북저널리즘 (Book Journalism) 84
강수영,김보경,유현미,이송희,조승희,전준하,현수진,이우창,김혜림 (지은이)스리체어스2022-12-15










책소개
대학원을 둘러싼 일련의 밈과 사고들은 한국 대학원의 구조적 결함에서 비롯한다. 교수가 아닌 다른 선택지를 꿈꿀 수 없어 한 줌의 자리를 위해 능력주의에 매몰돼야 하는 상황, 학술적 공동체가 아닌 경쟁자만을 만들어야 작동할 수 있는 시스템, 모두에게 평등하지 않은 평가 제도까지. 대학원이 매력적이지 않은 이유는 어쩌면 당연하다.

그렇다고 망가지는 대학원과 학계를 바라만 볼 수 없다. 더 나은 곡선을 그리는 미래의 대학원을 위해 신진 연구자 여덟 명이 모여 대화를 나눴다. 그들의 대화에는 경험, 문제, 필요와 대안이 담겼다. 《한국에서 박사하기: 젊은 연구자 8인이 말하는 대학원의 현실》은 쓰디쓴 잔소리가 있어야 학계, 나아가 사회가 바뀔 수 있다고 믿는다.


목차


프롤로그 ; 왜 대학원을 이야기해야 하는가?

* 대화한 이들

1 _ 내가 경험한 대학원
문제를 직면하다
대학원의 위계적 문화
대학원의 교수 의존성과 대학원생의 인권
목소리 내기

2 _ 떠나고 싶은 대학원, 남고 싶은 대학원
‘대학원생 밈’ 너머의 대학원생
왜 대학원을 피하는가
남고 싶은 대학원 만들기

3 _ 한국은 어쩌다 문송한 나라가 되었나
지금, 여기의 인문·사회학계
인문사회과학은 어떻게 생존할 수 있을까
인문사회과학은 언제 필요해지나

4 _ 대학원의 미래, 미래의 대학원
무거운 꼬리표, 융복합
세대교체를 앞둔 학계
나의 미래, 연구자의 미래

에필로그 ; 《경향신문》 박은하 기자의 추천사



북저널리즘 인사이드 ; 암울 속에서 희망을 말하기
접기


책속에서


“대학을 향한 이토록 거대한 열정 뒷면에는, 기묘하게도 그러한 대학에서 과연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바람직한 대학 교육이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철저한 무관심이 자리한다. 한국 사회가 대학을 바라보는 시선은 비리, 논문 표절, 등록금, 입시, 취업률, 노벨상과 같은 몇 가지 쟁점에서 벗어나질 않는다. 간단히 말해 학생의 입학과 졸업 사이에 무엇이 존재하는지, 우리의 고등 교육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동하는지와 같은 주제는 한국의 공론장에서 다뤄지지 않는다.”... 더보기
“제가 연구하거나 접한 사건들 중에 대학원생들 역시 연구실을 유지하고 성과를 쌓기 위해서 어느 정도 인권 침해는 수용할 수 있다는 반응, 심지어는 피해자를 부적응자로 비난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또한 지나치게 자신들을 피해자로만 여기면서 어떤 주체적 행위나 문제 해결의 역량을 기르려 하지 않고, 익명성이나 보호 속에서만 머물러야 ... 더보기
“대학원생 밈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역시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에서 나온 유명한 장면이네요. ‘바트’라는 캐릭터가 긴 꽁지머리를 한 박사 과정 학생을 흉내 내면서 “하하! 난 대학원생이다, 작년에는 60만 원을 벌었지!”라고 하며 희화화를 하자, 바트의 엄마가 “바트, 대학원생 놀리지 말거라. 그들은 단지 인생에서 형편없는... 더보기
“교수 개개인을 문제 삼고 비판하는 건 쉬워요. 어떤 연구실은 교수 한 명 밑에 대학원생이 수십 명이고, 연구 과제 여러 개를 돌리면서 공장처럼 논문을 찍어내요. 그런 곳에서 교수는 전체 조직을 관리할 뿐 개별 대학원생에 대한 지도를 하거나 직접 연구를 하진 않습니다. 또 다른 곳에서는 교수가 대중 강연이나 방송 활동에 시간을 쏟... 더보기
