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중
27 Septe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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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암살자(들)이 음모론을 차용했다는 사실과 그 음모론의 내용 둘 모두 문제라는 영화에 대한 엄숙주의적 검열 비난이 황당하다.
나 역시 음모론 좋아하지 않고 영화에서 제시하는 음모론에 동의하지 않는다. 다만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와 동시에 영화 내적 운동이 만들어내는 영화가 스스로 명시하지 않지만 이미 하고 있는 이야기들을 읽어내야지. 음모론이라고 피상적이고 지엽적인 말꼬리 잡기나 하지 말자.
영화가 포착한 문제는 하나의 사회가 자기 내부에서 발생한 현실을 어떻게 다시 자기 자신에게 돌려주는가에 있다. 개별적인 사실은 서로 매개되고, 기록되고, 공론화되면서 사회의 자기인식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나 그 통로가 막히면 개별자는 보편성과 대립하는 외부의 진실처럼 남게 된다. 물론 영화는 보편성이 현실을 종합하지 못하는 순간을 포착했지만, 그 원인을 ‘진실을 알고도 숨기는 권력’이라는 음모론적 구조로 환원함으로써 자기보존적 자기운동이라는 더 복잡한 모순까지는 밀어붙이지 못했다. 영화가 끝까지 추적했어야 할 것은 숨겨진 진실의 정체가 아니라, 왜 하나의 사회적 질서가 자신의 현실을 스스로 수정할 수 없게 되었는가라는 질문이어야 했다.
중요한 것은 국가와 개인의 대립이 아니다. 보편자는 개별자를 종합해야만 현실적인 보편자가 되지만, 자신의 무오류성을 지키려는 순간 그 개별자를 배제하게 되고, 그 결과 자기 자신과 현실 사이에 균열을 만든다. 영화는 바로 그 균열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균열을 메우는 것은 보편성을 폐기하는 일이 아니라, 개별적 현실이 다시 보편자에게 돌아가 그것을 수정할 수 있게 하는 매개의 회복이다.
그러니까 개별적 이성이 파편화된 개별적 사실에 대해 접근하지만 그것을 전체적으로 파악할 수 없고, 국가 이성을 통해서만 사건을 전체적인 공적 현실로 구성하고 사회적 현실로 종합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국가이성이 보편자로 기능하지 못하는 순간을 다루는 영화라는 거다. 진실은 단순히 발견되는 대상이 아니라 사회가 자기 자신을 인식하는 과정이란 거다. 음모론의 내용과 형식에 대한 비난으로만 폄하할정도로 못만든 영화가 아니란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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