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2026년 3월 23일 월요일 026면 오피니언
북한이 다음 표적이 될 수 없는 네가지 이유
문정인 칼럼
일부 서방 언론은 '트럼프의 다음 표적은 김정은'이라는 등 다분히 선정적인 제목을 내놓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도 이번 이란 사태를 "북한 김정은이 마주할 미 래의 예고편"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이번에는 북한이다. 뭐 이런 이상한 소리 하는 사람도 있고 그 러던데... 한반도의 평화 안정을 불 안하게 만들어서 무슨 득이 되겠 냐"고 질타했다.
미국, 이스라엘의 군사 공격으로 이란 종교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제거된 후, 일부 서방 언론은 '트럼프의 다음 표적은 김정은', '이란 멸망 다음은 북 한'이라는 등 다분히 선정적인 제목을 내놓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도 이번 이란 사태를 "북한 김정은이 마 주할 미래의 예고편"이라고 엄포를 놓 기도 했다. 한반도가 다음 전쟁터로 번 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에 이재명 대 통령이 직접 나서 "이번에는 북한이다. 뭐 이런 이상한 소리 하는 사람도 있고 그러던데... 한반도의 평화 안정을 불 안하게 만들어서 무슨 득이 되겠냐"고 질타했다. 네가지 이유에서 이 대통령 주장이 설득력 있어 보인다.
첫째, 북한은 이란이 아니다. 북에는 핵무기가 있고 이란에는 없다. 북한은 최소 50개에서 많게는 100여개의 핵탄 두를 이미 확보했고 한국, 일본, 괌, 심 지어 미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탄도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란 핵탄두는 물론이고 미국 본토를 직은 위협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접 (ICBM) 같은 운반 수단도 아직은 갖추 고 있지 않다. 핵 반격 능력에서 북한 과 이란의 격과 비중이 다르다. 미국이 북한을 함부로 건들 수 없는 이유다.
국내 정치 구도도 북한과 이란은 현 저히 다르다. 이란에 대한 미국·이스 라엘의 군사 행동 배후에는 군사 공격 을 통해 이란 지도부를 흔들면 대규모 민중 봉기가 발생하여 정권 교체가 가 능할 거라는 계산이 깔려 있었다. 지난 9차 당 대회가 보여주고 있듯이 북한 김정은 리더십은 강력하고 북한의 내 적 응집력은 견고하다. 미국식 외압과
위협은 오히려 김정은 체제를 더욱 강 고히 해줄 것으로 보인다.
둘째, 이스라엘의 유무도 큰 변수다. 일부에서는 이번 전쟁을 '이스라엘과 네타냐후의 전쟁'이라고도 한다. 최근 사의를 표명한 조켄트 미 국가정보국대테러센터 국장에 따르면 이란으로 부터 '임박한 위협'이 없었음에도 이번 전쟁을 감행한 것은 전적으로 이스라 엘 정부와 미국 내 친이스라엘 로비의 회유와 압박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스 라엘이 먼저 공격해서 미군은 따라간 것'뿐이라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발언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그러나 북 한에는 이스라엘처럼 악역을 할 나라 도 미국 내 강력한 북한 타도 로비도 존재하지 않는다. 특히 한반도 평화를 외치는 이재명 정부는 1994년 5월 김 영삼 정부보다 더 강력하게 미국의 독 군사행동에 반대할 것이고 한국군자 참여 없는 대북 군사작전은 상상하기 어렵다.
셋째, 지정학적 환경 또한 다르다. 이 란은 지정학적으로 매우 불리하다. 사 우디아라비아를 필두로 한 순니(수니 파) 아랍 국가들은 반이란 연합에 속 해 있고, 이 지역의 강자 튀르키예만 중 립적 입장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이란 가깝지만, 미국 눈치를 보느라 적극과 적으로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경우, 우선 한국과 일본이 북한 과의 전쟁을 원치 않고 있다. 중국과 러 시아도 이란 사태와는 다른 반응을 보 일 것이다. 2024년 6월 신조약 체결 이 후 러시아는 북한과 명실상부한 군사 동맹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조선-중국우호조약도 살아 있다. 미국의 대북 군사침공시 북한 체제의 궤멸과 한반도 의 현상 변경을 반대하는 중국과 러시 아로서는 군사 개입을 피하기 어렵다. 미국이 쉽게 군사 행동을 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미국은 걸프 지역과 한 반도에서 두개의 대규모 전쟁을 동시 또는 순차적으로 치를 능력이 없어에 보인다. 전쟁 비용, 군사력, 그리고 국민 적 지지 등 여러 면에서 다음 타깃으로 북한을 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번 이란 전쟁에서 미국은 매일 1조3천억 원(8억9천만달러)을 쓴 것으로 집계되 있다. 미 국방부는 301조원(2천억달고 러 상당의 국방비 증액을 요청한 것으 알려졌지만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로 다.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에 대한 미국 국민의 지지도는 30% 미만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을 대상으로 또 다 른 전쟁을 전개하기는 쉽지 않다.
여기에 이란 지도부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불신은 크고, 미국은 두차례나 협상 중 군사 공격이라는 무 리수를 둔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 통령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의 개인 적 유대를 계속 유지해왔고 '조건 없는 대화 재개'를 누차 강조해왔다. 따라서 대화와 외교의 공간이 열려 있다.
이렇게 볼 때 '이란 다음에 북한'이 될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이 대통령 지적대로 '말이 씨가 된다'고 구태여의 사실에 반해 한반도 불안을 과장해서 조장할 필요는 없다. 핵심은 북한(조선) 변수이다. 미국의 강경파에게 군사 행 동의 명분을 주는 말과 행동을 자제하 고 미국과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 게 관건이다.
연세대 명예교수
Vladimir Tikhonov
결국 일차적으로 북핵이 북한에 대한 미국의 공격, 즉 한반도의 황폐화를 막고 있다는 말씀인데, 사실 맞는 말씀입니다. 한데 그 생각을 하면 많이 슬퍼지기도 하고, 이제 우려가 되는 것은 이 이란전 이후의 전세계적인 핵도미노 같은 현상입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무법하고 무리한, 전혀 절제되지 않는 무력 행사를 본 매우 많은 나라들이 - 이란을 포함하여 - 이제 핵 만들기에 착수할 것 같습니다. 미치듯이 날뛰는 미국의 무법천지는 결국 세계질서를 흔들고 이 세계를 아주 위험한 곳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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