“대학원생의 본분은 학생이지만, 하는 일들을 생각해 보면 논문을 쓰고, 조교를 하고, 행정 노동을 하고, 연구실 인프라를 관리하기도 하죠. 사실상 대학은 교직원뿐만 아니라 대학원생의 노동으로도 운영되고 있는 겁니다. 요약하자면 대학원생이 받는 것보단 대학원생이 주는 것에 대해 많이 말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더불어 한국 인문·사회 학술장도 미국식으로 말하자면 ‘슈퍼스타’를 만드는 게 필요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이자 공적 지식인으로서 사회의 문제 설정을 주도할 수 있고, 학문의 최전선에 서서 학계를 바꿀 수 있는 지도적인 연구자들이 배태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마 관리하지 않아도 저희가 주로 소속된 수도권 종합 대학의 대학원, 아니면 소위 명문 대학이라 불리는 곳에는 학위나 자격증, 그리고 학연을 획득하기 위해 사람들이 어찌 됐든 모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제가 아는 어떤 대학원 동료는 명문대 대학원을 은마 아파트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시설은 낡았지만, 그것이 갖고 있는 투자 가치 때문에 사람들이 모인다는 거죠.”... 더보기
“즉 정치 철학 및 윤리학 전공자가 사회과학이나 저널리즘을 포함해 본인이 속해 있지 않은 분야의 논의를 섭취해 의제를 제시하고 사회의 논의를 주도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책들은 영미권 학술장에서 상당히 흔합니다. 그 배경에는 수많은 연구자와 지식인이 언론 매체 또는 다른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의 작업을 수시로 이해하고 인용할 수... 더보기
“저도 제 연구 프로젝트와 학계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의 활동을 별개로 두지 않고 제가 터럭만큼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는 일이라면 찾아서 하는 연구자가 되고 싶습니다. 그래야 미래의 후배들 보기에 부끄럽지 않을 것 같고요. 앞으로 30년 뒤에도 인문학의 위기 타령이 계속되고 있다면 거기에는 지금을 살아간 제 책임도 있지 않겠습니까?”... 더보기
“저부터 이제껏 사용한 ‘학계에 남는다’, ‘학계를 떠난다’와 같은 표현을 지양하고 학술장을 열린 공간으로 여겨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물론 학계나 학술장이라는 단어에서부터 정해진 경계나 장소를 뜻하고는 있지만, 그 개념 자체부터 실험 대상으로 삼는 연구자가 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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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콜리그’라는 이름의 메일링 서비스를 론칭했고, 2021년 8월까지 비평공유플랫폼 콜리그의 운영진으로 활동했다. 잡지 《오큘로》와 《마테리알》에 투고했다. 지금은 지식 정보 콘텐츠 플랫폼 북저널리즘에서 세상에 대한 글을 쓰고, 『한국에서 박사하기』, 『내일의 뉴스레터』 등을 만들었다.

최근작 : <한국에서 박사하기>


출판사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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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브랜드를 성장시키는 칸 마인드>,<동일고무벨트 방식>,<비케이제이엔 매거진 bkjn magazine : no.31 주거의 미래>등 총 128종
대표분야 : 한국사회비평/칼럼 21위 (브랜드 지수 1,311점)





출판사 제공 책소개



인기 웹툰 제목이 ‘대학원 탈출일지’인 시대다.
잘못된 선택이 된 대학원,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을 바꿔야 할까?

