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 없는 각자도생의 결과··· “고용불안 커질수록 보수화”
입력 : 2023.10.02 17:10김태훈 기자
2022년 5월1일 서울 중구 숭례문 앞에서 열린 세계 노동절 대회에 참석한 노동자들이 요구사항을 들어보이고 있다. 성동훈 기자
고용불안을 겪는 노동자일수록 보수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성공회대학교는 노동·사회분야 연구자인 문종인 박사가 사회학과 박사학위 논문 ‘고용불안 상태가 노동자의 이념적 보수화에 미치는 영향’에서 이 같은 내용의 연구를 발표했다고 2일 밝혔다. 노동자의 고용 형태와 이념적 보수성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이 논문에서는 고용불안이 심해질수록 이념 성향은 보수화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한국행정연구원의 2017∼2021년 사회통합실태조사 통계 데이터를 분석해 이를 검증했다.
분석에 활용된 사회통합실태조사는 주관적 웰빙 및 역능성·사회 참여·정치 참여·사회적 소통·신뢰·관용성(사회적 포용) 등의 영역으로 구성된다. 논문에선 이 가운데 ‘귀하의 이념적 성향은 어떻다고 보느냐’는 정치 참여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주된 데이터로 활용했다.
분석 결과 상용직에서 임시직, 일용직으로 가면서 고용불안 상태가 심해질수록 보수적인 이념 성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이념 성향을 ‘매우 진보’를 1점으로 해서 ‘매우 보수’인 5점까지 나타내는 응답 결과, 고용계약 기간이 일일 단위거나 1개월 미만인 일용직에선 스스로 평가한 이념 성향이 3.15점으로 중도보수에 가까웠다. 1개월 이상에서 1년 미만까지 고용되는 임시직은 3.01점(중도), 고용 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거나 1년 이상인 상용직은 2.84점(중도진보)이었다. 또 스스로를 ‘매우 보수’라고 답한 비율도 일용직 5.4%, 임시직 3.3%, 상용직 1.9% 순이었다.
문 박사는 고용이 불안할수록 정치를 불신하거나 무관심해 보수화 경향이 강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정치인·정치 제도로부터 보호받을 수 없다고 생각해 각자도생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그는 “임시일용직은 일자리를 잃을 경우 새 일자리를 찾기 힘들고 빈곤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며 “노동자는 일자리와 돈이라는 물질적 가치에 집중하면서 실직 위험이 있는 사회변화를 거부하고 보수적 성향이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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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khan.co.kr/.../nat.../article/202310021710001... 대중적 기반을 가진 진성 파시즘 시대의 도래 여부를 묻는 논문이다. 여야, 재야, 시민이 불편한 진실을 직시하는 작은 계기라도 되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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