인기 애니메이션 〈심슨가족〉에서 바트가 꽁지머리를 한 대학원생을 놀리는 장면은 시대와 장소를 초월하는 밈이 됐다. 소년이 잘못하면 소년원에 가고, 대학생이 잘못하면 대학원에 간다는 우스갯소리도 지금의 한국 학계가 체벌에 가깝다고 말한다. 반복적으로 뉴스에 오르는 논문 표절 사태, 이름만 존재하는 부실 학회는 곪은 학계의 그림자를 드러내는 사건이다. 대학원을 둘러싼 일련의 밈과 사고들은 한국 대학원의 구조적 결함에서 비롯한다. 교수가 아닌 다른 선택지를 꿈꿀 수 없어 한 줌의 자리를 위해 능력주의에 매몰돼야 하는 상황, 학술적 공동체가 아닌 경쟁자만을 만들어야 작동할 수 있는 시스템, 모두에게 평등하지 않은 평가 제도까지. 대학원이 매력적이지 않은 이유는 어쩌면 당연하다. 그렇다고 망가지는 대학원과 학계를 바라만 볼 수 없다. 더 나은 곡선을 그리는 미래의 대학원을 위해 신진 연구자 여덟 명이 모여 대화를 나눴다. 그들의 대화에는 경험, 문제, 필요와 대안이 담겼다. 《한국에서 박사하기: 젊은 연구자 8인이 말하는 대학원의 현실》은 쓰디쓴 잔소리가 있어야 학계, 나아가 사회가 바뀔 수 있다고 믿는다.

* 북저널리즘은 북(book)과 저널리즘(journalism)의 합성어다. 우리가 지금, 깊이 읽어야 할 주제를 다룬다. 단순한 사실 전달을 넘어 새로운 관점과 해석을 제시하고 사유의 운동을 촉진한다. 현실과 밀착한 지식, 지혜로운 정보를 지향한다. bookjournalism.com

대학원을 꿈꿨던 때가 있었다. 대학원 바깥에서 공부를 이어나가는 것이 상상되지 않았고,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해서는 대학원이 가장 좋은 공간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럼에도 대학원을 택하지 않았다. 이유는 다양했다. 생계에 대한 불안감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이 나를 덮쳤다. 인문학 공부는 ‘재미있는’ 일이었지만 ‘좋은’ 선택지는 아니었다. 재미있는 게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믿었던 나에게 대학원 진학을 포기했던 시기는 하나의 변곡점으로 남았다.

미국의 유명 구직 앱 ‘집리쿠르터ZipRecruiter’가 1500명 이상의 대졸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졸 구직자 44퍼센트가 저널리즘, 사회학, 교육학, 자율전공 등의 전공 선택을 후회했다. 이들은 다시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면 컴퓨터 공학과 경영학을 선택할 것이라 답했다. 요컨대 인문학과 사회과학은 학계와 직장, 그 어느 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불청객이 됐다.

이 인식의 핵에는 인문과 사회과학에 대한 합의가 요원해진 시대가 위치한다. 지식인이자 인텔리로서 사회가 해결해야 할 물음을 던지던 학생 운동 시기 인문학의 무게감은 이제 없다. 공적인 논의와 새로운 질문을 자신의 책무처럼 느끼고 대중과 만나던 공공 지식인도 어딘가로 숨은 것처럼 보인다. 덩치 큰 유령처럼 ‘인문학의 위기’는 매번 불려 나왔지만 그 빈번함은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지난한 증거로만 남았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을 노릇이다. 학계의 위기는 순식간의 산업의 위기가 되고, 얽히고설킨 위기는 미래를 위협한다. 우리는 스러지려는 미래를 구하기 위해 지금 여기의 학계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연구자의 입을 통해 간접적으로 체험한 학계의 모습에는 어딘가 기시감이 들었다. 여성 연구자의 불가피한 커리어 중단, 수직적인 위계질서 속에서 대물림되는 답 없음의 감각, 설득 과정에서 나타나는 효율성을 위시한 비효율까지. 모든 대학원의 문제는 우리 사회의 문제와 닮아있었다. 오히려 사회 전체의 문제가 학계라는 좁은 공간에 응축된 형태로 남아있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어쩌면 학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서 출발할 수 있겠다는, 작은 희망이 보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암울함의 구조를 생각하고, 문제를 언어화하고, 언어를 통해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파편으로 산재했던 다양한 문제들이 하나의 형태를 갖춘다면, 후속 세대의 플레이어들은 이 문제를 테이블 위에 올려 두고 그 다음의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 《한국에서 박사하기: 젊은 연구자 8인이 말하는 대학원의 현실》은 그 역할을 위해 쓰인 책이다. 대학원의 문턱 앞에서 고민하는 이, 대학원의 연구실 속에서 고전하는 이, 대학원을 선택한 것을 후회하는 이, 심지어는 대학원이 왜 존재해야 하는지를 공감하지 못하는 이들 모두에게 학계의 고민은 읽힐 가치가 있다. 학계의 문제는 사회의 이곳과 저곳, 모든 곳에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필자들은 이 작업이 잘 돼야지만 다음 세대도 문제를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다음 세대를 위해 쓰였다. 에디터인 나에게도 필자의 한 마디는 계속해서 남았다. 글도, 기술도, 연구도, 정치도, 그 어떤 것도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동력을 가지고 있다. 그 소중한 힘이 낡은 제도와 인식으로 인해 가로막혀 있다면 우리는 그 장벽을 조금씩 닳게 하는 것에서 세상을 바꿀 힘을 기를 수 있다. 어떤 공간이 잘못됐다면, 그건 ‘그냥 그런 공간이라서’가 아니다. 암울한 이야기가 가득한 책이지만 어딘지 희망이 읽히는 건 그런 지점에서가 아닐까.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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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은 소감은 우선 와! 똑똑하다! 였고, 더 깊은 소감은 울분과 회한과 절망과 낙담이었다. 학계에서 여성연구자들이 얼마나 개별적으로 말도 안되는 이유로 사라지고 시들어갔던가. 반면 서울대 출신 남자들은 쏙쏙 뽑혀 “전부” 교수가 되었다. 그리고 나는 도망쳤다. 도망치지 않았더라면.
초록비 2023-02-01 공감 (2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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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인문학계의 패배주의에 염증을 느끼는 연구자라면 일독을 권함
pocari 2023-01-05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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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대학원생들의 피해의식과 한국 님성에 대한 악마화를 통해 만들어진 한 편의 SF 소설. 단순히 서울대 출신 남자라서 교수가 되었다? 내 지도교수님은 비서울대 출신 여성이시다.
두뇌유출 2024-02-24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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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박사하기



일단 이제 대학원생이라고 하면 '미생' 이미지에 교수의 전횡에 휘둘리는 불쌍한 이미지쪽으로 기울어지는 것 같다. 저자들이 묘사하는 대학원생은 그림자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이면서, 공부의 방향성과 효율적인 연구에 대해 고민하는 연구자이다. 현재 전체 대학원생이 30만정도 된다고 하는데, 이들이 고민하는 것은 어떻게 하면 학내와 학계의 주체적인 구성원이 될 것인가? 혹은 특히 인문계의 경우는, 대학원 졸업 후의 진로 문제로 압축될 것 같다. 재밌는 것은 이제 신진 연구자들은 이제 본인이 교수가 될 것이라는 기대 자체가 별로 없다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대학원은 시스템이라기보다 교수 중심의 도제식으로 운영되고 있고, 자원과 권력이 사기업 못지 않게 경쟁과 위계로 배분되고 있다. 이들이 생각하는 것은 구성원들 간의 연대와 소통, 학계 밖으로의 외연 확대 등이다. 대학원 교육도 이제는 대중화되었다고 한다. 읽다보면 인문학 지원자들은 한숨이 나올 수도 있겠다. 불안정한 미래와 감이 잡히지 않은 공부 등을 감수하면서도 인문학을 택하는 이들, 마치 스스로 자신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는 셈 아닌가. 정말, 요즘은 공부를 하려면 거의 수도승의 마음가짐이 필요한 것 같다. 거의 반쯤 미친 상태로 자폭하는 기분으로 말이다.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하지 않는 이들은 자신의 존재이유를 시민사회에 설명해야 하는 부담을 진다. bts니 케이팝이니 하는데 돈이 안된다는 이유로 이들은 홀대받는다. 7,80년대의 존경받던 지식인의 아우라는 사라졌다. 먹고살기 좋아졌다는 말이 이런 거 보면 허구 아닐까. <일하지 않고 배불리 먹고 싶다>(구리하라 야스시, 서유재)... 추상적인 단어가 많아 가독성은 약간 떨어지는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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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명 2023-11-06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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